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198화

Author: 주 한잔
”맞는 말씀입니다. 저희도 인연이 참 깊은 듯합니다.”

소우연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하자 차를 한 모금 마시던 용강한이 소우연을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왕비님께서 저를 아직까지 기억하신다고 하니 저에게는 너무도 영광스러운 일입니다.”

“아닙니다. 그 남자아이가 대감님이라고 하시니 저도…”

오래간만에 소녀다운 모습을 보이던 소우연은 용강한을 쳐다보며 그에게 부탁할 일이 있는 듯 말했다.

“풀리지 않는 의혹들이 있는데 대감님께서 이를 풀어주시면 너무 감사하겠습니다.”

찻잔을 탁자 위에 올려놓은 용강한은 소우연이 질문을 하기도 전에 대답했다.

“왕비님께서는 회남왕 저택의 미래에 대해 묻고 싶으신 것이지요?”

“네, 그렇습니다.”

소우연은 말을 꺼내는 것만으로도 심장이 떨리고 초조했다. 그녀는 회남왕 저택의 미래를 간절하게 알고 싶었지만 알게 되는 게 두렵기도 했다.

“그 미래가 너무도 막연하고 아득하여 정확하게 보이지는 않습니다.”

말을 하던 용강한은 소우연을 힐끔 쳐다보며 물었다.

“왕비님께서는 무엇을 더 알고 싶으십니까?”

용강한의 눈빛은 의미심장했다.

담담하고 여유로운 모습으로 의자에 앉아있는 그는 순백의 구름과도 같았다.

“저는…”

소우연은 입을 뻥긋거리며 자신과 이육진이 앞으로 판을 뒤집을 수 있는지에 대해 묻고 싶었지만 말이 도무지 입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조금 전에 용강한은 미래가 막연하고 아득하다고 얘기를 했었다.

‘만에 하나 용강한이 판을 뒤집는 건 말도 안 되는 욕심이라고 대답하면 어떡하지? 그럼 이 소설의 남자 주인공인 이민수가 황위에 오르기 위해 힘을 쓰는 몇 년 동안 나와 이육진은 언젠가 죽을 걸 알면서 그자와 싸워야 한단 말인가?’

이런 생각에 어느새 눈시울이 붉어진 소우연은 대청 밖 파란 하늘에 둥둥 떠있는 흰 구름을 보며 어떻게든 차오르는 슬픔과 눈물을 참으려고 안간힘을 썼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용강한이 주먹을 꽉 쥔 채 물었다.

“왕비님, 혹 걱정되는 일이라도 있으신 겁니까?”

소우연은 간절하게 알고 싶다는 눈빛으로 용강한을 쳐다보았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Locked Chapter

Related chapters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199화

    한편, 정연은 명심에게 왕비와 왕야를 위해 따듯한 목욕물을 준비하라고 얘기하고 있었다.“왕비님이 나오셨습니다.”소우연을 발견한 명심이 말했다.정연과 명심은 가까이 다가가다가 휘청거리는 소우연의 모습에 재빨리 달려가 부축했다.“왕비님, 왜 그러시는 겁니까?”화들짝 놀란 정연이 다급하게 물으며 대청마루를 힐끔 쳐다보았다.“난 괜찮다.”소우연이 대답했다.‘괜찮다고? 얼굴이 이렇게 하얗게 질렸는데 괜찮다니?’정연과 명심은 양쪽에서 소우연을 부축해서 걷다가 맞은편에서 휠체어를 타고 오던 이육진과 마주치게 되었다.핏기를 잃은 소우연의 모습에 이육진은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어찌된 일이냐?”겨우 진정한 소우연은 이육진을 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별일 아닙니다. 배가 고파서 잠시 휘청거렸습니다.”이육진은 소우연의 핑계를 당연히 믿지 않았다. 두 사람은 점심 식사를 늦게 했기에 이 시간에 배가 고플 리가 없다.“그럼 얼른 가서 간식 좀 준비하거라.”“네, 알겠습니다.”정연과 명심이 소우연을 부축한 채 떠났다.이때, 대청에서 나온 용강한은 문턱 앞에 서서 담담한 눈빛으로 이육진을 쳐다보았다.“조금 전에 왕비가 뭘 물어본 것이오?”이육진이 휠체어를 끌고 가까이 다가가 묻자 용강한은 조금 전에 소우연이 했던 질문을 솔직하게 얘기했다. 다만 용강한과 소우연이 어렸을 때의 인연과 그가 소우연에게 물었던 그 질문에 대해서는 얘기하지 않았다.소우연의 화들짝 놀란 반응에서 용강한은 그녀가 왜 도망치지 않았는지 확실하게 알 것 같았다.그저 너무도 평범한 질문이었는데 왕비는 왜 그렇게 겁을 먹고 놀란 걸까?용강한은 이육진을 보며 말했다.“왕야, 왕비님이 겉으로 보기엔 씩씩하지만 사실 마음이 여리고 상처가 많은 분이오. 그런 사람에게는 더욱 많은 관심과 사랑이 필요하네.”“나도 왕비가 또래 소녀들처럼 그렇게 천진난만하고 걱정 없는 것 같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이 자주 드네.”이육진은 소우연이 떠난 방향을 물끄러미 쳐다보다가 고개를 돌려 용강한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00화

