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연우가 반응하기도 전에 서준영은 회의실을 나갔다. 멀어져가는 그의 뒷모습을 지켜보며 하연우는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왠지 모르게 누군가에 관심받고 사랑받고 보호받는 느낌이 들어 그녀는 마음이 따뜻해졌다. 회의는 금방 끝이 났다. 회사의 주주들과 임원진들은 하나같이 서준영이 이 일을 해결할 거라고 믿지 않았다.“아가씨, 정말 서준영 씨한테 맡기실 거예요? 서준영 씨는 아무것도 모르잖아요!”옆에 있던 한소현이 다급하게 입을 열었다.하연우는 팔짱을 낀 채 의자에 기대어 웃음을 보이며 도도하게 입을 열었다.“준영이한테 그냥 맡길 거야. 준영이가 이 일을 어떻게 해결하는지 한번 보고 싶어.”“하지만 서준영 씨가 해결하지 못한다면요? 회사 주주들이 가만있지 않을 거예요.”한소현은 걱정 어린 표정을 지었다. “아니, 난 준영이 믿어.”갑자기 문뜩 생각이 떠오른 하연우가 흥분한 표정을 지으며 소리쳤다.“소현아, 가자. 나랑 같이 장 보러 가자.”“장 보러요?”한소현은 멍한 표정을 지었다.‘아가씨가 갑자기 장을 본다고? 설마 직접 요리라도 하시려는 걸까?’“응, 미리 준영이 축하해 주려고. 준영이한테는 절대 비밀이야.”하연우는 연애에 빠진 소녀처럼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아가씨, 지금 축하하는 건 좀 이르지 않나요? 서준영 씨를 그렇게 믿어요? 서준영 씨가 아까 나한테 무례하게 굴었어요. 내 가슴에 문제가 있다면서요!”한소현은 급한 마음에 발을 동동 구르며 하연우의 뒤를 쫓아가 고자질했다. 하연우가 멋지게 뒤돌아서자 그녀의 긴 치마와 긴 머리카락이 흔들렸다. 그녀는 길고 하얀 손가락으로 한소현을 가리키며 웃었다.“가슴에 문제 있다고 했어? 그럼 정말 병원에 가서 검사해봐. 네 가슴이 워낙 커서 쉽게 문제가 생길 수 있거든.”“네?”한소현은 흠칫하더니 이내 얼굴이 붉어졌다.“아가씨, 지금 나 놀리는 거예요? 제 가슴이 뭐가 커요? 아가씨에 비하면 작은 편이거든요...”...한편, 회사를 나온 서준영은 고민 끝에 임현우의 생각이
‘퍼억!’한 발로 문을 걷어차고 들어간 서준영은 룸 안에 있는 사람들을 차갑게 쳐다보았다. 룸 안에는 십여 명의 남녀가 서로 껴안고 있었다. “이런 젠장! 어떤 놈이야? 감히 우리 방문을 걷어차고 들어와? 죽고 싶어?”그중 술에 잔뜩 취한 건달은 금목걸이에 가죽 재킷, 스키니진 차림으로 로퍼를 신고 있었고 손에는 담배를 낀 채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서준영을 향해 소리쳤다.서준영은 두말없이 테이블 위에 놓인 맥주병을 집어 들고 그놈의 머리를 내리쳤다!‘펑’하는 소리와 함께 맥주병은 산산조각이 났고 빨간 피와 술이 섞여 사방으로 튕겼다.순식간에, 룸 안에 있던 사람들은 하나같이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몸을 훤히 드러내고 있던 여자들이 겁에 질려 비명을 질렀다. “젠장! 감히 우리 애들을 때려? 죽고 싶은 거야?”그 순간, 일곱 여덟 건달들이 맥주병을 집어 들고 서준영의 머리를 내리쳤다.그런데 한 줄기의 검은 그림자가 갑자기 서준영의 등 뒤에서 튀어나왔다.‘퍼억!’30초도 안 되어 건달들은 하나같이 피투성이가 된 채 바닥에 쓰러져 고통스럽게 울부짖었다. 임현우는 담담하게 손을 흔들며 호통쳤다. “감히 준영 씨한테 손찌검하다니, 죽고 싶어 환장했어!”소파에 앉아있던 나머지 몇 명 건달들은 모두 놀라서 식은땀을 흘리며 임현우를 쳐다보았다. “현우... 현우 형님...”“다리가 부러진 거 아니었어요? 어떻게 또다시 일어설 수가 있지?”그들은 하나같이 멍한 표정을 지었다.‘참으로 귀신이 곡할 노릇이군.’눈앞의 임현우의 모습은 다리가 부러진 사람 같지 않았다. “내가 아직까지 형님이긴 해? 당장 무릎 꿇어!”임현우는 건달들의 뺨을 내리쳤고 건달들의 얼굴은 퉁퉁 부어올랐다. 몇몇 건달들은 재빠르게 무릎을 꿇고는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이내 서준영이 앞으로 걸어 나와 담담하게 소파 맞은편에 앉았다. 그는 테이블 위의 담배를 집어 들고는 불을 붙이고 몇 모금 피웠다. 그러고 나서는 겁에 질린 채 식은땀을 흘리고 있는 박상철을 차갑게
