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은 전태윤이 아닌 다른 손자들의 혼사를 걱정하고 있었다.서로 사랑하는 부부를 한 쌍 탄생시켰기 때문에 계속 노력하여 나머지 혼령에 달했지만, 여자친구도 없는 손자들을 장가보내고 싶었다.그리고 증손녀 안기를 기다리면 되었다.천만 원의 보너스를 갖고 싶은 자는 증손녀를 안고 오면 된다.전태윤은 아침 식사를 마치고 거실 소파에서 15분 동안 신문을 읽고서야 집을 떠나 회사로 향했다.집을 나서기 전까지도 숙희 아주머니에게 하예정을 잘 돌봐주라고 부탁했다. 그 걱정스러운 표정은 숙희 아주머니가 하예정을 안고 출근하라고 말하고 싶을 정도였다.“강일구.”차에 올라타기 전, 전태윤은 갑자기 강일구에게 이렇게 말했다.“오늘은 나 따라다니지 않아도 돼. 한 가지 해결해야 할 일이 있어. 지금 하 씨네 마을로 가서 하지철을 찾아내. 협박으로든 유혹으로든 하 영감의 머리카락 열몇 가닥을 구해오게 해. 모낭이 있는 것으로. 자르면 안 돼. 그리고 투명한 봉투에 영감님 머리카락을 담아 오라 해.”강일구가 공손하게 대답했다.“네. 지금 바로 하 씨네 마을로 가보겠습니다.”강일구에게 분부를 마친 전태윤은 그제야 차에 올라탔고 경호원들의 호송 아래 피크 별장을 떠났다.회사로 가던 길, 전태윤은 어제저녁 하예정과 좋은 시간을 보낼 때 언니가 시름 놓고 장사할 수 있게 우빈이를 가게에서 데려왔으면 좋겠다고 했던 말이 떠올라 기사에게 이렇게 말했다.“노 씨 그룹에서 나오면 보이는 거리에 있는 하루 토스트 가게로 가주세요.”전태윤과 친한 친구 사이인 노동명을 자주 노 씨 그룹에 데려다줬기 때문에 노 씨 그룹에서 나오면 보이는 거리라고 말해서 듣자마자 알았다.하예진이 어제 써 붙인 직원모집 공고로 인해 어제 오후부터 전화로 상담하는 사람이 많았다.원래는 한 명만 뽑고 싶었지만 결국 성실해 보이고 손발이 빠른 중년 아줌마 두 명을 채용하기로 했다. 가정 부담이 큰 사람은 고생을 마다하지 않기 때문에 쉽게 일을 그만두지 않고 오래 일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두 사람 모
서현주는 가게에 들어서자마자 두리번거리더니 우빈이가 보이지 않자 실망은 했지만, 얼굴에 티 내지 않았다.두 직원은 오늘부터 출근하는지라 주형인과 서현주의 관계를 모르고 웃으면서 무엇을 주문하실지 여쭸다.주형인은 서현주를 데리고 텅 빈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자기 뭐 먹고 싶어?”집을 나서기 전, 서현주는 주형인더러 하예진이 보는 앞에서 다정하게 자기라고 불러 달라고 했다.하예진이 주형인에게 아무런 감정도 없다고 해도 서현주는 여전히 하예진을 연적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빼앗아서 얻은 사람이었기 때문에 다시 빼앗길까 봐 불안했다.“형인 씨가 먹고 싶은 거 먹으면 돼요.”주형인은 직원에게 주문했다.“베이컨 토스트 하나, 햄 치즈 토스트 하나, 콜라 두 잔이요.”직원은 주문을 받고 잠시 기다리라고 한 후 주방으로 향했다.토스트는 하예진이 직접 해야 했고 콜라는 그냥 냉장고에서 꺼내 가면 되었다.“왜 우빈이가 안 보이죠?”서현주가 자연스레 물었다.주형인도 원래 가게에 있어야 할 우빈이가 어디 갔는지 몰랐다.‘설마 처제가 데려갔나?’“예진이한테 물어보고 올게요.”서현주가 주씨 집안사람들이 우빈이 보러 가도 된다고, 심지어 우빈이를 데리고 주씨 집안에서 한동안 지내도 된다고 해서 그녀의 앞에서 아들을 입 밖에 꺼낼 수 있었다.주형인은 홀과 주방 사이에 있는 창구를 통해 주방 안에서 한창 바쁘고 있던 하예진에게 물었다.“예진아, 내 아들은?”하예진은 그저 힐끔 보더니 하던 일을 계속했다.한참 후, 주형인의 인내심이 한계에 도달하기 직전에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잠들었어.”“잠들었다고? 어디 있는데?”하예진은 대답하지 않았다.주형인이 또 중얼거렸다.“예진아, 요즘 가게 장사도 좋아져서 바쁜 것 같은데 우빈이 여기 있는 거 안전하지도 않잖아. 만약 네가 신경 쓰지 않는 틈을 타서 가게 밖을 나갔다가 유괴범이 데려가면 그때 가서 울고 싶어도 못 울어. 하얗고 포동포동한 우리 아들 유괴범들이 제일 좋아하는 스타일이야. 내가 데려가서
