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초야 내 동생 전호영이야. 우리 형제 중에 셋째.”전이진은 약혼녀가 전호영과 친한 사이가 아니었기에 목소리를 들어도 전호영의 정체를 짐작할 수 없다고 생각해 먼저 설명해 줬다.여운초는 다시 한번 전호영을 향해 미소를 지으며 인사했다.“셋째 도련님 안녕하세요.”“운초 씨 저도 그냥 호영 씨라고 불러주세요.”전이진은 전호영에게 그녀를 둘째 형수라고 말했다.여운초는 여전히 미소를 짓고 있었다.그녀는 몸을 돌려 꽃다발과 사 온 디저트를 전이진의 앞에 건네며 말했다.“이진 씨, 이건 주문한 꽃다발이야. 내가 갖고 왔어. 그리고 점심을 배부르게 못 먹었다고 해서 디저트 좀 사 왔는데 커피랑 먹어 봐.”전호영은 속으로 중얼거렸다. 둘째 형이 정말 밥을 잘 못 먹은 걸까 아니면 그냥 핑계를 댄 걸까?맞다.전호영은 드디어 고현에게 접근할 핑계가 떠올랐다. 이유가 없다면 이유를 만들고 기회가 없다면 기호를 만들면 된다.전이진은 물건을 받아 들고서는 테이블 위에 올려놓은 뒤 여운초에게 말했다.“꽃다발 갖고 오나라 힘들었을 텐데 나하고 같이 디저트 먹자. 다 먹으면 내가 데려다줄게.”“괜찮아, 난 배 안 고파. 밖에 동호 오빠가 기다라고 있어.”여운초가 말하지 않았다면 괜찮았겠지만 한동호가 밖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다는 말에 전이진이 그녀를 한동호와 함께 보낼 리가 없었다.전이진이 말했다.“한 대표님도 한 번 오시기 힘들 거야. 관성에서 이틀 동안 쉬려고 온 걸 텐데 자꾸 귀찮게 하지 마. 넌 내가 있잖아. 내가 데려다줄게.”여운초는 머뭇거리다가 입을 열었다.“동호 오빠 나하고 일 얘기 하러 왔어. 바쁠 텐데 나 먼저 갈게.”그렇게 말한 뒤 그녀는 몸을 돌려 떠나려고 하다가 잊지 않고 진호영에게 인사를 건넸다.“내가 아래층까지 데려다줄게.”전이진은 그녀를 따라 걸었다.“형 나도 마침 가려던 참인데. 아니면 내가 운초 씨 아래층까지 모셔다드릴까?”전호영이 말했지만 전이진은 그의 말이 들리지 않는 것 같았다.전이진은 여전히 여운초의 뒤를
모든 것을 알게 된 여천우는 혼란스러워했고 무너졌다.그는 앞으로 공무원 시험을 보려고 했지만 자기의 부모와 둘째 누나가 큰 죄를 지어 그의 공무원 시험을 막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여천우가 가장 받아들이기 힘든 것은 그의 친부모님이 큰 누나의 친아빠를 죽였다는 것이었다. 그는 항상 모두 같은 엄마의 배 속에서 태어난 남매인데 엄마는 큰누나에게 왜 그렇게 행동할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진실을 알고 난 뒤 여운초는 그제야 왜 부모님이 큰누나를 그렇게 차갑게 대했는지 이해했다. 알고 보니 그의 둘째 삼촌의 죽음 때문이었다.여천우는 큰누나가 아빠의 복수를 위해 친척들을 다 없애버리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 그 누구도 그의 부모님에게 범죄를 저질러도 된다고 허락하지 않았다.하지만 그런 사람들이 그의 친부모라는 것이 그는 더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그는 가장 존경하고 좋아하는 큰 누나가 자기 부모님을 이렇게 대하는 것이 마음이 아팠다.진실을 알게 된 때부터 지금까지 여천우는 여운초를 피해 같은 반 친구의 집에서 지냈다. 