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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5화

Author: 주 한잔
겉으로 보기엔 온순하고 예의 바른 이지윤은 사실 그 누구보다 독한 사람이었다. 소우희를 도와 평춘왕을 저택에 감금한 것도 모자라 평춘왕에게 만성 독약까지 먹였는데 이런 사람이 어찌 마냥 단순하고 착하기만 하겠는가?

“우희야, 그러지 말고 일단 이 오라버니와 함께 저택으로 돌아가는 게 낫지 않겠느냐?”

화가 잔뜩 난 소한준은 소우희의 미세한 표정 변화를 미처 발견하지 못했기에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건지 전혀 알지 못했다.

정신을 번쩍 차린 소우희는 연신 고개를 저으며 거절했다.

“지금 아버지와 둘째 오라버니는 제 말을 전혀 믿지 않습니다. 그런데 제가 그 집에 돌아간다고 해서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소우희는 소한준을 바라보며 조심스럽게 말을 이어갔다.

“그러다가 셋째 오라버니도 결국 아버지와 둘째 오라버니께서 한 말을 듣고 저를 안 믿게 될까 봐 두렵습니다.”

“그럴 리가 있겠느냐?”

입술을 살짝 깨물고 있던 소우희는 고개를 푹 숙인 채 손에 든 손수건을 멍하니 쳐다보았다.

그녀의 모습은 너무도 불안해 보였다.

“하지만 소우연의 의술이 확실히 대단하긴 한 것 같더구나. 오늘 여기저기 알아봤는데 다들 소우연을 경성에서 가장 대단한 여성 의원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소한준의 말에 소우희가 씁쓸하게 웃으며 대꾸했다.

“보십시오. 오라버니께서는 저택으로 돌아가기도 전에 환자를 치료해주는 소우연만 보고 바로 저를 의심하고 계시지 않습니까?”

“아니다. 난 너를 의심하는 게 아니야. 다만…”

다만 소우연이 정말 의술을 할 줄 알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다른 사람들은 모른다 쳐도 오라버니께서는 잘 알고 계시지 않으십니까? 소우연은 지금까지 계속 저를 도와 약초를 말렸습니다. 그동안 제가 소우연에게 많은 의학 지식을 가르쳤고 그 덕분에 소우연은 의술을 조금 익히게 된 겁니다. 그게 그리 이상한 일은 아니지 않습니까? 오라버니…”

말을 하던 소우희는 어느새 훌쩍거리더니 눈물을 왈칵 쏟았다.

“오라버니도 이제 제가 진정한 거짓말쟁이라고 생각하시는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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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16화

    “지금 뭐라고 하였느냐? 조금 전 그 여인이 바로 이민수가 평서왕 저택에 데려간 아령이라는 말이야?”소우연은 마차에서 내리자마자 진우의 보고에 눈이 휘둥그레졌다.진우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확실합니다, 왕비님. 전에 만안당에서 봤을 땐 긴가민가했습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사람을 시켜 조사해봤는데 그 여인이 탄 마차가 평서왕 저택으로 들어갔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마차 안에 세자 이민수도 있었습니다.”소우연은 순간 소름이 쫙 돋았다.이내 본채 앞마당에 들어선 소우연은 본채 안에 둘러봐도 이육진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바로 서재로 향했다.한편, 서재 밖에 서서 꾸벅꾸벅 졸고 있던 간석은 소우연을 보자 정신이 번쩍 들었다.“왕비님,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왕야를 찾아 뵈러 왔다.”소우연이 닫힌 서재 문을 쳐다보며 대답한 순간, 간석이 말을 꺼내기도 전에 서재 안에서 이육진의 목소리가 들렸다.“들어오거라.”소우연 홀로 문을 열고 들어갔고 나머지 사람들은 밖을 지켰다.한편, 서재 안에서 이육진과 대화를 나누고 있던 진규는 소우연을 보자마자 허리를 숙여 인사를 하고는 바로 밖으로 나갔다.문이 굳게 닫히자 바로 가면을 벗은 이육진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소우연을 향해 두 팔을 활짝 벌린 채 다가갔다.“부인.”미간을 살짝 찌푸리고 있던 소우연은 그런 이육진을 본 순간, 바로 미소를 지으며 그의 품에 안겼다.“왕야, 전 오늘 아령을 만났습니다.”“그래? 그럼 그자가 정말 너와 많이 닮았더냐?”이육진이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묻자 소우연은 고개를 번쩍 들고 의아한 표정으로 이육진을 쳐다보았다.“왜?”이육진은 여전히 환하게 웃고 있었다.“왕야는 그자가 저와 닮았는지 그것만 궁금하신 겁니까?”“아니, 난…”“그자는 갓을 쓰고 있어서 전 그자의 머리카락도 제대로 보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궁금하시면 직접 만나 보시지요. 아니면 진규나 진이준 그리고 진호범에게 물어봐도 되고요.”순간, 이육진은 말문이 턱 막혔다. 그는 그저 단순히 궁금해서 물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17화

