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 회장님, 솔직히 말씀드릴게요. 파프리카 TV 팬 페스티벌 마지막 날에 서연 씨의 라이브에 문제가 생긴 건, 확실히 저희 측에서 몰래 수작을 부렸던 것입니다.”“그래요?”운기는 눈살을 찌푸렸다.처음에는 서버에 문제가 생긴 것이라고 믿었지만, 운기는 파프리카 TV에서 손을 댄 건 아닌지 의심해 보기도 했었다.파프리카 TV의 김 회장이 직접 인정하자 운기는 더욱 기분이 불쾌했다.“저, 임운기를 가지고 놀다니, 김 회장님은 정말 대단한 분이시네요.”운기가 어두운 표정으로 말했다.“임 회장님, 저도 너무 억울합니다. 사실 그것들은 제 뜻이 아니라 주강철 씨께서 시키신 겁니다. 저도 피해자일 뿐이니, 복수를 하시려면 그분을 찾으셔야 합니다.”“주강철?”운기가 눈살을 찌푸렸다.“네, 주강철 씨는 창원 8대 가문 중 주씨 가문의 도련님이세요. 주씨 가문은 창원에서 엄청난 권력을 가진 가문인데, 그분이 강소유 씨를 돕기 위해 저한테 지시를 내렸으니 전 따르는 수밖에 없었어요. 진짜 복수를 하시려면 주강철 씨한테 복수하셔야 마땅합니다.”김 회장이 연거푸 말했다.“그날 저와 차트를 다투던 ‘주 도련님’이 주강철 씨라는 거예요?”운기가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운기는 팬 페스티벌의 마지막 날, ‘주 도련님’이라는 부자가 강소유에게 미친 듯이 후원을 했었던 것이 기억났다.소유가 지게 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었을 때, ‘주 도련님’이 나타나 몇 백억을 후원해 운기와 순위를 다투었다.당시 소유가 1위를 따낸 후, ‘주 도련님’은 서연의 라이브로 찾아와 운기와 서연을 비꼬기도 했다.“네, 맞아요! ‘주 도련님’이 바로 주강철 씨에요!”김 회장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주강철!”운기는 두 눈을 가늘게 뜨고 중얼거렸다.강철은 운기와 차트를 다투고, 서연의 라이브로 찾아와 운기를 비꼬는 것도 모자라 파프리카 TV의 서버마저 마비시켰다.부당한 수단을 사용한 주제에 서연의 라이브로 찾아와 운기를 비꼬다니.만약 정정당당하게 비겨 운기가 지게 되었다면, 운
“그렇다면 이만 돌아가 보시죠. 제가 알아내려는 것에 대해 전혀 모르고 계시는 눈치니, 방금 했던 제안도 없었던 일로 하죠.”운기가 손을 흔들었다.“임 회장님, 제, 제발 기회를 주세요!”김 회장이 절박하게 말했다.“기회는 스스로 쟁취하는 법이에요. 창피한 꼴을 당하고 싶지 않으시다면, 제가 경호원을 부르기 전에 스스로 나가시죠.”운기가 담담하게 말했다.결국 김 회장은 고개를 끄덕이고 몸을 돌려 떠날 수밖에 없었다. 현재의 상황으로 말하자면, 운기가 파프리카 TV를 놔주지 않는다면 파프리카 TV는 이대로 파산될 것이다.김 회장이 떠난 후 유보성이 사무실로 들어왔다.“임 회장님, 방금 CQ라이브의 사장님한테서 연락이 왔는데, 강소유 씨가 자발적으로 CQ라이브에 연락해 CQ라이브와 계약을 하고 싶다고 말씀하셨답니다.”유보성이 말했다.“파프리카 TV가 망할 것 같으니, CQ라이브에 빌붙으려는 거겠지.”운기가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파프리카 TV가 이 지경이 된 이상, 소유는 분명 다른 회사와 계약하려고 할 것이다.“임 회장님, CQ라이브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저한테 연락이 온 것 같아요.”유보성이 말했다.“제가 직접 연락할게요.”운기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유보성은 곧 소유의 연락처를 운기에게 건네주었다.전화가 연결된 후.“강소유 씨 맞으시죠? 전 CQ라이브의 책임자입니다. 얼마 전 강소유 씨께서 직접 저희한테 연락을 주셨다고 들었어요.”운기가 말했다.[안녕하세요. 당신도 저 강소유가 라이브 계에서 얼마나 유명한지 아시죠? 제가 CQ라이브와 계약을 하는 건 당신들에게 엄청난 영광일 겁니다.]전화 너머에서 소유의 오만한 목소리가 들려왔다.“그럼 어떤 요구를 가지고 계시나요?”운기의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말했다.[제 요구는 아주 간단해요. 일단 제가 파프리카 TV와 계약을 해지하는 위약금은 당신들이 지불해야 해요. 그리고 매년 160억의 계약금은 물론 CQ라이브에선 절 메인 BJ로 고정시켜 주셔야 합니다.]소유가 건방지게
