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수학과 하장풍은 의문을 금치 못한 채 물었다.“그 누구에게도 알려주지 않으려고 했었는데 하란파의 백아름도 이곳에 들어올 줄은 몰랐거든요. 하란파에서 일부러 백아름을 들여보낸 것 같기도 하고요. 그 이유는 뭐다? 하란파에서도 그 신약에 대해서 알고 있다는 거죠. 저 하나만으로는 백아름을 당해낼 수 없을 것 같으니 두 분께 이렇게 제안을 하고 있는 거예요. 같이 손잡고 일단 백아름부터 없애고 각자 실력대로 신약을 사이에 두고 싸우는 건 어때요?”임시원의 말에 하장풍과 임수학은 안색이 한동안 변화무쌍했다.망설이는 듯 무엇인가를 생각하고 있는 듯한 모습으로 말이다.“손잡고 백아름을 없애자고요? 그럼, 하란파와 적이 될 수도 있다는 말이잖아요.”임수학은 다소 꺼리는 듯한 모습이었다.“개인 시련이고 그 어떠한 싸움도 살육도 허락한다고 분명히 말했었잖아요. 백아름을 상대로 그 어떠한 공격도 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 적도 없잖아요. 참가한 그 순간부터 백아름 또한 위험을 직면할 준비를 했어야 했고 하란파 사람들도 분명히 알고 있을 거예요. 백아름을 죽이지만 않는다면 하란파에서도 뭐라고 할 수 없을 거예요. 이번 청황 대회를 주최한 사람이 하란파가 맞긴 하지만 하란파에서 모든 걸 결정할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여러 은둔 세력이 뒤에서 지키고 있는데 막무가내로 할 수 있겠어요? 이러한 좋은 기회가 있는 만큼 그 누구든 쟁취하려고 접어들 거예요. 마지막 승자가 누가 될지는 각자 역량에 따르는 거죠.”다소 진지한 임시원의 말에 임수학과 하장풍은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두 사람 모두 눈빛이 이글이글 타오르는 것이 기대도 한껏 한 모습이다.그렇다. 백아름을 건드리면 안 된다는 규정은 없었다.금도문과 하씨 가문 역시 5대 은둔 세력을 등에 업고 있다.백아름을 죽이지만 않는다면 하란파에서 그 어떠한 소리도 내지 못할 것이다.“좋아요.”“지금 이 시간부로 우리 세 사람 한배를 탄 거예요.”“백아름부터 없애고 각자 실력대로 신약을 쟁취하는 거예요.”...도운시
“전화 받아. 무슨 말 하려는 지 들어봐야 할 것 아니야. 그 사람들 손에 아빠가 있는데...”이진희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이원은 고개를 끄덕이고서 전화를 받았다.무거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는데.“여보세요?”“어떻게 생각은 다 하셨나요? 레드 용 회장님께서 이 정도 기다려주시면 꽤 기다려 주신 건데...”외눈박이가 어두운 목소리로 협박을 가했다.“우리 아버지한테 무슨 짓을 한 거예요!”화가 치밀어 올랐지만, 걱정한 마음이 더욱 큰지라 꾹꾹 억누르며 물었다.“어르신, 아드님께서 긴히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다고 하시네요. 그만 저항하고 얼른 우리 회장님 가랑이 사이로 기어들어 오라고 하세요. 아니면 너도 죽어!”전화기 너머 외눈박이의 비아냥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이윽고 이원은 이천수의 소리를 듣게 되는데.“원아, 아빠 괜찮으니 신경 쓰지 마...”펑-이천수는 말을 채 하기도 전에 외눈박이의 발길질에 멀리 날아가 버렸다.외눈박이는 삼엄한 소리로 욕설을 퍼부었다.“어르신, 죽고 싶어서 환장했어요? 어디 한번 지옥이 뭔지 보여드릴까요? 미친놈의 X끼가 쥐 죽은 듯이 가만히 있을 것이지 어디서 소리 지르고 지랄이야!”전화기 너무 욕설이 들려오자, 이원은 미친 듯이 소리를 질렀다.“그만 해!” “어머, 놀라셨어요? 아버님은 아직 숨이 붙어 있어요. 주제 파악 못 하고 들이대는 걸 보니 아직 생생하고요. 근데 다시 한번 말하는데 인내심이 거의 바닥나려고 해요. 그러니 이쯤에서 도운시 지하 회의를 주최하는 게 좋을 거예요. NC 조직에 부하들 데리고 들어오겠다고... 아니면 아버님의 생사는 더 이상 지켜드릴 수 없을 거예요.”외눈박이가 비아냥거린 목소리로 험상궂게 말했다.“알았어요.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답변드릴게요. 그러니 제발 우리 아버지한테 손대지 말아주세요. 부하들에게 열심히 설득하고 있으니 시간이 좀 필요해요. 아니면 그쪽으로 넘어가서도 레드 용 회장님 말씀에 따르지 않을 거예요. 제 부하들이 들고 일어서는 걸 원하시는 건 아
