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르릉...”인터폰이 울렸다.전태윤은 스피커 폰을 켰다.“대표님, 성소현 씨 또 오셨어요.”전태윤은 얼굴색이 확 변하더니 쌀쌀맞게 말했다.“내버려 두세요.”비서가 말했다.“성소현 씨가 생화 한 트럭으로 회사 앞에서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어요. 대표님에게 고백하려고요.”전태윤을 바라보는 소정남의 눈에서 빛이 쏟아졌다.전태윤은 소정남을 노려보고는 여전히 쌀쌀하게 말했다.“경비원은 뭐 하고 있어요? 남의 회사 앞에서 쓰레기를 널어놓고 있는데 그걸 가만히 보고만 있어요?”말을 끝낸 전태윤은 인터폰을 꺼버렸다.비서는 어떻게 해야 할지 알 것 같았다.소정남이 낄낄 웃으며 말했다.“사실 성소현 씨도 괜찮지, 뭐. 감정에 솔직하잖아. 너한테 빠진 여자들이 내 머리카락 수만큼이나 되는데 용기를 내는 건 성소현 씨뿐이잖아.”“괜찮으면 네가 만나. 나한테서 관심 좀 끄게 네가 좀 어떻게 해봐.”소정남은 갑작스러운 말에 사레가 들렸다.“업무 시간에 일 해야지. 빨리 먹고 꺼져. 너 혹시 한가하면 내가...”“나 바빠, 바빠 죽겠어. 지금 일하러 가려고 했어.”전태윤이 추가 업무라도 줄까 봐 소정남은 다급히 전태윤의 말을 중단시키고 허겁지겁 아침밥을 먹은 뒤에 부리나케 도망갔다.대표 사무실을 나서 문을 닫은 뒤에야 소정남은 혼자 중얼거렸다.“호기심이 아니라 걱정돼서 그러는 거야. 아무것도 모르면서! 말 한마디 더 했다고 업무로 협박하다니. 나 이러다 언젠가는 일하다 죽을지도 몰라.’소정남은 비록 대표 사무실에서 나왔지만 호기심은 사라지지 않았다. 소정남은 비서를 시켜 성소현이 준비한 이벤트를 찍어오라고 했다. 언젠가는 전태윤을 놀려 줄 생각과 혹시라도 마음에 드는 여자가 나타났을 때 성소현의 용기 있는 고백을 따라 배우기 위해서 말이다.성소현이 만든 어마어마한 크기의 생화 하트는 아주 아름다웠다.경비원은 연락받고 성소현의 생화 하트를 망가뜨리려고 했지만, 그 아름다운 모습에 차마 손을 쓰지 못했다.성소현은 스피커를 들고 68층이나 되는 높
성소현은 성씨 집안의 딸이다.성씨 집안과 전씨 집안은 워낙 관계가 좋지 않은 데다가 만약 성소현의 심기를 건드려 두 회사의 모순을 악화시킨다면 그 후과는 엄중했다.이내 전씨 그룹 앞에 차 몇 대가 멈춰 섰다.성기현은 차에서 내려 다급히 스피커를 들고 전태윤에게 고백하는 성소현에게로 다가갔다.성기현의 얼굴은 마치 흑인처럼 거무튀튀해졌다.전태윤이 성기현에게 전화를 걸어 성소현의 미친 짓을 고발했다.마침 회의 중이던 성기현은 전태윤의 고발 전화를 받고 마음이 턱하고 막히는 것 같았다.성기현은 관리층들을 내버려 두고 경호원까지 데리고 성소현을 잡으러 왔다.“전태윤 씨...”성소현이 채 말을 끝내기도 전에 성기현은 그녀 손에 들려있는 스피커를 낚아챘다. 성소현은 머리를 돌려 거무튀튀한 얼굴을 보고 흠칫하더니 움찔거리며 덜덜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오빠.”성기현은 그녀의 스피커를 바닥에 메친 뒤 성소현의 팔목을 잡고 끌어갔다.“오빠, 나 태윤 씨 좋아해. 나 진짜 좋아한다고. 나 짝사랑만 벌써 몇 년째야. 이제야 용기 내서 고백하는 건데 나 응원해 줘야지. 태윤 씨도 나한테 반할 수 있잖아? 오빠, 살살해, 나 아프단 말이야!”성기현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성소현을 차 앞까지 질질 끌고 와 차 문을 열더니 안으로 밀어 넣었다.