여운초가 그를 몇 번이나 찾아갔지만 그는 끝내 만나지 못했다.다행히 그도 더 이상 최씨와 김씨 가문 사람들을 만나지 않았고 그 두 가문의 지시를 따르지도 않았다.여천우는 무지한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단지 한동안 가족의 변화를 받아들일 수 없었을 뿐이다.한동호는 전이진이 여운초를 보호하는 것을 보고 비웃으며 중얼거렸다.“지금 다정한 척이야? 운초가 안 보이는 걸 알면서도 운초를 지명해서 꽃 배달에 먹을 것까지 사 오게 만들고서는.”여운초는 그의 말을 듣지 않고서는 계속 꽃집을 운영할 것을 고집했다. 낮 동안에는 꽃가게에서 많은 시간을 머물렀다.한동호는 그녀가 꽃가게를 그만두지 않는 이유가 첫 번째는 두 명의 직원과 사이가 너무 좋아 가게를 닫으면 두 사람이 일자리를 잃게 되는 것이었고 두 번째는 그녀가 꽃과 풀을 좋아했고 세 번째는 아마도 전이진을 위해서라고 생각했다.그녀는 전이진을 좋아했지만 자기 마음속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한동호는 전이진에게 대답했다.“전이진 씨가 성공적으로 운초와 결혼하게 되면 제가 결혼식 사회를 봐 드리죠.”그렇게 말하며 한동호는 여운초에게 차 문을 열어주었다. 그녀가 차에 오르는 것을 지켜본 뒤 그는 운적석으로 가서 앉았다. 그는 더 이상 전이진 같은 유치한 놈과 말싸움하는 것이 귀찮았다. 한번 시작하면 반나절은 둘이 끊이지 않고 티격태격했다.전이진은 회사 앞에 서서 차가 떠나는 것을 지켜보다가 눈에서 사라지자 다시 사무실로 돌아왔다.근무 중인 경비원들은 모두 그를 바라보았다.“저 사람은 내 미래의 형님입니다.”전이진은 그들이 마음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었기에 그는 웃으면서 해명했다. 이렇게 해야 조금 있다가 회사에 그의 약혼녀가 다른 남자와 도망갔다는 소문이 나지 않을 것이다.비록 한동호는 여운초의 친오빠는 아니었지만 두 사람은 서로를 오빠 동생이라고 부르고 있었다. 여운초가 한동호를 오빠처럼 생각하고 있으니 당연히 그에게도 형님이 되었다.경비원들은 비웃음을 날렸다.그들은 방금 부대표님이 그 남자를 한 대표님이라고 부르는 것을 들었다. 미래 부대표님의 사모님과 다른 성씨인데 어떻게 남매일 수 있을까? 입양된 오빠라면 모를까.전이진은 그들의 부대표님이었기에 경비원들은 누군가 자기들의 부대표님의 여자를 뺏으려고 한다는 생각은 하지도 않았다.전이진은 그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신경 쓰고 싶지 않았다. 그저 그가 약혼자를 다른 남자에게 빼앗겼다는 소문만 나지 않으면 되었다.그는 사무실에 돌아왔을 때 전호영이 아직 있는 것을 보고 말했다.“아직도 있었어?”“있었지, 아직 살아 있어. 건강하게.”전이진은 웃으며 말했다.“난 또 네가 큰형을 찾아간 줄 알았지.”그는 사무실에 책상 앞으로 돌아와 꽃다발을 손에 들고서는 감상하며 말했다.“네 둘째 형수 가게에 꽃이야. 다른 꽃집의 꽃보다 예쁘지 않니? 이래서 운초네 가게가 점점 잘 되는 거구나.”“그건 다른 사람들이 형이 운초 씨에 대한 마음을 아니까 형 비위 맞추려고 미리 미
