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서, 이분이 바로 당신이 말한 대단한 고수인가? 하하!”차금강은 도끼를 훑어보더니 너털웃음을 터뜨렸다.도끼는 체구가 작고 말랐으며 허약해 보였다. 어디로 봐도 전임자인 타이거와 전혀 비할 수 없었기에 차금강은 완전히 깔보았다.“선생님, 나 도끼를 얕잡아 보는 거예요?”도끼는 목청이 찢어진 듯 허스키한 소리로 물었다.도끼는 말을 마치고는 발을 동동 굴렀다.“쿵!”큰 소리와 함께 도끼가 디딘 대리석 바닥이 바로 부서졌고 밟힌 곳은 움푹하게 패였다.“좀 재주가 있네.”차금강은 눈이 번쩍 뜨였다. 그러면서 옆에 있는 경호원 한 명을 가리키며 말했다.“너! 도끼의 솜씨를 시험해 봐!”이 경호원은 체구가 우람하고 근육이 발달했다.“선생님, 저요?”그러나 이 경호원은 다소 두려워하는 기색을 보였다. 도끼가 대리석도 부쉈는데 만약 그에게 밟히면…….“가라면 가!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차금강은 경호원을 노려보았다.이 경호원은 고개를 끄덕이며 도끼 앞으로 걸어갈 수밖에 없었다.“하!”경호원이 큰소리로 외친 후에 도끼를 향해 주먹을 날렸다.도끼는 누런 이빨을 드러내며 웃었다. 조금도 피할 기미가 없었다.“펑!”경호원은 온몸의 힘을 다해 도끼를 때렸다.이 경호원은 비록 타이거보다 약하지만 그래도 맹렬한 공격수이기에 차금강은 그를 신변에 두고 경호원으로 쓰고 있었다.일반인이 그의 주먹을 받았다면 피를 토하며 깊은 타격을 받았겠으나 도끼는 안색이 변하지 않은 채 제자리에서 미소를 지었다.“넌 이 정도 힘밖에 없어? 가려운 데를 긁어주는 것도 부족해.”도끼는 쉰 소리를 냈다.“너…….”경호원의 얼굴빛이 변했다.곧이어 굴욕을 느낀 경호원이 연거푸 주먹을 날렸고, 주먹은 빗방울처럼 도끼를 때렸지만 조금도 위협을 주지 못했다.“네가 나를 때릴 수 없으니, 이젠 내 차례야!”도끼는 말을 마치자 갑자기 주먹을 날려 경호원의 가슴을 한 방 때렸다.“푸!”경호원이 쿵 하고 쓰러지며 옆 소파에 부딪혔다.경호원은 피를 두 모금 토한 후
“도끼, 지금 두 사람을 죽이러 가.”차금강이 말했다.“선생님, 혹시 임운기와 그의 경호원을 말하나요?”비서가 얼른 물었다.“쓸데없는 소리, 그들 말고 누가 있겠어!”차금강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선생님, 창양시 언더그라운드 복싱 시합이 곧 시작될 것이니 제가 보기엔 지금 급하게 손을 쓰지 말고 일단 경기가 시작된 후 시기를 봐서 해치워요.”비서가 말했다. 비서는 머뭇거리다가 말을 이었다.“임운기가 언더그라운드 복싱 시합에 참여하면 그의 경호원을 출전시킬 것이니 그때 우리도 도끼를 보내어 경기 도중 때려죽이면 명분도 좋고 창양시에서 위세를 떨칠 수 있어요!”비서는 웃으며 계속 말했다.“이 녀석의 경호원을 죽인 후에 다시 사람을 보내 임운기 이 녀석을 암살하면 보디가드가 없어 쉽게 죽일 수 있어요.”“응, 일리가 있어.”차금강은 고개를 끄덕였다.지난번 경매에서 그는 창양시의 여러 사장 앞에서 망신을 당해 어떻게 체면을 회복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었다.이번 언더그라운드 복싱 시합은 마침 그가 체면을 되찾을 좋은 시기이다.그리고 임운기의 경호원도 죽일 수 있어 일거양득이야.“좋아, 이렇게 진행해.”차금강은 바로 결정을 내렸다.도끼의 대단함을 알게 된 차금강은 도끼가 틀림없이 임운기의 경호원을 해결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이튿날, 화정 그룹.“사장님, 이번 언더그라운드 복싱 시합에서 보낸 요청장입니다. 시간은 3일 후입니다.”본부장 유보성이 요청장을 드렸다.“언더그라운드 복싱 시합? 뭐지?”임운기는 의심스러운 표정을 지었다.“사장님, 창양시 언더그라운드 복싱 협회에서 주최하고 2년에 한 번씩 개최되는 언더그라운드 복싱 시합은 올해가 7회째 시합이에요. 창양시 유명한 사장님들이 많이 참가해요. 그들에겐 오락잔치에요.”유보성이 해석했다.임운기는 초대장을 받은 후 책상 위에 놓았다.“난 가지 않을 거야. 난 이런 일에 흥취가 없어.”임운기는 이런 잔인한 활동에 대해 별로 흥미가 없었다.“사장님, 저도 이런 곳을 싫어하
