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 제약회사는 지금 위기에 처해 있었고, 이 때문에 남미숙은 밤낮으로 잠을 이루지 못했다. 이사장으로서 그녀는 회사의 43% 주식을 소유하고 있으며 회사 최대 주주이기도 했다. 만약 제약회사에 문제가 생기거나 법 싸움을 하게 된다면 의사장으로서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엄마, 걱정하지 마세요! 벌써 해결했어요. 마성시의 한 약재 도매상이 우리 약이 잘 팔린다는 걸 알고 협력을 요청해 왔어요! 생산도 정상화되었고 벌써 새로운 물량도 출하됐어요, 하하하…….”이천강이 자랑스럽게 말했다.이 말을 들은 남미숙은 놀란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오? 왜 더 일찍 말해주지 않았어?”“엄마가 걱정할까 봐 그랬어요. 걱정하지 마세요, 회사를 저에게 맡기고 엄마는 돈 세는 일만 하면 돼요!”이를 들은 성계평이 웃으며 말했다.“그래, 할머니! 제약회사가 이렇게 계속 발전하면 우리 할머니가 도운시는 물론 강진시에서 제일 부자가 되는 건 시간문제예요!”이은정도 달콤한 말로 남미숙을 달랬다.“좋아! 좋아……, 그러면 우리 이씨 가문이 도운시를 벗어나, 전국에서 으뜸가는 가문이 될 거야!”남미숙도 며칠 동안의 우울함을 털어내고, 흥분하며 말했다.“맞아요! 엄마, 아직 몰라요, 당시 이진희란 어린애랑 그 윤도훈이라는 꼬맹이가 우리가 또 약재를 들여온 걸 보고 얼마나 안색이 안 좋아지던지! 엄마가 봤으면 분명히 더 속 시원해했을 거예요!”성계평이 기운차게 말하며 그날 공장에서 있었던 일을 남미숙에게 전해주었다.남미숙은 얼굴이 붉어지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흥! 상상할 수 있어! 천강, 계평, 그리고 진희, 잘했어.”“할머니, 제 아빠가 할머니를 위해 나쁜 기운을 떨쳐버린 거라고 생각해요, 가문에 큰 공을 세운 거, 맞죠? 그래서 말인데 제 생각엔, 할머니께서 기념 파티를 열어서 아빠를 칭찬해 주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이은정이 갑자기 제안했다.이천강과 성계평도 기대에 차서 남미숙를 바라보았다.그들 가족은 항상 체면을 중시했고, 이씨 가문 내에
저녁, 윤도훈과 이진희는 공장을 떠나 율이의 유치원으로 향했다. 비록 이천수의 부하, 강진과 정아가 율이를 몰래 보호하고 있었지만 윤도훈은 시간이 될 때마다 딸을 직접 데리러 가곤 했다.원래 계획은 밖에서 외식을 하려고 했으나 유치원에서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서지현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그녀는 중요한 일을 상의할 것이 있다고 하면서 저녁 식사 제안을 했다.그러는 바람에 윤도훈은 먼저 율이를 제황원으로 보내 유모가 아이를 돌보게끔 했다. 그리고 이진희를 차에 태우고 이천수와 서지현의 집으로 향했다. 사실 윤도훈은 율이도 데려갈까 고민했지만 이내 포기했다. 이천수와 서지현이 아직 윤도훈을 탐탁지 않아 하니, 혹여나 율이 앞에서 무슨 말을 했다간……. 윤도훈은 율이가 조금이라도 상처받는 걸 원치 않았다.이윽고 두 사람이 도착했을 때, 이원도 막 도착했다.“형부, 누나!”이원은 두 사람을 보고 따뜻하게 인사했다.이진희는 입을 삐죽거리며 동생에게 화가 난 듯 말했다.“왜 형부를 더 반가워하는 것 같지?”이진희는 자신의 동생이 자신보다 형부에게 더 애정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느꼈다.이윽고 셋이 웃으며 집으로 들어갔다. 서지현은 이미 식사 준비를 마치고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와 이천수의 안색은 그다지 좋아 보이지 않았다.“아빠, 엄마, 무슨 일이에요? 식사 초대를 해놓고 안색은 왜 이렇게 안 좋으세요?”이진희는 의아해하며 물었다.윤도훈과 이원도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앉아서 밥 먹으면서 얘기하자.”그리고는 서지현은 윤도훈에게 물었다.“도훈아, 율이는?”“아, 같이 안 왔어요!”윤도훈은 잠시 멍해졌다, 그는 갑작스러운 질문에 놀랐다.“다음에 아이와 같이 와. 우린 보지도 못했잖아. 그리고 도훈이랑 진희, 너희들 시간이 되면 결혼식 드레스도 사고 웨딩 사진도 찍어야지! 내가 결혼식을 열어주겠다고 했으니까 슬슬 계획을 세워야 해.”이천수는 서지현과 눈을 맞추며 무덤덤하게 말했다.윤도훈은 다소 놀란 듯 이천수와 서지현을 바