    소우연이 주먹으로 이육진을 가볍게 툭 때리며 말했다.“전 왕야를 믿습니다. 하지만 조심한다고 해서 나쁠 게 없지 않습니까? 굳이 적과 대놓고 정면 승부할 필요는 없지요.”입술을 살짝 오므린 이육진은 소우연의 말을 조용하게 듣고 있었다. 그가 몇 년 동안 폐인처럼 산 건 맞지만 그렇다고 그의 세력이 약해진 건 절대 아니다.그렇지 않았다면 평서왕 부자와 이 강산을 빼앗으려고 하지도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너무도 불안해하는 소우연의 모습을 보고 있으니 이육진은 일단 그녀의 뜻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알겠다. 연이 네 말을 잘 듣는 서방이 되겠다.”서방이라는 말을 점점 자연스럽게 하는 이육진을 덕분에 소우연도 이제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그녀는 까치발을 들고 이육진의 얼굴을 가볍게 감싸며 말했다.“얼굴의 흉터가 전보다 더 연해졌습니다.”이육진이 감개무량한 듯 고개를 끄덕이자 소우연이 말을 이어갔다.“아직도 폐하와 덕빈마마께 말씀을 드리지 않은 것입니까?”“아직 얘기 안 했다.”두 사람은 그렇게 한 마디씩 주고받으며 한참동안 서있었다.조금 뒤, 소우연이 이육진의 손을 잡고 몇 걸음 걷다가 태연한 이육진의 표정에 그에게 물었다.“걷는 건 조금 익숙해지셨습니까?”“그래, 나쁘지 않구나.”걸음걸이를 처음 배우는 게 아니었기에 그리 불편한 데는 없었다.소우연의 손을 잡고 서재 안을 몇 바퀴 돌던 이육진은 어느새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이를 발견한 소우연이 말했다.“너무 무리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제가 정성껏 침을 놓을 테니 왕야는 무조건 완벽하게 회복할 수 있습니다.”“그래.”소우연의 손을 놓은 이육진은 탁자 위에 놓인 가면을 얼굴에 쓰며 말했다.“이만 본채로 돌아가자.”소우연은 그런 이육진을 보며 고개를 갸우뚱거렸다.이 저택에 전부 이육진의 사람들인데 얼굴도 어느 정도 회복한 마당에 왜 아직도 저택 안에서까지 가면을 쓰고 있는 걸까?“뭘 그리 보고 있느냐?”가면을 쓴 이육진은 휠체어에 앉으며 물었다.“왕야, 이 저택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18화

    정연이 질문을 하려던 그때, 소우연이 먼저 말했다.“더 물을 것 없다. 내가 시키는 대로 준비하거라.”정연은 표정이 심각한 소우연을 보며 의아했지만 바로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네, 바로 준비하겠습니다.”15분 뒤, 소우연과 정연은 저택 대문을 나서자마자 미리 마차를 끌고 와서 기다리고 있던 진우를 발견했다.“왕비님, 오셨습니까? 왕야께 왕비님이 운불사에 가신다는 사실을 알려야 할까요?”진우의 물음에 소우연이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되물었다.“내가 어디에 가든 너희들은 왕야께 말씀드리지 않았느냐?”전에 이육진이 소우연의 하루 일과를 자세하게 알고 있는 걸로 봐서는 그가 소우연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한 게 분명하다.한편, 진우가 머리를 긁적이며 대답했다.“저기… 왕야께서는 특별하게 중요한 일이 아니면 왕비님의 행적을 보고할 필요가 없다고 하셨습니다.”소우연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운불사로 가는 길이 꽤 멀었을 뿐만 아니라 그리 사소한 일도 아니기에 이육진에게 얘기를 해두는 게 나을 것 같았다.“그럼 사람 시켜 궁궐 밖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왕야를 태운 마차가 나오면 그때 보고를 올리라고 하여라.”“네.”고개를 끄덕인 진우는 이내 저택 대문을 지키고 있는 호위무사에게 다가가 몇 마디 당부했다.운불사는 경성 밖에 위치했기에 마차로 가도 최소 네 시간이 걸렸다.때문에 소우연이 운불사에 도착했을 때 절 안에는 참배자가 거의 없었다.“정연아, 이 돈을 절에 기부하거라.”소우연은 정연에게 미리 준비한 돈보따리를 건넸다.“네, 알겠습니다.”진우는 본당 밖에서 대기하고 있었고 정연은 돈 보따리를 들고 운불사 스님을 찾아갔다.한편, 소우연은 운불사 대문 앞에 놓인 불상들에게 경건하게 인사를 올린 뒤 마지막으로 본당에 들어섰다.그녀는 기도를 하면서 절을 올렸다.‘도대체 누구지? 왜 아직도 나타나지 않는 거지?’소우연이 의아해하던 그때, 발걸음소리가 들렸다.“언니.”소우희의 목소리가 들린 순간,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를 돌린 소우연은 미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19화

