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그들은 스킨십을 가졌지만 말이다. 하지만 임서아의 뱃속에 있는 아이를 부소경은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었고, 자신의 다음 세대가 자신의 어린 시절처럼 처참하게 내버려 둘 수 없었기에 임서아의 뱃속의 아이를 위해라도 임서아와 결혼을 해야 했다. 임서아는 부소경의 호통에 놀라 대답했다."그럼……지금 갈게요.” "돌아가서 푹 쉬어! 내가 오지 말라고 하면 오지 말고, 내 쪽 일이 처리되면 너를 보러 갈 테니까.엄마로서 가장 중요한 것은 뱃속의 아이를 책임지는 거야.” "아……알겠어요.”임서아는 멋쩍게 두어 번 웃고는 돌아섰다.그러자 엄선우는 부소경에게 다가와 말을 꺼냈다."소경 도련님, 임서아 씨의 말이……사실입니까?”엄선우는 임서아의 말을 믿을 수 있는 건지 묻고 싶었다. 그러나 이 말이 입가에 이르자 그는 또 말을 삼켜버렸다. 부소경은 엄선우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그는 또 다른 질문을 생각하고 있었다.신세희의 뱃속의 아이가, 정말로 곽세건의 아이라고? 엄선우는 부소경이 말을 하지 않자 다시 물었다."소경 도련님, 그 일이 정말로 일어났다고 믿더라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믿고 싶지 않습니다. 아니면, 제가 곽세건을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러자 부소경은 고개를 저었다.“급할 필요 없어. 장례를 다 치르고 보자.” 부소경은 곽세건이 문제를 일으키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반대로 그가 덤벼들면 다시 돌아갈 길을 절대 만들지 않을 것이었다.또한 그의 나머지 재산을 부소경은 빼앗아갈 수 있었다. 그러니 부소경은 곽세건이 오기만을 기다리면 됐다. 오히려 부소경은 신세희를 떠올리자 그의 기분은 매우 불쾌해졌다. 하지만 부소경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지금은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오직 어머니를 고이 모실 수 있기를 바랄 뿐이었고, 그렇게 하숙민을 하루가 지난 뒤에 매장시켰다. 어머니의 일을 처리한 후 부소경은 슬픔에 잠기지 않고 최대한 빨리 가업에 뛰어들었다.엄선우는 부소경을 배웅하러 출근하는 길에 그에게
드문드문 가랑비가 내리는 가운데, 신세희는 검은 우산을 쓰고 하숙민의 묘 앞에 무릎을 꿇었고 있었고, 하숙민의 묘비 앞에는 희고 노란 국화 한 다발이 놓여 있었다.신세희는 눈물을 흘리며 혼자 하숙민에게 말했다."하 씨 아주머니, 제가 영전에 배웅을 못 가서 죄송합니다. 저는 당신이 살아서 아주 많은 고생을 겪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어요. 하지만 이제 드디어 좋아졌네요, 당신의 부모님, 여동생과 함께 묻힐 수 있으니, 여기에서는 드디어 외롭지 않을 수 있을 거예요. 하 씨 아주머니, 정말 부러워요. 저희 엄마가 돌아가신 후, 당신은 나의 마지막 가족이었는데, 당신마저 떠났네요. 흑흑흑……”신세희의 울음소리는 매우 작았고, 부소경과 엄선우가 들어와서도 그녀의 울음소리를 듣지 못했다.신세희는 발자국 소리를 듣고는 돌아서자, 뒤에는 차가운 얼굴을 하고 있는 부소경과 표정을 알 수 없는 엄선우가 보였다. 