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가 되면 서연은 모든 사람들의 손가락질을 받게 될 것이다.운기는 여론의 공격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서연이 그 모든 것을 감당할 수 있을지가 가장 큰 문제였다.“강소유 씨, 이건 분명 제 곡인데 도대체 어떻게 가져가신 거예요! 도대체 무슨 수단을 쓰신 거예요!”서연은 울부짖었다.“서연 씨, 정말 너무 뻔뻔하시네요. 증거가 이미 확실한데 아직도 자기 곡이라고 우기시는 거예요? 저야말로 제 곡을 어떻게 훔치신 건지 물어보고 싶네요.”소유가 당당한 모습으로 말했다.“당, 당신…….”서연의 빨개진 두 눈에선 여전히 눈물이 끊임없이 흘렀다.옆에 있던 운기는 주먹을 불끈 쥐고 있었다.이때 소유의 변호사가 말했다.“서연 씨, 당신은 제 의뢰인인 강소유 씨의 노래를 표절한 것도 모자라 널리 퍼뜨렸으니, 제 의뢰인에게 엄청난 영향을 주셨습니다. 저희 측은 당신에게 2000억의 배상을 요구할 겁니다. 만약 배상을 하지 않으신다면 법률적인 책임을 지셔야 할 겁니다.”“2, 2000억이라고요?”서연은 다시 의자에 주저앉아 절망스러운 표정을 지었다.서연은 힘들게 창작해낸 신곡을 빼앗긴 것도 모자라 상대방에게 많은 돈을 배상해야 했다. 그녀는 화가 나기도 하고 절망스럽기도 했다.소유는 지난번에도 마찬가지로 서연의 곡을 빼앗은 후 100억의 배상을 요구했었다. 이번의 액수는 지난번의 20배나 되였다. 이때 소유는 고개를 돌려 경찰들에게 말했다.“먼저 좀 나가주시겠어요? 서연 씨와 따로 이야기할 것이 있습니다.”조사실 내의 경찰들은 곧 물러났다.그들이 떠난 후 소유는 드디어 진짜 모습을 드러냈다.“서연 씨, 지금 많이 힘드시죠? 이걸 어쩌죠? 전 당신이 힘들어할수록 기쁘거든요. 설마 절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건 아니죠? 하하!”소유는 험상궂은 미소를 지었다.“강소유 씨, 당, 당신은 정말 비열하고 파렴치한 사람이네요!”유진은 자리에서 일어서서 소유를 가리키며 욕설을 퍼부었다.“넌 또 뭔데? 너 따위는 내가 손
“강소유 씨, 이 일은 아직 끝나지 않았어요. 이제 시작이니 딱 기다리고 있어요. 제가 반드시 이 일을 똑똑히 조사해 모든 것을 제자리로 돌려놓을 겁니다. 그리고 당신은 반드시 지옥으로 보내드리죠.”운기는 소유를 쳐다보며 한 글자 한 글자 또박또박 말했다.“너 따위가 날 지옥에 보낸다고? 하하.”소유는 웃음을 터뜨렸다.소유 옆에 있던 변호사도 입을 가린 채 웃고 있었다.그들의 눈에 운기는 그저 돈도 권력도 없는 미천한 놈이다.“그래, 어디 한번 해봐.”소유는 말을 마친 후 웃으며 몸을 돌렸다.조사실 안.서연은 여전히 울음을 멈추지 못했다.운기는 서연에게 다가가 그녀를 품에 껴안았다.창양시에서 그녀와 관계를 맺은 후, 운기는 줄곧 서연의 손가락 하나조차 건드리지 않았다.예전 같았으면 운기를 밀어냈을 서연이지만, 이번에는 오히려 운기의 어깨에 기댄 채 울음을 그치지 못했다.서연의 뜨거운 눈물은 그대로 운기의 옷에 스며들었다.운기는 그녀가 틀림없이 매우 고통스럽고 절망스러울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서연 씨, 지금 매우 괴로우시다는 건 알고 있어요. 하지만 이 일은 아직 끝나지 않았어요. 제가 반드시 어떻게 된 일인지 조사해 내, 이 일을 해결할 테니 절 믿어주세요.”운기가 확고한 말투로 말했다.그는 반드시 서연의 억울함을 세상에 밝힐 것이라고 결심을 내렸다. 서연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운기 씨, 이미 모두 끝났어요. 강소유한테 저작권이 있는 한, 이 일은 되돌릴 수 없어요. 전 분명 또다시 표절이라는 누명을 쓰고 각종 비난을 받게 될 거예요.”이때 유진이가 다가왔다.“당신 정말 파렴치한 인간이네요. 서연이가 괴로워하는 틈을 타서 접근하다니!”유진이 큰 소리로 말했다.“당신이랑 뭔 상관이죠? 저 지금 기분이 안 좋으니 건드리지 마시죠.”운기가 그녀를 매섭게 노려보았다.운기의 눈빛이 매우 무서웠기에, 유진은 하려던 말을 결국 입 밖에 꺼내지 못했다.이때 경찰이 안으로 들어와 세 사람을 돌려보냈다. 결국 이것은 민
