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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8화

임지강이 멍하니 있자 멀지 않은 곳에서 진흙과 피투성이인 채로 지켜보던 허영은 왠지 불안해졌다.

허영은 편지에 뭐라고 쓰여 있는지 매우 궁금했다.

비록 허영은 임지강 몰래 바람을 피우고 있었지만, 임지강이 그녀를 배신하는 건 절대 용납할 수 없었다.

“뭐라고 썼는지 당장 말해.”

허영이 버럭 소리쳤다.

임지강이 허영을 돌아보는 찰나 신세희는 준비한 라이터를 꺼내 그 편지를 태워버렸다. 그녀는 편지를 태우며 허영을 향해 살포시 미소를 지었다. 허영은 더욱 조급해졌다.

“신세희 엄마가 대체 당신한테 뭐라고 했는데. ”

임지강이 벌컥 화를 냈다.

“아무것도 적혀 있지 않았어. ”

“임지강, 나랑 장난해? ”

임지강은 노발대발하는 허영을 향해 눈을 부라렸다.

“이 여편네가 지금 뭐라는 거야?”

“뭐긴! 당신 욕하고 있지! 그 여자가 대체 당신한테 뭐라고 했길래 말을 못 하는 거야! 대체 둘 사이에 무슨 더러운 일이 있었길래 내게 비밀로 하는 건데. ”

허영은 입 안에 고인 피와 흙을 뱉어낼 생각도 못 하고 성큼성큼 임지강에게 다가가 그를 힘껏 밀쳤다.

몇 걸음 뒤로 물러난 신세희는 한쪽에 서서 부부가 싸우는 걸 조용히 방관했다.

임지강의 말대로 편지에는 정말 아무것도 쓰여 있지 않았다.

남성에 끌려온 뒤 서씨 집안 어르신이 임서아를 자기 외손녀로 인정했다는 소식을 처음 듣게 되었을 때 신세희는 그들 사이에 어떠한 접점이 있었을 거라는 의심을 품었다. 아니라면 6년 전부터 서준명이 그녀를 만날 때마다 그의 고모와 닮았다고 말할 리 없었다.

6년 전, 서준명은 신세희가 제 할아버지의 외손녀 같다고 했었다. 그리고 6년이 지난 지금, 노인은 임서아를 자기 외손녀라고 여겼다. 과연 이게 우연일까?

긴가민가했던 신세희는 자기 집안과 임씨 집안의 관계를 알아내고 싶었다. 아니라면 엄마와 임지강 사이에 뭐가 있었던 걸까?

임지강에게 빈 편지를 보여 주자 허영이 조급해하며 발악하는 모습을 본 신세희는 엄마와 임씨 집안, 그리고 임지강이 특별한 관계였다는 걸 확신했다.

그녀는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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