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희도 한참 동안 멍하니 있다가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네?"엄씨 어르신은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울먹이며 말했다."신세희, 엄선희가... 돌아왔어. 흑흑흑, 내 딸이... 돌아왔다고!"신세희가 물었다."아저씨, 먼저 진정하시고 얘기해주세요. 엄선희 씨 지금 어디에 있어요?""집에 있지."엄씨 어르신이 말했다."제가... 제가 지금 당장 가볼게요!"신세희는 말을 마친 뒤 곧바로 연락을 끊었다.옆에 있던 신유리는 믿기지 않는다는 눈빛으로 신세희를 바라보았다."무슨 상황이야? 엄마?""엄선희 이모, 네 진짜 이모가 돌아왔대. 지금 집에 있대."신세희가 말했다.신유리는 차갑게 피식 웃으며 말했다."귀신이 곡할 노릇이네!"신세희는 어깨를 으쓱거렸다.그녀도 이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때문에 그녀는 지금 당장이라도 진짜 엄선희가 어떤지 찾아가서 보고 싶었다."같이 가!"신유리가 말했다."숙모, 나도 가도 되죠?"반명선이 물었다."그래요, 같이 가죠!"신세희는 곧바로 짐을 싸기 시작했다.한 시간도 되지 않은 사이에 그들은 엄위민과 나금희의 집에 도착했다.같은 시각 엄씨 집안 거실은 눈물바다가 되어있었다."내 새끼, 엄마한테 말해. 그동안 어디에 있었어? 왜 그동안 돌아오지 않은 거야? 엄마 아빠는 네가 보고 싶어서 죽는 줄 알았어."나금희는 엄선희의 손을 잡고 눈물을 주르륵 흘렸다.그녀는 고개를 들어 딸을 쳐다보았다.솔직히 말하면 엄선희 같지 않았다.하지만 좀 닮은 것 같기도 했다.눈앞의 여자아이는 엄선희의 이목구비와 닮아있었다.이 아이가 문을 열고 들어오던 찰나 엄위민과 나금희 모두 깜짝 놀랐다.심지어 엄위민은 참지 못하고 물었다."누굴 찾으러 오셨죠?"말을 마친 엄위민은 곧바로 기쁨에 겨운 말투로 말했다."엄선희.. 정말 선희구나.. 내 새끼, 살아있었어? 드디어 돌아온 거야?"비록 모습이 좀 변했지만 제 자식이라 그런지 엄위민과 나금희는 곧바로 엄선희를 알아보았다.엄선희는 눈물을 머금은 채 대답했
문을 두드리자 집안에서 누군가 큰 소리로 외쳤다."잠시만요!"이윽고 문이 열림과 동시에 신세희 눈앞에 한 여자가 나타났다."엄... 엄선희 씨?"신세희는 순간 자기도 모르게 눈물을 주르륵 흘렸다.눈앞에 서 있는 여자는 분명히 엄선희였다.비록 생김새가 좀 달랐지만 단번에 그녀가 바로 엄선희라는 것을 알아볼 수 있었다.엄선희도 따라서 눈물을 흘렸다."세희 언니..."신세희는 순간 어안이 벙벙했다."..."엄선희는 신세희를 언니라고 부르는 경우가 적었다. 처음 만났을 때를 제외하고 그녀는 늘 신세희의 이름을 부르고 다녔었다. 가끔 그녀와 민정아, 그리고 신세희 세 사람만 있을 때 엄선희는 늘 그녀를 창부라고 불렀다.그리고 민정아는 막돼먹은 여자라고 불렀다.엄선희는 고분고분한 성격이 아니었다.하지만 다년간 서로 얼굴을 보지 못한 탓에 사이가 어색해진 것도 없지 않아 있었다.신세희는 손을 들어 엄선희의 눈물을 닦아주었다."울지 말아요. 빨리 말해봐요. 그동안 어떻게 지냈어요? 왜 집에 연락하지 않은 거예요? 아무리 큰 어려움이 생겼어도 연락은 했어야죠. 그동안 우리가 얼마나 그리워하면서 살았는지 알아요?"엄선희는 신세희의 어깨에 고개를 기대며 말했다."