“아니요, 절대 운기 씨일 리가 없어요. 전 운기 씨를 믿어요.”서연은 매우 확고한 말투로 말했다.서연은 처음부터 운기를 믿었을 뿐만 아니라, 류충재의 외손자인 운기가 돈이 부족할 리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유진은 서둘러 말했다.“서연아, 너 정말 저놈한테 속은 게 분명해! 내 말 믿어, 분명 저놈이 널 해친 거야! 저놈은 처음부터 돈 때문에 널 접근한 거야!”“유진 언니, 좀만 조용히 해주실 래요?”서연은 얼굴이 창백했다.유진은 그제야 입을 다물었다.택시는 곧 서연의 집 앞에 도착했다.택시에서 내린 후.“서연 씨, 이 곡을 누구에게 들려줬었는지 말해주실 래요?”운기가 진지하게 물었다.“전 운기 씨와 유진 언니한테만 들려줬었어요.”서연이 말했다.운기는 대답을 들은 후 두 눈을 가늘게 뜬 채 유진을 쳐다보았다.자신을 제외하면 가장 큰 혐의를 가진 사람이 바로 유진이다.“방, 방금 그 눈빛은 뭐죠? 자기가 벌인 짓을 지금 저한테 떠밀려는 건 아니죠?”유진이 큰 소리로 말했다.“제가 아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는데, 혹시 찔리는 일이라도 있나 봐요?”운기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지금 절 모함하시는 거예요?”유진은 매우 당황해 보였다.“전 당신을 모함하지 않았어요. 단지 당신을 의심할 만한 이유가 있는 것뿐이에요.”운기의 눈빛은 유난히 차가웠다.유진은 얼른 서연을 붙잡고 말했다.“서연아, 넌 날 믿어야 해. 난 줄곧 널 지지해 온 네 가장 충실한 팬이야. 절대 저놈의 허튼소리를 믿어서는 안 돼!”서연은 창백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운기 씨, 전 유진 언니가 그런 짓을 벌일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저 지금 너무 괴로워서 먼저 들어가 볼게요.”“그래요. 얼른 돌아가서 푹 쉬세요. 무슨 일이 있으시다면 저한테 전화 주세요. 서연 씨께서 불러주신다면 언제든 달려올 테니 걱정 마세요.”운기가 진지하게 말했다. 그는 서연이 당장이라도 무너지기 직전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그래서 운기도 더 이상 이 일을 언급하지 않았다
강소유의 집.이때 소유의 집은 파티장으로 장식되었다.JY 그룹의 많은 연예인들은 물론, 많은 배우들과 가수, 심지어 감독들도 모두 소유의 집으로 찾아와 그녀를 축하해 주었다.그중에는 최근 매우 핫한 연예인들도 있었다. 예를 들면 가수 이경수, 배우 배흥민 김우재 등이다.이경수는 술잔을 들고 소유의 앞으로 걸어갔다.“소유 씨, 정말 재능이 넘치신 분이시네요. 두 번 연속으로 이렇게 훌륭한 노래를 만들어 내시다니. 특히 ‘마음껏 사랑하다’는 제 최애곡이 되었어요. 앞으로 저희는 친구 사이나 다름없으니 도움이 필요하시다면 언제든지 절 찾으시면 됩니다.”경수가 술잔을 들었다.“경수 씨, 고마워요.”소유는 술잔을 들어 경수와 건배를 했다.경수는 현재 H국에서 엄청 핫한 가수다. 예전의 강소유라면 절대로 범접하지 못했을 인물이다.“그리고 서연이라는 사람은 정말 파렴치하네요. 두 번씩이나 소유 씨의 곡을 표절하다뇨. 앞으로 더욱 조심하셔야 해요.”경수가 말했다.“모두 제가 너무 쉽게 생각했던 탓이에요. 그분께서 지난번에 제 곡을 훔친 건 용서해 드리고 줄곧 친구로 지냈었는데, 이번에도 제 곡을 훔칠 줄을 몰랐어요. 앞으로는 꼭 조심해야겠어요.”소유가 말했다.이때 인기 배우인 배흥민과 김우재도 다가와 소유에게 술을 권했다.“소유 씨, 이번 신곡은 정말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해요. 본인만의 실력으로 이런 성적을 거두신 건 정말 대단하신 것 같아요.”배흥민이 잔을 들어 올렸다.“좋게 봐주셔서 감사해요.”소유는 기뻐서 어쩔 줄 몰랐다.흥민은 소유를 칭찬하면서 나중에 합작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또 다른 스타들과 감독들도 잇달아 다가와 소유에게 술을 권하며 그녀를 축하해 주었다.그들은 모두 소유가 이번 곡으로 엄청난 스타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그래서 모두 소유와 친해지려고 안달이었다.소유는 매우 기뻤다. 그녀도 자신이 앞으로 대스타가 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그녀는 모두 ‘마음껏 사랑하다’의 공로라는 것을 알고 있었
“그래 3억을 보낼 테니 이번이 마지막이야!”소유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전화를 끊은 후.“강철 도련님, 제가 급히 처리해야 할 일이 있는데 한 시간만 기다려 주실 래요?”소유가 아양을 떨었다.“빨리 갔다 와.”강철이 손을 흔들었다.……다른 한편.운기는 서연의 아파트 맞은편에 앉아있었다. 그의 발밑에는 온통 담배꽁초였다.그사이 적지 않은 담배를 피운 모양이다.사실 운기는 줄곧 담배에 손을 대지 않았다.하지만 인터넷에서의 댓글들을 보자 그는 두 손이 떨려왔고 마음이 깨질 듯이 아팠다.서연이가 얼마나 억울한 지는 그가 가장 잘 알고 있었다.그녀가 이것들을 보게 된다면 분명 억장이 무너져 내릴 것이다.“빌어먹을 강소유, 그 썩을 년은 도대체 어떻게 서연의 신곡을 훔쳐 간 걸까?”운기를 이를 악물며 분노를 가라앉히지 못했다.