    마음속에 큰 파도가 출렁거렸지만 소우연은 최대한 태연한 모습ㅇ르 유지한 채 다정한 눈빛으로 이육진을 바라보며 말했다.“전 왕야를 믿습니다.”이렇게 좋은 왕야와 함께 한다면 미래에 온통 가시밭길이라고 해도 두렵지 않았다.하지만 한편으로 두 사람의 미래가 막연하다고 했던 용강한의 말이 계속 머릿속에 떠올랐다.그리고 용강한이라는 사람이 너무 수상하기도 했다. 용강한은 소우연이 두 번째 생을 살고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건가?“혹 용강한 그자가 너에게 겁을 주는 말이라도 한 것이냐?”이육진은 이제 용강한이 의심스러워지기 시작했다. 용강한은 평소에 말수가 적지만 점괘를 보기 시작하면 소름이 끼칠 정도로 직설적이고 날카로웠다.“아닙니다.”고개를 절레절레 젓던 소우연은 왠지 머리가 어지러워지는 것 같았다.이육진은 그런 소우연의 손을 꼭 잡은 채 소우연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표정이 한층 어두워졌으며 용강한이 뭔가 숨기는 게 있다는 느낌이 강렬하게 들었다.한편, 금주 성문 부근에서.“왕비님, 소인이 알아낸 정보에 의하면 소 장군님 일행은 오늘 내로 금주에 도착하여 역참에 묵을 예정이라고 합니다.”검은 복장을 차려입은 호위무사가 소우희에게 보고를 올렸고 소우희는 잔뜩 긴장한 모습으로 고개를 끄덕였다.그러다가 곁에 있던 시녀 춘화를 힐끗 쳐다보며 말했다.“가서 혜주를 데려오거라.”벙어리가 된 혜주를 데리고 다니는 게 참 불편하고 성가신 일이지만 큰 오라버니와 셋째 오라버니의 믿음을 얻기 위해서 혜주를 데려올 수밖에 없었다.“네.”밖으로 나간 춘화는 이내 혜주를 데리고 들어왔다. 낡은 마의를 입은 혜주는 얼른 바닥에 무릎을 꿇은 채 소우희에게 인사를 올렸고 소우희는 그런 혜주를 재빨리 일으켰다.“얼른 일어나거라.”그러고는 고개를 돌려 하인들에게 말했다.“너희들은 이만 물러나거라.”하인들이 밖으로 나가자 소우희는 혜주를 안아주더니 혜주의 등을 가볍게 토닥이며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혜주야, 너와 내가 이런 비참한 처지에 놓일 줄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01화

    예상에 없던 폭우 때문에 노정이 지체된 소현우와 소한준은 날이 어두워지고 나서야 금주에 도착했다.여러 사람들을 통해 이 소식을 전해 들은 소우희는 뒷돈을 챙겨준 덕분에 성공적으로 금주 역참에 들어와 소현우와 소한준을 만나게 되었다.“우희야, 네가 금주엔 어쩐 일로 온 것이냐?”소현우는 자신과 소한준 앞에 무릎을 꿇은 소우희를 재빨리 부축하며 물었지만 소우희는 일어나려고 하지 않았다.소현우는 고개를 돌려 혜주에게 말했다.“얼른 우희를 일으키지 않고 뭐 하는것이냐?”혜주가 얼른 소우희를 부축했지만 소우희는 여전히 꿈쩍도 하지 않았기에 혜주도 소우희를 따라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대체 무슨 일 때문에 이러는 거냐?”성격이 급한 소한준은 자신이 가장 아끼는 여동생이 애절하게 무릎을 꿇고 있는 모습에 마음이 너무 아팠다.이때, 소우희가 울먹이는 목소리로 겨우 말을 꺼냈다.“큰 오라버니, 셋째 오라버니… 이제 저에겐 돌아갈 친정집이 없습니다.”“그게 무슨 소리야?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이냐?”“할머니를 위해 조제할 진정향에 필요한 가장 중요한 약재를 소우연이 전부 싹쓸이했습니다. 제가 세자께 부탁을 해서 금주와 영주 약방을 다 돌아봤는데 결국 구하지 못했습니다. 두통이 점점 더 심해지는 할머니를 보며 도무지 가만있을 수 없어서 어쩔 수 없이 회남왕 저택에 찾아가 소우연에게 빌고 또 빌었는데 소우연이 글쎄… 글쎄…”어느새 눈물을 뚝뚝 흘리던 소우희가 한참동안 훌쩍거리다가 겨우 말을 이어갔다.“예전에 소우연이 저를 도와 약재를 달였을 때 전 처방전을 조금도 숨김없이 다 보여줬었습니다. 그런데 소우연이 갑자기 돌변하여 저를 이렇게 힘들게 할 줄은 몰랐습니다.”소우희의 말에 소한준이 이를 악물며 대꾸했다.“난 산적을 소탕하러 가기 전부터 네가 마음에 걸렸다!”소현우도 미간을 찌푸리며 소우희를 쳐다보았다.“일단 일어나서 얘기하거라!”소현우가 다시 한번 잡아당기자 소우희는 못 이기는 척 힘겹게 몸을 일으켰다.“오라버니들, 소우연은 분명 진정향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02화

