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목소리에 모두가 벙쪘다.낮게 깔린 목소리는 위압감이 있었다.회사에서 자주 듣기 힘든 목소리다. 회사에 큰 회의가 있거나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할 때에만 자리를 지키는 주인 때문에 일 년에 몇 날밖에 존재하지 않는 희귀한 목소리다. 목소리의 주인은 밖에서 그의 여동생을 찾고 있었다.모두가 얼어버린 그때, 목소리의 주인이 모습을 드러냈다.“대표님!”바로 인사부의 디렉터가 그를 부른 것이였다. 이어 총괄도 그에게 물었다.“대표님께서 여기엔 어쩐 일이세요?”“엄 대표님.”그리고 여인걸이 낮은 목소리로 읇조렸다.여인걸이 F그룹와 손잡게 된 것은 애초부터 엄선우덕분이었다. 엄선우가 여인걸이 거주해 있는 도시로 동생을 찾으러 갔을 때 우연히 이 큰 규모의 회사가 아주 실력 있고 질서정연하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회사의 대표가 엄선우보다도 젊은 피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엄선우는 한 회사의 대표가 젊은 사람이라면 열정이 넘쳐서 교류에도 장애가 없다고 느꼈다.부소경이 F그룹을 이끌고 있었을 당시 나이는 고작 30세였다.그러나 부소경이 F그룹에 몸 담고 있는 동안의 업무량은 부성웅 어르신이 재직 중이셨을 때보다 10배가량이나 늘어났다.엄선우는 젊은 피와 합작하는 것을 지향했다.그래서 해외에서 돌아오는 길로 회사의 패션부와 책임자들을 그 도시에 보내 공개 초빙을 주최하도록 했다. 만약 여인걸의 회사가 F그룹의 업무량을 감당할 수 있다면 엄선우가 사람을 잘못 보지 않았다는 증거이기도 했다.그들은 즉시 그 도시로 날아가 초빙을 진행했고 모두 엄선우의 예견 그대로 흘러가 여인걸의 회사는 그들과 협력하게 되었다.F그룹은 여인걸과 그의 회사를 아주 중시하고 있었다.하지만 엄선우가 몰랐던 것은 여인걸과 F그룹이 오래전부터 관계가 있었다는 것이다. 그것은 여인걸이 최용길의 딸의 남자 친구란 사실이었다.여인걸이 전에 F그룹과 손잡지 못했던 것은 최용길이 때가 아니라고 그를 자중시켰기 때문이었다. 최용길은 부소경을 아주 잘 알고 있었다.부소경은 사리사욕
그는 염선의의 허리를 감쌌는데, 순간 그녀의 손에 들려 있는 서류에 시선이 갔다.옆에 앉은 최용길이 난감해하며 그를 불렀다.“선우야...”하지만 엄선우는 그를 무시하고 여전히 염선의의 허리를 감싸며 서류에 시선을 두고 있었다.“아빠....”놀란 최영희의 목소리는 무척이나 떨렸다.이...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엄선우.... 엄선우가 왜 염선의의 허리를 감싸고 있는 거지?엄선우와 염선의는 도대체 무슨 사이인 거지?최영희의 얼굴은 하얗게 질려있었다. 최용길의 얼굴빛도 그리 좋지 않았다. 그의 ‘선우야’ 한마디는 사실 그 자리에 있는 사람들에게 들려주는 말이었다. 그는 엄선우와의 관계를 은근 과시하고 있었다. 그리고 자신의 담을 키우고 있기도 했다.그는 자신과 엄선우는 어깨를 나란히 하는 관계라고 자신에게 되뇌고 있었다.네 명의 대표는 모두 자신의 실력으로 그 자리까지 올랐지만, 엄선우는 예외라는 것을 최용길은 너무 잘 알고 있었다.하지만 만약 회사를 직계와 간계로 나눈다면 엄선우는 유일한 직계였고 그들은 간계였다.엄선우는 그들 네 명의 대표만큼 뿌리가 깊지는 않지만, 실력 방면에서는 전혀 뒤지지 않았다.부소경과 20년 동안 함께 했으니 부소경의 안목, 관계 처리, 그리고 그의 대범함과 추진력을 읽혔을 것이다. 이뿐인가? 엄선우는 부소경처럼 직원들에게 권력을 주어 그들이 재능을 마음껏 펼칠 수 있게 하는 것에 능했다.엄선우는 아주 공정한 사람이었다.그는 익숙하지 않은 분야에는 거의 개입하지 않았다. 하지만 여전히 아주 출중하게 회사를 이끌었다. 게다가 여동생을 찾기 위해 전국을 돌아다니면서도 현지의 경제 상황과 발전 방향을 관찰하고 어떤 일을 하는 것이 적합한지를 고민했다. 이렇게 아주 확실한 정보와 자원을 제공했으며 많은 현지 공급 업체를 발굴하는 것 까지도 기여했다.회사에서 자주 볼 수 없지만 F 그룹에 기여한 공헌은 다른 대표들에 뒤지지 않았고, 도리어 그의 힘이 크게 작용했다.자주 자리를 비우는 엄선우때문에 네 명의 대