강운시에 있는 한 단독주택 안. 기석주는 거실 소파에 앉아 부하들의 보고를 듣고 있었다. “어르신, 공장 두 개를 다 부숴버렸습니다. 애들이 빨리 현장을 빠져나왔기 때문에 꼬리가 잡히지는 않았습니다. 아마 지금쯤 그쪽에서 매우 급할 것입니다.”한쪽에 앉아 있는 민머리 남자가 차가운 웃음을 지었다. 기석주는 다리를 꼰 채 시가를 입에 물고 고개를 끄덕였다. “잘했어. 애들한테 며칠 동안 조용히 지내라고 해. 바람이 잦아지면 축하 파티를 해줄 것이야.”걱정가득했던 기석주는 그제야 한시름 놓게 되었다. 어찌 됐든 하씨 가문의 공장을 부쉈으니 만약 누군가가 잡히기라도 해서 그의 이름을 털어놓는다면 이번 생은 끝장나는 것이었다. “네.”민머리 남자가 대답했다. 바로 이때, 부하 한 명이 허겁지겁 뛰어 들어왔다.“어르신, 밖에 서준영이라는 놈이 찾아왔습니다.”“서준영? 그놈이 여긴 웬일이야?”기석주는 미간을 찌푸린 채 한참 동안 고민하더니 이내 입을 열었다.“들어오라고 해.”이내 서준영은 임현우를 데리고 들어왔다. 임현우의 다리가 다 나은 것을 보고 기석주는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임현우, 다리가 다 나은 거야?”임현우는 기석주를 향해 가볍게 인사를 건넨 뒤 입을 열었다.“준영 씨 덕분입니다. 준영 씨가 제 다리를 치료해 줬어요.”기석주는 웃으며 굳은 표정을 짓고 있는 서준영을 쳐다보았다. “서준영 당신의 의술이 정말 대단하군. 부러진 다리를 다 치료하다니. 여긴 무슨 일로 온 것인가?”서준영은 기석주의 맞은켠에 앉은 뒤 차갑게 물었다.“하연우의 공장을 당신이 부숴버린 건가?”그 말에 기석주는 미간을 찌푸리며 안색이 어두워졌다. 그가 날카로운 눈빛으로 서준영을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서준영, 입은 비뚤어져도 말은 똑바로 하라고 했어! 당신이 주 사장과 친분이 있다고는 하나 난 이미 진작부터 주 사장과 왕래가 없었다고. 주제 파악되었다면 당장 여기서 나가.”그 말이 끝나자마자 기석주의 옆에 있던 민머리가 말없이 일어나 목을
쳐들어온 사람들을 본 임현우가 서준영의 뒤로 가더니 주먹을 쥐고 큰 소리로 외쳤다."거기서 한 발자국이라도 더 움직이면 너희는 다 죽은 목숨이야!"목소리가 어찌나 컸는지 별장 전체에서 메아리가 들려왔다.손에 칼을 든 무리는 임현우의 얼굴을 보고는 서로 눈치만 살피며 덤벼들지 못했다. 그 모습에 기석주가 무리를 향해 말했다."뭘 무서워하고 있어. 찔러. 저 새끼들 찌른 사람한테는 2천만 원을 보상으로 주겠다."기석주의 말은 그들의 용기를 북돋아 줬고 이내 그들은 결심한 듯 칼을 휘두르며 달려들기 시작했다.임현우도 그 모습에 주먹을 휘두르며 맞서 싸웠다. 여기저기서 둔탁한 소리가 들리고 비명도 들렸다.눈 깜짝할 새에 무리 중 5명이 임현우에 의해 쓰러졌다. 하지만 끝도 없이 달려드는 무리에 임현우도 이대로는 안 되겠는지 칼을 하나 들고는 한 사람을 인질로 삼아 천천히 서준영의 뒤로 다가갔다."준영 씨, 여기는 내가 맡을 테니 먼저 가십시오."그에 서준영이 임현우를 쳐다보고는 웃으며 물었다."내가 여기서 도망가면 혼자서 이 사람들 다 상대할 수는 있고?"임현우가 아무런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괜찮습니다. 버틸 수 있어요. 준영 씨를 위해서라면 이 목숨 아깝지 않습니다. 다만 저한테 무슨 일 생기면 저희 어머니 좀 부탁하겠습니다."말을 끝낸 임현우는 눈앞에서 얼쩡대는 놈 한 명을 칼로 처리하더니 마치 늑대 한 마리가 양 무리에 뛰어들 듯 다시 혼자서 싸우기 시작했다.기석주는 소파에 앉아서 차갑게 웃으며 관전했다."새파랗게 어린 새끼가 감히 날 이겨 먹으려고. 임현우 저 배신자 새끼를 내 눈앞에 데려오다니. 죽으려고 환장했군.""더 찔러! 찔러 죽여버려, 하하하!"서준영이 소파에 앉아 있는 기석주를 보며 차갑게 말했다."당신 눈에는 임현우가 배신자일지 모르지만 내 눈에는 꽤 괜찮은 친구야."말을 끝낸 서준영이 임현우와 무리가 있는 쪽으로 걸어갔다. 임현우는 현재 온몸이 피투성이였지만 여전히 두려움 따위는 없는 사람처럼 행동했다.서준영