축하연을 준비하다니?그린 제약회사가 지금 이 정도로 발전하는 것도 이진희와 윤도훈의 공로였다.그런데 이천강이 이진희와 윤도훈의 공로를 빼앗은 것도 모자라 축하연 자리에 이진희 일가를 초대하다니?이렇게 사람을 괴롭히려는 건가?“무슨 소리야? 미숙 할머니께서 이씨 가문의 모든 사람을 부르셨어, 그러니 우리가 가는 것도 당연한 거지.”이천수가 근엄한 표정으로 자신의 자녀들을 나무랐다.“할머니께서 우리를 가문에서 쫓아내셨잖아요? 그런데 우리가 왜 가야 해요? 축하연이 우리랑 무슨 상관이에요?”이원이 불만을 표시했다.“이건 할머니께서 우리를 여전히 가족으로 생각하시기 때문에 부르신 거야! 아마도 이번 기회에 우리를 다시 가문으로 돌아오게 하려는 신호일 수도 있어. 우리 모두 한 가족이잖아, 전에는 그저 화가 난 것뿐이었어! 지금 미숙 할머니는 우리에게 한 발짝 내디딜 기회를 주시는 거야, 알겠지?”그러자 이천수가 탁자를 두드리며 말했다.“이천수, 멍청한 짓 좀 그만해! 내가 보기엔 어르신이 좋은 마음을 가지고 한 일이 아닌 것 같아. 나도 갈 생각이 없어. 진희랑 원이도 가기 싫어하니 이 일은 여기서 끝내. 자, 밥 먹자!”서지현이 입술을 삐죽이며 말했다. 그녀는 이 소식을 듣자마자 결연히 반대했었다. 하지만 이천수가 가고 싶어서 이진희와 이원을 불러 상의하려 했던 것이다.“여보……, 연이랑 원이가 어리석어서 그런 말을 할 수 있지만 당신까지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어? 무슨 밥을 먹어?”이천수가 아내의 말에 화가 난 듯 얼굴이 붉어졌다.이윽고 이천수는 윤도훈에게 시선을 돌렸다. “도훈아, 너는 어떻게 생각해? 갈까 말까?”“이걸 물어봐야 알아요? 형부는 당연히 가기 싫겠죠! 할머니와 이모부는 매번 사위를 만날 때마다 좋은 말씀을 하시는 분이 아니시잖아요. 아빠, 사위에게 물어보시는 거 자체가 괴롭히는 거예요.”이원이 윤도훈을 보호하듯 말했다.작은 도련님, 정말 나쁘지 않았다.그러나 이번에는 윤도훈이 그의 배려에 고마움을 표시하기
하루 뒤 저녁, 이씨 명의의 YS호텔 꼭대기!이곳에서 축하연이 열렸다.이씨 일가는 직계 가족 뿐만 아니라 친척, 경호원, 가사도우미 가족까지 모두 모였다.꼭대기 홀에는 백 개에 달하는 테이블이 차려져 있었고, 참석한 인원만 1000명 가까이 되었다.남미숙은 홀 중앙의 한 테이블에 앉아 있었고, 이천강 일가도 이 테이블에 있었다. 그 외에도 이씨 가문의 삼촌, 사촌, 그리고 이모들도 있었다.하지만 성계평, 이은정과 달리, 삼촌 등 가족은 옆 테이블에 배치되었다.이 테이블도 중앙 구역에 있지만, 이는 어떠한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이씨 일가에서 둘째의 지위는 다른 사람들과 확연히 벌어졌다는 것을.“천강 형, 제약 회사를 이렇게 번창시켰어! 앞으로 가문을 최고로 이끌어야 해요!”삼촌이 이천강에게 말했다.“그래요, 천강 형, 엄마가 제약 회사를 형에게 맡긴 건 정말 현명한 결정이에요!”이모도 웃으며 두 사람을 칭찬했다.사촌 등 이씨 가문의 다른 사람들도 모두 다가와 이천강에게 아첨했다.성계평과 이은정도 꽃처럼 웃으며 대단히 만족해했다. 이들의 허영심은 이번 연회를 통해 크게 충족되었다.남미숙은 그곳에 앉아 미소를 띠고 있었지만, 계속해서 홀 입구 쪽을 바라보고 있었다.오늘 이천강 가족이 얼마나 행복한지는 중요하지 않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녀가 확실히 한풀이할 것이다.그때, 남미숙의 표정이 냉랭해지며 차갑게 웃었다.왔다. 큰아들 가족이 정말 왔다.“큰아들 가족이 왔어요!”“그들은 가문에서 쫓겨났잖아요? 오늘 어떻게 왔지?”“…….”이천수 일가를 발견한 몇몇 사람들이 소리쳤고, 홀 안은 순식간에 소란스러워졌다.한편 칭찬과 찬사를 받으며 즐거워하던 이천강 일가는 소란스러운 소리에 고개를 돌려 살폈다. 이윽고 그들의 얼굴에는 모두 재밌다는 표정이 드러났다.“아이고, 형님, 형수님! 어떻게 여기까지 오셨어요?”이천강이 일어나 맞이하며, 웃는 얼굴로 물었다.“모두 가문에서 쫓겨났다면서요, 제 남편의 축하연에 어떻게 뻔뻔스럽게 오실 생
윤도훈과 이진희의 설득에 서지현은 모욕감을 안고, 홀 가장 바깥쪽의 한 테이블에 앉았다.이씨 가문의 친척들, 심지어 하인, 보디가드, 임원들마저 조롱과 희희낙락하는 눈빛을 보내는 바람에 이천수 일가의 안색은 매우 안 좋았다. 이천수도 얼굴이 창백해져 할 말을 잃었다. 중심 구역에 앉아 있는 남미숙을 볼 때마다 그의 얼굴엔 짙은 비통과 분노가 가득했다.이천수는 자조적으로 생각했다.‘하, 남미숙이 기회를 준다? 이게 한 가족인가?’이 모든 것들은 자신의 일방적인 바람일 뿐이었다는 걸 이천수는 이제야 깨달았다.아내와 딸의 말이……, 모두 옳았다.아이고…….“윤도훈, 오늘 네가 나의 체면을 회복시키지 못한다면 너와 진희의 결혼식을 취소할 거야! 나는……, 너를 사위로 인정하지 않을 거야!”서지현은 눈물을 글썽이며 분노하고 원통해하며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장모님! 진희 씨도 원통해하지 마. 제가 보장합니다, 얼마 안 있어, 남미숙과 천강 일가가 여러분에게 애원할 겁니다, 그때만 여러분이 마음 약해지지 않으면 돼요!”