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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1화

마른 노인은 윤도훈을 뚫어지게 쳐다보면서 이유 모를 차가움과 의문을 드러내고 있었다.

“악연이요?”

다짜고짜 상대에게 그러한 말을 듣게 된 윤도훈은 순간 눈살이 찌푸려졌다.

“저와 처음 보는 사이라고 직접 말씀하시고서 악연이라니 그게 저는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윤도훈 역시 그와 마찬가지로 두 눈에 의혹을 품고 있다.

용천관철술을 지니고 있는 윤도훈은 무몽과 어떠한 연관이 되어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을 해보아도 그 이유를 찾을 수 없었다.

‘어쩌면 불행이 닥칠지도 모른다는 암시일까?’

‘무몽 그리고 역명각과 악연을 맺게 될 수도 있다는 말일까?’

하지만 먼 길을 마다하고 왔으니 이유 모를 느낌 따위에 희망을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어쩌면 율이의 저주를 풀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

윤도훈은 웃으면서 가능한 한 상대에게 대수롭지 않다는 듯한 느낌을 안겨다 주고 싶었다.

마른 노인을 바라보고 있는 윤도훈은 도통 그의 실력을 예측할 수 없었다.

그 말인즉슨, 마른 노인의 정체는 적어도 금단 경지 이상의 실력을 지닌 강자라는 것이다.

‘조심해야 해.’

“제 느낌이 틀렸을 수도 있고요.”

무몽은 가타부타 고개를 저으면서 윤도훈과의 ‘악연’에 더 이상 연연하지 않았다.

굳이 신경 쓸 정도로 강한 느낌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하물며 무몽은 윤도훈이 자신과 역명각의 운명 따위를 좌우지할 수 있을 정도로 능력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무몽은 말머리를 돌리면서 예리한 눈빛으로 윤도훈을 바라보았다.

“제 스승님을 뵙고 싶다고 그러셨습니까?”

“네, 역명각을 찾아온 이유는 무구지 선배님께 도움을 청하고 싶어서입니다. 제 딸이 이유 모를 저주에 걸려서 괴로워하고 있는데, 무구지 선배님께서 나서서 도와주셨으면 합니다.”

윤도훈은 바로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그 말을 듣고서 무몽은 고개를 끄덕였을 뿐 그 어떠한 표정과 정저석 파동도 보이지 않았다.

“스승님께서 세간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지 오래되셨습니다. 그렇다고 만날 수 없는 건 아닙니다.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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