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무슨 상황이지?”이천수도 다소 어리둥절하게 물었다.이원은 자신의 누나와 형부에게 물었다.“누나, 형부, 석임 사장님을 매수한 거예요?”그린 제약회사와 이렇게 오랫동안 협력해 온 사람이, 갑자기 이천강과 남미숙에게 반기를 들다니?정말 뜻밖이었다.“도훈이가 말했잖아, 이모부네 들여온 약재에 문제가 있다고. 이제 문제가 터진 거지!”이진희는 차갑게 말했다.그때, 남미숙은 황석임에게 진지하게 말했다. “석임 사장님, 말씀하실 때 증거를 갖고 해요. 우리 이씨 가문이 만든 약이 가짜라고 어떻게 그렇게 말씀하시나요? 무고하게 남을 몰아붙이면 법적 책임을 물으셔야 할 수도 있어요.”장내에 있던 이씨 가족 모두가 불쾌하고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황석임을 노려봤다.“맞아! 이씨 가문의 약이 어떻게 품질 문제가 있겠어요?”“그렇게 잘 팔리는데, 모두가 바보라는 건가요? 가짜 약이 그렇게 많이 팔릴 리가 없잖아요?”“석임 사장님, 혹시 이진희와 그 윤도훈이 뭔가 혜택을 줘서 오늘 일부러 문제를 일으키러 온 거 아니에요?”“너무 비열해…….”사람들은 이러쿵저러쿵 비난을 퍼부었고, 다시 이진희 가족을 겨냥했다.하지만 그때, 누군가가 기세등등하게 회관으로 들어왔다.“맞아, 법적 책임을 져야 하죠! 여러분의 그린 제약회사는 파산할 겁니다. 책임자는 감옥에 가게 될 거예요!”누군가가 어두운 얼굴을 하고 들어와 연회장 중앙으로 향했다.“누구……, 홍지명인가?”“중주시 YS 그룹 회장.”“그린 제약회사의 중주시 대리권을 이 사람이 받았었지!”“이게 무슨 뜻일까?”홍지명이 자기 쪽으로 오는 것을 보며, 이천강과 남미숙의 얼굴은 모두 어두워졌다.또한 이은정과 성계평 얼굴에 있던 자만하고 거만한 표정도 사라지고, 불안하고 화가 난 표정으로 바뀌었다.“지명 사장, 이게 무슨 짓이세요?”이천강이 화를 내며 물었다.쾅!홍지명은 검사 보고서를 꺼내 이천강의 얼굴에 집어 던졌다. “제가요? 그건 내가 이천강 씨에게 물어봐야 할 것 같은데? 스스로
서지현은 앉았다 일었났다를 반복하며 그쪽을 빼꼼히 들여다보았다. 그 광경을 보고 나서, 서지현은 윤도훈에게 다급하게 물었다. “도훈아, 이게 무슨 일이야?”“진희 씨 이모부에게 전에 경고했었어요. 그 무정 사장님한테서 들여온 약재는 다 화학제품에 담가진 질 나쁜 약재라고. 그런데 그들은 믿지 않았죠! 그런 약재로 만든 약은 당연히 품질검사에서 합격할 리가 없어요! 이를 안 대리상이 문제를 제기하러 온 거죠!”윤도훈이 말했다.이 말을 들은 서지현은 웃으면서 물었다. “그럼 어째서 딱 마침 오늘 밤에 찾아왔지? 말해봐, 이 일 설마 네가 꾸민 거야?”“하하…….”윤도훈은 웃으면서도 인정하지도 부인하지도 않았다.그러자 서지현은 수치와 분노가 사라진 얼굴로 윤도훈을 향해 웃으며 말했다. “녀석, 정말 잘하네!”이원도 윤도훈에게 엄지를 치켜세우며 말했다. “형부, 당신 대단해요! 홍지명 같은 다른 지방의 대리상과도 아는 사이라니, 다 형부 말을 듣나 봐요?”윤도훈은 웃으면서 고개를 저었다. “친한 관계는 아니에요. 하지만 절대적인 이익 앞에서 그들은 자연스레 어느 쪽에 서야 할지 아는 것 뿐이죠.”그다음, 다른 대리상들이나 그들이 보낸 대표들이 차례로 도착했다.한 명 한 명, 분노에 찬 목소리로 들어와서 한 장 한 장의 약품 검사 보고서를 이천강 가족과 남미숙 앞에 던졌다.이천강과 남미숙은 이러한 상황에 왠지 모를 두려움을 느꼈다.한 대리상이 약에 문제가 있다고 말하면 그들은 그저 고의로 문제를 일으키려는 것으로 의심할 수 있지만, 지금은 그린 제약회사와 협력하는 모든 대리상들이 와서 이런 말을 하고 있으니, 사태의 심각성을 짐작할 수 있었다.“믿지 않는다면 관련 부서에 가서 직접 검사해 보세요!”“말해보세요, 어떻게 처리할 건가요?”“우리에게 해명하셔야죠.”홍지명 등 사람들이 남미숙과 이천강 가족을 둘러싸고, 기세등등하게 물었다.그 순간, 이씨 가족은 서로를 바라보며 속삭이기 시작했다.“혹시, 원래 약재에 문제가 있었던 걸까?