그는 이 모든 것의 장본인이 소유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소유는 서연의 노래를 훔쳤을 뿐만 아니라, 서연의 모든 것들을 빼앗고 인터넷에서 피해자 코스프레를 해 네티즌들의 동정을 받았다.“강소유, 내가 절대로 널 가만두지 않을 거야!”운기의 눈에는 살의가 넘쳐흘렀다.지난번 소유와 강철이 파프리카 TV의 팬 페스티벌에서 부당한 수단을 썼던 것은 이미 운기의 심기를 건드렸었다.더불어, 이번 일까지 더해지자 운기는 절대로 소유를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물론 강철에게도 배로 갚아줄 것이다.하지만 지금 운기가 해야 할 일은 소유를 없애는 것보다, 서연의 억울함을 증명해 내는 것이다.운기는 반드시 모두에게 진짜 피해자가 서연이라는 것을 똑똑히 보여줄 것이고, 소유의 진짜 모습을 까발릴 것이다.“보성 씨 쪽은 어떻게 됐을지 모르겠네.”운기가 중얼거렸다.서연을 도우려면 JY 그룹부터 손봐야 했기 때문이다.소유는 JY 그룹의 연예인이기에, 모든 조작들은 JY 그룹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운기가 JY 그룹의 보스가 되어 모든 권력을 가지게 된다면, 이 모든 내막들을 쉽게 알아낼 수 있을 것이다.하지만 악의적인 인수는
곧이어 운기는 서둘러 핸드폰을 꺼내 이 장면을 찍으려 했다.운기는 얼마 전 핸드폰을 바꿨는데, 지금 핸드폰은 원격 촬영 기능과 야간 촬영 능력이 매우 뛰어났다.운기는 서둘러 화면을 확대하여 두 사람의 얼굴을 똑똑히 찍었다.그는 유진과 소유가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을 뚜렷이 찍어놓았다.촬영을 시작한 지 1분이 되기도 전에 소유와 유진은 함께 벤츠에 올랐다.두 사람이 차에 오른 후, 가려진 차창 때문에 운기는 아무것도 찍을 수 없었다.대략 5분 후, 유진은 벤츠에서 내렸다.곧이어 벤츠는 아파트 입구를 떠났다.“이유진, 역시 너였어! 모든 것이 네 탓이었던 거네!”운기는 살의가 가득한 눈빛으로 맞은편에 있는 유진을 주시하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그는 이미 확신할 수 있었다.서연의 신곡은 바로 유진이가 소유에게 넘긴 것이다.만약 서연의 곡이 누설되지 않았다면, 서연은 절대로 지금 같은 상황에 빠지지 않았을 것이다.이 모든 것들은 유진이 만들어낸 것이다.이때 유진은 몸을 돌려 아파트 안으로 걸어갔다.운기는 원래 동영상을 서연에게 보여주며 유진의 벌인 짓들을 폭로하여고 했으나, 곧 생각을 바꾸었다.“안 돼, 이 동영상만 가지고 따진다면 분명 또 다른 핑계를 댈 거야. 더 확실한 증거를 찾아내서 제대로 까발려야 해.”운기는 눈빛이 어두워졌다.그는 이 동영상 하나 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유진이 끝까지 부정하며 변명을 늘여놓는다면 서연은 그녀의 거짓말에 속을 지도 모른다.운기는 반드시 더 유력한 증거를 찾아내야 한다.금도에서 그렇게 많은 일들을 겪은 덕분에, 운기는 상대의 급소를 직격해 상대에게 숨돌릴 기회를 주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운기는 잠시 마음을 가라앉히고 증거를 찾는 데 전념하기로 했다.물론 그에게는 더욱 확실한 증거를 찾아낼 방법이 있었다.“이유진이라면 분명 돈 때문에 서연의 신곡을 팔았을 거야.”운기가 중얼거렸다.곧이어 그는 시티은행의 개인 비서에게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했다. 그는 최근 유진의
운기는 서연의 아파트 부근에서 기다리기로 했다.증거가 확보되면 바로 서연의 집으로 찾아가 유진의 악행을 까발릴 생각이었다.시티은행 쪽의 효율은 운기가 생각했던 것보다 빨랐다.겨우 한 시간 만에 검은색 승용차 한 대가 운기의 앞에 세워졌다.시티은행의 개인 비서가 곧 차에서 내렸다.“임 선생님, 저희가 조회한 바에 의하면 이유진 씨는 일주일 전에 2억의 거액 이체를 받은 적이 있습니다. 오늘 저녁 8시 50분에 또다시 3억의 거액을 이체 받으셨습니다.”개인 비서가 말했다.8시 50분은 유진이가 소유의 벤츠에 올라탔던 시간대이다.“그녀에게 이체한 사람이 누군가요?”운기가 계속해서 물었다.“임 선생님, 그녀에게 계좌이체를 한 사람은 강소유 씨입니다. 그녀의 주민등록번호는…….”개인 비서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계속 보고했다.“두 사람 사이에는 총 세 번의 계좌이체 기록이 있었는데, 한 달 반 전에 강소유 씨가 2억을 이체한 기록도 있었습니다.”운기는 이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한 달 반 전이라면 서연 씨가 두 번째 신곡을 발표하기 직전이잖아? 그렇다면 서연 씨의 두 번째 신곡도 이유진이 강소유에게 유출해 줬던 거네. 이유진은 이미 한 달 반 전에 서연을 팔아먹은 것도 모자라, 줄곧 서연의 곁에서 친구인 척을 했던 거야? 