“나도 좀 먹어 보자”전호영이 디저트를 먹으려고 손을 뻗었다.그가 디저트를 집기도 전에 그의 둘째 형은 그의 손을 탁하고 쳐버렸다.“이건 내 약혼녀가 나 먹으라고 준 거야. 하나하나에 운초의 마음이 담겨 있다고. 이 사랑은 나만 느끼고 싶어. 먹고 싶으면 네 고씨 도련님이나 찾아가.”전호영은 눈을 크게 떴다.“형, 너무 쪼잔한 거 아니야? 고작 쿠키 나부랭이 하나인데 지금 날 못 먹게 하는 거야? 내가 듣기로는 그때 형수님이 큰형한테 차려 준 아침 큰형이 다 못 먹어서 형수님이 큰형한테 싸서 형 먹으라고 보냈었다며?”“형은 큰형 좀 따라 배워. 큰형이 처럼 해야 형제와 사랑 모두 잡는 거라고.”전이진은 디저트를 먹으며 말했다.“그래서 전태윤이 큰형인 거야. 난 둘째야 큰형이 아니고. 그래서 그런 넓은 마음은 없어.”전호영은 할 말을 잃었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화난 척하며 말했다.“쪼잔하네, 내가 정말 형의 디저트가 먹고 싶은 줄 알아? 우리 호텔 파티시에님이 만든 디저트는 밖에서 파는 것보다 훨씬 맛있어.”“그럼 네 호텔에 가서 먹어. 아무도 안 말리니까.”전호영은 장난스럽게 말했다.“다음에 둘째 형수한테 직접 사준 디저트 먹고 싶다고 바로 말할 거야. 그럼 분명 나한테 몇 상자 사준다고 약속할걸?”그는 말하고 떠나려고 몸을 돌렸다.“돌아와.”전이진이 그를 부르며 상자를 열어 디저트를 앞으로 내밀었다 뒤로 뺏었다 하면서 불만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먹어 먹어. 나 쪼잔하다고 말하지 마. 근데 하나만 먹어.”전호영은 바로 돌아가서 디저트를 한 조각 집었다. 한 입 먹은 뒤 그는 눈살을 찌푸리며 역겨운 표정을 지었다.“밖에서 파는 간식을 어떻게 우리 호텔과 비교하겠어? 하나도 맛있지 않은데 형은 보물처럼 모시네?”“너 이거 갖고 다 먹어. 버리면 안 된다. 이건 네 미래 둘째 형수님의 정성이야.”전호영은 말문이 막혔다. 왜 둘째 형에게 장난을 친 걸까? 지금 그의 손에 들린 이 디저트는 까다로운 그의 입맛에는 꼭 양초를 씹
바다가 보이는 별장.한동호와 여운초는 일에 대해 이야기를 할 때마다 항상 바다가 보이는 별장에 머물렀고 거기서 일하는 사람들은 모두 한동하가 여운초를 대신해 뽑았다.여씨 가문은 지금은 비록 여운초가 가장을 맡게 되었지만 집사와 도우미는 모두 추미자가 뽑은 사람들이었고 그녀를 오랫동안 모셨기에 추미자에게 더 감정이 컸다.여운초가 처음에 모든 사람을 바꾸겠다고 생각했을 때 본인의 눈이 아직 완전히 치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그들을 자르고 새로운 사람들을 들이면 잘 모르고 서로 덜 파악한 상태에서 더 안전성이 떨어지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을 했다.지금 이 사람들은 표면적으로는 그녀를 공손하게 대했지만 실제로는 모두 그녀의 동생에게 마음이 향해 있었다. 특히 집사는 여 대표님 부부를 대신해서 저택을 지키며 여천우를 편하게 모시겠다는 사명감을 갖고 있었다.서재에서 여운초는 고위 관리자들과 회의를 열었고 한동호가 옆에서 함께 도왔다.비록 그녀는 앞을 볼 수 없었지만 기억력이 엄청나게 좋았다. 비서와 한동호가 그녀에게 말한 일을 크든 작든 그녀는 모두 기억했다.비서는 한동호가 그녀를 위해 뽑은 새로운 비서였고 양아버지 옆에 있던 비서가 아니었다.여운초는 이미 양아버지의 비서를 해고했다. 그 여자는 그녀의 양아버지에게 다른 뜻이 있었다. 하지만 한동훈은 그것은 그 여자의 일방적인 마음일 뿐 여태웅은 다른 여자에 대한 흥미는 전혀 없었고 추미자에 대한 마음은 꽤 일편단심이었다고 했다.회의가 끝난 뒤 한동호는 그녀의 물컵에 물이 없는 것을 보고 컵을 가져가 그녀에게 따뜻한 물을 따라주었다.