    “혜주 얘는 왜 이래?”그제야 평소와 다른 혜주를 눈치챈 소현우가 묻자 소우희가 대답했다.“소우연이 절 협박했다는 사실을 혜주만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소우연이 일부러 이런 수를 쓴 겁니다. 사실을 전혀 모르시는 아버지께서 화를 버럭 내시더니 혜주에게 벌을 내리신 겁니다. 혜주의 혓바닥은 결국 소우연이 자른 겁니다.”“아버지가?”소현우와 소한준은 충격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평소에 거의 화를 내지 않는 아버지가 이렇게까지 큰 벌을 내렸다는 건 그만큼 심각한 일이라는 뜻이다.하긴, 아버지께서 사실을 왜곡한 소우연의 말을 믿었으니까 당연히 화가 나셨을 것이다.“불과 몇 달 사이에 집에 이렇게 큰 변고가 생겼을 줄은 몰랐네.”소한준이 미간을 찌푸리며 말하자 소현우도 머리가 지끈거렸다.소우연이 소우희 대신 회남왕에게 시집을 가고 이 때문에 황제가 평춘왕와 소우희 두사람의 혼사를 하사했을 때부터 소현우는 소씨 가문이 몰락하고 있다고 느꼈다.하지만 소우연까지 이렇게 집안을 엉망진창으로 만들 줄은 몰랐다.“이건 단순한 변고가 아닙니다! 소우연이 회남왕을 부추겨 덕빈 마마와 폐하게 평춘왕의 혼사를 하사해 달라고 한 게 분명해요. 소우연이 우리 우희를 철저하게 망가트리려고 한 겁니다.”소우희는 감동한 눈빛으로 소한준을 쳐다보았다.소씨 가문 사람들이 말로는 다들 소우희를 예뻐하고 아꼈지만 무슨 일이 생겼을 때 앞에 나서서 소우희를 지키는 사람은 소한준밖에 없었다.이런 생각에 소우희는 또 다시 눈물을 흘렸다.“셋째 오라버니, 소우연이 절 원망하고 미워하는 건 괜찮은데 할머니의 병으로 장난치는 건 정말 용서할 수가 없습니다. 오라버니들도 경성을 떠나기 전에 소우연이 어떤 태도인지 직접 보지 않았습니까? 이제 소우연 마음속에는 소씨 가문이 없습니다. 심지어 소씨 가문을 완전히 무너트리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너… 그런 말은 함부로 하는 게 아니다!”소현우가 미간을 확 찌푸리며 다급하게 제지하자 소우희가 훌쩍이며 말을 이어갔다.“오라버니, 제가 어렸을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03화

    소현우와 소한준이 서로를 힐끔 쳐다보다가 결국 한숨을 푹 내쉬었다.소한준은 안쓰러운 눈빛으로 소우희를 쳐다보며 말했다.“우희야, 네가 고생이 많다. 걱정하지 말아라. 큰형과 난 언제든 네 편이다.”소현우도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걱정하지 말 거라. 내일 내가 일단 아침 일찍 경성으로 출발하마! 우희 넌 한준이와 함께 천천히 뒤따라오거라. 절대 낙심해서는 안 된다!”소우연은 아마도 소우희를 도와서 약을 제조할 때 의술을 조금 익혔을 것이다.그런데 어떻게 가문을 망가트리겠다는 말을 할 수 있단 말인가! 하늘도 무심하시지! 회남왕은 왜 갑자기 자비를 베풀어 소우연을 살려둔 걸까?예전에 소현우가 심각한 부상을 입고 생명이 위태로웠을 때 소우희는 잠시도 앉아있지 못하고 곁에서 소현우의 시중을 들었는데 이와 반대로 소우연은 매일 밖으로 싸돌아 다니느라 바빴다.친 오라버니가 위독하다는데 전혀 신경도 안 쓴 소우연만 생각하면 소현우는 너무 실망스웠다.“고마워요, 큰 오라버니.”소우희가 가까스로 미소를 보이며 말하자 소현우가 곁에 있던 혜주에게 말했다.“넌 일단 우희가 푹 쉴 수 있게 모시고 나가거라.”그제야 바닥에서 몸을 일으킨 혜주는 소우희를 부축한 채 방을 나섰다.두 사람이 나가자 소한준이 씩씩거리면서 언성을 높였다.“소우연 걔는 미친 게 분명해요. 회남왕에게 시집을 갔다고 지금 눈에 뵈는 게 없단 말입니다.”“네가 아무리 화를 내도 소용없어. 이 일에 오해가 있을 수도 있는 거고. 그래도 소우연은 결국 소씨 가문 사람이야. 일단 돌아가서 상황을 제대로 알아보고 우희의 억울함을 풀어줘야지.”“아버지와 둘째 형도 너무하지 않습니까? 어떻게 소우연의 말만 듣고 그럴 수 있는 겁니까?”“우희가 조금 전에 말하지 않았느냐? 소우연이 할머니로 우희를 협박했다고. 우희에게 의술을 할 줄 아는 사람이 소우연이라고 인정하라고. 심지어 본인이 소씨 가문 복덩이로 인정하라고도 했다 하지 않았느냐? 소우연 걔가 참…”한편, 방을 나선 소우희와 혜주는 멀리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04화

    “오라버니, 일단 진정하십시오. 소우연은 지금 회남왕비입니다. 다른 사람과 눈도 못 마주치던 예전의 소우연이 아니란 말입니다.”소우희는 눈물을 닦으면서 겨우 말을 이어갔고 그 모습에 소한준은 너무 안쓰러우면서 한편으로는 소우연 때문에 화가 치밀었다.“아무리 그래도 우린 같은 피가 흐르고 있는 가족인데 소우연이 너에게 그런 몹쓸 짓까지 할 줄은 정말 몰랐다.”“소우연은 지금 저뿐만 아니라 소씨 가문 모든 사람들을 원망하고 있습니다. 못 믿으시겠다면 회남왕 저택에 찾아가보십시오. 소우연은 얼굴도 비추지 않을 겁니다.”소우희가 나긋한 목소리로 대꾸했다. 소씨 가문의 나머지 사람들은 속이기 쉽지 않지만 소한준은 어렸을 때부터 그녀를 가장 예뻐하고 아껴줬으며 그녀의 말이라면 무조건 믿었기에 이번에도 무조건 그녀의 편에 설 거라고 확신했다.‘난 봉황의 운명을 가지고 태어난 복덩이야. 절대 이대로 무너질 수는 없어!’한편, 소한준이 도무지 믿어지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소우희를 쳐다보자 소우희는 확신에 찬 표정으로 말을 이어갔다.“제가 지금까지 한 말은 전부 사실입니다. 저와 둘째 오라버니, 그리고 어머니까지 소우연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회남왕 저택에 찾아갔는데 소우연의 태도는 전혀 바뀌지 않았습니다. 오라버니, 솔직히 전 소우연이 제 모든 걸 빼앗아가도 상관없습니다. 하지만 소우연의 행동을 보면 저희 소씨 가문에 대한 원망과 증오가 깊어 보입니다. 만에 하나, 소씨 가문을 완전히 망가트리겠다는 소우연의 말이 그냥 홧김에 한 말이 아니라 진심이라면 어떡합니까? 아버지와 할머니 그리고 둘째 오라버니는 제 입에서 소우연이야말로 의술을 할 줄 아는 딸이라는 말을 직접 들으셨기 때문에 소우연을 굳게 믿고 있습니다. 더 이상 제가 하는 말은 들으려고 하지도 않으실 겁니다! 그래서 이렇게 목숨 걸고 금주까지 와서 큰 오라버니와 셋째 오라버니께 이 사실을 전해드리는 겁니다!”“다들 미쳤구나!”소한준이 이를 악물며 말하다가 너무도 가여운 소우희를 쳐다보았다. 두 눈은 너무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05화

