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님” 그는 한 글자 한 글자 또박또박 말을 뱉었다. “근심하지 마시고 세희는 제게 맡기세요. 제가 평생 세희 지킬게요.” 그의 약속을 들으며 신세희는 멍하니 앉아있었다. 지금까지 했던 고생들은 다 현재의 행복한 가정을 위한 것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자기의 딸만은 나 같은 삶을 살지 않게 하기 위해서. 현재 그녀는 자신의 꿈을 이뤘다. 그것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그리고 우리 둘의 아이와 함께. 그녀는 드디어 아버지 앞에서 얘기할 수 있었다. “아버지, 전 가족이 생겼어요. 이젠 제가 어디 가서 괴롭힘당할까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저 지금 너무 행복해요.” 현재를 생각하니 신세희는 지금까지의 고통과 고생 모두 가치 있는 것들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바람을 거치치 않고 어떻게 무지개를 볼 수 있을까. 앞으로의 삶에서 어떤 일이 생기던, 부소경이 가성섬을 손에 넣을 수 있든 없든 그녀는 언제나 자신의 남편과 함께 일 것이다. 생과 사를 함께하는 사람이 생긴 것이다. 아버지의 유골을 잘 묻고 신세희는 다음날부터 정상적으로 출근했다. 평소와 달라진 것은 이젠 그녀가 직접 운전해서 출근한다는 것이었다. 아침을 먹고 신세희는 차를 운전해 유리를 유치원에 데려다준 후 회사로 갔다. 단지에서 나와 커브를 돌기 전에 그녀는 습관적으로 밖을 한번 내다봤다. 혹시 그 노숙자를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싶어서. 만약 마주친다면 그녀는 무조건 차에서 내려 그 노숙자를 쫓을 것이다. 그리고 똑똑히 확인해 볼 것이다. 어머니인지 아닌지. 하지만 신세희는 아무도 보지 못했다. 유리를 유치원에 데려다주는 길 내내 그녀는 실망감을 감출 수 없었다. 회사에 도착해서 차를 세우고 그녀는 가방을 들고 회사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삼일밖에 안 지났으나 굉장히 오랜 시간이 지난 것만 같았다. 그녀는 자신의 일을 사랑했고 건축설계는 더욱 사랑했다. 그래서 다시 이 회사 사무실로 들어올 때 친숙함에 마음이 편안했다. 그녀는 가방을 내려놓고 일을 시작했다. “신세희씨
“엄마, 왜 그래?” 유리는 애어른처럼 걱정스레 신세희를 바라보았다. 신세희는 고개를 돌려 다급히 말했다. “유리야, 얌전히 앉아있을 수 있지? 엄마 잠깐만 내릴게.” 말을 마친 후 신세희는 차에서 내렸다. 유리가 차에 있었기에 함부로 떠날 수 없었다. 그녀는 그저 남루한 차림의 여인이 멀리 뛰여 가는 걸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1분도 지나지 않아 그 여인은 시야에서 사라졌다. 신세희는 실망해서 차에 다시 탔다. 유리는 여전히 걱정 어린 눈으로 엄마를 바라보고 있었다. 신세희는 억지로 딸에게 웃음을 지어 보였다. 이때까지도 전화는 여전히 걸려있었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세희 씨 왜 그래? 세희 씨?” 핸드폰 반대쪽에서 엄선희의 다급한 외침이 들렸다. 그녀는 신세희를 걱정하고 있었다. 