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자 은시후는 “어이, 여기서 말을 안 하면 그냥 넘어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건가? 여기는 서울이라고! 너희에게 속은 사람들은 대부분 부자이거나 돈이 굉장히 많은 사람이지 않나? 손만 까딱해도 이 서울바닥에서 매장되는 건 일도 아닐 텐데.. 내가 충고하나 할까? 눈치가 있다면 당장 진실을 털어 놓는 게 좋을 거야. 만약 그렇지 않으면, 아무도 널 구해주지 못할 걸?”송민정은 은시후가 지금 심리전을 펼치고 있다는 것을 눈치채고 바로 그의 말에 힘을 실어주었다. “감히 우리 이룸 그룹을 속이려 들었다면 그 죄가 가볍지 않을 텐데요?”뚱뚱한 사내는 놀라 안절부절 못하고 있었다.이룸 그룹의 높은 인지도와 그들이 시장에서 끼치는 영향력은 익히 알고 있는 바였다. 하지만.. 만약 송민정 대표를 화나게 한다면 자신은 아마 이 서울 바닥에서 죽은 목숨인 것이다!그러자 그는 다급하게 외쳤다. “그.. 그게.. 이 일은 제가 혼자 꾸민 것이 아니라요.. 백! 백 선생님!! 절 좀 도와주십시오~!! 선생님과 함께 도모한 일이 아닙니까!! 그러니 용서해주십시오!”백 선생은 갑자기 안색이 바뀌며, “너...네 놈이 대체 무슨 소리를 지껄이는 거야? 네가 감히 이룸 그룹의 머리 꼭대기에서 놀아나려다 일이 원하는 대로 안 돌아가니 나에게 누명을 씌우는 것 아니냐? 목숨이 아깝지 않은 모양이지?!”라고 소리쳤다. 그리고는 주머니에서 칼을 꺼내 들고 이내 사내에게 달려들었다.뚱뚱한 사내는 노발대발하며 욕을 해댔다. “이건 뭐 책장 넘기는 것보다 빠른 손절이구만?! 분명히 당신이 나에게 이룸 그룹의 돈이 들어오는 것은 네 입에 달려있다고 했잖아! 영감님이 괜찮다고 하면 이 물건은 반드시 팔린다고 했는데, 왜 영감남이 날 해치려 드는 거야!!”송민정은 두 사람을 싸늘하게 보다가 은시후에게 “선생님 앞에서 웃음거리가 되었군요. 오늘 선생님께서 저와 함께 동행해 주셔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먼저 일어나시죠.”은시후는 “그럴까요? 돌아가시죠?”라며 고
시후의 옆자리에 앉은 송민정의 표정은 냉혹했다.그녀의 입장에서는 오늘 일이 분명 가족 중에 자신의 이야기를 떠벌리고 다니는 배신자가 생겼다는 것을 깨닫게 했기 때문이다. 그 사기꾼들은 이미 그녀를 매우 화나게 만들었으며, 더욱 화가 나는 사실은 배 선생이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자신을 망신 주려 했다는 것이다.만약 오늘의 일에 자신이 속기라도 했다면, 그들은 돈을 벌고 도망갔을 것이다. 그 일이 일어난 후에 송민정이 그들에게 속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자신의 체면이 구겨질 뿐만 아니라, 이룸 그룹의 체면도 함께 구겨지게 될 것은 뻔했다!하지만, 다행히도 시후가 현장에 있었기에 제때에 자신과 그룹의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그래서 그녀는 감사의 표시로 글로브 박스에서 카드를 꺼내 은시후에게 주었다. “은 선생님, 이 카드에 1억이 들어있습니다. 비밀번호는 4자리고요. 6538입니다. 저의 작은 성의입니다.