기석주는 약속한 대로 똘마니들을 끌고 공장으로 가 부숴놓은 것들을 원상태로 돌려놓았다. 공장 안 직원들은 그런 그들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바라보았다.하연우는 그 소식을 전해 들은 후 기쁜 표정을 지으며 한소현을 향해 말했다."소현아, 봤지? 내가 그랬잖아. 서준영이 꼭 해결해 줄 거라고."한소현은 주방에서 앞치마를 두르고 손에는 프라이팬을 든 채 소녀처럼 좋아하는 하연우를 보며 미간을 찌푸렸다."아가씨, 제가 볼 때는 서준영 씨가 운이 좋았던 것뿐이에요."그에 하연우가 그녀를 째려보고는 앞치마를 벗으며 말했다."됐고, 회사나 가자. 이제 주주들과 고위층 간부들이 어떤 표정을 지을지 기대되네.""아가씨, 정말 서준영 씨 한 사람 때문에 주주들과 척을 져야겠어요?"한소현이 다급하게 하연우를 쫓아가며 묻자 하연우가 의기양양해서 말했다."당연하지. 서준영은 내 사람이야. 내 사람을 건드리는 건 나를 건드리는 거랑 같은 거야."하연우는 말을 끝낸 후 한소현을 데리고 차고에 세워져 있는 빨간색 페라리를 몰고 별장을 떠났다.하씨 가문 자회사 회의실.회의실 내부는 현재 주주들과 고위층 간부들로 가득 차 있었고 토론 소리가 끊이질 않았다."공장 일을 진짜 서준영이 해결했다면서요?""공장에 있는 직원들 말로는 확실히 해결한 게 맞대요.""서준영 그 어리숙한 놈이 대체 무슨 수로요?"사람들 얼굴에는 의혹과 착잡함이 가득 서려 있었다. 원래는 이 기회를 통해 서준영의 대변인 자격을 박탈하고 그들이 뽑은 사람을 추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보다시피 현재 그 계획은 물 건너갔다.이때, 하연우가 도도한 발걸음으로 회의실에 들어섰고 그 뒤로는 한소현과 서준영이 있었다.하연우의 등장에 모든 사람이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깍듯하게 인사를 올렸다."대표님, 오셨습니까."사람들 중 상당수는 인사를 하며 도끼눈을 뜨고 서준영을 바라보았다.하연우는 인사를 받은 후 단도직입적으로 말을 꺼냈다."자, 혹시 아직도 서준영 씨의 대변인 자격을 의심하거나 반대하
대표이사실.하연우는 팔짱을 낀 채 소파에 앉아서 서준영을 향해 조심스럽게 물었다."혹시 어떻게 처리했는지 물어봐도 돼?"그에 서준영이 잠깐 생각하더니 답했다."그냥 깡패 새끼들이 기회를 틈타서 돈을 갈취하려고 했어. 몇 대 때려주니까 다신 안 그러겠다던데."서준영은 하연우가 스트레스받을 것을 염려해 흑막이 진강오였다는 사실은 털어놓지 않았다.하연우는 그의 대답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서준영의 머리를 매만지며 웃었다."많이 컸네, 우리 준영이. 잘했어."그러고는 허리를 숙여 서준영의 얼굴 앞에 제 얼굴을 갖다 대고는 웃으며 물었다."내가 오늘 우리 둘의 멋진 저녁을 위해 요리 솜씨 좀 발휘했는데, 우리 집에 갈래?"서준영이 고개를 들자 눈앞에는 하연우의 얼굴이 새하얀 보였다. 서준영은 하연우의 얼굴과 쇄골라인을 넋 놓고 감상하다 얼른 눈길을 거두고는 빨개진 얼굴로 말을 더듬었다."나... 나는 좋아.""가자."하연우가 피식 웃으며 서준영의 팔짱을 끼고 회사를 떠났다. 회사에서 나가는 길 두 사람은 꽤 주목을 받았다. 회사 대표가 남자의 팔짱을 끼고 행복한 듯 웃으며 나갔으니 말이다.그리고 이 소식이 전 회사에 퍼지자 남자 직원들은 미녀 대표를 채간 남자를 생각하며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서준영은 어색한 표정으로 하연우의 페라리에 올라탔다. 그는 처음 앉아 본 스포츠카에 많이 신기한지 이리저리 구경하며 만지고 있었다. 스포츠카는 남자들의 로망이니까."왜, 이 차 마음에 들어?"하연우가 서준영의 눈빛을 눈치채고 웃으며 물었다."아주 마음에 들어!"서준영의 아이 같은 반응에 하연우가 웃음을 터트리더니 말했다."그렇게 좋으면 이거 너 줄게.""뭐? 나 준다고?"그러자 서준영이 잠깐 벙쪄 있다가 이내 손사래를 쳤다."아니야, 지금까지만 해도 날 도와준 게 얼만데, 그리고 한 것도 없이 이렇게 비싸고 좋은 차를 받는 건 나한텐 있을 수 없는 일이야.""그게 뭐? 나 차 이거 말고도 많아. 차고에 람보르기니랑 애스턴 마틴 그리고..."
