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이 개자식들을 마을에서 내쫓아!"순간 마당 밖에 있던 사람들 분위기가 들끓기 시작했다.그 순간 그들도 한마음 한뜻이었다.그들은 마을 사람을 지켜줄 마음밖에 없었다!마당에 서 있던 염선의 엄마 친척들은 죄다 얼굴빛이 어두웠다.특히 30분 전까지만 해도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뛰어나고 예쁘며 잘난 줄 알던 사촌 동생은 민망한 나머지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이런 기분 어때요?"엄선우는 마당에 서 있는 쓰레기들을 보며 일부러 되물었다.아무도 엄선우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다.대답할 자격도 없었다."사람 괴롭히는 건 봤어도 당신들처럼 뻔뻔하게 구는 사람들은 처음 봐요! 친척으로서 도와주기는커녕 염선의를 구박하고 똥통까지 뒤집어씌울 생각을 하다니! 게다가 염선의 엄마가 당신들을 얼마나 아끼는지 알면서 염선의를 괴롭혔죠. 가슴에 손 한 번 얹고 생각해 보세요. 죄짓는 기분이 들지 않던가요? 지옥에 떨어질 게 두렵지도 않아요? 아, 당신들은 무교라 미신은 믿지도 않죠? 그래도 사람이 낯짝은 있겠죠!"선을 넘는 발언이었다.엄선우는 그들에게 한치의 자존심도 남겨줄 생각이 없었다!그는 이 사람들이 평생 그를 두려워하며 다시 나타나 소란을 피우는 일이 없기를 바랄 뿐이었다.친척들은 그 순간 엄선우가 두려워 힘없이 고개를 푹 숙였다.특히 조금 전까지만 해도 큰소리로 난동을 부리던 사촌 오빠는 엄선우의 기세에 눌리고 말았다.외삼촌, 외숙모와 이모도 고개를 푹 숙인 채 다시 들지 못했다."지금 당장 내 집에서 나가! 꺼지란 말이야!"염선의의 엄마가 미친 듯이 고함을 지르기 시작했다.친척들은 마치 특수지령을 받은 사람처럼 곧바로 마당에서 우르르 빠져나갔다.입구에 다다르니 이웃들의 욕설까지 감당해야 했다.비참할 정도로 초라했다.짧은 시간 안에 친척들은 이미 도망가고 없었다.사건이 해결되자 경찰들도 다시 서로 돌아갔다.대문이 닫히는 순간 구경하고 있던 사람들도 자리를 떴다.넓디넓은 마당에는 오로지 염선의의 엄마와 염선의, 그리고 엄선우만 남
계속 동생을 찾을 계획이었다.염선의 엄마는 곧바로 두려운 기색을 드러내 보이며 말했다."염선의, 너... 너 엄마가 미워?"염선의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미워요!"염선의 엄마는 할 말을 잃었다."...""하지만 그래도 내 엄마인 건 어쩔 수 없잖아요. 엄마가 다년간 염씨 가문에 쌓은 노력이 얼마나 많은지 알아요. 비록 엄마가 밉지만, 이유를 불문하고 여전히 엄마가 안타까워요."염선의는 솔직하게 대답했다."그럼 됐어, 다행이야. 엄마가 미안해. 널 소홀히 대한 것에 대해 사과할게. 앞으로 이런 일은 다시 일어나지 않을 거야."말을 마친 염선의 엄마는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이젠 그럴 걱정할 필요도 없지. 이미... 손절했으니까!"그녀는 통쾌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염선의도 시원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엄마, 그래도 친척이잖아요. 저랑 동생이 어릴 때 외삼촌과 외숙모가 많이 도와주셨잖아요. 엄마랑 외삼촌, 외숙모 사이는 저랑 동생 사이랑 마찬가지예요. 