“알고 있어요.”...하란파 신약곡 산골짜기 안에서.윤도훈과 고향기는 백아름 뒤를 ‘지키며’ 함께 커다란 산봉우리를 향해 걸어가고 있다.산과 가까워질수록 영약의 종류도 점점 많아졌다.세 사람은 가끔 걸음을 멈추고 신약을 채집하기도 했는데, 주머니가 점점 부풀어 올랐다.가끔 다른 시련 참가 선수들까지 맞이하게 되었는데, 윤도훈으로 하여금 혀를 내두르게 하는 일이 종종 일어나곤 했다.도도해 보이고 청아해 보이는 백아름이 선뜻 나서서 다른 참가선수의 수확품을 앗아간 것을 보고 말이다.자기 물건을 챙기기라도 하듯이 날강도가 따로 없었다.하지만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은 아니었다.이번 시련에서 백아름이 1위를 차지할 것이라는 틀에 박힌 일이라 그녀 역시 절대적인 우세를 확보하기 위해서였으니 말이다.점심시간이 다가올 때쯤, 윤도훈은 그 커다란 산봉우리가 똑똑하게 보이기 시작했다.해발이 무려 2천 미터 정도나 되는 망치 모양의 화산으로 가까워질수록 그 웅장함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그와 동시에 신약산 산골짜기에 들어선 순간 보게 되었던 짙은 안개도 점점 옅어지는 느낌이었다.산과 가까워지면서 그 안개마저도 사라진 것만 같았다.무엇인가에 흡수된 듯이 말이다.바로 이때 기이한 광경이 세 사람의 눈앞에 펼쳐졌다.커다란 화산 꼭대기에서 갑자기 붉은 빛이 퍼져 나오기 시작하더니 붉은색 광막이 하늘을 뚫고 치솟는 것만 같았다.무려 30초 정도 지속되고서야 서서히 사라졌다.윤도훈은 두 눈을 가늘게 뜨고 유심히 바라보았는데, 천재지보가 나타나기 전에 일어나는 이상한 광경이라고 속으로 생각했다.“얼른 가요. 얼른!”백아름은 표정이 굳어지더니 바로 윤도훈과 고향기를 향해 소리치며 다그쳤다.이윽고 속도를 높여 먼저 앞으로 내달리기 시작했다.고개를 돌려 윤도훈을 차갑게 바라보며 위협하는 말투로 말이다.윤도훈은 만약 지금 이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지체한다면 아니면 이 틈을 타서 백아름의 손에서 벗어나려고 한다면 그녀가 절대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는 직감이
기이한 광경이 나타났으니, 사람들은 이름 모를 보물이 나타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마음에 달려든 것이다.다만 산꼭대기에 오르자마자 백아름과 임수학 일행이 이미 와 있음을 미처 생각지 못하고 호정우와 전진은 속으로 수군거렸다.초급 후기 절정 실력은 결코 약하는 건 아니지만 결단 고수와 맞서기에는 아직 갓난아이와 다름이 없다.이러한 상황에서 호정우는 바로 지체없이 백아름의 등 뒤로 숨으며 그녀를 믿기로 한 것이다.전진도 똑같이 정신을 차려 호정우와 함께 백아름 쪽으로 전형을 기울인 것이고.그렇게 눈 깜짝할 사이에 산꼭대기에는 두 무리의 사람이 서로 얼굴을 붉히게 되었다.백아름을 선두로 한 무리는 사람이 적지 않지만 백아름을 제외하고는 겉으로 보기에는 다들 실력이 고만고만해 보였다.그리고 다른 한 무리는 금도문의 임수학, 하씨 가문의 하장풍, 흑월교의 임시원으로 구성된 3대 결단 초기 강자들이다.“백소주께서도 이제 곧 세간에 나타날 신약을 위해서 왔나 봐요?”백아름 일행을 향해 다가오며 임수학이 웃으며 말했다.흑월교의 임시원은 일부러 단결 초기 강자의 기운을 내뿜으며 자신의 시력을 뽐냈다.백아름은 눈살을 찌푸린 채 세 사람을 보고서 얼굴이 점점 굳어졌다.단결 초기 강자가 똘똘 뭉치게 될 것이라고 미처 생각하지 못한 눈치였다.임수학과 하장풍이 손을 잡은 건 더더욱 놀라 놀 자였다.아무리 결단 중기 강자라고 하더라도 세 명의 결단 초기를 맞서는 건 좀 버거운 일이다.하물며 곁에 있는 사람들까지 별다른 쓸모가 없어 보였다.“빼앗으려고 그러는 거예요?”백아름은 차가운 얼굴과 더불어 억센 말투로 물었다.강력한 기운이 순식간에 사방으로 흘러 나갔고 뜨거운 환겨이 순간 차가워지기는 것만 같았다.“먼저 가진 사람이 임지인게 아니겠어요? 물론 빼앗아 온 사람이 임자일 수도 있고요.”“설마 이곳이 하란파 영역이라며 이제 곧 나타날 신약도 하란파 소유물이라고 우기는 건 아니겠죠?”임시원은 입고 있는 검은 옷을 떨치며 차갑게 웃었다.백아름은 콧방귀