성소현은 반대편으로 도망가려 했다.“너 도망가기만 해봐!”성소현은 이내 꼬리를 내리고 움직이지 않았다.성기현은 차에 올라 문을 닫은 뒤 쌀쌀하게 말했다.“출발해요.”차는 이내 출발했다.“오빠.”성소현은 바싹 다가와 성기현의 팔짱을 끼며 애교를 부렸다.“닥쳐!”성기현은 성소현을 혼냈다.“내가 몇 번을 말해. 전태윤은 너랑 어울리지 않으니 그만두라고 했지? 너 내 말이 말 같지 않아?”“나도 그러려고 했지. 그런데 짝사랑한 지 오래되다 보니 그만두기엔 아깝더라고. 나 억울해서 그래. 그리고 사람이 사람을 좋아해서 좋아한다고 고백하는 게 잘못이야? 해보지도 않고 어떻게 결과를 알 수 있어?”성소현은 온 가족
관성 중학교하예정은 서점 카운터에 앉아 휴대폰으로 뉴스를 보고 있고 심효진은 그녀와 마주 앉아 연애소설 한 권을 들고 흥미진진하게 보고 있었다.본인의 서점이라 보고 싶은 책도 마음대로 볼 수 있어서 너무 편했다.심효진은 서점 내의 연애소설은 한 번씩 다 보았다.하예정은 가끔 그녀에게 보기만 하지 말고 직접 소설을 써보라고 권유했다.“예정아, 이 소설 속 주인공도 초고속 결혼했어.”심효진은 소설책을 내려놓고 웃으며 말했다.“너랑 비슷해.”하예정은 그녀를 힐끗 쳐다보며 말했다.“초고속으로 결혼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그리고 소설속 여주는 재벌이랑 결혼하잖아. 난 직장인과 초고속 결혼했어.”아무리 전태윤이 대기업 대표라 해도 월급쟁이일 뿐이다.“너 소설 그만 봐. 그러다 너무 감정 이입하면 시집도 못가. 현실 속에 남자와 소설 속 남주를 비교할 수는 없잖아. 소설 속의 남주는 소설 속에만 존재하는 거야. 현실 속에 젊고 잘생기고 돈 많고 게다가 한 여자만 바라보는 재벌이 어디 있다고.”“그냥 시간 때우는 거지, 뭐. 너처럼 뜨개질할 줄 아는 것도 아니고.”심효진은 책을 덮고 휴대폰을 꺼내 이슈 거리를 찾아보려고 했다.그녀는 SNS로 실검을 찾아보기 좋아했다.실검을 확인하던 심효진은 뭔가 발견하고 하예정에게 말했다.“예정아, 너 빨리 실검 확인해 봐.”“뭔데?”하예정은 눈을 힐끗하고는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하예정도 SNS 계정이 있지만 가끔 자기의 수공 작품을 찍어 업로드할 뿐 팔로우도 얼마 없었다. 하지만 얼마 없는 팔로우는 모두 그녀의 찐 팬이다.“누가 전씨 가문 도련님한테 고백했대!”“그래.”하예정은 관심이 없었다.그녀는 평생 전씨 가문 도련님과 얽힐 일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니 굳이 시간 낭비를 해가며 지켜볼 필요는 없었다.“내가 듣기로는 전씨 가문 도련님에게 눈독 들이는 여자들이 그렇게 많대. 전씨 가문 주인이자 전씨 그룹 총수니 걸어만 다녀도 돈 냄새가 아주 그냥. 그런 남자한테 시집가면 평생 팔자 피는
“만약 정말 하자 있다면 성소현은 헛수고 한 거지.”심효진이 아쉽다는 말투로 말했다.“전씨 가문 도련님에게 공개 고백하는 건 보기 드문 일인데 결과가 없으니 아쉬운걸. 근데 진짜 하자 있는 거 아니야?”하예정이 웃으며 말했다.“그걸 나한테 물으면 어떡해?”그녀들도 그저 추측할 뿐이다.물론 전씨 가문 도련님이 성소현의 고백을 받아들여 결혼이라도 한다면 간접적으로 하자 있는 남자가 아니라는 걸 증명하게 된다.