그들 중 한 사람이 빠르게 서준영의 앞으로 다가와 그의 목을 벨 기세로 칼을 휘둘렀다. 다행히 서준영이 그의 살기를 빨리 감지하고 뒤로 민첩하게 피했기에 망정이었지 아니었더라면 그대로 목이 잘려 나갔을 것이다.서준영은 목 근처에 서린 한기에 잠시 몸을 떨었다.‘확실히 내 목숨을 노린 자들이군.’서준영도 당하고만 있지는 않았다. 그는 칼을 피한 후 발로 힘껏 살수의 복부를 걷어찼다. 그러자 살수는 뒷걸음질하며 원래 서 있던 자리로 돌아가게 되었고 서준영 역시 반동으로 뒤로 물러났다. 그렇게 다시 네 사람 사이에는 거리가 생겼다.살수는 자신의 공격을 피하고 반격까지 해오는 서준영을 보며 놀라운 표정을 지었다."재밌네."살수는 몸을 가볍게 풀고는 다시 달려들 준비를 했다. 그때 뒤에서 지켜보고만 있던 빼빼 마른 살수가 세 사람한테 차갑게 명령을 내렸다."시간 지체하지 말고 한꺼번에 달려들어서 해치워!"그의 명령에 나머지 세 살수가 멈칫하더니 어쩔 수 없다는 듯 알겠다고 하며 서준영을 향해 말했다."미안한데 우리가 시간이 없어서 빨리 죽어줘야겠어."그러자 서준영이 얼굴을 찌푸리며 말했다."너희들은 나한테 아무런 원한도 없을 것인데.""그렇지, 하지만 네 목숨은 돈이 되거든."말을 끝낸 후 세 사람은 서준영을 포위하고 동시에 달려들었다. 서준영은 주위를 한 번 훑고는 이대로 적당히 반격만 했다가는 끝이 보이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죽어!"아까 전 칼잡이 살수가 또다시 칼을 들고는 분신이라도 쓴 것처럼 빠르고 정확하게 서준영의 대동맥 쪽을 노렸다. 또한, 그의 칼에는 살기가 감돌고 있었다.하지만 서준영은 그런 살수를 보며 전혀 두려움에 떨지 않았다. 그는 눈앞의 세 명보다 그 뒤의 빼빼 마른 남자가 더 신경이 쓰였다.그때 칼잡이 살수가 공격해 오자 서준영은 옆으로 빠르게 몸을 돌리고는 손을 들어 그대로 살수의 팔을 향해 내리찍었다.‘두둑’하는 소리와 함께 칼잡이 살수의 오른쪽 팔이 부러졌고 이내 힘없이 덜렁거렸다."동생!"그
서준영이 채 반응하기도 전에 살수가 그의 코앞까지 다가왔다.‘빠르다!’서준영은 너무나도 빠른 상대의 속도에 미처 피하지 못하고 양팔을 들어 그의 공격을 막아낼 수밖에 없었다.‘펑!’살수의 손이 바위처럼 단단해져서 서준영의 양팔을 잡았다. 그러고는 손톱을 세워 그대로 서준영의 살을 파고들었다. 서준영은 상대의 괴력을 이기지 못하고 그저 밀치기만 하고는 자신도 뒤로 날아갔다.서준영이 한쪽 무릎을 꿇고 겨우 안정을 되찾고는 살수를 노려보았다. 살수는 힘없이 떨어져 나가는 서준영의 모습을 보고는 코웃음을 쳤다."실전경험도 없는 애송이네. 이런 병신같은 새끼한테 내 동생들이!"서준영은 일어선 후 자신의 팔에 난 상처를 바라보았다. 상처에서는 아직도 피가 철철 흘러넘치고 있었다.서준영은 다시 살수 쪽으로 고개를 돌려 물었다."이름이라도 말해줘야 하는 거 아닌가?""하하하!"그러자 살수가 한바탕 웃더니 다시 차가운 눈빛을 하며 답했다."어차피 넌 죽을 목숨이지만 원한다면 친절히 알려주도록 하지, 내 이름은 독사다."이름을 알려준 뒤 독사는 또다시 살기를 내뿜으며 서준영한테 달려들었다. 그에 서준영이 방어 자세를 취하며 공격을 받아냈다.두 사람의 힘이 공중에서 부딪히며 굉음을 냈다.상황은 현재 서준영한테 압도적으로 불리했다. 두 사람의 실전 차이가 컸기 때문이었다."죽어라!"독사가 큰 소리로 외치더니 손톱을 단단하게 만들고 서준영의 목으로 향해 힘껏 내리쳤다. 그의 아우라가 폭증한 것이 이 공격에 자신의 모든 것을 건 듯 보였다.서준영은 뒤로 한 발짝 물러서며 그에 맞설 방법을 생각했다. 그러다 뭔가 떠올랐는지 눈빛이 바뀌었다.‘그래, 이거야!’‘모든 기를 하나의 검처럼!’그건 현재 서준영이 연기 4단계에서 유일하게 도달할 수 있는 기술이었다.서준영은 단전에서 모든 기를 끌어모아 온몸의 신경세포를 하나하나 활성화한 후 모든 기를 검지와 중지에 모았다. 그러고는 손을 들어 합장해 검처럼 만들고 그대로 독사를 향해 달려들었다.서준영의 손
“실력이 어느 정도 되니까 야마모토를 이길 수 있었겠지.”우비를 입어 얼굴이 잘 보이지 않는 여자가 차갑게 말하자, 하얀 눈 남자가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이제 어떻게 할 거야?”“야마모토를 구해야지!”여자는 말하면서 천천히 빗물과 어울리더니 옥상에서 사라졌고, 이어서 흰 눈을 가진 남자도 똑같은 방법으로 사라졌다....서준영은 택시를 타고 준성 그룹 앞에 도착했다.그는 잠시 뭔가 생각하다가 최수영에게 전화했다.“어머, 서 신의님 무슨 일이야? 설마 내가 보고 싶은 거야?”최수영의 농담을 하며 웃었다.서준영은 그녀의 물음에 대답하지 않고 담담하게 말했다.“농담할 기분 아니야. 조금 전에 섬나라 낭인 인자들이 나를 습격했어. 혹시 들은 거 없어?”“섬나라 낭인 인자들이 습격했다고? 언제?”최수영은 곧바로 긴장하며 심각한 어조로 물었다.“10분 전 일인데 길게 공격하지 않고 곧바로 철수했어.”서준영이 상황을 설명했다.“내 생각에 오늘은 나의 실력을 시험해 보려는 것 같고 그들의 주요 목적은 아마도 당신들 손에 있는 야마모토 규로 같아.”“알았어. 주의하라고 전달할게.”최수영이 대답했다.