이러한 상황 앞에서 호정우는 백아름에게 잘 보이려고 기회를 잡으려고 한 것이다.“호정우 씨, 그만하시죠. 당신 실력으로는 쨉도 안 돼요.”임수학이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백아름 역시 몰래 입을 삐죽거렸으나 대놓고 얘기하지 않았다.“호!”바로 이때 난폭한 고함이 화산 아래서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무서운 기운이 스멀스멀 위로 퍼져 오르고 있다.그 강력한 기운에 현장 사람들은 안색이 확 달라지고 말았다.“강력한 기운이 있는 걸 보아하니 저 화산 밑에 무서운 짐승이 이제 곧 나타날 신약을 지키고 있는 것 같네요.”임시원이 놀란 목소리로 말했다.“당연한 소리를 뭐 그렇게 거창하게 말하는 거죠?”백아름이 비아냥거리며 말했다.“기운으로 봐서는 적어도 결단 후기 절정 시력으로 느껴지는데요?”허씨 가문의 하장풍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바로 이때 흑월교의 성자 임시원이 제의를 건넸다.“백소주, 손 잡는 건 어때요?”그 말을 듣고서 백아름은 피식 웃었다.“그럴 마음 없는데요. 아니면 세 사람이 손잡고 내려가서 죽이고 오는 건 어때요? 그럼, 신약은 당신들 몫으로 인정해 드릴게요.”말을 마치고 백아름은 아주 덤덤하게 다리를 접고 앉았다.‘손을 잡아?’결단 초기 강자 세 명과 손을 잡는다고 해도 결단 후기 절정의 맹수를 저항할 수 없다.같은 차원일 경우에도 천지가 육성한 맹수는 전투력이 일반 수련자보다 더욱 강대한 편이다.하물며 경지마저 그들보다 훨씬 더 높으니 말이다.유일한 방법은 지금 그들의 손을 빌려 맹수를 따돌리고 기회를 틈타 신약을 얻어야 한다.“당신...”임수학은 백아름의 말에 노여움을 드러냈다.그러나 바로 이때 임시원이 그 앞을 가로막았다.“허허, 조급해하실 필요 없어요. 그 누구도 가지지 못할 수도 있고요.”그렇게 말하면서 임시원 역시 다리를 접고 앉았다.지금으로서는 상황이 너무 뚜렷하다.어느 한쪽이든 먼저 내려가는 쪽이 손해를 보는 것이라고.백아름은 그 모습을 보고 겉으로는 덤덤했지만 노여움과 초조함이 눈 밑 깊
백아름의 말에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순간 멍해졌고 다들 기이한 눈빛으로 윤도훈을 바라보았다.당황한 그들과 반대로 윤도훈은 덤덤한 얼굴에 눈빛이 이글이글 타올랐다.“뭐라고요?”백아름을 째려보며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뛰어 내려가서 저 맹수 좀 유인하라고요. 신약만 얻어주시면 그에 마땅한 보상은 얼마든지 드릴게요.”말하면서 백아름은 주위를 살펴보더니 삼엄하고 난폭한 소리로 덧붙였다.“개인 시련에서 적어도 5등은 할 수 있게 해 줄게요.”말이 떨어지자 윤도훈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은 고소한 듯한 모습이 가득했다.임수학, 하장풍 그리고 임시원 세 사람은 백아름의 생각을 듣고서 눈앞이 다 환해졌다.그렇다. 다른 사람이 맹수를 유인하기만 하면 틈을 타서 신약을 빼앗아오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윤도훈은 콧방귀를 뀌며 백아름을 보더니 자기도 모르게 주먹을 잡아당겼다.이쯤이 되어서야 백아름이 앞서 말했던 ‘도구’가 무슨 뜻인지 알 수 있었다.고향기는 눈살을 찌푸리며 달갑지 않은 기색을 드러냈다.“백소주, 고도훈에게 저 맹수를 따돌리라고 하는 건 죽으러 들어가라는 것과 같은 말이 아닌가요?”“그리고 사람들도 많은데 왜 하필 저 사람보고 들어가라고 하는 거죠?”수많은 사람들 가운에 고향기만이 윤도훈을 위해 불평을 토로해냈다.“아니면 제가 왜 호정우 손에서 두 사람을 구했을까요? 수많은 사람들 가운데 굳이 고도훈 씨를 선택한 이유가 뭐냐고요? 가장 적합하니 그런 거죠.”말하면서 백아름은 윤도훈을 바라보며 비아냥거린다는 듯이 입꼬리를 올렸다.“방어 능력이 강하다면서요? 초급 중기 실력으로 결단 경지 공격을 당해낸 거라면 적어도 목숨은 부지할 수 있지 않겠어요? 맹수 앞에서 조금이라도 버틸 수 있지 않겠냐는 말이에요.”실은 또 다른 부분도 있었으나 말하지 않았다.그건 바로 윤도훈 자체가 재수 없다는 것이다.미녀 소주 백아름은 도도하고 차가운 것이 마음이 너그러운 것 같으나 실은 사소한 것도 오래 기억하는 그런 소심한 인간이다.그 말을 듣고
그러한 이유로 백아름은 고향기를 앞장세워 윤도훈을 협박했다.‘뛰어내리시죠.”“뛰어내려! 아니면 백소주가 널 죽이지 않더라도 우리가 널 죽이고 말 거야.”“뛰어내려! 어쩌면 목숨이 간당간당하게 붙어있을 수도 있고 네 동문도 지킬 수 있잖아.”“하하, 고수가 여자였어? 뛰어내리지 않으면 너부터 죽여버리고 저 여자 우리가 어떻게 할 거 같아?”임수학과 호정우 등이 윤도훈을 향해 압박을 더하기 시작했다.윤도훈은 그런 그들을 바라보며 두 눈이 점점 반짝거렸는데, 점점 이성을 잃는 모습이었다.차가운 웃음도 분노도 점점 커지는 것만 같았다.쏴-바로 이때 고향기가 윤도훈의 곁으로 다가왔다.“뛰지 마. 뛰어내리면 넌 반드시 죽게 되어 있어.”“아니면 그냥 목숨 걸고 싸우면 그만이야.”