“우빈이 제부 따라갔어.”“뭐? 우빈이 이미 잠들지 않았어?”하예진이 담담하게 말했다.“그래서 제부가 잠든 채로 안고 갔어. 당신 우빈을 데려가고 싶거든 전씨 그룹에 데리러 가던가.”“....”“우빈이 당신 집에 머물고 싶지 않대. 우빈이 보고 싶으면 예정이네 서점으로 가. 나 요즘 바빠서 돌보기 어려울 것 같아 예정이한테 맡겼어.”주형인은 눈살을 찌푸렸지만, 뭐라 할 말이 없었다.우빈이 스스로 선택하게 해도 그는 제 친아버지보다 이모 쪽을 선택했을 테니.주형인은 지난번에 아들을 달래며 이튿날 동물원에 데려가 놀겠다고 했을 때, 꼬마 녀석이 무척이나 기뻐하던 모습이 떠올랐다. 하지만 다음 날 꼬마 녀석은 동물원조차 포기한 채 이모를 따라갔다.그는 자신이 아버지의 자격이 없다는 것을 스스로도 잘 알고 있다.주우빈은 비록 그를 아빠라고 부르지만, 그와 절대 친하지는 않았다.주형인이 굳은 얼굴로 테이블로 돌아와 앉자, 서현주가 물었다.“오빠, 안색이 좋아 보이지 않는데, 혹시 하예진이랑 싸웠어요? 우빈이는요?”“전태윤이 데려갔대. 우빈이가 우리와 함께 살기 싫다고 한다는데, 훤한 일이잖아. 우리 엄마, 아빠가 예전에 우빈이를 돌본 적도 없고, 나도 바빠서 애랑 놀 새가 없었거든. 정이 깊지 않은데 우리 집에 오려 하겠어? 그렇다고 강요할 수도 없는 일이고.”주형인은 잠시 후에 다시 말을 이었다.“우리 앞으로 우빈이 보고 싶을 때 다시 와서 보자.”서현주는 내심 조급했지만, 티를 내지 않고 이해한다는 듯 말했다.“부자지간이라도 시간을 들여 정을 쌓아야 해요. 앞으로 시간이 있을 때 자주 와서 맛있는 것도 사주고, 재미있는 것도 사주고, 어린이 놀이동산에도 데려가요. 시간이 지나면, 우빈이도 오빠와 함께 살고 싶어 할 거예요.”“그래, 서두르지 말자.”“우리 하예진에게 이번 주말에 우빈을 데리고 동물원에 가고 싶다고 할까요?”“좋아, 지난번에 우빈이한테 동물원에 가자고 했더니 너무 신나 하더라.”주형인은 서현주가 무슨 속셈을 품고
“맞아, 그러니 사모님의 조카인 거네. 난 대표님이 아이를 데리고 회사에 올 줄은 생각지도 못했어. 대표님의 표정이 하도 부드러워 친아들을 안고 있는 줄로 알았거든.”“좋은 아빠가 되려고 미리 경험을 쌓고 있으실지도. 혹시 사모님께서 임신하셔서, 우리 대표님께서 이렇게 미리 조카를 데리고 다니시는 거 아닐까? 앞으로 아이 잘 돌보려고.”다른 프런트는 생각에 잠겼다. 정말 그런 건가?깊은 잠이 든 우빈은 전태윤의 품에 안겨 회사에 도착한 후에도 깨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전태윤은 하는 수 없이 꼬마 녀석을 휴게실의 침대 위에 살며시 눕혀놓았다.그는 몸을 웅크리고 앉아 꼬마 녀석을 도와 외투, 신발 그리고 양말을 벗겨준 후 이불을 덮어 주었다.귀여운 아이를 보며 전태윤은 마음이 누그러졌고, 참지 못하고 고개를 숙여 어린아이의 작은 얼굴에 뽀뽀했다.“우빈아, 널 보면 이모부도 딸애나 아들애를 가지고 싶어져.”고이 잠든 우빈은 전태윤에게 응답할 리 없었다.전태윤은 잠시 보고 있다가 휴게실을 나와 사무실로 돌아갔다. 이때, 마침 조 비서가 문을 두드렸다.“대표님, 노 대표님께서 오셨습니다.”전태윤은 노동명과 프로젝트 협력에 관해 이야기하기로 했던 게 생각났다. 그는 어! 하고 조 비서에게 노동명을 들여보내라고 했다.노동명은 곧 성큼성큼 걸어 들어오며 웃으며 물었다.“태윤아, 네가 회사에 어린아이를 하나 데려왔다고 들었는데, 혹시 너의 사생아 아니야? 너 참 대단하다 대단해, 나조차도 네가 밖에 사생아를 숨기고 있다는 것을 몰랐어.”전태윤은 아무거라도 들어 노동명에게 던지고 싶었다. 아쉽게도 손으로 잡기 맞춤한 것이 곁에 없었다.“내 사생아는 아니지만, 누군가는 그 애의 아빠가 되고 싶어 하지.”“우빈이야?”노동명은 생각도 거치지 않고 우빈이라는 말이 튀어나왔다.전태윤이 그 말을 하자마자 우빈이라고 말하다니... 자신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인정하는 것만 같았다.그도 주우빈을 매우 좋아하고, 그 아이가 자기 아들이기를 바라지만, 하예