야마모토 규로는 아직 호송 전이었기에 지금 강운시 감옥에 갇혀 있었다.그런데 상대방이 속도가 너무 빠른 것 같았다. 벌써 강운시에 잠입해서 야마모토 규로를 감옥에서 구출하려고 하니 말이다.서준영은 전화를 끊고 전혀 끊으려고 하지 않는 비를 보며 미간을 찌푸렸다.그는 어쩐지 가슴이 답답해지면서 무슨 큰 일이 발생할 것 같았다.서준영이 심호흡하고 있을 때 뒤에서 임현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대표님, 오셨어요.”서준영은 돌아서서 고개를 끄덕이고 물었다.“소원 누나는 오셨어?”“아직 오시지 않았어요.”임현우가 고개를 저으며 대답하자, 서준영은 미간을 찌푸리고 혼잣말로 중얼거렸다.“안 왔다고?”서준영은 곧바로 이소원에게 전화했지만, 그녀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무슨 일이지? 설마 무슨 일이 있나?’“안 되겠어. 한번 가봐야겠어. 금방
서준영은 성용 리조트에서 나와 곧바로 준성 그룹으로 향했다.가는 길에 날씨가 갑자기 어두워지고 하늘에 먹구름이 가득 차더니 마치 검은 구름이 내리누르는 것 같았다.이어서 마른번개가 쳤는데 사람의 마음에 살짝 두려움을 주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하늘에 커다란 구멍이라도 난 듯 강운시에 폭풍우가 쏟아졌다.서준영은 차 안에서 신호등을 기다리며 와이퍼가 움직이며 나오는 소리를 들었다.주변 시야는 불과 십여 미터에 불과했는데 비가 그치지 않고 더 세지자, 차량도 많이 줄어드는 것 같았다.녹색 신호등이 켜지자, 서준영이 사거리를 지나가려고 하는데 갑자기 대형 트럭 한 대가 곧장 서준영의 작은 차로 달려들었다.마치 폭풍우를 휩쓸고 달려드는 짐승처럼 브레이크를 밟을 생각도 하지 않고 돌진했다.서준영은 순식간에 발로 운전석의 문을 격렬하게 걷어차고 뛰어내려 기린 걸음으로 수십 미터 밖으로 도망쳤고 자기가 운전했던 작은 차가 대형 트럭에 의해 10~30미터 날아가는 것을 보았다.차는 허공에서 수십 바퀴 돌다가 쿵쿵하며 바닥에 떨어지더니 또 수십 미터 미끄러져 나갔는데 순식간에 차 모양이 엉망진창으로 바뀌었다.평범한 사람이었으면 생존의 기회가 없이 바로 그 자리에서 죽었을 것이다.서준영은 멀지 않은 곳에서 직접 눈앞의 광경을 지켜보았다.그러더니 순식간에 사면팔방에서 수십 명의 살의가 치솟은 사람들이 달려 나왔다.“죽여버려!”서준영은 폭우 속에서 미간을 찌푸리고 날카로운 눈빛으로 갑자기 나타난 십여 명을 훑어보았는데 그들은 모두 검은색 슈트를 입고 얼굴을 가렸으며 손에는 카타나를 들고 있었다.비록 얼굴을 가렸지만, 모두에게서 불타오르는 살의를 느낄 수 있었는데 사면팔방에서 서준영을 죽이려고 달려들었다.‘카타나? 설마 섬나라의 낭인들인가?’서준영은 그들을 보자마자 곧바로 자기를 죽이려고 돌진하는 자들의 정체를 대충 짐작했다.그는 조금도 지체하지 않고 온몸으로 무시무시한 살의를 폭발시켜 세 명이 카타나를 들고 덮치는 순간 주먹을 날렸다.그의 주먹은 주변
“계속 싸울 거예요?”서준영은 여전히 담담한 표정으로 웃으며 물었다.용춘화는 미간을 찌푸리고 같이 웃더니 한숨을 내쉬었다.“젊은 나이 그 정도의 실력일 줄은 생각도 못 했네. 오늘은 내가 경솔했어. 지금 떠날 거니까 용서하게.”용춘화는 말을 마치고 바로 자리를 떠났다. 왜냐하면 자기가 서준영의 상대가 안 된다는 걸 확신했기 때문이다.조금 전 상대방의 공격을 생각해 보면 분명 전력을 다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서준영이 만약 전력을 다했다면 그의 손은 이미 망가졌을 것이다.서준영은 전창파와 큰 원한이 없었기에 양춘화가 떠나는 것을 막지 않았다. 그리고 노인을 괴롭히는 것은 보기에도 좋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했다.반면에 진강오는 용춘화가 패배를 인정하는 것을 보고 어안이 벙벙했다.‘뭐지? 왜 저러는 거지?’진강오가 즉시 소리쳤다.“용 어르신, 지금 뭐 하시는 겁니까? 저 자식을 죽이려고 제가 어르신을 모신 건데 지금 저 자식에게 패배를 인정하면 어떡해요? 빨리 저 자식을 죽이세요. 이건 명령이에요.”그의 말에 용춘화는 눈을 내리깔고 진강오를 노려보았다. 그 눈빛에 진강오는 겁에 질려 떨었다.“진강오 씨, 당신은 용진 진씨 가문의 도련님일 뿐이에요. 당신 부친이라면 모를까 당신은 나에게 명령할 자격이 없어요.”용춘화가 분노했다. 천도시 무도계를 섭렵하고 대가로서 당연히 자기만의 자부심이 있었다. 특히 현문의 사람으로서 속세의 가문에 원래 불만이 많아 그들의 지시를 잘 따르려고 하지 않는다.오늘도 불영꽃이 아니었다면 용춘화는 절대 아무 데도 쓸모없는 부잣집 도련님을 보호하려고 강운시 이 먼 곳까지 오지 않았을 것이다.말을 마치고 용춘화는 돌아서서 곧바로 자리를 떠났다.진강오는 어안이 벙벙해하며 외쳤다.“악! 젠장! 전창파 용춘화, 당신을 딱 기억했어. 내가 용진에 돌아가면 아버지에게 전창파를 부숴버리라고 할 거야.”진강오의 포효를 듣고 서준영이 담담하게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진강오 씨, 이제 우리 사이의 계약을 이행해야지?”