최영희의 다리는 떨리고 있었고, 입술엔 핏기가 없었다.그렇다고 엄선우의 물음을 회피할 수는 없었다.“엄, 엄 대표님, 그게... 엄 대표님, 선의 씨가 어떻게 대표님의 와이프인가요? 그녀는... 거짓말쟁이입니다. 그녀는 회사를 기만했고, 중졸입니다. 그리고 저의 남자 친구를 힘들게 했고 남자 친구 가족에게 사기를 쳤고요. 예전에 다녔던 회사의 내부 자료를 빼돌렸던 사람이기도 합니다. 그녀...”“헛소리 집어치우세요.”갑자기 엄선우는 테이블을 내리쳤다.깜짝 놀란 최영희는 눈물이 고였지만 감히 눈물을 흘리지 못했다.최영희: “죄... 죄송해요... 정말 죄송해요. 대표님, 전... 그녀가 대표님의 와이프 이시다는 것은 전혀 몰랐어요. 대체 언제 결혼 하신... 거죠?”어떻게 이럴 수 있단 말인가?염선의가 엄선우의 와이프라는 사실을 최영희는 물론 그 자리에 있는 모두가 믿을 수 없었다. F그룹의 대표 중의 한 명인, 엄선우의 결혼이 도시를 흔들 만큼 큰일은 아니라지만 F그룹이 들썩일 만한 일인 것은 분명했다.하지만 왜 아무도 이 사실을 몰랐을까?엄선우가 아무리 결혼한 사실을 숨겼다고 해도 그의 여자는 응당 남성의 유명인이어야 하지 않는가? 부소경이 그에게 좋은 짝을 맺어주려 하지 않겠는가?근데 어떻게 고작 중졸인 외부인이란 말인가?엄선우가 그의 물음에 있는 그대로 답했다.“아직 결혼식은 올리지 않았지만, 곧 할 거예요. 아주 좋은 날씨를 골라 그녀에게 보상해 줄 거예요. 등기는 이미 한 상태고 반년이 넘어서 그녀는 이미 명의상 나의 와이프죠. 내가 알기론 F그룹에 대표의 와이프가 회사에서 일하지 못한다는 규정은 없었던 것 같은데요?”확실히 그런 규정은 없었기에 엄선우의 이 말에 모두 할 말이 없어졌다.특히 최용길은 꿀 먹은 벙어리가 되어 버리고 말았다. 그는 F그룹을 위해 많은 힘을 썼고 회사에 중요한 기둥이긴 했다.그는 평소에 인맥을 이용하는 행동을 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부소경이 존재가 아무도 함부로 행동하지 못하게 했기 때문
이것은 친딸을 위해 최 씨 어르신이 처음으로 사리사욕에 눈이 멀어 법을 어긴 일이기도 하다.그는 회사가 보통 여직원을 자르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했다.그저 손만 까딱하면 어렵지 않게 처리할 수 있는 일이라고 여기고 있었다.하지만 그 상대가 엄선우의 와이프라는 것을 어찌 알 수 있었을까?둘은 이미 등기를 마친 상태였다.그 순간 최 씨 어르신은 완전히 벙쪄버리고 말았다.놀라 벌어진 그의 입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최 씨 어르신도 그 연세에 쉽게 느끼지 못할 공포에 휩싸이고 있었다.그는 부소경의 성격을 너무 알고 있었다.평생 법만은 어기지 않았던 부소경은 그의 아랫사람이 법을 어기는 일을 하는 것을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엄선우를 건드린 것은 부소경을 건드린 것과 같았다.그러면 최씨 가문이 F그룹에서의 위치도 위태로워진다.애써 만회하려 설명하려던 어르신은 공포에 질린 눈을 하다가 쥐구멍에라도 들어갈 것 같은 떨리는 목소리로 애원했다.“저... 저기... 엄 대표, 그게 아니라...”“그 일은 후에 다시 말하는 걸로 해요.”엄선우는 단칼에 그의 말을 잘랐다.아주 명확한 거절의 태도였다.난감해진 최 씨 어르신은 어쩔 줄 몰라 하며 어색한 웃음만 지었다.“그래요...”엄선우는 이미 놀라 벙진 임형준을 예리한 눈빛으로 보았다.임형준: “엄 대표님, 알지 못한 자 죄가 없다고 말하지 않나요? 저는... 선의 씨가 대표님의... 와이프란것을 전혀 몰랐어요. 알았더라면 감히 그럴 담도 없다는 걸 대표님이 더 잘 아시잖아요...”이것은 그가 아주 솔직하게 있는 그대로 한 말이었다.염선의가 엄선우의 와이프란 것을 알았더라면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을 것이다. 그는 너무 부끄러워서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었다. 부소경의 안전을 책임졌던 특급 보디가드 출신인 엄선우는 사람을 때리기도 한다던데 오늘 여기에서 살아 돌아가기만 하면 소원이 없을 것 같다.엄선우가 냉소를 지었다.“우리 잘나가는 F그룹도 색안경을 끼고 직원들