“한 명 죽여도 좋고 두 명 죽여도 좋으니 절대 뛰어내리지 마.”고씨 가문의 천재 소녀는 양손에 칼을 쥔 채 언제든지 공격할 준비를 하려고 했다.어여쁜 얼굴에 결의와 단호한 빛이 가득했고 당당하게 윤도훈의 곁에 섰다.윤도훈은 멍하니 있다가 고향기를 지그시 바라보았다.지금껏 자기를 적대시하고 달갑지 않아 했던 고향기가 이렇게 나올 줄은 몰랐던 것이다.“그럴 필요 없어.”윤도훈은 고향기의 어깨를 토닥이며 말했다.“날 위해 목숨 건 너였잖아. 그래서 죽는 한이 있어도 빚지고 싶지 않아.”“지금 이 상황에서까지 그렇게 센 척이 하고 싶어?”고향기가 이를 악물고 물었다.호정우와 전진 등의 협동 공격에 고향기가 절망에 빠진 그 순간에 윤도훈이 불쑥 나타난 건 다소 어리석어 보이는 행동이긴 했지만, 실은 내심 엄청 감동을 받았었다.바보 같은 녀석이 자기를 위해 목숨까지 마다할 줄은 몰랐다면서.따라서 지금 모두가 윤도훈을 압박하고 있을 때 고향기 역시 전의 그와 마찬가지로 윤도훈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를 원했던 것이다.죽으며 그만이지 하는 마음으로.아니면 홀로 남겨진 고향기 역시 좋은 결과는 맞이할 수 없을 것이다.윤도훈이 뛰어 내려가면 고향기 역시 백아름에게 있어
“고도훈, 너...”윤도훈 뒤에 서 있는 고향기 역시 범상치 않은 기운을 느끼고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멀리 떨어져 있어. 조심하고.”윤도훈의 얼굴에 포악하고 사악한 웃음이 떠올랐다.이윽고 발밑을 툭툭거리더니 총알처럼 앞으로 달려 나갔다.무서운 기운이 가장 앞에 있는 호정우를 포위해 버렸다.기고만장하고 곳곳마다 자기를 겨냥하는 호씨 가문의 도련님에 대해 윤도훈은 이미 살기가 가득했었다.“고도훈, 너 제길...”호정우는 윤도훈 몸에서 퍼져 나오고 있는 놀라운 기세에 입이 떡 벌어지고 말았다.겨우 정신을 차리고 총을 겨냥하며 초급 후기 절정의 실력을 전면적으로 폭발시켜 버렸다.윤도훈을 콧방귀를 뀌며 호정우의 총을 마주하면서도 달갑지 않아 했다.땡-순간 그는 칼을 빼앗아 오면서 웅장한 진기를 들이부었다.철이 맞붙는 순간 호정우는 괴상하게 소리를 지르며 장총을 들고 있던 양손 아귀가 터지더니 피가 사방으로 튕겨버렸다.장총은 더더욱 손을 이탈한 채 바로 날아가 버렸다.호정우는 안색이 확 달라지면서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휘둥그레진 두 눈으로 놀라움을 금치 못한 채 윤도훈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너... 공격이... 어떻게... 말도 안돼...”지금 이 순간 윤도훈이 보여주고 있는 기운은 초급 후기 절정 호정우와 같은 경지의 기운이다.하지만 같은 레벨이라도 부딪치는 순간 호정우는 현저한 차이가 있음을 느끼게 되었다.같은 초급 경지 후기 절정이지만 완전히 짓눌러지는 기분이 들었다.심지어 무기조차 제대로 잡을 수 없을 만큼.다른 사람들도 안색이 달라지면서 윤도훈을 바라보는 눈빛에는 의아함이 가득했다.‘뭐야? 그동안 실력 숨긴 거야?’‘초급 후기 절정이었어?’‘같은 경지인데 왜 저렇게 강한 거지?’고향기도 눈을 크게 뜨고 윤도훈을 바라보는 눈빛에는 이채가 드러나기 시작했고 의외라는 기분이 가득했다.‘초급 후기 절정이야?’타고난 자질 하나 없이 미련해 보이던 놈이 자기와 같은 경지라는 게 마냥 놀라웠다.그뿐만 아니라 마치 일
한연란의 반문을 들은 윤도훈은 순간 멍해졌다. ‘이곳에 무언가 안 좋은 것이 있을 텐데, 한연란은 대체 무슨 뜻으로 그런 말을 한 것일까?’“설마, 이곳에 갇혀 있는 게 무슨 이득이라도 있단 말입니까?”윤도훈이 무의식적으로 물었다.그러자 한연란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이제 막 들어오셔서 잘 모르는 모양이군요. 그렇다면 아직 말해드릴 수는 없습니다. 저희 한조 자유 수련자 협회 회장님을 만나 뵌 후에 얘기하도록 하겠습니다.”그 말을 들은 윤도훈은 의문스러운 표정을 지었지만, 굳이 더 캐묻지는 않았다. 대신 한연란의 다른 동료들에게 시선을 돌렸지만, 그들 역시 말을 아끼는 분위기였다. 게다가 그들의 눈빛에는 여전히 경계와 신중함이 서려 있었다. 마치 방금 자신들을 도운 윤도훈조차 자신들에게 위협이 될 수 있다는 듯이 말이다.그들은 지하 통로를 따라 약 1리 정도를 이동한 후, 마침내 한조 자유 수련자 협회가 이곳 흡혈귀 일족 고대 지역에 만든 집결지에 도착했다. 그곳은 마치 수도원 같은 건물처럼 보였으나, 분명히 과거 흡혈귀 일족이 거주했던 지역인 만큼 일반적인 수도원은 아니었다.