세희 언니, 역시 언니밖에 없어요."신세희는 그 말에 깜짝 놀랐다.왜 갑자기 신세희가 한 말이 오글거리게 느껴진 걸까?엄선희와 조금도 닮지 않은 미루나는 비록 엄선희 흉내를 내면서 말할 때 비굴한 모습을 보였지만 신세희는 단 한 번도 미루나가 오글거린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었다.그런데 왜 눈앞에 있는 진짜 엄선희가 갑자기 오글거린다고 느껴지는 걸까?다시 생각해 보니 예전의 엄선희는 단 한 번도 그녀에게 고맙다는 말을 한 적이 없었다.가끔 말할 때는 있었지만 이처럼 예의 있는 말투는 아니었다.엄선희는 보통 타이르면서도 밀당하는 말투로 신세희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곤 했다.신세희를 비롯하여 신유리도 혼란 속에 빠졌다.아무래도 미루나가 선수를 친 탓인지 신유리는 미루나를 엄선희로
미루나는 아직 거실에 있는 엄선희를 보지 못했다.그녀는 미안한 말투로 입을 열었다."그 집에서 나온 뒤로 갈 곳이 없어 그냥 아빠... 엄씨 어르신과 엄씨 부인을 만나 뵈러 왔는데 여기에서 또 보네요?"신유리와 반명선은 동시에 입을 꾹 닫았다."왜... 그래요? 내가 반갑지 않은가 봐요? 괜찮아요. 물건만 주고 가려던 참이었어요. 별건 아니고 마트에 들려 엄마아빠가 즐겨 먹는 음식들로... 엄씨 어르신과 엄씨 부인께서 즐겨 드시는 음식들로 준비했어요."미루나가 물건을 입구에 두고 자리를 뜨려고 할 때 누군가 그녀를 불러세웠다."아빠, 엄마, 이분은 누구세요? 우리 친척이에요? 우리 가문에 이런 친척도 있었어요?"미루나는 고개를 돌려 목소리의 주인을 확인하자마자 깜짝 놀랐다.하지만 놀란 것도 잠시 미루나는 미친 듯이 고함을 지르기 시작했다."젠장, 죽을 년, 네가 무슨 자격으로 우리 집에 들어와? 당장 꺼져, 꺼지란 말이야! 당장 꺼지지 않으면 죽여버릴 거야!"원래 자리를 뜨려고 했던 미루나는 곧바로 엄씨 어르신과 엄씨 부인이 있는 거실로 달려 들어가 머리고 엄선희를 공격하려고 했다.머리에 칼이라도 꽂은 것처럼 엄선희를 찌르려고 했다.다들 깜짝 놀랐다.하지만 미루나가 완전히 몸을 회복한 상태도 아니었기에 갈비뼈에 힘이 실리지 않았다.게다가 엄선희도 튼튼한 몸을 가진 탓에 미루나의 공격쯤은 손쉽게 피할 수 있었다. 반면 미루나는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하지만 미루나는 포기하지 않고 몸을 돌려 두 손으로 엄선희의 발목을 잡고 있는 힘껏 꽉 깨물었다."악..."엄선희는 고통을 참지 못하고 신음을 뱉었다."아빠, 엄마, 빨리 신고해 줘요. 대체 어디에서 나타난 미친년이에요? 아빠, 엄마, 서둘러 경찰에 신고해줘요... 흑흑흑."엄선희는 너무 아픈 나머지 눈물을 주르륵 흘렸다.나금희는 곧바로 발을 들어 미루나를 걷어찼다."미쳤어? 우리 딸을 왜 때리는 거야? 당신한테 책임을 추궁하지도 않았는데 감히 뻔뻔하게 내 딸을 때려?!"작디작