노동명은 그만 말문이 막히고 말았다.그가 오늘 전태윤을 찾아온 이유는 프로젝트 협력에 관해 이야기하러 온 것이다. 두 사람은 곧 본론에 들어갔다.이야기가 끝난 후, 노동명은 떠날 준비를 했다.“나 다시 들어가서 우빈이가 깨났나 볼게. 만약 깨났다면 내가 데리고 놀러라도 갈까?”“데리고 가긴 어딜까? 네가 데리고 나가면 아마도 머리가 어지러울 정도로 울 거야.”노동명은 또다시 말문이 막혔다.그렇다, 우빈인 항상 그와 친하지 않다.다시 휴게실 문을 열고 들어간 노동명은 2분도 안 돼 안에서 호들갑을 떨었다.“태윤아, 태윤아, 빨리 와!”“무슨 일이야?”그가 고함을 지르는 것을 들은 전태윤은 깜짝 놀라 벌떡 일어나 휴게실로 뛰어들었다.“우빈이 침대에 오줌쌌어. 시트 흠뻑 젖은 것 좀 봐.”노동명은 침대 위의 꼬마 녀석을 가리키며 친구에게 말했다.“....”전태윤은 다가가 먼저 자신의 양복 외투를 벗어 침대맡에 놓은 다음 우빈을 안아 들고 오줌에 젖은 바지를 벗겼다. 그다음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자신의 외투로 감싸 안았다.실컷 잔 우빈은 전태윤이 자기 바지를 벗길 때 눈을 떴다.그는 전태윤을 보고 달콤한 미소를 짓더니 애티난 목소리로 이모부를 불렀다.“이모부.”“응, 우리 우빈이 깼어?”전태윤은 우빈을 안고 휴게실을 나서며 휴게실에 들어오자마자 우빈의 이불을 들추는 친구에게 말했다.“침대 시트 좀 치워 줘.”“우빈이가 오줌 싼...”“싫어?”“...”노동명은 냄새난다고 싫은 것이 아니라, 뭐랄까... 처음으로 어린아이가 오줌을 싼 것을 보고 신기했다.그는 침대 시트를 걷어 우빈의 젖은 바지와 함께 화장실의 세탁기가 던져 넣었다.휴게실에서 나오니 이모부의 정장 코트를 바지처럼 입고 소파에 앉아 있는 우빈이가눈에 들어왔다.“동명아, 너 밖에 가서 우빈이가 입을 새 옷 몇 벌 사 올래?”노동명은 어 하는 소리와 함께 달려 나갔다.그는 재빨리 근처의 아동복 가게에서 십여 벌의 옷을 골라왔다.“품질이 괜찮아 보이길래 사긴
“왜 사나이는 치마를 못 입나요?”노동명이 대답했다.“그거야 남자와 여자가 다르니까.”우빈은 알듯 모르듯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눈빛으로 노동명을 쳐다봤다.전태윤은 바지 한 벌을 골라 우빈을 안고 입혀주며 말했다.“남자는 힘든 일을 많이 해야 하기 때문에 치마를 입으면 불편해.”“왜 남자는 힘든 일을 해야 하죠?”“우빈이 남자를 중시하고 여자를 경시한다는 말 들은 적 있어? 그래서 우린 남자에게 중한 일을 시키고, 엄마와 이모와 같은 여자들에겐 경한 일을 시키는 거야.”우빈은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우빈이도 크면 중한 일을 하고, 경한 일은 엄마와 이모한테 시킬래요.”전태윤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우리 우빈이 잘한다.”“...”띠리링!내선전화가 울렸다.전태윤은 우빈을 내려놓고 일어나서 전화를 받았다.그는 곧 전화를 내려놓고 우빈이에게 말했다.“우빈아, 엄마가 데리러 왔어.”“엄마!”꼬마 녀석은 엄마가 왔다는 말을 듣고 즉시 치마를 쇼핑백에 쑤셔 넣고 자신의 오줌에 젖은 바지도 찾았다.“이모부, 우빈이가 입고 온 바지는요?”“그 바지는 오줌에 젖어서 세탁기에 넣어 빨았어.”노동명이 재빨리 대답했다.우빈은 더는 말하지 않고, 힘겹게 커다란 쇼핑백을 끌고 혼자 나가려고 했다.“이모부, 바지가 깨끗하게 세탁되면 잊지 말고 돌려줘요.”“알았어, 이모부가 우빈이 바지를 깨끗이 세탁해서 가져다줄게. 우빈이 바지는 너무 작아서 이모부가 남겨도 소용없어.”꼬마 녀석은 뜻밖에도 오줌에 젖은 바지마저도 집에 가져갈 생각을 했고있었다.“우빈아, 그 치마는 가져갈 필요 없어. 동명 아저씨한테 가져가서 환불해 달라고 하자. 우빈인 치마를 입을 수 없잖아.”우빈은 멈춰 서서 고개를 돌리고 말했다.“이모부, 이 치마 잘 뒀다가 이제 이모가 여동생을 낳으면 입힐 거예요.”전태윤은 꼬마 녀석의 말을 듣고 환하게 웃으며 다가와 꼭 껴안았다. “우빈인 이모가 여동생을 낳을 것 같아?”“네. 엄마 말로는 이모가 나중에 예쁜 여동생을
하예진은 쭈그리고 앉아 아들에게 물었다.“우리 우빈이 말 잘 들었어? 이모부 일하는데 방해하지 않았지?”“우빈이 말 잘 들었어요. 근데 엄마... 우빈이 오줌 쌌어요.”우빈은 말하면서 부끄러운 표정을 지었다.“어디에 오줌을 쌌어?”“이모부 침대 위에요.”“...”“그리고 동명 아저씨가 새 옷을 많이 사주셨어요. 그리고 새 치마도 사주셨는데, 그 치마는 나중에 이모가 여동생을 낳으면 입힐 거예요.”“아... 그랬어?”‘우빈이에게 치마까지 사주다니... 이런 세심하지 못한 면도 있었네.’노동명은 자연스러운 표정으로 다가와 새 옷이 들어있는 커다란 쇼핑백을 하예진에게 건넨 다음 우빈이를 안아 들며 말했다.“가자, 아저씨가 데려다줄게.”“고마워요, 하지만 저 스쿠터를 타고 왔어요. 그리고 이 옷 사는 데 얼마나 드셨나요? 제가 돌려드릴게요.”“그럴 필요 없어.”“이건 돌려 드려야죠.”하예진은 돈을 돌려주겠다고 고집하자 노동명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입을 열었다.