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아는 알 수 없다는 듯 육문주를 바라보며 물었다.“어떻게 꿇을 건데?”그 말에 육문주는 조수아의 귀에 입을 맞춰오더니 그녀의 귀 끝을 가볍게 깨물고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곧 있으면 알게 될 거야.”말을 마친 그의 큰 손이 조수아의 허리 위에서 끊임없이 움직였다.차가운 손끝이 피부를 스칠 때마다 불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결국, 참지 못한 조수아가 낮은 신음을 흘렸다.“여보, 아직 천우도 있는데…”육문주는 그 말에 두 손으로 그녀의 부드럽고도 민감한 부위를 살며시 감싸며 나직이 말했다.“옆방에서 깊이 잠들었으니
송학진은 아이의 말에 그만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맞아, 우리 천우는 세상에서 제일 똑똑한 어린이야. 엄마 아빠랑 재밌게 놀고 있니?”그 질문에 눈동자를 몇 번 굴리던 박천우가 대답했다.“낮에는 정말 즐거웠는데 말이죠. 밤만 되면 항상 아빠가 저를 다른 방으로 옮겨요.”“다음엔 엄마랑 같이 자고 싶으면 너랑 엄마를 같이 묶어놔. 그럼 아빠도 널 다른 방으로 들어서 옮기지 못할 거야.”그 대답에 박천우의 눈이 크게 떠졌다.“좋아요, 좋아요! 외삼촌 정말 똑똑하시네요! 이렇게 명석한 남자라면 분명 이른 시일 내에 결혼
그제야 육문주도 뭔가 잘못되었음을 깨달았다.그의 눈에 정말 무슨 문제가 생긴 게 틀림없었다.그는 곧장 브레이크를 밟아 차를 갓길에 세웠다.눈을 힘껏 문지르고 머리를 몇 번 흔들자 조금 전까지만 해도 깜깜했던 도로가 다시 서서히 선명해지기 시작했다.가로등 불빛도 다시금 그의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조수아는 육문주의 행동에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육문주, 너 혹시 부상 후유증으로 실명이라도 되는 건 아니야?”조수아의 정확한 추측에 육문주의 마음이 아려왔다.그는 돌아오자마자 이 사실을 조수아에게 알리고 싶었지만 이 사
생각보다 너무 솔직하고 담백한 답변에 육문주의 마음이 흔들렸다.그의 큰 손은 저도 모르게 조수아의 머리를 감싸 안았다.그리고 고개를 숙인 육문주의 입술이 조수아의 입술 위로 포개졌다.그는 계속해서 입을 맞춰오며 낮게 속삭였다.“아가, 나 마음 아파 죽일 생각이야? 네가 이렇게 좋아서 미쳐버릴 것 같은데, 널 어떻게 떠나.”말을 마친 육문주의 키스는 점점 짙어졌다.어두운 가로등 아래, 차가운 세상 속에서 두 사람은 서로를 뜨겁게 끌어안고 더욱 깊게 입을 맞췄다.함께 많은 풍파를 겪어온 두 사람의 사랑은 다른 사람들의 사랑
육문주는 잔뜩 화가 난 듯한 표정으로 조수아를 바라보며 말했다.“여보, 당신 아들이 지금 나한테 오줌을 지려놨는데 웃음이 나와?”조수아는 백미러를 통해 육문주를 바라보다가 웃음을 터뜨렸다.“천우야, 아빠한테 실례를 했으면 사과부터 해야 하는 거야.”박천우는 오히려 당당하게 입을 삐죽이며 말했다.“이게 왜 제 탓이에요. 아빠가 운전에 집중을 안 하고 엄마랑 그렇게 오랫동안이나 뽀뽀를 하니까 저도 못 참고 지려버린 거잖아요.”“네가 몰래 훔쳐봐 놓고선 왜 내 탓이야.”“제가 몰래 봤다니요? 눈을 떠보니까 어린이가 보기엔 부
이 방법은 육문주가 진작부터 생각해놓고 있던 방법이었다.그는 아이의 모습뿐만 아니라 조수아의 모습까지 함께 AI에 입력해둘 예정이었다.그리고 그는 두 사람의 매 순간순간을 머릿속에 잘 기억해둘 것이다.만약 정말 이식수술을 받지 못해 암흑세계 속에서 살아가야 한다면 육문주는 모든 것을 상상에 맡겨야만 했다.박천우는 육문주의 목을 다정하게 끌어안은 채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아빠. 천우가 나중에 크면 아빠를 잘 보살펴드릴게요. 만약에 정말로 앞을 못 보게 된다면 저랑 엄마가 아빠의 눈에 되어줄 거예요.”육문주는 자신이 시
