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쩔 수 없는 상황까지 가지 않는 한 절대 이혼 안 해. 구서준 씨가 용서할 수 없는 잘못을 저지르지 않는 한 절대 이혼 안 해. 예를 들어 내연녀가 생겼다면 이건 절대 용납할 수 없어. 그 외 모든 건 최선을 다해 해결하고 내 가정을 지켜낼 거야."그녀의 생각에 신세희는 감탄을 금치 못했다.신세희는 갑자기 화끈하게 웃으며 말했다."정아 씨, 구서준 씨와 이혼하고 싶지 않다면...""책략!"민정아가 말했다.신세희는 순간 할 말을 잃었다."..."그러자 민정아가 말을 이었다."내 태도이기도 해! 난 구씨 가문 사람들에게 그들 없이도 잘 살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 내가 나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려줄 거야!"신세희는 흐뭇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정아 씨, 잘 생각했어, 너무 기뻐! 걱정하지 마, 언젠가 구씨 가문 사람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을 거야! 더 이상 정아 씨를 무시하지 못할 거야!""응!"민정아는 아주 자신만만했다.그녀는 잠시 멈칫하더니 말을 이었다."세희 씨, 내 걱정하지 말고 빨리 돌아가. 이모 일은 천천히 해도 되니까 먼저 원명 씨 일부터 해결해. 그 뒤 다시 얘기해 보자."신세희는 웃으며 대답했다."응, 알겠어.""얼른 가봐."민정아가 말했다.신세희는 더 이상 민정아에게 인사하지 않고 호텔에서 나왔다.손에 잡힌 일이 너무 많았다.한편으로 어머니 일도 해결해야 할뿐더러 해결해야 할 업무도 많고 반원명 일도 걱정되었다.반원명이 경찰서로 끌려가 무슨 일을 겪고 있는지 신세희는 알 수 없었다.오후 내내 업무에만 집중하다 보니 이미 퇴근 시간이 지난 뒤였다. 집으로 돌아오니 이미 깊은 밤이었고 부소경도 이미 집에 도착한 뒤였다."여보, 원명 씨 일은 어떻게 해결됐어요?"신세희가 물었다.부소경은 신세희를 품에 안더니 감격 어린 말투로 말했다"신세희, 당신 덕분에, 그리고 당신이 생각해 준 방법대로 반원명이 살던 곳에 미리 찾아가 인사드렸더니 일이 잘 해결됐어. 그렇지 않으면 원명은 반씨 가
남자의 말을 신세희는 단번에 눈치챘다.신세희의 얼굴은 이미 토마토처럼 빨갛게 달아올랐다.부소경과 부부 사이기도 하고 신세희도 이젠 어린 나이도 아니었지만, 여전히 얼굴 빨개지는 습관은 고쳐지지 않았다.얼굴 두께는 파 껍질보다 얇았다.하지만 부소경은 이런 신세희가 좋았다.그는 자기 여자를 더욱 꽉 껴안았다.오늘 밤은 두 사람만의 달콤한 밤이 될 것이다.두 사람은 다년간 함께 살면서 정사를 단 한 번도 게을리한 적이 없었다. 되레 두 사람은 다년간의 경험으로 더욱 다양한 방식으로 오래 즐길 수 있었다.게다가 시간이 흐름에 따라 달콤함은 더욱 진해졌다.신세희도 전에 비해 마음을 많이 열게 되었다.부소경의 집 방음이 좋지 않았더라면 신세희의 목소리는 건물을 통째로 울렸을 것이다.정사를 마친 뒤 신세희는 또다시 자신이 뱉은 신음 때문에 부끄럽기 그지없었다.부소경은 신세희가 매번 목까지 빨개져 부끄러워하는 모습을 보며 더욱 놀려주고 싶었다.그 결과 신세희는 소녀처럼 그의 품에 고개를 파묻은 채 차마 들지 못했다.그 순간이 바로 부소경이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두 사람은 모두 지칠 대로 지쳤고 남자는 품에 안은 여자에게 부드러운 말투로 물었다."