신세희는 그제야 핸드폰을 들고 기운 없이 물었다. “선희 씨, 퇴근했어?” 이게 무슨 의미 없는 질문인가, 자기는 이미 퇴근해서 딸까지 데리고 집 문 앞에 도착했는걸. 엄선희가 물었다. “세희 씨, 왜그래? 무슨 일 있어?” 신세희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 “아니 진짜 답답하게 왜 그래. 빨리 말해봐, 무슨 일인데. 날 친구로 생각하긴 하는 거야?” 엄선희는 원래 화끈한 성격이었다. 신세희는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하지.” “그럼 무슨 일인지 얼른 말해.” 엄선희는 다급히 얘기했다. “혹시 이번에 집에 돌아가서 일이 잘 해결되지 않은 거야?” 신세희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 다 잘 해결됐어. 아버지 유골도 이미 안치했고 그리고 어머니는... 돌아가시지 않은것 같아.” 그것은 신세희의 바람이었다. 그래서 그렇게 얘기했다. 엄선희는 기뻐하면서도 걱정어린 말투로 얘기했다. “잘 됐네! 근데 왜 이렇게 기분이 안 좋은거야?” “나... 엄마가 보고 싶어.” “......” 한참 지나서야 엄선희가 입을 열었다. “기운 내 세희 씨, 항상 응원할게.” “고마워, 근데 왜 전화했어? 무슨 일
신세희는 조금 망설였다. “저... 제가 가도 되는걸가요?” 그와 형제처럼 지내는 사람들이라면 필시 대단한 사람들일 것이다. 그는 그녀를 차분히 달랬다. “당신이 오면 안 되는 자리가 어딨어? 얘네들은 다 외지 사람들이지만 당신은 운성에 사니 현지인이 와서 자리를 빛내줘야 하지 않겠어?” 신세희는 웃음이 나왔다. “네, 그럼 저 갈게요.” “빨리 와, 기다릴게.” 전화를 끊고 신세희는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유리를 바라보았다. “아빠 친구들이 왔다는데 만나러 갈래?” 유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하지!” 유리는 친구 사귀기를 가장 좋아하는 아이였다. “예의 꼭 지켜야 돼 알겠지?” 유리는 또 애어른 같은 말투로 대답했다. “유리도 이제 다섯 살이야. 엄청 예의 바른 공주님이라고.” “하하, 엄마는 네가 또 곡현에서 큰 도시로 올라온 지 몇 개월밖에 되지 않은 촌 아이인줄 알았지!” “흥!” 유리는 새침하게 고개를 치켜세웠다. “촌애가 뭐 어때서? 난 촌 아이들이 제일 좋더라!” 딸애의 이 대답을 듣자 신세희는 멍해졌다. 유리의 성격은 정말 자신과 꼭 닮아있었다. 그녀도 절대 어디 가서 굽히지 않는 성격이었으니까. 그녀는 왠지 모를 긍지감과 만족감을 느꼈다. “가자, 아빠 친구들 만나러. 온 세상 사람들한테 아빠 옆에 미녀가 두 명이나 있다는 걸 알려야지.” 신세희는 유리를 차에 태우고는 차를 몰고 부소경과 친구들이 있는 곳으로 바로 향했다. 그와 동시에 바 쪽에서도 다들 믿지 못하겠다는 눈으로 부소경을 바라보고 있었다. 구경민이 먼저 부소경에게 장난을 걸었다. “저기요, 부 씨. 사람이 바뀐 거야 아니면 몸에 뭐 다른 사람 영혼이라도 들어갔나? 아니 완전히 다른 사람이 돼버렸네.” 부소경은 구경민을 째려봤다. “뭘 다른 사람이 들어가, 내가 보기엔 네 몸엔 10살짜리 애 영혼이 있는 거 같아.” “풋...” 옆에 있던 장진혁도 입을 열었다. “이렇게 경민이한테 함부로