    진우는 두 사람 뒤를 조용하게 따랐다.이를 힐끔 쳐다보던 소우희가 소우연에게 말했다.“언니 호위무사가 우리를 계속 따라오고 있네?”“할 말 있으면 그냥 해.”‘진우가 따라오는 게 뭐! 이게 안전감이라는 거거든!’“이 옥패의 주인이 누구인지 언니는 정말 모르는 거야?”소우희의 물음에 소우연이 고개를 저었다.“몰라.”소우연은 옥패를 가지고 있다가 경성에 돌아가면 사람 시켜 알아보려고 했는데 그럴 새도 없이 며칠 사이에 옥패가 온데간데없이 사라진 것이다.한편, 거짓말이 아닌 듯한 소우연의 대답에 소우희가 몰래 입꼬리를 씩 올렸다.그때 당시 남강에서 돌아오자마자 소우희는 사람을 시켜 옥패의 주인이 누구인지 알아보게 하였고 수소문 끝에 겨우 알게 된 사실이 있었다.이 옥패는 회남왕이 가지고 있는 물건이다.그 말인 즉, 소우연이 구해줬던 그 소년이 바로 이육진이라는 뜻이다.만약 이육진이 이 사실을 알게 된다면 지금보다 소우연에게 더 잘해주겠지?그리고 오늘, 소우희는 바로 그 옥패를 이용하여 소우연을 불러냈다.“옥패는?”소우연이 묻자 소우희가 입술을 살짝 오므리며 대답했다.“나한테 있어.”“그럼 네가 훔쳐간 거네.”“훔쳐가다니? 무슨 말을 그렇게 해? 그건 엄연히 내가 주운 거야.”‘허허… 주웠다고? 소우희 얘가 날이 갈수록 점점 더 뻔뻔해지네.’“옥패는 평생 못 돌려받겠네.”“언니, 언니 것이 아닌 물건을 탐내지 마.”‘내가 미쳤어? 이 옥패를 너한테 돌려줬다가 그걸 이육진이 보기라도 하면 네가 자신을 살려줬던 사람이라는 걸 알 텐데? 그럼 이육진이 너한테 더 잘해주겠지! 그런 일은 없을 거야! 난 절대 그런 일이 벌어지게 내버려두지 않을 거야! 소우연 넌 평생 고통과 괴로움 속에서 살아야 돼!’이런 생각에 소우희의 웃음이 점점 더 짙어졌다.“너랑 더 이상 할 말 없어.”한 마디 남긴 소우연이 돌아서서 떠나려던 그때, 소우희가 말했다.“언니를 만나보고 싶어하는 사람이 있어.”“누구?”소우연은 그자가 혹시 이 옥패의 주인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20화

    탁자 앞에 앉아있던 소한준은 주먹을 꽉 쥔 채 기고만장하게 말하는 소우연을 보며 화가 더할 나위 없이 치밀었다.예전의 소우연은 감히 소한준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지도 못했는데 지금은 심지어 기세 등등하기까지 하다니!“뭐라고 하였습니까? 지금 왕비가 됐다고 친정 가족들이 눈에 뵈지도 않은 겁니까?”“그렇습니다. 장군님 아직도 그걸 눈치채지 못하셨습니까?”“왕비…”두 사람의 대화를 조용하게 듣고 있던 소우희가 입을 삐죽 내밀며 소한준에게 고자질하듯이 말했다.“오라버니, 저 태도 좀 보십시오! 소우연에게 이제 그 어떤 말도 안 통합니다!”“우리 사이에 할 말이 있긴 해? 이제 얘기해봐. 그 옥패를 네가 가지고 있어?”소우연의 말을 가볍게 무시한 소우희는 서러운 표정으로 소한준을 쳐다보았고 소한준은 숨을 크게 들이마시다가 소우연에게 말했다.“도대체 어떻게 해야 아버지와 두 형들에게 진실을 얘기할 겁니까? 우리 가문에서 진정으로 의술을 익힌 사람은 왕비가 아니라 우희이지 않습니까!”“뭐라고 하셨습니까? 제가 지금 무슨 말을 들은 겁니까?”씁쓸하게 웃던 소우연은 이내 고개를 돌려 소우희를 쳐다보았다.“네가 이런 말로 소 장군을 속은 거야? 너 정말 양심이 있긴 해?”“아니야! 난 속인 적 없어! 오라버니, 소우연 좀 보십시오! 저를 죽일 듯이 째려보면서 말도 안 되는 모함을 하고 있습니다!”“말도 안 되는 모함을 하는 사람은 소우희 너잖아!”“난, 내가 너한테 얼마나 잘해줬는데 너 어떻게 날 이렇게 망가트릴 수가 있어? 내가 평춘왕 저택에 시집간 게 너와 회남와의 책임이 조금도 없다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어?”소우희의 뻔뻔한 태도에 소우연은 이제 밖에서도 소우희와 다정한 자매 연기를 더 이상 못할 것 같았다.그녀와 소우희는 이제 명백한 원수이다!전생의 잔인한 기억들이 밀물처럼 밀려온 소우연은 심장이 찢어지듯 아팠다.다른 건 몰라도 전생에 소우희가 소우연에게 회남왕 저택에서 도망치라고 부추기지 않았다면 소우연은 그렇게까지 처참한 죽음을 당하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21화