우리 아이 하나 더 가질까? 유리한테는 남동생이 둘이나 있어. 여동생까지 있으면 우리한테 아들 둘, 딸 둘이 있잖아. 얼마나 좋아."신세희는 사뭇 부드러운 말투로 말했다."어떤 아이든 하늘이 우리한테 내려준 선물이에요. 당신이 갖고 싶다고 해서 다 가질 수 있는 줄 알아요? 게다가 당신은 이미 마흔이에요. 나도 서른이 넘고요. 우리 이젠 젊은 나이도 아니에요. 유리도 이젠 열두 살인데 내가 배가 불룩한 상태로 학부모회의에 참석한다면 유리가 창피해할 거예요."남자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우리 유리는 멘탈이 강한 사람이야. 남들이 뭐라든 신경 쓰지 않을 아이야. 게다가 유리도 주위에 몽땅 남동생들뿐이지 여동생은 단 한 명도 없다며 투덜거렸었잖아. 봐, 구경민도 두 아들, 민정아도 두 아들, 서시언도
심지어 부소경이 그녀를 안고 샤워를 하고 머리까지 말려준 것도 꿈인 줄 알았다.꿈속에서 신세희는 포근하고 따뜻한 기분이 들었다.이튿날 그녀는 매우 맑은 정신으로 잠에서 깼다.기분도 어젯밤 엄마 집에 있었던 것처럼 복잡하지 않았다.온 집 식구가 나란히 식탁에 둘러앉아 아침 식사를 즐겼다. 식사를 거의 마친 신유리는 신세희를 뚫어져라 쳐다보며 말했다."엄마, 오늘 예쁘네."신세희가 말했다."난 늘 예뻤어, 오늘만 예쁘다니!""오늘따라 피부가 아주 하얗고 투명해. 혹시 스킨케어제품 바꿨어?"열두 살짜리 아이는 스킨케어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었다. 다만 신유리가 아직 스킨케어제품을 사용하지 않았을 뿐이다.하지만 알만한 건 다 알고 있었다.신세희는 순간 할 말을 잃었다."..."딸에게 어떻게 해명해야 할까?오늘 그녀의 컨디션이 좋은 이유는 어젯밤 부소경과 뜨거운 밤을 보냈고 두 사람 모두 오르가즘의 새로운 경지를 겪었기 때문이다.신세희는 입 밖으로 얘기할 수 없었다.하지만 최대한 돌려서 얘기했다."어젯밤 네 아빠가 서프라이즈로 나한테 꽃을 선물했거든, 젊은 시절 연애하던 기분을 떠올려 보니 기분이 좋더라. 기분이 좋으니까, 컨디션도 따라서 좋아졌나 봐. 컨디션이 좋으니 엄마 피부도 좋아졌어.""흥!"신유리는 갑자기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엄마는 아빠와 연애하는 것만 생각하느라 외할머니 기분은 안중에도 없잖아. 외할머니도 올해 50세인데 겉만 보면 40대잖아, 외할머니도 연애할 수 있는 거 아니야? 왜 외할머니의 연애를 방해하는 건데! 엄마가 그러면 안 되지!""외할머니가 너한테 직접 얘기했어?"신세희는 곧바로 표정이 일그러져서 따져 물었다.신유리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외할머니는 엄마의 엄마야. 외할머니와 가장 가까운 사람은 엄마야. 외할머니가 나한테 얘기할 리 없잖아. 증조할아버지가 얘기해주셨어. 증조할아버지가 딸을 가엾게 생각하는 마음은 엄마가 나를 생각하는 마음과 똑같아. 나한테 엄마가 외할머니 연애를 방해하지 않게끔
신세희는 흠칫 놀라서 물었다."원명 씨, 일이 해결된 거 아니었어요? 왜 아직도 구치소에 있는 거예요?"반원명은 휴대폰 너머로 씁쓸하게 웃으며 대답했다."신세희 씨, 그래도 나를 키워준 분들이잖아요. 그들이 없었다면 내가 지금까지 클 수 있었을까요?"신세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휴..."사실 그녀도 알고 있었다.친정이란 건 확고하게 선을 그어 설명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한때 반건호 부부가 반원명을 돈으로 산 건 법적으로 범죄에 속한다. 