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 그건 태윤의 개인재산이야, 나는 한 푼도 내지 않았어, 공동소유라니 이건 말도 안 돼."혼인신고를 하지 마자 태윤은 집 열쇠를 주었고 이로하여 즉시 이사하여 더는 형부의 눈치를 보며 살지 않게 된 예정은 이걸로도 아주 만족하고 있다.그녀는 태윤에게 먼저 공동소유를 제안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 만일 태윤이가 먼저 제안하면 거절할 생각도 없고 말이다. 이제 부부인 만큼 평생 함께 살기로 결심했다.예진도 그저 한번 말해보았을 뿐이다. 동생은 이런 것들을 별로 신경 쓰지 않는 사람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이렇게 묻고 답하면서 잠시 뒤에야 예정은 언니의 집에서 이사를 할 수가 있었다.언니는 발렌시아 아파트까지 데려다주려고 하였지만 그때 마침 조카 우빈이 깨어나 울면서 엄마를 찾았다."언니, 먼저 우빈이부터 챙겨, 물건이 그리 많지 않으니 혼자 갈 수 있어"예진은 아들에게 밥을 먹여줘야 하고, 그러고 나서 또 점심 식사도 준비해야 했다. 남편이 점심에 돌아올 때 식사가 차려져 있지 않으면 또 집에 있으며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고 나무랄 것이다."그럼 조심해서 가 알았지? 점심은 어떡할래? 네 남편 불러다 같이 먹을까?""언니, 나 점심엔 가게로 돌아가야 해, 태윤인 일이 바빠서....오후엔 출장 가야 한다고 하던데, 아무래도 시간이 좀 지나야 언니 만나러 올 수 있을 것 같아."예정은 거짓말을 했다.태윤에 대해 아직 잘 모르지만, 전 할머니의 말에 의하면 태윤은 일이 바빠 아침 일찍 나가 저녁 늦게 돌아온다고 한다, 때로는 출장을 가는데 한번 출장을 가면 열흘이나 보름이 지나서 돌아온다고 한다. 예정은 태윤이 언제 시간이 될지 몰라 언니랑 약속을 잡을 수 없었다."오늘 혼인신고 하자마자 출장을 가다니...."예정은 태윤이 동생을 전혀 배려하지 않는다고 생각이 들었다."우린 그냥 신고만 하였지 아직 결혼식도 올리지 않았잖아, 출장 가서 돈 많이 벌면 좋지 뭐....앞으로 돈 쓸데도 많아질 거야. 언니, 나 먼저 가
태윤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회의를 계속했다.태윤과 가장 가까운 곳에 앉은 사람은 그의 큰 동생이자 전씨 가문의 둘째 아들인 전혁진이다. “형, 나 할머니한테 말씀 들었어. 정말 그 뭐 예정이라는 여자랑 결혼한 거야?”태윤은 전혁진을 힐긋 보았다.혁진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아 코를 쓰다듬더니 감히 다시 묻질 못했다.하지만 마음속으로는 큰형에게 많은 동정을 베풀었다.전씨 가문의 아들들은 이익을 위하여 혼인 관계를 맺을 필요는 없지만 형님과 형수님은 차이가 너무 났다. 단지 할머니가 그 예정이라는 여자를 좋아하셨기 때문에 형님과 결혼시켰을 뿐이다. ‘형님도 참 불쌍하지....’진혁진은 마음속으로 다시 큰형에게 동정을 베풀었다.‘다행히 맏손자가 아니라서....그렇지 않으면 할머니 은인이랑 결혼해야 할 사람은 나 일거야.’예정은 집 주소를 똑바로 물은 뒤 캐리어를 끌고 새집을 찾아갔다.