    깊이 숨을 들이마신 소한준은 소우희를 바라보았다. 두 사람은 눈빛만으로 서로의 뜻을 알았다. 결국 소한준이 소우희의 제안에 동의한 것이다.“됐으니, 일단 앉아서 차나 마시자.”소한준은 옆에 있던 의자를 가리키며 소우희와 소우연에게 앉으라는 눈짓을 보냈다.소우희는 자연스럽게 자리에 앉았지만, 둘의 시선은 모두 소우연에게 쏠렸다.소우연은 두 사람을 흘긋 바라보며 방안의 분위기가 매우 불쾌하다고 느꼈다. 만약 자신을 불러낸 사람이 소우희란 걸 알았다면 십중팔구 오지 않았을 것이다!애초에 그녀는 전에 치료해 준 그 소년이 소우희 손에 붙잡혔다고 생각했고, 소우희가 그를 미끼로 이용할까 염려되어 따라온 것이었다.지금 상황으로 봐서는… 그 옥패 역시 분명히 소우희의 손안에 있을 것이다. 그러나 소우희는 절대로 자신과 옥패 이야기를 길게 할 생각이 없어 보였다.그녀는 콧방귀를 뀌며 뒤돌아 걸어 나갔다.소우희는 초조해져 소한준의 어깨를 가볍게 밀며 말했다.“오라버니, 이대로는 저 정말 소우연 때문에 죽어요. 아버님, 큰 오라버니, 둘째 오라버니와 할머님까지 모두 저를 나쁜 사람으로 생각할 게 분명해요…”목소리에 울음기가 섞여 매우 가련한 모습이었다.소한준은 주먹을 꽉 쥐었다. 마침내 탁자 위의 찻잔을 들어 그대로 던졌다.찻잔이 소우연의 목덜미를 명중하자, 그녀는 몸을 한 번 떨고 곧바로 쓰러지려 했다.“왕비마마, 괜찮으십니까!”찻잔이 바닥에 떨어져 깨지는 소리는 매우 컸다. 밖에 있던 진우의 귀에도 그대로 들렸다. 검을 쥔 채 선방 문 앞에서 즉시 물었다.이때 방 안에서 하얀 옷을 입고 쓰개치마를 쓴 여인이 나와 밖을 향해 말했다.“아무 일도 없다.”진우는 소우연의 목소리를 듣고 그제야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방 안에서 소한준은 하얀 옷을 입은 그 소녀를 뚫어져라 응시하고 있었다. 어떻게 그녀의 목소리가 소우연과 똑같을 수가 있단 말인가?소우희는 그의 의혹을 알아챈 듯 말했다.“오라버니, 지체할 시간이 없어요. 제가 지금 소우연을 객줏집으로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22화

    진우는 그제야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알겠습니다. 그럼 소인은 문밖에 있겠습니다.”“좋다.”방 안에서 소우희가 큰 소리로 말했다.“좋아요. 언니가 저랑 이야기하기 싫다면 전 좀 쉬고 있을게요. 오라버니, 언니랑 이야기 좀 해주세요.”소한준도 이에 대답했다.“알겠다. 그럼 너는 일단 쉬고 있거라.”“네, 오라버니.”소우희는 곧바로 검은 옷을 입은 호위의 도움을 받아 뒷창으로 나갔다.소한준은 하얀 옷을 입은 여인에게 말했다.“앉아서 이야기하는 게 어떻겠느냐?”아령은 고개를 끄덕이고 그와 대각선 방향으로 단정하게 앉아 작게 물었다.“이름이 무엇이냐?”“소녀는 아령이라 합니다.”소한준은 안도의 숨을 내쉬며 아령과 간간이 말을 나누었다.밖에 있던 진우는 여전히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었다. 잠시후, 마침 정연이 돌아와서 그에게 물었다.“왕비마마께서 아직 안에 계십니까?”진우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렇네.”“왕비마마께선 평소 소씨 가문과 사이가 좋지도 않으신데, 어찌 이렇게 오래 이야기를 나누신단 말입니까?”진우는 순간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정연과 눈이 마주치며 동시에 같은 생각을 했다. ‘설마 왕비마마께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니겠지?’“왕비마마…” 진우가 다시 문을 두드렸다. “정말 별일 없으십니까?”방 안에서 남녀가 대화하는 소리가 들렸지만, 무슨 말을 하는지 명확하진 않았다. 그래도 진우는 확실히 소우연이 소한준과 이야기하는 소리임을 알 수 있었다.방 안에서 아령이 잠시 긴장한 표정을 짓더니 밖을 향해 말했다.“나는 괜찮으니 마차나 준비해라. 곧 관저로 돌아갈 것이다.”그제야 진우와 정연은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정연은 밖에서 기다리고, 진우는 운불사 마구간으로 마차를 가지러 갔다.소한준은 깊게 숨을 들이마신 뒤 아령과 함께 천천히 문 앞으로 걸어가 문을 열었다.“내가 배웅해주마.”아령은 소한준의 뒤를 따르며 작게 답했다.“저와 소우희는 평생 화해할 일 없을 테니 헛수고하지 마십시오.”“그래도 우리는 뼈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23화