하지만 그녀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하예정은 전씨 가문 도련님에 대한 뉴스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 그저 찌라시를 좋아하는 심효진을 통해 들을 뿐이다.하예정은 더는 관심 밖의 일에 관해 얘기하기 싫어져 뜨개바늘을 꺼냈다.중얼거리며 실검을 보고 있던 심효진은 갑자기 표정이 굳어지더니 카운터를 손바닥으로 내리쳤다.그녀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하예정은 깜짝 놀라고 말았다.“야, 심효진 너 미쳤어? 깜짝 놀랐잖아.”“이 사람들이 진짜! 이건 너무 하잖아!”심효진은 씩씩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나 하예정에게 휴대폰을 넘기며 화를 내며 말했다.“예정아, 이것 좀 봐. 이거 너랑 예진 언니 아니야? 이름도 밝히고 사진까지 떴어. 사진 너랑 예진 언니 같은데. 너랑 예진 언니 가족도 외면하는 불효자라네. 할머니 아픈데 관심도 안 하고 한 번도 만나 뵌 적도 없다고 떴어. 어르신이 너와 예진 언니 그리워하다 중병에 걸리셨대.”그 말을 들은 하예정은 미간을 찌푸렸다.하예정은 이내 심효진의 휴대폰을 넘겨받고 뉴스를 확인했다. 사진을 보니 확실히 두 자매의 유년 시절 사진이었다.내용을 읽어보던 하예정은 화가 머리끝까지 올라왔다.보나 마나 고향의 진상 중 한 사람이 짓이 뻔하다. 하지만 상대가 하지명인지는 확실치가 않았다.뉴스에는 이름과 사진, 전화번호까지 첨부해서 올렸다. 상대는 자매를 불효자로 만들어버렸다. 그 뉴스는 두 자매가 어르신의 손에서 자라 학업까지 마쳤건만 그 뒤로 어르신을 거들떠보지도 않았으며 결국 어르신은 자매를 그리워하다 중병에 걸리게 되
"띠리링..."하예정의 휴대폰이 울렸다.휴대폰을 들어 언니라는 것을 확인한 그녀는 이내 전화를 받았다."예정아, 실시간 검색어 봤어? 정말 너무해!"하예진도 적잖이 화가 나 있었다.당시 부모님 두 분이 사고를 당해 전부 돌아가셨을때, 그녀는 이미 열다섯인 나이였다. 당연히 동생보다 알고 있는 것이 훨씬 많았다.당시에 할머니, 할아버지와 친척들이 두 자매에게 얼마나 매정했는지 그녀는 전부 일기에 적어두었을 뿐만 아니라 아직도 그 일기를 가지고 있었다.그런데 인제 와서 사실을 왜곡하고 두 자매를 모함하다니."그 사람들 인제 와서 그러는 것도 아니잖아. 전부터 속이 아주 시꺼먼 사람들이었지.""지금 바로 인터넷에 해명 글 올릴게."하예정은 그렇게 말한 뒤 전화를 끊으려는 하예진을 얼른 불러 세웠다. "언니, 해명할 필요 없어. 이 일이 조금 더 커지고 나면, 그때 다시 해명해서 그 사람들의 민낯을 제대로 보여주자.""그 사람들 우리 두 사람 사진은 물론 전화번호도 다 공개했어. 우리도 준비를 제대로 하고 증거를 꺼내야만 제대로 그들을 반박할 수 있어.""예정아, 네가 어떻게 하든 난 전적으로 협력할 거야. 참, 그때 나 일기 쓰는 버릇이 있었어. 당시에 썼던 일기장도 전부 다 보관하고 있고. 그때 그 사람들이 우리에게 어떻게 대했는지 죄다 적어놨는데 이 일기를 인터넷에 공개할까?"하예정은 자신의 언니에게 일기 쓰는 버릇이 있는 줄은 몰랐다. "언니, 그 일기장 나한테 보내줘. 내가 반격할 증거를 전부 다 정리하고 나면 인터넷에 장문으로 해명 글을 쓰고 증거도 올리는 거야. 그 사람들, 이런 수를 쓴 걸 반드시 후회하게 만들 거야."그들이 인터넷을 이용해 자신들을 공격하며 사이버 불링까지 하는데, 자신들은 왜 반격 하나 하지 못 한단 말인가?"알았어.""언니, 이 일에 언니는 나설 필요 없어, 내가 처리할게. 언니에게는 햇살이가 있잖아. 나 그 네티즌들이 미쳐 날뛰다가 햇살이랑 언니가 피해를 당할까 봐 걱정이야. 요 며칠은 인터넷 하지 마