건물의 벽에는 각종 사악한 문양이 새겨져 있었고, 곳곳에 흡혈귀의 섬뜩한 벽화가 그려져 있었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음울하고 기괴했다.한연란은 윤도훈을 데리고 건물 안의 한 방으로 들어갔다. 그곳에는 어르신 한 명과 중년 남자가 앉아 있었다.어르신은 일흔을 넘긴 듯 백발의 머리를 가지고 있었으며, 중년 남자는 차분한 기운을 풍기며 앉아 있었다. 하지만 그의 생김새는 왠지 모르게 윤도훈에게 익숙한 느낌을 주었다.윤도훈은 그들을 몇 번 훑어보며 생각했다.‘이상하군. 분명 처음 보는 사람인데도, 묘하게 익숙한 기분이 드는 건 왜지?’이윽고 윤도훈은 두 사람 모두 금단 후기 수준의 강자라는 것을 알아차렸다.그러나 두 사람의 진기와 단전 안에는 흡혈귀 일족 고수들의 기운과 비슷한 기운, 즉 기혈의 힘이 섞여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이들은 분명 금단
윤도훈은 이찬혁과 노차빈 등 봉화경비 소속 사람들의 안위가 걱정되어, 용안관천술의 기운 추적법을 사용하여 그들의 흔적을 찾으려 했다.그러나 이 흡혈귀 일족 고대 지역에서는 기운 추적법조차 무용지물이었다.“이런, 어쩔 수 없군. 일단 하나하나 살펴보자. 이찬혁과 노차빈이 무사하기를 바랄 수밖에.”윤도훈은 고개를 저으며 혼잣말을 했다.그때, 멀지 않은 거리에서 싸움 소리가 들려왔다. 윤도훈은 눈빛을 번뜩이며 빠르게 그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향했다. 그가 도착한 곳에서는 한 무리의 사람들이 고대 시체의 공격을 막아내며 싸우고 있었다. 그 중에서도 앞장선 파란색 옷을 입은 젊은 여자가 길고 날카로운 검을 휘두르며 빈틈없이 방어하고 있었다.다른 사람들도 고대 시체와 사력을 다해 싸우고 있었지만, 상황은 결코 낙관적이지 않았다.윤도훈을 놀라게 한 점은, 그들이 모두 동양인 얼굴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그들은 용병처럼 보이지 않았으며, 사용하는 무기도 냉병기였다. 또한, 움직임은 염하의 수련자들이 사용하는 기술과 흡사했다.‘이런, 염하에서 온 모험가들이나 자유 수련자들인가?’윤도훈은 속으로 생각했다.사실 이곳에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모험가나 무파나 가문의 지원 없이 활동하는 자유 수련자들이었다. 이들은 세계를 떠돌며 기회를 찾아 나서곤 했고, 어떤 흥미로운 소문이 돌면 먼 곳까지 찾아가기도 했다.그들의 움직임을 보니, 모두 진기를 운용하며 싸우고 있었지만, 그 진기에는 희미하게 붉은 빛이 섞여 있었다. 그 붉은 빛은 흡혈귀 일족의 기운과 비슷해 보였고, 윤도훈은 속으로 의문이 들었다.그러나 국외에 나와 이런 익숙한 동양인 얼굴들을 보자, 윤도훈은 그들을 도와주기로 결심했다.윤도훈은 빠르게 달려가며 그들을 공격하는 고대 시체들에게 일격을 가하기 시작했다.그 순간, 그 무리에 있던 파란 옷의 여인과 다른 사람들이 경계의 눈빛을 드러내며 윤도훈을 바라봤다. 갑작스러운 윤도훈의 등장에 놀란 듯, 몇몇 사람들은 고대 시체와 싸우는 것을 멈추고
한 발을 내딛는 순간, 몸이 찢어지는 듯한 고통이 윤도훈을 휘감았다. 그러나 망설임 없이 흡혈귀 일족 고대 지역에 들어섰다.눈앞의 풍경은 한순간에 붉은 기운으로 뒤덮였다. 사방이 핏빛 안개로 가득 차 있었고, 주변의 분위기는 마치 중세 MZ의 도시와도 같았다. 고풍스러운 성채와 중세풍의 건축물이 우뚝 솟아 있었으며, 멀리에는 커다란 시계탑이 보였다. 시계탑의 커다란 시계추는 이미 오래전에 멈춰 있었고, 그 위에는 어두운 붉은색의 흔적이 남아 있어 마치 피로 물든 듯한 인상을 주었다.바람이 휙 지나가며 희미한 피비린내가 코끝을 스쳤다.‘이곳이 바로 흡혈귀 일족 고대 지역인가?’윤도훈은 마음속으로 중얼거리며 주변을 살피고, 환경 변화로 인한 자신의 상태를 점검하기 시작했다.잠시 후, 확인을 마친 윤도훈의 이마에 주름이 잡혔고, 얼굴에는 조심스러운 기색이 떠올랐다.평소라면 윤도훈은 백 미터 내외의 모든 상황과 미세한 움직임을 감지할 수 있었지만, 이곳에 들어온 순간 그의 감각은 마치 억눌린 듯 작동 범위가 크게 줄어들었다. 주변 10여 미터 정도의 상황만 감지할 수 있을 뿐이었다.동시에 윤도훈은 자신의 피가 이상하게 들끓는 느낌을 받았다. 그로 인해 그의 감정에도 미묘한 변화가 생기며, 내면에는 폭력적이고 살육적인 충동이 점점 커져갔다.윤도훈은 자신의 정신력을 사용해 이 감정을 억누르려 애썼다. 그는 용조의 검혼을 정련하며 정신력을 크게 단련했기 때문에 보통 사람들보다 감정 제어에 유리했다.그러나 이곳에서 느껴지는 감정의 동요는 윤도훈이 쉽게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이 모든 것은 윤도훈을 불편하게 만들었지만, 동시에 또 다른 점도 발견할 수 있었다. 그의 몸속에는 이전에는 없던 새로운 힘이 자리 잡고 있었다.그 힘은 윤도훈을 더 강하게 만들었지만, 동시에 살인 충동도 불러일으켰다. 이 힘은 그의 몸속에 있던 죽음의 힘과 유사했지만, 그보다 한층 더 높은 차원의 에너지처럼 보였다. 그리고 그 힘은 너무 강력해서 윤도훈조차 강제로 몰아낼