그 한 마디에 조수아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그녀는 육문주가 지금 두 번째 각막 이식 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것과 이식자의 조건이 까다롭다는 것쯤은 잘 알고 있었다.하지만 이렇게까지 까다로울 줄은 꿈에도 몰랐다.조수아의 창백한 얼굴을 본 육문주는 그녀의 어깨를 감싸 안으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위로를 건넸다.“살아있는 기증자라고 해도 이식이 그렇게 어려운 건 아니야. 요즘은 많은 사람이 죽기 전에 장기 기증을 하니까. 어쩌면 나도 곧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도 몰라.”조수아는 그 말에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난 괜찮아. 만약
“엄마한테 전화 좀 바꿔줄래? 할 말이 있어서.”“좋아요, 하지만 아빠랑 이혼하라고는 설득하지 마세요. 엄마는 아빠를 정말 사랑하거든요. 두 사람은 절대 헤어지지 않을 거예요.”송학진은 갑자기 가슴을 찌르는 듯한 고통을 느끼고 곧장 대답했다.“외삼촌은 그런 사람 아니니까, 걱정하지 마.”그의 대답을 들은 박천우는 그제야 휴대폰을 조수아에게 건네며 말했다.“엄마, 외삼촌이 엄마 찾아요. 외삼촌이랑 얘기하세요. 저는 화장실에 갔다 올게요.”“그래, 조심히 다녀와.”“알겠어요.”박천우는 화장실로 뛰어갔다.그 안에 막 들어
차유라와 말다툼이 벌어지려는 찰나 지켜보던 경호원이 다가가 제지하며 말했다.“고의로 대표님 약혼자의 헛소문을 퍼뜨리고 헐뜯는 당신들은 육엔 그룹에서 출근할 자격이 없습니다. 당장 이곳에서 나가세요.”쫓겨나는 여자들을 지켜보던 차유라는 그제야 뭔가를 깨달았다.사실 육천우는 그녀를 용서하는척하면서 이 모든 걸 직접 보면서 마음을 접기를 바란 거였다.차유라는 화가 나서 이를 악문 채 강당 위에서 다정한 눈빛으로 허나연에게 목걸이를 걸어주는 육천우를 노려보았다.간간이 들리는 축복의 소리에 이가 부서지도록 악물고 있는데 차 교수의
내연녀라는 말에도 허나연은 화를 내기는커녕 오히려 웃으며 말했다.“차유라 씨, 이 시점에도 그런 말을 하는 거 보면 간이 배 밖으로 나왔네요?”“허나연 씨, 저의 아빠가 천우의 스승이라는 걸 잊었어요? 천우가 배은망덕한 사람도 아니고 날 뭐 어떻게 할 거로 생각하는 거예요? 천우야, 안 그래?”차유라는 육천우한테 눈길을 돌렸다.아무 말도 하지 않고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육천우는 침대에서 내려오더니 허나연의 곁으로 다가가 그녀의 어깨를 감싸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자기야, 우리 일단 연회에 먼저 참가하고 차유라는 연회
육천우는 손님들 접대하느라 한 바퀴 돌고 나니 머리가 좀 어지러워지자 자리를 찾아 앉아 휴식을 취했다.혼자 앉아 있는 육천우를 발견한 차유라는 바로 앞으로 다가가서 말했다.“천우야, 왜 그래? 술 많이 마신 거야?”육천우는 반쯤 감은 눈을 하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머리가 좀 어지럽네.”“내가 부축할게. 위층에 올라가 좀 셔.”차유라는 복무원을 불러 함께 육천우를 부축해 위층 방으로 들어갔다.들어가자마자 육천우는 침대에 쓰러져 꼼짝하지 못했고 차유라는 그런 육천우에게 다가가며 불렀다.“천우야, 천우야.”아무리 불러