피를 나눈 사이인데 어떻게 끊는다고 끊을 수 있겠어요? 게다가 저도 그들을 감옥에 보낼 만큼 매정하게 굴지도 않았잖아요. 그러니까 엄마, 외삼촌, 외숙모, 사촌 오빠, 사촌 언니, 그리고 이모랑 화해해요. 저는... 더 이상 그들을 원망하며 살지 않을 거예요."염선의 엄마는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얘야, 이토록 너그럽고 착한 네가 사촌 오빠와 사촌 언니는 용서하면서 왜 내 곁을 떠나려고 하는 거니? 엄마도 엄선우 씨가 좋은 사람이라는 걸 알아. 엄마는 그가 오늘 이 일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능력이 강한 사람이라는 걸 보아낼 수 있었어. 비록 너보다 나이가 많지만 두 사람이 사귀는 걸 반대하지 않아. 그러니까... 나한테서 떠나지 않으면 안 되겠니?"염선의 엄마는 간절한 말투로 염선의에게 물었다.염선의는 한숨을 내쉬더니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엄마, 왜 아기처럼 굴어요? 난 엄마 딸이에요! 맞아 죽는 한이 있어도 엄마를 원망할 수 없어요. 제가 떠나는 것도 엄마를
"친조카도 안 돼요! 목숨 걸고 싸울 거예요!"엄선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바로 이거죠. 엄마도 딸을 지켜주지 않으면 누가 지켜주겠어요?"염선의 엄마는 눈물을 흘리며 고개를 끄덕였다."네, 알겠어요. 우리 선의가 엄선우 씨를 따라가겠다고 했으니까 부탁이니 우리 딸 잘 챙겨주세요. 고맙습니다.""그럴 필요 없어요, 아주머니. 제가 염선의한테 고맙죠. 게다가 거기로 돌아가면 결국 염선의 힘으로 노력해야 해요."엄선우가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이번에는 학력을 위조하거나 남을 속이는 방식으로 살지 않을 거예요. 낮에 알바 하나 하고 퇴근한 다음에 야간배달하려고요. 너무 피곤하게 굴진 않을 거예요. 근무시간은 아침 8시부터 저녁 12시까지 하는 걸로 할게요. 좀 힘들 수도 있겠지만 버틸 수 있어요. 1년 안에 돈을 몽땅 갚을 수 있도록 노력할게요! 이게 제 목표에요! 꼭 힘낼게요!"염선의가 자신만만한 말투로 말했다.엄선우와 염선의 엄마는 뿌듯한 눈빛으로 염선의를 바라보았다.염선의의 집안일은 이렇게 좋게 마무리되었다. 염선의는 친척들에게 살길을 남겨두었다. 앞으로 염선의 엄마가 그들과 화해할 의향이 생기면 이어줄 가능성을 열어두기 위해서였다.일을 해결하고 난 뒤 염선의는 엄마와 마지막 인사를 마치고 트렁크를 끈 채 엄선우와 함께 길을 나섰다.대문 입구까지 나와보니 몇몇 이웃들이 손에 돈을 든 채 염선의를 기다리고 있었다.염선의는 의아한 눈빛으로 이웃들을 바라보았다."할아버지, 이게... 이게 무슨 상황이죠?""선의야, 우리가 널 오해했어. 가까운 이웃으로서 네 집안일에 맹비난하지 말고 도와줬어야 했어. 액수가 많지는 않아. 겨우 100만 원밖에 되지 않지만, 이거라도 먼저 가져가서 빚 갚는 데 보태."염선의는 할 말을 잃었다."...""그리고 내 몫도 있어. 선의야, 우리 집 아이들이 아직 학교 다닐 나이잖아. 이틀 동안 아이스크림을 팔아 번 돈이라 좀 적어, 겨우 30만 원밖에 되지 않아. 하지만 조금이라도 보탤 수 있었으면 좋