게다가 반건호 부부가 그 일을 저지르지 않았더라면 반원명은 줄곧 친어머니 옆에서 지낼 수 있었을 것이다.비록 고통스럽겠지만 말이다.하지만 모자의 고통과 성희의 청춘을 허비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하지만 친정이라는 건 확고하게 선을 그어 설명할 수 있는 게 아니다.왜냐하면 반원명과 반건호 부부 사이에 친정은 확실히 존재했기 때문이다.그들이 줄곧 반원명을 예뻐해 주지 않았다고 해도.한 땀 한 땀 먹여 살린 건 사실이기 때문이다.만약 반원명이 양부모의 생사를 무시한 채 매정하게 손을 뗀다면 반원명은 양심도 없고 책임감도 없는 남자라는 걸 설명한다.이런 남자는 아주 무섭지 않은가?신세희는 반원명의 마음을 아주 잘 이해할 수 있었다.그녀도 이런 친정에서 힘겹게 벗어났기 때문이다.친아버지는 그녀를 갖은 방식으로 음해했고 그녀를 친딸로 받아들이지 않았다.그러다가 그녀의 신장이 필요한 탓에 그제야 친딸이라고 인정했다.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세희는 자기 친아버지를 매정하게 끊어내지 못했다.왜냐하면 8년이나 쌓아온 친정이 있기 때문이다.8년이라는 시간 동안 그녀는 아버지의 집에서 살았다.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이 얼마나 간절했는지 지금도 똑똑히 기억한다.반원명처럼 태어나자마자 양부모에게 입양된 아이라면?신세희는 이해할 수 있었다.그녀는 휴대폰 너머로 덤덤한 말투로 반원명에게 말했다."원명 씨, 당신이 매정한 사람이었다면 나는 무척 걱정했을 거예요. 하지만 당신은 양심도 있고 책임감도 있는 좋
침대 위에 누워 밤새 뒤척거리는 바람에 지영주도 잠을 이루지 못했다.지영주는 그의 어깨에 기대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왜 그래 호영 씨? 혹시 불안해서 그래? 걱정하지 마. 이건 신세희 씨와 부 대표님이 함께 짠 판이잖아. 이번 판은 꽤 크게 벌였으니까 반씨 가문 사람들도 쉽게 판을 뒤집을 수 없을 거야. 영원히 판을 뒤집을 수 없어. 반씨 가문 사람들은 평생 감옥에서 후회하며 살게 될 거야."지영주는 반씨 가문 사람들이 싫었다.반원명이 겪은 사연을 듣고 난 뒤 지영주는 줄곧 반씨 가문 사람들을 죽여버리고 싶은 마음이 컸다!너무 미웠다!그녀는 고개를 들어 반원명을 바라보았다."호영 씨, 내가 도와줄게. 어차피 난 좋은 사람도 아니니까!"반원명은 지영주를 품에 꼭 껴안더니 그녀의 입을 틀어막았다."당신 입으로 그런 얘기하지 마. 당신은 좋은 여자야. 남은 생은 내가 쭉 행복하게 해줄게. 알겠어?"지영주는 순순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응, 역시 날 좋아해 주는 건 호영 씨밖에 없어."반원명은 짧게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지영주, 당신은 아마 양부모에 대한 내 마음을 모를 거야. 그 사람들이 아무리 나쁘다고 해도 양모가 나한테 한 말 중에 이 말은 맞아. 어릴 때부터 나를 밥 먹여 키운 사람은 양모였어. 양모가 없었다면 난 지금까지 살 수 없었을 거야."지영주는 고개를 들어 반원명을 보며 말했다."호영 씨, 난 이해해. 우리 아빠는 내가 두 살 때 이미 날 버렸어. 아빠는 디자이너와 눈이 맞아 아이까지 가졌어. 우리 아빠는 단 한 번도 나를 예뻐해 준 적 없어. 