“보아하니 이 시합에 참여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네.”임운기는 눈을 가늘게 뜨며 말했다.임운기가 참가하지 않으면 차금강에게 졌다고 인정하는 것과 마찬가지다.온종일 창양시 자신이 200억이 넘는 사장은 거의 모두 언더그라운드 복싱 시합의 초청을 받았다. 이런 오락프로를 당연히 놓칠 수 없었다.어느덧 3일이 지나 시합 일이 되었다.이 기간 임운기는 서연을 한번 찾았지만, 여전히 거절당했다. 그녀의 태도로 보아 자신이 책임질 필요가 없다는 뜻이었다.3일 후 시합 당일, 임운기는 운전하여 창양시를 떠나 한 작은 마을에 왔다.여기에 버려진 창고가 하나 있었다. 언더그라운드 복싱 시합이 바로 여기서 열리였다.이곳은 오늘따라 유난히 시끌벅적해 보였다. 고급 차들이 줄지어 창고밖에 세워져 있었다. 상황을 모르고 이곳을 지나간다면 분명히 깜짝 놀랄 것이다. 버려진 창고 밖에 어떻게 이렇게 많은 고급 차가 주차되어 있을까?임운기는 울프와 함께 람보르기니를 운전하여 시합 장소로 갔다.“임 사장님, 안녕하세요!”“임 사장님,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임운기가 차에서 내리자 먼저 도착한 사장들이 얼른 앞으로 다가와 인사를 올렸다.임운기는 류충재의 친 외손자라는 신분으로 창양시 상류사회권에서 흔들릴 수 없는 탑 자리를 가졌다.“임운기!”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임운기가 고개를 돌려 보니 차금강이 그를 향해 성큼성큼 걸어왔다. 그의 곁에는 그의 비서가 따라다녔다.“차금강, 오늘은 경호원 없이 비서만 데리고 왔어? 설마 비서를 시합에 파견하려고?”임운기는 웃음 어린 얼굴로 차금강을 바라보았다. 그러면서 계속 말했다.“아, 맞다! 너의 최고 타자인 타이거가 나의 경호원에게 맞아 죽었으니 넌 쓸만한 사람이 없지?”“뭐? 타이거가 죽었어?”주위에 둘러서서 구경하던 사장들은 모두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타이거가 차 선생님의 최고 타자야. 몇 년 전 언더그라운드 복싱 시합에서 타이거가 출전해 좋은 성적을 이루었지. 그런데 임 사장의 경호원한테 맞아 죽었다니?
“어차피 여기에 왔으니 능력이 좋은 복싱 선수를 고용해서 대신 싸우지 뭐. 이제 선수를 고용할 때 네가 대신 점검해줘.”임운기가 말했다.일이 이미 이 지경에 이르렀으니 다른 방법도 없었다.“그럼요, 저한테 맡기세요.”울프가 자신 있게 대답했다.협회에 많은 복싱 선수들이 대기하고 있기에 돈만 쓰면 고용할 수 있었다.경기장 왼쪽에는 20여 명의 복싱 선수들이 진열장 속의 상품처럼 선택받으려고 서 있었다.여기도 사장님 대여섯 명이 돌아다니며 고르고 있다.“사장님, 저를 선택하세요. 저는 강합니다. 그리고 비싸지 않습니다. 한 경기에 1.4억 원이면 충분합니다.”“사장님, 저도 강해요. 그리고 한 경기에 1억 원밖에 안 돼요!”일부 선수들은 돈을 벌려고 적극적으로 자신을 홍보했다.임운기도 울프를 데리고 이곳에 왔다.이 사람들은 모두 좋은 말로 자신을 소개했고 능력을 과장하기도 했다. 가격도 스스로 정하니 능력 좋은 선수를 고르기 어려웠다.서연의 아버지 서 대표도 때마침 여기서 고른 후 떠나려 했다.“임 사장님도 왔네요.”서 대표는 임운기를 보고 얼른 웃으며 앞으로 나가 인사를 했다.“서 대표님, 서연은 정말 어찌할 도리가 없어요.”임운기는 어쩔 수 없이 말했다.“아휴, 나도 서연이와 많은 말을 했지만 듣질 않아. 나도 이 일로 고민이요.”서 대표가 말했다.“됐어요, 이 일은 나중에 다시 봐요.”임운기는 고개를 저었다.잠시 후 임운기가 다시 말했다.“서 대표님, 당신이 선택한 이 선수는 어떠세요? 얼마에요?”임운기는 이렇게 말하면서 서 대표 신변에 있는 선수를 한번 훑어보았다. 피부가 검고 체구가 우람하여 아주 무서운 인상을 주었다.“시합 한 번 하는데 30억이요. 이들 중에서 가격이 가장 높은 사람인데 틀림없이 강할 거야.”“그럼! 난 그 찌꺼기보다 훨씬 강해! 내가 여기서 제일 강해!”이 선수가 주먹을 불끈 쥐고 말했다.“임 사장, 당신도 선수를 고르시겠어요?”서 대표가 물었다.임운기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요
“운이 형, 진정한 고수는 외모로 판단하지 않아요. 그의 두 손가락 마디를 봐요.”울프가 말했다.임운기가 눈여겨보니 이 남자의 손가락 마디가 시커멓고 굵은 것이 마치 퉁퉁 부은 것처럼 보였다.“그리고 그의 눈빛, 다른 사소한 부분들도 내가 판단하는 근거에요.”울프가 말했다.“그가 고수라는 뜻이야?”임운기가 물었다.울프는 고개를 끄덕였다.“이 20여 명의 선수 중 아마 제일 강할 거에요. 지난번 싸웠던 타이거보다 강해요.”“타이거보다 더 대단해? 그럼 이건 보물이야!”임운기는 기뻐했다.타이거가 울프에게 쉽게 진 것이 아니라 울프가 강했기 때문이다.사실 타이거는 최강자권에서도 이미 아주 대단한 타자였다. 몇 년 전의 언더그라운드 복싱 시합에서 차금강은 타이거를 출전시켜 모두 좋은 결과를 이루었다.“운이 형, 이것은 단지 시급의 언더그라운드 복싱 시합일 뿐이에요. 만약 이 사람을 고용할 수 있다면 오늘 경기에서 우승하기에 충분할 거예요.!”