문을 연 후, 집으로 들어갔는데 집은 언니 집보다 더 컸고 인테리어도 매우 화려했다.예정은 캐리어를 내려놓고 먼저 집을 한 번 쭉 둘러보았다. 앞으로는 이 집이 예정이 살아갈 곳이다.거실 두 개, 방 네 개, 주방 하나 그리고 베란다 두 개....모든 공간이 다 널찍하였다. 그녀는 이 집이 적어도 200평 이상이 될 거라 추측했다.그런데 가구는 거의 없었다. 로비에는 소파 하나, 티 테이블 하나, 그리고 수납장만 하나 달랑 있었고, 네 개의 방에서 두 개의 방에만 침대와 옷장이 있고 다른 두 개의 방은 텅 비어 있었다.안방은 침실과 작은 드레스룸, 그리고 작은 서재와 화장실로 나누어져 있었다. 비록 공간이 나누어져 있었지만, 면적은 매우 커서 거의 로비 면적이랑 비슷했다.이 방은 태윤의 방인 것 같다.예정은 베란다 옆에 있는 침대가 있는 다른 방을 선택했고, 햇살도 좋고 안방과 거리도 두어 개인 공간을 유지할 수 있었다.비록 혼인 신고를 했지만 예정은 태윤이 먼저 스킨십을 요구하지 않는 한 절대 먼저 말을 꺼내지 않으리라 생각
예정은 웃으면서 말했다. "너 사촌 오빠 이미 여자친구 있잖아, 내가 왜 찾아? 이미 혼인신고 했으니 이제 후회해도 소용없어! 다만 언니가 슬퍼하지 않도록 비밀은 지켜줘....”"…..."’이 친구는 정말 용기가 대단한 것 같아.’"소설 속 여주인공들은 모두 억만장자와 결혼했는데, 너의 남편도 억만장자 아니야?""우리 가게 소설 너 혼자서 다 읽었지? 꿈꾸고 있네, 아무나 억만장자와 결혼할 수 있는 줄 알아?"효진은 친구가 하는 말이 맞는다고 생각하면서 다시 물었다."네 남편 어디에 집을 샀어?" ”발렌시아 아파트.”"거기 좋네, 환경도 좋고 교통도 편리하고, 우리 가게에서도 그리 멀지 않아. 관성에서 발렌시아 아파트 같은 고급 동네에다 집을 살 수 있다니, 네 남편 어느 회사에 다니는데? 수입은 분명 높을 거야, 할부금은 얼마야? 너도 함께 주택 대출 갚아야 하는 거야?""예정아, 만약에 남편이 너에게 주택 대출금을 함께 갚아달라 그러면 집문서를 꼭 공동소유로 해야 해 알았지? 그렇지 않으면 정말 큰 손실을 입을 거야. 만약에 이혼이라도 하게 되면 그 집은 개인재산이라 너랑 큰 관계가 없단 말이야.”"너 언니와 비슷한 생각을 하네....그 집은 대출 없이 산 거라 대출금도 없고, 나도 돈 한 푼도 쓰지 않았어. 그래서 공동소유는 무리야." "뭐, 부부 사이가 좋으면야 이런 것들은 상관없다 이거야."예정은 갑자기 언니가 걱정 났다. 언니가 현재 살고 있는 집도 형부가 결혼 전에 산 거고, 주택 대출금도 형부가 갚고 있지만 인테리어 비용은 전부 언니가 지불했었다. 그런데도 형부는 아직 그 집을 언니와 공동소유로 하지 않았다. 게다가 요즘 형부가 자꾸 언니를 비난하는데....예정은 더욱 걱정되었다.나중에 기회가 되면 언니한테 주의하라 할 생각이었다.예정은 밤 11시가 다 되어서야 가게 문을 닫았다.효진의 집은 가게에서 매우 가깝고 저녁에 친척들이랑 약속이 있어 일단 먼저 보냈고, 서점 문을 닫은 예정은 바지
