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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69화

"더 이상 서씨 가문에 발을 들여 재벌 집 안사람이 되길 바라지 않을 거예요. 난 그저 아이들이 뛰놀면서 커가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살고 싶어요. 이것만으로도 충분해요."

"그럼 앞으로 계속 배우 활동은 할 거예요?"

신세희가 물었다.

"네."

미루나는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무래도 연기에 타고난 재능이 있는 것 같아요. 배우라는 직업에 종사하게 되면서 제가 이 일을 진심으로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못난 캐릭터를 연기한다고 해도 상관없어요. 그런 캐릭터를 생생하게 살리는 게 뿌듯하거든요. 그게 바로 제가 이룬 성과예요."

신세희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네, 좋아요. 저와 민정아 씨, 엄선욱 씨, 그리고 염선의 씨까지 앞으로 자주 보러 올게요. 루나 씨... 힘내요."

"네, 꼭 힘낼게요!"

미루나는 신세희의 말속에 담긴 거리감을 느낄 수 있었다.

비록 속상한 마음이 없지 않아 있었지만 신세희를 탓하지 않았다.

"제 새 드라마가 방영되면 보러 오실 거죠?"

몇 초 머뭇거리다가 미루나가 또 신세희에게 물었다.

그녀가 살면서 사귄 친구 중에 가장 좋은 친구가 바로 신세희였기에 그녀는 늘 본능적으로 신세희의 인정과 축복을 받고 싶어 했다.

"당연하죠."

신세희는 덤덤한 말투로 대답했다.

"꼭 보러 갈게요."

신세희도 자신이 미루나에 대한 감정이 무슨 감정인지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그녀는 줄곧 미루나가 바로 엄선희라는 생각이 들었기에 항상 자기도 모르게 미루나와 연락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미루나가 혹여 엄선희가 아니라면 구석에 숨어서 지내는 진짜 엄선희는 얼마나 속상하겠는가?

엄선희는 이대로 이 세상에서 버려질 존재란 말인가?

아니!

신세희는 눈앞에 서 있는 미루나를 지나치게 살갑게 대할 수 없었다.

"그럼... 힘내요."

신세희는 그녀에게 선을 긋는 태도를 보이며 말했다.

"저는 들어가지 않을게요. 아이들 데리러 가봐야 해서요. 게다가 오늘 종일 업무로 바빴던 터라, 먼저 가볼게요."

미루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날 오후, 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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