정말 대단한 인간이네.”운기는 이를 악물며 살의가 가득한 눈빛을 보였다. “임 선생님, 이것은 상세한 증거 자료입니다.”개인 비서는 준비해온 자료들을 운기에게 건네주었다.운기는 이 자료를 손에 넣은 후 곧장 서연의 집으로 달려갔다.이번에 그는 절대로 유진을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서연의 집 앞.“딩동! 딩동!”운기가 초인종을 두 번 누르자 문이 열렸고, 문을 연 사람은 유진이었다.“왜 또 당신이에요? 이렇게 늦은 시간에는 왜 오신 거죠?”유진은 눈살을 찌푸리며 운기를 쳐다보았다.운기는 살의가 가득한 눈으로 유진을 쳐다보더니, 두말없이 그녀의 멱살을 잡고 집 안으로 들어섰다.“당신 지금 뭐 하는 거야? 당장 이거
“공교롭게도 제가 마침 아파트의 길 건너편에 앉아있었는데, 마침 두 사람이 만나는 모습을 보게 되었네요.”운기가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유진 언니, 도, 도대체 왜 강소유를 만난 거예요?”서연이 입술을 깨물며 물었다.“서연아, 그게 아니라, 내 말 좀 들어봐. 내, 내가 8시쯤에 마침 강소유를 만났었는데, 그건 이 일에 대해 결판을 짓기 위해서야! 절대로 네가 생각하는 그런 것은 아니야!”유진이 다급하게 말했다.“이유진 씨, 역시 그렇게 말씀하실 줄 알았어요.”운기는 눈을 가늘게 뜬 채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이것은 운기가 처음에 예상했던 것과 똑같았다.“서연아, 넌 날 믿어야 해. 난 너의 좋은 친구일 뿐만 아니라, 충실한 팬인데 어떻게 널 속이겠어!”유진은 서연의 팔을 붙잡고 말했다.곧이어 유진은 고개를 돌려 운기를 비난하며 목소리를 높였다.“임운기 씨, 안 그래도 서연의 신곡을 누설한 사람이 당신이라는 이야기를 강소유를 통해 듣게 되었는데, 지금 저한테 뒤집어 씌우시려는 거예요?”운기는 이 말을 듣자 안색이 더욱 어두워졌다.그는 유진이가 이런 상황에 책임을 자신에게 돌릴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이유진 씨, 설마 아직도 절 모함하시려는 거예요?”곧이어 운기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당신이 쉽게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는 예상했어요. 설마 제가 고작 동영상 하나를 가지고 온 거라고 생각하신 거예요? 저한테는 확실한 증거가 있거든요.”운기는 곧이어 준비해온 증거 자료들을 꺼냈다.“서연 씨, 이건 제가 도움을 청해서 얻은 이유진 씨의 은행 거래 기록이에요. 한번 보시죠.”운기는 말을 마친 후에 영수증을 서연에게 건네주었다.서연은 그것을 건네받은 후 얼른 살펴보기 시작했다.그녀의 표정을 갈수록 보기 흉해졌다.왜냐하면 이유진은 총 3번 거액의 받았었는데 모두 그녀의 신곡이 발표되는 시간과 비슷했고, 계좌를 이체한 사람은 강소유였다. 서연은 바로 어떻게 된 일인지 깨달았다.그녀는 확실한 증거를 본 후, 얼굴색이 하얗게
운기가 정말로 S국 왕자를 죽인다면, 운기는 앞으로 평생 도망치게 될 거다. 결국엔 죽음이 닥친다 해도 운기에게는 두려울 것이 없었다. 하지만 운기에게는 남겨진 가족, 친구, 그리고 연인이 있었다. 만약 자신이 평생 도망쳐야 할 신세가 된다면, 그들은 어떻게 될 것인가? 자신이 죽으면 그들은 또 어떤 상황에 놓일 것인가?이러한 생각에 운기는 손을 풀고, 즉시 계약서를 수정하여 금액을 10조로 고친 후 서명했다.계약서에 서명이 완료되자, S국 왕자는 곧바로 운기의 계좌로 10조를 송금했다. 곧이어 입금 문자가 도착했다.“가자.” 운기는 울프에게 말하며 밖으로 걸어 나갔다.S국 왕자는 운기가 떠나는 모습을 보며 옆에 있던 경호원에게 눈짓을 보냈다. 그는 운기를 이대로 보내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경호원은 고개를 끄덕이며 권총을 꺼내어 운기의 등을 겨누었다.탕! 총성이 울려 퍼졌다.그러나 다시 운기를 바라보았을 때, 그는 총에 맞지 않은 듯 멀쩡한 모습으로 고개를 돌리고 있었다.“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S국 왕자와 경호원들은 놀란 나머지 눈을 비볐다. 방금 발사한 총알은 어디로 갔단 말인가? 왜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은 거지?“총알 찾고 있나? 여기 내 손에 있어.” 운기는 차갑게 웃으며 손가락 사이에 낀 총알을 들어 보였다.“뭐, 뭐라고?” 그들은 운기의 손에 들린 총알을 보고 마치 머릿속이 폭발하는 듯한 충격을 받았다. 곧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눈 앞에서 벌어졌다는 사실에 온몸이 얼어붙는 기분이었다.“죽어!”운기는 차가운 눈빛으로 그들을 쳐다보며, 손가락 사이의 총알을 가볍게 던졌다.푹! 총알은 그대로 총을 쏜 경호원의 이마에 박혔고, 그는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너, 너!” S국 왕자는 얼굴이 창백해지며 경악했다. 경호원의 시체가 그의 발밑에 놓여 있는 것을 보고 그의 몸이 떨렸다.“임운기, 네가 감히 내 사람을 죽이다니! 넌 이제 끝장났어!” S국 왕자는 이를 악물며 소리쳤다.운기는 차가운