이 흡혈귀 일족 고대 지역에 대해 윤도훈은 속으로 탐구해 보고 싶은 마음이 없지는 않았다.현재 윤도훈이 마주하고 있는 거대한 적인 상고 윤씨 가문과, 언젠가 다시 마주하게 될 단맥종과 같은 위협을 생각하면, 힘을 키울 수 있는 어떤 기회든 놓치고 싶지 않았다.따라서 피의 조상의 심장을 얻으면 흡혈귀의 시조인 카인 마왕의 일부 힘을 얻을 수 있다는 말은, 윤도훈의 마음을 크게 흔들었다.흡혈귀 황제 마리의 말 앞부분에는 아직 망설임이 있었지만, 그녀가 봉화경비라는 이름을 언급했을 때 윤도훈의 표정이 확연히 변했다.“봉화경비? 봉화경비가 왜?”윤도훈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이전에 윤도훈은 이미 이찬혁과 노차빈이 고액의 임무를 수락하고 해외로 떠난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런데 마리가 봉화경비를 언급하다니, 혹시 이게 흡혈귀 일족 고대 지역과 관련이 있는 것인가?역시나, 잠시 후 히드 공작이 말을 이었다.“봉화경비의 몇몇 인원이 저희 히드 조직이 의뢰한 흡혈귀 일족 고대 지역 탐험 임무를 수락했습니다.”“다른 용병들과 함께 흡혈귀 일족 고대 지역에 들어갔죠. 하지만 지금까지 그곳에서 나오지 않았습니다.”그 말이 끝나자, 윤도훈의 얼굴이 순식간에 차갑게 변했다. 그는 냉혹한 눈빛으로 히드 공작을 바라보았고, 온몸에서 강렬한 살기가 뿜어져 나오는 듯했다.이 순간, 히드 공작은 등골이 오싹해졌고, 마치 얼음동굴에 갇힌 것처럼 차가운 공포를 느꼈다. 그는 서둘러 해명했다.“인정합니다. 히드 조직은 과거 선생님께 복수하기 위해 윤도훈 씨 주변 사람들의 정보를 조사했습니다.”“그래서 봉화경비의 배후가 바로 윤도훈 씨라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맹세컨대, 이번 임무는 저희가 봉화경비를 유인한 것이 아닙니다.”“흥!”윤도훈은 크게 코웃음을 치며 공기를 흔들 정도의 낮은 음성을 냈다. 그 소리에 히드 공작은 귀가 아플 정도의 통증을 느꼈다.“내 사람들이 무사하길 바라는 게 좋을 거야. 그렇지 않으면, 히드 조직은 완전히 몰락하게 될 것이고, 흡혈귀
“내가 하늘을 걸고 맹세하건대, 절대로 윤돈훈 씨를 속이지 않았습니다. 우리 흡혈귀 일족이 현재 가진 자원 중에는 정말로 당신의 눈에 들만한 것이 없습니다.” “믿지 못하겠다면, 다시 한번 흡혈귀 일족 영토로 가보세요. 제가 당신께 모든 것을 열어드릴 테니, 마음껏 찾고 원하는 것을 가져가세요.”“제가 이렇게 진심을 다하는 것은, 윤도훈 씨를 경외하며 우리의 원한을 완전히 끝내고 싶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제가 알고 있는 피의 조상의 심장에 대해 말씀드린 거고요.” “만약 관심이 없다면, 평범한 다른 자원을 드리겠습니다. 예를 들어 제 피를 빨아들이는 마법 채찍은 우리 흡혈귀 일족에서 가장 좋은 무기 중 하나입니다. 원하십니까?”마리는 약간의 체념과 억울함이 묻어난 표정으로 윤도훈을 향해 간절히 말했다.여자들은 본래 배우라는 말이 있듯, 흡혈귀 황제 같은 흡혈귀도 이 방면에서 타고난 재능을 가지고 있는 듯 보였다. 특히 이렇게 불쌍한 척 연기를 하는 순간만큼은 더욱 빛을 발했다. 지금의 마리는 전혀 죄가 없는 순진한 모습을 하고 있었고, 진심이 담긴 태도를 보여주고 있었다.이 말을 들은 윤도훈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마리의 눈을 뚫어져라 바라보았다.마리도 숨을 깊이 들이쉬며 윤도훈의 시선을 정면으로 마주했다. 마치 조금의 거리낌도 없는 듯 보였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그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좋아! 네가 더 이상 좋은 것을 내놓을 수 없다는 것을 일단 믿어보지. 네 피를 빨아들이는 마법 채찍을 먼저 내놔. 그리고 피의 조상의 심장이 어디 있는지 말해.”흡혈귀 황제 마리는 윤도훈의 말을 듣고 깜짝 놀른 듯, 그 자리에서 표정이 굳었다.‘뭐지? 이 녀석, 정말로 내 피를 빨아들이는 마법 채찍을 원한단 말인가? 단순히 허세로 한 말인데, 이 자가 진심으로 그것을 원하다니?’이 피를 빨아들이는 마법 채찍은 단순한 무기가 아니었다.백 명의 대공 흡혈귀의 척추뼈와 피의 인내를 담은 강철이라는 특수 금속을 섞어 제작한, 매우 희귀한 성스러