“‘X발 육 공자’는 도대체 왜 서연을 도와주는 거야! 딱 봐도 나, 강소유가 그년보다 훨씬 더 낫잖아!”소유는 부러울 뿐만 아니라 서연이 밉기도 했다. 자신에게도 이처럼 돈 많은 팬은 없었기 때문이다.……다른 한편.금도, 화정 빌딩.운기가 통화를 마친 후.“참, 보성 씨. CQ라이브의 사장에게 연락해, 서연을 CQ라이브로 영입해 메인으로 내세우도록 하세요.”운기가 말했다.“네, 알겠습니다.”유보성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참, CQ라이브가 화정 그룹 수하의 회사라는 걸 서연에게 절대로 알리지 말아야 해요.”운기가 신신당부했다.“네.”유보성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유보성이 떠난 후.운기의 핸드폰이 울렸다. 조씨 가문의 조영에게서 걸려 온 전화다.“여보세요.”“운기 씨, 오래만이에요. 오늘 운기 씨를 제 생일 파티에 초대하고 싶어서 연락드렸는데, 혹시 시간 되시나요?”조영이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오늘이 생일이었어요? 파티 장소는 어딘가요?”운기가 입을 열었다.“저희 집 별장에서 파티를 진행할 예정이에요.”조영이 말했다.“그래요, 꼭 갈 테니 걱정하지 마세요.”운기는 조영과 친구 사이를 유지하고 있다.애초에 운기가 금도에 와서 류원해와 화정 그룹의 후계자를 경쟁할 때, 조영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그래서 운기는 늘 조영에게 고마운 마음을 품고 있었다.최근 운기가 바쁜 탓에 두 사람은 거의 연락을 하지 않은 데다가 만나지도 못했다.조영의 생일이라면 운기는 절대 빠지지 않을 것이다.“조영 씨의 생일이니 생일 선물이나 사야겠어.”운기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조영의 생일 파티에 빈손으로 갈 순 없기 때문이다.운기가 탄 엘리베이터 안.엘리베이터가 12층에 멈추자 젊은 여자 네 명이 안으로 들어왔다.“와, 임 회장님이셔!”“임 회장님 안녕하세요!”엘리베이터에 들어선 네 명의 젊은 여자들은 모두 운기에게 인사를 건넸다.네 사람 모두 회사에서 운기를 만난 건 처음이라 흥분된 마음을 가라앉힐 수 없었다.작
키가 큰 여자는 얼른 뒤로 물러섰다.“이, 이러시면 안 됩니다.”“제가 누군지 알기나 해요? 전 공정부의 새 주임 황이정이에요. 저와 친하게 지내시지 않을 래요?”남자는 말하면서 여자의 허리에 손을 얹었다.“아!”여자는 깜짝 놀라 비명을 지르며 황이정을 밀어냈다.“펑!”황이정은 엘리베이터의 벽에 머리를 부딪히고 말았다.“윽!”이정은 뒤통수를 잡은 채 화가 난 기색을 보였다. 머리가 부딪혀 많이 아팠던 모양이다.“방금 날 밀었던 거야? 너 화정 그룹에서 잘리고 싶어? 내 아버지가 화정 그룹 인사팀의 부장이야!”이정은 두 눈을 부릅뜨고 흉악한 표정을 지었다.키가 큰 여자는 이런 상황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방금 그건 실수였습니다.”키가 큰 여자는 연신 사과를 했다.“사과하실 필요 없어요!”갑자기 큰 목소리가 들려오더니 운기가 키가 큰 여자의 앞으로 걸어갔다.방금 그 말은 운기가 한 것이다.“제 뒤에 서 계시면 됩니다. 나머지 일은 제가 해결하죠.”운기는 키가 큰 여자에게 진지하게 말했다.곧이어 운기는 황이정을 쳐다보았다.“줄곧 주임의 신분으로 직원들을 괴롭히고 잘난 척하셨나 봐요? 당신의 이런 행동이 회사에 얼마나 큰 영향을 줄지 아시나요?”운기가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이정의 행동에 대해 매우 화가 났기 때문이다.‘여긴 다른 곳도 아니고 화정 그룹이야! 화정 그룹에 이런 사람이 있다니?’“넌 또 누구야? 옷차림으로 봐선 청소부인 것 같은데, 감히 너 따위가 내 일에 참견해?” 이정은 눈살을 찌푸리며 운기를 보았다.그의 말을 듣자 운기 뒤에 서 있던 네 사람은 입을 막고 몰래 웃기 시작했다.그녀들은 모두 운기가 화정 그룹의 회장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새로 온 황이정은 전혀 운기를 알지 못했다.네 명의 여자들은 모두 운기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해하였다.“내가 꼭 참견하겠다면 어쩔 건데?”운기는 두 눈을 가늘게 뜨며 말했다.이때 이정은 운기의 멱살을 잡고 눈을 부릅뜨며 말했다
“이 사장님, 오랜만이에요.”운기가 대답했다.옆에 있던 이정은 이 상황을 보더니 얼굴색이 어두워지며 몸을 비틀거렸다.‘뭐야? 방금 이 사장님께서 저 사람을 임 회장이라고 부른 거야?’이정이 믿지 않았지만 운기는 화정 그룹의 회장이었다.그러나 방금 이정재가 운기를 회장이라고 불렀을 때, 이정은 벼락 끝에 놓인 것만 같았다.이제 그는 운기가 회장이라는 것을 믿을 수밖에 없다.“이 사장님, 이 사람이 누군지 아시나요?”운기가 이정을 가리켰다.“아마 인사팀 사장의 아들인 것 같아요. 인사팀 사장이 명문대 출신이라며 추천하여 얼마 전 저희 회사에 입사하게 되었어요.”이정재가 말했다.“방금 이 분이 엘리베이터 안에서 뭐라고 하셨는지 아세요?”운기가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무슨 일이 생기셨던 거죠?”이정재가 물었다. 