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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71화

부소경은 저금통을 한쪽에 놓고 관심 어린 말투로 물었다.

"왜 그래? 엄마,아빠가 준 돈으로는 부족해? 왜 저금통을 열려고 하는 거야? 저금통은 한번 열면 다시 닫을 수 없어."

부소경의 기억대로라면 신유리의 저금통은 반명선이 해외 유학을 떠난 지 1년이 되어 돌아올 때 선물로 가져온 것이었다.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신유리가 가장 존경하던 사람이 바로 반명선이었다.

그녀가 어찌 반명선이 선물한 저금통을 감히 망가뜨리려고 하겠는가?

신유리는 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응, 괜찮아. 난 그냥 돈만 꺼내면 돼."

"아빠한테 말해줘. 이 돈으로 뭐할건지."

부소경이 물었다.

"우리 반 여자아이가 백혈병에 걸렸대. 그 아이 가족들은 이미 수술비에만 수천만의 돈을 들여서 이젠 돈이 없대. 그래서 조금이라도 보태주고 싶어."

신유리는 부소경에게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얼마나 보태고 싶은데?"

부소경이 물었다.

"저금통 안에 있는 200만 원 전부."

신유리는 곧바로 대답했다.

"바보야! 그걸 왜 저금통 안에 있는 돈을 써, 아빠가 대줄게, 400만 원 기부해도 돼. 네가 친구를 돕는 일이기에 아빠는 얼마든지 들어줄 수 있어."

신유리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빠, 나 이제 16살이야. 나도 이젠 돈 버는 일이 쉽지 않은 일이라는 걸 알아. 우리 엄마도 그렇고 아빠도 마찬가지야. 기부하는 건 좋은 일이지만 능력껏 도와야지. 난 내 돈이 아닌 돈으로 기부하고 싶지 않아, 이건 옳지 않은 일이야."

신유리의 말에 부소경은 또 한 번 깜짝 놀랐다.

그는 줄곧 신유리를 철없는 아이로 생각해 왔기에 단 한 번도 16살짜리 아이가 이토록 어른스러운 생각을 하고 있을 줄 몰랐다. 부소경은 저도 모르게 뿌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는 단번에 딸을 품에 껴안으며 말했다.

"내 딸, 넌 아빠의 자랑이야! 자, 아빠가 지금 당장 저금통 열어줄게. 명선이 준 저금통을 열어버렸으니 주말에 명선을 불러 함께 밥 한 끼 먹자. 마침 명선도 오래 만나지 못했는데 잘됐네."

부소경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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