이틀 후.서지현이 하이오스 그룹의 냉동 기지로 안전하게 돌아온 후, 윤도훈과 이진희는 이번엔 또 다른 불상사를 막기 위해 24시간 동안 그곳을 지켰다. 서지현이 해동된 후에는 더 이상 어떤 사고도 발생하지 않도록 확실히 하기 위해서였다.그날, 윤도훈과 이진희는 앨리스의 소개로 그녀와 성시아의 스승을 만났다. 그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인간 유전학의 권위자, 스타인 박사였다.두 사람은 윤시율을 데리고 이 학계의 거물을 만났다. 아이의 몸에 걸린 저주를 해결하기 위해, 만에 하나라도 희망이 있다면 놓치지 않으려는 의지에서였다.윤도훈은 생각했다. 상고 윤씨 가문의 이 저주는 몇 세대 간 무작위로 나타나며 마치 유전적 성질을 가진 듯 보였다. ‘그렇다면 이 저주를 가문의 손을 빌리지 않고, 과학적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스타인 같은 세계 최정상급 인간 유전학자를 만날 기회를 얻게 된 만큼, 윤도훈은 이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운 좋게도 앨리스는 스타인 박사의 가장 총애 받는 제자였고, 그녀의 소개 덕분에 박사는 앨리스의 부탁을 받아들였다. 게다가 스타인 박사는 윤시율의 상태를 듣고 나서, 그 저주에 대해 큰 흥미를 보였다.이윽고 하이오스 그룹에 있는 앨리스의 사무실에서, 두 사람은 윤시율과 함께 스타인 박사를 만났다. 스타인은 허름한 옷을 입고 두꺼운 안경을 낀 노인이었으며, 외모로만 봐도 학문 연구에만 몰두하고 일상적인 생활은 거의 무시하는 전형적인 과학자였다.잠시 후, 스타인 박사는 다양한 장비를 이용해 윤시율을 전반적으로 검사했다.윤시율의 혈액과 골수를 채취해 분석과 연구를 진행했으며,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결과를 내겠다고 약속했다. 동시에 스타인 박사는 이 유전병을 치료할 방법을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 다. 물론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윤도훈과 이진희도 이 상황을 죽은 말을 살리는 심정으로 받아들이며, 스타인이 최선을 다해주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러워했다.스타인 박사가 윤시율을 검사실로 데리고 가 여러 검사
흡혈귀 황제 마리는 흡혈귀 일족의 여왕으로서 윤도훈에게 충분한 경고와 함께 수백 구의 흡혈귀 일족 강자들의 시체를 남겨주었다. 그 후 윤도훈은 그렇게 흡혈귀 일족의 영역을 떠났다.흡혈귀 일족의 영토 전체는 비통과 분노로 가득 차 있었다. 공기 속에는 짙은 피비린내와 죽음의 기운이 맴돌았다. 원래 흡혈귀 일족들에게 이런 냄새는 매우 황홀한 향기로 여겨졌다. 하지만 지금은 모든 흡혈귀 일족들에게 두려움과 혐오감을 불러일으키고 있었다.사냥감의 피비린내와 자신의 동족이 죽은 뒤 퍼지는 피비린내는 하늘과 땅 차이였다.한편, 흡혈귀 황제 마리의 마음속에는 공포와 경악을 넘어 깊은 슬픔과 증오가 자리 잡았다. 한 명의 대공이 목숨을 잃었고, 다른 공작과 백작 등의 흡혈귀 일족 중추 세력도 절반 이상이 희생되었다. 이로 인해 흡혈귀 일족은 큰 손실을 입었고, 이 모든 것은 염하에서 온 윤도훈을 건드린 결과였다.조금 전, 윤도훈 앞에서 타협을 선택했던 마리는 자신의 증오심을 잘 숨겼다. 하지만 이러한 피의 원한을 그녀가 어찌 갚지 않을 수 있겠는가?윤도훈이 떠난 지 한 시간이 지난 후.흡혈귀 일족의 영토 안에 위치한 한 밀실.흡혈귀 황제 마리는 새 옷으로 갈아입고 몸에 묻은 피와 무력함의 흔적을 깨끗이 씻어냈다. 그녀는 다시 한 번 요염하고 위엄 있는 여왕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또한, 마리 앞에는 한 잘생긴 뱀파이어 공작이 무릎을 꿇고 그녀의 부츠에 입맞추고 있었다.“히드 공작, 흡혈귀 일족 고대 지역의 상황은 어떻지?”마리는 자신의 발을 거두며 차분한 목소리로 물었다.“마리 여왕님, 제가 은밀망을 통해 여러 방식으로 배포한 임무를 이미 많은 전 세계 용병과 모험가들이 수락했습니다. 지금 고대 지역으로 몰려든 인간들의 수가 이미 천 명에 달했습니다.”“그중에는 세계정화 교단과 늑대인간 무리 같은 멍청이들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모두들 그 신비로운 보물을 목표로 하고 있지요.”“제 생각에 두 달도 채 안 돼, 피의 조상 고대 시체에게 바칠 제물의 수