염선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깜짝 놀랐잖아요, 선우 오빠. 난 또 뭐라고, 괜찮아요. 오빠가 동생 찾으러 어느 도시로 가면 저도 그리로 가서 배달하면 돼요. 오빠한테 700만 원이나 되는 빚을 졌는데 오빠 따라다니지 않으면 또 언제 만날 수 있겠어요? 난... 난 마땅히 오빠한테 내어줄 물건도 없어요. 오빠 따라다니지 않다가 내가... 도망칠 수도 있단 걱정은 안 해봤어요? 700만 원이에요!"염선의는 세상에서 자기 돈을 700만 원이나 빚진 사람을 쉽사리 보내주는 사람은 없을 거라 여겼다.그녀가 소리 없이 도망쳐 평생 그와 만나려고 하지 않는다면?엄선우는 염선의를 코를 톡 치며 말했다."바보야, 대도시에서 10년 동안 겪을 건 다 겪었으면서 왜 아직도 이리 멍청한 거야?"염선의는 바보 같은 미소를 지어 보이며 말했다."왜, 왜요, 선우 오빠?""난 네 집도 찾아갔던 사람이야. 네 호구도 그곳에 있고 부모님과 가족도 그곳에 계시는데 네가 무슨 수로 어디로 도망가?"엄선우가 웃으며 물었다."그러네요. 그건 생각 못 했어요."염선의는 갑자기 멋쩍게 웃으며 말했다."그럼 저 혼자 가고 싶은 도시에 정착하여 일자리 찾고 밤에 배달 알바해도 돼요?"엄선우가 웃으며 대답했다."당연하지!"그는 잠깐 멈칫하다가 물었다."너... 남성에 가보고 싶지 않아?"염선의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당연히 가보고 싶죠! 하지만 남성은 이곳과 너무 멀리 떨어졌어요. 게다가 남성은 국내에서 가장 큰 도시잖아요. 영재도 많을 텐데 저처럼 중졸인 사람이 남성에 가서 무슨 일을 할 수 있겠어요? 게다가 남성에 아는 사람도 없어서 적응하는데 시간도 오래 걸릴 거예요. 휴, 지금 쌓인 빚도 산더미라 그냥 포기할래요. 빚 다 갚으면 꼭 남성에 갈 거예요. 국내에서 가장 큰 도시이자 세계적으로 유명한 패션 도시인데 꼭 가봐야죠. 하지만 지금은 먼저 인천으로 갈 거예요, 선우 오빠. 3년 동안은 인천에서 잠자코 지낼 거예요.""내가 만약 너를 도와
몇십억, 심지어는 몇백억이라도 감히 받을 수 없었다.그러다 부소경의 성화에 못 이겨 가격대가 가장 낮은 모델을 골랐다. 평소 아는 사람도 적고 폭스바겐 산타나인 줄 아는 사람도 많지만, 사실은 폭스바겐의 최고급 모델인 폭스바겐 페이톤이었다.가격대는 4억 7,000만 원이었다.염선의는 2,000만 원도 안 되는 전기자동차인 줄 알지만 말이다.그렇게 생각하도록 내버려두는 것도 나쁘지 않다.그렇지 않으면 깜짝 놀랄 테니까.하지만 남성에 가면 그녀가 놀랄 수밖에 없을 것 같다.생각에 잠긴 엄선우는 마음속으로 되뇌었다.“너 같은 여자애들의 단점은 말이지, 신데렐라의 이야기는 동화 속에만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거야, 기적 같은 일은 본인에게 일어나지 않을 거로 생각하지. 만약 그런 행운스러운 일이 너에게 일어나고 있다는 걸 알면 놀라겠지? 부디 너에게 도움이 되어 적극적으로 앞으로 나아갈 수 있길! 부디 그럴 수 있길 바라!”엄선우의 마음은 뒤죽박죽이었다.그녀에게 이런 도움을 주는 게 좋은 건지 나쁜 건지 도무지 몰랐다.하지만 그는 정말 그녀를 돕고 싶었다.“일단 시내로 가서 비행기 티켓을 사줄게. 오늘은 남성으로 돌아가서 네가 지낼 수 있는 곳을 찾아준 후에 나는 다시 최대한 빨리 돌아와서 동생을 찾아야 할 것 같아.”엄선우가 운전하며 말했다.염선의가 입을 열었다.“저한테... 비행기 티켓도 사주시는 거예요?”그녀는 지금까지 한 번도 비행기를 타본 적이 없었다.몹시 기대되고 기뻤다.하지만 염선의는 확고한 눈빛으로 엄선우를 바라보았다.“선우 오빠, 괜찮아요. 선우 오빠의 근무 지역이 남성이라는 것도 알았고 전 혼자 남성으로 돌아갈 수 있어요. 전 이제 더 이상 오빠의 도움을 받을 수 없어요. 오늘부터 제힘으로 착실하게 살아갈 거고 예전처럼 허영심을 가득 떠안고 살지 않을 거예요, 그건 저를 해치는 일이니까요. 전 드디어 깨달았어요, 본인의 힘으로 일어난 사람은 도움을 받고 일어선 사람보다 더 존중받을 수 있고 더 안정된 마음가짐을 가질 수