말을 하는 동안 그녀는 속으로 탄식했다. ‘이 은시후라는 사람은 그래도 꽤 재주가 많아 보여.. 그런데 왜 자신의 능력은 제대로 쓸 생각을 안 하고 안일하게 아내의 집안에 얹혀사는 걸까? 분명 저 재주로 골동품 감정 작업을 한다면 몇 년만 일해도 많은 돈을 모아 사업을 할 수 있을 텐데..?’시후는 그녀의 손에 들려 있는 카드를 보고는 약간 망설였다.1억 원이면 적은 돈은 아니었지만, 이룸 그룹의 막내딸에게 그렇게 큰 돈은 아니겠지.은시후도 사실 이 정도는 거들떠보지도 않을 적은 돈이었다. 할아버지께 받은 자신의 카드에는 여전히 엄청난 액수의 돈이 남아있었기 때문에, 저 돈을 받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하지만 또 다르게 생각해보면 다른 사람들이 알고 있는 자신의 정체는 수 조의 가치가 있는 엠그란드 그룹 회장이 아니라, 그저 가난한 집안의 데릴사위일 뿐이었다. 그렇기에 데릴사위라는 사람이 1억을 보고도 흥미가 없게 된다면 당연히 의문이 생길 것 같아 덥석 카드를 받아 쥐었다. “감사합니다. 송 대표님.”송민정은 빙
시후는 힘이 쭉 빠졌다. 낮에 그 귀한 고려 청자를 깨뜨려 그렇게 고생을 해놓고, 이 영감탱이는 자신이 나간 틈을 타 또 골동품 거리로 갔던 건가?이게 바로 똥 누러 갈 적 마음 다르고 올 적 마음 다르다는 그 말과 다른 것이 무엇인가?김상곤은 너털웃음을 지으며 “에이.. 내가 그만한 돈이 어디 있었겠냐? 내 말인즉슨~ 이 잔이 1억의 가치가 있다는 거지! 내가 얼마에 샀는지 알아맞혀 봐라.”유나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5천만 원?”이라며 떠보았다.“아니다. 다시 맞혀보거라!”라며 김상곤은 손을 내저었다.“3천만 원?”“아직 아니다.”옆에 있던 시후는 청자 잔을 보더니 가짜라는 것을 알아차리고는, 이 물건이 만 원 정도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그러자 김상곤은 더 이상 뜸을 들이지 않고 “하하하, 내가 이 잔들을 단돈 5만 원에 모셔왔어! 대단하지 않냐?”김상곤은 너털웃음을 지으며 얼굴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설마, 이 잔이 정말 5만 원 밖에 안 든다고요?” 유나는 깜짝 놀라며 아버지를 째려보았다.장모도 인기척을 듣고 부엌에서 나와 반가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이 잔이 이렇게 값 비싼 거야? 짝퉁이 아니고?”김상곤은 “아니야~ 짝퉁은 무슨? 헛소리를 하고 있어? 잔 파는 사람이 시세도 몰라서 내가 따로 사람을 불러서 물어봤는데 이 물건이 진짜라고 하는 거야! 하하하.”이라고 말했다.“그래요?” 조심스럽게 잔을 든 장모는 이리 저리 둘러보며 함박웃음을 지었다.시후는 곁에서 맞장구를 쳤지만, 얼굴에 자신도 모르게 썩소가 지어졌다.그는 이 두 개의 컵이 가짜라는 것을 진작부터 알아차렸으나, 모처럼 노인이 이렇게 기뻐하는 것을 보고 그는 사실을 폭로하지 않았다.김상곤은 그저 들떠서 싱글벙글하며 말했다. “이 잔은 다른 물건들과 세트란 말이지, 그래서 내일 남은 것들을 내가 사겠다고 했어! 만약 세트로 사면 가치가 몇 배로 올라간다고 그 사장님이 그랬거던! 운만 좋으면 10억 빚도 다 갚을 수 있을 거야.”