“40만 원 안 되게게 썼으니 30만 원만 주면 돼.”하예진은 손에 들고 있던 쇼핑백을 내려놓으며 그가 옷을 살 때 아마도 흥정하지 않았을 것으로 추측했다. 가게 사람들이 가격을 부르는 대로 내버려두면, 이만큼 사는데 거의 40 만이 들 것이다.하예진은 지갑에서 30만 원을 세어 노동명에게 건네주었다.“대표님, 여기 옷 사신 돈이에요.”노동명은 우빈을 안지 않은 다른 한 손으로 그 돈을 건네받고는 세지도 않고 바지 주머니에 넣었다.사무실 건물을 나온 후, 노동명이 다시 한번 물었다.“정말 데려다주지 않아도 괜찮아?”“네, 고마워요, 대표님.”노동명은 아쉬운 듯 우빈을 땅에 내려놓으며 말했다.“그럼 천천히 타고 가. 그리고 우빈이에게 모자를 씌워줘, 오늘은 바람이 좀 센 것 같아.”“알겠어요, 스쿠터에 우빈이 모자가 하나 있어요.”한 손으론 우빈을, 다른 한 손으론 쇼핑백을 든 하예진이 아들에게 말했다.“우빈아, 아저씨한테 작별 인사해야지.”우빈은 노동명에게 손을
하예정은 배가 꼬르륵대는 소리에 잠에서 깼다.그녀는 잠에서 깨자마자 습관적으로 옆자리를 만졌는데 아무도 없었다.이불 밑이 차가운 걸 보니 전태윤이 일어난 지 한참 된 것 같았다.막 날이 밝았을 거로 생각하며 휴대폰을 들고 시간을 확인하니 벌써 12시가 다 되었다.하예정은 멍하니 있다가 벌떡 일어나 앉았다.어쩐지 배가 고프다고 했는데 이 시간까지 자고 일어났으니 배가 고프지 않을 수가 없었다.‘태윤 씨 나 좀 깨울꺼지...’하예정은 서둘러 옷 한 벌을 가지고 욕실로 들어가 갈아입고는 세수를 한 후 화장도 하지 않은 채 서둘러 계단을 내려왔다.이때 그녀의 핸드폰이 울렸다.전태윤이었다.그녀는 그 자리에 멈춰서 전화를 받으며 낮은 목소리로 불평했다.“태윤 씨 일어난 후 나도 좀 깨울 거지, 여태 자다가 방금 일어났단 말이에요. 시계를 보니 벌써 12시가 다 되었지 뭐예요.”전태윤은 전화기 너머에서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당신이 너무 달콤하게 자길래 일부러 깨우지 않았어. 그리고 효진 씨에게도 당신이 오늘 좀 피곤하여 오후쯤에 가게로 돌아갈 거라고 전화했어.”‘당신이 이렇게 말하면 효진이가 어떻게 생각하겠어? 하지만 어젯밤에 절제하지 않은 것도 사실이니... 앞으론 조심해야겠다.’“당신 퇴근하셨죠?”“방금 회의 끝나고 밥 먹으러 가는 길이야. 당신도 잊지 말고 밥 챙겨 먹어.”전태윤은 그녀가 밥도 안 먹고 부랴부랴 외출할까 봐 걱정됐다.“당연하죠, 걱정하지 말아요.. 그럼 당신도 밥 먹으러 가요.”“그래, 자기야 사랑해.”“당신이 갑자기 이렇게 달콤한 말을 하니 조금 낯서네요. 나도 사랑해요.”그녀는 지난번에 심효진이 소정남과 통화할 때의 모습을 떠올리며, 휴대폰에 대고 쪽! 하고 뽀뽀하는 소리를 냈다.“어때요? 내 뽀뽀 느껴져요?”전태윤은 환하게 웃으며 답했다.“응, 느껴져.”어제 로맨틱한 밤을 보낸 후로부터, 하예정은 남편에게 아주 친절해졌다.전태윤은 앞으로도 로맨스를 더 많이 준비해 아내가 항상 자기에게 열정을 가질
게다가 그의 아버지는 또 법을 어기는 일까지 했다.비록 모든 불법적인 장사는 이미 압류당했고 관련된 금액도 그다지 큰 편은 아니었지만, 이로 인해 여씨 그룹의 이미지가 크게 훼손되어 주가가 폭락하고 매출액이 바닥을 쳤으며 여씨 그룹의 재산도 많이 수축했다.큰누나가 여씨 그룹을 이어받은 후, 한동호 형님과 힘을 합쳐 천신만고 끝에 여씨 그룹을 이끌고 이 힘든 고비를 넘긴 셈이었다.이런 얘기를 큰누나는 그한테 한 적 없었지만, 그는 한동호 형님과 매형을 통해서 알게되었다.비로소 그는 큰누나의 홀가분해 보이는 말투 속에 얼마나 많은 쓰라림이 숨겨져 있는가를 알 수 있을 것 같았다.비록 큰누나가 아버지의 원수를 갚기 위해 그의 어머니와 아버지를 감방으로 보내긴 했지만, 그것은 그의 부모님이 죄를 지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비록 큰누나의 대의멸친을 받아들이긴 힘들었지만, 이해만은 할 수 있었다.현재 여씨 그룹은 큰누나가 통제하고 있지만, 큰누나가 그에게 한 말이 있었다. 자기가 가져야 할 재산은 한 푼도 양보하지 않지만, 자기가 가지지 말아야 할 재산은 한 푼도 탐하지 않는다고. 그가 물려받아야 할 재산은 언젠가는 돌려줄 것이었다.설사 둘째 누나가 소송을 일으킨다 해도 그와 둘째 누나 단둘의 소송일 것이었다.큰누나는 단지 여천우 부모님에게 속하는 재산만 그에게 돌려줄 것이었다. 그의 부모님에게 자식이라곤 그와 둘째 누나밖에 없으니 설사 둘째 누나가 소송을 일으킨다 해도 상대는 그일 수밖에 없었다.“누나, 나 먼저 수업 들으러 들게. 수업이 끝나는 대로 휴가 내서 돌아갈 테니 그때 천천히 얘기해.”“알았어, 얼른 가서 수업 봐.”동생과의 통화를 마친 여운초는 동생의 말대로 그의 부모님의 물건들을 그의 방으로 옮겨 놓았다.여운별 방의 물건은 여운초가 기분을 봐서 언제든 연락하여 가져가라고 하면 그만이라고 생각했다.앞으로 그와 여운별은 남남일 것이었다.“아가씨, 진씨 가문의 둘째 도련님이 오셨습니다.”여운초는 알았다고 하면서 핸드폰을 손에