그는 한눈에 이정이 운기의 미움을 샀다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저한테 무례하게 군 것은 넘어갈 수 있지만, 감히 주임의 신분으로 이 여직원에게 성추행하고 있더라고요. 이런 일이 화정 그룹에서 일어날 줄은 정말 몰랐네요! 이건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일이에요.”운기가 화를 내며 말했다.그는 이런 일을 도저히 용납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네? 그런 일도 있으셨어요?”이정재도 깜짝 놀란 눈치였다.“저놈과 저놈의 아버지를 함께 해고시키세요. 그리고 전체 회사 내에 알려 다신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운기가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네, 임 회장님.”이정재가 고개를 끄덕였다.“임 회장님, 한 번만 기회를 주세요. 다신 이런 짓을 벌이지 않을 게요!”이정은 달려들어 운기의 다리를 안고 애원했다.이정의 아버지는 오랫동안 노력해 겨우 인사팀 사장의 자리에 오르게 되었는데, 지금 그의 아버지마저 해고시키면 그는 분명 아버지 손에 죽을 것이다. “꺼져!”운기는 발로 이정을 차버렸다.이런 같잖은 놈들에겐 기회를 줄 필요가 없다.지금의 운기는 수사이기에, 발에 힘을 조금 주었을 뿐인데 이정은 엘리베이터 안에
운기가 목이 말라 보이는 남자에게 자리를 양보해 주자, 남자는 감사 인사를 건넸다.그 후 운기는 남자가 계산을 마친 후에야 계산을 하고 편의점을 나섰다.방금 남자는 편의점 밖에서 신발을 신고 있었는데, 신발은 온통 진흙투성이였다.운기는 그제야 궁금증이 풀리게 되었다.이 남자가 신발을 벗은 원인은 아주 간단했다. 편의점의 깨끗한 바닥을 더럽히지 않기 위해서다.작은 디테일일 뿐이지만, 운기는 남자의 행동에 매우 감동되었다.세상에는 그래도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 많았다.“아저씨, 어느 공장에서 일하세요?”운기가 앞으로 다가가 물었다.“바로 맞은편에 있는 HL화부 공사장에서 일하고 있어요. 화정 그룹에서 진행하고 있는 공사에요.”남자는 맞은편을 가리켰다.“그래요? 그럼 화정 그룹의 복지에는 만족하시나요?”운기가 물었다.이 말을 들은 남자는 갑자기 환한 미소를 지었다.“만족해요. 제가 일했었던 다른 공사장에서는 늘 월급을 미뤄서 머리가 아팠지만, 화정 그룹은 월급을 미루지 않는 데다가 저희 같은 노동자들을 위해 월급을 선불해 주기도 해요. 더불어, 월급도 다른 공사장보다 훨씬 높아요!” 남자는 걸쭉한 목소리로 말했다.그리고 곧 웃더니 계속해서 말했다.“언제 화정 그룹의 회장님을 만날 수 있다면, 정말 감사드리고 싶을 따름이에요. 저희 같은 노동자들에게 이렇게 좋은 복지를 준 회사는 화정이 처음이에요!”이 말을 듣자 운기는 마음이 매우 포근했다.이것은 회사의 경영진들이 자신에게 아부하는 말보다 훨씬 듣기 좋다.“분명 회장님도 아시게 될 겁니다.”운기는 미소를 지은 후 잠시 망설이더니 계속 말했다.“참, 아저씨. 마침 제가 HL화부의 집을 사려고 하는데, 저도 함께 공사장에 가도 되나요?”“물론이죠, 따라오세요.”남자가 땅에서 벌떡 일어섰다.운기는 남자의 곁을 따르며 핸드폰을 꺼내 어딘가에 메시지를 보냈다.남자는 굳은살이 가득한 검고 갈라진 손으로 병뚜껑을 비틀어 열고 물을 마셨다.다 마신 후에 남자가 말했다.“젊은 총각,
남자는 화정 그룹의 회장이 이렇게 친근하고 상냥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젊은 총각, 아니지, 임 회장님. 전엔 제가 몰라뵈어 무례를 범하게 되었는데, 마음에 담아두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정수는 매우 당황해 보였다.그는 운기처럼 높은 직위를 가진 사람은 처음 보았기에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아저씨, 이러지 마세요. 전 격식을 따지는 사람이 아니에요.”운기가 정수를 향해 미소를 지었다.곧 운기는 공사장 총책임자를 바라보며 말했다.“당신이 바로 이 공사장의 사장인 거죠? 제가 이분에게 부사장의 자리를 내어줄 것이니, 앞으로 잘 좀 부탁드려요. 아시겠죠?”방금 편의점에서 있었던 일만으로도 운기는 정수의 품성이 매우 바르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이런 좋은 사람을 임용하지 않는 건 분명 큰 손실일 것이다.더불어, 정수의 상황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기에 운기를 그를 한번 도와주기로 했다.“네, 회장님. 제가 최선을 다해 가르치겠습니다.”총책임자가 서둘러 대답했다.옆에 있던 관리인들은 모두 부러워하는 눈치였다.고작 하루 만에 노동자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한 것이기 때문이다.