S국 왕자는 계약서를 들고 웃으며 말했다. “하하, 임운기, 전혀 예상 못 했지? 결국 최후의 승자는 나야. 아침에 네게 팔라고 했을 때 기회를 주었건만, 결국 벌 받는 길을 택했네.”“S국 왕자, 고작 이 카지노 몇 개 얻었다고 진짜 승리했다고 생각한 거야? 우리 사이의 싸움은 이제 시작일 뿐이야.” 운기는 눈을 가늘게 뜨며 차갑게 말했다.“뭐라고? 너 따위가 나와 맞서 싸우겠다고? 도대체 무슨 자격으로?” S국 왕자는 비웃으며 한 글자 한 글자 강조해 말했다.“바로 이걸로!” 운기는 가볍게 주먹을 들어 보였다. 그의 힘, 그것이야말로 운기의 진짜 무기였다.“주먹? 하하하! 네가 아직도 조선시대인 줄 아나 보네. 주먹 하나 믿고 싸우겠다니, 정말 웃겨서 말이 안 나오네!” S국 왕자는 큰소리로 웃음을 터트렸다.“말은 됐고, 계약서에 서명이나 해.” 운기는 냉소를 지었다.S국 왕자는 계약서를 들고 웃으며 말했다. “임운기, 여기에 아직도 200조가 적혀 있네. 뭔가 잘못 알고 있는 거 아냐?”운기는 눈을 가늘게 뜨며 물었다. “그럼 얼마 낼 생각인데?”S국 왕자는 손가락 하나를 들어 보이며 미소를 지었다.“10조?” 운기는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아니, 100원. 그거면 충분하지.” S국 왕자는 조롱하듯 웃었다.“뭐? 100원? S국 왕자, 너무 하는 거 아니야?” 옆에 있던 울프가 화를 터뜨렸다.운기 역시 얼굴에 분노의 기색이 어렸다. 운기는 이 카지노들을 사기 위해 가진 돈을 모두 쏟아부었고, 빚까지 지고 있었다. 그런데 단돈 100원을 주겠다고?“지나치다니, 주도권은 내게 있잖아? 내가 100원이라도 주겠다고 하는 게 어디야?” S국 왕자는 거만하게 웃으며 말했다.“그렇다면, 얘기할 필요도 없겠군.” 운기는 차갑게 말했다.“임운기, 나와 거래하지 않으면 더 이상 살아남기 어려울 거야. 내 손에 네 생사가 달려 있거든!” S국 왕자는 비웃으며 경고했다.“그래?” 운기는 앞에 놓인 강철로
운기는 이번 사건을 또렷이 마음에 새겼다.“이번 일은 나와 진 어르신이 전력을 다해 자네 목숨을 지켜낸 셈이야. 하지만 A국의 카지노들은 어쩔 수 없이 넘겨야 할 거야. 이 문제는 S국과의 석유 자원 협력에 관한 일이라 양보할 수가 없네.” 장호동이 말했다.“알고 있습니다.” 운기는 고개를 끄덕였다.“장 어르신, 정말 감사드립니다.” 운기가 고마움을 전했다.“내가 자네에게 은혜를 입었으니 당연히 도와야지. 그리고 민서준에 대해서는 걱정 말게. 나와 진 어르신이 힘을 합쳐 천천히 처리할 테니 오래 버티진 못할 걸세.” 장호동이 말했다.“알겠습니다.” 운기는 다시 한번 고개를 끄덕였다.민서준은 운기가 혼자 상대하기에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그러니 그를 장호동과 진성훈에게 맡기는 편이 더 나았다....장호동의 집을 떠난 운기는 곧장 공항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그는 울프에게 전화를 걸어 모든 사항을 지시했다.운기가 A국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해가 지고 있었다. 울프가 그를 공항에서 맞이했다.두 사람이 만난 후.“울프, 계약서는 준비됐어?” 운기가 물었다.출발하기 전에 이미 울프에게 준비를 지시해 둔 상태였다.“걱정 마세요, 운이 형. 계약서는 전부 준비해 두었습니다.” 울프가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잠시 후, 울프는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런데 이렇게 그냥 카지노를 S국 왕자에게 넘기는 게 맞나요?”“나도 아쉽긴 하지만 지금은 이 방법밖에 없어.” 운기는 고개를 저었다.잠시 침묵을 지킨 뒤, 운기는 눈을 가늘게 뜨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이번은 단지 작은 승리일 뿐이야. 최후의 승자가 진정한 승자라는 걸 잊지 마. S국 왕자는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거야.”울프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맞아요. 전쟁에서의 승패는 늘 왔다 갔다 하는 법이니까요. 이번 작은 승리는 크게 문제될 게 없죠.”“참, 울프야, 내가 S국 왕자 집안 상황을 조사해보라고 했지? 어떻게 되어가고 있어?”