그러자 홍지명이 차갑게 말했다. “해결이라……, 좋습니다. 계약에 따르면 약품 품질 문제가 생겼을 때, 저에게 10배의 위약금을 물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제가 그린 제약회사에 주문한 것은 많지 않아요. 3천억 정도 됩니다. 그럼 3조를 배상하면 되겠네요?”“장산 약국에서는 4천억짜리 주문을 했어요! 그럼 4조를 배상하세요!”“제 주문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단지 1천억이야! 위약금으로 1조를 낼 수 있겠어요?”“저는 2천억짜리 주문을…….”대리상들은 하나같이 주문량을 대폭 늘렸었다. 첫째로, 이 약들이 잘 팔렸기 때문이고, 둘째로는 이천강이 약값을 미친 듯이 올리는 바람에 같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물량이 대폭 줄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들은 주문을 늘릴 수밖에 없었다.이 대리상들이 보고한 숫자를 듣고 있던 이천강의 얼굴이 파르르 떨려났다. 남미숙은 충격을 받은 나머지 그 자리에서 쓰러질 뻔했다. 이전에 그들을 자랑스럽게 했던 주문들이, 이제는 마치 사형 선고와도 같았다.“너희들……, 이건 공갈이에요! 도대체 어떻게 수조원을 달라고 할 수 있습니까? 지금 도둑질하는 겁니까?”성계평은 대리상들에게 날카롭게 소리쳤고, 화를 내며 발을 구르기 시작했다.“그래! 너희들 이렇게 난리 치면 우리가 경찰에 신고해서 너희들을 다 잡아들일 거야!”이은정도 분에 차서 말했다. 하지만 그 말이 떨어지자마자, 홍지명은 성계평의 뺨을 후려쳤다. 그 바람에 성계평은 비틀거렸고 다른 대리상들도 이은정을 바닥에 쓰러뜨렸다.“내가 공갈? 계약서엔 명백히 10배 배상이 적혀있어. 만약 내가 모르고 가짜 약들을 팔았다면 내 인생은 끝장이야! 전 재산을 잃을 뿐만 아니라 평생 감옥에 갇힐 뻔했다고! 너희 때문에 죽을 뻔했어, 그런데도 내가 공갈이라고?”홍지명은 성계평에게 욕설을 퍼부었다.“X친 년, 우리가 경찰에 신고 안 한걸 다행 인줄 알아. 그런데 뭐 지금 경찰을 부르겠다고? 좋아, 그러면 여기까지만 말하고 경찰을 불러!”대리상들은 각자의 지역에서 권력과 돈을
“이천강이라는 놈은 당장 꺼져!”이 말을 듣고 이천강은 분노로 가슴을 움켜쥐며 거의 쓰러질 뻔했다.남미숙도 얼굴이 붉어지며, 누군가가 그녀를 부축하지 않았다면 아마 서 있지도 못했을 것이다.그때, 서지현이 대리상들의 요구를 듣고는 허허 웃으며 말했다. “설마, 대리상들이 모두 진희가 회사를 맡기를 원하네?”이천수는 놀란 듯한 얼굴로 매우 흡족해했다.“장모님, 어때요? 재미있나요?”윤도훈이 미소 지으며 물었다.“재미있어! 정말 재미있다.”“시원하시나요?”“시원해! 저 노인네 표정과 둘째의 어이없는 모습을 봐!”서지현가 웃으며 말했다. 이전의 분노와 원망이 사라졌다.“그러면 우리 이만 가볼까요.”윤도훈이 말했다.서지현은 잠시 멈칫했다. 이천수와 이원도 이해하지 못한 표정을 지었다.“가다니? 왜 가? 그들이 진희에게 회사를 맡기라고 하는데.”서지현이 물었다.“장모님, 이번엔 진희 씨는 회사만 관리하는 게 아니라 완전히 통제할 거예요! 