다음 날 아침, 시후는 장인어른을 이끌고 일찌감치 차를 몰아 골동품 거리로 왔다.장인어른은 상쾌한 기분으로 차에서 내리자마자 시후에게 손짓하며 말했다. “자, 가보자 요즘 말로 ‘줍줍’이 뭔지 알려주마.” 그는 말을 마치자 골동품 거리로 성큼성큼 발을 내딛었다.오늘 같은 주말이면 골동품 거리는 평소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골목 양쪽은 상가들로 빽빽했고, 주말에는 전통 공예품들과 마켓이 함께 열려 거리 전체가 사람들로 북적이었다.많은 노점상들이 매대에 갖가지 골동품과 공예품들을 진열해 놓고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었다.시후가 훑어보니 진품은 거의 보이지 않았고, 카피 제품들이 대부분이었다.관광객들은 짝퉁 제품이라도 큰 이득을 봤다며 싱글벙글 웃음 짓고 있었다.“바로 여기다!” 김상곤은 발걸음을 멈추고 간이 노점 앞에 서서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부스에는 몇몇 관광객들이 골동품을 고르고 있었고, 김상곤은 뒤처질 세라 서둘러 군중 속을 비집고 들어갔다.시후가 한 번 훑어보니, 흙 묻은 골동품, 동전, 찻잔, 팔찌, 서예품 등을 팔고 있었다.물건들은 겉으로 봐서는 진짜 같아 보였지만 시후는 그냥 둘러보기만 해도 짝퉁임을 알아차렸다.매대의 주인은 피부가 까무잡잡하고 마른 남자로, 파란색 점퍼에 어수룩한 모습이었다.“사위, 여기 좀 보게.” 김상곤은 들뜬 얼굴로 시후에게 오색찬란한 주전자를 가리켰다. “내가 저것만 함께 사면 한 세트가 되는 거야!!! 그리고는 가격이 두 배로 뛸 걸세!”시후가 물건을 들고는 사장에게 물었다.“이건 얼마예요?”사장은 무서운 눈으로 노려보며 “우리, 아버지께서 300만 원에서 조금이라도 부족하면 팔지 말라고 했습니다.”김상곤은 사장의 말을 듣고 싱글벙글하며 시후에게 말했다. “이 사장님은 이 물건이 얼마나 좋은 것인지 몰라. 우리 빨리 다른 사람이 사지 않도록 꼭 사야 한다고!” 그리고는 김상곤은 부랴부랴 지갑을 열었다.바로 이때 시후는 민첩하게 그의 손을 잡고 웃으면서 “아버
“아이쿠.. 사장님.. 제가 오늘 급하게 집에서 나오느라, 물건을 잘못 들고 왔나 봅니다.”“잘못 가져왔다고?” 은시후는 웃으며 또 다른 물건의 밑바닥을 손으로 후벼냈다. “여기에 쓰여 있는 ‘made in china’도 잘못 들고 온 것인가?” “전 모르는 일이에요. 전 그냥 집에 있는 물건들을 가지고 나왔을 뿐이라고요!” 사장은 자신이 사람들을 속였다는 사실을 들키자 장사를 안 하고, 짐을 싸며 빠르게 달아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김상곤은 완전히 정신을 차렸다. 하마터면 멍청한 원숭이 취급을 당할 뻔했잖아?그는 주인을 붙잡고 소리를 질렀다. “이 사기꾼 놈아! 내 돈 돌려줘!!”“돈이라니? 난 당신을 몰라!!” 사장의 손에 들려 있던 가짜 동전들과 옥 제품들이 바닥에 떨어졌다.옥으로 된 제품들은 땅바닥에 떨어졌는데도 깨지지 않았다. 플라스틱으로 만든 짝퉁에 불과했던 것이다.“네 놈이 내가 어제 준 돈을 안 돌려주면, 당장 경찰에 신고하겠어.” 김상곤은 눈을 부릅뜨고 있었다. 그는 속에서 천불이 나 폐가 터질 것 같았다.두 사람이 다투고 있는 와중에 갑자기 골동품 하나가 사장의 품속에서 떨어졌다.시후는 갑자기 미간을 찌푸렸다. 그리고는 땅바닥의 물건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이 물건은 주먹만 한 하얀 조약돌이었고, 몽돌해변과 같이 조약돌이 있는 바다에서 볼 수 있는 조약돌처럼 회색이며 무광이었다.그러나 보통 조약돌과 조금 다른 점은 글자가 조각되어 있다는 것이다. 글씨체를 한눈에 보면 분명 수공예품이었다.이렇게 글자가 새겨진 돌들은 도처에 널려 있어 값이 비쌀 수 없어, 사장이 방금 진열해 놓지 않은 것도 당연했다.하지만 은시후는 오히려 기회를 놓치지 않고 조약돌을 자신의 손으로 쥐었다.그는 이 골동품에서 색다른 기운이 뿜어져 나오는 것을 느꼈다.시후는 이것이 모두 『구현보감』에 기록되어 있던 영기가 깃든 물건이라는 것을 깨달았다.영기란 신비한 에너지로, 사람의 기운을 좋게 만들고, 풍수에도 영향을 미칠