“힘들지?”한동훈은 마음을 아파하며 물었다.“여천우도 이미 고등학교를 졸업했어. 네가 여춘우를 데려가서 여씨 가문의 사업들을 익히게 해도 될 것 같아. 너 혼자 너무 무리하지 마.”아직도 사람들의 이해를 받지 못하고 있다.사람들은 모두 그녀가 여씨 그룹의 재산을 독점하고 있다고 생각했다.한동호는 여운초가 그렇게 무자비한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다. 그녀가 말하는 모든
“하지만 이진 씨도 오빠를 믿어요. 그렇지 않으면 내가 오빠 차를 타고 떠나게 내버려두지 않았을 거예요.”한동호는 헛기침했다.하자만 전이진에게서 온 전화가 아니었고 여운초의 작은고마에게서 온 전화였다. 수천만 리 떨어진 곳에서 결혼하여 부모님 집에 거의 돌아오지 않는 여씨 가문의 셋째 아가씨였다.“고모.”여운초는 작은고모의 목소리를 듣고 표정이 바뀌었다. 한동호는 여운초의 표정에서 그녀가 얼마나 작은고모에게 의지하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고모와 조카의 사이가 아주 좋아 보였다.여운초의 어린 목숨은 여씨 가문의 작은 고모가 살려준 것이었다.지난 10년 동안 작은고모는 여운초의 눈을 치료해 주기 위해 유명한 의사들을 찾아다녔다. 그 후로는 종종 여운초를 데리고 어디든 의사의 조언을 구하로 다녔다. 심지어 그녀를 위해 절에 가서 기도를 드리기도 했다.“운초야 지금 어디서 있어? 내가 꽃 가게에 갔더니 네가 외출했다고 하더구나. 집에 가도 없고.”작은고모는 둘째 오빠의 죽음과 여운초가 죽을 뻔한 일로 인해 큰오빠 부부와 사이가 나빠졌다. 이제 관성에 돌아와도 여씨 가문의 저택에는 발을 들이지도 않고 호텔에 묵었다.그녀가 친정에 가서 문 앞에서 여운초가 집에 없는 것을 확인하고 바로 떠났다.그런 다음 여운초에게 전화를 걸었다.여운초는 깜짝 놀라며 물었다.“고모 돌아왔어요? 언제 오셨어요? 왜 미리 나한테 전화도 하지 않았어요? 제가 공항에 마중 갔을 텐데.”“내가 길은 모르는 것도 아니고 마중 나올 필요가 뭐 있어. 방금 도착해서 지금 일단 호텔에 가려고. 지금 어디 있어? 고모가 거리고 갈게.”작은고모가 그녀에게 물었다.“너 설마 전씨 그룹에 있니?”전이진이 여운초를 좋아한다는 것은 작은고모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 사실을 알고 난 후에는 여운초와 같은 태도로 전이진을 거절했다.전씨 가문 어른들이 현명하고 전이진의 엄마도 여운초에게 뭘 바라는 것 없이 그저 그녀가 돈을 쓰며 편하게 있으면 된다고 했지만 작은고모는 두 사람이 만나는 것
이제 두 언니는 친정의 재신을 나눠 가지려고 혈안이었다. 작은고모는 두 언니와 이미 자매 사이의 정은 하나도 없었다.“좋죠. 그럼 집에서 고모 기다릴게요.”“그래, 그럼 고모가 집 차 타고 갈게.”작은고모는 그렇게 말을 남긴 뒤 조카와의 통화를 종료했다.작은고모가 온다는 말에 여운초는 한동호에게 말했다.“오빠 우리 해산물 사러 가요. 작은고모가 해산물을 좋아하거든요.”“그래.”한동호는 여운초와 함께 엄청나게 많은 해산물을 사서 돌아왔다.여운초는 작은고모가 오자마자 먹을 수 있게 해산물을 손질하고 싶었지만 어쩔 수 없이 바라보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결국 한동호가 그녀를 도와 해산물을 손질했다.“난 정말 쓸모가 없네요.”여운초는 자책하며 말했다.