태윤은 롤스로이스에 올라타면서 분부했다.“그 새로 산 차 잊지 말고 가져다 놔줘요.”’그건 아내에게 보여주려고 산 건데....잠깐, 아내의 이름이 뭐였지?’"참, 내 마누라 이름이 뭔지 알아요?""....사모님의 성은 하 씨이고, 이름은 예정이며 올해 스물다섯 살인 걸로 알고 있습니다. 큰 도련님 잘 기억하셔야겠습니다."큰 도련님은 기억력이 아주 좋으시지만, 기억하고 싶지 않은 사람은 아무리 해도 기억하지 못하신다.특히 여자들은 매일 만나도 큰 도련님은 성이 뭔지도 모르신다."음, 기억할게요."태윤은 무심히 응했다.경호원은 큰 도련님의 말투로부터 다음에도 큰 도련님은 분명히 이름을 기억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다.태윤은 예정에게 더는 관심을 두지 않고 의자에 기대어 눈을 감고 휴식을 취하였다.관성 호텔은 발렌시아 아파트로부터 차로 10분 거리에 있다.발렌시아 아파트 입구에서 내린 태윤은 혼자 평범한 차로 바꿔 타면서 아파트 안으로 들어갔다.비록 신혼인 아내의 이름은 기억하지 못해도 자신이 산 집은 기억하고 있었다.태윤은 곧 집 현관에 도착하였는데 왠지 눈에 익은 슬리퍼가 문 앞에 놓여 있었다.‘이건 내 슬리퍼 아냐? 왜 문밖으로 나와 있는 거지?’태윤은 눈빛이 차가워졌고 얼굴도 굳어져 버렸다. 태윤은 원래 할머니를 구해준 그 여자에게 고마움을 느끼고 있었는데 할머니가 늘 그녀를 칭찬하고 심지어는 그녀와 결혼까지 시키니....그때 태윤은 바로 예정에게 호감을 잃었다.태윤은 예정을 가식녀라 여겼다.결국엔 할머니의 말을 듣고 예정과 결혼하기로 하였지만, 일단은 신분을 숨기고 예정이 어떤 사람인지 살펴보고 나서, 그다음 예정과 진정한 부부가 되어 평생을 살지 말아야 할지 생각할 예정이었다.‘만약 정말 속내가 깊어 사기치는 거라면, 그땐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감히 나 태윤에게 사기를 친다고? 어림도 없어!’태윤은 열쇠를 꺼내 문을 열려고 하였는데 문이 안에서부터 잠겨있었다. 태윤의 불만은 더욱
태윤은 자신의 몸매 관리에 철저한 편이어서 절대 함부로 간식을 먹거나 하지 않는다. 그는 다이어트가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예정은 웃으며 말했다."태윤 씨는 몸매가 참 좋네요""그럼, 나 먼저 방에 가서 자도 되죠? 안녕히 주무세요."예정은 태윤에게 굿나잇 인사를 하고 돌아섰다."잠깐만."태윤이 갑자기 불러 세운다.예정은 멈춰 서서 고개를 돌려 물었다.“무슨 일 있어요?”태윤은 그녀을 바라보며 앞으로 잠옷 차림으로 나오지 말라고 말한다.예정은 잠옷 밑에 속옷을 입지 않고 나왔는데, 태윤은 그것들을 모두 보고 말았다.부부이니 자신이 보는 것은 괜찮은데 만약 다른 사람이 봐버리면?태윤은 다른 남자들이 자기 아내의 몸에 눈길이 가는 것을 원치 않았다.예정은 삽시에 얼굴이 붉어지더니 얼른 자기 방으로 달려가 방문을 쾅 하고 닫았다."…."태윤은 잠시 앉아 있다가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이 집은 임시로 산 것이지만 살 때 이미 인테리어가 다 되어 있었다.서둘러 산 집이라 태윤은 미처 방을 정리하지 못했다.매우 만족스러운 건은 예정이 뻔뻔스럽게 같은 방에서 자려고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부부생활을 하자는 말은 꺼내지도 않았고 말이다.하룻밤이 무사히 흘러갔다....다음날 예정은 여느 때처럼 새벽 6시에 일어났다.예전에는 일어나면 아침밥을 먼저 준비하고 방도 치워야 했고, 또 시간이 나면 언니를 도와 빨래도 널어주기도 했다.