“어쨌든 우리 여씨 가문의 재산은 운별 누나가 망치게 해서는 안 돼요. 그리고 우리 두 큰고모도 틀림없이 운별 누나를 달래서 모든 재산을 빼앗으려 할거에요. 운별 누나는 사람 말을 너무 잘 믿어서 조금만 달래면 뭐든지 나누어 줄 거에요.”여천우가 이렇게 한 이유는 단지 여씨 가문의 재산을 지키기 위해서일 뿐이다.추미자 부부가 그들의 명의로 된 재산을 여천우에게 물려주게 하고 또 여천우는 그 재산들을 모두 여운초에 돌려줄 셈이다. 여천우는 여운초의 사람 됨됨이를 믿었다.여천우는 여운초가 그녀의 재산이 아니면 탐내지 않는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지금의 여운초도 그의 재산을 탐낼 필요가 없었다. 약혼자 전이진의 집에 재산이 엄청 많아서 전씨 가문의 둘째 사모님인 여운초는 여천우의 그깟 재산을 손에 넣지 않을 것이다.“누나, 우리 부모님 명의로 된 합법적 재산이 얼마나 남았어?”여천우는 부모님이 이전에 하신 부분적인 사업들이 법에 어긋난 사업들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 불법적인 사업들은 이미 차압되었고 따라서 그 수입도 이미 몰수되었다. 그가 물려받을 수 있는 것은 단지 부모님의 합법적인 소득뿐이었다.여운초가 대답했다.“불법적인 사업과 모든 수익은 차압되거나 몰수됐어. 여씨 가문 기업은 법에 어긋난 사업을 하지 않았어. 다행히 네 아버지께서 여씨 그룹을 불법적인 사업에 손을 대지 않게 했지. 지금 여씨 그룹이 하는 사업은 모두 합법적인 사업이야.”“여씨 그룹의 주식은 우리 아버지가 대부분을 차지하셨어. 할아버지와 할머니께서 우리 아버지께 대부분 주식을 나눠주셨지. 게다가 아버지 본인도 주식을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 아버지는 주식의 절반을 차지하고 계셨거든. 그리고 나머지는 너의 아버지와 다른 소액주주들의 것으로 되었지. 현재 여씨 가문 주식 가격에 네 부모님 명의로 된 부동산 몇 채를 합치면 마침 200억 원 조금 넘을 거야.”여천우 친아버지 여태웅은 20여 년 전 추미자와 함께 친동생을 살해했을 뿐만 아니라 경제 범죄 때문에 중형
틀림없이 누군가가 여운초를 건드려 자극했을 것이다.여운초는 오랜 한을 억누르고 있었는데 누군가에 의해 폭발한 게 틀림없었다. 하여 추미자 부부의 방 안에 있는 물건들을 비우려고 했을 것이다.또 하나, 여운초는 추미자 부부방의 비밀번호를 몰랐다. 심지어 여천우조차도 몰랐다.추미자는 여천우가 여운초의 편을 든다고 많은 일을 여천우에게 알려주지 않았다.여운초도 사실대로 여운별이 일찍 감옥에서 나와 오늘 아침에 여씨 가문의 별장에 쳐들어온 사실을 여천우에게 알려주었다.여천우가 그 사실을 듣더니 한숨을 쉬었다. 알고 보니 사고뭉치였던 여운별이 나와서 사고를 친 것이다.여씨 가문은 또 시끄러워질 것이 뻔했다.여천우는 여운초에 말했다.“우리 부모님 방에 있던 물건들을 전부 내 방에 가져다줘. 그리고 운별 누나 물건은 운별 누나가 가져가게 해. 그리고 운별 누나 방도 깨끗이 치워.”여천우는 그 별장이 여운초의 별장이었기에 여운초가 여운별이 그 별장에서 살기를 원하지 않으면 여운초를 존중해 주고 싶었다.여천우는 여운별이 예전에 어떻게 여운초를 괴롭혔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여운별을 도와 여운초에게 사정하지 못했다.여운별이 감옥 안에서 일찍 나온 것도 아마 감옥에서 잘 보이기 위해 자신의 실제 성격을 잘 감추고 있었을 것이다.“그리고 누나, 운별 누나가 소송을 걸어 재산을 나누려고 하면 나에게 알려줘. 재산을 너무 많이 주면 다 써버릴 거야. 아무리 많은 재산일지라도 운별 누나는 분명 다 탕진 할걸. 아무것도 모르면서 성질만 부리면서 돈만 쓰잖아.”여천우는 여씨 그룹을 여운초에게 맡기면 마음 편히 공부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는 정말이지 밤새 뛰어와서 여운별을 막고 싶었다.여천우는 두 누나의 인성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여운별은 어려서부터 부모님이 응석받이로 키웠기에 패가망신할 사람이었다.“절대로 운별 누나에게 재산을 나누어 주면 안 돼. 내가 지금 휴가를 내고 돌아갈게. 감옥으로 가서 우리 부모님을 만나 그들의 명의 아래에 있는 재산을