    소현우는 아버지의 말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그대 당시 최전방에서 적들과 싸우고 있었는데 후방을 책임지던 회남왕이 습격을 당한 탓에 지원군들이 제때에 나타나지 못했다.결국 삼천 명이 넘었던 병사들은 몇백 명 밖에 남지 않았고 불행 중 다행으로 전쟁에서 살아남긴 했지만 큰 부상을 입은 소현우는 생명이 위태로운 상태였다.부하는 곧바로 소현우를 조청강에 위치한 그의 외갓집으로 데려갔지만 마땅한 치료 방법이 없어서 죽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에 처했다.그러다가 겨우 눈을 떴을 때, 처음으로 본 사람이 소우희였다. 기억을 되돌려보면 소우희가 매일 소현우 곁을 지켰고 하인을 시켜 약을 달이고 직접 소현우에게 먹여 주기까지 했다.이와 반대로 소우연은 매일 외출하느라 바빴다.자세하게 생각해보면 그때 당시 소우연은 매일 소우희에게 소현우가 아직도 고열을 앓고 있는지, 상처에서 진물이 흐르지는 않는지 확인하라고 얘기한 것 같았다.“이제 뭔가 떠오르는 게 있는 겁니까?”의자에 앉아있던 소현준이 소현우를 빤히 쳐다보면서 담담하게 물었다.소현우는 소우희에게 의심이 생긴 게 확실하다.소홍번도 소현우를 보며 말했다.“진실이 무엇인지 너도 이제 다 알았을 거야. 의술을 전혀 모르는 사람이 어떻게 너를 살려주었겠느냐?”안색이 확 굳어진 소현우는 결국 고개를 푹 숙인 채 소홍범의 말에 대꾸를 했다.“아버지, 무슨 말씀인지 알겠습니다.”“우리 소씨 가문은 소우연에게 미안한 게 많아. 하지만 근래에 네 어머니와 현준이가 회남왕에 찾아가 소우연을 만나고 싶다는 말을 전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그 아이가 그렇게 냉정하단 말입니까?”소홍범이 고개를 끄덕이자 소현우는 고개를 돌려 소현준을 쳐다보았고 소현준도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그렇습니다.”“그럼… 도대체 뭘 원하는 겁니까?”소현우의 머릿속에 소우희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그녀는 소우연이 소씨 가문을 완전히 망가트리고 싶어 한다고 했다.도대체 어떤 게 진짜이고 어떤 게 거짓일까? 소현우는 머리가 지끈거렸다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06화

    “이제보니 소우희의 외출 목적이 소현우와 소한준 두 사람을 경성으로 데리고 오려는 거였네.”소우연이 담담하게 말하자 진규는 고개를 살짝 숙였다.이때, 정자에 앉아있던 이육진이 말했다.“소우희 그 여자는 경성의 천재 소녀가 아니라 완전 멍청이였어.”“예전에 덕빈 마마께서 소우희의 어여쁘고 천재적인 모습을 보고 폐하께 왕야와 소우희를 위해 혼인을 하사하라고 말씀하신 겁니다.”소우연이 피식 웃으면서 하는 말에 이육진은 그녀를 조용하게 바라보고 있다가 대꾸했다.“그러고보니 소우희 그자가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건 아니구나. 그자가 아니었으면 나와 연이 너의 인연을 언제까지 기다려야 할지 모르는 것이지 않느냐?”이육진은 그동안 자신의 생명의 은인을 계속 찾아다니고 있었지만 올해가 되어서야 단서를 조금씩 나타나기 시작했다.특히 용강한은 전에 이육진에게 소우희 대신 시집온 아내에게 잘해주라고 하면서 어쩌면 소우연이 그의 고달픈 운명을 바꿔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했다.그때 당시 이육진은 용강한에게 자신의 생명의 은인이 어느 방향에 있는지 점을 봐 달라고 했고 용강한은 그런 이육진에게 급할 것 없다고, 인연이라면 언젠가 만나게 될 거라고만 얘기했다.이육진은 용강한의 말투와 태도가 사기꾼처럼 느껴졌다.그러다가 혼사를 치른 뒤, 소우연의 몸에서 생명의 은인과 똑같은 약초향이 나자 이육진은 그제야 용강한은 사기꾼이 아니라 실력이 뛰어난 점쟁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한편, 소우연은 살짝 의아한 표정으로 이육진을 쳐다보았다.‘나와의 인연을 기다리고 있었다고?’그 말은 마치 이육진이 두 사람이 언젠가 함께할 줄 알고 있었다는 것처럼 들렸다.말도 안 되는 생각을 이내 지운 소우연은 환하게 웃으며 대꾸했다.“왕야 말씀이 맞습니다.”모든 일에는 인과관계가 분명하게 존재한다. 소우연이 잘못된 선택을 하나라도 했더라면 오늘 이런 날이 오지 않았을 것이다.고통스러운 과거의 기억을 뒤로하고 이육진 이 남자만 봤을 때 이육진은 더할 나위 없이 다정하고 좋은 사람이며