    진우는 예의고 뭐고 신경 쓸 겨를도 없이 정연을 마차에 태우고는 곧장 진원 장군부의 마차를 쫓기 시작했다.처음엔 꽤 힘들게 뒤쫓아야 할 줄 알았는데, 예상과 달리 진원 장군부의 마차는 천천히 움직이며 자신들을 따돌릴 생각이 전혀 없어 보였다.정연이 말했다.“왕비마마께선 분명 소씨 가문 사람들을 가장 싫어하셨는데 말이죠… 오늘 대체 무슨 말씀을 나누신 건지 사이가 좋아진 듯 보이네요.”진우도 영문을 몰랐다.잠시 생각하다 입을 열었다.“그래도 본래 남매지간이니, 혈육의 정이 아주 없을 수는 없지 않겠느냐?”정연뿐 아니라 진우 자신조차도 소우연이 소씨 가문에 품은 적개심이 좀 지나치다고 생각할 정도였다.물론 이해 못 할 바는 아니었다. 만약 자신이 소우연의 입장이라면 소씨 가문에 버려져 대신 회남왕부로 시집을 가야 했다면 그 역시 화가 났을 테니까 말이다.하지만 지금은 소우연과 이육진의 사이도 좋아졌는데, 왜 여전히 소우연은 소씨 가문을 용서하지 못하는지는 알 수 없었다.어느덧 저녁 무렵이 되어 마차는 성문을 지나 불빛 환한 거리를 지났다.반 시진이 지나고, 진원 장군부의 마차는 포목점 앞에서 멈춰 섰다.진우와 정연도 서둘러 따라잡자, 아령은 돌아보며 두 사람에게 말했다.“들어가서 천을 좀 가져올 테니, 너희는 여기서 기다리거라.”정연이 말했다.“소녀가 함께 들어가겠습니다.”아령은 아무 말 없이 소한준을 바라보았다. 소한준이 정연을 막으며 말했다.“회남왕부의 하인들은 참으로 방자 하구나. 이제 주인의 말까지 거역하려 드는 것이냐?”정연은 바로 반박했다.“소장군께서 오해하시는 겁니다. 소녀는 그저 왕비마마의 안위가 염려되어 함께 가려고 한 것뿐입니다...”“상운국의 태평성세에 무슨 위험이 있겠느냐?”이런 식으로 시간을 끄는 바람에, 진우는 더 참지 못하고 두 사람을 지나쳐 곧장 포목점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막 들어가자마자 아령의 꾸짖는 소리가 들렸다.진우는 영문을 알 수 없었다.밖에서는 소한준이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그만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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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우는 그제야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알겠습니다. 그럼 소인은 문밖에 있겠습니다.”“좋다.”방 안에서 소우희가 큰 소리로 말했다.“좋아요. 언니가 저랑 이야기하기 싫다면 전 좀 쉬고 있을게요. 오라버니, 언니랑 이야기 좀 해주세요.”소한준도 이에 대답했다.“알겠다. 그럼 너는 일단 쉬고 있거라.”“네, 오라버니.”소우희는 곧바로 검은 옷을 입은 호위의 도움을 받아 뒷창으로 나갔다.소한준은 하얀 옷을 입은 여인에게 말했다.“앉아서 이야기하는 게 어떻겠느냐?”아령은 고개를 끄덕이고 그와 대각선 방향으로 단정하게 앉아 작게 물었다.“이름이 무엇이냐?”“소녀는 아령이라 합니다.”소한준은 안도의 숨을 내쉬며 아령과 간간이 말을 나누었다.밖에 있던 진우는 여전히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었다. 잠시후, 마침 정연이 돌아와서 그에게 물었다.“왕비마마께서 아직 안에 계십니까?”진우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렇네.”“왕비마마께선 평소 소씨 가문과 사이가 좋지도 않으신데, 어찌 이렇게 오래 이야기를 나누신단 말입니까?”진우는 순간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정연과 눈이 마주치며 동시에 같은 생각을 했다. ‘설마 왕비마마께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니겠지?’“왕비마마…” 진우가 다시 문을 두드렸다. “정말 별일 없으십니까?”방 안에서 남녀가 대화하는 소리가 들렸지만, 무슨 말을 하는지 명확하진 않았다. 그래도 진우는 확실히 소우연이 소한준과 이야기하는 소리임을 알 수 있었다.방 안에서 아령이 잠시 긴장한 표정을 짓더니 밖을 향해 말했다.“나는 괜찮으니 마차나 준비해라. 곧 관저로 돌아갈 것이다.”그제야 진우와 정연은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정연은 밖에서 기다리고, 진우는 운불사 마구간으로 마차를 가지러 갔다.소한준은 깊게 숨을 들이마신 뒤 아령과 함께 천천히 문 앞으로 걸어가 문을 열었다.“내가 배웅해주마.”아령은 소한준의 뒤를 따르며 작게 답했다.“저와 소우희는 평생 화해할 일 없을 테니 헛수고하지 마십시오.”“그래도 우리는 뼈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21화

    깊이 숨을 들이마신 소한준은 소우희를 바라보았다. 두 사람은 눈빛만으로 서로의 뜻을 알았다. 결국 소한준이 소우희의 제안에 동의한 것이다.“됐으니, 일단 앉아서 차나 마시자.”소한준은 옆에 있던 의자를 가리키며 소우희와 소우연에게 앉으라는 눈짓을 보냈다.소우희는 자연스럽게 자리에 앉았지만, 둘의 시선은 모두 소우연에게 쏠렸다.소우연은 두 사람을 흘긋 바라보며 방안의 분위기가 매우 불쾌하다고 느꼈다. 만약 자신을 불러낸 사람이 소우희란 걸 알았다면 십중팔구 오지 않았을 것이다!애초에 그녀는 전에 치료해 준 그 소년이 소우희 손에 붙잡혔다고 생각했고, 소우희가 그를 미끼로 이용할까 염려되어 따라온 것이었다.지금 상황으로 봐서는… 그 옥패 역시 분명히 소우희의 손안에 있을 것이다. 그러나 소우희는 절대로 자신과 옥패 이야기를 길게 할 생각이 없어 보였다.그녀는 콧방귀를 뀌며 뒤돌아 걸어 나갔다.소우희는 초조해져 소한준의 어깨를 가볍게 밀며 말했다.“오라버니, 이대로는 저 정말 소우연 때문에 죽어요. 아버님, 큰 오라버니, 둘째 오라버니와 할머님까지 모두 저를 나쁜 사람으로 생각할 게 분명해요…”목소리에 울음기가 섞여 매우 가련한 모습이었다.소한준은 주먹을 꽉 쥐었다. 마침내 탁자 위의 찻잔을 들어 그대로 던졌다.찻잔이 소우연의 목덜미를 명중하자, 그녀는 몸을 한 번 떨고 곧바로 쓰러지려 했다.“왕비마마, 괜찮으십니까!”찻잔이 바닥에 떨어져 깨지는 소리는 매우 컸다. 밖에 있던 진우의 귀에도 그대로 들렸다. 검을 쥔 채 선방 문 앞에서 즉시 물었다.이때 방 안에서 하얀 옷을 입고 쓰개치마를 쓴 여인이 나와 밖을 향해 말했다.“아무 일도 없다.”진우는 소우연의 목소리를 듣고 그제야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방 안에서 소한준은 하얀 옷을 입은 그 소녀를 뚫어져라 응시하고 있었다. 어떻게 그녀의 목소리가 소우연과 똑같을 수가 있단 말인가?소우희는 그의 의혹을 알아챈 듯 말했다.“오라버니, 지체할 시간이 없어요. 제가 지금 소우연을 객줏집으로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20화