"야 이 잡년, 이 사기꾼아! 내가 널 죽여버릴거야! 아빠, 엄마, 저 여자 믿지 마세요, 아주 나쁜 년이라고요!"미루나가 엘리베이터 안에서 소리쳤느넫, 엘리베이터는 어느새 1층에 도착했다.미루나는 있는 힘껏 엘리베이터 문을 잡고 나오지 않으려고 했다. 그녀는 눈물을 글썽이며 고개를 들어 반명선을 바라보았다."또 나를 밖으로 끌어내린다면 이 자리에서 죽어버릴 거예요!"반명선은 두 팔을 낀 채 덤덤한 눈빛으로 미루나를 바라보았다."이 자리에서 죽어버리겠다고요? 당신 아이 생각은 안 해요?"미루나는 처량한 목소리로 말했다."내 부모님은 내 아이만큼 중요해요. 아이가 보고 싶긴 하지만 그래도 아이들에게는 좋은 가정이 생겼잖아요. 지금은 서씨 가문에 있으니 잘 지낼 거예요. 더 이상 걱정 안 해요. 하지만 부모님은 다르잖아요! 부모님은 지금 저 여자에게 속아 넘어가 이용당하고 있는 거라고요. 말리지 않으면 생명에 위협이 될 수도 있어요!""지금은 수사를 어떻게 넘어갈 지나 생각해 보는 게 좋을 거예요. 당신처럼 눈 뜨고 헛소리하는 여자는 사기를 치는데 선수잖아요. 당신은 중형을 받고 감옥에 몇십 년 갇혀봐야 정신 차려요!"반명선은 재수 없는 눈빛으로 미루나를 바라보았다.옆에 이 상황을 구경하려고 몰려든 사람들도 있었다."이게 무슨 상황이야?""저 여자... 대체 누구야?""왜 여기서 울고 있지? 엄씨 가문이랑 관련있는 사람인가? 엄씨 가문 노부부도 참 불쌍하지, 늙은 나이에 아이를 잃은 것만으로도 충분히 불쌍한데 사기까지 당하면, 휴.""들었어요?"반명선은 퉁명스러운 말투로 엘리베이터 문을 잡고 있는 미루나에게 말했다.미루나는 고개를 들어 구경하러 몰려든 사람들을 바라보았다.그들은 몽땅 그녀에게 손가락질하며 욕설을 퍼붓고 있었다.미루나의 마음은 점점 무거워지기 시작했다.설마 그녀에겐 도리를 따질 자격도 없단 말인가?분에 찬 미루나는 곧바로 엘리베이터 문에 머리를 들이박았다."탁!"하지만 반명선의 반응속도는 미루나보다 빨랐다.그
미루나는 곧바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뭐... 뭐라고요?"그녀는 눈물을 글썽이며 반명선을 바라보았다.반명선은 곧바로 그녀를 부축하며 말했다."미루나 언니, 일단 먼저 흥분하지 말고 진정해요. 갈비뼈가 부러진 지 얼마 안 돼서 심하게 움직이면 안 돼요. 갈비뼈 회복에 좋지 않으니까 어서 누워서 쉬어요.""명선씨는 내가 엄선희라는 걸 믿어주는 거죠..?"미루나는 눈물을 주르륵 흘렸다."네."반명선은 고개를 끄덕였다."그... 고마워요, 명선 씨. 고마워요. 명선씨가 먼저 내 정체를 믿어줄 줄은 몰랐어요."미루나는 서럽게 울며 말했다.반명선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미루나 언니, 숙모를 탓하지 말아요. 이 세상에서 언니와 사이가 가장 좋은 사람이 바로 제 숙모일 거예요. 숙모는 멋대로 구는 유리와 달리 심사숙고하고 판단해야 하는 분이에요. 사실 언니를 처음 본 순간부터 언니가 바로 엄선희 씨라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엄선희 씨 본인이 아니라면 그토록 많은 디테일들을 알 수 없거든요. 하지만 유전자가 다른 것도 사실이잖아요. 그래서 숙모는 쉽게 믿을 수 없었어요. 만약 숙모가 느낌대로 언니를 엄선희 씨로 받아들였다가 진짜 엄선희 씨가 돌아오면 우리 숙모는 어떡해요? 그건 진짜 엄선희 씨한테 너무 불공평한 일이잖아요. 미루나 언니, 우리 숙모를 탓하지 말아요.""난 신세희 씨를 탓하지 않아요. 신세희 씨는 나랑 가장 친한 친구인데 어떻게 탓할 수 있겠어요? 다 나를 위해서 그런거라 생각해요."미루나는 울고 웃으며 말했다.반명선은 길게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이건 모두 유리 덕분이예요. 어려 보여도 아는 게 많더라고요. 게다가 줏대도 강해서 언니가 바로 엄선희라면서 꼭 집어서 말하더라고요. 유리는 확신에 찬 말투로 언니가 바로 엄선희라고 얘기했어요. 유전자가 일치하지 않은 것도 분명 검사 쪽에 문제가 있다고 얘기했고요! 그 말을 듣고 알게 되었죠."반명선의 말에 미루나도 깜짝 놀랐다."그러니까 내 유전자 검사를 담당한 사람이 조작했다는
