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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화

소정남의 다른 한 손에는 A4용지 몇 장이 들려있었다. 누가 보면 아마 서류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자, 네가 얘기한 거.”

소정남은 A4용지와 아침밥을 전태윤의 사무용 책상에 올려놓고는 엉덩이를 붙이며 말했다.

“같이 먹을래? 관성 호텔 거야. 완전 맛있어.”

관성 호텔은 전태윤이 평소 하루 세끼를 해결하는 전씨 그룹의 산하 호텔이다.

하지만 전태윤이 결혼한 뒤로 소정남과 함께 식사한 지도 꽤 오래됐다.

전태윤도 그립긴 했다.

“됐어.”

전태윤은 A4용지들을 집어 들고 대충 보더니 소정남에게 물었다.

“이게 다야?”

“응, 다야. 상하 5대까지 정리했어.”

“이것밖에 안 된다고?”

“젊은 사람들이 그래도 잘나가는 거 빼고 어르신들은 죄다 농사일하고 있는데 뭐가 있겠어?”

전태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소남정의 말대로 하예정 친인척들은 젊은 사람들이 잘 사는 것 빼고는 어르신들은 특별한 정보가 없었다. 소남정은 이 사람들의 기본 정보인 나이와 결혼 여부, 그리고 자녀 여부까지 다 정리해 두었지만 A4용지 몇 장밖에 되지 않았다.

하씨 집안의 정보를 보고 난 전태윤은 그들의 염치없는 행동에 더 치가 떨렸다.

하예정의 사촌들, 그리고 삼촌과 큰아버지들은 다들 잘 살았다. 둘째 사촌 오빠라는 작자는 심지어 성씨 그룹의 산하 기업에서 높은 위치에 있으며 연봉 2억을 받는다. 제일 못산다는 사촌 동생도 연봉 7천만 원은 훨씬 넘어 받았다.

하예진과 하예정 둘을 합쳐도 그들 중 누구의 수입보다 적다.

그런데 뻔뻔스럽게 두 자매에게 병원비를 부담하라는 것도 모자라 경비며 기름값까지 내놓으라고 하다니.

정말 진상이다. 뻔뻔한 진상들이다!

‘부모를 일찍 여읜 미성년자 두 자매를 괴롭혀 배상금도 빼앗아 간 데다가 인제 와서 병원비까지 부담하라고?’

세상에는 수많은 진상이 존재한다. 그런 진상들은 인간성을 잃은 지 오라다. 실제로는 처음 진상을 만난 전태윤은 하예정이 안쓰러웠다.

“표정이 왜 그래? 그 사람들 형수님에게 죄지었어? 내가 손 좀 봐줄까?”

전태윤은 쌀쌀하게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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