윤도훈은 웃으며 자신 있게 위로했다. “걱정하지 마세요.”그 말을 듣고 서지현은 결심한 듯 테이블을 내리쳤다.“마음이 약해? 저들이 정말 나를 찾아와서 무릎 꿇고 삼일 삼야를 기다린다 해도, 난 조금도 누그러질 마음이 없어. 어떻게 마음이 약해질 수 있겠어?”이진희도 차갑게 말했다.“도훈 씨, 일이 이 지경까지 됐잖아? 나는 이미 할머니에 대한 모든 환상을 잃었어. 어떻게 마음이 약해질 수 있겠어? 넌 도대체 어떻게 생각한 거야?”윤도훈은 묘한 미소를 지으며 이진희의 귀에 속삭였다.“내가 말했잖아, 그린 제약회사가 당신의 것이 될 거라고! 기억해, 꼭…….”이진희는 윤도훈의 따뜻한 숨결에 얼굴이 붉어졌다. 그녀의 귓불은 더욱 붉게 물들었다. 그때, 남미숙이 일어서서 시선을 끌자 파티장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그녀는 가족들의 부축을 받으며 무대 위로 걸어가 마이크로 말했다.“오늘은 제 둘째 아들 이천강의 축하연입니다. 이
“이게……, 무슨 상황이지?”이천수도 다소 어리둥절하게 물었다.이원은 자신의 누나와 형부에게 물었다.“누나, 형부, 석임 사장님을 매수한 거예요?”그린 제약회사와 이렇게 오랫동안 협력해 온 사람이, 갑자기 이천강과 남미숙에게 반기를 들다니?정말 뜻밖이었다.“도훈이가 말했잖아, 이모부네 들여온 약재에 문제가 있다고. 이제 문제가 터진 거지!”이진희는 차갑게 말했다.그때, 남미숙은 황석임에게 진지하게 말했다. “석임 사장님, 말씀하실 때 증거를 갖고 해요. 우리 이씨 가문이 만든 약이 가짜라고 어떻게 그렇게 말씀하시나요? 무고하게 남을 몰아붙이면 법적 책임을 물으셔야 할 수도 있어요.”장내에 있던 이씨 가족 모두가 불쾌하고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황석임을 노려봤다.“맞아! 이씨 가문의 약이 어떻게 품질 문제가 있겠어요?”“그렇게 잘 팔리는데, 모두가 바보라는 건가요? 가짜 약이 그렇게 많이 팔릴 리가 없잖아요?”“석임 사장님, 혹시 이진희와 그 윤도훈이 뭔가 혜택을 줘서 오늘 일부러 문제를 일으키러 온 거 아니에요?”“너무 비열해…….”사람들은 이러쿵저러쿵 비난을 퍼부었고, 다시 이진희 가족을 겨냥했다.하지만 그때, 누군가가 기세등등하게 회관으로 들어왔다.“맞아, 법적 책임을 져야 하죠! 여러분의 그린 제약회사는 파산할 겁니다. 책임자는 감옥에 가게 될 거예요!”누군가가 어두운 얼굴을 하고 들어와 연회장 중앙으로 향했다.“누구……, 홍지명인가?”“중주시 YS 그룹 회장.”“그린 제약회사의 중주시 대리권을 이 사람이 받았었지!”“이게 무슨 뜻일까?”홍지명이 자기 쪽으로 오는 것을 보며, 이천강과 남미숙의 얼굴은 모두 어두워졌다.또한 이은정과 성계평 얼굴에 있던 자만하고 거만한 표정도 사라지고, 불안하고 화가 난 표정으로 바뀌었다.“지명 사장, 이게 무슨 짓이세요?”이천강이 화를 내며 물었다.쾅!홍지명은 검사 보고서를 꺼내 이천강의 얼굴에 집어 던졌다. “제가요? 그건 내가 이천강 씨에게 물어봐야 할 것 같은데? 스스로
서지현은 앉았다 일었났다를 반복하며 그쪽을 빼꼼히 들여다보았다. 그 광경을 보고 나서, 서지현은 윤도훈에게 다급하게 물었다. “도훈아, 이게 무슨 일이야?”“진희 씨 이모부에게 전에 경고했었어요. 그 무정 사장님한테서 들여온 약재는 다 화학제품에 담가진 질 나쁜 약재라고. 그런데 그들은 믿지 않았죠! 그런 약재로 만든 약은 당연히 품질검사에서 합격할 리가 없어요! 이를 안 대리상이 문제를 제기하러 온 거죠!”윤도훈이 말했다.이 말을 들은 서지현은 웃으면서 물었다. “그럼 어째서 딱 마침 오늘 밤에 찾아왔지? 말해봐, 이 일 설마 네가 꾸민 거야?”“하하…….”윤도훈은 웃으면서도 인정하지도 부인하지도 않았다.그러자 서지현은 수치와 분노가 사라진 얼굴로 윤도훈을 향해 웃으며 말했다. “녀석, 정말 잘하네!”이원도 윤도훈에게 엄지를 치켜세우며 말했다. “형부, 당신 대단해요! 홍지명 같은 다른 지방의 대리상과도 아는 사이라니, 다 형부 말을 듣나 봐요?”윤도훈은 웃으면서 고개를 저었다. “친한 관계는 아니에요. 하지만 절대적인 이익 앞에서 그들은 자연스레 어느 쪽에 서야 할지 아는 것 뿐이죠.”그다음, 다른 대리상들이나 그들이 보낸 대표들이 차례로 도착했다.한 명 한 명, 분노에 찬 목소리로 들어와서 한 장 한 장의 약품 검사 보고서를 이천강 가족과 남미숙 앞에 던졌다.이천강과 남미숙은 이러한 상황에 왠지 모를 두려움을 느꼈다.한 대리상이 약에 문제가 있다고 말하면 그들은 그저 고의로 문제를 일으키려는 것으로 의심할 수 있지만, 지금은 그린 제약회사와 협력하는 모든 대리상들이 와서 이런 말을 하고 있으니, 사태의 심각성을 짐작할 수 있었다.“믿지 않는다면 관련 부서에 가서 직접 검사해 보세요!”“말해보세요, 어떻게 처리할 건가요?”“우리에게 해명하셔야죠.”홍지명 등 사람들이 남미숙과 이천강 가족을 둘러싸고, 기세등등하게 물었다.그 순간, 이씨 가족은 서로를 바라보며 속삭이기 시작했다.“혹시, 원래 약재에 문제가 있었던 걸까?
