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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화

Author: 야행영
강다유는 씩씩거리며 집으로 돌아왔다.

“큰언니, 민건우 그 폐물은 우리 집안의 물건에 손대지 않았어. 하지만 장씨 가문의 장수철이 민건우를 받아줬더라고.”

그녀는 못마땅한 표정으로 말했다.

“장씨 가문?”

강다은이 미간을 좁혔다.

“그 장서희라는 여자가 있잖아. 전에 선물까지 들고 와서 널 만나려고 했다가 우리한테 쫓겨났던 그 애.”

강다은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아, 기억났다. 장씨 가문의 회사 중 하나가 나한테 협력 요청하면서 끝까지 매달렸지.

하지만 내가 무시했어. 들리는 말로는 지금 거의 파산 직전이라더군.”

“맞아, 맞아! 그 장씨 가문 맞아!”

강다유가 고개를 빠르게 끄덕였다.

“장씨 가문은 이제 완전히 망하기 직전인데, 그런 주제에 민건우 같은 놈을 받아들이다니. 진짜 어이가 없네!”

“게다가 민건우 그 폐물이 뭐라고 했는지 알아?”

“그리고 우리 강씨 가문이 자기에게 빚을 졌다더라. 웃기지 않냐?”

다른 자매들의 반응은 제각각이었다.

비웃는 자, 조롱하는 자, 무관심한 자.

“민건우는 우리 강씨 가문에서 쫓겨난 개야. 장씨 가문이 그 녀석을 받아준다면, 그건 곧 우리 강씨 가문과 맞서겠다는 뜻이지. 참, 어리석구나.”

“우리 보고 후회할 거래. 그 녀석이 내일까지 살아 있을지나 모르겠어.”

강다유는 냉소하며 덧붙였다.

“청룡회의 사람들이 그곳에 있던데, 그 폐물이 장씨 가문 편을 들다가 어떤 꼴을 당할지 뻔하지 않아?”

강씨 가문의 자매들은 잠시 표정을 굳혔으나, 이내 한숨 섞인 냉소를 흘렸다.

“자기 주제도 모르고...”

“어차피 민건우는 이제 우리 가문의 사람이 아니야. 죽든 말든 상관할 필요 없어.”

강다은은 냉정하게 말했다.

“그리고 장씨 가문? 우리 강해그룹이 조금만 손을 쓰면 장씨 가문의 회사도 회복 불능의 나락으로 떨어질 거야.”

강다은의 말이 끝나자마자, 전화벨이 울렸다.

회사에서 걸려온 전화였다.

“무슨 일이야?”

강다은은 무심한 목소리로 받았다.

하지만 전화기 너머의 목소리는 다급했다.

[강 대표님! 큰일 났습니다! 이전에 대표님께서 직접 가서 계약하셨던 영창그룹의 대형 프로젝트가 갑자기 취소되었습니다! 더 이상 우리와 거래하지 않겠다고 합니다!]

“뭐?!”

강다은의 표정이 순간적으로 굳어졌다.

영창그룹은 H국의 최정상 기업 중 하나였다. 수많은 기업이 영창그룹과 협력하고자 줄을 댔고, 영창그룹의 대형 계약을 따내는 것은 곧 성공의 보증수표와도 같았다.

당시 강다은은 직접 발로 뛰며 여러 차례 접촉을 시도했지만, 영창그룹의 하급 임원조차 만나지 못했다.

거의 포기할 뻔하던 어느 날, 갑자기 영창그룹 측에서 먼저 연락을 해왔다.

영창그룹 대표가 직접 그녀를 만나겠다고 했고, 예상과 달리 강다은을 극진히 대접하며 말했다.

“강 대표님의 성의에 감동했습니다. 함께 일하고 싶습니다.”

그렇게 강다은은 예상치 못한 대형 프로젝트를 손에 넣었다.

이 사건은 강다은의 프로필에 화려하게 기록된 대표적인 성공 사례가 되었다. 동시에, 남울시 상업계에서는 두고두고 회자되는 자랑거리로 남았다.

