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범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간신히 일어나 힘없이 벽에 기대어 앉았다. 그 순간, 그의 눈에 서준영은 악마와 같은 존재였다. 순진해 보이는 젊은이가 수단이 이렇게 무서울 줄은 상상도 못 했다. 바로 이때, 황인범의 핸드폰이 울렸고 확인해 보니 허재웅한테서 걸려 온 전화였다. 서준영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어떻게 말해야 할지는 알고 있겠지?”그의 웃는 얼굴을 본 황인범은 악마를 본 것처럼 온몸을 벌벌 떨었다. 그는 허재웅은 이제 끝장이라는 걸 직감했다. 전화를 받자 맞은편에서 허재웅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황인범, 어떻게 됐어? 서준영은 죽었어?”황인범은 침을 꿀꺽 삼키고는 입을 열었다.“죽었습니다.”“정말? 잘됐어. 잘 처리했어. 시체 가져와서 나한테 보여줘.”허재웅은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네.”전화를 끊은 황인범은 서준영을 쳐다보았다. 서준영은 자리에서 일어나 두 손을 바지 주머니에 찔러 넣으며 차갑게 입을 열었다.“날 데리고 가.” 아까 서준영의 모습이 떠오른 황인범은 미간을 찌푸린 채 두려움에 떨었다. 그러나 그는 서준영을 데리고 허재웅을 찾아갈 수밖에 없었다. 골든 클럽, 황인범은 서준영을 데리고 클럽 안으로 들어가 곧장 3층에 있는 VIP룸으로 향했다. 입구에 도착한 그는 심호흡한 뒤 뒤에 있는 서준영을 한번 쳐다보고는 방문을 열었다. 그 순간, 룸 안을 가득 채우고 있는 시끌벅적한 노랫소리가 들려왔다. 황인범은 부러진 왼팔을 붙잡고 안으로 들어가 소파에 앉았다. 룸 안에는 화끈한 몸매에 야한 옷차림을 하고 있는 두 여자가 허재웅의 품에 기대고 있었다. 허재웅은 상처투성이인 황인범을 발견하고는 순식간에 눈살을 찌푸렸다.“꼴이 왜 이래? 서준영 그놈이 실력이 꽤 좋았던 거야?”황인범은 아무 말이 없었고 허재웅은 그의 뒤를 살피면서 계속해서 물었다.“서준영의 시체는?”황인범은 눈빛을 반짝거리며 여전히 아무 말이 없었다. 바로 이때, 입구에서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당신이 내 시체를 원한 건가? 내가
“잘난 척하기는. 쳐라.”노호하는 소리와 함께 경호원들이 서준영을 향해 돌진했다. 서준영은 차가운 눈빛을 보이더니 맹호가 뛰어오르듯 껑충 날아올랐다. 펑! 순식간에 경호원들은 모두 날아가 땅에 쓰러면서 울부짖었다. 한편, 서준영은 담담하게 그 자리에 서 있었고 고개를 돌려 허재웅을 쳐다보며 물었다. “당신이 의지하는 게 고작 이 정도의 실력이란 말인가?” 그 순간, 허재웅은 멍한 표정을 지은 채 바닥에 쓰러져 있는 경호원들을 쳐다보았다. 그는 온몸을 벌벌 떨며 서준영을 향해 우물쭈물 입을 열었다.“당신...도대체 뭘 하려는 거야? 나 허재웅이야. 날 건드린다면 내 배후의 세력들이 당신을 가만두지 않을 거라고.”“그래? 청부살인을 한 건 당신이야.”“청부살인이라니? 무슨 말인지 모르겠군. 들어오자마자 다짜고짜 날 때리고 내 경호원들까지 다치게 한 건 당신이야. 경찰에 신고할 거야.”허재웅은 자신의 한 짓을 인정하지 않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그의 그런 모습에 서준영은 피식 웃으며 입구에 서 있는 황인범을 쳐다보았다.