여미란은 추미자가 살아서 나올 수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다.여미란은 마음속 깊이 추미자를 좋아하지 않았다. 여씨 가문의 사모님 추미자는 먼저 여미란의 남동생에게 시집간 뒤로 그 남동생을 죽이고 또 여미란의 오빠에게 시집갔지만 지금 그 오빠마저도 감옥으로 들어갔다.여미란의 동생이 죽었다고 해도 그녀의 오빠와 관계가 없을 수 없었다. 물론 그 화근은 역시 추미자였다.여미란의 오빠가 추미자와 정정당당하게 함께 있기 위해 동생을 죽인 것이다.여운초에게 복수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여운초는 지금 전씨 가문의 둘째 사모님이었고 전씨 가문이 그녀의 배후에 서 있었기에 여미란 일행은 감히 여운초를 찾아 복수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여미란은 마음속으로 여운초를 수천 번, 수만 번 욕하면서 자신을 달래곤 했다.여운초는 여운별이 여씨 가문을 떠나 어디로 갈지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었지만, 그녀는 개의치 않았다.최씨 집안과 김씨 집안이 여운별의 피를 빨아들이도록 내버려 두기로 했다.예전에 여미란 자매의 집에 재산이 많았지만 늘 친정집에서 이득을 보려고 애썼다.이제 최씨와 김씨 집안은 부귀한 생활에 익숙해져 꿈에서라도 부자들의 세계로 돌아가고 싶어 하던 찰나에 여운별이 스스로 찾아와 도움을 청하게 되었기에 그녀의 피를 빨아먹을 수 있는 희망이 생겼다.그때가 되면 여운별은 그녀의 손에 쥐어진 적디적은 재산을 가지고 두 집안에 의해 피를 빨리게 될 것이 뻔했기에 여운초는 곁에서 재미있는 광경을 지켜만 보면 되었다.여운초가 여천우와 말했듯이 여운초는 자신의 재산을 일전 한 푼도 그들에게 주지 않을 것이지만 자신의 재산이 아닌 것은 전부 그들에게 돌려줄 것이다.추미자는 예전에 화려하고 웅장하게 꾸며진 큰 방에서 살았지만 정작 별장 주인인 자신이 가정부와 함께 방을 쓰게 된 기억을 떠올린 여운초는 집사에게 지시했다.“이 방을 깨끗이 청소하세요. 이 방을 다시 새로 꾸밀 거예요.”이 큰 방이 바로 주인의 방이다.여운초는 먼저 금고를 그녀가 지금 사는 방으로 옮기라
정현숙의 전화가 연결되지 않자 여운별은 자신의 큰고모 여미란에게 전화를 걸었다.여미란이 전화를 받지 여운별이 입을 열었다.“큰고모, 제 물건을 돌려받았어요. 제가 지금 돈이 있으니 고모께서 저에게 아파트 한 채를 찾아 세 들어주시면 좋겠어요. 제가 그곳에 잠시 머물다가 운초에게 소송을 걸어 재산을 많이 분배받으면 그때 큰 별장을 구매할 거예요.”여운별이 그녀의 물건을 가져갔다는 말에 여미란은 바로 물었다.“들어갔어? 들어갔으면 왜 그 집에서 살지 않고. 별장에 살면 얼마나 좋아. 세 들어 살면 돈도 따로 나가야 하는데.”여운별은 한참을 말이 없다가 그제야 말을 이었다.“우리 일단 만나요. 생각처럼 쉽지 않더군요. 제가 지금 차에 기름 넣으러 가야 해요. 그리고 고모 찾으러 갈게요. 둘째 고모와 사촌 오빠들에게 점심에 제가 밥을 사드린다고 전해주세요. 요 이틀 동안 사촌 오빠들 덕분에 잘 지낼 수 있었어요. 제가 성격이 나쁘고 제멋대로지만 배은망덕한 사람은 아니에요. 저는 저에게 잘해주신 사람들을 모두 마음에 담아두거든요.”“지금 제가 좀 초라하긴 하지만 제가 우리 재산을 되찾으면 절대로 고모들께 푸대접하지 않을 거예요. 제가 반드시 고모들을 도와 지난날처럼 부자 생활을 할 수 있게끔 도울 거에요.”그림의 떡은 누구나 다 그릴 수 있었다.여운별도 그림의 떡으로 두 고모를 달래려고 했다.그리고 그녀가 정말 소송에서 이겨 자신의 재산을 가질 수만 있다면 적어도 수백억의 재산을 가질 수 있다고 믿었기에 두 고모의 집안에 돈을 조금 주어도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두 사촌 오빠들을 도와 일자리를 하나 더 마련해주겠다고 생각했다.여운별은 회사에 관한 일을 잘 몰랐기 때문에 여씨 그룹으로 돌아가면 지인에게 회사 일을 도와달라고 해야 했다.두 고모 댁의 사촌 남매는 항상 그녀에게 잘 대해주었다. 심지어 사촌 남매들이 그녀에게 비위를 맞춰주기 위해 그녀에게 잘해줄지라도 여씨 그룹을 그들에게 맡기고 싶었다. 누가 뭐라 해도 사촌 형제들은 여씨 그룹에서