그러자 홍지명이 차갑게 말했다. “해결이라……, 좋습니다. 계약에 따르면 약품 품질 문제가 생겼을 때, 저에게 10배의 위약금을 물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제가 그린 제약회사에 주문한 것은 많지 않아요. 3천억 정도 됩니다. 그럼 3조를 배상하면 되겠네요?”“장산 약국에서는 4천억짜리 주문을 했어요! 그럼 4조를 배상하세요!”“제 주문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단지 1천억이야! 위약금으로 1조를 낼 수 있겠어요?”“저는 2천억짜리 주문을…….”대리상들은 하나같이 주문량을 대폭 늘렸었다. 첫째로, 이 약들이 잘 팔렸기 때문이고, 둘째로는 이천강이 약값을 미친 듯이 올리는 바람에 같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물량이 대폭 줄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들은 주문을 늘릴 수밖에 없었다.이 대리상들이 보고한 숫자를 듣고 있던 이천강의 얼굴이 파르르 떨려났다. 남미숙은 충격을 받은 나머지 그 자리에서 쓰러질 뻔했다. 이전에 그들을 자랑스럽게 했던 주문들이, 이제는 마치 사형 선고와도 같았다.“너희들……, 이건 공갈이에요! 도대체 어떻게 수조원을 달라고 할 수 있습니까? 지금 도둑질하는 겁니까?”성계평은 대리상들에게 날카롭게 소리쳤고, 화를 내며 발을 구르기 시작했다.“그래! 너희들 이렇게 난리 치면 우리가 경찰에 신고해서 너희들을 다 잡아들일 거야!”이은정도 분에 차서 말했다. 하지만 그 말이 떨어지자마자, 홍지명은 성계평의 뺨을 후려쳤다. 그 바람에 성계평은 비틀거렸고 다른 대리상들도 이은정을 바닥에 쓰러뜨렸다.“내가 공갈? 계약서엔 명백히 10배 배상이 적혀있어. 만약 내가 모르고 가짜 약들을 팔았다면 내 인생은 끝장이야! 전 재산을 잃을 뿐만 아니라 평생 감옥에 갇힐 뻔했다고! 너희 때문에 죽을 뻔했어, 그런데도 내가 공갈이라고?”홍지명은 성계평에게 욕설을 퍼부었다.“X친 년, 우리가 경찰에 신고 안 한걸 다행 인줄 알아. 그런데 뭐 지금 경찰을 부르겠다고? 좋아, 그러면 여기까지만 말하고 경찰을 불러!”대리상들은 각자의 지역에서 권력과 돈을
흡혈귀 황제 마리는 윤도훈이 아직도 멈출 생각이 없다는 사실에 크게 놀랐다.“윤도훈 씨, 도대체 어디까지 하려는 거예요? 당신 장모님은 무사하시잖아요. 설마 지금 와서 말을 바꾸려는 거예요? 원한에는 원인이 있고, 빚에는 주인이 있죠. 오거스라는 사건의 주범은 이미 죽었어요.”흡혈귀 황제는 이를 악물며 말했다. 그녀의 2미터가 넘는 키마저 분노로 인해 약간 떨리고 있었다.“네 흡혈귀 일족들이 외부에서 제멋대로 날뛰며 암흑 조직을 지원하고, 내 장모를 납치하고, 내 아내를 끌어들이려 했지. 방금도 나를 죽이려 했으면서, 주범 하나 죽이는 것으로 끝내겠다도?”“내가 윤도훈이라 너무 호락호락하다고 생각하는 건가? 이 모든 원한을 깔끔히 정리하려면, 너희 흡혈귀 일족이 나에게 배상을 해야겠지. 그렇지 않나?”윤도훈은 얼굴에 장난기 가득한 미소를 띠며 강하게 마리를 압박했다. 이것은 국제 관례였다. ‘패배자가 승자에게 보상을 주는 것이 당연하지 않은가?’“도대체 어떤 배상을 원한단 말인가요?”흡혈귀 황제 마리는 잠시 말을 잇지 못하다가 분노 섞인 어조로 물었다.“너희 흡혈귀 일족에 어떤 보물이 있는지 보자고. 내가 눈여겨볼 만한 걸 내놓아라.”윤도훈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장난스럽게 말했다.그 말이 끝나자, 흡혈귀 황제 마리는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우리 흡혈귀 일족의 가장 큰 보물이라면, 바로 저입니다. 그런데 이거 어쩌죠? 제가 윤도훈 씨와 하룻밤을 같이 보내는 것으로 충분하겠어요?”자신과 대등하게 맞설 수 있는 강자를 상대하면서, 마리는 윤도훈과 어떤 일이 일어나는 것도 개의치 않았다. 한편, 그 말을 들은 윤도훈은 흠 하며 잠시 멈칫하더니, 흡혈귀 황제 마리의 몸을 훑어보았다. 솔직히 말해, 그녀는 천 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매혹적인 인물이었다.2미터가 넘는 키에도 전혀 투박하거나 둔탁하지 않았고, 오히려 독특한 매력을 뿜어냈다. 1미터 이상의 다리, 매혹적인 허리와 골반의 곡선, 그리고 빠져들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이진희는 사실 흡혈귀 일족의 영토로 보내지지 않았다. 