“저 사람이 다 털어놓았어.”한편, 황인범은 굳은 표정으로 차갑게 허재웅을 노려보고는 그에게로 다가갔다. 황인범의 차가운 눈빛을 마주한 허재웅은 몸을 살짝 떨었다.“황...황인범. 뭐 하자는 거야? 똑똑히 말하는데...”왼손이 부러졌지만 다리는 아직 멀쩡한 황인범이었다. 그가 허재웅의 가슴을 발로 찼고 그의 발길에 허재웅은 바닥에 굴러떨어져 가슴을 움켜쥐고는 비명을 질렀다. “황인범. 감히 날 친 거야? 죽고 싶어 환장했어?”허재웅은 가슴을 움켜쥐고는 이를 갈며 으르렁거렸다. 그러나 황인범은 싸늘한 얼굴을 한 채 서준영을 쳐다보고는 이내 무릎을 꿇었다. “제발 이번 한 번만 용서해 줘. 다시는 이런 일 없을 거야. 난 두 번 다시 감옥에 가고 싶지 않아. 그곳은 사람이 있을 만한 곳이 아니라고. 당신이 날 놓아준다면 당신이 시키는 건 뭐든지 다 할게.” 서준영은 황인범을 힐끗 쳐다보고는 잠시 고민에 빠졌다.“
그 말에 무릎을 꿇고 있던 허재웅은 고통을 참으며 비웃었다. “뭐라고? 한진그룹을 무너뜨리겠다고? 웃기는 소리군. 당신이 뭔데? 하연우 그 천한 년한테 빌붙어 사는 인간 아니야? 하씨 가문을 등에 업고 이렇게 위세를 부려도 되는 거야?”서준영은 차가운 눈빛으로 허재웅을 노려보았다.“방금 뭐라고 했어?”“여자한테 빌붙어 사는 인간이라고 했어.”그 말에 서준영은 싸늘한 눈빛을 보이며 고개를 저었다.“하연우가 뭐라고?”“왜? 내 말 틀렸어? 하연우 그 여자 천한 거 맞잖아. 겉으로는 시크하고 순진한 척하면서 당신 같은 인간이나 먹여 살리고 있고. 뻔뻔하기 그지없는 천한 년 아니야?”허재웅은 거리낌 없이 욕설을 퍼부었고 자신의 감정을 분출하면서 일부러 서준영을 자극하는 것 같았다. “죽고 싶어?”서준영은 순식간에 눈빛이 차가워졌고 안색이 어두워졌다. 그가 손을 들어 허재웅의 머리카락을 움켜쥐고 허재웅을 바닥에서 들어 올리고 다시 내던졌다. 이내, 쿵 하는 소리와 함께 허재웅은 몇 미터 밖에 있는 벽에 부딪히고는 바닥에 쓰러졌고 피를 토했다. 그는 저승사자처럼 자신을 향해 걸어오는 서준영을 놀란 얼굴로 쳐다보았다. “그만. 그만해. 내가 잘못했어...다시는 그런 말 하지 않을게.”“이제 와서 후회돼? 근데 이미 늦었어.”서준영은 그를 향해 으르렁거렸다.“누구든 연우를 욕하는 사람은 내가 다 죽일 거야.”쾅! 다음 순간 서준영은 발을 뻗어 허재웅의 가슴을 밟았다. 그의 발길질에 허재웅은 갈비뼈가 부러졌고 엄청난 충격에 심장이 터질 것만 같았다. 그는 순간적으로 얼굴이 붉어졌고 고개를 뒤로 젖히더니 이내 피를 토하며 바닥에 쓰러졌고 이내 숨을 거두었다.”그 광경을 목격한 황인범은 저도 모르게 입술을 파르르 떨었다. 방금 서준영의 모습은 정말 무서웠다.한편, 허재웅의 시신을 지켜보던 서준영은 쿨하게 자리를 떴고 황인범은 얼른 그의 뒤를 쫓아갔다. “준영 씨, 지금 사고 친 겁니다. 어찌 됐든 허재웅은 톱스타가 아닌가요? 게다가 한진그룹