여운별은 필사적으로 그 현금을 보호하려고 했지만 혼자서 두 명의 하인의 힘을 당해낼 수 없었다.여운초가 어디서 고용한 하인들인지 힘이 엄청나게 컸다.수 억 원의 현금들은 그렇게 모두 빼앗겨 버렸다.“여긴 내 집이야. 우리 집에 있는 물건들 전부 내 재산이라고. 운별아, 방문을 열어줘서 고마워. 네 그 가방은 내가 안 뺏을게. 너에게 주는 보수로 생각해. 방문을 열어준 대가로 말이야.”여운별은 화가 나서 여운초를 목 졸라 죽이고 싶었다.분명히 여운별이 돈을 주고 사 온 가방인데 여운초가 뻔뻔하게도 여운별에게 보수로 주는 선물이라고 말했다.“자꾸 노려보면 가방까지 빼앗을 거야. 자, 이제 너 스스로 나갈래? 아니면 내가 사람 시켜 내쫓을까?”여운초는 가벼운 미소를 지었지만, 그녀의 말은 여운별의 귀가에 얼음처럼 차갑게 들렸고 여운별의 마음을 상하게 했다.두 고모는 모두 여운초가 정말 지독하다고 말했다.여운별은 이제야 깨달았다. 과연 가장 지독한 사람은 여운초였다. 자매의 정을 조금도 생각하지 않았다!“내쫓을 필요 없어. 나 혼자 갈 거야. 여씨 가문의 모든 것은 너 혼자만의 것이 아니야. 기다려. 내가 반드시 나와 내 부모님의 재산을 되찾을 테니.”여운별은 자신의 가방을 꼭 껴안고 씩씩거리며 밖으로 나갔다.그녀는 재산을 나누어 가지기 위해 소송을 하려고 계획했다.여운초는 피식 웃었다. 그녀는 여운별이 소송을 걸고 재산을 나누어 가지는 것이 전혀 두렵지 않았다.여씨 가문의 모든 것은 이미 여운초가 단단히 장악하고 있었다.여운별이 소송을 걸어 그녀 부모님의 재산을 가져간다고 해도 여운초는 그 불법 회사만이 여운별 부모님의 재산이라고 알려주려고 했다.그리고 그 불법 회사들은 이미 차압당했고 나머지 차압 당하지 않은 회사의 주식은 대부분 여운초의 것이다.여운별은 부분적인 재산을 여천우에게 주려고 했다. 정말 여운별에게 재산이 차려지게 된다 해도 여운별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적을 것이다.여운초는 그 사실을 여운별에게 서프라이즈 선물로 남겨
여운별은 갑자기 멍해졌다.그 별장은 정말 여운초 것이었다!여운별의 가족이 확실히 여운초의 별장을 차지하고 있었다.여운별은 여씨 가문에도 다른 집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지만 평방수가 이 별장만큼 크지 않았다. 한 가족이 그 별장에 사는 것이 익숙하기도 했고 게다가 여운초가 집에서 존재감이 낮았기에 하인조차도 그녀를 괴롭혔다. 누가 이 별장이 여운초의 소유라는 것을 누가 상관했겠는가!여운초는 손을 뻗어 여운별의 손에서 부동산 증명서를 가져갔다.그리고 집사에게 전화해서 지시했다.“사람을 데리고 올라와서 여운별을 치워주세요.”“여운초, 너... 누가 이 별장이 너의 명의라고 알려줬어? 부동산 소유증에 적힌 이름은 분명 우리 엄마야. 우리 엄마의 별장이라고. 다 내는 거야. 나가야 할 사람은 너야.”여운초는 웃을 듯 말 듯 하며 여운별을 바라보았다.“운별아, 난 정 선생님 덕으로 앞을 볼 수 있게 됐어. 내가 글씨를 모르는 줄 알고 있었어? 이 부동산 소유증에는 분명 내 이름이 적혀있잖아. 네 가족은 내 집에 살면서 집세를 한 푼도 주지 않았어. 네 방에 있는 물건들은 가져가지 마! 네가 20년 동안 여기에 산 집세로 삼을게.”여운별은 눈을 크게 뜨며 물었다.“여운초, 앞이 보이는 거야?”여운초가 뜻밖에도 시력을 회복했다.그렇게 많은 의사가 그녀의 눈을 치료하지 못했는데 정 선생님이라는 사람이 여운초의 눈을 정말로 치료해 주었다는 말인가!그럼 여운초가 보이지 않는 척 한 거였다.“여운초, 거짓말쟁이!”아무리 어리석어도 이 정도 되면 깨달았을 것이다.여운초는 여운별에게 시력을 회복했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고 여운별이 아직도 여운초가 앞이 보이지 않는 줄로 착각하게 했다. 그리고 여운별이 부모님 방의 문을 열고 금고의 문을 열게 하여 그 비밀번호들을 알아내려고 계획했다.여운별이 무방비 상태로 비밀번호를 입력할 때 여운초가 옆에서 지켜볼 수 있게끔 내버려 두었으니 아마 여운초도 그 비밀번호를 기억했을 것이다.여운초의 기억력은 훌륭했다.앞이 보
