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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화

비록 아침 7시에 맞춰 알람을 설정해 두었지만, 연희가 계속 침대에서 일어나지 못하는 바람에 두 사람은 늦을까 봐 허둥지둥 뛰어왔다.

“몇 층 가?”

정은은 연희를 바라보며 말했다.

“2층이요.”

침착한 정은과 달리, 헐레벌떡 뛰느라 흐트러진 모습을 보인 연희는 속으로 이를 악물었다.

이윽고 연희와 정은은 함께 엘리베이터에서 내렸다. 그 순간, 연희는 무언가를 깨달은 듯 정은의 손에 들린 대학원 시험 준비 자료를 보고는 미묘한 표정으로 말했다.

“정은 언니, 혹시 도서관에 복습하러 온 거예요? 설마 대학원 시험 준비하려는 건 아니죠?”

정은은 말없이, 담담한 표정으로 반응했다.

그러자 연희가 계속 중얼거리며 말했다.

“대학생들도 대학원 입학에 떨어지는 사람이 많은데, 졸업한 지 몇 년 된 언니가 정말 합격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그러자 정은이 조용히 입을 열었다.

“내가 합격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혹시 그 떨어지는 사람중에 너도 포함인건 아니지?”

연희는 그 말을 듣고 하마터면 화를 참지 못할 뻔했다. 연희는 올해 3학년이다. 취업 생각은 없었기에 막 대학원 입학 준비를 시작한 상태였다. 또한, 어차피 1년 더 남았으니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같은 기숙사에 있는 사람들은 이미 계획을 세웠지만, 연희는 대학 몇 년 동안 공부를 대충 해왔고, 시험에 합격하면 좋고, 안 되면 강도겸이 뒷받침해 줄 거라는 생각이 있었다.

그러니 정은의 말은 연희를 찔리게 하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누구나 다 언니 같을 거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죠? 나한텐 시험에 합격하는 게 전혀 중요하지 않아요.”

“도겸 오빠가 말했거든요. 내가 원하는 건 뭐든지 내 앞에 가져다줄 거라고요.”

그러자 정은은 더 이상 말을 길게 하지 않았다.

“그래? 그러면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자신감 있길 바랄게.”

말을 마친 정은은 이미 사람들 속으로 사라져 버린 하성준을 따라 걸음을 재촉했다.

한편, 연희의 룸메이트는 정은이 떠나는 뒷모습을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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