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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4화

숙희 아주머니는 얼른 제집 도련님을 편들어줬다.

“예정 씨, 제가 이리로 온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사람 보는 눈은 늘 예리해요. 태윤 씨는 예정 씨 전 형부와 같은 부류의 사람이 아니에요. 태윤 씨는 책임감이 매우 강해요. 예정 씨랑 결혼한 이상 평생 예정 씨를 책임지고 살아갈 거예요. 보니까 태윤 씨는 여자를 잘 달랠 줄도 모르고 젊은 여자들이 가까이 다가오는 것도 싫어하더라고요. 심효진 씨한테도 머리만 끄덕이고 말도 적게 하잖아요. 태윤 씨는 참 괜찮은 남자예요, 게다가 일편단심이기도 하죠. 그러니까 예정 씨도 언니분의 실패한 결혼 생활 때문에 너무 영향받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사랑도 아름다운 사랑이 있고, 결혼도 행복한 결혼이 꼭 존재해요. 모든 사람이 다 예정 씨 언니분처럼 불행한 결혼 생활을 겪는 건 아니에요. 저는 예전에 태윤 씨네 제일 작은 남동생을 돌보는 도우미로 지내면서 그 집에서 몇 년 동안 일했어요. 태윤 씨네 집안 가풍이 참 좋더라고요. 태윤 씨 부모님 세대는 사랑과 결혼에 대하여 매우 진지하고 책임감이 넘쳤어요. 결혼하면 아내에게 평생 잘해주는 일편단심이었어요. 태윤 씨가 그런 환경에서 자라오면서 보고 배운 게 충실한 결혼 생활인데 어찌 한눈팔 수 있겠어요. 늘 한결같은 마음으로 예정 씨를 대할 거예요. 앞으로 두 분이 만약 갈등을 빚었다거나 혹은 태윤 씨가 예정 씨한테 뭔가 숨긴 일이 들통났다고 해도 꼭 대화로 잘 풀고 입장도 한 번 바꿔보며 생각해보길 바랄게요. 사람들은 어떠한 결정을 내릴 때 꼭 그만의 의도가 있을 거예요.”

하예정은 전태윤의 거만한 모습을 떠올리며 그가 주형인보다 훨씬 믿음직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게다가 애초에 그녀가 어려움에 부딪혔을 때 둘은 서로 아무 감정이 없었는데 그 상황에서도 전태윤은 그녀와 함께 역경을 헤쳐나가고 난제를 해결해주었으니 이런 점들만 놓고 봐도 전태윤은 주형인보다 훨씬 책임감 넘치는 남자였다.

하예정이 말했다.

“태윤 씨가 나를 배신하지 않는 한 우리 결혼은 끝까지 갈 수 있어요. 나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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