가끔 나를 이용할 때도 있었지만 그 순간만큼이라도 나는 따스함을 느낄 수 있었어. 호영 씨, 혹시 양부모들을 용서해 줄 생각이야?"반호영은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그건 아니야. 잘못은 잘못이야. 우린 법을 거스를 수 없어. 단지 그 과정을 순화시키고 싶은 것뿐이야. 내 마음 이해해? 지영주?"지영주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이해해. 당신이 무슨 짓을 하든 다 이
반원명이 덤덤한 말투로 물었다."그 사람들이 무슨 얘기를 하던가요?"휴대폰 너머로 담당 경감이 투덜거리며 말했다."두 노인이 어찌나 얘기하는지, 당신이 두 사람 아들이라며 정성 들여 키웠으니 양심 있게 행동하라고 하네요. 당신을 한 번만 만나게 해달라고 끊임없이 얘기하더라고요. 반원명 씨만 만나주면 사실대로 자백하겠다고 하네요."반원명은 저도 모르게 헛웃음을 지었다.이게 바로 그의 양부모다.사실 그는 이미 그들을 기소할 생각이 없었다. 양부모는 양부모가 맞기 때문이다.이미 감옥에 들어간 상태인데도 그들은 여전히 그에게 가스라이팅하고 있다.반원명은 양부모에게 남은 마지막 가여움도 깡그리 사라졌다.마음에 남은 건 처절함밖에 없었다.하지만 양부모에게 불쌍한 마음은 없어도 반원명이 가진 너그러움은 여전히 존재했다.그는 휴대폰 스피커를 향해 외쳤다."알겠습니다. 두 시간 뒤 구치소로 찾아뵐게요."구치소에 있으니 원칙상 반원명은 더 이상 양부모를 만날 수 없었다.그는 구치소에 도착한 뒤 담당 경감에게 상황을 설명했다."유괴죄 기소를 취하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반원명이 정중한 말투로 말했다.이 일은 이미 지난 지 십 년이나 되기 때문이다.그의 주민등록 주소는 이미 현성에 고정되었고 양부모 유괴 매매 증거도 남지 않았기에 반원명이 죄를 추궁하지 않는다면 범죄를 판정할 수 없었다."반원명 씨, 참 좋은 사람이네요."담당 경감이 말했다."이만 데리고 나와도 될까요?"반원명이 물었다."수속만 밟으면 가능합니다.""알겠습니다."수속을 밟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밟아야 하는 절차가 많았지만, 반원명은 하루만에 순조롭게 수속을 밟았다.오후가 되어서야 수속을 완전히 밟게 되었다.반원명도 자신의 양부모를 만날 수 있었다.종일 구치소에 갇혀있던 양부모 및 세 누나는 해방을 얻고 화가 완전히 풀렸다.유리 너머로 반원명은 그들의 초췌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하지만 문이 열린 찰나, 즉 반건호 부부가 반원명을 본 찰나 양부모는 또다시 화가
"우리가 널 자식으로 인정 안 해! 네가 우리를 석방해 줬다고 해도 인정 못 해! 넌 우리 아들이 아니야! 피도 안 섞인 사이라고!"반건호는 원래 이런 방식으로 아들의 양심과 자신의 자존심을 되살리려고 했다.그들이 반원명을 키운 건 사실이었기 때문이다.아들이 그들을 석방해 줬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그들은 반원명이 마음 약해졌다는 걸 알 수 있었다.그 때문에 그들은 두려워할 것도 없었다.욕설도 퍼붓고 온갖 화풀이를 마치고 나서야 반건호는 매서운 눈빛으로 반원명을 바라보았다.그는 반원명이 그들에게 무릎 꿇고 사과할 거라 예상했다.키워준 은혜가 있는 건 사실이었기 때문이다.만약 한 사람이 키워준 은혜마저 잊는다면 어찌 사회생활을 할 수 있겠는가?하지만 반건호의 예상과 반대로 반원명은 덤덤하게 한 마디 뱉었다."