    탁자 앞에 앉아있던 소한준은 주먹을 꽉 쥔 채 기고만장하게 말하는 소우연을 보며 화가 더할 나위 없이 치밀었다.예전의 소우연은 감히 소한준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지도 못했는데 지금은 심지어 기세 등등하기까지 하다니!“뭐라고 하였습니까? 지금 왕비가 됐다고 친정 가족들이 눈에 뵈지도 않은 겁니까?”“그렇습니다. 장군님 아직도 그걸 눈치채지 못하셨습니까?”“왕비…”두 사람의 대화를 조용하게 듣고 있던 소우희가 입을 삐죽 내밀며 소한준에게 고자질하듯이 말했다.“오라버니, 저 태도 좀 보십시오! 소우연에게 이제 그 어떤 말도 안 통합니다!”“우리 사이에 할 말이 있긴 해? 이제 얘기해봐. 그 옥패를 네가 가지고 있어?”소우연의 말을 가볍게 무시한 소우희는 서러운 표정으로 소한준을 쳐다보았고 소한준은 숨을 크게 들이마시다가 소우연에게 말했다.“도대체 어떻게 해야 아버지와 두 형들에게 진실을 얘기할 겁니까? 우리 가문에서 진정으로 의술을 익힌 사람은 왕비가 아니라 우희이지 않습니까!”“뭐라고 하셨습니까? 제가 지금 무슨 말을 들은 겁니까?”씁쓸하게 웃던 소우연은 이내 고개를 돌려 소우희를 쳐다보았다.“네가 이런 말로 소 장군을 속은 거야? 너 정말 양심이 있긴 해?”“아니야! 난 속인 적 없어! 오라버니, 소우연 좀 보십시오! 저를 죽일 듯이 째려보면서 말도 안 되는 모함을 하고 있습니다!”“말도 안 되는 모함을 하는 사람은 소우희 너잖아!”“난, 내가 너한테 얼마나 잘해줬는데 너 어떻게 날 이렇게 망가트릴 수가 있어? 내가 평춘왕 저택에 시집간 게 너와 회남와의 책임이 조금도 없다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어?”소우희의 뻔뻔한 태도에 소우연은 이제 밖에서도 소우희와 다정한 자매 연기를 더 이상 못할 것 같았다.그녀와 소우희는 이제 명백한 원수이다!전생의 잔인한 기억들이 밀물처럼 밀려온 소우연은 심장이 찢어지듯 아팠다.다른 건 몰라도 전생에 소우희가 소우연에게 회남왕 저택에서 도망치라고 부추기지 않았다면 소우연은 그렇게까지 처참한 죽음을 당하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19화

    진우는 두 사람 뒤를 조용하게 따랐다.이를 힐끔 쳐다보던 소우희가 소우연에게 말했다.“언니 호위무사가 우리를 계속 따라오고 있네?”“할 말 있으면 그냥 해.”‘진우가 따라오는 게 뭐! 이게 안전감이라는 거거든!’“이 옥패의 주인이 누구인지 언니는 정말 모르는 거야?”소우희의 물음에 소우연이 고개를 저었다.“몰라.”소우연은 옥패를 가지고 있다가 경성에 돌아가면 사람 시켜 알아보려고 했는데 그럴 새도 없이 며칠 사이에 옥패가 온데간데없이 사라진 것이다.한편, 거짓말이 아닌 듯한 소우연의 대답에 소우희가 몰래 입꼬리를 씩 올렸다.그때 당시 남강에서 돌아오자마자 소우희는 사람을 시켜 옥패의 주인이 누구인지 알아보게 하였고 수소문 끝에 겨우 알게 된 사실이 있었다.이 옥패는 회남왕이 가지고 있는 물건이다.그 말인 즉, 소우연이 구해줬던 그 소년이 바로 이육진이라는 뜻이다.만약 이육진이 이 사실을 알게 된다면 지금보다 소우연에게 더 잘해주겠지?그리고 오늘, 소우희는 바로 그 옥패를 이용하여 소우연을 불러냈다.“옥패는?”소우연이 묻자 소우희가 입술을 살짝 오므리며 대답했다.“나한테 있어.”“그럼 네가 훔쳐간 거네.”“훔쳐가다니? 무슨 말을 그렇게 해? 그건 엄연히 내가 주운 거야.”‘허허… 주웠다고? 소우희 얘가 날이 갈수록 점점 더 뻔뻔해지네.’“옥패는 평생 못 돌려받겠네.”“언니, 언니 것이 아닌 물건을 탐내지 마.”‘내가 미쳤어? 이 옥패를 너한테 돌려줬다가 그걸 이육진이 보기라도 하면 네가 자신을 살려줬던 사람이라는 걸 알 텐데? 그럼 이육진이 너한테 더 잘해주겠지! 그런 일은 없을 거야! 난 절대 그런 일이 벌어지게 내버려두지 않을 거야! 소우연 넌 평생 고통과 괴로움 속에서 살아야 돼!’이런 생각에 소우희의 웃음이 점점 더 짙어졌다.“너랑 더 이상 할 말 없어.”한 마디 남긴 소우연이 돌아서서 떠나려던 그때, 소우희가 말했다.“언니를 만나보고 싶어하는 사람이 있어.”“누구?”소우연은 그자가 혹시 이 옥패의 주인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18화