엄선우는 임형준에게 눈길 조차도 주지 않았다. 그는 무표정한 얼굴로 인사부 경리에게 말했다.“가서 회사의 법무부 사람들을 불러와 임형준 회사에 경고장을 보내세요. 만약 우리가 정한 기한보다 3날 늦으면 배상금을 20억으로 올리고 5날 늦으면 40억으로 올리세요. 같은 방법으로 일주일 늦게 되면 80억으로, 보름을 넘기면 100억을 요구하세요.”엄선우가 입꼬리를 올리며 다시 입을 열었다.“임 대표가 거절한다면, 우리는 법정에서 보도록 하죠. 우리 F그룹이면 당신과 같은 소규모 회사를 상대하는 데에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진 않을거고.. 한 3년이면 충분할 것 같네요. 제 생각에는 F그룹이 3년이란 시간 동안 당신들의 피를 말릴 수 있을 거라고 믿어요. 고소인인 우리는 한 개 부문의 인력으로도 충분히 당신들을 상대할 수 있죠. 그러니 당신 회사는 3년 동안 생존 문제에 대해 고민할 필요 없이 그냥 스스로 파산하세요. 그러면 우리도 이미 파산한 회사와 아동다옹 속 좁게 다투려고 하지 않을 거예요.”엄선우의 말은 농담이 아니었다. 그는 진지했다.이건 부소경에게서 배운 상대가 더 이상 날뛰지 못하게 한꺼번에 무찌르는 방법이다.이 말을 들은 임형준은 놀라 눈물을 보이기 시작했다.한 회사의 대표이고 어느 정도 사회적지위도 있는 사람의 처지가 말이 아니었다.불과 3시간 전에 F그룹에 발을 들여놓을 때에도 위풍당당하니 기품이 넘치고 유독 염선의 앞에서는 한껏 거만하던 그가 지금 눈물, 콧물을 쥐어짜며 추한 몰골을 하게 될 줄을 누가 알았을까?“흑흑... 그건...”임형준은 코를 쓱 닦으며 구차한 변명만을 늘어놓았다.“엄 대표님, 전... 정말 선의 씨가 대표님 와이프란 걸 몰랐어요. 진짜 몰랐어요. 절대 고의가 아니었어요. 그걸 알고 어떻게 이런 짓을 했겠어요? 넓은 아량으로 한 번만 봐주세요. 저도 몰랐던 일이라 죄가 없잖아요. 이렇게 빌게요.”사람은 모두 같은 병을 앓고 있다. 그것은 급하면 수의도 찾아갈 정도로 무모하다는 것이다.임형준은 조금 전
이건 너무 심한 말이었다.다른 사람이라면 엄선우의 말을 듣고 진짜 생을 마감하려 했을 것이다.엄선우도 자신이 심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하지만 그렇다 한들 그와 무슨 상관이 있겠는가?그는 바로 이런 효과를 원했다.애초에 사람을 궁지로 몰았는데 한 사람을 철저하게 짓밟으려고 했으니 죽어도 마땅하다.“우리 회사에서 난동 부리지 말고 나가 죽든지 돌아가서 고소장을 기다리든지 하세요. 그리고 가는 길에 배상금도 준비하고요.”엄선우는 무표정한 얼굴로 임형준을 보았다.임형준, “엄 대표님...”“인사부, 손님이 가는 길을 모시세요.”엄선우는 매몰찼다.임형준은 급히 테이블을 잡으며 애원했다.“아니, 염, 염, 그, 사모님. 죄송해요. 잘못했어요. 우리의 오랜 관계를 봐서... 제가 한때 당신의 상사였던 시절을 봐서라도 한... 한번만 용서해 주면 안 될까요? 이렇게 빌게요. 제발.”연선의는 담담하게 임형준을 바라보았다.“전 한 번도 당신에게 부탁한 적 없었어요. 너무 힘들어서 길바닥에 주저앉아 울면서 절망에 빠졌을때에도 도와달라고 부탁한 적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당신에게서 받았던 부당한 대우를 보상해달라고 찾아간 적도 없죠. 그런데 당신은 저를 찾아내서 지금의 회사까지 찾아오며 저를 괴롭히고 있어요. 저의 잘못이 아니고 회사를 기만하지도 않았어요. 업무능력 또한 뛰어나다는 것을 수많은 회사사람들이 저를 대신해 증언할 수 있고요. 하지만 당신은 여전히 저를 놓아주지 않네요. 내가 죽으면 그만둘 건가요? 목숨까진 아니어도 그저 저를 내버려두라고 부탁하면 들어줄 건가요?”임형준, “...”“지금까지도 이해가 되지 않아서 그러는데 왜 회사의 그 수많은 일들을 제쳐놓으면서까지 저를 못 잡아먹어서 안달이났냐는 말이에요. 제가 도대체 뭘 그렇게 잘못한 거죠?”염선의는 끝내 참았던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만약 임선우가 제때에 나타나지 않았더라면 그녀는 또 어떤 모욕을 당할지 모른다.인간은 참,사악하기 그지없는 것 같다.무서울 정도로 험악하게 굴더니
여인걸은 몸을 부르르 떨었다.그는 고개를 들고 싶지 않은 것이 아니라 감히 들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 “여인걸!”엄선우가 언성을 높였다.“고개 들어요. 당장!”여인걸은 고개를 돌려 최영희를 바라보다 다시 가만히 최용길의 눈치를 살폈다.“감히 우리 회사에서 난동을 피우다니, 그럼, 모든 걸 감당해야지 않겠어요?”엄선우가 여인걸을 쏘아보았다.“내 와이프는 참고 넘어갔을지 몰라도 난 아니에요. 일개 작은 회사가 구걸해야 할 상대를 몰라보고 되려 위협을 가하려 하다니요. 사리 분별이 안 되나 보죠? 납작 엎드려야 할 상대를 감히 이렇게 대한다고요?”여인걸, “...”“고개 들어요!”엄선우가 다시 명령했다.그제야 고개를 든 여인걸이 엄선우와 염선의의 눈치를 살폈다.그때 모두가 그의 빨가른 얼굴을 볼 수 있었고, 그 얼굴은 그렇게 못 날 수가 없었다.