그때가 되면 여러분 모두 마음을 굳게 먹으시고 냉정하게 저들을 대하시면 됩니다. 그러니 우리 먼저 가요. 여기서는 몇몇 일들을 해결할 수 없으니 집에서 기다리면서 누군가가 찾아오기를 기다리면 됩니다.”윤도훈은 약간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윤도훈과 이진희 그들이 떠난 후, 대리상들도 잠시 소동을 벌였지만 곧 떠났다.그들은 모두 같은 입장이었다. 앞으로 반드시 이진희와 협력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그린 제약회사를 법정에 고소할 것이다.이렇게 이번 축하연은 웃음거리가 되었다.“천강아, 넌 뭐 하는 거야? 제약 회사가 얼마나 잘 나가는 데 네 손에 들어가자마자 이런 일을 벌이다니! 가문을 영광의 길로 이끌 것이라 기대했는데 실망이다. 넌 이씨 가문을 망치는 사람이야! 앞으로 네 손에 맡기는 일은 없을 거다.”“이모부, 이 일을 제대로 해결해야죠!”“엄마, 확실히 사람을 잘못 선택하신 거 같아요!”삼촌, 사촌 그리고 작은이모 등이 몇 마디 냉소적인 말을 던지고 떠났다.이씨 가문의 다른 사람들도
그날 저녁, 윤도훈 일행이 떠난 후, 모두 이진희가 머무는 로얄관으로 돌아왔다.어차피 이곳은 별장이니 오늘 밤 모든 가족이 여기에 머물러도 방이 부족한 일은 없다.유모가 만든 저녁을 먹고 난 후, 이진희의 전화가 울렸다.“누구야?”서지현이 궁금해하며 물었다.“둘째 삼촌!”이진희가 말하면서 전화를 받았다. 그녀의 목소리는 차갑고 무심했다. [천강 삼촌, 무슨 일이세요?]“다들 어디 갔어? 당장 돌아와!”이천강의 목소리는 여전히 다소 강압적이었다.[우리가 왜 돌아가야 하죠? 천강 삼촌이 저희한테 볼일이 있으면 제 집으로 오셔서 이야기하시죠.]이진희는 그렇게 말하고 바로 전화를 끊었다.“여보세요? 여보세요?”“씨!”전화를 끊긴 이천강은 분노로 전화기를 바닥에 집어 던졌다.“그년이 뭐래요?”성계평이 물었다.“내 전화를 바로 끊었어. 나한테 집으로 오라고 하더라. 젠장, 정말 무례해!”이천강이 분노를 삭이며 말했다.“정말 저질이네요! 뭐가 대단하다고? 아버지, 이제 어떻게 하죠? 정말로 찾아가서 부탁해야 하나요?”이은정이 못마땅해하며 물었다.“그럼 어떻게 할까? 정말 감옥에 가고 싶어?”이천강이 창백해진 얼굴로 반문했다.이진희에게 부탁하러 가는 것이 자존심에 크게 상처를 주는 일이긴 하지만, 그래도 감옥에 가는 것보다는 낫다. 게다가 남미숙이 말했듯이, 이진희를 데려오지 못하면 그들 가족은 모두 가문에서 쫓겨날 것이다. 남미숙의 평소 보여준 행동을 생각하면 그녀는 말한 것을 반드시 지키는 사람이다.그때, 성계평이 한참을 고민하더니 갑자기 무언가를 생각한 듯 말했다. 그녀의 얼굴은 간악함으로 가득 찼다. “여보, 진희에게 부탁하는 것이 뭐가 문제가 되나요? 잊지 마세요, 회사 지분은 여보와 미숙 어르신이 갖고 있어요. 이진희가 회사를 다시 관리하더라도 우리를 위해 일하는 것뿐이에요!”이 말을 들은 이천강의 눈이 밝아졌고, 그는 웃으며 말했다. “맞아! 내가 회사의 40% 지분을 갖고 있으니 진희가 회사를 관리하더라도 결국