황인범은 서준영의 모습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고 지금 이 순간, 그는 서준영을 엄청 숭배하고 있었다. 서준영은 미소를 지으며 황인범을 일으켜 세우고는 그의 어깨를 토닥였다. “일단 내일 준성그룹의 임현우를 찾아가. 내가 당신을 보냈다고 말하면 돼.”“네.”다음날, 잠에서 깬 서준영은 뉴스를 훑어보다가 허재웅이 클럽에서 처참하게 죽은 뉴스를 발견하게 되었다. 그러나 그 뉴스는 이내 실검에서 내려온 듯했다.서준영은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혼자 중얼거렸다.“한진그룹의 실력 또한 만만치 않군. 이런 뉴스를 실검에서 바로 내리는 걸 보면.”그는 별생각 없이 핸드폰을 거두고 호텔 피트니스로 가서 아침 운동을 했다. 한편, 서준영은 에서 몸을 담그는 방법을 발견했다. 그건 몸을 튼튼하게 해주고 육체의 강도를 높여주는 방법이었다. 수행은 내공뿐만 아니라 육체의 강도도 높여야만 더 높은 실력에 도달할 수 있는 것이었다. 만약 같은 경지의 상대를 만난다면 육체의 강도가 높은 자가 상대방을 더 쉽게 참살할 수 있을 것이다. 의 기재에 따르면 수행에는 천부적인 재능이나 자질이 없지만 육신을 단련하여 공포의 실력에 달한 고수들도 있다고 했다. 이런 걸 체력 수행이라고 한다. 이런 수행을 하는 자들은 제일 상대하기 어려운 적이다. 그들의 강한 육신이 보통 수행자들을 압도하기 때문이다. 의 기록에 따르면 한 연기 9단계의 체력 수행자가 육신의 강도에 의지하여 축기 1단계의 수행자를 참살하였다고 했다. 체력 수행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를 알 수 있는 일이었다. 하여 서준영은 내공을 기르는 한편 체력 수행을 하기로 결심했다. ...한편, 녹색 군용 지프 몇 대가 쏜살같이 달려와 호텔 입구에서 급정거했다. 차 문이 열리고 차 안에서 십여 명의 중무장한 병사들이 총을 들고 뛰어내렸다. 앞장선 사람은 사람은 바로 군복 차림의 안중헌이었다. 그가 호텔로 들어가 프런트 데스크 직원을 향해 물었다.“서준영 지금 어디 있어요?”프런트 데스
그 여인은 기세등등한 모습으로 서준영의 도덕성을 비판하고 있었다. 서준영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저기, 난 당신 훔쳐본 적도 없고 몰래 사진을 찍은 적도 없어.”말을 마친 서준영은 자리를 뜨려 했다. 그러나 뜻밖에도 그 여인이 서준영의 팔을 끌어당기며 소리쳤다.“왜? 찔리는 거라도 있어? 지금 도망가려 하는 거야? 여기요. 이 사람 좀 붙잡아줘요. 이 사람은 변태예요. 이 사람 핸드폰 확인해 봐야 해요.”그 순간, 사람들이 두 사람을 에워쌌고 그들은 서준영에게 손가락질하며 끊임없이 욕설을 퍼부었다. 잠시 후, 서준영이 해명하려는 찰나 그 여인은 그의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낚아채 사진첩을 열어봤다.그러나 뜻밖에도 앨범에는 한 여인과 함께 찍은 사진 한 장만 있을 뿐 별다른 것이 없었다. 서준영은 차가운 얼굴로 핸드폰을 낚아채고는 입을 열었다. “확인했지? 내가 몰래 찍은 사진이 있나?”말을 마친 서준영은 둘러싸인 사람들을 밀치고 자리를 떴다. 그러나 옆에 있던 그 여인이 갑자기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어딜 가는 거야? 당신 방금 날 훔쳐봤잖아. 변태! 당장 사과해.”서준영은 미간을 찌푸린 채 차가운 얼굴 막무가내인 여인을 쳐다보았다.“무슨 근거로 내가 당신을 몰래 훔쳐봤다는 거야?”“당신은 남자니까. 남자들은 예쁜 여자들 훔쳐보는 추잡한 짓 잘하잖아.”그 여인은 씩씩거리며 소리쳤다. “내가 남자라는 이유만으로?”그가 어이없는 표정을 지으며 되물었다.“당신 눈에 남자는 다 변태로 보이나?”“그래. 남자들은 다 징그러운 인간들이야.”그 여인은 팔짱을 낀 채 도도한 표정을 지었고 서준영은 미간을 찌푸리며 차갑게 입을 열었다. “미친년.”그는 이렇게 잘난 척하고 오만한 여자를 상대하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었다. 그러나 그의 말은 그 여인의 심기를 건드렸고 그 여인은 얼굴을 붉히며 서준영의 팔짱을 끌어당겼다.“방금 내 욕한 거야? 감히 날 욕한 거냐고? 내가 누군지 알아?”“당신이 누구든 난 상관없어. 자꾸 이렇게 생떼를 부린