너무 구차해 보였다.“엄, 엄대표님... 저... 저는 아무것도...”말하려던 그는 갑자기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졌다. 똑같은 해명을 최영희도 했었고 임형준도 했었다.그가 세 번째로 같은 말을 반복하고 있다.그것은 자신의 뺨을 때리는 것과 같은 행동이였다.“남편이 생겼다는 걸 몰랐나요? 아니면 그사람이 당신한테 말해주지 않던가요?”엄선우는 그를 비꼬았다.여인걸, “....”사실 염선의는 여인걸에게 남자 친구가 생겼다고 강조하며 더 이상 그에게 아무 미련도 남지 않았다며 곧 결혼한다고 했었다.하지만 그가 믿지 않았다.여인걸은 자신에게 흠뻑 취해 있었다.그는 자신이 제일 우수하다고 자부하고 있다. 연봉이 몇십억에 여자 친구는 운성의 명문가 출신이라 전국에서 자신과 같이 잘난 남자를 찾기 힘들다고 여겼다.염선의와 사귀던 시절에는 자신이 훨씬 아까웠고 헤어진 후에도 염선의가 자신보다 더 멋있는 남자를 만나지 못할 것이라고 확신했다.여인걸보다 나은 사람은 제쳐두고 그와 엇비슷한 사람, 심지어 그보다 조금 떨어지는 사람에게도 염선희는 감히 어울리는 상대가 아니라고 생각했다.그는 자신
“제가 이렇게 빌게요…”여인걸은 이렇게 애원하는 염선의를 보고 싶었다.하여 그는 점점 그녀를 압박했다. 하지만 염선의는 생각과 달리 아주 침착하게 대응했고 아무렇지 않게 포위망을 빠져나갔다. 심지어 여인걸의 회사와의 협력이 물거품이 되어도 상관 없다는 태도였다.이건 분명히 그를 혐오하고 있다는 증거였다.과거 먼지에 지나지 않던 이가 이제는 감히 그를 대놓고 꺼려하고 있다.그녀가 감히 그를 거절하고 있다.여인걸의 화는 이미 겉잡을 수 없을 정도로 활활 타올랐다.그는 이미 눈에 뵈는 게 없었다.그는 오로지 염선의를 망가뜨리고 자신의 발 밑에 짓밟고 싶은 마음 뿐이었다.억지로 F그룹과 협력하면서 염선의가 회사를 떠나도록 유도하고 바람을 넣는 행동을 서슴치 않았다.염선의는 그를 아직 좋아하고 있기에 그를 놓아주지 않으려한다고 착각하고 있었다.그녀가 몇번이고 남자친구의 존재를 강조해도 그는 결코 믿지 않았다.남자친구가 있다 해도, 작은 도시의 별 볼일 없는 그저 그런 사람일거라고 생각했다.그런 사람이 어떻게 감히 여인걸과 비교할 수나 있을까?게다가 F그룹의 최대표와 여자친구 최영희란 든든한 뒷심이 있기에 염선의쯤 처리하는 것은 일도 아니라고 생각했다.회사에서 내쫓을뿐만 아니라 어디에도 발을 붙이지 못하게 할 작정 이였다.동료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염선의를 위한 대규모 직장사형을 연출하면 어쩔 줄 몰라 발만 동동 구를 그녀를 자신에게 순종하게 만들고 싶었다.그가 그녀의 세상을 뒤흔들수 있는 존재라는것을 똑똑히 알리고 싶었다.하지만 여인걸이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던 것은 그녀가 진짜 남자친구가 있다는 것이었고 심지어 그보다도 더 잘 난 사람이라는 것이었다! 염선의의 남자는 여인걸보다 기품이 넘쳤고 막강한 힘을 가진 사람이었고, 그를 한순간에 무찌를 수 있는 그런 강한 남자였다.“왜 그러세요? 물음에 빨리 답하셔야죠? 이렇게 오래동안이나 생각해야 되나요?”엄선우는 여인걸을 봐줄 마음이 없었다.여인걸, “아니에요. 엄대표님. 그게 아니라 전
눈 깜빡할 사이에 신유리는 어느덧 18살이 되었다.벌써 대학교에 다닐 나이었다.그녀의 남편 부소경은 곧 쉰 살을 앞둔 사람이라 구레나룻이 하얗게 변해버렸다.그녀와 부소경 두 사람이 함께 파란만장을 겪은 시간도 어느덧 20년이 다 되어갔다.너무 빨랐다."영감."신세희가 그를 불렀다.부소경은 고개를 돌려 신세희를 바라보며 물었다."방금 날 뭐라고 불렀어?"신세희는 웃으며 대답했다."이제 영감 아니에요? 당신은 곧 50대이고 나는 이제 겨우 40대인데, 난 할멈이 아니지만 당신은 그냥 토종 영감이잖아요! 봐봐요, 당신 지금 구레나룻도 하얗게 변해버렸잖아요. 결혼식 날에 염색 좀 하는 게 어떨까 싶어요!""싫어! 난 남들이 나를 와이프밖에 모르는 남자라고 얘기하길 바란단 말이야! 그러니까 앞으로 나를 가꿔줄 생각은 절대 하지 마!"부소경은 자신보다 10살은 어려 보이는 와이프에게 말했다.하늘도 무심하지!신세희는 젊어서부터 지금까지 조금도 늙지 않았다!40대에 들어선 사람이 어찌 늙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하지만 부소경은 자신의 젊은 와이프를 보며 뿌듯한 기분이 들었다.그는 와이프와 결혼식을 올릴 날만을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그리고 마침내 그날은 경치가 예쁘고 날씨가 맑게 갰으며 딱 좋은 기온에 바람도 없었다.