“부, 부사장이라뇨?”정수는 깜짝 놀라더니 두 손을 떨었다.한 평생 노동자로 일해왔던 그는 힘을 쓰는 일 외에 다른 것들을 배워보지 못했기에, 자신은 평생 노동자로만 일할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런데 갑자기 공사의 부사장이 될 줄이야.“아저씨, 잘해보세요. 전 아저씨가 잘해내실 거라고 믿어요.”운기는 미소를 지으며 정수의 어깨를 두드렸다.“임 회장님, 정말 감사합니다. 제가 반드시 최선을 다해 일을 제대로 해낼 겁니다.”정수는 감격에 겨워 연신 운기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다들 돌아가서 일이나 해요.”운기는 총책임자와 그의 뒤에 있던 관리인들에게 손을 흔들었다.“네, 임 회장님.”이 사람들은 대답한 후에 몸을 돌려 떠났다.모두 떠난 후.“임 회장님은 정말 좋은 사장님이세요. 저희 노동자들의 월급을 미루지 않을 뿐만 아니라, 복지도 이렇게 좋은 건
“그래, 가자!”청년은 카드를 들고 오토바이에 올라 떠나려고 했다.“거기 서!”운기가 큰 소리로 제지했다.청년과 여자는 이 소리를 듣고 모두 운기를 바라보았다.“넌 또 뭐야? 괜히 남의 집 일에 참견하지 말지 그래?”청년은 눈살을 찌푸리며 운기를 바라보았다.“방금 아빠한테 그딴 식으로 행동한 거야?”운기의 눈에는 분노가 반짝였다. 청년의 행동이 그를 화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이건 우리 집안일인데, 당신이 뭐라고 멋대로 끼어들어?”청년은 불쾌한 표정으로 운기를 바라보았다.“내가 이미 본 이상 그냥 지나칠 수는 없지. 너에게 기회를 줄게. 당장 은행 카드를 아빠한테 돌려주고 무릎 꿇고 사과해.”운기가 두 눈을 가늘게 떴다.“하하, 네가 뭔데 우리 일에 참견하는 거야? 내가 누군지 알아? 나 동성구 화영 형 밑에서 일하는 사람이야!”청년은 오만한 표정을 지었다.“어디서 튀어난지도 모르는 가난한 녀석이 쓸데없이 참견하다니. 정말 웃겨죽겠네.”요염한 여자도 입을 가리고 웃었다.“네가 하늘의 신선이라고 해도, 이 일을 끝까지 관여할 거야.”운기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하하! 정말 웃기는 놈이네.”청년과 옆의 여자는 모두 배꼽을 안고 웃기 시작했다.“그래, 어디 한번 관여해 봐. 내가 그 대가를 똑똑히 알게 해주지.”청년은 말하면서 잭나이프를 꺼내 칼날을 드러냈다.“자기야, 저놈을 제대로 혼내줘!”요염한 여자는 박수를 치며 옆에서 지켜보고 있었다.“명은아, 당장 그만둬!”바닥에 쓰러진 정수는 아들이 칼을 꺼내자 놀란 마음에 얼른 소리를 질렀다.자신의 아들이 운기를 다치게 하는 건 도저히 용납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정수는 자신의 아들이 운기를 찔러 죽이기라도 할까 봐 두렵기도 했다.“왜 쓸데없이 소리를 지르고 난리야. 다시 한번 소리 지르면 당신도 함께 찌를 거야!”청년은 미간을 찌푸리며 정수를 노려보았다.곧이어 그는 잭나이프를 손에 들고 운기를 향해 찔렀다.“임 회장님, 조심하세요!” 정수는 당황한 마음에 운
운기가 정말로 S국 왕자를 죽인다면, 운기는 앞으로 평생 도망치게 될 거다. 결국엔 죽음이 닥친다 해도 운기에게는 두려울 것이 없었다. 하지만 운기에게는 남겨진 가족, 친구, 그리고 연인이 있었다. 만약 자신이 평생 도망쳐야 할 신세가 된다면, 그들은 어떻게 될 것인가? 자신이 죽으면 그들은 또 어떤 상황에 놓일 것인가?이러한 생각에 운기는 손을 풀고, 즉시 계약서를 수정하여 금액을 10조로 고친 후 서명했다.계약서에 서명이 완료되자, S국 왕자는 곧바로 운기의 계좌로 10조를 송금했다. 곧이어 입금 문자가 도착했다.“가자.” 운기는 울프에게 말하며 밖으로 걸어 나갔다.S국 왕자는 운기가 떠나는 모습을 보며 옆에 있던 경호원에게 눈짓을 보냈다. 그는 운기를 이대로 보내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경호원은 고개를 끄덕이며 권총을 꺼내어 운기의 등을 겨누었다.탕! 총성이 울려 퍼졌다.그러나 다시 운기를 바라보았을 때, 그는 총에 맞지 않은 듯 멀쩡한 모습으로 고개를 돌리고 있었다.“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S국 왕자와 경호원들은 놀란 나머지 눈을 비볐다. 방금 발사한 총알은 어디로 갔단 말인가? 왜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은 거지?“총알 찾고 있나? 여기 내 손에 있어.” 운기는 차갑게 웃으며 손가락 사이에 낀 총알을 들어 보였다.“뭐, 뭐라고?” 그들은 운기의 손에 들린 총알을 보고 마치 머릿속이 폭발하는 듯한 충격을 받았다. 곧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눈 앞에서 벌어졌다는 사실에 온몸이 얼어붙는 기분이었다.“죽어!”운기는 차가운 눈빛으로 그들을 쳐다보며, 손가락 사이의 총알을 가볍게 던졌다.푹! 총알은 그대로 총을 쏜 경호원의 이마에 박혔고, 그는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너, 너!” S국 왕자는 얼굴이 창백해지며 경악했다. 경호원의 시체가 그의 발밑에 놓여 있는 것을 보고 그의 몸이 떨렸다.“임운기, 네가 감히 내 사람을 죽이다니! 넌 이제 끝장났어!” S국 왕자는 이를 악물며 소리쳤다.운기는 차가운