울프가 말했다.“좋아, 우리도 가자!”임운기는 직접 울프를 데리고 이 사람 앞으로 걸어갔다.이 선수는 줄곧 혼자 제자리에 서 있었으며 다른 선수들처럼 주동적으로 선발하러 온 사장에게 자신을 소개하지 않았다. 따라서 그에게 관심이 있는 사장은 전혀 없었다.“이 선수, 당신은 아주 재미있군요. 다른 사람들은 모두 자신을 홍보하느라 바쁜데 당신은 가만히 있네요.”임운기가 웃으며 말했다.남자는 임운기를 한 번 보고 가볍게 말했다.“나는 오히려 아무도 나를 고르지 않았으면 좋겠어.”“어? 왜? 돈 벌고 싶지 않아?”임운기는 의아해했다.“나는 주먹질에 지쳤기 때문이다.”남자는 고개를 저었다.“그러면 여기서 뭐해, 그만둬도 돼.”임운기가 말했다.남자는 임운기를 힐끗 쳐다보더니 눈을 감고 말했다."우리 직업은 들어가고 싶다고 들어갈 수 있는 것이 아니고, 나오고 싶다고 나올 수 있는 것이 아니야.”옆에 있던 울프도 입을 열었다.“운이 형, 규칙대로 만약 그가 언더그라운드 복싱판을 떠나려 한
대화를 통해 임운기도 이 사람의 이름을 알게 되었다.별명이 샤크였다.“운이 형, 사실 저는 방금 전에 제가 모아둔 돈을 다해서 그를 구하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뜻밖에도 운이 형이 돈을 낼 줄 몰랐어요. 마침 저를 위해 절약하게 되었어요.”울프가 살며시 웃었다.임운기는 이번이 두 번째로 울프가 웃는 모습을 보았다.“하하, 우리는 손발이 잘 맞는구나.”임운기는 웃으며 울프의 어깨를 두드렸다.임운기는 울프의 생각에 공감했다. 샤크를 보니 예전의 자신이 생각났고 동병상련 같은 마음으로 샤크를 구해주고 싶었을 것이다.말하는 사이에 임운기는 서 대표가 기다리는 곳으로 돌아갔다.“임 사장, 이것이 바로 당신이 고른 복싱 권투선수인가요? 여위어 보이고 전투력이 별로 없는 것 같은데, 다시 고르지 않아도 되겠어요?”서 대표가 말했다.“아니요.”임운기는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이어 일행은 링 앞으로 가서 자리에 앉았다.임운기가 왔을 때는 이미 사람들이 거의 반 정도 와있었다. 대략 20분가량 앉아서 기다린 후에 사장들은 이미 모두 자리에 앉았다.오늘 대략 40~50명의 사장이 오셨고 나머지는 복서, 경호원, 직원 등이다.정장을 차려입은 한 남자가 무대 위로 올라와 경기 시작을 알렸다.시작하자마자 대머리 사장님이 일어섰다.“사강 그룹 이 사장님, 우리 사의의 원한을 오늘은 청산해야죠?”대머리 사장이 말했다.대머리 사장의 옆에 앉아 있던 복서가 즉시 무대에 올랐다.지명된 사강 그룹 이 사장이 곧 일어섰다.“구 사장님, 제가 당신을 찾으려고 했는데, 당신이 저를 먼저 부르실 줄은 몰랐어요. 저는 오히려 당신이 안 될까 봐 걱정이네요. 시작합시다.”사강 그룹의 사장도 즉시 자신의 복서를 링에 올려놓았다.임운기은 서 대표로부터 이 두 사장이 모두 운수업을 하는 사람으로서 서로 적대적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이 사장님, 진 사람이 경쟁하는 운송로를 양보해야 합니다.”대머리 사장이 말했다.“좋아!”사강 그룹 이사장도 미소를 지었다.양측이
“이렇게 높은 상금은 역대로 보기 드물구나!”사장님들은 모두 약간 흥분하였다.큰 상을 내리면 반드시 용감한 남자가 있다.그래서 또 두 명의 사장이 복서를 무대에 올렸지만 모두 그 동해 복서에게 패했다.“너희 H 국의 복서들은 설마 다 이렇게 약해빠졌나?”동해국 복서가 서투른 우리 말로 말했다.이 말이 나오자 현장에 있던 사장들은 하나같이 노여워하는 기색을 보였다.“젠장, 뜻밖에도 동해놈이 여기서 날뛰게 하다니, 설마 아무도 이길 수 없단 말인가?”“누가 더 강한 권투선수가 있다면, 빨리 그를 수습하러 올려보내!”임운기가 있는 곳.“샤크, 가급적 너를 보내지 않으려고 했는데, 지금 나라의 영예가 걸려 있어서 너를 보내지 않을 수 없어.”임운기가 눈을 가늘게 뜨고 말했다.임운기도 열혈남아로서 어떻게 동해놈이 무대에서 나라를 욕하게 할 수 있겠는가?“운이 형, 이번 시합은 나도 원해요. 나는 이 동해놈을 봐도 화가 나. 형이 나를 출전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올라가서 한바탕 때려주고 싶어요.”샤크가 말했다.“좋아!”임운기는 고개를 끄덕이며 도전할 준비를 했다.“내가 할게!”임운기가 도전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을 때 머지않은 곳에서 갑자기 한목소리가 들려왔다.임운기가 고개를 돌려 보니 차금강이 서서히 일어섰다.“나 차금강이 도전한다!”차금강이 거만하게 말했다. 지금 모두가 이 동해놈을 이기지 못하였기에 만약 그가 이긴다면 바로 최상의 명예를 갖는 것이다.“도끼, 이제 네가 올라갈 차례야. 이 동해놈을 죽여 이름을 날려!”차금강이 도끼에게 말했다.“만약 내가 이기면 40억을 줘야 해!”도끼가 손가락 4개를 내세웠다.“이길 수만 있다면 당연히 문제없어!”차금강은 직접 대답했다.이기기만 하면 200억의 상금이 있는데 40억을 줘도 당연히밑지는 장사가 아니었다.도끼는 이 말을 듣고는 직접 링으로 향했다.도끼가 무대에 오르자 동해국 복서가 힐끗 쳐다보며 말했다.“또 죽으러 왔군.”“죽을 사람은 틀림없이 너야!”도끼는