그날 두 신인은 남성 최고급 호텔에서 더블 결혼식을 올렸다.결혼식에 참석한 사람은 모두 남성 및 글로벌 인사들이었다.신세희와 부소경, 엄선희와 서준명은 모두 친척이 적었지만 네 명의 친척 친구들을 모두 불러 모은 덕이 남성 호텔 마당은 사람으로 가득 찼다.두 신인 커플이 사람들의 시야에 나타났다. 비록 젊은이는 아니었지만 새로웠다.엄선희의 부모는 기쁜 마음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그들의 엄선희가 또다시 돌아왔다.2년 동안 여러 번 수정을 마친 덕에 엄선희는 원래 모습과 거의 비슷할 정도로 돌아왔다. 엄씨 어르신과 엄씨 부인은 이것으로도 충분히 만족했다.이번 결혼식의 모든 주최와 비용은 신세희와 부소경이 부담했다.엄
엄선희는 자신의 아이를 껴안은 채 고개를 들어 친 엄마를 바라보았다.그 순간 마음이 벅차올랐다.감격과 억울함 때문에 그녀는 소리 없이 눈물만 흘렸다.그녀는 엄마에게 달려가 품에 안겼다. 이윽고 엄씨 어르신도 두 모녀를 꼭 끌어안았다. 한 가족이 성공적으로 상봉했다.아니, 이제는 다섯 명이고, 서준명까지 더하면 총 여섯 명이었다.여섯 가족은 함께 부둥켜안고 있었는데, 옆에서 지켜보던 이들은 참지 못하고 그만 눈물을 마구 흘렸다.간호사도 눈가가 빨갛게 달아올랐다.한참 지나서야 엄씨 어르신과 엄씨 부인은 엄선희를 놓아주었다."됐어, 얘야, 이제 집으로 들어가자. 우리 집으로!"나금희는 고개를 들어 엄선희를 바라보았다. 비록 원래 얼굴은 아니었지만 확실히 그녀의 아이가 맞았다. 사오 년 전에 실종됐던 아이를 드디어 다시 만나게 되었다..그동안 엄선희는 희귀병을 앓게 되었지만 우연히 받은 치료 때문에 성공적으로 완치되었고 이로 인해 피와 혈액형이 바뀌게 되었다.엄선희는 죽을 운명이었지만 가짜 엄선희 덕분에 죽음을 면할 수 있었다.아무튼 그녀의 딸 엄선희는 세상에서 가장 운이 좋은 행운아였다.4,5년 동안 겪은 고난, 그게 무슨 대수겠는가?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중에 파란만장을 겪어본 적 없는 사람이 어디에 있겠는가?그 고난이 아이의 재산으로 될 이고 앞으로 아이는 이를 소중히 여길 줄 알고 아낄 줄 알며 모든 걸 알게 될 것이다.아주 좋았다.엄선희의 복귀에 엄씨 가문은 성대한 파티를 열었다.온 남성 사람들이 서준명의 아내가 돌아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이윽고 전해진 소식은 바로 얼마 지나지 않아 서준명과 엄선희가 성대한 결혼식을 올린다는 것이었다."이 일은 이미 남성 전체에 퍼졌어요. 결혼식은 대체 언제 할 것 같아요?"여유시간에 신세희가 장난식으로 엄선희에게 물었다.엄선희는 옆에 앉아있는 반명선을 보며 부드러운 말투로 말했다."명선 씨가 내 얼굴을 다시 원상 복구시켜 주겠대요. 하지만 천천히 되돌리려면 2년은 걸린대요. 난
모든 일을 마치고 난 뒤 서준명은 갑자기 대성통곡하기 시작했다."왜 그래, 아들?"서씨 부인은 이미 세 아들을 잃었고 남은 아들이라곤 서준명 한 명밖에 없었다. 그녀는 아들이 서럽게 우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어머니, 그냥 운명이 장난치는 것 같아서요.. 모든 게 다 하늘의 뜻이었군요, 모든 게 다 하늘의 뜻이었어요!"서준명은 눈물을 줄줄 흘리며 말했다.서씨 부인은 이해가 가지 않았다."왜 그러니, 얘야?"서준명은 울다가 갑자기 웃으며 말했다."어머니, 이제야 알겠어요. 하늘이 왜 엄선희 씨한테 사오 년 동안 이런 수고를 겪게 만들었는지 알 것 같아요. 하늘은 비록 그녀에게 잔인한 고문을 내렸지만 마지막엔 결국 해피엔딩을 선물했잖아요. 그러지 않았다면 진짜 죽은 사람은 우리 엄선희 씨 아니겠어요? 나의 엄선희를 살렸잖아요."아들의 말에 서씨 부인은 감격 어린 말투로 말했다."그래, 결국 마지막에 행운을 맞이한 사람은 바로 우리 엄선희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하느님도 아껴주시는 엄선희. 준명아, 빨리 선희를 데려와, 그동안 그 애가 얼마나 수고가 많았겠니."서준명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네!"몸을 돌리자마자 그는 두 아이를 발견했다."아빠, 우리 엄마를 데려오려는 거예요?"단이가 서준명에게 물었다.서준명이 고개를 끄덕이기도 전에 미미가 입을 삐죽 내밀며 말했다."엄마 안 데려오면 내가... 진짜 아빠 때릴 거예요!"미미는 점점 박력 넘치는 모습으로 컸다.게다가 오빠도 그녀의 편을 들어줬기 때문에 서씨 가문 마당에서 고양이랑 다투든 강아지랑 다투든 그녀는 줄곧 이기는 쪽이었기 때문에 미미는 자신이 천하무적이라고 생각했다.서준명은 웃으며 미미를 품에 껴안았다."아빠는 맞는 거 무서워해. 그러니까 미미가 아빠 때리면 아빠는 아파서 울 거야. 그래서 아빠가 미미 말에 따를거야. 오늘 당장 엄마 데려올게, 어때?"두 아이는 엄마를 데려온다는 말에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하지만 엄마를 데려오기 전에 먼저 할머니와 할아버
