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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6화

신세희는 허영을 거들떠보지도 않았지만 켕기는 게 있는 허영이 오히려 그녀에게 소리쳤다.

“넌 대체 언제 온 거야! ”

신세희는 더없이 침착한 말투로 말했다.

“걱정되지 않으세요? ”

“뭐라고? ”

허영은 신세희가 방금 자기가 나무 뒤쪽의 차 안에서 바람을 피웠던 일을 언급하는 줄 알았다.

신세희는 여전히 고요한 바다 같았다.

“당신 딸의 외할아버지가 서울 병원에 입원해 있는데 그분이 걱정되지도 않으세요? 아니면 그분과 전혀 관계가 없어서 아무렇지도 않은 건가요? ”

신세희의 말을 들은 허영은 긴장이 확 풀렸다. 비록 그녀가 자신을 비꼬고 있다는 걸 알아차렸지만 말이다. 신세희가 자신과 그 남자 사이의 관계를 알아채지 못한다면 다른 건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신세희도 속으로 허영을 비웃었다. 허영이 방금 저질렀던 일을 자기에게 들킬까 봐 두려워하고 있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허영이 아무리 임지강에게 큰 잘못을 저질렀다고 해도 그건 전부 임지강의 업보였다. 그녀는 허영이 착각하도록 그대로 내버려 두기로 했다.

놀란 표정을 갈무리한 허영은 이내 잔뜩 거만한 태도로 신세희에게 말했다.

“신세희, 대체 여긴 왜 온 거야! ”

“글쎄요. 왜일 거 같아요? ”

신세희가 반문했다.

“흥.”

허영은 신세희가 전혀 두렵지 않은 눈치였다.

“왜, 우리 임씨 집안이 원망스럽니? 서아가 네 새끼 아빠를 빼앗은 것 같아 억울해? 어쩌겠니, 그게 다 네 팔자인 것을. 원망해도 소용없어. 우리 집안이 운이 좋은 걸 어떡하라고. 하마터면 부소경 도련님 손에 죽을 뻔했는데 그때 마침 서아한테 외할아버지가 나타났잖아. 비록 그 집안은 부씨 집안처럼 대단한 권력을 손에 쥐고 있진 않지만 모두가 우러러보는 선비 집안이야.

더 중요한 건 그분은 수도에 많은 부하를 두고 있다는 거야. 그들이 모두 부소경 도련님에게 압력을 가한다면 부소경 도련님도 감히 우리 서아를 어쩌지 못할 거야. 결국 서아는 언젠가 부소경과 결혼하게 되어 있어. 네가 낳은 그 사생아 신세도 퍽 가엽게 됐구나. ”

“당신은 인정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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