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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82화

그 남자와의 만남은 벌써 이번이 세 번째였다.

다행히 이번에는 아이와 부딪히지 않고 손에 도시락을 든 채, 어딘가로 급히 향하고 있었다.

남자는 복도 모퉁이에 도착했을 때, 살짝 고개를 돌려 신유리를 바라보았다. 아이가 자신을 빤히 바라보자 그는 사람 좋은 미소를 지은 뒤, 급히 자리를 떴다.

신유리도 남자를 향해 방긋 웃었다.

“유리야, 왜 그래?”

옆에 있던 엄선우가 물었다.

“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남동생이 너무 귀여워. 손도 작은데 솜털이 보송보송해. 팔다리도 짧고.”

신유리는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엄선우도 따라서 웃었다.

그 역시 신생아를 이렇게 가까이에서 만나는 건 처음인데 정말이지 너무 귀여워서 빨리 결혼이라도 하고 싶었다.

그는 먼저 솔로 탈출한 서시언이 부러워질 정도였다.

안 돼!

대표님이 조금 덜 바쁠 때 여자 소개나 부탁해 볼까?

10년이나 같이 일했는데 이 정도는 해줄 수 있잖아?

엄선우는 21세에 부소경의 옆에서 경호와 운전, 그리고 잡무까지 처리하며 비서로 승진했다.

그렇게 바쁜 세월을 보내다 보니 여차친구 한번 사귀어 본 적 없는 모태솔로였다.

엄선우는 이런 생각을 하며 신유리와 함께 성유미의 병실로 갔다.

최근 그들은 매일 병원을 방문했기에 여기 장기로 입원해 있는 환자들과 벌써 친해졌다.

그들이 지나갈 때면 복도를 지나가던 환자들이 웃으며 인사해 주었다.

생기발랄한 여자애가 복도를 제집처럼 뛰어다니니 산부인과에 색다른 활력소가 되었다.

그리고 구석진 곳에서 한 남자가 고배율 망원경을 내려놓고 누군가와 통화를 하고 있었다.

신유리와 연관된 내용이었다.

“벌써 3일째야. 유리는 지금도 그 비서랑만 같이 있어?”

“네, 대표님.”

“괜찮은 기회인데 뭘 망설이는 거야?”

명령 섞인 어조였다.

“그게… 그 엄 비서라는 사람이 계속 신유리 옆을 지키고 있어요. 접근할 기회가 마땅치 않아요. 실력을 조금 가늠해 봤는데 아주 날쌔고 근력도 상당해 보였어요. 아마 정면으로 붙으면 제가 질 거예요.”

수화기 너머로 잠시 침묵이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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