그 여인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 “누군데요.” 여인은 전혀 신경이 쓰이지 않았다. 이 바에서 오래 일한 만큼 그녀의 몸값 또한 매우 비쌌다. 하지만 이 룸에는 한 번도 들어오지 못했다. 백평은 족히 될 것 같은 이 룸에 자주 오시는 게 바로 이 네 분이었지만 그들은 한 번도 여자 파트너를 부른 적이 없었기에 이 룸에 불려와본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심지어 부 대표님을 위해서! 부 대표님이 누군가! 운성의 왕이라고 불리는 분이 아니신가! 그녀 같은 사람에게 부 대표님이 결혼을 하셨는지 아이가 있는지는 별로 중요한 게 아니었다. 그게 무슨 상관 일가? 그녀는 그저 자기가 할 일을 하고 돈만 벌면 된다. 그녀는 자기의 본분을 잘 알고 있었다. 여기 있는 남자들의 장난감이 되는 것. 여기는 그녀의 세상이지 부소경의 세상이 아니었다. 부소경의 아내가 오더라도 이 아름다운 몸매와 미모로 눌러버리면 될 노릇이었다. 그녀는 머리를 슬쩍 다듬고는 다시 부소경에게 다가갔다. “대표님, 아내분이 오셨다 하더라도 아마 제가 더...” “때려버릴 거야!” 여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곧이어 작은 그림자 하나가 빠르게 다가왔다. 유리가 마치 아기 늑대처럼 그녀를 바닥으로 밀쳤다, 그녀가 정신을 차라기도 전에 유리는 여인의 엉덩이 위에 엎드려 콱 물어버렸다. “유리야!” 신세희는 웃지도 울지도 못했다. 유리는 아직도 분이 안 풀린다는 듯이 신세희 쪽으로 홱 고개를 돌렸다. “엄마! 이 아줌마가 엄마 남편 뺏는데 화도 안 나? 엄마가 화 안 나도 난 화가 나! 우리 아빠 뺏는 건 용서 못 해!” 유리는 점점 어른이 돼가는 것 같았다. 신세희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유리 어린이, 아빠 뺏겨서 억울해요?” “당연하지!” “하지만 엉덩이를 문다면 네가 더 손해일걸? 생각해 봐, 엉덩이가 얼마나 더러운데 그걸 입으로 물어?” “......” 룸에 있는 모두가 침묵했다 “하하하, 엄마 너무 웃겨.” 말을 마치
그녀는 가방에서 주섬주섬 20만원을 꺼내 여자에게 건넸다. "이건 제가 드리는 보수예요. 여기까지 오시느라 고생하셨을 텐데 빈손으로 보낼 순 없죠" "…." 이렇게 침착하고 여유있어 보이는 아내는 처음 봤다. 만약에 다른 남자의 아내들이었다면, 그녀가 전에 만났던 그런 여자들이었다면 자신의 이 말을 듣고는 바로 눈이 돌아 머리채를 잡았을 것이었다. 그런 것이야 말로 재밌는 구경거리이다. 하지만 이 앞에 있는 아내는 오히려 전혀 화난 기색이 없었다. 이에 이 여자는 몹시 실망했다. 그녀는 멋쩍게 돈을 받았다. "너무 적나요?" 신세희가 물었다. "네?" 이 여자는 자기가 잘못 들은 줄 알았다. "아니 돈을 너무 적게 드렸나 해서요." 신세희가 다시 물었다. "아뇨… 적지 않아요." 그럴 리가, 누가 감히 부소경 아내에게 돈을 더 달라고 하겠는가! 게다가 그녀는 단지 여기에 가만히 서있었을 뿐이었는데 1분만에 20만원을 벌다니, 이보다 더 좋을 순 없었다! "20만 원은 적지 않지만 다음에 또 이렇게 대놓고 다른 아내들을 도발하다간 그 여자들이 당신 얼굴에 황산을 부을지도 몰라요. 그렇게 되면 이 20만 원으론 턱도 없겠죠. 괜찮아요, 만약 누가 정말 당신 얼굴에 황산이라도 부어서 성형이 필요하다면 저에게 전화하세요. 제가 도와드릴게요." 