엄선우는 입을 벌린 채 신세희에게 무슨 말을 하고 싶었지만,,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신세희는 조금 난처한 듯 일어나 젖은 이마를 빗으며 부소경에게 말했다. “미안해요 부소경 씨, 허락도 없이 하 씨 아주머니 무덤에 왔어요. 다른 뜻은 없어요, 그냥 하 씨 아주머니를 보러 와서 꽃다발을 주려던 것뿐이에요, 저는……이만 가겠습니다.” 그녀가 하 씨 아주머니와 아무리 친했어도, 부소경은 하 씨 아주머니의 친 아들이었다. 신세희는 몸을 돌려 자리를 떠났고, 두 계단을 내려간 뒤 그녀는 다시 돌아서서 부소경의 뒷모습을 향해 단호한 어조로 말했다."부소경 씨, 하 씨 아주머니가 돌아가셨으니 시간을 잡죠. 이혼 수속을 빨리 밟는 게 좋을 것 같네요. 당신과의 계약에서 약속한 비용에 대해서는……필요 없습니다.”필요가 없다니!그녀의 말을 들은 부소경과 엄선우는 매우 놀랐고, 두 사람은 동시에 몸을 돌려 신세희를 바라보았다. 신세희의 표정은 한결같이 냉랭했다.“제가 이전부터 무슨 말을 해도 당신은 날 믿지 않았죠. 당신은 항상 내가 당신한테 다른 의도가 있
그녀의 말에 그는 아무런 대꾸를 할 수 없었다. "당분간 내 목숨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면,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당신이 내 목숨을 원할 때 언제든지 저를 찾아오면 돼요.”신세희는 부소경을 다시 쳐다보지도 않고 계단을 내려갔고, 다시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다시는 뒤돌아보지 않았다."하……”엄선우는 참지 못하고 소리를 냈고, 신세희는 여전히 앞으로 가고 있었다. 그녀는 우산을 쓰고 걸음이 느린 편은 아니지만, 뒤에 있는 부소경은 키가 크고 다리가 길었기에 그녀보다 걸음이 빨라서, 그는 단 몇 걸음 만에 신세희를 앞지를 수 있었다. "지금 당장 제 목숨을 원하시는 건가요?”신세희가 묻자, 부소경은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 "내가 서명한 계약은 무효가 될 수 없어. 줘야 할 돈을 한 푼도 빠짐없이 받아야 할 거야! 그리고, 네 목숨은 나에게 아무런 가치도 없으니 네 목숨은 나한테 매우 번거로운 일일뿐이지.” 그의 말을 들은 신세희의 마음이 순간 가벼워졌다. 그가 그녀에게 돈을 주고, 그녀의 목숨을 그대로 둘 거라고 한다면 그녀는 감사할 따름이었다. 그녀는 고개를 들어 보였고, 얼굴에는 뜻밖에도 약간 달콤한 웃음을 띠었다:“정말 돈을 줄 필요가 없어요. 저는 이 돈을 받을 수 없습니다, 이 돈을 달라고 하는 것은 하 씨 아주머니와 저의 우정을 모욕하는 거예요. 그리고 제가……”신세희는 말을 반쯤 하고는 또 입을 다물었고, 눈을 내리깔고 다시 말을 꺼냈다.“저는 이혼 절차를 최대한 빨리 밟고 싶을 뿐이에요.” 그녀는 이 말을 하고는 곧 자리를 떠났다. 그녀는 부소경에게 돈을 요구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녀는 조의찬과 연애를 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그녀가 곽세건에게 납치를 당했을 때 조의찬이 그녀를 구했고, 그녀가 곽세건에게 배상을 강요당했을 때에도 조의찬이 그녀를 도와주었다. 조의찬은 진지하지 못했지만, 그녀에게도 오래가지 못할 것이었다. 하지만 그녀가 절망에 빠졌을 때, 이 세상에서 오직 조의찬 만이 그녀에게 구원을 손길을