차금강이 자신에게 도전하는 것은 임운기가 예상한 일이었다.유일하게 임운기를 놀라게 한 것은 차금강이 이렇게 대단한 타자를 찾았다는 것이다.차금강의 타자는 비록 한 경기밖에 하지 않았지만 충분히 실력을 설명해주었다.“샤크, 대처할 수 있겠어?”임운기는 샤크를 바라보며 물었다.“운이 형, 언더그라운드 복서로서 출전해야 할 때는 퇴로가 없어요. 나는 최선을 다해 싸울 것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어요.”샤크가 진지하게 말했다.임운기는 고개를 끄덕이며 일어섰다.“좋아! 도전을 접수하겠어!”임운기도 마찬가지로 도전에 직면하면 자신도 퇴로가 없다는 것을 똑똑히 알고 있다.“와, 임 사장과 차 선생이 또 싸우려 해!”“지난 경매에서 임 사장은 차 선생을 이겼어. 이번엔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르겠어.”현장에 있던 사장들은 귓속말로 의논하기 시작했다. 모두 기대하는 눈치였다.임운기와 차금강이 싸운 것은 구경꾼들에게 좋은 연극을 보여주는 것과 같았다.“임운기, 우리가 겨루는 이상, 규칙을 고쳐야지 않겠어?”차금강이 웃으며 말했다.“어떻게 고치고 싶어?”임운기는 차금강을 바라보았다.“내기해…… 천억을 걸자고! 진 사람은 이긴 자에게 천억을 주는 게 어때?”차금강은 웃으며 말했다.“좋아! 그저 돈 내기야! 나 임운기는 돈이 부족하지 않아!”임운기는 웃으며 말했다.지난 경매 때 임운기는 4000억 원이 넘는 개인 자금이 있었지만 이후 절반 넘는 금액을 보호구역 1번지의 개발 프로젝트에 투자하였다.지금 임운기의 손에는 2000억 정도 남았기에 천억을 꺼낼 수 있었다.게다가 임운기는 돈이 부족할 수가 없었다. 회사 전체가 모두 자신의 것이고 또 언제든지 외할아버지와 돈을 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천억짜리 내기?”현장에 있던 사장들은 모두 감탄을 금치 못했다. 일부 사장들의 총자산을 합해 봐야 천억이 없었다. 이런 규모의 도박은 창양시의 언더그라운드 복싱 시합에서 처음이었다.물론 쌍방은 단순히 내기를 위해서가 아니라 꼭 이기려는 신념 때문이었다
운기가 정말로 S국 왕자를 죽인다면, 운기는 앞으로 평생 도망치게 될 거다. 결국엔 죽음이 닥친다 해도 운기에게는 두려울 것이 없었다. 하지만 운기에게는 남겨진 가족, 친구, 그리고 연인이 있었다. 만약 자신이 평생 도망쳐야 할 신세가 된다면, 그들은 어떻게 될 것인가? 자신이 죽으면 그들은 또 어떤 상황에 놓일 것인가?이러한 생각에 운기는 손을 풀고, 즉시 계약서를 수정하여 금액을 10조로 고친 후 서명했다.계약서에 서명이 완료되자, S국 왕자는 곧바로 운기의 계좌로 10조를 송금했다. 곧이어 입금 문자가 도착했다.“가자.” 운기는 울프에게 말하며 밖으로 걸어 나갔다.S국 왕자는 운기가 떠나는 모습을 보며 옆에 있던 경호원에게 눈짓을 보냈다. 그는 운기를 이대로 보내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경호원은 고개를 끄덕이며 권총을 꺼내어 운기의 등을 겨누었다.탕! 총성이 울려 퍼졌다.그러나 다시 운기를 바라보았을 때, 그는 총에 맞지 않은 듯 멀쩡한 모습으로 고개를 돌리고 있었다.“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S국 왕자와 경호원들은 놀란 나머지 눈을 비볐다. 방금 발사한 총알은 어디로 갔단 말인가? 왜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은 거지?“총알 찾고 있나? 여기 내 손에 있어.” 운기는 차갑게 웃으며 손가락 사이에 낀 총알을 들어 보였다.“뭐, 뭐라고?” 그들은 운기의 손에 들린 총알을 보고 마치 머릿속이 폭발하는 듯한 충격을 받았다. 곧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눈 앞에서 벌어졌다는 사실에 온몸이 얼어붙는 기분이었다.“죽어!”운기는 차가운 눈빛으로 그들을 쳐다보며, 손가락 사이의 총알을 가볍게 던졌다.푹! 총알은 그대로 총을 쏜 경호원의 이마에 박혔고, 그는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너, 너!” S국 왕자는 얼굴이 창백해지며 경악했다. 경호원의 시체가 그의 발밑에 놓여 있는 것을 보고 그의 몸이 떨렸다.“임운기, 네가 감히 내 사람을 죽이다니! 넌 이제 끝장났어!” S국 왕자는 이를 악물며 소리쳤다.운기는 차가운
