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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28화

“예씨 집안 어르신은 나보다 운이 좋아.”

전씨 할머니가 부러운 듯 말했다.

예씨 집안 할머니는 연세가 많으시지만 남편이 살아계시고 늘 옆에 함께해주며 아들, 딸과 손자, 손녀가 지극히 효도하여 그야말로 행복한 노년을 보내고 계신다.

전씨 할머니도 자식이 넘실거리지만 남편이 돌아간 지 오래되어 마음속에 항상 적막함이 남아있다. 할머니를 제일 아껴주시고 헤아려주시던 그 남자가 없으니까.

아무 일도 안 하면 더 외롭기만 할 뿐이니 어떻게든 일거리를 찾으시는 할머니였다.

그래서 이토록 많은 일을 벌이시는 거고.

“예정아, 해결해야 할 일이 있다고 하지 않았어? 얼른 가봐. 나도 정리 좀 하고 이따가 나가야겠어.”

하예정은 고개를 끄덕였다. 할머니와 외출하기 전, 그녀는 188호 별장 일을 잘 해결해야 한다.

그와 동시에 언니에게 전화해 여름방학 끝자락에 우빈이를 데리고 여행을 떠나겠다고 전했다.

하예진은 한창 아들과 함께 새로 맡은 가게에서 동생의 전화를 받고는 흔쾌히 허락했다. 하예정은 우빈이를 데리고 여행 갈 수 있게 됐다.

여름방학이 다 끝나가는데 하예진은 아들을 데리고 나가서 놀아주지도 못했다.

지금도 그녀는 여전히 시간이 없다.

주우빈은 엄마와 이모의 대화를 듣다가 전화가 끊긴 후 고개를 들고 엄마에게 물었다.

“이모가 나 데리고 어디 놀러 간대요?”

“어딘지는 안 말했고 그냥 너 데리고 나가서 놀 거래. 9월1일이 개학이니까 그 전에 돌아올 수 있을 거야.”

우빈은 알겠다며 대답한 후 신나서 물었다.

“그럼 언제 출발한대요?”

“오후에. 우리 일단 집에 가서 엄마가 갈아입을 옷 몇 벌 챙겨줄게.”

우빈은 환하게 웃으며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할머니는 말 그대로 행동파였다. 오후에 정말 하예정과 우빈이를 데리고 여행을 떠났다. 하예정은 강성에 가서 흥미진진한 구경을 하려고 사업차 출장 가는 일도 성소현에게 떠넘겼다.

성소현도 마침 집을 떠나고 싶었다. 엄마가 줄곧 그녀와 예준하를 반대하고 어떻게든 장연준과 엮이게 하려고 애쓰다 보니 성소현도 짜증 나고 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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