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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화

공부하는 일상은 지루하고 단조로웠지만, 소정은은 의외로 익숙하게 받아들였다.

오늘도 하루 공부를 마치고 집에 돌아온 정은은 어깨를 주무르며 일찍 쉬려고 했다. 그러나 뜻밖에 오미선 교수의 전화를 받았다.

오미선 교수는 먼저 정은에게 공부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물어보자 정은은 간단히 진도를 보고드렸다.

오미선 교수는 더 이상 세부적으로 묻지 않았는데 정은을 무척이나 신뢰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은은 미소를 띤 채, 오미선 교수가 말하는 것을 들었다.

[내일 아침 일찍, 집에 한 번 들러.]

그러고는 서둘러 전화를 끊었다. 마치 조금이라도 늦으면 정은이 거절할까 봐 무서워하는 사람처럼 말이다.

다음 날, 정은은 일찍 일어나 아침 식사를 준비하는 데 30분을 보냈다. 물론, 옆집의 조재석을 위해 한 끼 더 준비했다. 어젯밤 잠들 때까지도 옆집에서 문 여는 소리를 듣지 못했으니, 재석은 아마 실험실에서 밤을 새웠을 것이다.

이윽고 문이 열렸다. 예상대로 방금 막 돌아온 사람 같아 보였다.

비 내리던 밤 이후로 벌써 2주가 지났지만, 아마 실험실에서 돌아온 직후였기 때문인지, 항상 깔끔했던 재석의 소매는 구겨져 있었고, 미간엔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정은은 지난번에 들었던 대화를 떠올리며, 재석이 실험실에서 약간의 문제가 있었을 거라 짐작했다. 그러나 정은은 더 이상 묻지 않고 손에 들고 있던 보온병을 들어 보이며 말했다.

“어젯밤부터 약한 불에 천천히 끓여서 아침까지 준비했어요. 밤새신 분들은 속이 좋지 않을 테니, 따뜻한 죽을 먹으면 속이 좀 나아질 거예요.”

재석은 몇 날 며칠 밤을 새워도 별다른 불편을 느끼지 못했었지만, 이번 며칠간은 불규칙한 식사 때문인지 속이 약간 아팠다. 그래서 정은이 가져온 죽이 지금 재석의 상황에 딱 맞는 음식이었다.

“고마워.”

“그날 밤 집에 데려다주신 건 오히려 제가 감사해야 할 일이죠.”

정은은 미소 지었다.

그러자 재석이 눈썹을 살짝 추켜세우며 말했다.

“우린 이웃사촌이잖아. 그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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