"뭐라고요?" 조의찬의 웃음은 매우 굳어 있었고, 굳은 후에 다시 재밌다는 얼굴로 신세희를 바라보았다.신세희의 눈빛은 담담하면서도 결연했다.이 남자를 잘 대해주기로 한 이상, 신세희는 그에게 솔직해야 한다."내가 2년 동안 감옥살이를 했다는 건 아시겠지만, 그런 곳에서 뒤섞여 있으면서 내가 누구의 아이를 가졌는지는 저도 몰라요. 하지만 의찬 씨, 제 어머니는 이미 돌아가셨고, 나와 가장 친한 하 씨 아주머니도 이미 세상을 떠나셨어요. 난 이제 남은 가족이 단 한 명도 없어요. 저는 단지 제 아이를 붙잡고 싶을 뿐이에요. 내가 의찬 씨랑 어울리지 않는다는 거 알아요. 나는 당신이 나와 결혼하기를 바란 적이 없어요, 그러니까 언제든지 나한테 싫다고 말해도 돼요. 나도 당신의 어떠한 재물도 원하지 않아요. 곧 있으면 월급을 받으니까 나한테 빌려줬던 60만 원은 바로 돌려줄게요. 난 단지 진심으로 당신을 대하고 싶어요. 당신이 나를 받아들이지 않아도 나는 전혀 의외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저는 진심으로 당신을 축복할 거고요. 앞으로 내가 당신을 도와줄 것이 있으면 난 물불을 가리지 않고 도와줄 거예요. 내 목숨이라도 바쳐서 말이에요, 그러니까 의찬 씨……” "그만……그만 말해요!”조의찬은 손을 들어 신세희의 말을 끊었고, 신세희는 싱겁게 웃었다. “절 받아 주지……”그러자 조의찬은 또다시 그녀의 말을 끊으며 말했다."내가 누구예요! 그냥 배가 불렀을 뿐이잖아요, 내가 당신한테 장가를 가는 것도 아닌데 당신을 받아 주지 않을 이유가 있겠어요! 받아 줄게요, 뭐 어때요?” 신세희의 얼굴에 옅은 웃음이 새어 나왔다. 그는 항상 이런 욕설로 가득 차 있지만, 그녀는 그에 대해 다소 알고 있었다.그는 겉으로는 제멋대로 굴지만 속으로는 응석받이로 자랐고, 어려서부터 양보를 받는 데 익숙해져 어떤 고생도 하지 않았지만, 마음은 여전히 여린 큰 도련님일 뿐이었다. 신세희는 조의찬의 이러한 말투에 매우 익숙했다. 조의찬은 이내 진지하게 그녀를 바라보았다. "
넌 아빠가 누군지도 모르는 아이를 가진 미혼모야.부소경 그 사람, 아마 곧 임서아랑 결혼식을 올리겠지?신세희! 넌 그 사람 생각하면 안 돼!신세희는 오후 내내 카페에 고통스럽게 앉아있었다. 그녀는 내내 멍을 때리고 있었다.머릿속에서는 부소경의 모습이 자꾸 아른거렸다.신세희는 조금도 알아채지 못하고 있었다. 부소경이 어두운 얼굴로 자신의 근처에 앉아있다는 사실을. 그는 기둥이 막고 있어서 잘 발견하지 못하는 자리에 앉아 있었다.부소경은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다. 조의찬을 보며 환하게 웃던 신세희의 모습을.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그의 손에 힘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그는 주먹을 쥐었다 피며 끓어오르는 감정을 참았다.뼈 마디마디에서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바로 내일이다. 내일이면 그들은 남남이 된다. 이혼하기로 약속했던 날짜가 다가오고 있었다. 내일이면 이혼인데… 부소경은 이곳에 앉아 있었다. 그것도 조의찬과 신세희가 꽁냥대는 모습을 두 눈으로 똑똑히 지켜보면서.신세희는 오후 내내 자리에 가만히 앉아있었고 부소경도 그녀를 따라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밤, 신세희는 카페를 빠져나왔고 얼마 지나지 않아 부소경도 카페를 빠져나왔다. 차에 올라타자마자 엄선우가 부소경에게 말을 걸었다. “도련님, 아까 카페에서 나온 사람… 신세희 아가씨 아니에요? 닮은 것 같은데.”엄선우는 그 사람이 신세희라고 확신하고 있었다.하숙민이 세상을 떠난 후 엄선우는 신세희에게 몇 번이나 말을 걸었었다. 