S국 왕자는 계약서를 들고 웃으며 말했다. “하하, 임운기, 전혀 예상 못 했지? 결국 최후의 승자는 나야. 아침에 네게 팔라고 했을 때 기회를 주었건만, 결국 벌 받는 길을 택했네.”“S국 왕자, 고작 이 카지노 몇 개 얻었다고 진짜 승리했다고 생각한 거야? 우리 사이의 싸움은 이제 시작일 뿐이야.” 운기는 눈을 가늘게 뜨며 차갑게 말했다.“뭐라고? 너 따위가 나와 맞서 싸우겠다고? 도대체 무슨 자격으로?” S국 왕자는 비웃으며 한 글자 한 글자 강조해 말했다.“바로 이걸로!” 운기는 가볍게 주먹을 들어 보였다. 그의 힘, 그것이야말로 운기의 진짜 무기였다.“주먹? 하하하! 네가 아직도 조선시대인 줄 아나 보네. 주먹 하나 믿고 싸우겠다니, 정말 웃겨서 말이 안 나오네!” S국 왕자는 큰소리로 웃음을 터트렸다.“말은 됐고, 계약서에 서명이나 해.” 운기는 냉소를 지었다.S국 왕자는 계약서를 들고 웃으며 말했다. “임운기, 여기에 아직도 200조가 적혀 있네. 뭔가 잘못 알고 있는 거 아냐?”운기는 눈을 가늘게 뜨며 물었다. “그럼 얼마 낼 생각인데?”S국 왕자는 손가락 하나를 들어 보이며 미소를 지었다.“10조?” 운기는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아니, 100원. 그거면 충분하지.” S국 왕자는 조롱하듯 웃었다.“뭐? 100원? S국 왕자, 너무 하는 거 아니야?” 옆에 있던 울프가 화를 터뜨렸다.운기 역시 얼굴에 분노의 기색이 어렸다. 운기는 이 카지노들을 사기 위해 가진 돈을 모두 쏟아부었고, 빚까지 지고 있었다. 그런데 단돈 100원을 주겠다고?“지나치다니, 주도권은 내게 있잖아? 내가 100원이라도 주겠다고 하는 게 어디야?” S국 왕자는 거만하게 웃으며 말했다.“그렇다면, 얘기할 필요도 없겠군.” 운기는 차갑게 말했다.“임운기, 나와 거래하지 않으면 더 이상 살아남기 어려울 거야. 내 손에 네 생사가 달려 있거든!” S국 왕자는 비웃으며 경고했다.“그래?” 운기는 앞에 놓인 강철로
운기는 이번 사건을 또렷이 마음에 새겼다.“이번 일은 나와 진 어르신이 전력을 다해 자네 목숨을 지켜낸 셈이야. 하지만 A국의 카지노들은 어쩔 수 없이 넘겨야 할 거야. 이 문제는 S국과의 석유 자원 협력에 관한 일이라 양보할 수가 없네.” 장호동이 말했다.“알고 있습니다.” 운기는 고개를 끄덕였다.“장 어르신, 정말 감사드립니다.” 운기가 고마움을 전했다.“내가 자네에게 은혜를 입었으니 당연히 도와야지. 그리고 민서준에 대해서는 걱정 말게. 나와 진 어르신이 힘을 합쳐 천천히 처리할 테니 오래 버티진 못할 걸세.” 장호동이 말했다.“알겠습니다.” 운기는 다시 한번 고개를 끄덕였다.민서준은 운기가 혼자 상대하기에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그러니 그를 장호동과 진성훈에게 맡기는 편이 더 나았다....장호동의 집을 떠난 운기는 곧장 공항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그는 울프에게 전화를 걸어 모든 사항을 지시했다.운기가 A국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해가 지고 있었다. 울프가 그를 공항에서 맞이했다.두 사람이 만난 후.“울프, 계약서는 준비됐어?” 운기가 물었다.출발하기 전에 이미 울프에게 준비를 지시해 둔 상태였다.“걱정 마세요, 운이 형. 계약서는 전부 준비해 두었습니다.” 울프가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잠시 후, 울프는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런데 이렇게 그냥 카지노를 S국 왕자에게 넘기는 게 맞나요?”“나도 아쉽긴 하지만 지금은 이 방법밖에 없어.” 운기는 고개를 저었다.잠시 침묵을 지킨 뒤, 운기는 눈을 가늘게 뜨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이번은 단지 작은 승리일 뿐이야. 최후의 승자가 진정한 승자라는 걸 잊지 마. S국 왕자는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거야.”울프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맞아요. 전쟁에서의 승패는 늘 왔다 갔다 하는 법이니까요. 이번 작은 승리는 크게 문제될 게 없죠.”“참, 울프야, 내가 S국 왕자 집안 상황을 조사해보라고 했지? 어떻게 되어가고 있어?”