“하지만 영화 세트장에서는 한동안 사극 촬영을 하지 않았고 그 때문에 엑스트라들은 배가 등가죽에 붙을 정도로 굶어야 했어요. 저도 마찬가지였고요. 저는 배가 고파도 괜찮았지만 제 두 아이는 굶길 수 없었죠, 아이들은 배가 고파 울기까지 했어요. 바로 그때 미다인 기획사 사장인 미란다가 제가 두 아이를 안고 있는 걸 보고선 식사를 대접해 주셨고 저한테 기획사에서 제안받은 사극의 엑스트라 역할을 해줄 수 있는지 물어보셨어요.”미루나의 말에 반명선이 물었다.“그래서 하겠다고 한 거고요?”미루나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사건이 있기 전, 난 배우가 되기로 결심했고 김가명 감독님과 얘기까지 마쳤는데, 결국 그런 일이 생겨서 연기를 할 수 없게 된거죠. 그래서 미란다가 찾아왔을 때 생각도 하지 않고 승낙했어요. 난 그 사람의 기획사로 들어갔고 미란다는 저에게 도시락을 챙겨주었고 아이들에게는 분유를 사줬죠. 그때 얼마나 감격스러웠던지.” 반명선은 무언가 눈치챈 듯 물었다.“설마 그 사람이 언니에게 밥을 챙겨주고 아이들에게 분유까지 사준다고 고마워서 돈도 받지 않고 연기한 건 아니죠?”미루나는 머리를 저었다.“난 정말 바보예요. 부모님과 사이도 좋고, 그러다 준명 씨의 사랑을 받고, 세희 씨와 정아 씨의 보호도 받다 보니 세상에 나쁜 사람도 많다는 걸 잊고 있었어요. 미란다가 저한테 너무 잘해주는 것 같아서 하소연하는 셈 치고 그동안 힘들었던 경험들을 모두 털어놓았죠.”반명선은 아무 말 하지 않았다.“......”“전 미란다가 좋은 사람인 줄 알았는데 저를 기획사로 불러 매일 아침 6시부터 새벽 1~2시까지 종일 엑스트라 연기를 시킬 줄은 몰랐어요. 제가 매일 아이들을 볼 수 있는 시간은 고작 밤에 셋방으로 돌아가 잠을 자는 그 몇 시간뿐이었어요. 그렇게 미란다는 계속 저를 부추겨서 아이들을 다른 사람에게 보내라고, 심지어는 돈을 조금이라도 받을 수 있으면 팔라고 했죠. 미란다는 내가 그렇게 많은 연기를 했는데도 돈 한 푼 주지 않았고 그제서야 나는 여
미루나는 신세희를 바라보며 눈물을 뚝뚝 흘렸다.“세희 씨, 내가 엄선희라는 걸 정... 정말 믿는 거야?”“당연하지!”신세희는 확신하며 말했다.미루나가 입을 열었다.“세희 씨...”그녀는 눈물을 쏟으며 신세희의 품에 안겨서는 아이처럼 어쩔 줄 몰라 하며 펑펑 울었다.“너무 보고 싶었어, 정말 보고 싶었어... 근데 아무도 날 원하지 않았어! 다들 날 싫어했잖아! 흑흑... 준명 씨는 나를 때리기까지 했고 부모님은 계속 의심하시고, 다들 믿어주지 않았어.. 흑흑...”그녀의 억울함에 신세희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그녀는 눈물샘이 터졌고 눈물이 두 볼을 타고 흘러 엄선희의 등에 떨어졌다. 신세희는 울음을 터뜨렸고 목이 메어 아무 말 하지 못했다.한참이 지나서야 그녀는 깊은숨을 내쉬며 울먹이며 말했다.“다 내 잘못이야, 이 모든 건... 다 내 잘못이야. 내가 잘못했어, 미안해 선희 씨, 내가 의심하지 말았어야 했어. 이렇게 늦게 선희 씨를 알아보면 안 되는 거였는데. 모든 걸 내려놓고 전국적으로 선희 씨를 찾아봐야 했는데, 다 내 잘못이야.. 