S국 왕자는 계약서를 들고 웃으며 말했다. “하하, 임운기, 전혀 예상 못 했지? 결국 최후의 승자는 나야. 아침에 네게 팔라고 했을 때 기회를 주었건만, 결국 벌 받는 길을 택했네.”“S국 왕자, 고작 이 카지노 몇 개 얻었다고 진짜 승리했다고 생각한 거야? 우리 사이의 싸움은 이제 시작일 뿐이야.” 운기는 눈을 가늘게 뜨며 차갑게 말했다.“뭐라고? 너 따위가 나와 맞서 싸우겠다고? 도대체 무슨 자격으로?” S국 왕자는 비웃으며 한 글자 한 글자 강조해 말했다.“바로 이걸로!” 운기는 가볍게 주먹을 들어 보였다. 그의 힘, 그것이야말로 운기의 진짜 무기였다.“주먹? 하하하! 네가 아직도 조선시대인 줄 아나 보네. 주먹 하나 믿고 싸우겠다니, 정말 웃겨서 말이 안 나오네!” S국 왕자는 큰소리로 웃음을 터트렸다.“말은 됐고, 계약서에 서명이나 해.” 운기는 냉소를 지었다.S국 왕자는 계약서를 들고 웃으며 말했다. “임운기, 여기에 아직도 200조가 적혀 있네. 뭔가 잘못 알고 있는 거 아냐?”운기는 눈을 가늘게 뜨며 물었다. “그럼 얼마 낼 생각인데?”S국 왕자는 손가락 하나를 들어 보이며 미소를 지었다.“10조?” 운기는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아니, 100원. 그거면 충분하지.” S국 왕자는 조롱하듯 웃었다.“뭐? 100원? S국 왕자, 너무 하는 거 아니야?” 옆에 있던 울프가 화를 터뜨렸다.운기 역시 얼굴에 분노의 기색이 어렸다. 운기는 이 카지노들을 사기 위해 가진 돈을 모두 쏟아부었고, 빚까지 지고 있었다. 그런데 단돈 100원을 주겠다고?“지나치다니, 주도권은 내게 있잖아? 내가 100원이라도 주겠다고 하는 게 어디야?” S국 왕자는 거만하게 웃으며 말했다.“그렇다면, 얘기할 필요도 없겠군.” 운기는 차갑게 말했다.“임운기, 나와 거래하지 않으면 더 이상 살아남기 어려울 거야. 내 손에 네 생사가 달려 있거든!” S국 왕자는 비웃으며 경고했다.“그래?” 운기는 앞에 놓인 강철로
운기는 이번 사건을 또렷이 마음에 새겼다.“이번 일은 나와 진 어르신이 전력을 다해 자네 목숨을 지켜낸 셈이야. 하지만 A국의 카지노들은 어쩔 수 없이 넘겨야 할 거야. 이 문제는 S국과의 석유 자원 협력에 관한 일이라 양보할 수가 없네.” 장호동이 말했다.“알고 있습니다.” 운기는 고개를 끄덕였다.“장 어르신, 정말 감사드립니다.” 운기가 고마움을 전했다.“내가 자네에게 은혜를 입었으니 당연히 도와야지. 그리고 민서준에 대해서는 걱정 말게. 나와 진 어르신이 힘을 합쳐 천천히 처리할 테니 오래 버티진 못할 걸세.” 장호동이 말했다.“알겠습니다.” 운기는 다시 한번 고개를 끄덕였다.민서준은 운기가 혼자 상대하기에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그러니 그를 장호동과 진성훈에게 맡기는 편이 더 나았다....장호동의 집을 떠난 운기는 곧장 공항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그는 울프에게 전화를 걸어 모든 사항을 지시했다.운기가 A국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해가 지고 있었다. 울프가 그를 공항에서 맞이했다.두 사람이 만난 후.“울프, 계약서는 준비됐어?” 운기가 물었다.출발하기 전에 이미 울프에게 준비를 지시해 둔 상태였다.“걱정 마세요, 운이 형. 계약서는 전부 준비해 두었습니다.” 울프가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잠시 후, 울프는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런데 이렇게 그냥 카지노를 S국 왕자에게 넘기는 게 맞나요?”“나도 아쉽긴 하지만 지금은 이 방법밖에 없어.” 운기는 고개를 저었다.잠시 침묵을 지킨 뒤, 운기는 눈을 가늘게 뜨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이번은 단지 작은 승리일 뿐이야. 최후의 승자가 진정한 승자라는 걸 잊지 마. S국 왕자는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거야.”울프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맞아요. 전쟁에서의 승패는 늘 왔다 갔다 하는 법이니까요. 이번 작은 승리는 크게 문제될 게 없죠.”“참, 울프야, 내가 S국 왕자 집안 상황을 조사해보라고 했지? 어떻게 되어가고 있어?”