전화를 끊은 후, 운기는 이번 일에 대해 깊이 생각에 잠겼다.운기는 지금 H국과 M국이 심각하게 대립 중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따라서 S국과 H국 간의 협력은 매우 중요했다. H국은 S국의 석유 자원을 필요로 하고 있으며, 이는 두 나라의 깊은 협력 관계에 기반하고 있다. S국이 지닌 석유 매장량은 세계에서도 상위권에 속하며, 원래는 M국과 긴밀하게 협력했으나 최근 몇 년 사이 H국과 손을 잡게 된 것이다.단순히 S국 하나가 문제가 되는 건 아니었다. 이 문제는 H국과 M국의 갈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H국이 S국과의 협력 관계를 잃게 된다면 석유 자원 측면에서 약점을 잡히게 되는 상황이었다.반면 운기는, 수사라는 신분을 제외하면 아무런 배경이 없는 상인에 불과했다. 이런 상황에서 선택이 명확했다.비록 운기가 수사라 해도 지금은 실단에 불과했다. 현대의 무기들은 여전히 그에게 큰 위협이 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아무리 운기가 빨리 달릴 수 있다 해도 미사일은 피할 수 없다. 초음속 전투기조차도 피할 수 없는 이 미사일을 피하기는 불가능한 일이다.게다가 운기에게는 친구, 가족, 연인이 있다. 그들 역시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운기 혼자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다 해도, 그들을 어떻게 지키겠는가?이런 생각에 잠기자 운기는 한없이 무력감을 느꼈다.“아직... 너무 부족해.” 운기는 자신의 두 손을 보며 중얼거렸다.만약 자신이 신단 이상의 강자였다면, 혹은 그 이상의 실력에 도달한 존재였다면, 이러한 상황을 쉽게 뒤집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다. 절대적인 힘 앞에서는 이런 문제들은 문제조차 되지 않기 때문이다.하지만 지금의 운기에게 있어선 너무나 먼 이야기였다.이 일은 오히려 운기의 마음속에 강해지고 싶은 열망을 더욱 불태우게 했다.“좋아, 나 자신을 위해서, 그리고 S국의 석유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A국의 카지노들은 포기하지.” 운기는 속삭이듯 말했다.운기는 H국이 이 석유 자원을 확보하기를 진심으로 바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당장 나랑 가자!” 진수현이 얼굴을 굳히며 호통쳤다.“아버지!” 수정은 발을 구르며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한쪽은 운기, 한쪽은 진수현이었기 그녀는 그 사이에서 난감한 상황이었다.운기는 힘겹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수정 씨, 아버님 말씀 들으세요. 전 괜찮으니까 걱정하지 마세요.”“그, 그럼 어쩔 수 없네요.” 수정은 운기의 말에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수정은 진수현을 따라 집을 나섰다.그들이 떠난 후.“운기 오빠, 무슨 큰일이 생긴 거예요? 얼굴이 너무 안 좋아 보여요.” 태나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운기의 손을 잡았다.“별일 아니에요.” 운기는 억지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그때, 운기의 핸드폰이 울렸다.발신자를 확인하니, 이름이 저장되어 있지 않았지만 아침에 전화가 왔던 S국 왕자의 번호임을 기억해냈다. 그가 운기에게 A국의 카지노를 팔라고 부탁했던 그 번호였다.운기는 잠시 고민한 끝에 전화를 받았다.[임운기, 내가 아침에 말했지? 순순히 팔면 큰돈을 벌 기회라고. 하지만 네가 내 경고를 무시하고 내 실력을 무시했으니 기회를 놓치게 된 거야. 이제 알겠지 내 힘이 어떤지?] S국 왕자는 전화를 받자마자 거만하게 말했다.“어차피 내 손에 있는 카지노를 원하는 거잖아? 네가 원한 대로 카지노를 넘길테니, 내가 보낸 사람들과 직접 서류 교환하면 되겠지.” 운기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아니, 난 네가 직접 A국에 와서 나와 거래를 했으면 좋겠는데? 난 네 울상인 표정을 직접 보고 싶거든.] S국 왕자는 웃으며 말했다.“이, 이쯤에서 그만두는 게 어때?”운기의 눈에 분노의 불길이 일어났다.[왜? 화났어? 하하, 네가 화를 내면 나는 오히려 더 기쁘거든!] S국 왕자는 조롱하듯 웃음을 터트렸다.S국 왕자의 웃음소리에 운기는 두 손을 꽉 쥐며 분노로 손이 떨렸다. S국 왕자는 웃음을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말했다. [너는 지금 나한테 따질 자격조차 없어. 순순히 A국으로 와