전화를 끊은 후, 운기는 이번 일에 대해 깊이 생각에 잠겼다.운기는 지금 H국과 M국이 심각하게 대립 중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따라서 S국과 H국 간의 협력은 매우 중요했다. H국은 S국의 석유 자원을 필요로 하고 있으며, 이는 두 나라의 깊은 협력 관계에 기반하고 있다. S국이 지닌 석유 매장량은 세계에서도 상위권에 속하며, 원래는 M국과 긴밀하게 협력했으나 최근 몇 년 사이 H국과 손을 잡게 된 것이다.단순히 S국 하나가 문제가 되는 건 아니었다. 이 문제는 H국과 M국의 갈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H국이 S국과의 협력 관계를 잃게 된다면 석유 자원 측면에서 약점을 잡히게 되는 상황이었다.반면 운기는, 수사라는 신분을 제외하면 아무런 배경이 없는 상인에 불과했다. 이런 상황에서 선택이 명확했다.비록 운기가 수사라 해도 지금은 실단에 불과했다. 현대의 무기들은 여전히 그에게 큰 위협이 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아무리 운기가 빨리 달릴 수 있다 해도 미사일은 피할 수 없다. 초음속 전투기조차도 피할 수 없는 이 미사일을 피하기는 불가능한 일이다.게다가 운기에게는 친구, 가족, 연인이 있다. 그들 역시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운기 혼자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다 해도, 그들을 어떻게 지키겠는가?이런 생각에 잠기자 운기는 한없이 무력감을 느꼈다.“아직... 너무 부족해.” 운기는 자신의 두 손을 보며 중얼거렸다.만약 자신이 신단 이상의 강자였다면, 혹은 그 이상의 실력에 도달한 존재였다면, 이러한 상황을 쉽게 뒤집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다. 절대적인 힘 앞에서는 이런 문제들은 문제조차 되지 않기 때문이다.하지만 지금의 운기에게 있어선 너무나 먼 이야기였다.이 일은 오히려 운기의 마음속에 강해지고 싶은 열망을 더욱 불태우게 했다.“좋아, 나 자신을 위해서, 그리고 S국의 석유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A국의 카지노들은 포기하지.” 운기는 속삭이듯 말했다.운기는 H국이 이 석유 자원을 확보하기를 진심으로 바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당장 나랑 가자!” 진수현이 얼굴을 굳히며 호통쳤다.“아버지!” 수정은 발을 구르며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한쪽은 운기, 한쪽은 진수현이었기 그녀는 그 사이에서 난감한 상황이었다.운기는 힘겹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수정 씨, 아버님 말씀 들으세요. 전 괜찮으니까 걱정하지 마세요.”“그, 그럼 어쩔 수 없네요.” 수정은 운기의 말에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수정은 진수현을 따라 집을 나섰다.그들이 떠난 후.“운기 오빠, 무슨 큰일이 생긴 거예요? 얼굴이 너무 안 좋아 보여요.” 태나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운기의 손을 잡았다.“별일 아니에요.” 운기는 억지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그때, 운기의 핸드폰이 울렸다.발신자를 확인하니, 이름이 저장되어 있지 않았지만 아침에 전화가 왔던 S국 왕자의 번호임을 기억해냈다. 그가 운기에게 A국의 카지노를 팔라고 부탁했던 그 번호였다.운기는 잠시 고민한 끝에 전화를 받았다.[임운기, 내가 아침에 말했지? 순순히 팔면 큰돈을 벌 기회라고. 하지만 네가 내 경고를 무시하고 내 실력을 무시했으니 기회를 놓치게 된 거야. 이제 알겠지 내 힘이 어떤지?] S국 왕자는 전화를 받자마자 거만하게 말했다.“어차피 내 손에 있는 카지노를 원하는 거잖아? 네가 원한 대로 카지노를 넘길테니, 내가 보낸 사람들과 직접 서류 교환하면 되겠지.” 운기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아니, 난 네가 직접 A국에 와서 나와 거래를 했으면 좋겠는데? 난 네 울상인 표정을 직접 보고 싶거든.] S국 왕자는 웃으며 말했다.“이, 이쯤에서 그만두는 게 어때?”운기의 눈에 분노의 불길이 일어났다.[왜? 화났어? 하하, 네가 화를 내면 나는 오히려 더 기쁘거든!] S국 왕자는 조롱하듯 웃음을 터트렸다.S국 왕자의 웃음소리에 운기는 두 손을 꽉 쥐며 분노로 손이 떨렸다. S국 왕자는 웃음을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말했다. [너는 지금 나한테 따질 자격조차 없어. 순순히 A국으로 와