흡혈귀 황제 마리는 윤도훈이 아직도 멈출 생각이 없다는 사실에 크게 놀랐다.“윤도훈 씨, 도대체 어디까지 하려는 거예요? 당신 장모님은 무사하시잖아요. 설마 지금 와서 말을 바꾸려는 거예요? 원한에는 원인이 있고, 빚에는 주인이 있죠. 오거스라는 사건의 주범은 이미 죽었어요.”흡혈귀 황제는 이를 악물며 말했다. 그녀의 2미터가 넘는 키마저 분노로 인해 약간 떨리고 있었다.“네 흡혈귀 일족들이 외부에서 제멋대로 날뛰며 암흑 조직을 지원하고, 내 장모를 납치하고, 내 아내를 끌어들이려 했지. 방금도 나를 죽이려 했으면서, 주범 하나 죽이는 것으로 끝내겠다도?”“내가 윤도훈이라 너무 호락호락하다고 생각하는 건가? 이 모든 원한을 깔끔히 정리하려면, 너희 흡혈귀 일족이 나에게 배상을 해야겠지. 그렇지 않나?”윤도훈은 얼굴에 장난기 가득한 미소를 띠며 강하게 마리를 압박했다. 이것은 국제 관례였다. ‘패배자가 승자에게 보상을 주는 것이 당연하지 않은가?’“도대체 어떤 배상을 원한단 말인가요?”흡혈귀 황제 마리는 잠시 말을 잇지 못하다가 분노 섞인 어조로 물었다.“너희 흡혈귀 일족에 어떤 보물이 있는지 보자고. 내가 눈여겨볼 만한 걸 내놓아라.”윤도훈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장난스럽게 말했다.그 말이 끝나자, 흡혈귀 황제 마리는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우리 흡혈귀 일족의 가장 큰 보물이라면, 바로 저입니다. 그런데 이거 어쩌죠? 제가 윤도훈 씨와 하룻밤을 같이 보내는 것으로 충분하겠어요?”자신과 대등하게 맞설 수 있는 강자를 상대하면서, 마리는 윤도훈과 어떤 일이 일어나는 것도 개의치 않았다. 한편, 그 말을 들은 윤도훈은 흠 하며 잠시 멈칫하더니, 흡혈귀 황제 마리의 몸을 훑어보았다. 솔직히 말해, 그녀는 천 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매혹적인 인물이었다.2미터가 넘는 키에도 전혀 투박하거나 둔탁하지 않았고, 오히려 독특한 매력을 뿜어냈다. 1미터 이상의 다리, 매혹적인 허리와 골반의 곡선, 그리고 빠져들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이진희는 사실 흡혈귀 일족의 영토로 보내지지 않았다. 이전에 오거스는 단지 윤도훈을 이곳으로 유인해 흡혈귀 일족의 더 강력한 강자들이 그를 상대하게 하려는 계략을 꾸몄을 뿐이었다.그러나 뜻밖에도 윤도훈의 강함은 흡혈귀 일족 전체가 어찌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러 있었다.“하이오스 그룹으로 돌려보내라니?”윤도훈은 날카로운 눈빛에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도훈 씨, 하이오스 그룹으로 보내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어쨌든 장모님께서는 여전히 냉동 상태에 있으시니까요. 안심하세요. 하이오스 그룹과 히드 조직은 직접적인 관계가 없으며, 단지 로이가 히드 조직의 일원일 뿐입니다.”오거스는 바닥에 엎드린 채 쓴웃음을 지으며 설명했다.윤도훈은 코웃음을 치며 약 30분가량 그곳에서 기다렸다. 그동안 흡혈귀 일족 대전당 전체는 무거운 긴장감 속에 조용했다. 다른 사람들은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는 듯한 분위기였다.온몸이 피로 뒤덮이고 살기를 내뿜는 윤도훈이 그저 조용히 서 있는 것만으로도 모두에게 강렬한 압박감을 주었다.잠시 후, 오거스가 부하들에게서 회신을 받은 뒤, 윤도훈은 이진희에게 전화를 걸었다. 윤도훈은 이진희에게 하이오스 그룹의 인체 냉동 기지에 가서 서지현이 무사히 돌아왔는지 확인해달라고 부탁했다. 이윽고 확실한 답변을 들은 그는 그제야 마음을 놓았다.“도훈 씨, 장모님은 이미 무사히 복귀하셨고, 도훈 씨도 아무련 부상을 입지 않으셨으니, 이제 그만 떠나주실 수 있겠습니까?”그 순간, 흡혈귀 황제 마리는 윤도훈을 바라보며 진지한 목소리로 물었다.윤도훈은 마리의 능력조차 능가하는 실력을 가진 염하인이다. 따라서 그가 이곳에 있는 것만으로도 흡혈귀 황제 마리는 엄청난 압박감을 느끼고 있었다. 자신은 윤도훈을 죽일 능력은 없는데, 상대는 흡혈귀 일족을 멸망시킬 능력을 지니고 있었다. 따라서 마리는 윤도훈이 어서 떠나주길 바랐다. 이 재앙과도 같은 존재를 빨리 보내고 싶어 했다.“떠나라고? 내 장모를 함부로 납치하고, 내 아내를 잡으려 들고, 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