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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5화

진상희는 그만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잘해줄 리가 없지!

그런 생각이 들자, 진상희의 잔머리가 더 발동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유리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이따가 아줌마가 같이 증조할아버지한테 줄 선물 만들어 줄게.”

그녀의 말에 유리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야, 아줌마. 그럴 필요 없어. 이건 유리 혼자 만들어야 해. 그래야 내 정성이 더 돋보이지.”

“…” 유리는 정말 여우다.

나중에 시집오면 제일 먼저 이 여우부터 처리해야지!

“그래그래. 아줌마 네 말 들을게.” 진상희가 대답했다.

하인은 빠른 속도로 크레파스를 산 후 저택으로 돌아왔다. 돈이 있으면 일 처리가 수월해지긴 한다. 하인은 10만 원으로 크레파스를 한가득 사 왔는데 그중 초록색이 제일 많았다. 다른 색상보다 한 열 개 정도는 많은 것 같았다. 유리는 크레파스 하나와 작은 가위 하나, 그리고 도화지를 챙기더니 열심히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가끔씩 진상희가 그림을 훔쳐보려고 힐끔댔지만 그때마다 유리는 그림 꼭 막고 있었다. 유리는 비밀이라며 그녀에게 그림을 보여주지 않았다.

유리의 반응에 진상희는 입을 삐죽거리더니 더 이상 그림을 훔쳐보지 않았다.

그녀는 이 사생아가 무슨 선물을 만들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그녀는 갖은 방법으로 이 사생아를 기쁘게 만들어주기만 하면 된다. 사생아가 만든 선물이 이쁘지 않다고 해도 그녀는 그냥 모든 책임을 사생아에게 밀어버리기만 하면 된다.

손재주가 남달랐던 유리는 빠르게 선물을 만들어냈다. 다 만든 후에도 유리는 진상희에게 물건을 보여주지 않았다. 단지 그 물건을 손에 고이 접을 뿐이었다.

“나 다 됐어, 아줌마.” 유리는 달콤하게 웃으며 말을 이어 나갔다. “나 증조할아버지한테 데려다줘.”

“가자!” 진상희는 유리의 손을 잡으려 손을 뻗었고 그녀의 모습에 유리는 단번에 손을 뒤로 숨겨버렸다.

“왜 그래?” 진상희가 물었다.

“우리 엄마가 그랬어. 밖에 나쁜 사람 많다고.”

“그럼 너네 엄마도 나쁜 사람이라고 말해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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