Latest chapter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12화

    “우리가 잘못을 저질렀다고요? 지금 모든 게 우리 소씨 가문 탓이라는 겁니까?”소한준은 어이가 없다는 듯이 소우연을 쳐다보며 물었다.“아닙니까?”“어떻게 그런 말을 함부로 뱉을 수 있는 겁니까? 우리가 지금까지 한 모든 선택은 소씨 가문의 미래를 위한 것이지 않습니까?”소우연은 피식 코웃음을 치며 뻔뻔한 소한준을 힐끗 쳐다보았다.그녀를 제외한 소씨 가문 사람들은 전부 수익자인데 그들이 어찌 소우연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을까?소우연은 말이 안 통하는 소한준과 더 이상 한 마디도 하고 싶지 않았다.“그게 지금 무슨 표정입니까?”원망 가득한 소우연의 눈빛을 보며 소한준은 기분이 언짢았다. 눈이 퉁퉁 부은 소우희에게 소한준은 어떻게든 소우연을 데리고 가서 삼자 대면으로 오해를 풀 수 있게 해주겠다고 약속했는데 소우연은 지금 전혀 그럴 생각이 없어 보였다.소한준은 어쩔 수 없이 한발짝 양보했다.“좋습니다. 다른 문제는 일단 나중에 얘기하고 일단 저와 같이 갈 곳이 있습니다. 왕비께 할 말이 있거든요.”“하실 말씀 있으시면 여기서 하십시오.”“아니…”소우연은 당황한 듯한 소한준을 냉랭한 눈빛으로 쳐다보며 말했다.“전 당신들과 조금도 가까이하고 싶지 않습니다. 이렇게 대놓고 티를 내는데 설마 눈치를 못 채셨습니까?”소우연의 한 마디에 소한준은 입을 떡 벌린 채 경악을 금치 못했다.너무도 익숙한 그녀의 얼굴이었지만 지금 이 순간 눈앞에 있는 소우연의 눈빛과 태도 그리고 뱉은 말은 더할 나위 없이 낯설었다.이 여인이 정말 소우연이 맞단 말인가?“좋습니다. 아주 대단하시네요.”소한준은 불쾌한 눈빛으로 자신을 쳐다보는 소우연을 보며 주먹을 꽉 쥐었다. 그리고는 이를 악물며 노려보더니 이내 돌아서서 만안당을 떠났다.한편, 미간을 찌푸리고 있던 정연이 씩씩거리며 말했다.“소씨 가문 사람들이 저렇게까지 파렴치할 줄은 정말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저자들은 단 한번도 왕비님을 진심으로 걱정한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물론 왕야와 왕비가 천생연분이라고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11화

    소우연은 곁에서 박수를 치며 이육진을 응원했다.“왕야, 회복이 점점 빨라지고 있습니다.”본채 앞마당에는 간석과 정연 그리고 나무 위에서 주변 상황을 살피고 있는 진규밖에 없었다. 나머지 하인들은 배나무 별채로 보내져 약재를 빻고 있었다.소우연의 응원에 간석과 정연도 한 마디씩 보태며 이육진에게 자신감을 북돋아주었다. 그렇게 1시간 정도 지나자 소우연은 이육진에게 이제 그만 쉬라고 했고 이육진은 발목에서 전해지는 통증을 가까스로 참으로 고개를 끄덕였다.“알겠다. 부인 말에 따르겠네.”간석이 휠체어를 끌고 오자 이육진은 바로 휠체어에 앉았고 이내 본채로 돌아가 목욕을 했다.결국 소우연은 오늘도 직접 이육진을 위해 고약을 발라주었다.매일 이 시간이 되면 이육진은 소우연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결국 참지 못하고 소우연의 뒤통수를 가볍게 감싸 쥐고는 그녀에게 입을 맞추었다.오늘도 예외가 아니었다.어느새 숨이 거칠어진 두 사람은 서로를 쳐다보다가 동시에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얼굴이 빨개진 소우연은 너무 부끄러워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침을 챙기러 갔다.이틀 뒤.만안당에 무보수로 백성들을 치료해주러 간 소우연은 그곳에서 소한준을 보게 되었다.“잠깐 나오십시오. 제가 왕비께 물어볼 말이 있습니다.”뒷짐을 지고 서있던 소한준이 명령하듯 말하자 소우연이 피식 웃으며 대꾸했다.“소 장군님께서 지금 저에게 명령하신 겁니까?”“너…”한없이 냉랭한 소우연의 태도에 소한준은 소우희가 했던 얘기가 떠올랐다. 소우연은 소씨 가문을 원망하고 소씨 가문을 철저하게 망가트리겠다고 했던 말들 말이다.소한준은 소우희를 경성까지 안전하게 호송했지만 소우희는 겁이 나서 평춘왕 저택에 돌아가지 못하겠다고 했기에 두 남매는 어쩔 수 없이 객줏집에 묵었다.경성에 돌아오고 나서부터 며칠동안 매일 눈물을 흘린 소우희는 몸이 심각하게 말라갔고 그 모습을 지켜보는 소한준은 마음속에 화가 치밀었다.그래서 소우연과 소우희 자매를 화해시키기 위해 이렇게 만안당까지 찾아온 것이다.“소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10화