전화를 끊은 후, 운기는 이번 일에 대해 깊이 생각에 잠겼다.운기는 지금 H국과 M국이 심각하게 대립 중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따라서 S국과 H국 간의 협력은 매우 중요했다. H국은 S국의 석유 자원을 필요로 하고 있으며, 이는 두 나라의 깊은 협력 관계에 기반하고 있다. S국이 지닌 석유 매장량은 세계에서도 상위권에 속하며, 원래는 M국과 긴밀하게 협력했으나 최근 몇 년 사이 H국과 손을 잡게 된 것이다.단순히 S국 하나가 문제가 되는 건 아니었다. 이 문제는 H국과 M국의 갈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H국이 S국과의 협력 관계를 잃게 된다면 석유 자원 측면에서 약점을 잡히게 되는 상황이었다.반면 운기는, 수사라는 신분을 제외하면 아무런 배경이 없는 상인에 불과했다. 이런 상황에서 선택이 명확했다.비록 운기가 수사라 해도 지금은 실단에 불과했다. 현대의 무기들은 여전히 그에게 큰 위협이 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아무리 운기가 빨리 달릴 수 있다 해도 미사일은 피할 수 없다. 초음속 전투기조차도 피할 수 없는 이 미사일을 피하기는 불가능한 일이다.게다가 운기에게는 친구, 가족, 연인이 있다. 그들 역시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운기 혼자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다 해도, 그들을 어떻게 지키겠는가?이런 생각에 잠기자 운기는 한없이 무력감을 느꼈다.“아직... 너무 부족해.” 운기는 자신의 두 손을 보며 중얼거렸다.만약 자신이 신단 이상의 강자였다면, 혹은 그 이상의 실력에 도달한 존재였다면, 이러한 상황을 쉽게 뒤집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다. 절대적인 힘 앞에서는 이런 문제들은 문제조차 되지 않기 때문이다.하지만 지금의 운기에게 있어선 너무나 먼 이야기였다.이 일은 오히려 운기의 마음속에 강해지고 싶은 열망을 더욱 불태우게 했다.“좋아, 나 자신을 위해서, 그리고 S국의 석유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A국의 카지노들은 포기하지.” 운기는 속삭이듯 말했다.운기는 H국이 이 석유 자원을 확보하기를 진심으로 바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당장 나랑 가자!” 진수현이 얼굴을 굳히며 호통쳤다.“아버지!” 수정은 발을 구르며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한쪽은 운기, 한쪽은 진수현이었기 그녀는 그 사이에서 난감한 상황이었다.운기는 힘겹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수정 씨, 아버님 말씀 들으세요. 전 괜찮으니까 걱정하지 마세요.”“그, 그럼 어쩔 수 없네요.” 수정은 운기의 말에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수정은 진수현을 따라 집을 나섰다.그들이 떠난 후.“운기 오빠, 무슨 큰일이 생긴 거예요? 얼굴이 너무 안 좋아 보여요.” 태나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운기의 손을 잡았다.“별일 아니에요.” 운기는 억지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그때, 운기의 핸드폰이 울렸다.발신자를 확인하니, 이름이 저장되어 있지 않았지만 아침에 전화가 왔던 S국 왕자의 번호임을 기억해냈다. 그가 운기에게 A국의 카지노를 팔라고 부탁했던 그 번호였다.운기는 잠시 고민한 끝에 전화를 받았다.[임운기, 내가 아침에 말했지? 순순히 팔면 큰돈을 벌 기회라고. 하지만 네가 내 경고를 무시하고 내 실력을 무시했으니 기회를 놓치게 된 거야. 이제 알겠지 내 힘이 어떤지?] S국 왕자는 전화를 받자마자 거만하게 말했다.“어차피 내 손에 있는 카지노를 원하는 거잖아? 네가 원한 대로 카지노를 넘길테니, 내가 보낸 사람들과 직접 서류 교환하면 되겠지.” 운기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아니, 난 네가 직접 A국에 와서 나와 거래를 했으면 좋겠는데? 난 네 울상인 표정을 직접 보고 싶거든.] S국 왕자는 웃으며 말했다.“이, 이쯤에서 그만두는 게 어때?”운기의 눈에 분노의 불길이 일어났다.[왜? 화났어? 하하, 네가 화를 내면 나는 오히려 더 기쁘거든!] S국 왕자는 조롱하듯 웃음을 터트렸다.S국 왕자의 웃음소리에 운기는 두 손을 꽉 쥐며 분노로 손이 떨렸다. S국 왕자는 웃음을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말했다. [너는 지금 나한테 따질 자격조차 없어. 순순히 A국으로 와