서준영의 오만한 말을 듣고 있던 용춘화는 화를 내며 소리쳤다.“천박한 놈, 감히 나를 무시하는 거야? 내가 현문에서 날아다닐 때 너는 태어나지도 않았어! 나의 전창파는 현문 중에서도 2위야! 너 같은 놈은 한 손으로도 끝낼 수 있어. 너 오늘 제대로 쓴맛 한번 봐야겠구나. 어떤 사람은 네가 건드리면 안 된다는 걸 제대로 보여줄게.”말을 마친 용춘화는 앞으로 쏜살같이 달려가더니 대가 최고 강자의 기운을 폭발하며 화가 난 주먹으로 태연하게 앉아 있는 서준영을 공격했다.용춘화의 속도는 빠르지 않았지만, 그의 움직임은 용과 호랑이의 기세가 있었고 강력한 기운으로 주먹을 휘두르는 순간 독특하다는 느낌을 주었다.용춘화가 서준영을 향해 공격하는 것을 본 진강오는 득의양양한 표정으로 말했다.“하하하! 서준영, 넌 이제 죽었어. 무슨 생각으로 용 어르신의 심기를 건드린 거야?”서준영은 여전히 태연하고 침착한 표정으로 용춘화의 주먹을 관찰했는데 주먹의 중심에 하얀빛이 보이자, 역시 대가 최고 강자답게 탱크 몇 대를 파괴할 만한 힘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용춘화는 자기 주먹에 자신만만했다. 보통 사람이라면 그의 주먹을 견디기 힘들 것이다.하지만 그와 진강오를 놀라게 한 것은 서준영이 여전히 그 자리에 앉아서 천천히 손을 들어서 주먹으로 상대하고 있다는 것이다.‘주먹으로 주먹을?’“오만한 놈! 주제도 모르고 덤벼? 네놈이 아무리 대가의 실력이라고 해도 나는 이길 수 없어.”용춘화가 화를 내며 소리쳤다.쿵 하는 소리와 함께 두 사람의 주먹이 부딪히며 찬란한 하얀 빛이 터져 나왔다.충격 후, 서준영은 여전히 태연하게 소파에 앉아 있었지만, 용춘화는 일고여덟 걸음 휘청거리다가 겨우 중심을 잡았다.현장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용춘화는 중심을 잡은 다음 다시 공격하지 않고 흐릿한 두 눈으로 소파에 앉아 꼼짝하지 않고 있는 서준영을 바라보았는데 공포와 두려움으로 가득 찼다.서준영이 자기의 주먹을 손쉽게 막았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기 때문이다.용춘화가 누구였던가? 나
서준영의 말을 듣고 진강오가 눈을 내리깔며 비웃었다.“서준영, 너 정말 겁대가리 없구나. 설마 천진난만하게 내가 우리 진씨 가문의 5분의 1 약초 시장을 너에게 준다고 우리 진씨 가문에서 너를 가만히 두고 보기만 할 것 같아?”서준영은 여전히 태연하게 진강오 앞에 앉아 웃으며 말했다.“그건 당신이 걱정할 필요 없어. 내가 오늘 온 것은 빚을 받기 위해서고 여기 계약서에 있는 대로 당신은 집행하기만 하면 돼. 그리고 담당자들끼리 인수인계를 진행하게 하면 아무 일도 없을 거야.”진강오는 서준영의 말을 듣고 안색이 끔찍하게 어두워지더니 다짜고짜 테이블에 있던 컵을 바닥에 부수고는 서준영을 가리키며 소리쳤다.“서준영! 너 죽고 싶구나! 내가 가만히 있으니 정말로 네 맘대로 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거야? 용어르신, 저놈 죽여요!”그의 말이 떨어지자, 백발이고 체구가 작으며 허리가 구부정한 노인이 옆 방에서 나왔다.서준영은 눈을 찌푸리고 걸어 나오는 노인을 주시해 봤다.진강오는 자신만만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서준영, 내가 이런 준비를 할 거라고 생각 못 했지? 내가 밖에 있는 쓰레기들 말고 정말로 아무 준비도 안 했을 것 같아? 오늘 계약서 원본을 두고 여기에서 살아서 나갈지 아니면 맞아서 폐인이 되어 나갈지는 네가 결정해. 다만 너도 무술 유단자이니 무릎을 꿇고 빌어서 나의 기분을 좋게 만들면 멀쩡하게 놔두는 건 물론이고 내 밑에서 일하게 해줄 수도 있어.”진강오는 말하면서 더욱더 득의양양한 표정을 지었다.“서준영, 잘 생각해 봐. 나는 용진 진씨 가문의 도련님이야. 내 밑에서 나를 위해서 일하면 너도 언젠가는 크게 될 수 있어. 그러니 여기 작은 강운시에서 놀지 말고 나를 따라 용진으로 가면 더 좋은 환경에서 더 큰 일을 할 수 있을 거야.”진강오는 자기의 설득이 먹힐 거라고 생각하며 전투에서 완승을 거둔 듯한 표정으로 소파에 앉았다.그 뒤에 있던 노인은 손을 뒤로한 채 칼을 품은 듯한 미소를 지으며 서준영을 보고 있었는데 흐릿한 노인의 눈동