“무슨 일이 있었던 거죠?” 운기는 젓가락을 내려놓고 약간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진수현은 얼굴을 굳히며 말했다. “S국이 H국에 위협을 주기 시작했어. 목표는 바로 너야!”“뭐라고요?” 운기는 깜짝 놀라서 눈을 크게 떴다.“최근 H국과 S국은 좋은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니 H국이 S국의 요구를 거절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고, 그럴 경우 너는 희생양이 될 수밖에 없어.” 진수현이 설명했다.운기는 상황의 심각성을 알 수 있었다. 그는 진수현의 말을 들으며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진수현은 계속해서 말했다. “운기야, 우리 아버님과 장호동 어르신께서 너를 지키기 위해 힘을 다하고 있지만, 지금으로선 네 안전을 보장할 수밖에 없어. 물론, 네가 A국의 카지노 사업을 S국 왕자에게 넘긴다는 조건이 붙어야 하고, 그게 아니라면... 정말로 위험할 거다.”“빌어먹을!” 운기는 주먹으로 식탁을 내리쳤다. 밥그릇이 덩달아 흔들리며 떨어졌다.S국 왕자가 이런 수를 쓸 줄은 예상하지 못했기에 운기는 속이 부글부글 끓었다.옆에서 수정이 운기의 팔을 살짝 잡으며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말했다. “이번 일은 운기 씨가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에요. 절대 무리하지 마세요. 이건 운기 씨가 이길 수 있는 싸움이 아니에요. 우선은 목숨을 지키는 게 가장 중요해요.”운기는 잠시 침묵하다가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걱정 마세요, 수정 씨. 절대 무리하지 않을게요.”진수현도 다시 입을 열었다. “운기야, 네가 대단한 능력을 가지고 있어도 S국 왕자와 비교하면 신분이나 배경 차이가 어마어마해. 이건 네가 아무리 애써도 메울 수 없는 격차야. 이 점을 명확히 알아차려야 해.”운기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진수현의 말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신분과 S국 왕자의 신분을 비교하면 차이가 하늘과 땅 차이였다. S국 왕자의 아버지 한마디면, 먼 곳에서도 운기를 완전히 억누를 수 있었다.“운기야,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알겠지?” 진수현이 물었다.
운기는 A국의 카지노 사업을 S국 왕자에게 파는 것은 그를 돕는 거나 마찬가지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S국 왕자가 자신에게 신세를 진 거라며 아첨을 해도, 운기는 그 말을 믿을 리가 없었다.운기는 자리에서 일어나 아래층으로 내려가 식사를 하러 갔다.다른 한편, A국.S국 왕자가 머무는 호텔 스위트름.쾅! S국 왕자는 테이블 위에 있던 찻잔을 바닥에 내리치고, 테이블을 발로 걷어차며 방 안에 있던 꽃병과 장식품을 닥치는 대로 부수기 시작했다.“빌어먹을! 이 망할 놈!” S국 왕자는 욕설을 퍼부으며 마음속의 울분을 터뜨렸다.그가 이미 낮은 자세로 운기에게 부탁까지 했지만, 운기는 여전히 거래에 동의하지 않았기에 그는 더욱 화가 났다. 그리고 200조 달러라는 말도 안 되는 금액은 애초에 감당할 수도 없는 수준이었다.“이런 엉터리 같은 조언을 해준 게 문제야! 네가 내 체면만 구겨놓은 거라고!” S국 왕자는 검은 슈트를 입은 경호원을 향해 소리쳤다.“죄송합니다, 왕자님. 보통 사업가는 이익이 우선일 텐데, 설마 그 녀석이 200조를 제안해도 거절할 줄은 몰랐습니다.” 경호원 이마에 맺힌 땀을 닦으며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당장 새로운 방법을 찾아내! 안 그러면 네 놈을 가만 두지 않을 거야!” S국 왕자는 경호원을 향해 소리치며 위협했다.경호원은 그 말을 듣자 더더욱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왕자님, 그 녀석은 끝까지 팔지 않을 태세이니 협상은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이제 마지막 방법으로 왕자님께서 어르신께 연락을 드려 H국을 상대로 위협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임운기는 결국 평범한 사람이고 특별한 배경도 없으니, H국은 S국과의 협력 관계를 위해 저희를 도와줄 가능성이 높습니다.”“어쩔 수 없지, 결국 아버지께 부탁을 드리는 수밖에 없겠군.” S국 왕자는 미간을 찌푸리며 대답했다.사실 이번 일로 아버지께 도움을 청하는 것은 매우 자존심 상하는 일이었다. 분명 아버지는 S국 왕자를 무능하다며 호되게 꾸짖을 것이기 때문이
