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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4화

“네?”

반명선은 순간 자신이 잘못 들은 줄 알았다. 옆에 있던 신세희가 말을 보탰다.

“대학교 가면 무슨 과를 배우고 싶어? 알아야 대학교를 알아봐 주지.”

신세희는 누구보다 자신의 남편을 잘 알고 있었다. 딸바보인 부소경은 신유리가 납작코인 반명선을 무척이나 좋아하고 있다는 걸 눈치챘다. 반명선이 자유분방하긴 해도 마음만은 정직했다. 만약 제대로 된 교육을 받는다면 나중에 훌륭한 인재가 될지도 모른다. 그리고 무엇보다 딸에게 친구가 한 명 더 생기니까 나쁠 것도 없었다.

게다가 반명선을 남성으로 데려가면 반호석 부부도 더는 다른 꿍꿍이를 품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반명선이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저... 저... 대표님, 저... 정말 남성에 가서 공부해도 돼요? 남성에는 좋은 대학교가 엄청 많아요. 세계에서 발전한 도시에 있는 대학교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예요. 남성에서 대학교를 다니는 건 제가 늘 꿈꾸던 거예요. 전... 의학을 전공하고 싶어요.”

반명선의 꿈은 의학을 배우는 것이었고 뛰어난 의술로 아픈 환자를 살리고 싶었다. 하지만 반명선은 그 누구에게도 자신의 꿈을 얘기한 적이 없었다. 왜냐하면 반명선과 같은 불량소녀가 그런 꿈을 가지고 있을 거라고는 아무도 믿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 이 순간 반명선은 오래 간직해왔던 자신의 꿈을 얘기했다. 반명선은 더 좋은 기회를 쟁취하기 위해 부랴부랴 부소경에게 설명했다.

“대표님, 저 이제 더는 불량소녀로 살고 싶지 않아요. 사실 매주 일요일 수업이 없을 때 아빠의 담당 의사한테 의학을 배웠거든요. 그래서 의학 지식을 꽤 많이 알고 있어요. 저 나중에 정말 의사가 되고 싶어요. 저 남성에서 가장 좋은 의과대학교에 다녀도 돼요?”

반명선은 자신이 말하고도 어이가 없었다. 포로 주제에 요구도 참 높지...

“그게 사실이라면 마침 환자 한 명을 같이 데려갈 거거든. 돌아가는 길에 네가 좀 보살펴줘.”

부소경의 말에 반명선이 화들짝 놀랐다.

“정... 정말이에요?”

“하나 더.”

부소경은 아무런 표정 없이 덤덤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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