이전에 오거스는 단지 윤도훈을 이곳으로 유인해 흡혈귀 일족의 더 강력한 강자들이 그를 상대하게 하려는 계략을 꾸몄을 뿐이었다.그러나 뜻밖에도 윤도훈의 강함은 흡혈귀 일족 전체가 어찌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러 있었다.“하이오스 그룹으로 돌려보내라니?”윤도훈은 날카로운 눈빛에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도훈 씨, 하이오스 그룹으로 보내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어쨌든 장모님께서는 여전히 냉동 상태에 있으시니까요. 안심하세요. 하이오스 그룹과 히드 조직은 직접적인 관계가 없으며, 단지 로이가 히드 조직의 일원일 뿐입니다.”오거스는 바닥에 엎드린 채 쓴웃음을 지으며 설명했다.윤도훈은 코웃음을 치며 약 30분가량 그곳에서 기다렸다. 그동안 흡혈귀 일족 대전당 전체는 무거운 긴장감 속에 조용했다. 다른 사람들은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는 듯한 분위기였다.온몸이 피로 뒤덮이고 살기를 내뿜는 윤도훈이 그저 조용히 서 있는 것만으로도 모두에게 강렬한 압박감을 주었다.잠시 후, 오거스가 부하들에게서 회신을 받은 뒤, 윤도훈은 이진희에게 전화를 걸었다. 윤도훈은 이진희에게 하이오스 그룹의 인체 냉동 기지에 가서 서지현이 무사히 돌아왔는지 확인해달라고 부탁했다. 이윽고 확실한 답변을 들은 그는 그제야 마음을 놓았다.“도훈 씨, 장모님은 이미 무사히 복귀하셨고, 도훈 씨도 아무련 부상을 입지 않으셨으니, 이제 그만 떠나주실 수 있겠습니까?”그 순간, 흡혈귀 황제 마리는 윤도훈을 바라보며 진지한 목소리로 물었다.윤도훈은 마리의 능력조차 능가하는 실력을 가진 염하인이다. 따라서 그가 이곳에 있는 것만으로도 흡혈귀 황제 마리는 엄청난 압박감을 느끼고 있었다. 자신은 윤도훈을 죽일 능력은 없는데, 상대는 흡혈귀 일족을 멸망시킬 능력을 지니고 있었다. 따라서 마리는 윤도훈이 어서 떠나주길 바랐다. 이 재앙과도 같은 존재를 빨리 보내고 싶어 했다.“떠나라고? 내 장모를 함부로 납치하고, 내 아내를 잡으려 들고, 내
흡혈귀 황제 마리는 자신에게 가장 강력했던 흡혈귀 일족의 일원 중 한 명이, 그저 눈앞에서 윤도훈에게 직접 살해당하는 것을 똑똑히 지켜보았다. 마리의 마음 속에는 깊은 슬픔과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또한, 흡혈귀 일족의 영역 전체를 바라보니, 이곳저곳에 흡혈귀 일족 구성원들의 시체가 널려 있었다. 그 모습에 마리는 깊은 무력감을 느꼈다.윤도훈은 마리의 공격을 막아내며, 거리낌 없이 흡혈귀 일족을 학살했다. 대공급의 강자조차 단 한 번의 공격으로 즉결당하는 것을 본 후, 마리는 비로소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았다.윤도훈이 마리의 흡혈귀 일족을 모두 죽이고 흡혈귀 일족을 멸망시킬 것인가, 아니면 그녀가 먼저 그를 죽일 것인가? 이 문제의 답은 이미 정해진 듯했다.“멈춰요! 염하에서 온 윤도훈 씨. 제발 멈춰주세요! 원하시는 것이 있다면, 지금 모두 제대로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제가 지금 바로 당신의 장모님을 데려오겠습니다. 그러니 제발 그만해 주세요!”결국, 흡혈귀 황제 마리는 깊은 무력감과 내면의 증오와 슬픔을 억누르며, 자신의 붉은색 긴 채찍을 거두고 윤도훈을 향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그러자 그 말을 들은 윤도훈은 차갑게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처음부터 그렇게 했다면 좋았을걸.”마리는 이를 꽉 악물고 깊게 숨을 들이쉬더니, 여왕다운 오만함을 내려놓고는 평등한 태도로 윤도훈을 바라보며 말했다.“그대는 스스로를 증명하셨습니다. 이제 그대와 어떤 조건이든 대화할 자격이 있음을 말입니다.”흡혈귀 황제로서, 흡혈귀 일족의 여왕으로서, 마리는 오랜 세월 동안 절대적인 권력을 누려왔다. 그녀는 자신이 모든 존재, 심지어 생명 위에 군림하고 있다고 느꼈다.따라서 자신의 명령은 곧 타인이 따라야 할 신성한 명령서와 같다고 생각했다. 그러니 처음부터 윤도훈과 협상 테이블에 앉는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특히, 윤도훈이 혈족의 인질을 잡은 채 마리 앞에 나타났을 때는 더더욱 그랬다.윤도훈이 무슨 말을 하고, 어떤 행동을 하든, 처음에 마리가 그에