    정연이 질문을 하려던 그때, 소우연이 먼저 말했다.“더 물을 것 없다. 내가 시키는 대로 준비하거라.”정연은 표정이 심각한 소우연을 보며 의아했지만 바로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네, 바로 준비하겠습니다.”15분 뒤, 소우연과 정연은 저택 대문을 나서자마자 미리 마차를 끌고 와서 기다리고 있던 진우를 발견했다.“왕비님, 오셨습니까? 왕야께 왕비님이 운불사에 가신다는 사실을 알려야 할까요?”진우의 물음에 소우연이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되물었다.“내가 어디에 가든 너희들은 왕야께 말씀드리지 않았느냐?”전에 이육진이 소우연의 하루 일과를 자세하게 알고 있는 걸로 봐서는 그가 소우연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한 게 분명하다.한편, 진우가 머리를 긁적이며 대답했다.“저기… 왕야께서는 특별하게 중요한 일이 아니면 왕비님의 행적을 보고할 필요가 없다고 하셨습니다.”소우연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운불사로 가는 길이 꽤 멀었을 뿐만 아니라 그리 사소한 일도 아니기에 이육진에게 얘기를 해두는 게 나을 것 같았다.“그럼 사람 시켜 궁궐 밖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왕야를 태운 마차가 나오면 그때 보고를 올리라고 하여라.”“네.”고개를 끄덕인 진우는 이내 저택 대문을 지키고 있는 호위무사에게 다가가 몇 마디 당부했다.운불사는 경성 밖에 위치했기에 마차로 가도 최소 네 시간이 걸렸다.때문에 소우연이 운불사에 도착했을 때 절 안에는 참배자가 거의 없었다.“정연아, 이 돈을 절에 기부하거라.”소우연은 정연에게 미리 준비한 돈보따리를 건넸다.“네, 알겠습니다.”진우는 본당 밖에서 대기하고 있었고 정연은 돈 보따리를 들고 운불사 스님을 찾아갔다.한편, 소우연은 운불사 대문 앞에 놓인 불상들에게 경건하게 인사를 올린 뒤 마지막으로 본당에 들어섰다.그녀는 기도를 하면서 절을 올렸다.‘도대체 누구지? 왜 아직도 나타나지 않는 거지?’소우연이 의아해하던 그때, 발걸음소리가 들렸다.“언니.”소우희의 목소리가 들린 순간,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를 돌린 소우연은 미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17화

    소우연이 주먹으로 이육진을 가볍게 툭 때리며 말했다.“전 왕야를 믿습니다. 하지만 조심한다고 해서 나쁠 게 없지 않습니까? 굳이 적과 대놓고 정면 승부할 필요는 없지요.”입술을 살짝 오므린 이육진은 소우연의 말을 조용하게 듣고 있었다. 그가 몇 년 동안 폐인처럼 산 건 맞지만 그렇다고 그의 세력이 약해진 건 절대 아니다.그렇지 않았다면 평서왕 부자와 이 강산을 빼앗으려고 하지도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너무도 불안해하는 소우연의 모습을 보고 있으니 이육진은 일단 그녀의 뜻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알겠다. 연이 네 말을 잘 듣는 서방이 되겠다.”서방이라는 말을 점점 자연스럽게 하는 이육진을 덕분에 소우연도 이제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그녀는 까치발을 들고 이육진의 얼굴을 가볍게 감싸며 말했다.“얼굴의 흉터가 전보다 더 연해졌습니다.”이육진이 감개무량한 듯 고개를 끄덕이자 소우연이 말을 이어갔다.“아직도 폐하와 덕빈마마께 말씀을 드리지 않은 것입니까?”“아직 얘기 안 했다.”두 사람은 그렇게 한 마디씩 주고받으며 한참동안 서있었다.조금 뒤, 소우연이 이육진의 손을 잡고 몇 걸음 걷다가 태연한 이육진의 표정에 그에게 물었다.“걷는 건 조금 익숙해지셨습니까?”“그래, 나쁘지 않구나.”걸음걸이를 처음 배우는 게 아니었기에 그리 불편한 데는 없었다.소우연의 손을 잡고 서재 안을 몇 바퀴 돌던 이육진은 어느새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이를 발견한 소우연이 말했다.“너무 무리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제가 정성껏 침을 놓을 테니 왕야는 무조건 완벽하게 회복할 수 있습니다.”“그래.”소우연의 손을 놓은 이육진은 탁자 위에 놓인 가면을 얼굴에 쓰며 말했다.“이만 본채로 돌아가자.”소우연은 그런 이육진을 보며 고개를 갸우뚱거렸다.이 저택에 전부 이육진의 사람들인데 얼굴도 어느 정도 회복한 마당에 왜 아직도 저택 안에서까지 가면을 쓰고 있는 걸까?“뭘 그리 보고 있느냐?”가면을 쓴 이육진은 휠체어에 앉으며 물었다.“왕야, 이 저택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16화