이 말을 듣고, 윤도훈은 비웃음을 터트렸다. “관계를 끊다뇨? 이천강 씨와 남미숙 어르신, 오래전부터 이미 우리와 관계를 끊은 거 아니었나요?”“네가 끼어들 자리가 아니야! 넌 닥치고 있어!”이은정이 격분하여 소리쳤다.찰싹-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이진희가 이은정의 얼굴을 때렸다.“이진희, 잘 들어! 앞으로 내 남편을 욕하는 게 내 귀에 들리면 욕할 때마다 널 때릴 거야!”이진희의 멋짐이 드러난 순간이었다.“너……, 너…….”이은정은 자기 얼굴을 감싸며 분노와 원한이 담긴 눈빛으로 이진희를 노려보았다.하지만 이들 가족은 여전히 상대방에게 잘 보여야 하기에 감히 손을 쓸 수 없었다.“진희야, 우리 다 한 가족인데 정말 이렇게까지 해야 해? 네 할머니도 우리보고 직접 데리고 오라고 하셨어, 서로 한발짝 물러서는 건 어떠니? 내가 그린 제약회사 경영에서 물러나고 너에게 맡길게. 얼마나 너에게 좋은 일이야?”이천강은 깊이 숨을 들이마시며 부드럽게 말했다.하지만 이를 들은 이진희는 비웃음을 터트렸다. “하하……. 이제 서로 양보하자는 건가요? 삼촌, 이만 가세요! 미숙 할머니가 우리를 이씨 가문에서 쫓아냈고 가문 내 기업의 지분도 전부 박탈했어요. 그런데 지금 와서 다시 회사 경영을 맡으라고요? 그렇다면 미숙 어르신이 직접 와서 말씀하셔야죠. 전 삼촌 가족들 말은 믿지 않아요!”그 말의 뜻은 당신들 가족 셋에게 아무런 발언권이 없다는 것이다.‘뭐? 남미숙 어르신 보고 직접 오라고?’이 말을 듣고 이천강 일가는 당황해했다. 그들은 결국 화를 참지 못하고 비웃음을 터뜨렸다.“이진희, 너 정말 너무 무례하다. 네가 어떻게 할머니보고 직접 찾아오라는 말을 할 수 있어? 우리 같은 어른들은 안중에도 없다는 거야? 할머니 그런 지위에 있는 분이 어떻게 직접 찾아올 수 있겠어? 기회를 준 것만 해도 감사해야지!”이진희는 차갑게 대답했다. “잘못했으면 사과해야죠! 미숙 어르신도 마찬가지예요! 왜 잘못했는데도 우리가 저자세를 취해야 하죠? 만약 할머니
한편, 서지현은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걱정스럽게 물었다. “그런데 진희야, 미숙 할머니보고 직접 와서 사과하라니, 이게……, 가능할까? 미숙 어르신은 자존심이 센 분인데.”이 말을 듣고 이천수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그게 무슨 말이야? 진희야, 너 이거……, 좀 심하지 않아? 그래도 할머니신데!”이진희는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 “심한 거라고요? 미숙 할머니가 절 허승재한테 시집가라고 강요하는 건 심하지 않고요? 번번이 약속을 어기시는 건 심하지 않고요? 우리를 가문에서 쫓아내고 우리 몫의 주식을 회수하는 건요? 천강 삼촌 축하연에서 우리를 불러 모욕한 건요? 그게 더 심하지 않아요?”이진희의 몇 마디 말에 이천수는 할 말을 잃었다. 그는 입술만 뻐끔거리다 한숨을 내쉬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래요! 미숙 어르신은 올 겁니다. 자존심이 센 분이시기에 더욱 오실 거예요. 