펑-그 순간, 윤도훈은 발끝으로 바닥을 강하게 딛으며, 거대한 깊은 구멍을 남기고 공중으로 튕겨 올랐다. 그는 반공중에서 가장 인파가 밀집된 곳을 향해 단숨에 뛰어들었다.웅-동시에, 강력한 인력이 윤도훈의 몸을 중심으로 사방으로 퍼져 나갔다. 잠시 후, 그의 주변 50미터 범위 내에 있는 공중의 흡혈귀 일족 강자들이 통제력을 잃고 그쪽으로 끌려갔다.한편, 윤도훈은 가볍게 코웃음을 치며, 진기를 폭발시켰다. 강력하고, 무겁고, 폭발적인 진기가 사방으로 확산되는 기벽처럼 퍼져나가며, 그쪽으로 끌려온 흡혈귀 일족 강자들에게 충돌했다.잠시 후, 흡혈귀 일족 대전당 내부에는 잔혹하고도 처참한 광경이 펼쳐졌다. 극도로 시각적 충격을 주는 장면이었다.윤도훈의 폭발적인 진기가 백작급 흡혈귀 일족 강자들을 즉시 폭살시키며, 피의 안개로 변하게 만들었다. 공작급 강자들조차 몸이 산산조각 나며 파편이 흩어졌다. 마치 공중에서 거대한 피의 불꽃이 터지는 것 같은 광경이었다.“안 돼!”이 광경을 본 흡혈귀 황제 마리는 얼굴 근육까지 떨며, 깊은 분노와 비탄이 섞인 절규를 내질렀다. 나머지 흡혈귀 일족 강자들, 특히 네 명의 대공들조차도 가슴 깊은 곳에서 공포감이 솟구쳤다.“내 장모를 내놔! 그렇지 않으면 학살은 계속 될 거야!”윤도훈은 땅에 착지하며, 흡혈귀 황제 마리의 분노에 찬 공격을 정면으로 받았다. 그러나 그의 얼굴은 단 한 번도 찡그려지지 않았다. 윤도훈의 목소리는 오히려 냉혹하고 오만했다.“도망쳐! 흡혈귀 일족 소속 모두, 당장 이곳에서 도망쳐! 그리고 윤도훈은 나에게 맡겨!”흡혈귀 황제 마리는 절규하듯 외쳤다. 그녀의 말이 끝나자마자, 수많은 흡혈귀 일족 강자들이 마치 구원을 받은 듯이 급히 대전당을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그들은 종말을 피하려는 듯, 서로 앞다투어 흡혈귀 일족 영지의 바깥으로 도망쳤다.“네 졸개들을 도망치게 하는 건가? 네 졸개들이 나보다 빨리 도망칠 수 있을 것 같아? 하하하. 죽어! 네가 내 장모를 넘길 때까지 전부 죽
웅!이 순간, 윤도훈의 몸에서 진기가 거세게 쏟아져 나왔고, 보호 진기를 형성함과 동시에 공격에 더욱 강력한 진기가 깃들었다.쨍쨍쨍쨍-윤도훈이 손에 쥔 금속 장봉과 흡혈귀 황제 마리가 휘두르는 붉은색 채찍이 끊임없이 부딪혔다.윤도훈의 진기에는 후토지력과 뇌전지력이 섞여 있어 공격은 무겁고도 폭발적이었다. 동시에, 뇌전지력은 붉은색 채찍을 타고 흡혈귀 황제 마리의 몸속으로 침투해 그녀의 몸을 마비시키는 듯한 효과를 가져왔다. 양측은 마치 부정적인 상태를 서로 주고받는 듯한 싸움을 벌였다.그러는 와중에, 윤도훈은 금속 장봉을 마치 칼처럼 사용하며, 채찍의 그림자를 흩트리는 동시에 비밀리에 열공비홍의 공격력을 중첩시켰다. 열공비홍 9식은 단독으로 사용할 때와 연속으로 사용할 때의 위력이 완전히 다르다.슉슉슉-흡혈귀 황제 마리가 공격에 집중하자, 네 명의 대공급 강자들은 잠시 물러났다. 그러나 그들은 가만히 있지 않고, 계속해서 윤도훈에게 원거리 공격을 퍼부었다.한 줄기씩 뿜어져 나오는 기혈의 힘이 윤도훈의 몸에 닿아 마리를 도와 그에게 더 큰 혼란을 주려 했다. 그 외에도 백작과 공작급 강자들 또한 이 광경을 보고 앞다투어 원거리 공격을 시도하며 윤도훈을 공격하기 시작했다.순간, 흡혈귀 일족 대전당 전체는 마치 흡혈귀 황제의 지휘 아래 모든 흡혈귀 일족이 하나의 보스를 상대로 총공격을 펼치는 장면과 같았다.팍-마침내, 윤도훈은 한 대공급 강자의 공격을 맞은 후 약간 휘청거렸다. 이때, 흡혈귀 황제 마리의 붉은색 채찍이 그의 허리를 정통으로 가격했다.흡혈귀 일족의 최강자인 흡혈귀 황제 마리의 전투력은 원영 후기의 절정 강자에 필적했다. 따라서 그녀의 이 한 방은 윤도훈의 허리에 깊고 선명한 상처를 남겼다. 이윽고 피부와 살점이 뒤집히며 선혈이 윤도훈의 옷을 붉게 물들였다.잠시 후, 윤도훈은 낮게 신음했고, 그의 선명한 윤곽의 얼굴에는 고통과 분노, 그리고 살기가 서려 있었다.한편, 그 모습을 본 흡혈귀 황제 마리는 자신이 공격에 성공