언니의 집에서 몇 년을 살며 가정부 노릇을 똑똑히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언니를 힘들게 하고 싶지 않아 한 일이 형부의 눈에는 당연한 것처럼 보여 예정을 가정부로 막 부려 먹었다.예정은 하룻밤을 자고도 낯선 방을 한참이나 바라보다가 기억이 다시 머릿속으로 돌아왔다. "아직도 언니 집에 있는 줄 알았어. 이제 여긴 내 집이니 더 자도 괜찮아.”예정은 침대에 누워 다시 잠을 청하려고 하였으나 실패하였다.이제는 그 시간에 깨어나는 것인 습관이 되어 버렸다
아침 식사를 마친 태윤은 지갑을 꺼내서 살펴보았는데 안에는 현금이 거의 없었다. 그래서 카드를 한 장 꺼내 예정의 앞에 내놨다.예정은 의아한 눈길로 태윤을 쳐다봤다."필요한 물건들을 사려면 돈이 필요하잖아, 이 카드를 줄 테니 먼저 쓰고 있어, 비밀번호는…."태윤은 비밀번호를 종이에 적어 예정에게 건넸다."앞으로 이 카드 안의 돈을 생활비로 써. 난 매달 월급이 나오면 그 안으로 넣을게. 하지만 앞으로 뭘 사든 장부를 적어 둬. 얼마를 쓰든 진 상관없지만 어디에 쓰는지는 알아야겠어.”금방 혼인신고를 마쳤을 때 예정은 생활비를 더치페이로 하지 않겠는지 물은 적이 있었는데 태윤은 그때 거절하였었다. 이미 결혼을 한 이상 둘은 부부이며 가족이라고 봤다, 아내에게 돈을 쓰는 것은 응당하다고 생각했다.어차피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재산을 가지고 있고....평소에 일도 바쁘고 하여 돈 쓸 곳도 적었다. 마누라 하나 두고 소비할 기회를 늘리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그렇다고 절제 없이 함부로 쓰는 건 좋지 않으니.....장부는 적어 두는 것이 좋을 거라 여겼다.그녀가 그 돈을 어떻게 쓰든 간에 이 작은 집에 쓸 거라면 그는 아무런 의견도 없을 것이다.예정은 태윤의 이런 태도가 별로 달갑지 않았다.그래서 비밀번호는 거들떠보지도 않고 비밀번호가 적힌 종이와 함께 카드를 태윤에게 돌려줬다."태윤 씨, 이제 이 집은 당신 혼자만의 집이 아니에요, 저도 함께 여기에 살고 있어요. 태윤 씨가 이 집을 샀으니 그 외 다른 비용은 더 이상 태윤 씨 혼자서 다 내게 할 순 없어요. 장만할 물건에 필요한 돈은 제가 낼게요.”"40만 원이 넘는 물건을 구입할 때는 미리 태윤 씨랑 상의할 테니 그때 태윤 씨가 알아서 조금만 주면 돼요."예정도 수입이 적지 않은 편이라 가정에 필요한 일상 지출은 감당할 수 있다고 생각하였다, 큰돈을 쓸 때만 태윤이 함께 부담하기를 원했다.예정은 태윤의 돈을 쓰는 게 싫은 건 아니었다, 주로는 태윤의
예정은 언니의 집으로 갔다.문을 열고 집 안으로 들어서니 언니는 이미 일어나서 주방에서 요리하고 있었다.“언니.”“예정아 왔어?”예진이 주방에서 기뻐하며 반겼다.“밥은 먹었어? 지금 칼국수 끓이려고 하는데 함께 먹을래?”"이미 먹고 왔어. 국수 다 끓였어? 나 아침밥을 챙겨 왔는데 우빈이랑 같이 먹어.”“아직이야, 우빈이 어제 열이나 난 밤새 잠을 못 잤지 뭐야. 그래서 아침에 늦게 일어났는데 형부가 아침 먹으러 밖에 나갔다가 돌아와서 뭐 아무 일도 안 하고 애들 데리고 있으면서 일찍 일어나 아침 해 주는 줄도 모른다고 혼을 내더라고....”예진은 아주 억울한 듯 싶었다.그 말에 예정은 화가 났다. “우빈이 어쩌다가 갑자기 열이 나? 