신세희는 여전히 담담하게 눈앞의 이 모델처럼 몸매가 잘 빠진 여자에게 말했다. "…." 그녀는 이 말에 놀라 얼굴이 창백해졌고 두 다리에 힘이 풀렸다."죄… 죄… 죄송합니다! 부인, 죄송합니다! 다… 다시는 감히 이런 짓 하지 않겠습니다. 이 돈은 안 받겠습니다, 바로 떠날게요, 지금 바로 떠날게요!" 이 여자는 20만 원을 신세희에게 돌려주고는 허둥지둥 떠났다. 신세희는 시종일관 약간의 미소를 머금고 있어 정말 담담해 보였다. 그녀의 이 모습에 앉아 있던 4명의 남자와 그리고 그들 옆의 여자들은 모두 깜짝 놀랐다. 이 사람들은 모두 전에 신세희를 만났던
모두가 그 사람에게로 시선을 돌렸다.신세희의 눈빛이 갑자기 싸늘해졌다.두 달 전 신세희를 죽이려 들던 구자현이었다."신세희!" 구자현은 바로 신세희에게 달려들었다. "오늘이 네 재삿날이다!""…."그녀가 어떻게 반응하기도 전에, 구자현이 신세희에게 닿기도 전에 방금 한 여자를 내쫓았던 신유리 어린 전사가 갑자기 구자현에게로 돌진했다."넌 또 어디서 온 처녀 귀신이야!"신유리는 화가 머리 끝까지 났다!요즘 처녀 귀신이 너무 많다!공포 영화를 너무 많이 봤나?증조 할아버지 할머니 집에서의 일 이후로 신유리는 이런 가지 각색의 추녀들을 자주 마주친다.그 임서아, 민정연 모두 추했는데.지금 이 여자는 더 보기 흉했다.정말 화가 나 죽겠다!작은 전사는 팔도 짧고 다리도 짧지만 매우 민첩했다.구자현이 신세희에게 달려들기도 전에 신유리가 먼저 구자현을 밀어 넘어트렸다.구자현은 신유리에게 부딪혀 마침 술을 배달하던 종업원의 카트에 쓰러졌는데, 종업원은 막 카트에 술을 가득 싣고 위에 소독한 유리 술잔을 올려놓았었다.술잔이 땅으로 떨어졌다.그리고 구자현은 그 술잔 위로 쓰러져 온 등에 깨진 유리 조각이 박혀 피가 세어 나왔다."아… 아파 죽겠다." 구자현이 고통스러워 귀신처럼 울부 짖었다. "경민 오빠, 살려줘…."이 일의 장본인 신유리 어린이는 깜짝 놀라 바로 엄마 옆에 달려가 숨어 엄마의 다리를 꼭 붙잡았다. "엄마, 나 무서워…""무서워 하지마. 보렴, 저게 나쁜 사람들의 응보란다. 이건 네 잘못이 아니야. 이건 저 사람이 마땅히 받아야 할 벌이야." 신세희가 구자현을 바라보며 자신의 딸을 달랬다.신유리는 고개를 끄덕였다."오빠… 살려줘." 구자현이 땅에서 구르며 끊임없이 울부짖었다."아니 대체 여긴 어떻게 왔어! 우리가 여기서 모이는지 어떻게 안거야?” 구경민이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구자현을 바라보며 매우 불쾌하다는 듯 물었다.구자현은 너무 아파 온 얼굴이 땀범벅이 되었다. "난…난 여기 술 접대부야.""너가? 우리 구가
하지만 구자현은 다섯 살짜리 어린 아이 때문에 일이 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그녀가 손에 쥐고 있던 황산의 뚜껑이 열렸다.마침 땅에 쓰러져 있던 그녀의 등 쪽으로 흘렀다.아!유리에 찔렸는데 황산에 또 타다니.이에 구자현은 귀신 같이 흐느끼며 울부짖기 시작했다."경민 오빠… 제발 살려줘… 빨리 구급차 좀 불러줘, 가서 진통제를 맞아야겠어, 날 살려주면, 내가 엄청난 일을 알려줄게…"구경민은 그제서야 휴대전화를 꺼내 119에 전화를 걸었다.그 엄청난 일이 뭔지 궁금해서는 아니었다.그녀가 그의 사촌 여동생인 것은 말할 것도 없고이 룸에 이렇게 누워있는 상황이 정말 가관이었기 때문이다.구급차는 곧 도착했고, 그들 몇 사람은 빠르게 구자현을 실어서 나갔다.