죽기 직전까지도 가짜 엄선희는 의식을 가지고 있었다.그녀는 두 눈을 똑똑히 뜬 상태로 자신이 바닥에 쓰러지는 것을 지켜보았다.그녀는 자신의 계획이 이대로 틀어질 줄 미처 몰랐다. 결혼식만 마치면 진짜 엄선희를 대신해 남성에서 상류사회를 누리는 서씨 가문 사모님으로 될 수 있었다.하지만 그녀는 총살당하고 말았다.과연 누구일까?그녀는 이유를 알기도 전에, 울 틈도 없이 바닥에 쓰러져 버렸다. 그녀의 아쉬움은 결국 그녀의 몸에 영원히 파묻히고 말았다.얼마나 억울했으면 심장이 멈췄음에도 불구하고 두 눈을 감지 못한 걸까?서준명도 깜짝 놀랐다.그는 원래 미란다 무리를 한꺼번에 쓸어버릴 계획이었기에 오늘 경찰들도 이들을 죄다 잡아갈 생각으로 온 것이었다. 하지만 서준명은 이 타이밍에 미란다가 암살당할 줄은 미처 생각지도 못했다.범인은 대체 누구일까?서준명은 당황한 표정으로 창밖을 내다보았다. 경찰들은 오늘 이곳에서 범인들을 완벽히 체포하려던 계획이었기에 츄리닝으로 무장한 경찰도 있었고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든 경찰도 많았다. 모두 미란다를 잡기 위해 출동한 경찰들이었다. 하지만 미란다 대신 미란다에게 총을 쏜 범인을 잡을 줄은 아무도 몰랐다.차 안에 있던 구릿빛 피부 뚱보는 엄선희를 사살하려던 자신의 치밀했던 계획을 뚫고 이토록 많은 경찰들이 나타날 줄은 미처 몰랐다.그는 작전도구를 숨기기도 전에 경찰에게 그만 체포당하고 말았다.정말 말 그대로 난장판이었다.미란다가 엄선희 얼굴로 성형하여 그녀의 신분을 도용한 사건은 우연히 발생한 총격 사건으로 인해 초라하게 마무리되었다.경찰은 구릿빛 피부 뚱보를 잡고 취조하고 나서야 이유를 알게 되었다. 그는 해외에 있는 서준명의 세 형님이 엄선희를 죽이라고 보낸 사격수였다.이 남자는 남성에서 오랜 시간 동안 서씨 가문을 노리고 있었다.하지만 내내 엄선희를 발견하지 못했다.그러다가 어렵게 엄선희가 나타나 기회를 잡고 죽이게 되었으나 손쉽게 경찰에게 체포당하고 말았다.이게 대체 무슨 경우란 말인가!서준
두 여직원은 봉쇄형 유리차를 끌고 나왔다. 유리차 안에는 반짝반짝 빛나는 다이아몬드 반지가 들어있었다. 다이아몬드는 유리를 뚫고 오색찬란한 빛을 내뿜고 있었다.가짜 엄선희는 홀린 듯이 반지를 바라보았다.주얼리샵 맞은편에 주차하여 망원경으로 지켜보던 구릿빛 피부 뚱보도 덩달아 홀린 듯이 바라보았다.구릿빛 피부 뚱보는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세상에! 저 여자를 얼마나 사랑하길래 저토록 비싼 반지를 선물하는 거야! 저 여자는 죽어 마땅해! 죽어 마땅하다고!"한편 주얼리 샵안, 서준명은 부드러운 눈빛으로 가짜 엄선희를 바라보았다."내가 선물한 반지는 어때, 마음에 들어?"가짜 엄선희는 감동하여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좋아, 여보 너무 좋아! 너무 마음에 들어!""이 반지는 원래 4년 전에 선물하려던 건데, 아쉽게 됐네, 그때는...""괜찮아, 여보. 지금도 마찬가지잖아? 비록 4년정도 늦게 선물 받았지만 결국 내 손에 끼워줬잖아. 이게 정말 최고 아니겠어?"가짜 엄선희는 기쁜 마음을 숨기지 못하고 말했다."빨리 껴봐, 보여줘!"서준명이 제촉하며 말했다."하하. 알겠어!"말을 마친 서준명은 반지를 꺼내 정중하게 가짜 엄선희의 손가락에 끼워주었다.그순간 가짜 엄선희의 마음은 이루 말로 형용할 수 없을 만큼 두근거렸다.마치 꿈을 꾸는 것처럼 나른한 기분이었다.서준명!남성 두 번째 재벌이자 남성 귀공자인 서준명이 드디어 그녀에게 값비싼 반지를 선물한다고?와! 그녀는 너무 행복했다!…그 순간 가짜 엄선희는 비명을 지르고 싶었다!그녀는 행복에 젖어 서준명이 그녀를 부르는 소리도 듣지 못했다.듣지 못한 게 아니었다.그녀 자신을 엄선희라 생각하고 다닌 탓에 서준명이 그녀의 본명을 외칠 때에도 눈치채지 못했다.서준명이 또다시 물었다."미란다 씨, 행복해?""응? 당신..은..?"