그 소리에 은시후는 짜증이 난 듯 미간을 찌푸리고 고개를 들어 목소리의 주인을 찾았다.흰 색 당의를 입고 검은 천 신발을 신은 전통 복장을 한 청년이 성큼성큼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다.비록 대낮이긴 했지만 그는 선글라스를 끼고 뒷짐을 진 채 건들거리는 걸음걸이로 당당해 보였다.그의 뒤에는 4~5명의 경호원이 따라다니고 있었는데, 경호원들은 상당히 예민하고 강해 보였기에, 옆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지레 겁을 먹고 자리를 피했다. “아~ 동오였구나!사장은 청년을 보자마자 곧 싱글벙글 웃으며 아첨을 떨었다. “오늘 온다고 미리 말 좀 하지 그랬어? 마중 나갔을 텐데.”“됐고! 잔말 말고 오늘 어떤 물건이 들어왔는지 구경이나 해보겠습니다.” 청년은 손을 내저었다. 그는 성큼성큼 걸어가서 시후가 손에 쥔 돌을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고개를 들어 사장에게 물었다. “장 사장, 이 돌 좀 달아줘! 우리 아버지 서탁에 두면 딱 좋을 것 같구만?!”“아...” 주인은 얼굴에 억지웃음을 지었다. “그게.. 이 돌은 이미 이 사장님께 팔렸어. 이 돌은 종이 누르는 것 말고는 별로 쓸모가 없어서 더 좋은 물건을 보여줄게.. 저런 값어치 없는 돌이 뭐가 좋겠어? 최고의 물건을 사야 좋지.”은시후 그제서야 사장의 성이 ‘장’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보아하니, 이 청년과 안면이 있는 것 같았다.장사장의 입놀림은 정말 놀라울 지경이었다. 사람만 보이면 청산유수로 거짓말을 해댔기 때문이다.장사장은 VIP가 떠날까 얼른 플라스틱 옥 제품들을 꺼내어, 침방울을 사방으로 튀기며 말했다. “이게 왕후마마가 애지중지하던 물건인데.. 옥이 투명하고 잘 배합되어 있는 것 좀 봐봐.. 어제 산 찻잔보다 훨씬 좋은 거라고! 150에 가져가라!”김상곤은 말문이 막혔다. 대체 같은 제품을 몇 개나 가져와서 날강도 짓을 해대는 거야? “그런 헛소리는 집어치우고.” 진동오는 짜증이 나서 장사장을 옆으로 걷어차고, 화를 냈다. “난! 이 돌이 마음에 들었다고!!! 장사장
그러나, 장 사장에게 진동오는 조금 달랐다. 그는 재벌 2세로 태어날 때부터 돈을 손에 쥐고 자란 갑부였다. 장 사장은 그에게 미움을 사고 싶지도 않았고 골동품 거리의 규칙을 깨뜨리고 싶지도 않았기에 그저 시후에게 돌을 양보하라고 눈짓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시후는 일찌감치 장사장의 눈짓을 보았으나 아랑곳하지 않고 “줄 수 없습니다.”라고 덤덤하게 말했다.장 사장은 어찌 할 도리가 없으므로 땅에 앉아서 나지막하게 욕을 해댔다.“저 쓰레기 같은 놈들!”진동오는 화를 냈지만, 할 수 없이 곁눈질로 은시후를 한 번 훑어보았다. 그리고는 퉁명스럽게 말했다. “이걸 5만 원 주고 샀다고 했죠? 그럼 내가 500만 원을 당신에게 줄 테니 나에게 넘기시죠!”구경꾼들은 숨을 들이마시는 소리와 함께 모두 시후를 바라보며 질투의 눈빛을 보냈다.5만 원으로 산 물건을 저 가격에 다시 팔 수 있다니, 이것은 분명 이득이 아닌가?! 