“무슨 일이 있었던 거죠?” 운기는 젓가락을 내려놓고 약간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진수현은 얼굴을 굳히며 말했다. “S국이 H국에 위협을 주기 시작했어. 목표는 바로 너야!”“뭐라고요?” 운기는 깜짝 놀라서 눈을 크게 떴다.“최근 H국과 S국은 좋은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니 H국이 S국의 요구를 거절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고, 그럴 경우 너는 희생양이 될 수밖에 없어.” 진수현이 설명했다.운기는 상황의 심각성을 알 수 있었다. 그는 진수현의 말을 들으며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진수현은 계속해서 말했다. “운기야, 우리 아버님과 장호동 어르신께서 너를 지키기 위해 힘을 다하고 있지만, 지금으로선 네 안전을 보장할 수밖에 없어. 물론, 네가 A국의 카지노 사업을 S국 왕자에게 넘긴다는 조건이 붙어야 하고, 그게 아니라면... 정말로 위험할 거다.”“빌어먹을!” 운기는 주먹으로 식탁을 내리쳤다. 밥그릇이 덩달아 흔들리며 떨어졌다.S국 왕자가 이런 수를 쓸 줄은 예상하지 못했기에 운기는 속이 부글부글 끓었다.옆에서 수정이 운기의 팔을 살짝 잡으며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말했다. “이번 일은 운기 씨가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에요. 절대 무리하지 마세요. 이건 운기 씨가 이길 수 있는 싸움이 아니에요. 우선은 목숨을 지키는 게 가장 중요해요.”운기는 잠시 침묵하다가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걱정 마세요, 수정 씨. 절대 무리하지 않을게요.”진수현도 다시 입을 열었다. “운기야, 네가 대단한 능력을 가지고 있어도 S국 왕자와 비교하면 신분이나 배경 차이가 어마어마해. 이건 네가 아무리 애써도 메울 수 없는 격차야. 이 점을 명확히 알아차려야 해.”운기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진수현의 말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신분과 S국 왕자의 신분을 비교하면 차이가 하늘과 땅 차이였다. S국 왕자의 아버지 한마디면, 먼 곳에서도 운기를 완전히 억누를 수 있었다.“운기야,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알겠지?” 진수현이 물었다.
운기는 A국의 카지노 사업을 S국 왕자에게 파는 것은 그를 돕는 거나 마찬가지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S국 왕자가 자신에게 신세를 진 거라며 아첨을 해도, 운기는 그 말을 믿을 리가 없었다.운기는 자리에서 일어나 아래층으로 내려가 식사를 하러 갔다.다른 한편, A국.S국 왕자가 머무는 호텔 스위트름.쾅! S국 왕자는 테이블 위에 있던 찻잔을 바닥에 내리치고, 테이블을 발로 걷어차며 방 안에 있던 꽃병과 장식품을 닥치는 대로 부수기 시작했다.“빌어먹을! 이 망할 놈!” S국 왕자는 욕설을 퍼부으며 마음속의 울분을 터뜨렸다.그가 이미 낮은 자세로 운기에게 부탁까지 했지만, 운기는 여전히 거래에 동의하지 않았기에 그는 더욱 화가 났다. 그리고 200조 달러라는 말도 안 되는 금액은 애초에 감당할 수도 없는 수준이었다.“이런 엉터리 같은 조언을 해준 게 문제야! 네가 내 체면만 구겨놓은 거라고!” S국 왕자는 검은 슈트를 입은 경호원을 향해 소리쳤다.“죄송합니다, 왕자님. 보통 사업가는 이익이 우선일 텐데, 설마 그 녀석이 200조를 제안해도 거절할 줄은 몰랐습니다.” 경호원 이마에 맺힌 땀을 닦으며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당장 새로운 방법을 찾아내! 안 그러면 네 놈을 가만 두지 않을 거야!” S국 왕자는 경호원을 향해 소리치며 위협했다.경호원은 그 말을 듣자 더더욱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왕자님, 그 녀석은 끝까지 팔지 않을 태세이니 협상은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이제 마지막 방법으로 왕자님께서 어르신께 연락을 드려 H국을 상대로 위협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임운기는 결국 평범한 사람이고 특별한 배경도 없으니, H국은 S국과의 협력 관계를 위해 저희를 도와줄 가능성이 높습니다.”“어쩔 수 없지, 결국 아버지께 부탁을 드리는 수밖에 없겠군.” S국 왕자는 미간을 찌푸리며 대답했다.사실 이번 일로 아버지께 도움을 청하는 것은 매우 자존심 상하는 일이었다. 분명 아버지는 S국 왕자를 무능하다며 호되게 꾸짖을 것이기 때문이