가짜 엄선희는 그제서야 서준명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러자 순간 그녀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그녀는 겁에 질린 나머지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홀 안 세 테이블에 빽빽이 앉아있던 사람들은 이 상황을 보고 깜짝 놀랐다.그들은 아직 이게 무슨 상황인지 모르는 눈치였다.왜 엄선희가 가자마자 경찰들이 몰려든 걸까?사람을 체포하러 온 게 아닐까?"아니에요, 형사님, 저희는... 남성 서씨 가문 도련님 서준명 씨의 친구들입니다. 서준명 씨 아내를 구해준 보답으로 집 두 채를 선물한다고 했는데, 혹시 잘못 찾아오신 건 아닌가요?"바로 그때 진미리가 용감하게 나서서 경찰들에게 물었다.아무도 진미리의 질문에 대답해 주지 않았다.몇몇 경찰들이 나서서 그들의 휴대폰을 몽땅 수거했다.한 명도 빠짐없이.진미리는 참지 못하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저희는 서준명 씨의 친구예요. 서준명 씨는 남성에서 유명한 사람이잖아요. 당신들이 우리를 잡으러 왔다는 사실을 서준명 씨가 알면..."한 경찰이 차갑게 피식 웃으며 말했다."저희가 잡으러 온 것은 바로 서준명 씨 친구들인 당신들입니다!""네? 왜요?"진미리는 의아했다.사실 그녀는 법을 잘 알지 못했기에 자신의 여동생을 도와줘야 한다는 생각밖에는 없었다!자신의 동생은 서준명의 아내와 똑같은 얼굴로 성형했고 서준명도 동생을 아내로 받아들였는데 이를 사기라 할 수는 없지 않은가?돈도 한 푼 뺏지 않았는데?게다가 살인 방화를 저지른 것도 아니고 신분만 도용했을 뿐인데, 아니, 서준명이 가짜 엄선희를 아내로 인정했으니 신분 도용이라고 할 수도 없었다.신분 도용도 아니었다.때문에 지금 진미리와 그녀의 공범들은 자신이 죄를 지었다는 사실을 자각하지 못했다.경찰은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진미리를 바라보았다."자신이 무슨 죄를 저질렀는지 어찌 당신도 모르나요?"진미리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우리는 서준명 씨의 친구들이에요. 게다가 서준명 씨는 남성에서 유명한 사람이고요. 서준명 씨도 당신들이 우리를 잡으러 왔다는 사실을 아나요?""알죠, 서준명 씨가 신고했으니까!"진미리와 그녀의 동료들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그들은 하나같이 동상처럼 굳
"2천억이라니! 서씨 가문 형제들과 완전히 등 돌리려는 셈 아닌가! 서준명이 엄선희를 저토록 사랑하다니! 저 여자가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 당장이라도 죽여버리고 싶어! 반드시 죽일 거란 말이야!"구릿빛 피부 뚱보가 공손한 태도로 서준명의 큰형에게 물었다."사장님, 명령만 내리세요! 저 여자를 어떻게 죽일까요! 지금 당장 없애버릴까요!""안돼!"서준명의 큰형이 다급히 말렸다."지금은 죽일 타이밍이 아니야. 보는 눈이 많아서 자리를 피하기 어려울 거야. 나한테 충성하는 사람은 너밖에 없는데 너까지 잃을 수는 없어. 밖에서 처리하고 발 빼기 쉬운 곳으로 골라. 지금은 아니야!"구릿빛 피부 뚱보가 곧바로 말했다."알겠습니다, 사장님. 사장님 말씀에 따를게요. 그럼 시끌벅적한 장소를 골라 저 여자를 죽여버릴게요! 그럼 이만 끊겠습니다!"통화를 마친 뒤 구릿빛 피부 뚱보는 은밀히 홀 안의 상황을 관찰했다.한편 서준명은 가짜 엄선희와 함께 사람들에게 술을 권하고 있었다.한 명 한 명 빠뜨리지 않고 모두에게 물었다.모두 전에 가짜 엄선희에게 도움을 줬던 사람들이었다.서준명은 전에 이 사람들에 대해 전부 조사를 마쳤었다. 사기조작단과 마찬가지였다!총 서른 명 정도였는데, 그중 절반이 넘는 사람들은 가짜 엄선희의 가족들이었다.오빠와 언니, 형수와 형부, 그리고 고모 일곱 명과 이모 여덟 명.남은 건 그녀와 오랫동안 함께 근무해 온 부하들이었다.서준명은 마음속으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정말 비겁하기도 하지!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자신의 모든 가족들과 친구들까지 동원하다니. 하지만 그들이 억울한 게 뭐가 있을까? 그들은 모두 가짜 엄선희가 계획한 사기단에 가담한 공범들이다.그들이 엄선희에게 입힌 피해는 이루 말로 형용할 수 없었다.그들은 그의 두 아이까지 해치려고 했다!서준명이 어찌 그들을 또 용서할 수 있단 말인가!술을 한 바퀴 권하자마자 서준명의 휴대폰이 갑자기 울렸다.그는 곧바로 휴대폰을 떠내 연락을 받았다."여보세요, 누구시죠