“나도 정상적인 사람들처럼 살아가려고 노력하는데 그게 안 돼요.”한동호는 그녀를 위로하며 말했다.“너무 생각하지 마. 작은고모가 오신 건 분명 명의를 찾았다는 좋은 소식을 들려주려고 오신 걸 거야. 널 명의한테 데려가서 반드시 눈을 고쳐 주실 거야.”한동호와 작은고모만이 여전히 여운초의 눈을 고쳐주려고 노력했다.하지만 한동호는 일이 바빴기에 작은고모가 주로 알아보고 다녔고 그는 경제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작은고모는 친정이 멀었고 원래 남편 가문의 조건이 아주 좋았지만 그 후에 사업에 실패하며 거의 파산 직전에 이르렀었다. 비록 지금은 다시 사업이 잘되고 있긴 했지만 전과 비교할 수는 없었다.여운초의 눈을 고쳐주기 위해 작은고모는 돈을 많이 썼었다. 한동호는 여씨 그룹에서 여태웅의 신임을 얻은 뒤에 수입이 계속 올라갔다. 이에 그는 먼저 작은고모에게 경제적인 지원을 해주었다. 작은고모는 여운초와 가장 가까운 가족이었기에 작은고모가 경제적인 곤란함에 빠지는 것을 보고 있을 수가 없었다.“명의를 그렇게 쉽게 찾을 수 있나요? 인연이 따라야죠. 난 이제 예전처럼 눈을 고치고 싶다는 마음이 그렇게 강렬하지 않아요.”실망을 너무나 많이 했었다.그리고 암흑 속에서 십여 년 동안 생활하면서 여운초
그는 감사할 줄 아는 남자였다. 여운초의 친절이 그를 살렸고 도와줬으니 그도 계속 보답하는 것이었다. 지금은 여운초의 오른팔 같은 존재가 되었다.예전에 작은고모는 두 사람을 이어주고 싶어 했다. 그녀는 한동호처럼 듬직한 사람이면 앞이 보이지 않는 여운초를 싫어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한동호도 여운초를 좋아했지만 그 마음을 잘 숨겼기에 다른 사람들은 눈치채지 못했다.하지만 여운초는 이성적인 감정 없이 한동호를 친오빠처럼 생각했다.작은고모는 몇 번이고 시도해 봤지만 결국 포기했다.“고생은요, 고모 얼른 앉으세요. 식사 다 차리면 두 사람 부를 게요.”한동호는 다시 주방으로 들어가 요리를 준비했다.작은고모와 조카는 소파에 앉아 얘기를 나누기 시작했다.“고모, 이번에는 왜 소현이 안 데리고 왔어요?”소현이는 작은고모의 손녀이다. 갓 2살이 되어 작은 입술로 재잘재잘 떠드는 모습이 사람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다.“외할머니가 데리고 휴가 갔어. 고모 집에서 출발한 거 아니야. A시에 몇 번 다녀왔는데도 명의를 찾지 못했어. 근데 성 선생님을 만났어.”그 말에 여운초는 조금 긴장했다.성지훈 닥터는 의술이 아주 뛰어난 스승의 유일한 제자이다. 그 스승의 모든 것을 성지훈이 물려받았다. 성지훈은 독을 아주 잘 사용했는데 그 독으로 사람을 치료하기로 유명한 의사였다.소문으로는 성지훈을 화나게 한 사람은 그가 조용히 독살한다는 얘기도 있었다.“성지훈 의사가 내 눈을 치료해 줄 수 있다고 했어요?”여운초가 조심스럽게 물었다.작은고모는 묵묵히 그녀의 손을 잡으며 물었다.“전씨 가문 둘째는 요즘 너하고 어때?”“출장 갔다가 금방 돌아왔어요. 나한테도 여전히 똑같아요. 유치하죠 뭐. 계속 절 자기의 약혼녀라고 말하고 다녀요. 어찌나 말하고 다녔는지 관성의 모든 사람이 절 전이진의 약혼녀로 알고 있어요.”여운초는 그를 원망하듯 말했지만 잘 들어보면 그녀는 조금 기분 좋아하며 말하고 있었다.“너한테 솔직하게 말하니?”여운초는 멈칫하며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