“왕자님, 물론 좋은 방법은 아니지만, 왕자님의 미래를 위해서라면 어쩔 수 없습니다. 우선 임운기에게서 A국의 카지노를 사들인 후에야 임운기와 등을 돌리고 천천히 처리하시면 됩니다.” 경호원이 조언했다.S국 왕자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 “좋아, 내 미래를 위해서 잠시 참아주지.”...한편, 수원.점심 무렵, 운기가 다시 눈을 떴을 때 태나는 이미 자리를 비운 상태였다.운기는 침대 옆에 남겨진 쪽지를 발견했다. 쪽지를 집어 들어 읽어보니, 거기에는 귀여운 메시지와 함께 작은 하트가 그려져 있었다. 태나가 남긴 것이 분명했다.[자기야, 나 점심 준비하러 내려가 볼게요. 일어나면 꼭 내려와서 밥 먹어요!]운기는 쪽지를 보며 중얼거렸다. “아영 씨는 정말 착한 분이야. 절대 실망시키지 말아야지.”하지만 머릿속에 떠오르는 또 다른 문제는 설아, 정문, 서연, 그리고 조영에게 이 일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였다. 그녀들이 자신의 상황을 이해해 줄 거라 믿고 있었지만, 그래도 스스로도 조금 부끄러웠다.그때, 운기의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화면을 보니 A국에서 걸려온 낯선 번호였다.“여보세요, 누구시죠?” 운기가 전화를 받자 S국 왕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임운기씨죠? 전 S국 왕자입니다. 직접 만나서 할 이야기가 있어서 연락드렸습니다.]“할 이야기라니? A국 카지노를 사고 싶어서 연락한 거죠?” 운기가 웃으며 물었다. 사실 운기는 그다지 놀라지 않았다. A국 카지노를 통합하는 문제는 S국 왕자의 명성과 미래가 걸린 중요한 일이었다. 비록 그가 울프를 통해 답을 전했더라도, 이렇게 다시 연락해 올 가능성은 충분히 있었다.[맞습니다, 전 운기 씨가 가지고 계신 카지노 전부를 사고 싶습니다. 가격은 원하시는 대로 부르시면 됩니다. 저희 사이에 안 좋은 일이 있었다 해도,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영원한 적이란 없는 법이잖아요, 어쨌든 이익이 우선인 법 아니겠어요?]S국 왕자가 말했다.“일리가 있네요. 음... 그럼 이 정도로 하죠. 200조
게다가 태나가 정말로 목적이 있어서 자신에게 접근한 것인지 아닌지는, 함께 지내다 보면 자연스럽게 밝혀질 것이다. 그런 목적이 있었다 해도, 운기는 손해를 본 게 아니었다. 오히려 그녀의 첫 경험을 빼앗아 간 셈이니 말이다.“정말이에요?” 태나는 눈물을 닦은 채 밝게 웃으며 맑고 반짝이는 눈으로 운기를 쳐다봤다. 그녀의 얼굴에는 행복한 미소가 가득했다.“물론이죠. 다만... 저를 싫어하거나 원망하진 않으시죠?” 운기가 조심스레 물었다.“제가 왜 운기 오빠를 싫어하겠어요. 오히려 제가 더 걱정이었어요. 오빠는 대단한 분인데, 저는 그저 평범한 여자일 뿐이라서...” 태나는 스스로가 초라하다는 듯 고개를 숙였다.“그런 생각은 하지 마요. 앞으로 아영 씨는 제 여자이고 제가 끝까지 책임질 거예요.” 운기는 그렇게 말하고 태나를 부드럽게 품에 안았다.“네... 정말 고마워요.” 태나는 운기의 품속에 얼굴을 파묻고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입가에는 희미한 미소가 피어올랐다.태나는 자신이 써먹은 이 ‘밀당’이 위험한 한 수였지만, 결국 성공했다는 사실에 안도했다. 이제 운기의 여자가 되어 그의 신뢰를 얻기만 하면, 언젠가 YJ신약의 제조법도 손에 넣을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태나는 그 제조법을 가지고 D국으로 돌아가 자신의 회사를 차리고, YJ신약을 D국 전역에 판매해 큰돈을 벌 생각이었다. 태나는 그 돈으로 천씨 가문을 인수해, 자신을 무시했던 천태성에게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고 싶었다. 그녀는 천태성과 천씨 가문 모두에게 자신이 실력을 가진 사람이라는 걸 알리고 싶었다. “참, 아영 씨에게 솔직히 말할 게 있어요. 사실 저에겐 이미 네 명의 여자친구가 있어요.” 운기는 고백하듯 말했다.“운기 오빠, 저는 오빠의 여자로서 오빠 곁에만 있으면 돼요. 오빠 마음에 제가 조금이라도 자리 잡고 있다면 그걸로 만족해요. 저는 그냥 오빠와의 집을 돌보는 데 최선을 다할게요.” 태나는 상냥하게 말했다.목적을 가지고 있는 태나로선 운기에게 거부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