    두 손으로 의자 손잡이를 짚고 허리를 살짝 숙여 얼굴이 발그레해진 소녀를 지그시 바라보던 이육진은 그저 가볍게 미소를 짓다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몸을 돌려 소우연 곁에 털썩 앉았다.소우연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푹 내쉬며 말했다.“왕야의 다리는 이제 조금 회복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찌 이리 무모한 행동을 하시는 겁니까? 이제 겨우 열댓 걸음밖에 못 걸으시는데 왕야는 무섭지도 않습니까?”“난 연이 네가 화내는 게 제일 무섭다.”말문이 턱 막힌 소우연은 이육진을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이육진이 이런 남자일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한편, 소우연이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자 이육진은 그녀가 자신의 말을 믿지 않는다고 생각하여 진지한 표정으로 다시 말했다.“정말이에요. 제 말은 진심이에요.”4년 전, 이육진의 목숨을 살려준 사람이 소우연이었다. 그리고 4년 뒤, 소우연은 이육진의 다리도 치료해주었고 심지어 얼굴의 흉터도 점점 연해지고 있다.이육진은 소우연 덕분에 긍정적으로 살아갈 목표가 생겼다.어여쁜 소우연의 얼굴을 보며 이육진은 가슴이 뜨거워졌다. 그는 소우연에게 단순한 고마운 감정이 아니라 진심으로 이 여인을 사랑하고 있다.그뿐만 아니라 소우연이 자신의 아내여서 너무 기쁜 나머지 꿈속에서도 환호를 지를 정도였다.소우연도 이육진을 몇 번이나 힐끔거렸다. 이육진이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자신을 쳐다보고 있자 소우연은 너무 부끄러웠다.사실 소우연은 이제 남녀 사이의 감정에 대해 더 이상 기대를 품지 않았지만 이육진을 보고 있으면 자신도 모르게 자꾸 마음이 설레었다.“정말이에요.”이육진이 다시 한번 확신에 찬 표정으로 말하자 소우연은 그의 얼굴을 가리고 있던 가면을 조심스럽게 벗겼다.그렇게 두 사람은 서로를 지그시 바라보았고 서로의 숨소리가 너무 선명하게 들렸다.소우연은 눈앞에 있는 남자의 얼굴을 자세하게 훑어보았다.얼굴 흉터가 거의 다 사라졌으며 뚜렷한 이목구비에 카리스마가 넘쳤다.하지만 소우연을 쳐다볼 땐, 더할 나위 없이 다정한 표정이었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09화

    결국 보다 못한 간석이 이육진에게 춘궁도 몇 권을 건넸고 이를 대충 펼쳐보다가 흥취를 전혀 느끼지 못한 이육진은 이를 곁에 툭 던지고는 더 이상 쳐다보지도 않았다.소우연과 부부의 낙을 행했을 때에도 누군가의 가르침을 받거나 그 방면에 대한 지식이 있었던 게 아니라 본능이었다.소우연의 곁에 있으면 이육진은 어떻게 해야 그녀를 즐겁게 해줄 수 있는지 본능적으로 알게 되는 것 같았다.이육진이 이내 소우연을 향해 손을 내밀었지만 소우연은 이를 힐끗 쳐다보고는 그대로 돌아서서 떠났다.한편, 멀리서 지켜보던 간석은 소우연이 이육진을 버리고 떠난 모습에 어안이 벙벙했다. 왕비님이 왕야를 버리고 혼자 떠난 건 처음이었다.“왕야…”한걸음에 달려온 간석은 재빨리 이육진의 휠체어를 끌고는 감히 아무 말도 묻지 못했다.그러다가 이육진을 힐끗 쳐다보았는데 상대방은 되레 웃고 있었다. 언젠가부터 왕야의 얼굴에 웃음이 많아진 건 사실이지만 지금처럼 이렇게 몰래 웃고 있는 표정은 처음 보는 것 같았다.“왕야, 왕비님께서 화나서 가신 것 같은데 왜 웃으시는 겁니까?”간석의 말에 이육진이 간석을 힐끗 흘겨보았다.소우연이 오늘 보여준 삐침이 얼마나 귀한 건지 이육진만 알고 있다.예전에 소우연은 이육진 앞에서 늘 깍듯하고 조심스러운 모습이었으며 그를 남편이 아닌 왕야만으로 생각하면서 그의 신분에 눌려 예를 차리지 않을 수가 없었다.하지만 조금 전에 소우연의 토라진 모습으로 보았을 때, 소우연은 마음속으로 이육진을 점점 더 신임하고 있는 듯했다.이육진은 생각만해도 너무 좋았다.한편, 기분이 좋아 보이는 왕야를 보며 간석도 어느새 입꼬리가 조금씩 올라가기 시작했다. 왕야와 왕비님이 행복하고 즐거워야 노비들도 따라서 행복하고 즐거울 수 있으니까.저녁 식사 때. 정연은 살짝 달라진 분위기를 감지했지만 확실하게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그런 느낌이 들었다.평소대로라면 왕야와 왕비님은 저녁 식사를 마치고 나서 장기를 두어 판 두거나 일상적인 담소를 나눠야 하는데 오늘은 달랐다.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08화