진강오의 부하는 겁에 질려 서준영이 몇 걸음 앞으로 나가면 몇 걸음 뒤로 후퇴하면서 거실까지 다시 들어갔다.“도... 도련님... 서... 서준영이에요.”부하가 충격에 외쳤다.소파에 앉아서 거울로 멋진 얼굴이 엉망이 된 것을 한탄하던 진강오가 짜증을 내며 외쳤다.“왜 또 그래? 서준영이 죽었어? 죽지 않았으면 귀찮게 하지 말고 나가!”그때 서준영은 소파에 앉아 있는 진강오를 보며 웃었다.“진강오 씨, 당신 덕분에 아직 죽지 않고 오늘 빚 받으러 왔어. 그런데 오늘 환영식은 너무 프로답지 않았어.”진강오는 그 목소리를 듣더니 쥐가 고양이를 만난 것처럼 겁에 질려 온몸을 떨며 고개를 들어 거실에 나타난 서준영을 보며 외쳤다.“너, 너 어떻게 들어왔어? 밖에 십여 명의 경호원들이 있지 않았어?”그는 서준영이 찾아오는 걸 막으려고 특별히 십여 명의 솜씨가 좋은 경호원을 고용했었다.서준영이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십여 명의 쓰레기들일 뿐이야. 진강오 씨, 이제 보내 당신 아이큐가 얼마야? 너무 낮은 것 같아. 내가 진작에 예전의 그 서준영이 아니라고 말했잖아. 까먹었으면 다시 상기시켜 줄게. 나는 현재 준성 그룹의 실소유주이고 강운시의 서 대가이며 실력은 대가 경지야. 그런 나를 저기 쓰레기들이 막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그의 말을 듣고 있던 진강오가 두 눈을 크게 뜨고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그래, 서준영이 달라졌다! 그런데 2달도 안 되는 사이에 어떻게 지금의 대가가 된 거지? 이제 스물세 넷밖에 안 되는데? 지금 이 정도면 용진에서도 유명해질 수 있을 거야.’이렇게 생각하고 있던 진강오는 용진 진씨 가문의 도련님 신분을 생각하더니 다시 정신을 차리고 차가운 표정으로 물었다.“그래서 원하는 게 뭐야?”“빚을 받으려고.”서준영은 담담하게 말하며 눈앞에 있는 부하를 걷어차 버리고 아예 진강오 앞에 앉아서 말했다.“어젯밤에 한 계약 이제 지켜야지. 강운시의 약초 시장을 전부 내놔. 그리고 용진 진씨 가문이 용진에서의 약초 시장 5분의
서준영이 운전해서 성용 리조트에 도착했다.진강오가 서준영이 찾아올 것은 짐작했는지 리조트 앞에는 경호원들이 더 많아졌고 또 총기까지 휴대하고 있었다.서준영은 차에서 내리자, 경호원이 물었다“누구예요? 뭐 하러 왔어요?”물어볼 때 경호원의 손은 줄곧 총기를 잡고 있었고 그 외의 몇 명은 서준영이 타고 온 차도 검사했다.서준영은 두 손으로 가슴을 감싸며 담담한 얼굴로 말했다.“서준영이라고 하는데 진강오에게서 받을 빚이 있어서 왔어요.”“받을 빚이요?”몇 명의 경호원들은 이해가 안 된 듯 미간을 찌푸렸다.“돌아가요. 여기가 어디인지 알고 빚 받으러 왔다는 거예요?”한 명의 경호원은 서준영이 농담하는 줄 알고 곧바로 밀어냈다.하지만 그가 아무리 밀어도 서준영은 그 자리에서 꿈쩍도 하지 않았다.그러자 경호원이 화를 냈다.“이봐요. 좋은 말로 할 때 빨리 떠나요. 여기는 성용 리조트이고 안에는 용진 진씨 가문의 도련님이 계셔요. 그러니 불편한 일을 겪고 싶지 않으면 빨리 가요.”그 경호원은 냉정하게 호통치며 또다시 서준영을 밀었지만, 이번에도 똑같이 서준영을 어떻게 할 수 없었다.쿵 하는 소리와 함께 경호원은 오히려 서준영 몸의 힘에 튕겨 나가서 바닥에 쓰러졌는데 오른쪽 손이 아예 부서졌다.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다른 몇 명의 경호원들은 모두 허리에서 총기를 꺼내 들고 전투 자세를 취하며 서준영을 향해 외쳤다.“이봐, 당장 두 손을 머리 위에 얹고 엎드려! 안 그러면 쏠 거야!”서준영은 어깨를 으쓱하더니 고개를 저으며 웃었다.“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 저 사람은 저절로 넘어진 거야.”“웃기지 마. 우리가 눈이 먼 줄 알아! 방금 분명…”경호원 중 한 명이 큰 목소리로 말하다가 갑자기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서 멈췄는데 확실히 서준영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고 방금 경호원이 서준영을 밀다가 스스로 튕겨 나간 것이다.“왜? 할 말이 없어? 그럼 비켜. 진강오를 찾아야 하니까.”서준영이 냉정하게 말하며 앞으로 나아갔다.그러자 몇