대공급 흡혈귀 강자는 종합 전투력이 원영 중기에 필적한다. 그러나 윤도훈과의 정면 충돌에서, 결국 한 주먹에 밀려날 수밖에 없었다.윤도훈과 부딪혔던 오른팔은 육안으로도 뚜렷이 보일 정도로 굽어버렸고, 뼈는 부러지고 힘줄이 끊어졌다. 심지어 팔꿈치 부근에서는 피로 물든 뼈의 단면이 선명하게 드러나 있었다.이 흡혈귀 대공은 순간적으로 비명을 질렀고, 급히 몸을 뒤로 물렸다. 이런 부상은 흡혈귀에게 있어 심각한 부상이라 보기 어렵다. 그러나 단 한 번의 교전에서 보여진 이 엄청난 실력 차이는, 모든 흡혈귀의 마음을 경악하게 만들었다.‘설마, 대공마저도 윤도훈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는 것인가. 심지어 압도당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인가?’그 순간, 대공급 강자는 몸을 뒤로 물리면서, 오른팔의 상처를 복구하려 했다. 하지만 그는 곧 자신의 회복 능력이 어떤 힘에 의해 억제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그것은 바로 윤도훈의 공격에 담겨 있던 죽음의 힘이었다. 이 죽음의 힘은 모든 곳으로 침투할 수 있는 힘으로, 생명을 빠르게 파괴하며 죽음을 상징하는 힘이었다.또한, 이 힘은 생사에 관여하는 법칙 중 하나로, 천지간에서 가장 강력한 법칙 중 하나로 여겨진다. 윤도훈이 깨우친 이 힘의 초기 형태만으로도 그의 비범함은 짐작이 가능했다.이 힘은 적에게 치명적인 피해를 입히는 것뿐만 아니라, 아직 죽지 않은 상대의 생명력을 끊임없이 침식할 수 있었다. 특히 흡혈귀처럼 회복력이 뛰어난 적에게는 천적이나 다름없었다.그 순간, 나머지 세 명의 대공급 강자들이 이 광경을 목격하고 곧바로 합세했다. 윤도훈이 몰아붙여 이 대공급 강자의 생명을 위협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함이었다.“윤도훈과 정면으로 충돌하지 마. 원거리 공격으로 상대해!”뒤로 물러난 흡혈귀 대공은 등 뒤의 육체 날개를 활짝 펼치며 하늘로 솟아올랐다. 그러면서 윤도훈을 향해 두 줄기의 기혈의 힘을 발산했다.펑-, 펑-이렇게 윤도훈은 대공급 강자 세 명과 홀로 싸우고 있었다. 다른 상황에 신경 쓸 겨를도 없이, 한
그러나 이 말을 들은 윤도훈의 얼굴에는 오히려 차가운 미소가 떠올랐다.“보아하니 너희는 두 번째 선택을 한 모양이군.”윤도훈이 조용히 말했다.“좋아! 그럼 죽어라!”말을 마친 윤도훈은 발을 세차게 내디디며 먼저 공격을 감행했다.흡혈귀 황제 마리가 오거스를 이용한 협박이 통하지 않는다고 말했을 때, 윤도훈은 이미 자신의 선택을 확고히 했다. 유일한 방법은 절대적인 힘으로 흡혈귀 황제 마리뿐만 아니라 흡혈귀 일족 전체를 굴복시키는 것이었다.물론 이 일에 대해 백 퍼센트 확신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자신감은 충분했다. 이곳에 모인 흡혈귀 일족 강자들 중 흡혈귀 황제 마리만이 약간의 위협을 줄 수 있을 뿐, 나머지 흡혈귀 일족 강자들은 한눈에 그들의 수준이 드러날 정도였다.흡혈귀 일족이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해도, 윤도훈의 압도적인 힘 앞에서는 무의미했다. 마치 오거스의 어둠의 영역이 그랬듯이, 아무리 신비롭더라도 절대적인 힘으로 부서질 뿐이었다.붕-윤도훈이 움직이는 순간, 그의 몸에서 강력한 파동이 퍼져 나왔다.후토불멸체가 바로 발동되었다.윤도훈의 몸을 감싸는 진기는 강렬하게 요동쳤으며, 그의 주변에는 보호막이 형성되었다. 그 진기 속에는 후토의 강력함과 뇌전의 폭발적인 에너지가 섞여 있었고, 윤도훈의 모습은 흙빛과 번개의 빛이 어우러져 눈부시게 빛났다. 한편, 윤도훈의 압도적인 기운은 대전에 있는 모든 흡혈귀 일족 강자들의 주목을 끌었다.높은 자리에 앉아 있던 흡혈귀 황제 마리조차 눈을 크게 뜨고 지켜봤으며, 바닥에 쓰러져 있던 오거스도 눈이 휘둥그레졌다.오거스는 그제야 깨달았다. 윤도훈은 지금까지 그들과 싸울 때, 자신의 진정한 힘을 전혀 발휘하지 않았다는 것을 말이다.퍽-한 흡혈귀 일족 백작이 흡혈귀 황제 마리 앞에서 공을 세우려는 욕심에 윤도훈에게 먼저 돌진했지만, 그의 주먹 한방에 바로 공중으로 날아갔다.그리고 그 백작의 몸은 공중에서 폭발하듯 산산조각 났다. 그의 강력한 회복 능력도 이런 강도 앞에서는 아무 소