    이육진은 볼에 바람을 살짝 넣은 소우연의 귀여운 모습을 보며 피식 웃었다.“내 몸은 아무 문제가 없는 거겠지?”소우연은 이육진의 물음에 입술을 살짝 오므렸다. 그녀는 한동안 남성 의학에 대해 연구를 해보았는데 이육진의 진맥을 짚었을 때, 오랫동안의 금욕생활로 살짝 들떠 있는 상태로 보였다.하지만 그렇다고 사실대로 대놓고 얘기할 수는 없었다.얘기했다가 그녀에게 대신 해결해 달라고 하면 어떡할까 겁이 나기도 했다.두 사람은 진정한 합방 경험이 없지만 이육진은 너무도 당당하게 소우연에게 부끄러운 요구를 자주 했다.소우연은 그 요구들을 생각만 해도 얼굴이 뜨거워졌다.한편, 날이 어두워지자 이육진은 자리에서 일어나 소우연의 손을 잡고 본채 안으로 들어갔다.소우연은 이육진의 기다란 다리와 건장한 몸매를 보며 자신도 모르게 마음이 설레었다.“왕야, 저택에 저희를 지켜보는 사람이라도 있으면…”“걱정하지 말 거라. 우리를 지켜보는 사람은 진작 없어졌다.”“그렇군요.”안도의 한숨을 살짝 내쉬던 소우연은 갑자기 미간을 살짝 찌푸린 채 정신을 번쩍 차렸다.“그럼 감시자가 없다는 말씀이십니까?”정자 계단 아래로 내려가던 소우연은 걸음을 갑자기 멈추었고 흠칫하던 이육진은 이내 가까이에 놓여있던 휠체어를 보며 다급하게 외쳤다.“아악! 내 다리…”소우연의 손을 놓은 이육진이 앞으로 다가가 휠체어에 앉자 소우연이 얼른 뒤따라갔다.“왕야, 저택 안에 있던 감시자가 언제부터 없어진 거예요?”“아, 그게…”우물쭈물하는 이육진의 모습에 소우연은 모든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연아, 그러니까 나는…”“왕야께서는 어젯밤에도 저에게 신음소리를 내라고 하지 않으셨습니까?”소우연은 화가 조금 났다.저택 안에 그들을 지켜보는 감시자가 여기저기 널려 있는 줄 알고 이육진의 제안에 협조하였고 자신의 몸을 만지게 허락하기도 했다. 그리고 심지어 주체할 수 없는 야릇한 신음소리까지 냈다.그런 과거들을 떠올리기만 해도 소우연은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그럴 때마다 소우연은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07화

    “저도 전해 들었습니다. 그자들이 저에게 미안한 마음은 조금 있는 것 같지만 여전히 소우희를 더욱 걱정하고 있습니다. 소우희에게 작은 벌조차 하나도 내리지 않았거든요.”“소우희가 너보다 먼저 소현우와 소한준을 만나러 갔으니 두 사람은 아마 너를 오해하게 될 것이다.”“왕야, 전 상관없습니다. 어차피 그자들은 저를 소씨 가문의 부속품으로 생각하고 있을 뿐, 저를 소씨 가문 딸로 전혀 인정하지 않습니다. 그런 사람들이 저를 어떻게 오해하든 전 상관없습니다.”이런 말을 하면서도 여전히 담담한 표정을 짓고 있는 소우연을 보며 이육진은 마음이 아팠다.그의 연이는 이제 소씨 가문에게 완전히 실망한 것이다!이때, 간석이 다가와 고개를 살짝 숙인 채 말했다.“왕야, 왕비님, 이 어의가 오셨습니다.”소우연은 재빨리 이육진에게 잡혀 있던 손을 빼며 물었다.“벌써 온 것이냐?”며칠 전에 진맥을 했던 것 같은데 왜 벌써 왔지?“네, 왕비님. 이 어의께서 마당 앞에서 기다리고 계십니다.”소우연은 이육진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간석에게 이 어의를 들게 하라고 말했다.이 어의는 나이가 그리 많지 않았지만 행동거지가 차분했다.이육진과 소우연에게 깍듯하게 인사를 올린 뒤 소우연을 위해 진맥을 진행했다.15분 뒤, 이 어의가 소우연을 쳐다보며 말했다.“왕비님은 아주 건강하십니다. 왕야, 소인이 왕야께도 진맥을 해드릴까요?”고개를 돌린 이 어의가 이육진에게 묻자 이육진은 담담하게 대답했다.“필요 없다. 내 몸은 아주 튼튼하다.”이 어의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몇 달 동안이나 소우연을 위해 진맥을 했지만 아직도 회임 소식이 전혀 없었다. 그리고 태의원에 남은 이육진의 검사 기록에 의하면 이육진은 지금 회임이 어려운 상황일 수도 있다.왕비의 몸에 아무런 문제가 없고 혼사를 치른지 몇 달이나 넘었는데 아직도 회임 소식이 없는 걸로 보아 이 어의는 이육진의 몸 상태를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이번에도 아무런 이유를 찾지 못하면 덕빈 마마가 크게 노할 수도 있을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06화

    “이제보니 소우희의 외출 목적이 소현우와 소한준 두 사람을 경성으로 데리고 오려는 거였네.”소우연이 담담하게 말하자 진규는 고개를 살짝 숙였다.이때, 정자에 앉아있던 이육진이 말했다.“소우희 그 여자는 경성의 천재 소녀가 아니라 완전 멍청이였어.”“예전에 덕빈 마마께서 소우희의 어여쁘고 천재적인 모습을 보고 폐하께 왕야와 소우희를 위해 혼인을 하사하라고 말씀하신 겁니다.”소우연이 피식 웃으면서 하는 말에 이육진은 그녀를 조용하게 바라보고 있다가 대꾸했다.“그러고보니 소우희 그자가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건 아니구나. 그자가 아니었으면 나와 연이 너의 인연을 언제까지 기다려야 할지 모르는 것이지 않느냐?”이육진은 그동안 자신의 생명의 은인을 계속 찾아다니고 있었지만 올해가 되어서야 단서를 조금씩 나타나기 시작했다.특히 용강한은 전에 이육진에게 소우희 대신 시집온 아내에게 잘해주라고 하면서 어쩌면 소우연이 그의 고달픈 운명을 바꿔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했다.그때 당시 이육진은 용강한에게 자신의 생명의 은인이 어느 방향에 있는지 점을 봐 달라고 했고 용강한은 그런 이육진에게 급할 것 없다고, 인연이라면 언젠가 만나게 될 거라고만 얘기했다.이육진은 용강한의 말투와 태도가 사기꾼처럼 느껴졌다.그러다가 혼사를 치른 뒤, 소우연의 몸에서 생명의 은인과 똑같은 약초향이 나자 이육진은 그제야 용강한은 사기꾼이 아니라 실력이 뛰어난 점쟁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한편, 소우연은 살짝 의아한 표정으로 이육진을 쳐다보았다.‘나와의 인연을 기다리고 있었다고?’그 말은 마치 이육진이 두 사람이 언젠가 함께할 줄 알고 있었다는 것처럼 들렸다.말도 안 되는 생각을 이내 지운 소우연은 환하게 웃으며 대꾸했다.“왕야 말씀이 맞습니다.”모든 일에는 인과관계가 분명하게 존재한다. 소우연이 잘못된 선택을 하나라도 했더라면 오늘 이런 날이 오지 않았을 것이다.고통스러운 과거의 기억을 뒤로하고 이육진 이 남자만 봤을 때 이육진은 더할 나위 없이 다정하고 좋은 사람이며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05화