당당한 그의 모습에 그 여인은 어안이 벙벙해졌고 자신을 향해 걸어오는 서준영을 두려운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뭐 하려는 거야? 내 남자 친구가 중위라고. 당신을 한 방에 때려죽일 수도 있어.” 잔뜩 당황한 여인은 큰 소리로 외치며 자신의 두려움을 감췄다. 그러나 그 순간, 서준영이 손을 들어 멋지게 성형 티가 팍팍 나는 여인의 얼굴을 내리쳤다.철썩!여인의 코는 비뚤어졌고 주위의 사람들도 놀라서 소리를 지르며 입을 막고는 차가운 공기를 들이마셨다. 서준영은 손을 흔들며 퉁명스럽게 말했다.“중위가 뭐 어때서? 중위의 여자 친구면 남을 이렇게 모함하고 다짜고짜 몰아붙여도 되는 거야?”그 순간, 그 여인은 멍해졌다. 그녀는 부어오른 한쪽 뺨을 감싸고 분노에 찬 눈빛으로 서준영을 노려보며 소리쳤다.“감히 날 때린 거야? 남자 친구한테 당신 같은 모지리를 죽이라고 할 거야.”철썩. 그녀의 말이 끝나자마자 서준영은 손을 뻗어 그녀의 뺨을 후려쳤고 그녀는 바로 바닥에 쓰러지고 말았다. “모지리? 당신 눈에 평범한 남자면 다 모지리야? 누가 그런 식으로 남자에 대해 평가하라고 당신한테 권리를 줬나? 이 세상에 고상하고 순수하고 사심이 없는 남자도 많아. 당신이 뭔데 평범한 남자는 모두 쓰레기 같은 남자라고 하는 거야?”“당신이 여기서 행패를 부리고 날 모욕하고 있을 때, 당신이 이 나라에서 쇼핑하고 여행하고 있을 때, 국경에 있는 수많은 평범하고 위대한 병사들은 자신의 목숨까지 바쳐가면서 이 평화를 지키고 있어. 당신 눈에 평범해 보이는 남자들이 이 사회의 모든 직책에 종사하고 있고 그들은 기계의 미세한 부품과도 같은 존재야. 비록 보잘것없지만 없어서는 안 될 존재지.”“그런 사람들이 당신 같은 여자한테 이유 없이 수모를 당하는 걸 난 절대 용납할 수 없어. 오늘 난 이 자리에 있는 남자들과 이 세상의 평범한 남자들을 대신해 진정한 남자가 뭔지 똑똑히 보여줄 생각이야.”서준영은 한 글자 한 글자 또박또박 말을 이어갔다. 말 한마디 한마디가 사람의 가슴을
서준영이 고개를 절레절레 젓더니 담담하게 웃었다.“넌 아직 내 상대가 못 돼.”이 말에 하얀 셔츠를 입은 남자의 안색이 매우 어두워졌고 거친 목소리로 소리를 질렀다.“죽어야 정신 차리지? 그렇게 죽고 싶다면 내가 만족시켜 주지.”하얀 셔츠를 입은 남자는 주먹을 들고는 격투술을 선보이며 서준영을 향해 달려들었다.옆에 서 있던 여자가 작은 주먹을 움켜쥐고 흥분해서 소리를 질렀다.“여보, 때려죽여요. 나를 욕보인다는 게 뭔지 톡톡히 보여주란 말이에요.”구경꾼들은 불쌍한 눈빛으로 서준영을 바라봤다.“아이고, 저 청년 사고 쳤나 보네.”“그러게. 중위한테 밉보였으니 죽이지 않더라도 호되게 당하겠군.”“아쉽네. 남자를 위해 나서줬는데 우리는 도와주지 못한다는 게. 행운이 따르길 바라는 수밖에.”사람들이 의논하고 있는데 하얀 셔츠를 입은 남자가 철옹성이라는 기술을 날리며 몸을 살짝 돌려 어깨 힘으로 서준영을 매섭게 공격해 왔다.