하지만 신세희는 단 한 번도 그의 말에 대답해준 적이 없었다. 그런 이유로 엄선우도 더 이상 신세희에게 말을 걸지 않았다.고개를 돌리자 어두워진 부소경의 얼굴이 엄선우의 눈에 들어왔다. 부소경의 얼굴을 까맣게 썩어 있었다.“도련님? 설마 아가씨가 양다리 걸치신 건 아니죠? 어,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그건 아닌 것 같은데? 임씨 아가씨는 내내 집에 계셨잖아요, 도련님이 워낙 엄하게 단속하셔서 감히 집 밖도 못 나가지 않았나요? 설마 오늘 카페에서 신세희 아가씨 만나셔서
임서아는 오만하게 웃으며 신세희를 쳐다보았다. “나! 내일! 부소경이랑 약혼식 올린다고! 근데 넌! 짝퉁 주제에 염치도 모르고 내 남편을 두 달이나 뺏어갔잖아! 사람들 다 있는 데서 대놓고 곽세건한테 모욕을 당해? 그게 바로 네가 받아야 할 벌이야! 더 어이없는 게 뭔지 알아? 바로 네가 걔를 칼로 찔렀다는 사실이야! 그 상황에서 조의찬이 널 보호해주다니! 신세희, 이제 내 남편한테는 관심 없다 이거야? 그래서 조의찬한테 붙어먹는 거야?”신세희는 억지로 이성을 유지하며 임서아에게 차갑게 웃어 보였다. “내일 약혼식 올리는 거 일단 축하해. 임씨 집안에 입양된 딸로서 내일 꼭 식장 참석하도록 할게. 꼭 가서 네 약혼 축복해줄게.”“네가 감히 내 약혼식에 와?”“내가 왜 못가? 네가 계속 꺼지지 않고 여기에 있는다면 나도 당연히 가! 나 너네한테 당해도 아무 짓도 못하고 있어. 지금은 궁지에 몰렸다고. 내가 지금 못 할게 뭐가 있겠어!” 신세희는 악독한 눈빛으로 임서아를 노려보았다. “내일 네 약혼식에서 대놓고 말할거야! 내 배 속의 아이도 부소경의 아이라고! 누가 더 창피할지 한번 두고 보자고!”“너…” 임서아는 신세희에게 삿대질을 하며 욕설을 퍼부었다. “너 정말 뻔뻔하다.”“당장 꺼져! 안 꺼지면 진짜 갈 거니까.” 신세희는 냉랭한 눈빛으로 임서아를 쳐다보았다.임서아는 줄행랑을 치기 시작했다.약혼식은 임서아가 두 달 동안 바라고 바라던 일이다. 얼마나 마음 졸이며 기다렸는데. 그녀는 신세희가 자신의 약혼식을 망치게 하고 싶지 않았다.신세희는 혼자 방 안에 앉아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그녀는 이를 악물며 자신의 화를 억누르고 있었다. 그녀의 주먹이 그대로 베개에 꽂혔다.그녀는 핸드폰을 들어 임지강에게 전화를 걸려고 했다.신세희는 무척이나 궁금했다. 대체 그녀랑 무슨 원수를 졌길래 온 가족이 그녀를 가만히 두지 않는 건지. 왜 자꾸 그녀를 함정에 빠뜨리려고 하는 건지… 하지만 그녀는 전화를 그만 끊어버렸다.그녀는 부소경의 심기를 건드리고 싶지
다들 남성에서 제일 잘나가는 사람들이었다.예를 들면 부씨 집안 사람들, 부소경의 고모와 고모부 그리고 조의찬. 부소경의 아버지와 큰엄마는 미처 해외에서 돌아오지 못했다. 그리고 서준명 집안사람들과 서시언 집안사람들. 모두 전통이 깊은 오래된 가문들이었다. 부소경의 할아버지가 꼭 초대해야 한다고 못을 박아서 부소경이 어쩔 수 없이 초대한 사람들이었다.부소경의 뜻대로 약혼식이 진행되었다면 아마 하객이 한 명도 없었을 것이다.지어는 약혼식을 올리지 않았을 수도 있다. 그는 임서아와의 결혼을 둘만의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부소경은 무척이나 이성적이었다. 그가 임서아와 결혼하는 이유는 단지 그녀가 살려준 목숨과 그녀의 배 속에 있는 자신의 아이 때문이었다.부소경은 임서아를 조금도 사랑하지 않았다.오히려 그녀를 볼 때마다 짜증이 치밀어 올랐다.하지만 임서아는 이 상황을 무척이나 만족하고 있었다. 