남편이 쏟아붓는 욕설에 하예진은 화도 나고 속도 상해 차갑게 대꾸했다. "걱정하지 마, 내 일에 당신까지 연루되게 하지 않을게. 당시에 내가 그 사람들에게 그렇게 대한 뒤로 더는 연락할 생각도 하지 않았었어. 저쪽에서 먼저 우리 자매더러 할머니 병원비를 부담하라고 찾아온 거지."욕설을 퍼부은 주형인도 자신의 말이 너무 매정했다는 것을 깨닫고는 누그러진 말투로 말했다. "예진아, 당신도 게시글을 올려서 해명해. 내가 당신 대신 댓글 알바들 좀 고용해서 당신 글이 이슈가 되게 해줄 테니까, 이렇게 사실을 왜곡하게 두지 말고 정면으로 반박해."그는 비록 하예진이 싫어졌지만, 하씨 집안의 친척들이 정말로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는 것만은 반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당시 주형인이 하예진과 결혼할 당시, 그 대단한 작자들은 차량 두 대를 나눠타고 찾아왔었다. 위풍이 당당하던 그 수십 명의 사람들은 그에게 예물비로 5천만 원을 요구하며 예물비를 주지 않으면 하예진과의 결혼을 결사반대한다고 했다.주형인과 하예진은 대학 동창으로, 오랜 기간 함께한 탓에, 두 자매가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얼마나 힘들었는지 잘 알고 있었다.그동안 하예진은 단 한 번도 다른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친척을 나쁘게 말한 적이 없었다. 비록 그들을 미워하긴 했지만, 함부로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 사람들은 15년 전에 두 고아를 괴롭힌 것도 모자라 이제는 부끄러움도 모르고 찾아와 예물비를 달라고 하니, 정말이지 해도 해도 너무했다.하예진은 그들을 쫓아냈을 뿐만 아니라 결혼식에도 초대하지 않았고, 주형인에게 단 한 푼의 예물비도 주지 못하게 했다.하예진은 주형인에게, 저 사람들은 자신을 키워준 적이 없으니 아무런 은혜도 입은 적이 없다고 말하면서 자신이 시집갈 때 와서 축하주를 마시겠다면 기꺼이 환영하겠지만 예물비를 탐내는 것이면 어림도 없다고 말했다.그녀의 결혼도 저들이 간섭할 만한 자격은 없었다.부모님 두 분이 다 돌아가신 뒤로 하예진이 호적상의 가장이 되었다. 그녀가 시집을 간 뒤
"우리가 여기서 장사한 지가 몇 년인데, 예정이가 어떤 사람인지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어요. 그 인터넷에서 헛소리하는 게 분명해요, 다 거짓말이에요."하예정은 별다른 해명을 하지 않았지만, 친구가 오해받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 없던 심효진이 나서서 최선을 다해 해명하고 있었다.그녀는 당시 하씨 집안 사람들이 하예정 자매에게 어떻게 굴었는지 전부 다 이야기했다.그런 뒤 하씨 집안 할머니가 병을 앓은 뒤, 하씨 집안에서 하예정에게 모든 병원비를 내라고 요구하며 하예정에게 사촌 형제들의 왕복 차비와, 기름값 같은 것을 요구한 일들을 죄다 털어놓았다.하예정의 인품은 모두가 다 알고 있는 것이었다. 나름 경쟁 업체인 다른 서점의 사장님도 하예정이 불효자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모든 앞뒤 사정을 다 알게 된 그들은 분노에 차 욕설을 퍼부으며 하나같이 당장 인터넷에서 네티즌들에게 해명하겠다고 나섰다.