정말 미안해.”그녀는 자신의 잘못이라며 반복해서 말했고, 미루나는 계속 눈물을 흘렸다.그녀는 울며 신세희에게 한탄했다.“모두가 나를 믿어주지 않아.. 준명씨도.. 내 부모님도..”“아니야.. 나중에 내가 준명 씨 갈비뼈를 부러뜨려서 대신 복수해 줄게!”신세희가 승낙했다.“아니... 세희 씨, 그러지 마! 준명 씨 때리지 마, 제발...”미루나가 고개를 들더니 신세희의 입을 막았다.마치 신세희의 말 한마디면 서준명이 얻어맞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그러자 신세희가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선희 씨, 울지 마. 그동안 무슨 일을 겪었는지 알려줘, 나한테 그동안의 일들을 말해줘야 내가 도울 수 있어. 그리고 그 가짜 엄선희는 대체 어떻게 된 거야? 어떻게 아는 게 그렇게 많을 수 있어? 디테일한 것까지 심지어 명선 씨도 알고 있었고 선희 씨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것
전화기 너머로 부소경이 웃음을 터뜨렸다.“어머, 우리 여보의 말투를 들으니 당신이 이 구역의 두목이 된 것 같네?”신세희가 퉁명스럽게 말했다.“흥! 제가 두목의 부인이 된지 벌써 20년이나 되가는데 두목이 되면 안 되나요?”“당연히 되지, 문제없어!”부소경이 신세희를 아끼며 말했다.“우리 아내는 두목이 되기에 손색없는 사람이야.”“아 맞아! 여보, 얼른 말해봐요, 그 겁 없는 세력이 무슨 일을 저질렀나요?”신세희가 물었다.부소경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그 사람들이 어디서 정보를 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남성의 주요 시장에서 나간다는 얘길 하더라고. 그래서 남성엔 지금 우두머리가 없으니 머리 좋은 사람 몇 명이서 남성의 물을 흐리려고 하고 있어.”“개자식들!”신세희가 분노하며 욕설을 퍼부었다.부소경이 웃으며 말했다.“아직 조사 중이니 너무 급해하지 마, 당신은 일단 선희 씨를 위안해 주고 경거망동하지 마, 그렇지 않으면 계획이 물거품으로 되돌아갈 수도 있어.”신세희가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어요.”“이만 끊을게.”신세희는 뭔가 생각난 듯 재빨리 말을 건넸다.“아, 잠깐만요, 소경 씨.”부소경이 대답했다.“왜 그래?”“병원에서 DNA검사했던 그 의사 말이예요, 그 의사가 눈치채지 못하게 사람을 찾아서 좀 지켜봐 줘요.”부소경이 말했다.“이미 사람을 보내 미행하라고 했어.”“네, 알겠어요.”신세희가 말했다.“그리고 또 있어요!”그때 미루나가 갑자기 끼어들며 말했다.신세희가 고개를 돌려 미루나를 바라보았다.“왜 그래, 선희 씨?”미루나의 얼굴에는 아직 눈물이 가득했지만 그녀는 웃으며 말했다.“나 대신... 유리에게 고맙다고 전해줘요. 4, 5년 만에 만나니 유리가 많이 컸더라고요.. 유리가 성격이 좋고 부드러우면서 마음까지 치밀한 진정한 어른으로 컸으니 나까지 뿌듯해졌어요.”신세희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러게, 모두 유리 덕분이야. 우리 어른들보다 훨씬 단순하고 복잡한 생각을 하지 않잖아, 가끔은 정말 간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