열이 내려도 이따가 병원에 데려가서 확인 좀 해봐, 열이 다시 반복할 수도 있으니. 형부도 참, 애가 아픈데 도와주지는 않고 욕까지 해? 언니, 나 이사 갔잖아, 형부가 아직도 언니랑 더치페이하자고 하진 않겠지?”예진은 소파에 앉아 동생이 사 온 아침밥을 꺼내 먹으며 답한다. "이따가 우빈을 데리고 병원에 가볼 거야. 네 형부는 나랑 아직도 더치페이를 고집하고 있어. 맨날 내가 돈만 쓰고 돈 벌 줄은 모르니 자기가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는지 모른다고 해.” "이건 분명 형부의 누나가 가르친 말이야, 형부 누나는 시집가고서도 늘 친정 일에 관심이 많잖아, 예전에 형부가 나한테 잘해줬었는데.... 지금은 다 그 누나 때문에 이렇게 된 거야."사실 예진은 퇴사하기 전에 회사에서 재무 총책임자라는 자리에까지 승진했고, 수입도 꽤 되었었다. 하지만 사랑을 위해서 이렇게나 많은 희생을 하였는데, 시댁 식구들은 비난만 퍼부었다.예진은 돈을 써도 이 집안일에만 썼다. 가끔 옷을 사 입어도 다 여동생이 준 생활비에서 썻고, 또한 옷도 오랫동안 새것을 사지 않았다. 화장품은 말할 것도 없다.하지만 가끔 새 옷과 화장품을 살 때마다 시어머니와 시누이한테서 말을 들었다. 동생이 준 돈으로 샀다
”가죠.”태윤은 속으로 그녀를 한바탕 욕했지만, 겉으론 아무렇지도 않은 척 했다. .그녀는 명의상 그의 아내이지만, 그들은 사실 낯선 사람과 다를 바 없었다.기사 아저씨는 감히 한마디도 하지 못하고 다시 차를 옮기었다.예정은 자신이 조금 전 남편의 고급차에 부딪힐 뻔했다는 것을 모르고, 오토바이를 타고 가게로 돌아왔다.효진의 집은 바로 근처여서 항상 예정보다 먼저 가게에 도착하여 있었다.바쁜 일을 끝낸 효진은 아침 식사를 주문하여 먹고 있다가, 절친이 오는 것을 보고 웃으며 물었다. "너 밥은 먹었어?""응.""너주려고 과자 가져왔어. 맛있으니 먹어봐.”예정은 오토바이 열쇠를 계산대에 올려놓고 앉아 사양하지 않고 과자봉지를 가져갔다.”난 단 거라면 다 좋아. 근데 효진아, 아까 오는 길에 롤스로이스를 봤어.”"관성에서 롤스로이스를 보는 것은 흔치는 않은 일인데....차에 타고 있는 사람 봤어? 소설에 나오는 것처럼 재벌 집 잘생긴 미혼남?"“…...”"소설에서는 젊고 잘생긴 재벌들이 사방에 쫙 널려 있는데 왜 우리 눈에는 안 띄우는거야?""소설은 모두 구독자 시선에 맞추기 위해 지어낸 것이잖아, 큰 재벌이 아니어도 적어도 각 계층의 엘리트 정도는 돼야지....평범한 아르바이트생을 쓴다면 누가 보겠니?" 예정의 말에 효진은 또 웃었다."참, 예정아, 너 저녁에 시간 있어?""매일 가게랑 집만 왔다 갔다 하는데, 시간많지. 무슨 일 있어?"예정의 생활패턴은 매우 간단하다, 가게의 장사를 관리하는 것 외에 언니를 도와 조카를 돌보는 것 뿐이다."저녁에 연회가 있어. 상류사회의 연회인데, 같이 가서 구경하지 않을래?."예정은 일단 거절부터 하였다. "거긴 내가 끼어들 자리가 아니야, 별로 가고 싶지 않아."예정의 월수입은 적지 않지만, 상류사회의 그 울타리는 너무 높아서 그녀는 비집고 들어가고 싶지 않고, 비집고 들어갈 수도 없었다.듣기 싫은 소리지만, 자기 같은 신분이 그런 고급 연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