재수도 좋지.김상곤도 마음이 좀 설레었다. 저 돈이면 분명 어제 본 손해를 만회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은시후는 고개를 들어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 “아까 내가 안 팔겠다고 했는데, 말을 못 알아듣는 건가? 당신이 돈을 더 준다고 해도, 난 팔 생각이 없거든.”“너?!”진동오의 안색이 갑자기 변하더니 눈에 한 줄기 강렬한 빛이 스쳐 지났다.주위는 구경꾼들로 가득 찼다. 저 놈이 군중들 앞에서 단호히 거절한 지금 이 상황은 자신에게 너무나 쪽팔린 상황이 아닌가?“이 촌놈이 어디서 와서 날 놀리는 거야?” 진동오는 시후를 비웃으며 말했다. “역시 인간은 맞아야 정신을 차리지? 이 인사동 바닥에서 이 진동오의 눈에 든 물건 중 못 사가는 물건이 어디 있더라?” “오늘은 네가 안 판다면 팔게 만들어 줄게, 아마 팔게 될 걸?!”진동오는 말을 마치자 뒤에 서 있는 사내들에게 손을 까딱했다.그의 손짓에 경호원들이 갑자기 우르르 몰려와 은시후를 빙 둘러쌌다.주위 사람들은 일제히 당황하여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고,
진동오가 계속 날뛰는 것을 본 주위 구경꾼들은 모두 숨을 죽이고 있었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은시후가 만약 저 사람에게 대들었다가는 분명 큰코다칠 것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은시후는 얼굴 색 하나 변하지 않고 비웃으며 말했다. “보아하니, 골동품계에서 좀 나대는 양아치 같은데.. 이 바닥에서 뭐를 제일 따지는지 알고 있나?”“뭘 따지는데?”고 진동오는 싸늘하게 물었다.은시후는 하하 웃으며 “가장 중요하게 따지는 건 당연히 규칙이지!”라고 외쳤다.말을 마친 시후는 목소리를 조금 더 높여 큰소리로 말했다. “골동품은 선착순이라고! 누가 제일 먼저 왔는지를 따져 묻는다는 소리야! 내가 먼저 와서 이 조약돌을 손에 얻었기에 네가 아무리 무릎을 꿇고 빌어도 내가 주지 않으면, 너도 그냥 물건을 나에게서 뺏을 수 없다는 소리야. 만약 이런 규칙을 어기고 이렇게 많은 사람이 보는 앞에서 힘으로 빼앗는다면, 이 바닥에서 누가 너와 사업을 하겠어? 그때쯤이면 진동오 넌 보는 사람마다 잡아 족치라고 소리치는 쥐새끼만도 못한 거야.”은시후의 말이 끝나자 진동오는 벙쪘고 얼굴에는 분노가 차올랐다.골동품계에는 확실히 이런 규칙이 있다. 그는 이 바닥에서 기품 있는 학자인 양 살고 있었기 때문에 규칙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오늘 일이 알려지면 아마 평소 상대하던 상점에서도, 다른 손님의 눈 밖에 날까 봐 자신을 피하게 될 것이 뻔했다.진동오는 은시후가 몇 마디 말로 자신을 이렇게 창피하게 만들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그는 은시후를 매섭게 노려보았다. 속으로는 그 얼굴을 그냥 갈겨버리고 싶었다.그러나 그는 곧바로 나서지 않고 화를 억지로 삼키며 이를 악물었다. “이 촌놈아! 진짜 네 손에 쥐어진 그 돌을 너 같은 놈이 감당이라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골동품은 아무나 가지고 노는 게 아냐~ 너 같은 놈은 골동품 하나하나에 손대기 시작하면 거렁뱅이가 될 테니까, 그냥 손 떼고 빨리 집에 돌아가서 농사나 짓는 게 좋을 걸?진동오는 굳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