허나연은 그들의 말에 신경 쓰지 않으려 했지만, 어머니의 명성을 희롱하는 소리를 듣고 더는 억제 할 수 없어서 홧김에 달려 나가 그 여자의 뺨을 후려쳤다.“누가 감히 뒤에서 우리 엄마를 희롱하고 있어?”“허나연, 내가 틀린 말 했어? 차유라 씨랑 육 대표님이 서로 좋아하는 사이인 걸 알면서 매일 대표님 사무실에 드나들더니 내연녀가 아니면 뭔데?”허나연은 그들을 비웃으면서 말했다.“차유라가 당신들한테 그렇게 말한 거야?”“차유라 씨가 말해줄 필요가 있겠어? 회사 사람들 전부 그렇게 알고 있는데. 해외에 있는 3년 동안 차유라
육천우는 대중들의 환호 속에서 허나연의 손가락에 반지를 끼워 주고는 몸을 일으켜 허나연을 바라보면서 말했다.“나연아, 나 이제 키스해도 돼?”이 말은 분명 물음형이었지만 허나연이 대답도 하기 전에 커다란 손은 이미 그녀의 머리를 감싸 쥐고 촉촉한 입술로 그녀의 입술에 키스하고 있었다.현장에서는 축하의 환호성이 울려 퍼졌고 허나연은 부끄러운 듯 얼굴을 붉혔지만 육천우의 애틋한 마음에 그녀는 거절할 수가 없었다.둘은 얼마 동안 키스를 했는지도 모르고 서아의 목소리가 들릴 때 대서야 키스를 멈췄다.“아빠, 삼촌이랑 이모가 뽀뽀하
육천우의 말을 듣던 허나연은 하염없는 눈물을 흘리며 코를 훌쩍거리며 말했다.“왜 나한테 이렇게까지 잘해주는 거야? 조금이라도 나쁘게 대했어도 내가 이 정도로 슬프진 않았을 거잖아.”육천우는 허나연의 눈물을 닦아주면서 달래며 말했다.“애기야, 울지마. 오빠한테 이거 하나만 대답해 줄래?”허나연은 눈물을 머금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오빠가 묻고 싶은 게 뭔지 나도 알아. 천우 오빠, 나 어릴 적부터 오빠랑 붙어 있는 걸 좋아했고 커서도 항상 오빠 옆에만 있었고 후에 사춘기가 되니까 오빠가 너무 간섭해서 자유가 없는 것이 싫
허나연은 의아해하며 고개 들어 까맣고 반짝이는 눈동자로 육천우를 바라보며 물었다.“어떤 이벤트길래 이렇게 비밀스럽게 행동하는 거야?”허나연은 겉으로는 별로 신경 쓰지 않는 척했지만 마음속으로는 수도 없이 긴장해 하고 있었고 머릿속에 한가지 생각이 스쳐 지나가면서 기대하면서도 긴장한 듯 하였다.육천우는 허나연의 눈을 막고 지하실에 있는 극장 쪽으로 향했고 따라가는 허나연의 궁금증은 점점 커져만 갔다.“육천우, 대체 어딜 데리고 가는 거야?”육천우는 극장의 문을 열고 허나연의 눈을 가린 커다란 손을 내리며 사랑이 가득 담긴 목
“오빠 이제 다신 어딜 안 갈 거야. 알았지?”허나연은 붉어진 눈으로 입을 삐쭉 내밀면서 말했다.“거짓말하지 마. 3년 전에 떠나면서 매일 연락한다고 해놓고 가서는 내 연락도 다 무시해 버렸으면서. 나 밤마다 오빠 전화 기다리다 잠들었단 말이야.”허나연은 술땜에 말투가 흐트러졌지만 육천우는 다 알아들을 수 있었고 듣고 나서 그의 마음은 칼로 베는 듯 아팠다.여태껏 육천우는 허나연이 자신을 귀찮아한다고만 생각했고 서로 성장 공간을 가져야 다시 만날 수 있을 것 같아 해외에 나간 건데 허나연이 이런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을 줄은
허나연은 입을 쀼죽하게 내밀고 육천우를 바라보며 말했다.“뭔 생각했다고 그래. 나 혼자서 얼마나 자유스러웠는데.”허나연은 사실 자유스러웠던 건 맞지만 마음은 많은 공허함을 느꼈다.육천우가 항상 옆에서 이것저것 참견하여 허나연은 귀찮게만 느꼈었지만, 그가 해외로 떠나고 나서야 그의 빈자리가 얼마나 큰지 알게 되었다.허나연은 사람들이 없을 때면 항상 조용하게 혼자 육천우랑 함께했던 나날들을 회상했었고, 커플들끼리 꽁냥 거리는것을 볼 때면 항상 옆에 있어 줬던 육천우를 생각했다.이 말을 들은 육천우는 웃으면서 허나연의 머리를 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