여운초는 몸을 돌려 차를 더듬으면서 다시 차에 올라 운전 기사에게 말했다.“집 앞까지 데려다주세요. 운별이가 나를 따라오게 하세요.”여운별은 여운초가 차로 돌아갈 때 차를 더듬는 모습을 보더니 그제야 조금 전의 의심을 떨쳐버렸고 여운초가 아직도 앞이 보이지 않는다고 믿었다.걱정하지 않아도 되었다.여운별은 별장으로 들어가서 일단 자신의 휴대전화와 은행 카드를 가지려고 계획했다.몇 분 후.여운초 자매는 앞뒤로 위층으로 올라갔다.여운별이 앞에 서서 걸어갔다. 그녀는 여운초가 갑자기 마을 고쳐먹고 사람을 시켜서 자신을 쫓아낼까 봐 걱정했다.여운초눈 지금 여씨 가문 별장의 사람들은 모두 그녀의 사람으로 바꾸었다. 이 사람들은 절대로 여운별의 말을 듣지 않을 것이다.여운별은 서둘러 자신의 물건을 가졌다.여운초는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걸었다.길을 가던 중간에 전이진의 전화도 받았고 계단에서 멈추어 전이진과 전화 통화도 하고 있었다.한참 동안 전화를 하고 통화를 끊은 뒤에야 여운초는 위층으로 올라갔다.여운초가 2층으로 올라가자 여운별이 방에서 나오는 것을 보았다. 여운별은 그녀가 감옥으로 들어가기 전에 산 새로운 에르메스 가방을 팔에 끼고 있었다. 묻지 않아도 여운별은 방에 들어가서 그녀의 물건을 가져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요 며칠 동안 핸드폰과 돈이 없어서 꽤 고생했을 것이다. 여운초는 반짝이는 눈으로 여운별이 그 물건들을 가지는 것을 지켜만 보았다. 그 카드는 이미 여운초에 의해 정지되었기 때문에 여운별이 밖에 나가서 돈을 쓰려 해도 쓰지 못할 것이다.여운별은 아직 젊고 직업도 없었기에 수입도 없었다. 그녀의 부모는 카드를 회사 이름으로 걸어놓고는 매달 그 카드에 용돈을 넣어주어 여운별이 쓰도록 했다.여운초는 여씨 가문을 이어받자마자 여운별의 은행 카드를 정지시켰다.여운별은 의기양양하여 여운초를 보면서 큰 소리로 말했다.“장님, 좀 있다가 알게 될 거야. 누가 이 집에서 나가야 할지.”여운초는 담담하게 대답했다.“부동산 소유증을 가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유언장을 작성하셨어. 결혼 전 개인 재산은 모두 나에게 남겨주신다고. 그런데 네 어머니가 내가 어리다고 괴롭히면서 내 재산을 차지하셨지. 그리고 네 어머니와 우리 아버지의 공동재산의 절반은 네 어머니가 이미 가져가신 지 오래야.”여운초의 친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여운초는 겨우 두 살이었지만 그녀의 친아버지가 유언장을 작성할 때 많은 사람이 현장에 있었다.많은 사람은 여운초의 친아버지가 젊은 나이에 유언장을 작성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다. 여준희는 여운초의 친아버지가 여운초를 너무 예뻐해서 어린 나이에 미리 유언장을 작성했다고 말했다.여운초의 아버지는 결혼 전 개인 재산과 결혼 후 부부 공동재산의 절반을 전부 여운초에 물려주었다.이 별장은 여운초의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여운초 아버지의 신혼 별장으로 사주신 것이기에 당연히 여운초의 아버지 혼전 재산으로 그녀에게 남겨지는 것은 당연했다.그리고 여씨 그룹의 주식은 모두 아버지의 혼전 개인 재산이었기에 여운초에 물려주는 것도 마땅했다.과거의 여씨 가문은 지금처럼 재산이 많지 않았지만 가난하지도 않았다.여운초의 아버지의 개인 재산 가치가 지금까지 몇 배나 올랐는지 모른다.여운별은 여운초의 반박에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그들이 줄곧 살던 집은 여운초의 집이었다는 사실을 여운별은 전혀 몰랐다.여운초의 부모님도 이런 사실을 여운별에게 알려준 적 없었다.이렇게 큰 별장이 뜻밖에도 여운초 개인 소유였다!한참 만에 이성을 되찾은 여운별은 그제야 의아해하면서 말했다.“그럴 리가! 내가 여기서 태어나고 자랐어. 여기가 내 집인데 언제 네 집으로 변했어? 거짓말하지 마. 우리 별장을 차지하기 위해 거짓말을 지어내지 말란 말이야!”“네 부모님 방문의 비밀번호는 알고 있지? 단언컨대 부동산 소유증이 네 부모님의 금고에 놓여 있을 거야. 금고를 열고 꺼내 보면 알 수 있을 거야.”여운초는 친아버지가 유언장을 작성했다는 것을 알았지만 여씨 가문의 별장의 부동산 소유증이 그녀의 손에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