법정에 서거나 감옥에 가는 것보다 오시는 게 체면을 챙기기 더 좋다는 걸 아실 겁니다.”이때 윤도훈은 서지현의 질문에 대답했다. 그래도 모두 불확실한 표정이었다. 남미숙이 이씨 가문에서 오랫동안 권력을 행사해 왔기에 모두 그녀를 경외하고 있다.“정말 그럴까? 미숙 어르신이 정말로 진희에게 찾아와 사과한다면 정말 좋을 텐데…….”서지현은 중얼거리며 내심 기대를 품었다.한편, 이천강 일가가 떠난 후.이은정은 화가 난 나머지 남미숙에게 사과를 요구하는 일을 가족 단체 채팅방에 올렸다. 이씨 가문 사람들의 공분을 일으켜 모두 이진희를 비난하게 하려는 의도였다.[뭐라고? 이진희가 그런 무리한 요구를 했다고?][정말 무례하다.][미숙 어르신보고 직접 방문하라니, 상상도 못 할 일이야! 그런 일은 절대 없을 거야!][수년 동안 찾아뵈러 갔으면 갔지 어떻게 어르신보고 오라고 할 수 있어? 더구나 사과하러 오라고?]이씨 가문 사람들은 모두 그 일이 불가능하다고 여겼다. 한편 이진희 일가는 가문에서 쫓겨났긴 했지만 단톡방에서는 퇴장당하지 않았다. 주요한 이유는 남
그 긴 시간 동안 남미숙이 이진희에게 가한 압박, 불공정, 그리고 당한 억울함이 마치 한꺼번에 터져 나오는 듯했다.“할머니, 저한테 조금이라도 미안한 마음이 없으세요?”이진희가 남미숙을 보며 물었다.“흥! 내가 무엇 때문에 미안해야 하지?”남미숙은 차갑게 말하며 강하게 되물었다.“이진희, 정말 너무하네. 네 할머니가 직접 찾아왔으니 이제 됐지? 이제 내가 묻겠다. 돌아와서 그린 제약회사를 계속 관리할 거냐? 가문을 위해 대리상들을 다스릴 거냐 말이다.”이천강은 얼굴을 찌푸리며 말했다.남미숙이 있으니 이천강의 태도도 다시 강해졌다.“그래! 지금 말해봐!”“왜? 미숙 어르신이 무릎이라도 꿇고 너한테 부탁하기를 바라는 거야? 이진희, 천벌이 두렵지 않아?”성계평과 이은정도 비난하며 도덕적 압박을 가하기 시작했다.하지만 이진희는 그들을 무시하고 남미숙만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동자에서는 실망감만 가득 찼다.이윽고 이진희의 얼굴은 차갑고 무심해졌다, 마치 모든 감정을 접은 듯.“좋아요, 할머니께서 미안해하지 않으신다면 다른 말은 필요 없어요! 이제 우리는 이익에 관해서만 이야기하죠. 친정에 대해선 다시는 언급하지 않겠어요! 한 마디로, 대리상들을 다룰 수 있는 사람은 저뿐이에요. 그렇지 않으면 미숙 어르신과 천강 삼촌, 감옥에 가는 건 불 보듯 뻔한 일이죠! 맞죠?”이진희는 이제 가족이 아닌 비즈니스의 상대에게 말하듯이 말했다.이천강의 얼굴은 더욱 어두워졌다.“그렇다면 천강 삼촌의 지분을 저에게 넘기세요! 앞으로 그린 제약회사는 저 혼자서 운영할 겁니다.”강인하고 차가운 여성 CEO, 한마디 한마디가 강렬했다.윤도훈의 손에서 전해지는 온기는 마치 이진희에게 힘을 주는 것 같았다.그 말이 맞다. 윤도훈이 이진희를 위해 모든 길을 다 열어놓았는데 이 기회를 붙잡지 못한다면 그거야말로 창피한 일이다. 그렇게 된다면 이진희가 스스로를 용서하지 못할 것이다.한편 이 말을 들은 남미숙의 안색이 급변했고, 이천강 일가도 경악스러운 표정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