좋아요."반건호는 자신이 잘못 들은 줄 알았다.그는 매서운 눈빛을 거두고 이윽고 반원명을 노려보며 말했다."뭐라고? 다시 한번 얘기해 봐."반원명은 또다시 말을 반복했다."내가 당신 아들이 아니라고 직접 얘기했잖아요. 우린 피 섞인 사이도 아니라고 인정했잖아요."반건호는 순간 할 말을 잃었다."..."옆에 있던 아내도 당황한 눈빛으로 아들을 바라보았다."원명아..."반건호는 단번에 아내의 손을 잡더니 반원명에게 큰 소리로 말했다."너 그게 무슨 말이야, 똑똑히 말해! 우리를 석방해 준 이유가 우리를 데리고 돌아가기 위한 거 아니었어?"반원명은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본인 입으로 직접 우리 사이는 혈연관계가 아니라고 하셨으니까, 일이 더 쉽게 해결될 수 있겠네요. 우리는 핏줄로 이어진 사이가 아니에요. 우리의 인연은 여기까지인 걸로 하죠. 과거에 있었던 일은 더 이상 추궁하지 않을게요. 앞으로 우리는 더 이상 아무 사이가 아닌 겁니다. 이만 가세요."그는 더 이상 해명하고 싶지 않았다.두 70세 노인에게 화를 내고 싶지도 않았다.말을 마친 반원명은 곧바로 몸을 돌려 자리를 떴다.양부모는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
반건호는 우물쭈물하며 대답했다."아들...""난 당신들의 아들이 아니에요."반원명의 말투는 아주 평온했다.바로 그때 반건호 부부는 반원명 앞으로 걸어와 가여운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원래 반원명을 아들이라고 부르고 싶었지만 결국 부르기도 전에 말이 잘리고 말았다.반원명은 길게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내가 오늘 이 자리까지 와서 모든 수속을 밟아준 이유는 단 하나예요. 당신들이 늙었기 때문이죠. 그래도 날 키워준 은혜가 있잖아요. 그러니까 이건 내가 당신들에게 해줄 수 있는 마지막 일이에요. 우린 핏줄로 이어진 사이도 아니고 난 당신들의 아들도 아니라고 얘기했잖아요. 사실이에요. 당신들이 얘기하지 않아도 내가 직접 얘기하려고 했어요. 이젠 똑똑히 들어요, 나 반호영은 남성 F그룹 전임 대표 부성웅 씨의 아들이에요. 당신들의 아들이 아니라고요. 앞으로 우리는 더 이상 아무 사이도 아니에요. 여긴 구치소고 경찰들만 잔뜩 둘러싸여 있어요. 만약 이 자리에서 내 앞길을 막는다면 경찰들이 알아서 처리해 줄 거예요. 만약 구치소에서 나오기 싫다면 다시 기소해 줄게요. 나랑 내 엄마, 그리고 현성에 있던 이웃들까지 모두 증인석에 서서 증언해 줄 수 있어요. 당신들이 유괴했다는 사실을요."그의 말은 평온하면서도 매정했다.반건호 부부는 눈물을 주르륵 흘리며 말했다."아들, 너... 너 진짜 이렇게까지 해야겠어? 네가 태어난 순간부터 난 매일 너를 안고 똥오줌도 받아주고 젖도 먹였어..."반건호의 아내는 콧물까지 흘리며 같은 말을 반복했다.이 말이 감동적인 건 사실이었다.하지만 자꾸 반복하면 듣기 지겨워지기 마련이다.사람들은 늘 같은 말은 세 번 이상 반복하지 말라고 한다.하지만 반원명이 이미 양부모와 연을 끊기로 마음먹은 이상 확실하게 얘기할 필요가 있었다."잘 얘기하셨어요."반원명은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똥오줌 닦아주며 키워주셨으니 참 대단한 모성애를 지닌 분이세요. 하지만 당신의 이런 모성애가 의지할 곳 없이 혼자 아이를 낳은 스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