그런데 이제 막 1차 샘플을 납품하고, 불과 이틀 전까지만 해도 영창그룹 측에서 크게 만족하며 내일 정식 계약을 체결하자고 이야기가 되어 있었다.

‘오늘 갑자기 계약을 취소한다고?’

‘이해가 안 돼. 대체 무슨 일이지?’

강다은의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도대체 무슨 상황이야?!”

그녀는 전화를 붙들고 날카롭게 소리쳤다.

이 계약은 강해그룹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거래였다.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단 말인가?

[강 대표님, 저희도 정확한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전화기 너머의 직원은 한없이 주눅 든 목소리로 답했다.

강다은은 화가 난 채로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그대로 휴대폰을 거칠게 탁자 위에 내던졌다.

그녀는 팔짱을 끼고 굳은 표정으로 앉아 있었다.

“큰언니... 무슨 일이야?”

다른 네 명의 자매들은 눈치를 보며 조심스럽게 물었다.

숨소리조차 크게 내지 못할 정도로 분위기가 얼어붙었다.

“영창그룹이 갑자기 계약을 철회한 이유를 모르겠어.”

강다은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분명히 이틀 전까지도 강해그룹을 극찬하면서 정식 계약을 진행하자고 했는데...’

그녀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큰언니, 우리가 직접 확인해 보고 대책을 세우는 게 어떨까?”

강다윤이 조심스럽게 제안했다.

강다은은 잠시 생각하더니, 다시 휴대폰을 들어 전화를 걸었다.

먼저 영창그룹 대표의 번호를 눌렀다.

그러나 전화는 계속해서 연결되지 않았다.

‘설마... 내가 차단당한 건가?’

그녀는 믿을 수 없었다. 어릴 때부터 강씨 가문의 후광을 등에 업고 살면서 이런 굴욕을 당한 적은 없었다.

‘설마 나를 무시하는 건 아니겠지?’

강다은은 채팅 애플리케이션을 열어봤다.

그러나 그 순간 얼굴이 굳어졌다.

‘삭제됨. 차단됨. 추가 불가.’

여자의 표정이 순식간에 싸늘하게 변하며 가슴이 크게 요동쳤다.

‘이게 도대체 무슨 상황이야?’

그녀는 깊은숨을 들이쉰 후, 곧바로 다른 연락망을 가동했다.

“영창그룹이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 당장 조사해.”

그녀는 냉정한 목소리로 명령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보고가 도착했다.

“강 대표님, 방금 확인된 정보입니다. 영창그룹 대표가 직접 차를 몰고 장수철을 찾아갔다고 합니다.”

“뭐?!”

순간, 자매들의 얼굴이 경악으로 물들었고, 믿을 수 없었다.

‘장수철...?’

‘그 폐물 민건우를 받아준 그 장수철?!’

‘이게 말이 돼?!’

“장수철의 회사는 지금 당장 망해가고 있어! 빚더미에 허덕이고 있다고! 그런데... 영창그룹이 그런 회사를 왜 찾는 거지? 그것도 대표가 직접 나서서?!”

강다윤이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영창그룹은 대체 무슨 생각인 거야? 남울시에서 영창그룹의 대형 프로젝트를 소화할 수 있는 건 우리뿐인데! 장씨 가문? 그게 대체 뭐라고?!”

강다빈이 분을 삭이지 못하고 소리쳤다.

강다예는 말없이 미간을 찌푸렸지만, 그녀 역시 납득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강다유는 특히 더욱 혼란스러웠다.

불과 얼마 전, 자신이 직접 다녀온 장씨 가문의 현실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영창그룹 대표가... 미쳤나?’

슥!

그 순간, 강다은이 갑자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문쪽으로 걸어갔다.

“큰언니, 어디 가?”

“장수철을 직접 만나러 간다.”

...

장씨 가문의 저택 앞.