사람을 시켜 이곳을 정리한 후에야, 룸 안이 조용해졌다."죄송합니다." 신세희가 침착하게 구경민을 바라보며 말했다.그녀는 부소경의 네 형제 중 이 구경민에게 젤 마음이 갔다.그녀는 아직도 구경민이 전에 그녀에게 자신의 건축 사업을 계속해 나가라고 말해줬던 것을 기억한다.그래서 이 순간 신세희는 진심을 다해 말했다. "당신 여동생이 아직도 나를 그렇게 원망하고 있을 줄 몰랐어요. 그리고 그녀가 손에 그런 물건을 들고 있을줄은 더더욱 몰랐고요."그녀는 어깨를 으쓱하며 자신은 정말 결백하다는 것을 밝혔다.“신경쓰지 않으셔도 돼요. 자업자득이죠. 그리고 같은 구씨 가족이지만, 저도 그녀와 가까이 지내진 않아요."구경민이 대답했다."감사합니다." 신세희가 대답했다."죄송합니다. 우스운 꼴을 보였네요." 그녀는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을 바라보며 사과했다. 이렇게 이어서 두 여자와의 문제를 해결했지만 그녀는 여전히 여유롭고 침착했다.당황하지도, 놀라지도 않았다.뿐만 아니라 오늘 오피스룩을 입고 서류가방을 손에 들고 이렇게 노련하게 일을 처리하는 신세희의 모습에 사람들은 감탄을 금치 못했다. "당신은 많이 변했군요." 정문재가 먼저 입을 열었다.그는 그가 지난번에 신세희를 만났을 때, 그녀
"대표님, 저도 방금 발견했습니다. 제가 바로 따라가겠습니다. 이번엔 반드시 놓치지 않을 거예요."엄선우가 말했다.부소경은 신세희를 한 번 쳐다보았다."왜 그래요, 여보?" 신세희가 물었다.부소경은 "아니야"라며 고개를 저었다.그리고 전화를 끊었다.엄선우는 차 안에서 눈 한번 깜빡이지 않고 그 노숙자를 보고 있었다. 그녀는 꼬질꼬질한 옷을 입고 머리는 떡져서 대걸레처럼 보였다.긴 머리카락이 얼굴을 뒤덮고 있어 지저분한 긴 머리 아래 눈동자만 겨우 보였다.그 두 눈은 지금 회사 문을 뚫어져라 보고 있었다. 이에 엄선우는 그녀가 곧 회사 안으로 뛰어 들어갈 것 같다고 예상했다.그녀가 회사에 한눈 팔려 있는 사이 엄선우는 빠르게 차 문을 열고는 즉시 노숙자 여자 쪽으로 달려갔다.그런데 의외로 이 노숙자는 반응이 굉장히 빨랐다.그녀는 엄선우가 차에서 내리는 것을 보고 뭔가를 감지하고 그가 오기 전에 몸을 돌려 달아났다.게다가 그녀는 뒷일을 생각하지 않고 미친듯이 도망갔는데, 도로에 차가 빠르게 달리고 있었지만 그녀는 전혀 멈칫하지 않고 그대로 뛰어들었다.다행히 차에 치이진 않았지만 엄선우는 감히 뒤를 쫓을 수 없었다. 만에하나 그 노숙자 여자가 무슨 사고라도 당한다면 엄선우는 부 대표에게 죽임을 당하지 않더라도 스스로 물에 코 박고 죽어야 할 것이다!엄선우는 초록불이 되길 기다렸다가 길을 건넜고, 육교 밑에 도착해서는 주변을 샅샅이 뒤졌지만 사람의 그림자는 찾을 수 없었다.도대체 어디로 간 걸까?삼십 초도 지나지 않았는데 이렇게 사라지다니. 그 사람의 신분을 생각하면 분명 젊지 않을 텐데 어떻게 이렇게 매번 빠르게 숨는 걸까?엄선우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었다.어쩔 수 없이 그는 육교 지하에서 혼잣말로 외치기 시작했다. "만약 당신이 이 근처에 있다면, 제 말을 들어주세요. 신세희씨는 지금 잘 지내고 있습니다. 세희씨는 이미 부소경 대표님의 아내가 되셨고, 대표님은 아내에게 굉장히 잘해줍니다. 둘은 딸도 낳았어요."말을 마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