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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7화

신세희는 조의찬에게 방긋 웃어 보인 뒤 더는 그에게 시선을 돌리지 않았다. 조의찬에 대한 그녀의 마음은 단지 친구 사이의 우정이었고 게다가 이 우정도 그녀와 서시언의 관계처럼 그리 깊은 건 아니었다. 그저 전보다 조금 더 정이 들었을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지금 이 순간 그녀의 신경은 온통 남편에게 쏠려 있었다. 부소경은 임서아네 가족을 데리고 남성으로 돌아왔다. 결국 돌고 돌아 신세희의 원수는 여전히 잘만 살아 있을 뿐만 아니라 무사히 이 땅을 다시 밟았다.

이 모든 건 다 임서아의 전지전능한 외할아버지 덕분이었다. 그는 6년 전부터 갖은 수단을 써서 신세희를 죽이려 했었다.

서씨 집안 어르신만 생각하면 신세희는 역겹고 헛구역질이 났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씨 집안 어르신을 마주할 수밖에 없었다.

‘대체 무슨 엄청난 비밀이지?’

신세희는 한시라도 빨리 그 비밀을 알고 싶었고 부소경도 마찬가지였다.

그들 세 식구는 엄선우와 용병 네 명의 보호를 받으며 밖으로 걸어 나갔다. 그들이 공항 로비의 대문을 본 순간 서씨 집안 어르신이 대문 앞에 떡하니 서 있었다. 고작 보름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서씨 집안 어르신은 눈에 띄게 늙어 보였다.

늘 강건하던 어르신이 고작 보름 사이에 등이 굽을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그때 뒤에 잡혀있던 임서아가 손을 들고 흥분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할아버지, 할아버지! 저희 여기 있어요. 비행기에서 내렸어요! 할아버지, 얼른 대표님한테 저희를 풀어달라고 해주세요.”

신세희와 부소경은 아무 말이 없었다.

서씨 집안 어르신의 뒤에 가성섬에 무기를 보낸 구씨 집안의 구성훈이 서 있었다. 구성훈의 낯빛이 서씨 집안 어르신보다 훨씬 더 어두웠다.

신세희와 부소경은 서로 눈빛을 주고받은 후 천천히 밖으로 걸어 나갔다. 바로 그때 신세희의 카톡이 울렸다. 확인해보니 엄선희와 민정아가 동시에 문자를 보내왔다.

“세희 씨, 원래는 정아 씨랑 마중 나가고 싶었는데 서씨 집안과 구씨 집안이 공항 문 앞을 물샐틈없이 꽉 막아놓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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