이대로 하씨 집안 사람들의 뜻대로 되게 둘 수는 없었다.염치없는 사람은 많이 봤지만 하씨 집안같이 수치를 모르는 집안은 또 처음이었다.이건 그저 하예정 자매가 부모를 잃었다고 괴롭히는것 밖에 더 된단 말인가?전태윤이 온 것을 본 심효진은 무언가를 적고 있는 하예정을 툭툭 쳤다. 이 일이 벌어진 뒤로 하예정은 휴대폰을 끈 적도, 번호를 바꾸지도 않았다. 다만 전화가 와도 아는 사람만 받을 뿐, 모르는 번호는 절대로 받지 않았다.가끔 네티즌들이 하예정에게 충고하는 투의 문자를 한가득 보냈지만 하예정은 하나도 확인하지 않았다.하예정은 몹시 냉정하게 종이에 반격 계획을 적고 있었다."예정아, 너희 집 그이 왔어."친구에게 문제가 생기자 곧바로 달려온 전태윤에 심효진은 호감이 확 올라갔다.비록 초고속 결혼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책임감은 있는 남편이었다.하예정이 심효진의 말에 고개를 들자 정말로 진중한 걸음으로 들어오는 전태윤이 보였다.이내, 그는 하예정이 있는 테이블 앞에 섰다.심효진은 눈치껏 자리를 피했다.우선 하예정의 상태부터 살펴본 전태윤은 하예정이 아주
잠시 침묵한 하예정은 이내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 뒤 카운터를 나가 친구에게 말했다. "효진아, 나 잠깐 나갔다 올 건데 가게 좀 부탁할게. 그리고 조금 있으면 우리 언니가 올 텐데, 이 일은 내가 잘 처리할 거라고, 걱정하지 말라고 위로 좀 해줘.""알겠어."심효진은 하예정에게 몇 마디 당부를 건넨 뒤 전태윤과 함께 가게를 나서는 하예정을 배웅했다.전태윤의 차에 탄 하예정은 그를 향해 물었다. "전태윤 씨, 언론 쪽에 아는 사람 있어요?""있어, 도움이 필요한 거야?"하예정이 대답했다. "제가 이번에 고향에 가는 이유는, 삼촌들이 지내는 집을 찍기 위해서예요. 만약 제삼자가 입증해준다면 더 설득력이 있겠죠. 문제는 제가 지금 그 삼촌들이 도대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거예요."할머니, 할아버지는 지금 당시 하예정의 부모가 지은 집에서 살고 있었다. 그녀는 두 어르신이 지내고 있는 모습도 찍을 생각이었다.조금씩 반박을 하려면 그래도 증거가 있어야 하는 법이었다.지금 인터넷에서 어떻게 자신을 욕하고, 자신에 대해 열띤 토론을 하는지에 대해서는 그다지 관심이 없었다.당분간은 불길이 좀 타오르게 둘 생각이었다.지금 그 댓글 알바들은 물타기를 하며 네티즌들이 두 자매를 점점 더 거세게 비난하도록 여론을 몰고 있었다. 그러니 상황이 반전되었을 때, 이용당한 것을 깨달은 네티즌들은 더욱더 분노하며 하씨 집안 사람들을 비난할 것이 분명했다.그들이 지금 어떻게 자신에게 대하면, 그녀는 그대로 돌려줄 생각이다."친구에게 당신 사촌들의 직업과 수입에 대해 조사해달라고 부탁해 볼게. 이제 당신은 그 사람들 현재 거주 상황을 찍고 나면 돌아가서 당시에 벌어졌던 일들을 전부 다 적어. 만약 필력이 부족할 것 같으면 대필할 사람도 구해줄게. 당신은 그저 진술만 해주면 돼.""고마워요, 대필은 필요 없어요. 제가 직접 글을 쓸 필요도 없고요. 저희 언니에게 일기를 쓰는 버릇이 있는데 당시에 벌어졌던 일들을 전부 다 일기장에 적었대요. 일기장이 아직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