    “지금 뭐라고 하였느냐? 조금 전 그 여인이 바로 이민수가 평서왕 저택에 데려간 아령이라는 말이야?”소우연은 마차에서 내리자마자 진우의 보고에 눈이 휘둥그레졌다.진우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확실합니다, 왕비님. 전에 만안당에서 봤을 땐 긴가민가했습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사람을 시켜 조사해봤는데 그 여인이 탄 마차가 평서왕 저택으로 들어갔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마차 안에 세자 이민수도 있었습니다.”소우연은 순간 소름이 쫙 돋았다.이내 본채 앞마당에 들어선 소우연은 본채 안에 둘러봐도 이육진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바로 서재로 향했다.한편, 서재 밖에 서서 꾸벅꾸벅 졸고 있던 간석은 소우연을 보자 정신이 번쩍 들었다.“왕비님,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왕야를 찾아 뵈러 왔다.”소우연이 닫힌 서재 문을 쳐다보며 대답한 순간, 간석이 말을 꺼내기도 전에 서재 안에서 이육진의 목소리가 들렸다.“들어오거라.”소우연 홀로 문을 열고 들어갔고 나머지 사람들은 밖을 지켰다.한편, 서재 안에서 이육진과 대화를 나누고 있던 진규는 소우연을 보자마자 허리를 숙여 인사를 하고는 바로 밖으로 나갔다.문이 굳게 닫히자 바로 가면을 벗은 이육진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소우연을 향해 두 팔을 활짝 벌린 채 다가갔다.“부인.”미간을 살짝 찌푸리고 있던 소우연은 그런 이육진을 본 순간, 바로 미소를 지으며 그의 품에 안겼다.“왕야, 전 오늘 아령을 만났습니다.”“그래? 그럼 그자가 정말 너와 많이 닮았더냐?”이육진이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묻자 소우연은 고개를 번쩍 들고 의아한 표정으로 이육진을 쳐다보았다.“왜?”이육진은 여전히 환하게 웃고 있었다.“왕야는 그자가 저와 닮았는지 그것만 궁금하신 겁니까?”“아니, 난…”“그자는 갓을 쓰고 있어서 전 그자의 머리카락도 제대로 보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궁금하시면 직접 만나 보시지요. 아니면 진규나 진이준 그리고 진호범에게 물어봐도 되고요.”순간, 이육진은 말문이 턱 막혔다. 그는 그저 단순히 궁금해서 물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15화

    겉으로 보기엔 온순하고 예의 바른 이지윤은 사실 그 누구보다 독한 사람이었다. 소우희를 도와 평춘왕을 저택에 감금한 것도 모자라 평춘왕에게 만성 독약까지 먹였는데 이런 사람이 어찌 마냥 단순하고 착하기만 하겠는가?“우희야, 그러지 말고 일단 이 오라버니와 함께 저택으로 돌아가는 게 낫지 않겠느냐?”화가 잔뜩 난 소한준은 소우희의 미세한 표정 변화를 미처 발견하지 못했기에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건지 전혀 알지 못했다.정신을 번쩍 차린 소우희는 연신 고개를 저으며 거절했다.“지금 아버지와 둘째 오라버니는 제 말을 전혀 믿지 않습니다. 그런데 제가 그 집에 돌아간다고 해서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소우희는 소한준을 바라보며 조심스럽게 말을 이어갔다.“그러다가 셋째 오라버니도 결국 아버지와 둘째 오라버니께서 한 말을 듣고 저를 안 믿게 될까 봐 두렵습니다.”“그럴 리가 있겠느냐?”입술을 살짝 깨물고 있던 소우희는 고개를 푹 숙인 채 손에 든 손수건을 멍하니 쳐다보았다.그녀의 모습은 너무도 불안해 보였다.“하지만 소우연의 의술이 확실히 대단하긴 한 것 같더구나. 오늘 여기저기 알아봤는데 다들 소우연을 경성에서 가장 대단한 여성 의원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소한준의 말에 소우희가 씁쓸하게 웃으며 대꾸했다.“보십시오. 오라버니께서는 저택으로 돌아가기도 전에 환자를 치료해주는 소우연만 보고 바로 저를 의심하고 계시지 않습니까?”“아니다. 난 너를 의심하는 게 아니야. 다만…”다만 소우연이 정말 의술을 할 줄 알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다른 사람들은 모른다 쳐도 오라버니께서는 잘 알고 계시지 않으십니까? 소우연은 지금까지 계속 저를 도와 약초를 말렸습니다. 그동안 제가 소우연에게 많은 의학 지식을 가르쳤고 그 덕분에 소우연은 의술을 조금 익히게 된 겁니다. 그게 그리 이상한 일은 아니지 않습니까? 오라버니…”말을 하던 소우희는 어느새 훌쩍거리더니 눈물을 왈칵 쏟았다.“오라버니도 이제 제가 진정한 거짓말쟁이라고 생각하시는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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