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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54화

반건호는 우물쭈물하며 대답했다.

"아들..."

"난 당신들의 아들이 아니에요."

반원명의 말투는 아주 평온했다.

바로 그때 반건호 부부는 반원명 앞으로 걸어와 가여운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원래 반원명을 아들이라고 부르고 싶었지만 결국 부르기도 전에 말이 잘리고 말았다.

반원명은 길게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내가 오늘 이 자리까지 와서 모든 수속을 밟아준 이유는 단 하나예요. 당신들이 늙었기 때문이죠. 그래도 날 키워준 은혜가 있잖아요. 그러니까 이건 내가 당신들에게 해줄 수 있는 마지막 일이에요. 우린 핏줄로 이어진 사이도 아니고 난 당신들의 아들도 아니라고 얘기했잖아요. 사실이에요. 당신들이 얘기하지 않아도 내가 직접 얘기하려고 했어요. 이젠 똑똑히 들어요, 나 반호영은 남성 F그룹 전임 대표 부성웅 씨의 아들이에요. 당신들의 아들이 아니라고요. 앞으로 우리는 더 이상 아무 사이도 아니에요. 여긴 구치소고 경찰들만 잔뜩 둘러싸여 있어요. 만약 이 자리에서 내 앞길을 막는다면 경찰들이 알아서 처리해 줄 거예요. 만약 구치소에서 나오기 싫다면 다시 기소해 줄게요. 나랑 내 엄마, 그리고 현성에 있던 이웃들까지 모두 증인석에 서서 증언해 줄 수 있어요. 당신들이 유괴했다는 사실을요."

그의 말은 평온하면서도 매정했다.

반건호 부부는 눈물을 주르륵 흘리며 말했다.

"아들, 너... 너 진짜 이렇게까지 해야겠어? 네가 태어난 순간부터 난 매일 너를 안고 똥오줌도 받아주고 젖도 먹였어..."

반건호의 아내는 콧물까지 흘리며 같은 말을 반복했다.

이 말이 감동적인 건 사실이었다.

하지만 자꾸 반복하면 듣기 지겨워지기 마련이다.

사람들은 늘 같은 말은 세 번 이상 반복하지 말라고 한다.

하지만 반원명이 이미 양부모와 연을 끊기로 마음먹은 이상 확실하게 얘기할 필요가 있었다.

"잘 얘기하셨어요."

반원명은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똥오줌 닦아주며 키워주셨으니 참 대단한 모성애를 지닌 분이세요. 하지만 당신의 이런 모성애가 의지할 곳 없이 혼자 아이를 낳은 스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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