윤도훈은 얼음같이 차가운 목소리로 높은 자리에 앉아 있는 흡혈귀 황제 마리에게 말했다.“내 장모님을 이리 데려오라고 명령해!”윤도훈의 말이 끝나자마자, 거대한 기운들이 파도처럼 그에게 몰아쳤다. 이곳에 모여 있는 흡혈귀 일족 고수들은 모두 위압감을 뿜어내고 있었고, 일반인이라면 이 압력만으로도 죽을 지경이었다.이때, 높은 자리에 앉아 있던 흡혈귀 황제 마리의 몸에서 붉은 살기가 피어오르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건방진 놈, 지금 나에게 명령이라도 하는 것이냐?”“죽고 싶은 건가? 마리 여왕님를 보고도 아직 절을 하지 않다니!”“여왕님에게 이런 태도를 보이다니, 넌 피 웅덩이에 던져져 썩은 피에 부식되어 죽어야 마땅하다.”“무릎을 꿇어라!”흡혈귀 일족의 고수들이 하나같이 차가운 목소리로 윤도훈을 꾸짖었다. 그러나 그는 그들의 질책과 위압을 전혀 신적 경지 쓰지 않고, 오직 마리만을 바라보며 말했다.“명령이라니? 단순한 거래일 뿐이다. 네가 그렇게 생각하고 싶다면야 어쩔 수 없지. 하지만 네 이 잘생긴 장난감 오거스를 살리고 싶다면, 당장 내 장모님을 이리로 데려와!” 윤도훈의 말이 끝나자, 흡혈귀 황제 마리의 요염하지만 사악한 얼굴에 냉소가 떠올랐다.“날 협박하려는 것인가? 내가 저 놈의 목숨에 연연할 거라 생각하는 건가? 우리 흡혈귀 일족엔 잘생긴 남자가 많아. 죽이고 싶다면 죽여. 하지만 그 댓가로 너도 목숨을 잃게 될 것이다. 네가 오거스를 인질로 잡고 있다고 해서 내가 두려워할 것 같애?”마리의 말에 윤도훈은 실눈을 뜬 채 말했다.“아니, 넌 오해하고 있어. 난 오거스를 인질로 삼은 이유가 내 장모님을 되찾기 위해서일 뿐이지, 너희가 나를 공격할까 두려워서가 아니다.”말을 마친 윤도훈을 오거스를 쓰레기를 버리듯 흡혈귀 황제 마리에게 던졌다.퍽-오거스는 마리의 발치에 떨어졌다. 그녀는 윤도훈의 이 행동에 잠시 놀란 듯 실눈을 뜬 채 바라봤다. 흡혈귀 일족 고수들도 모두 어리둥절해하며 그를 바라보았다. ‘흡혈귀 일족의 영지
윤도훈은 죽은 개처럼 질질 끌려가는 오거스를 손에 들고 성으로 향했다.사유지 경고 표지판 앞에 도착했을 때, 갑자기 한 그림자가 나타났다. 한 명의 흡혈귀 일족 경비원이 윤도훈의 앞을 막아서며 차갑게 경고했다.“여긴 사유지다. 너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썩 물러...”그러나 경비원은 말을 마치지 못했다. 경비원의 눈길이 윤도훈의 손에 들려 있는 오거스를 보자, 그의 표정은 즉시 경악으로 물들었다.“오거스 백작님, 이게. 이게.”경비원은 말을 잇지 못했고, 윤도훈을 경계하며 물었다.“넌 누구냐? 오거스님께 무슨 짓을 한 거냐?”이때 오거스가 약한 목소리로 말했다.“흡혈귀 황제께 보고해. 우리 흡혈귀 일족에게 귀한 손님이 왔다고. 어서 가.”흡혈귀 일족 경비원은 혼란스러운 눈빛으로 윤도훈을 한 번 더 쳐다본 뒤, 몸을 날려 성으로 빠르게 달려갔다.윤도훈은 조용히 코웃음을 치며 그를 막거나 신적 경지 쓰지 않고, 여전히 오거스를 손에 들고 그 자리에 서 있었다.잠시 후, 날개를 펄럭이며 빠르게 날아오는 검은 그림자가 나타났다. 이번에 온 이는 분명히 흡혈귀 일족 내에서도 백작 이상의 고수였다.달빛 아래에서 이 장면을 누군가 사진이나 영상으로 남겨 인터넷에 올렸다면, 틀림없이 큰 논란을 일으켰을 것이다. 그러나 윤도훈은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그를 가만히 바라보았다.긴 머리를 가진 흡혈귀 백작은 땅에 내려서자마자 윤도훈의 손에 들린, 사지가 부러진 오거스를 보고 얼굴이 어두워졌다. 그는 곧바로 냉랭한 눈빛으로 윤도훈을 노려보며 말했다.“여봐, 네 용기가 대단하군. 오거스 백작을 이런 꼴로 만들어 놓고도, 감히 이곳에 데려오다니! 목적이 뭐지?”긴 머리를 가진 흡혈귀 백작의 말이 끝나자, 윤도훈은 냉소를 터뜨리며 말했다.“쓸데없는 말은 그만 하고, 여기서 결정권을 가진 자를 데려와!”오거스도 힘없이 말했다.“우리를 흡혈귀 황제께 데려가라.”그러자 긴 머리의 백작은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그럼 따라오시든지.”긴 머리 백작은 윤도훈을 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