    소현우는 아버지의 말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그대 당시 최전방에서 적들과 싸우고 있었는데 후방을 책임지던 회남왕이 습격을 당한 탓에 지원군들이 제때에 나타나지 못했다.결국 삼천 명이 넘었던 병사들은 몇백 명 밖에 남지 않았고 불행 중 다행으로 전쟁에서 살아남긴 했지만 큰 부상을 입은 소현우는 생명이 위태로운 상태였다.부하는 곧바로 소현우를 조청강에 위치한 그의 외갓집으로 데려갔지만 마땅한 치료 방법이 없어서 죽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에 처했다.그러다가 겨우 눈을 떴을 때, 처음으로 본 사람이 소우희였다. 기억을 되돌려보면 소우희가 매일 소현우 곁을 지켰고 하인을 시켜 약을 달이고 직접 소현우에게 먹여 주기까지 했다.이와 반대로 소우연은 매일 외출하느라 바빴다.자세하게 생각해보면 그때 당시 소우연은 매일 소우희에게 소현우가 아직도 고열을 앓고 있는지, 상처에서 진물이 흐르지는 않는지 확인하라고 얘기한 것 같았다.“이제 뭔가 떠오르는 게 있는 겁니까?”의자에 앉아있던 소현준이 소현우를 빤히 쳐다보면서 담담하게 물었다.소현우는 소우희에게 의심이 생긴 게 확실하다.소홍번도 소현우를 보며 말했다.“진실이 무엇인지 너도 이제 다 알았을 거야. 의술을 전혀 모르는 사람이 어떻게 너를 살려주었겠느냐?”안색이 확 굳어진 소현우는 결국 고개를 푹 숙인 채 소홍범의 말에 대꾸를 했다.“아버지, 무슨 말씀인지 알겠습니다.”“우리 소씨 가문은 소우연에게 미안한 게 많아. 하지만 근래에 네 어머니와 현준이가 회남왕에 찾아가 소우연을 만나고 싶다는 말을 전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그 아이가 그렇게 냉정하단 말입니까?”소홍범이 고개를 끄덕이자 소현우는 고개를 돌려 소현준을 쳐다보았고 소현준도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그렇습니다.”“그럼… 도대체 뭘 원하는 겁니까?”소현우의 머릿속에 소우희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그녀는 소우연이 소씨 가문을 완전히 망가트리고 싶어 한다고 했다.도대체 어떤 게 진짜이고 어떤 게 거짓일까? 소현우는 머리가 지끈거렸다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04화

    “오라버니, 일단 진정하십시오. 소우연은 지금 회남왕비입니다. 다른 사람과 눈도 못 마주치던 예전의 소우연이 아니란 말입니다.”소우희는 눈물을 닦으면서 겨우 말을 이어갔고 그 모습에 소한준은 너무 안쓰러우면서 한편으로는 소우연 때문에 화가 치밀었다.“아무리 그래도 우린 같은 피가 흐르고 있는 가족인데 소우연이 너에게 그런 몹쓸 짓까지 할 줄은 정말 몰랐다.”“소우연은 지금 저뿐만 아니라 소씨 가문 모든 사람들을 원망하고 있습니다. 못 믿으시겠다면 회남왕 저택에 찾아가보십시오. 소우연은 얼굴도 비추지 않을 겁니다.”소우희가 나긋한 목소리로 대꾸했다. 소씨 가문의 나머지 사람들은 속이기 쉽지 않지만 소한준은 어렸을 때부터 그녀를 가장 예뻐하고 아껴줬으며 그녀의 말이라면 무조건 믿었기에 이번에도 무조건 그녀의 편에 설 거라고 확신했다.‘난 봉황의 운명을 가지고 태어난 복덩이야. 절대 이대로 무너질 수는 없어!’한편, 소한준이 도무지 믿어지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소우희를 쳐다보자 소우희는 확신에 찬 표정으로 말을 이어갔다.“제가 지금까지 한 말은 전부 사실입니다. 저와 둘째 오라버니, 그리고 어머니까지 소우연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회남왕 저택에 찾아갔는데 소우연의 태도는 전혀 바뀌지 않았습니다. 오라버니, 솔직히 전 소우연이 제 모든 걸 빼앗아가도 상관없습니다. 하지만 소우연의 행동을 보면 저희 소씨 가문에 대한 원망과 증오가 깊어 보입니다. 만에 하나, 소씨 가문을 완전히 망가트리겠다는 소우연의 말이 그냥 홧김에 한 말이 아니라 진심이라면 어떡합니까? 아버지와 할머니 그리고 둘째 오라버니는 제 입에서 소우연이야말로 의술을 할 줄 아는 딸이라는 말을 직접 들으셨기 때문에 소우연을 굳게 믿고 있습니다. 더 이상 제가 하는 말은 들으려고 하지도 않으실 겁니다! 그래서 이렇게 목숨 걸고 금주까지 와서 큰 오라버니와 셋째 오라버니께 이 사실을 전해드리는 겁니다!”“다들 미쳤구나!”소한준이 이를 악물며 말하다가 너무도 가여운 소우희를 쳐다보았다. 두 눈은 너무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