서준영은 안윤아의 손을 밀쳐내며 어이가 없다는 듯 힐끗 보았다.안윤아는 그 순간 깜짝 놀라며 순식간에 빨갛게 달아오른 얼굴을 가리고 소리 지르며 도망쳤다.“나쁜 놈! 준영 씨는 변태야!”‘내가 변태라고?’서준영은 너무 황당했다. 하지 말아야 할 짓을 한 사람은 분명 안윤아인데 왜 자기한테 뭐라고 하는지 어이가 없었다.여자들이 막무가내로 우기는 기술은 정말로 대단한 것 같았다.모든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나서진도 얼굴이 붉어지며 난감한 표정으로 엄지손가락으로 치켜세우고 말했다.“서 신의님, 정말 대단하십니다. 대낮에 그런 행운이 있으시다니.”서준영은 나서진을 힐끔 보고 말했다.“빨리 가요.”“알았어요.”나서진은 즉시 고개를 돌려 도망치다시피 나가더니 갑자기 뭔가 생각난 듯 다시 돌아와서 말했다.“서 신의님, 묘강에는 언제 가실 거예요?”서준영이 미간을 찌푸리고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조금 있다고 처리해야 하는 일을 처리하고 오후에 출발할 거예요. 일을 모두 처리해야 안심하고 묘강에 갈 수 있어요.”“네, 알겠어요.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언제든지 말씀하세요.”나서진이 웃으며 말하고 떠났다.서준영은 나서진을 배웅하고 묘강으로 출발하기 전에 해야 할 일들을 생각했다.첫 번째, 제일 중요한 건데 진강오를 찾아서 계약서를 이행하게 하는 것이다.두 번째, 준성 그룹에 가서 회사 일에 대하여 지시하고 이소원이 오늘 회사에 나오는 날이니 만나보고 싶었다.세 번째, 도지혁의 일은 묘강에 다녀와서 처리해도 될 것 같았다.최수영의 말대로면 도지혁은 3일 후에 도착할 건데 그때 서준영은 묘강에 있을 것이다. 때문에 돌아와서 도지혁을 제대로 만나볼 예정이었다.지금은 우선 안씨 가문과 최수영, 그리고 장이준과 나서진에게 도지혁이 무슨 짓을 하는지 감시하게 할 생각이었다.네 번째, 어젯밤에 장이준에게 약속했던 대로 부적을 만들어서 드래곤 팀에 전달해서 귀혈옥 제련과 관련되는 사람들을 잡을 수 있게 도와줘야 한다. 이거야말로 제일 다급한 일일 것이
순간 서준영은 마음속으로 용진에 한번 가보고 싶다는 욕망이 솟구쳤다.오너 이하로 무적이 된 그는 용진에 오너가 많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연우 씨, 조금만 기다려! 내가 묘강에 가서 황금누에독충을 해결하면 바로 용진으로 갈게.’지금의 서준영은 자신감이 폭발했다.그는 강운시 약초 시장을 통합했고 준성 그룹의 상업적 가치도 수조에 달하기 때문에 충분히 용진에 입성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게다가 지금 자신의 오너 이하로 상대가 없는 실력이라면 용진에서 무시를 할 수 없을 거라고 자신했다.서준영은 심호흡하여 흥분을 가라앉히고 침실로 돌아갔는데 이번에 소울랜드의 지도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을 발견했다.그는 아마도 9단계를 돌파하면 나타날 거라고 생각하며 심호흡하고는 침대에서 곧바로 깊은 잠에 빠졌다.며칠 내내 너무 바빠서 제대로 잠을 잘 기회도 없었다.결국 정오까지 자면서 깰 기미가 없던 서준영을 안윤아가 뛰어와서 깨웠다.“준영 씨, 해가 중천에 떴는데 왜 아직도 자고 있어. 빨리 일어나.”안윤아는 새하얀 만화 문의가 있는 티셔츠를 입었는데 가슴이 불룩했고 핫팬츠를 입어서 순백의 두 다리를 드러내고 새하얀 운동화를 신고 있었는데 정교한 메이크업에 포니테일로 머리를 묶은 채 방으로 뛰어 들어가며 외쳤다.그녀는 지금 엄청 귀엽고 활동적이고 순수하며 해맑았다.서준영이 계속 자는 모습을 보고 안윤아는 곧바로 침대에 뛰어올라 가슴으로 서준영의 몸을 세게 누르고 청색 옥반지로 서준영의 콧등을 만지며 외쳤다.“준영 씨, 일어나.”안윤아로 인해 서준영은 피를 토할 뻔했다.“무슨 일로 왔어?”잠에서 깬 서준영은 안윤아가 자기 위에 있는 것을 보고 서둘러 그녀를 밀어내면서 안윤아가 정말 대담하고 개방적이라고 생각했다.남자가 있는 방에 개의치 않고 뛰어 들어온 것도 모자라 올라타고 내리눌렀으니 말이다.다행히 서준영이 새벽에 너무 힘들어서 옷을 입고 잠이 들었으니 망정이지 아니면 알몸으로 자다가 봉변을 당할 뻔했다.“일어나. 여자애가 이게 무슨 짓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