“왕자님, 물론 좋은 방법은 아니지만, 왕자님의 미래를 위해서라면 어쩔 수 없습니다. 우선 임운기에게서 A국의 카지노를 사들인 후에야 임운기와 등을 돌리고 천천히 처리하시면 됩니다.” 경호원이 조언했다.S국 왕자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 “좋아, 내 미래를 위해서 잠시 참아주지.”...한편, 수원.점심 무렵, 운기가 다시 눈을 떴을 때 태나는 이미 자리를 비운 상태였다.운기는 침대 옆에 남겨진 쪽지를 발견했다. 쪽지를 집어 들어 읽어보니, 거기에는 귀여운 메시지와 함께 작은 하트가 그려져 있었다. 태나가 남긴 것이 분명했다.[자기야, 나 점심 준비하러 내려가 볼게요. 일어나면 꼭 내려와서 밥 먹어요!]운기는 쪽지를 보며 중얼거렸다. “아영 씨는 정말 착한 분이야. 절대 실망시키지 말아야지.”하지만 머릿속에 떠오르는 또 다른 문제는 설아, 정문, 서연, 그리고 조영에게 이 일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였다. 그녀들이 자신의 상황을 이해해 줄 거라 믿고 있었지만, 그래도 스스로도 조금 부끄러웠다.그때, 운기의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화면을 보니 A국에서 걸려온 낯선 번호였다.“여보세요, 누구시죠?” 운기가 전화를 받자 S국 왕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임운기씨죠? 전 S국 왕자입니다. 직접 만나서 할 이야기가 있어서 연락드렸습니다.]“할 이야기라니? A국 카지노를 사고 싶어서 연락한 거죠?” 운기가 웃으며 물었다. 사실 운기는 그다지 놀라지 않았다. A국 카지노를 통합하는 문제는 S국 왕자의 명성과 미래가 걸린 중요한 일이었다. 비록 그가 울프를 통해 답을 전했더라도, 이렇게 다시 연락해 올 가능성은 충분히 있었다.[맞습니다, 전 운기 씨가 가지고 계신 카지노 전부를 사고 싶습니다. 가격은 원하시는 대로 부르시면 됩니다. 저희 사이에 안 좋은 일이 있었다 해도,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영원한 적이란 없는 법이잖아요, 어쨌든 이익이 우선인 법 아니겠어요?]S국 왕자가 말했다.“일리가 있네요. 음... 그럼 이 정도로 하죠. 200조
게다가 태나가 정말로 목적이 있어서 자신에게 접근한 것인지 아닌지는, 함께 지내다 보면 자연스럽게 밝혀질 것이다. 그런 목적이 있었다 해도, 운기는 손해를 본 게 아니었다. 오히려 그녀의 첫 경험을 빼앗아 간 셈이니 말이다.“정말이에요?” 태나는 눈물을 닦은 채 밝게 웃으며 맑고 반짝이는 눈으로 운기를 쳐다봤다. 그녀의 얼굴에는 행복한 미소가 가득했다.“물론이죠. 다만... 저를 싫어하거나 원망하진 않으시죠?” 운기가 조심스레 물었다.“제가 왜 운기 오빠를 싫어하겠어요. 오히려 제가 더 걱정이었어요. 오빠는 대단한 분인데, 저는 그저 평범한 여자일 뿐이라서...” 태나는 스스로가 초라하다는 듯 고개를 숙였다.“그런 생각은 하지 마요. 앞으로 아영 씨는 제 여자이고 제가 끝까지 책임질 거예요.” 운기는 그렇게 말하고 태나를 부드럽게 품에 안았다.“네... 정말 고마워요.” 태나는 운기의 품속에 얼굴을 파묻고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입가에는 희미한 미소가 피어올랐다.태나는 자신이 써먹은 이 ‘밀당’이 위험한 한 수였지만, 결국 성공했다는 사실에 안도했다. 이제 운기의 여자가 되어 그의 신뢰를 얻기만 하면, 언젠가 YJ신약의 제조법도 손에 넣을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태나는 그 제조법을 가지고 D국으로 돌아가 자신의 회사를 차리고, YJ신약을 D국 전역에 판매해 큰돈을 벌 생각이었다. 태나는 그 돈으로 천씨 가문을 인수해, 자신을 무시했던 천태성에게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고 싶었다. 그녀는 천태성과 천씨 가문 모두에게 자신이 실력을 가진 사람이라는 걸 알리고 싶었다. “참, 아영 씨에게 솔직히 말할 게 있어요. 사실 저에겐 이미 네 명의 여자친구가 있어요.” 운기는 고백하듯 말했다.“운기 오빠, 저는 오빠의 여자로서 오빠 곁에만 있으면 돼요. 오빠 마음에 제가 조금이라도 자리 잡고 있다면 그걸로 만족해요. 저는 그냥 오빠와의 집을 돌보는 데 최선을 다할게요.” 태나는 상냥하게 말했다.목적을 가지고 있는 태나로선 운기에게 거부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