크게 화려하지는 않지만 고급스러운 마이바흐 한 대가 멈춰 섰다.

잠시 후, 영창그룹의 대표 방재성이 차에서 내리더니 급히 건물 안으로 향했다.

그 시각, 장씨 저택 내부.

민건우가 청룡회 일당과 함께 밖으로 나가자, 장수철 일가는 극도로 불안해했다.

정수철이는 당장이라도 경찰을 부르고 싶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민건우가 멀쩡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건우 군, 괜찮아? 청룡회 사람들은 어떤가?”

가족들은 다급히 달려와 혹시라도 다친 곳이 없는지 살폈다.

“장 사장님, 걱정 마세요. 그놈들은 떠났습니다. 빚 문제는 나중에 다시 천천히 이야기하시죠.”

민건우는 미소 지으며 말했다. 장수철에게 진심 어린 대접을 받았으니, 그 역시 강 건너 불구경하고 있을 수는 없었다.

“이 문제를 대체 어떻게 해결한 건가?”

장수철과 우미정은 믿기 어렵다는 듯 물었다.

민건우는 대충 둘러대려 했지만, 장서희가 남자의 속내를 알아차리고 자연스럽게 화제를 돌렸다.

장서희의 가벼운 말 한마디에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전환되었다.

민건우는 장서희에게 감사의 눈빛을 보냈다.

비록 오래 알고 지낸 사이는 아니었지만, 장서희는 눈치가 빠르고 배려심이 깊은 사람이었다.

그리고 둘 사이에는 굳이 말로 하지 않아도 묘한 신뢰와 이해가 오갔다.

그때, 가족들이 어수선한 거실을 정리하는 와중에 초인종이 울렸다.

그 순간, 거실에 있는 모든 사람은 일순간 긴장했다.

“사모님, 문 열어보세요. 괜찮을 겁니다. 어쩌면 좋은 소식일 수도 있잖아요.”

민건우가 미소 지으며 말했다.

“빚쟁이만 아니면 다행이지...”

우미정이 씁쓸하게 웃으며 문을 열었다.

문 앞에는 낯선 남성이 서 있었다.

“실례합니다. 저는 영창그룹 대표 방재성입니다.”

그는 정중하게 인사하며 명함을 내밀었다.

“영창그룹...?”

우미정은 가정주부였기에 익숙하지 않은 이름이었다. 하지만 안에 있던 장수철은 순간적으로 긴장하며 몸을 굳혔다.

“그 영창그룹? 최정상에 있는 그 대기업 말이오?”

장서희도 놀란 표정을 지었다.

순간, 부녀는 급히 문 앞까지 달려갔다.

“방 대표님! 어서 들어오십시오!”

두 사람은 다급히 길을 비켜주었다.

영창그룹, H국에서 손꼽히는 대기업 중 하나. 그런 회사의 대표 방재성은 이 지역에서 손꼽히는 거물이었다.

방재성을 만나려면 웬만한 재력가들도 일정을 미리 확인하고 선약을 정해야 하는데, 그런 인물이 이 집에 직접 찾아오다니?

그래서 장수철 일가는 갑작스러운 방재성의 방문을 이해할 수 없었고, 두려웠다.

우미정 역시 뒤늦게 사태를 파악하고 멍하니 서 있었다가, 민건우의 눈짓을 받고 부랴부랴 차를 준비하러 주방으로 갔다.

“방 대표님... 혹시 저희 집을 방문하신 이유가...?”

장수철은 최대한 몸을 낮추며 조심스레 물었다.

그러자 방재성은 미소를 지으며 가방에서 한 장의 서류를 꺼냈다.

“사실 오늘 밤 이렇게 직접 찾아온 건, 장 사장님과 중요한 사업 협력을 논의하고자 왔습니다.”

그는 계약서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장수철과 장서희가 얼떨결에 그것을 집어 들고 읽어보았다.

그리고 순간, 두 사람의 눈이 크게 흔들렸다.

“이, 이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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