이런 공격은 성인이라고 해도 몇 미터 밖으로 튕겨 나가고 심하면 장기 출혈까지 올 수도 있다.이것으로 하얀 셔츠를 입은 남자가 얼마나 화가 나 있는지를 알 수 있었다.서준영은 미간을 찌푸리고 하얀 셔츠를 입은 남자를 향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이렇게 포악스러운 무술로 나 같은 일반인을 상대한다고? 너무한데?”“너무해? 다 네가 자초한 거야.”하얀 셔츠를 입은 남자가 서준영 쪽으로 돌격해 왔다.서준영이 고개를 저으며 차갑게 말했다.“그렇다면 나도 인정사정 봐주지 않을게.”서준영은 이렇게 말하고는 하얀 셔츠를 입은 남자를 따라 철옹성이라는 기술을 날려 자신을 향해 돌진해 오는 남자와 맞섰다.하얀 셔츠를 입은 남자가 이를 보더니 음침하게 웃으며 말했다.“야 이 새끼야. 진짜 죽고 싶어서 환장했구나. 이거 군에서 제일 기본적인 격투술이라고는 하지만 어디 그렇게 배우기 쉬운 줄 알아?”말이 끝나기 바쁘게 펑 하는 소리와 함께 두 건장한 남자가 서로 부딪쳤고 그 소리는 전체 휴게소에 울려 퍼졌다.모두가 그 광경이
하얀 셔츠를 입은 남자가 권총을 꺼내자 사람들이 놀라서 소리를 지르며 뒤로 슬슬 물러섰다.“큰일 났네. 총을 갖고 왔어...”“에이, 맨손으로 안 된다고 총을 가져와? 진짜 찌질하다.”“야, 조용히 해. 진짜 총 맞고 싶어?”모든 사람이 긴장해 하는데 서준영은 여전히 태연하게 양손을 호주머니에 찔러넣고 차가운 표정으로 총을 들고 나대는 하얀 셔츠 입은 남자를 보며 싸늘하게 말했다.“당신 부대에는 규칙 같은 거 없어요? 함부로 총을 소지하고 다니는 것도 모자라 반항할 힘도 없는 평민에게 삿대질도 하고. 군사 법정까지 갈까 봐 두렵지 않아요?”“하하하.”하얀 셔츠를 입은 남자가 소리 내 웃더니 안전핀을 돌리며 음침하게 웃었다.“누가 감히 나를 고소해? 나 중위야! 지금 이 자리에서 너를 바로 총결해도 돌아가서 적국의 간첩이라고 보고서만 쓰면 끝나.”서준영이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이렇게 사람 누명 씌우는 건가? 나를 즉결 처분해도 좋고 간첩이라도 모욕해도 좋아.”“하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 입을 막을 수 있겠어?’“조사가 시작되면 과연 이 모든 게 숨겨질까?”하얀 셔츠를 입은 남자가 거만하게 큰소리로 웃으며 손에 든 총으로 몇몇 구경꾼을 가리키며 물었다.“물어봐? 감히 어디 가서 얘기할 수 있는지?”“누가 입 밖에 꺼내기라도 하면 가족 전체를 못살게 굴 테니까!”험악한 남자의 말에 구경꾼들이 모두 몸을 움츠린 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봐봐. 다들 쫄보라니까. 저 사람들이 네 억울함을 증명해 줄 거라고? 꿈 깨.”하얀 셔츠를 입은 남자가 연신 싸늘하게 웃었다.서준영은 어이없다는 듯 고개를 젓더니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더니 담배를 몇 모금 빨고 연기를 내뱉으며 담담하게 말했다.“기억해. 당신은 군인이고 나라와 백성을 지키는 사람이라는 걸.”“손에 든 총은 적을 향해야지 피와 살을 나눈 동포를 향해서는 안 돼. 국민을 위협하는 수단으로 써서는 더더욱 안 되고.”서준영은 이렇게 말하며 바닥에 피다 남은 담배를 버리고 힘껏 지르밟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