“무슨 일이 있었던 거죠?” 운기는 젓가락을 내려놓고 약간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진수현은 얼굴을 굳히며 말했다. “S국이 H국에 위협을 주기 시작했어. 목표는 바로 너야!”“뭐라고요?” 운기는 깜짝 놀라서 눈을 크게 떴다.“최근 H국과 S국은 좋은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니 H국이 S국의 요구를 거절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고, 그럴 경우 너는 희생양이 될 수밖에 없어.” 진수현이 설명했다.운기는 상황의 심각성을 알 수 있었다. 그는 진수현의 말을 들으며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진수현은 계속해서 말했다. “운기야, 우리 아버님과 장호동 어르신께서 너를 지키기 위해 힘을 다하고 있지만, 지금으로선 네 안전을 보장할 수밖에 없어. 물론, 네가 A국의 카지노 사업을 S국 왕자에게 넘긴다는 조건이 붙어야 하고, 그게 아니라면... 정말로 위험할 거다.”“빌어먹을!” 운기는 주먹으로 식탁을 내리쳤다. 밥그릇이 덩달아 흔들리며 떨어졌다.S국 왕자가 이런 수를 쓸 줄은 예상하지 못했기에 운기는 속이 부글부글 끓었다.옆에서 수정이 운기의 팔을 살짝 잡으며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말했다. “이번 일은 운기 씨가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에요. 절대 무리하지 마세요. 이건 운기 씨가 이길 수 있는 싸움이 아니에요. 우선은 목숨을 지키는 게 가장 중요해요.”운기는 잠시 침묵하다가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걱정 마세요, 수정 씨. 절대 무리하지 않을게요.”진수현도 다시 입을 열었다. “운기야, 네가 대단한 능력을 가지고 있어도 S국 왕자와 비교하면 신분이나 배경 차이가 어마어마해. 이건 네가 아무리 애써도 메울 수 없는 격차야. 이 점을 명확히 알아차려야 해.”운기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진수현의 말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신분과 S국 왕자의 신분을 비교하면 차이가 하늘과 땅 차이였다. S국 왕자의 아버지 한마디면, 먼 곳에서도 운기를 완전히 억누를 수 있었다.“운기야,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알겠지?” 진수현이 물었다.
운기는 A국의 카지노 사업을 S국 왕자에게 파는 것은 그를 돕는 거나 마찬가지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S국 왕자가 자신에게 신세를 진 거라며 아첨을 해도, 운기는 그 말을 믿을 리가 없었다.운기는 자리에서 일어나 아래층으로 내려가 식사를 하러 갔다.다른 한편, A국.S국 왕자가 머무는 호텔 스위트름.쾅! S국 왕자는 테이블 위에 있던 찻잔을 바닥에 내리치고, 테이블을 발로 걷어차며 방 안에 있던 꽃병과 장식품을 닥치는 대로 부수기 시작했다.“빌어먹을! 이 망할 놈!” S국 왕자는 욕설을 퍼부으며 마음속의 울분을 터뜨렸다.그가 이미 낮은 자세로 운기에게 부탁까지 했지만, 운기는 여전히 거래에 동의하지 않았기에 그는 더욱 화가 났다. 그리고 200조 달러라는 말도 안 되는 금액은 애초에 감당할 수도 없는 수준이었다.“이런 엉터리 같은 조언을 해준 게 문제야! 네가 내 체면만 구겨놓은 거라고!” S국 왕자는 검은 슈트를 입은 경호원을 향해 소리쳤다.“죄송합니다, 왕자님. 보통 사업가는 이익이 우선일 텐데, 설마 그 녀석이 200조를 제안해도 거절할 줄은 몰랐습니다.” 경호원 이마에 맺힌 땀을 닦으며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당장 새로운 방법을 찾아내! 안 그러면 네 놈을 가만 두지 않을 거야!” S국 왕자는 경호원을 향해 소리치며 위협했다.경호원은 그 말을 듣자 더더욱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왕자님, 그 녀석은 끝까지 팔지 않을 태세이니 협상은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이제 마지막 방법으로 왕자님께서 어르신께 연락을 드려 H국을 상대로 위협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임운기는 결국 평범한 사람이고 특별한 배경도 없으니, H국은 S국과의 협력 관계를 위해 저희를 도와줄 가능성이 높습니다.”“어쩔 수 없지, 결국 아버지께 부탁을 드리는 수밖에 없겠군.” S국 왕자는 미간을 찌푸리며 대답했다.사실 이번 일로 아버지께 도움을 청하는 것은 매우 자존심 상하는 일이었다. 분명 아버지는 S국 왕자를 무능하다며 호되게 꾸짖을 것이기 때문이