그녀의 콧대는 하늘을 찌르고 있었다.서준명 집안의 아가씨인 민정연도 벌벌 떨 정도였으니까. 평소의 그녀였다면 아마 임서아를 눈곱보다도 더 못한 존재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부소경의 팔짱을 끼며 하객들 사이를 누비는 임서아의 모습에 민정연은 내내 공포에 떨고 있었다.그녀는 예전에 임서아를 여러 번 깔봤었다.그녀는 그때 한 행동들을 무척이나 후회하고 있었다.민정연은 얼굴에 가식적인 웃음을 지으며 임서아에게 말했다. “사모님, 나중에 같이 식사하러 가요. 쇼핑도 하고요.”“나중에요!” 임서아가 오만하게 대답했다.“…”민정연의 마음속에 증오와 질투의 감정이 피어올랐다. 하지만 그녀는 감히 자신의 감정을 드러낼 수가 없었다. 민정연은 본인이야말로 부소경에게 어울리는 남성의 유일한 여자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부소경이 마음속으로 점찍어 놓은 여자가 바로 임서아라는 사실은 미처 모르고 있었다.아무래도 부씨 집안에 시집가기는 그른 것 같았다.부소경은 이미 물 건너갔다. 민정연은 자신의 눈을 조금 낮출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자신의 레이더
”좋아요.” 신세희의 말투는 무척이나 부드러웠다. “어디 갈 건데요? 어디서 기다릴까요?”조의찬은 잠시 고민하더니 이내 대답했다. “당신이 출근하는 회사 앞에서 기다려요.”“네, 알겠어요.” 신세희는 무척이나 고분고분했다.조의찬은 빠르게 전화를 끊었다.전화를 끊자마자 그는 민정연과 눈이 마주쳤다. 민정연은 웃으면서 그에게 말했다. “내 앞에서 대놓고 라이벌이라고 말한 거… 날 선택한다는 뜻 맞죠? 아닌가요?”조의찬은 차갑게 웃었다. “나도 알아요. 어떤 여자가 놀다 버릴 여자인지, 어떤 여자가 결혼할 여자인지. 당신이랑 결혼하면 아마 외할아버지가 두손 두발 다 들면서 찬성할 거예요. 당신이 나한테 시집오겠다고 하면 서씨네 할아버지도 엄청 좋아할 거고요. 우리 형은 이미 약혼식을 올려버렸으니까. 안 그래요?”민정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일리 있는 말이에요.”“그런다고 해도 내가 노는 건 방해하지 말아요.” 조의찬의 눈빛은 조금 알딸딸했다.민정연도 술에 취했는지 정신이 조금 흐릿해 보였다. “그건 당신이 어떻게 노느냐에 따라 달렸죠?”조의찬은 웃기만 할 뿐 민정연에게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았다. 그는 몸을 일으키더니 비틀거리며 걸어갔다. 그는 차가운 얼굴로 의자에 앉아있는 부소경에게 다가가 큰 목소리로 말했다. “형!”부소경은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조의찬의 모습을 냉랭하게 쳐다보고 있었다. “무슨 일인데!”조의찬은 부소경 앞에 그대로 멈추어 섰다. “형, 신세희랑 이혼 수속 밟았어?”“…”하숙민의 죽음은 그가 예상하고 있던 일이었다. 하지만 하숙민은 부씨 집안의 사람을 만난 후 몸이 급속도로 나빠져서 죽게 된 것이었다. 예상했던 날짜보다 조금 빨랐다. 하숙민이 세상을 떠난 후, 부소경은 일주일 동안 장례식장과 빈소를 처리하느라 시간을 지체하게 되었다.이제 겨우 일상으로 돌아왔는데, 신세희랑 이혼 수속을 받을 시간이 어디 있었겠는가?그는 임서아와 이렇게 빨리 약혼할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임서아의 몸 상태는 그리 이상적이지 못했고 또 할아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