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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72화

여천우는 표정이 점점 굳어졌다. 예전에 고모의 말을 듣고 하마터면 여운초와 맞설 뻔했지만 정의감이 결국 악의를 짓밟았기에 고모 뜻대로 되지 않았다. 두 고모는 여운초의 용서를 빌다가 소용이 없자 여천우와 여운초 사이를 이간질했다.

“누굴 원망하고 미워할지는 제가 제일 잘 알아요. 고모가 이 지경까지 이른 건 다 자초한 일이니 다른 사람을 탓하지 마세요. 아, 저를 탓해도 뭐라 하지 않을게요. 저는 고모가 타락한 모습을 보는 것도 흥미롭거든요. 고모의 것이 아닌 건 절대 빼앗을 수 없고 강제적으로 빼앗는다면 지금처럼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겠죠.”

두 고모가 타락한 모습을 본 여운초는 더 이상 상대하기 싫었다. 어느 정도 만족한 여운초는 여천우를 데리고 가려고 했다.

“천우야, 가자.”

“여운초, 넌 지옥에 떨어져 활활 타오르는 불 속에서 영원히 고통받을 거야!”

여미란은 두 사람의 뒷모습을 쳐다보면서 소리를 질렀다. 여운초는 문 앞에서 집사한테 당부했다.

“저 사람들이 또 와서 난동을 부리면 뒷마당에서 키우는 셰퍼드 두 마리를 풀어놓으세요. 아, 오늘부터 저랑 천우는 저 사람들과 인연을 끊었으니 외부인이 소란을 피우면 절대 봐주지 마세요.”

집사가 공손하게 고개를 끄덕였고 압도적인 분위기를 띠는 여운초를 바라보면서 어쩐지 뿌듯해 났다. 방으로 들어간 여운초는 여천우한테 말했다.

“20여 년 전, 우리 아빠가 죽은 뒤 저 사람들은 알면서도 범인을 감싸고 돌았기에 공범이나 마찬가지야. 그때는 내가 두 살밖에 되지 않아서 아무것도 몰랐고 고소하지 못했어. 지금 하려고 해도 공소시효가 지나서 아무것도 못 하거든. 그렇지 않으면 이곳까지 와서 난동을 부리는 걸 지켜보고만 있지 않았을 거야. 천우야, 네 부모님이 지은 죄는 20여 년 전에 우리 아빠를 죽인 것에 그치지 않고 건달들과 손을 잡고 사람을 납치하고 때린 것도 포함돼. 예전에는 이 일에 대해 말하기 꺼렸지만 오늘 전부 알려줄게.”

여운초는 자신을 낳아준 엄마를 엄마라고 부르기 싫어서 여천우의 부모님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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