“왕자님, 물론 좋은 방법은 아니지만, 왕자님의 미래를 위해서라면 어쩔 수 없습니다. 우선 임운기에게서 A국의 카지노를 사들인 후에야 임운기와 등을 돌리고 천천히 처리하시면 됩니다.” 경호원이 조언했다.S국 왕자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 “좋아, 내 미래를 위해서 잠시 참아주지.”...한편, 수원.점심 무렵, 운기가 다시 눈을 떴을 때 태나는 이미 자리를 비운 상태였다.운기는 침대 옆에 남겨진 쪽지를 발견했다. 쪽지를 집어 들어 읽어보니, 거기에는 귀여운 메시지와 함께 작은 하트가 그려져 있었다. 태나가 남긴 것이 분명했다.[자기야, 나 점심 준비하러 내려가 볼게요. 일어나면 꼭 내려와서 밥 먹어요!]운기는 쪽지를 보며 중얼거렸다. “아영 씨는 정말 착한 분이야. 절대 실망시키지 말아야지.”하지만 머릿속에 떠오르는 또 다른 문제는 설아, 정문, 서연, 그리고 조영에게 이 일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였다. 그녀들이 자신의 상황을 이해해 줄 거라 믿고 있었지만, 그래도 스스로도 조금 부끄러웠다.그때, 운기의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화면을 보니 A국에서 걸려온 낯선 번호였다.“여보세요, 누구시죠?” 운기가 전화를 받자 S국 왕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임운기씨죠? 전 S국 왕자입니다. 직접 만나서 할 이야기가 있어서 연락드렸습니다.]“할 이야기라니? A국 카지노를 사고 싶어서 연락한 거죠?” 운기가 웃으며 물었다. 사실 운기는 그다지 놀라지 않았다. A국 카지노를 통합하는 문제는 S국 왕자의 명성과 미래가 걸린 중요한 일이었다. 비록 그가 울프를 통해 답을 전했더라도, 이렇게 다시 연락해 올 가능성은 충분히 있었다.[맞습니다, 전 운기 씨가 가지고 계신 카지노 전부를 사고 싶습니다. 가격은 원하시는 대로 부르시면 됩니다. 저희 사이에 안 좋은 일이 있었다 해도,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영원한 적이란 없는 법이잖아요, 어쨌든 이익이 우선인 법 아니겠어요?]S국 왕자가 말했다.“일리가 있네요. 음... 그럼 이 정도로 하죠. 200조
게다가 태나가 정말로 목적이 있어서 자신에게 접근한 것인지 아닌지는, 함께 지내다 보면 자연스럽게 밝혀질 것이다. 그런 목적이 있었다 해도, 운기는 손해를 본 게 아니었다. 오히려 그녀의 첫 경험을 빼앗아 간 셈이니 말이다.“정말이에요?” 태나는 눈물을 닦은 채 밝게 웃으며 맑고 반짝이는 눈으로 운기를 쳐다봤다. 그녀의 얼굴에는 행복한 미소가 가득했다.“물론이죠. 다만... 저를 싫어하거나 원망하진 않으시죠?” 운기가 조심스레 물었다.“제가 왜 운기 오빠를 싫어하겠어요. 오히려 제가 더 걱정이었어요. 오빠는 대단한 분인데, 저는 그저 평범한 여자일 뿐이라서...” 태나는 스스로가 초라하다는 듯 고개를 숙였다.“그런 생각은 하지 마요. 앞으로 아영 씨는 제 여자이고 제가 끝까지 책임질 거예요.” 운기는 그렇게 말하고 태나를 부드럽게 품에 안았다.“네... 정말 고마워요.” 태나는 운기의 품속에 얼굴을 파묻고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입가에는 희미한 미소가 피어올랐다.태나는 자신이 써먹은 이 ‘밀당’이 위험한 한 수였지만, 결국 성공했다는 사실에 안도했다. 이제 운기의 여자가 되어 그의 신뢰를 얻기만 하면, 언젠가 YJ신약의 제조법도 손에 넣을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태나는 그 제조법을 가지고 D국으로 돌아가 자신의 회사를 차리고, YJ신약을 D국 전역에 판매해 큰돈을 벌 생각이었다. 태나는 그 돈으로 천씨 가문을 인수해, 자신을 무시했던 천태성에게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고 싶었다. 그녀는 천태성과 천씨 가문 모두에게 자신이 실력을 가진 사람이라는 걸 알리고 싶었다. “참, 아영 씨에게 솔직히 말할 게 있어요. 사실 저에겐 이미 네 명의 여자친구가 있어요.” 운기는 고백하듯 말했다.“운기 오빠, 저는 오빠의 여자로서 오빠 곁에만 있으면 돼요. 오빠 마음에 제가 조금이라도 자리 잡고 있다면 그걸로 만족해요. 저는 그냥 오빠와의 집을 돌보는 데 최선을 다할게요.” 태나는 상냥하게 말했다.목적을 가지고 있는 태나로선 운기에게 거부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