염선의는 입을 다물었다.“......”그녀는 깜짝 놀라 말조차 나오지 않았다.신세희는 담담한 미소를 지었다.“선의 씨, 왜 그래?”염선의는 고개를 흔들더니 다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다 또 고개를 흔들고 끄덕이고를 반복했다.그녀는 몇 분이 흐르도록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마치 일반인이 한 번도 본 적 없는 톱클래스의 연예인을 본 것 같은 모습이었다. 아니, 연예인을 본 것보다 염선의는 더 흥분해 있었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이었다.“그... 그러니까... 사모님이 바로 신세희라고요? 남성... 남성 최고 부자인 부... 부소경 대표님의 아내인... 그 신세희?”염선의는 말 한마디를 하는 동안 연속 몇 번이나 침을 삼켰다.그녀는 여전히 믿을 수 없었다.“나를 아나 보네? 내가 아주 유명한가 봐? 하하.”신세희가 활짝 웃으며 말했다.그러자 염선의가 갑자기 흐느끼며 말했다.“정말... 정말 그분이었군요. 남성시 부소경 대표님의 아내인 사... 사모님께서 정말 제 앞에 서 계시다니. 사모님은 모르실 거예요, 사모님은 제게 하늘 같은, 감히 닿을 수 없는 높은 곳에 있는 존재세요. 제가 남성시 부소경 대표님의 아내를 만날 수 있을 거라 상상조차 해본 적 없어요. 혹시 제가... 지금 생각해 보니 선우 오빠는... 선우 오빠는 공사 청부업자가 아니라 혹시... 대체 무슨 일을 하시는 거죠?”지금, 이 순간 염선의는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았다.지금, 이 순간뿐만 아니라 일주일 동안이 모두 꿈만 같았다.오늘 오전 엄선우가 집에 있던 상황들도 전부 꿈인 것 같았다.그녀는 눈을 가린 채 몇 번이나 확인했다.“사모님이 정말 그 신세희인가요?”신세희는 앞에 있는 여자애를 보고 있자니 너무 귀여웠다.순수하고 꾸밈없는 반사적으로 느껴지는 귀여움이었다.여자애는 신세희가 오래전부터 느끼지 못한 분위기를 갖고 있었다.그녀도 어릴 적 산촌에서 아이들과 함께 학교에 다녔고 옷차림은 하나같이 촌스러웠다. 옥수숫가루를 먹으며 자랐고 아주 가끔 초
신세희는 정말 궁금했다.염선의는 어쩔 줄 몰라 하며 웃더니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고향 근처에 학교가 있는데 사모님 명의의 기부금으로 지어진 학교라고 하더군요. 그 학교의 건축 스타일은 한눈에 봐도 예사롭지 않은 느낌이었고 학교 안에는 사모님에 대한 소개가 있었어요. 저는 사모님이 남성시 부대표님의 아내라는 것뿐만 아니라 건축 디자이너로서 건축계에서 큰 성과를 거두셨다는 것도 알고 있답니다.”말을 마친 그녀는 존경심으로 가득 찬 눈빛으로 신세희를 바라보았다.“부씨 사모님, 제가 살면서 사모님을 뵐 줄은 정말 상상조차 하지 못했어요. 사모님 얼굴을 봤으니 지금 당장 눈을 감아도 아무 한이 없을 것 같아요, 정말 생각지도 못한 일이죠. 마치 하늘에서 음식이 떨어진 것처럼, 아니 하늘에서 다이아몬드가 떨어진 것 같은 기분이에요.”