서준명의 말에 진미리는 쑥스러운 말투로 말했다."휴, 어떻게 매번마다 서준명 씨한테 신세를 지겠어요, 아무... 아무것도 아니에요.""어머, 언니, 어려운 일 생기면 언제든지 얘기 하세요. 제 남편은 남성에서 두 번째로 능력 있는 남편이에요. 못 하는 게 없다니까요."가짜 엄선희는 고개를 들어 애교 섞인 말투로 서준명에게 말했다."내 말이 맞지, 여보?"서준명은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가짜 엄선희를 보며 말했다."자기 생각은 어때? 당신이 선택한 남편인데 틀릴 리가 있을까?""당연히 없지!"가짜 엄선희는 행복한 표정으로 서준명의 어깨에 고개를 기댔다.서준명은 가짜 엄선희를 품에 안자 순간 역겨운 기분이 들었다.이 가짜 엄선희는 확실히 진짜 엄선희와 아주 닮았다. 만약 이 엄선희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조용한 상태로 있었다면 서준명은 당연히 그녀를 그가 오매불망 기다리던 진짜 엄선희라고 생각했을 것이다.하지만 진짜 엄선희라면 그에게 이런 요구를 건네진 않았을 것이다.엄선희는 태어날 때부터 공주님처럼 자라 고생한 적이 없지만 탐욕스러운 사람은 아니었다.엄선희는 돈에 아무런 개념도 없는 여자였다.게다가 사치품도 사지 않는 사람이었다.심지어 그녀는 아주 훌륭한 가정교육을 받고 자랐기에 단 한 번도 자신의 능력범위를 벗어나는 가격의 사치품에 손대지 않았다.서씨 가문에 시집와서도 그에게 이것저것 요구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자신의 남편을 난처한 상황에 놓이게 하는 짓도 절대 하지 않았다. 남편의 자금을 외부에 흘러 나가게 하는 것도 모자라 난감한 일까지 시키다니!엄선희는 절대 그럴 사람이 아니었다!하지만 이 가짜 엄선희는 탐욕스럽기 그지 없었다!그럴수록 너무 괘씸했다!하지만 이럴수록 서준명은 더더욱 표정을 가다듬고 가짜 엄선희를 보듬어 주었다."여보, 이 사람들을 사심 없이 도와주는 걸로 봐서 전에 당신한테 많은 도움을 주신 분들이 맞지? 그럼 나도 고마움을 전해야지. 이분들이 없었다면 평생 내 아내를 보지 못하고 살 뻔했으니까
가짜 엄선희는 자연스럽게 동의했다.3일 후, 그들은 남성에서 가장 크고 호화로운 호텔에서 엄선희의 은인들을 초대해 연회를 베풀었다. 그들 중 일부는 외지에서 온 사람도 있었고, 남성 현지인도 있었다. 서준명이 사람들을 대충 살펴보자, 익숙한 중년 여성이 있음을 발견했다.그 중년 여성은 미루나와 같은 집에 살며 미루니에게 DNA 검사를 제안한 여자였다.서준명은 가짜 엄선희와 손을 잡고 그 중년 여성에게 다가갔다. "저를 아직 기억하십니까?”가짜 엄선희는 즉시 그 중년 여성을 소개했다."여보, 여긴 나한테 많은 도움을 준 언니 중 한 명이야. 이름은 진미리. 이 언니는 내가 유산했을 때를 포함해 항상 날 보살펴 줬어. 내 생각에는 이 언니에게 집 두 채는 드려야 할 것 같아!” 그러자 진미리라는 중년 여성이 즉시 손을 흔들었다. "아니요, 정말 괜찮습니다. 선희 씨를 돌봐주었던 것도 제 공덕의 하나라고 할 수 있죠. 절대 돈을 바라고 한 일이 아니에요.” 진미리는 말을 하며 서준명을 바라보았다. “서준명 씨, 사실 저는 오랫동안 미루나에게 관심을 가졌어요. 나는 그 여자가 가짜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때 엄선희 씨는 일이 있어 남성에 오지 않았기에 준명 씨와 미루나가 마주치는 걸 정말 걱정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DNA 검사를 하라고 권한 거고요. 요즘은 DNA가 가장 정확하잖아요? 그러니 DNA 검사를 하고 나니 미루나가 가짜라는 걸 단번에 알 수 있었잖습니까. 요즘에도 이런 사람이 있다니, 겉모습도 전혀 다르고, 닮은 구석이라고는 하나도 없는데 억지로 남의 아내인 척하는 건 무슨 심보란 말입니까? 정말 말이 안 됩니다, 준명 씨와 선희 씨의 부모님 모두 현명하셔서 다행이지요. 그렇지 않았다면 그 미루나에게 정말로 당할 뻔했습니다. 그럼 선희 씨도 힘들어서 울다 지쳐 쓰려졌겠지요…” 진미리의 말을 들은 서준명은 침착하게 미소를 지었다. "그러게 말입니다. 그럼 집을 두 채 드리면 될까요?” 서준명은 이미 사람을 보내 확인을 마친 상태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