이미 흥분할 대로 흥분한 염선의는 적합한 형용사를 찾지 못했다.이 순간, 그녀는 감격에 겨워 모든 건 뒤에 서 있는 엄선우가 계획한 일이라는 걸 아예 잊어버리고 말았다.뒤에 있던 엄선우는 오히려 너그럽고 흐뭇하게 염선의를 바라보았다.“가자, 일단 선의 씨를 데려다줄게.”말하던 신세희는 손을 들어 염선의의 캐리어를 들어주었다.염선의는 침묵에 잠겼다.“......”남성 최고 부자의 부인이 그녀의 캐리어를 들어주다니?그녀는 자신의 볼을 세게 꼬집었다. 아직 살아있는 거 맞아? 설마 꿈은 아니겠지, 이게 진짜 현실이라고?너무 아파!웃음을 터뜨리는 신세희를 따라 뒤에 서 있던 엄선우도 미소를 지었다.“사모님, 부탁을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엄선우는 진심으로 감사 인사를 전했다.신세희는 담담하게 웃으며 물었다.“어떻게 이 여자애를 도울 생각을 하게 된 거죠?”엄선우는 입 모양으로 신세희에게 소리 없이 말했다.“이따가 말씀드릴게요.”곧 알아차린 신세희는 고개를 끄덕였다.“네!”세 사람은 함께 차에 탔다. 차는 원래 엄선우의 집으로 갈 예정이었지만 염선의는 차에 타자마자 확고하게 말했다.“부씨 사모님, 선우
엄선우는 미안해하며 말했다.“사모님, 그거 아세요? 제가 이 여자애를 처음 봤을 때 머리가 온통 피투성이였어요. 그때 선희가 생각나더군요, 제 동생은 아직도 행방불명이고 살았는지 죽었는지도 모르는데 마음이 어찌나 무겁던지.”신세희가 한숨을 내쉬었다.“알아요, 그 마음 알아요, 선우 씨.”“그리고 사모님께서 예전에, 남성에서 당하셨던 일과 더불어 부소경 대표님께서 곡현에서 사모님을 찾으셨을 때 저는 정말... 사모님, 그때 사모님이 남성에서 막 돌아왔을 때 수동적이고 머리를 숙이지 않던 모습이 얼마나 인상적이었던지 아세요? 이 세상의 모든 여자가 사모님처럼 강한 마음을 갖고 있을 수는 없다고 생각했어요, 사모님의 마음은 그 누구도 무너뜨릴 수 없을 정도로 강하죠. 하지만 저 여자아이는 아닙니다. 만약... 만약 제가 저 여자아이를 돕지 않는다면 정말 나락으로 빠질 거고, 엉망이 되어갈 거예요. 마음이 매우 여리더라고요, 누군가 감정적으로 이끌어줘야 할 것 같았어요. 저는 똑똑히 느낄 수 있었어요, 깊은 곳에서 여자애가 얼마나 빠져나오고 싶어 하는지를, 저는 분명 느낄 수 있었어요, 사모님.”엄선우가 간절하게 말하는 모습에 신세희는 미소를 띤 채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어요,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되네요.”신세희는 차갑고 똑똑한 여자였다.그녀의 천부적인 재능과 지혜는 이 세상 대부분의 여자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였다.당시에 있었던 일들은 그 누구라도 진작에 목숨을 잃었을 상황이었다.하지만 신세희는 버텨냈다.그녀의 마음은 많은 사람들에게 따뜻함을 주고 많은 사람들의 본보기가 될 만큼 강했다.“걱정하지 마세요, 선우 씨. 이 일은 저에게 맡기세요.”신세희가 단호하게 말했다.“감사합니다, 사모님.”엄선우는 감격해하며 말했다.신세희는 고개를 흔들었다.“우리 사이에 그런 얘기는 하지 않아도 돼요. 참, 선희 씨, 그러니까 선우 씨 동생 선희 씨에 대한 소식이 있던가요?”동생의 얘기에 엄선우의 얼굴이 더없이 어두워졌다.그는 고개를 숙인 채 차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