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우선은 이때 완전히 믿고 자기 물건을 챙기면서 주위 사람들에게 차갑게 말했다. "아 참, 그리고 너희들! 날 이렇게 구타했지? 이 중 한 명이라도 도망갈 생각은 하지 마! 내가 여기서는 이렇지만.. 밖에서는 꽤 힘이 있는 사람이거든. 오늘 내가 나가면 너희들이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을 거야. 그래서 한 명씩 복수해 줄 거라고!" 윤우선은 한 사람 한 사람씩 손가락질하며, 감방 안의 모든 사람들의 얼굴빛을 새파랗게 질리게 만들었다. 이렇게 욕하고 나서 윤우선은 한숨을 내쉬었다. 짐을 다 챙겨 교도관을 따라 가려는데 갑자기 소변이 마려웠다. 그녀는 혼자 중얼거렸다. "안 돼! 이 감방은 정말 재수가 없었고, 그러니 이 오줌도 틀림없이 재수가 없을 거야! 꼭 여기서 다 싸고 가야 해!” 그녀는 차갑게 웃으며 신 회장과 장옥분을 바라보았다. "마침 오줌이 마렵네? 너희 같은 거지들을 위해 내가 이걸 누고 가겠어!” 말을 마친 윤우선은 콧노래를 부르며 허리를 비틀면서 화장실로 들어갔다. 밖에 남은 한 무리의 사람들은 쥐 죽은 듯 조용했고, 모두 거친 숨을 내쉬고 있었다.신 회장은 가슴을 누른 채 화가 치밀어 오르는 듯했다. “아유 짜증나! 틀림없이 우리 멍청한 아들놈이 저 년을 구하러 왔겠지!”장옥분은 분노하며 소리쳤다. "아들이 왜 회장님을 보석하지 않고 저 년을 풀어줘요? 개자식이 아니고 뭡니까?!”신 회장은 울며 말했다. "내 아들도 참.. 이 억척스러운 년에게 조종당해서 나와 같이 살지 않으려고 온갖 방법을 다 동원해서 날 괴롭혔어.." 신 회장은 일부러 이간질을 하려는 생각으로 장옥분에게 말했다. "옥분 씨.. 저 기집애는 정말 악독해요! 당신 어머니의 무덤을 파헤치겠다고 했으니, 틀림없이 할 년이라고요! 그러니 꼭 마음 단단히 먹어요!" 장옥분은 신 회장의 말을 듣자마자 갑자기 머리 위로 분노가 치솟는 것을 느꼈고, 온몸이 떨려왔다. 그녀는 이를 악물고 바로 일어서더니, 바로 화장실로 뛰어들었다. 이것은 자신이 윤우선을 혼낼 수 있는 마지막 기
신 회장은 앞으로 청년재에서 살겠다는 자신의 꿈이 다시 거품이 된 것을 보고 윤우선이 더욱 미웠다. 게다가, 방금 윤우선이 감히 자기 앞에서 그렇게 날뛰고 말도 너무 심하게 했기에 그녀의 원망스러움은 끝이 없었다. 신 회장이 가장 원하지 않는 것은 바로 윤우선이 고통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 윤우선이 풀려난다고?! 만약 윤우선이 나가게 된다면, 이것이 그녀를 혼낼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 것이다! 일단 놓치면, 장차 다시는 없을 기회라고! 그러자 신 회장은 늙고 쇠약해진 자신의 몸도 아랑곳하지 않고 다리를 들어올려 윤우선의 무릎을 세게 밟았다!‘딱!’ 하는 소리와 함께 윤우선은 처절한 비명을 질렀다. 그녀는 자신의 다리에 격렬한 통증이 전해오는 것을 느꼈는데, 틀림없이 다리가 부러진 것 같았다. 신 회장은 일격에 성공하여 감격했지만, 뜻밖에도 몸놀림이 너무 커서 중심을 잃고 그대로 미끄러져 넘어져 버렸다. 그리고 바로 그녀의 꼬리뼈를 땅에 부딪혔고, 그녀는 고통으로 인해 “아이고!!”라며 소리를 질렀다. 윤우선은 신 회장에 비해 더욱 상태가 안 좋았다. 그녀는 눈에 띄게 더 비참해졌고, 자신의 오른쪽 다리 무릎이 반대 방향으로 휘어진 것을 보자 더욱 아파서 가슴이 철렁 내려앉아 버렸다. 그녀는 그저 비명을 지를 수밖에 없었다. "아..! 내 다리! 다리가 부러졌어!"교도관은 안에서 인기척이 나자 밖에서 뛰어 들어왔다. "뭐야? 안에서 대체 뭐 하는 거야?" 무리들은 이 말을 듣고 급히 멈춰서서 제각기 한쪽으로 물러섰다.장옥분은 교도관을 흘끗 보고 일부러 웃으며 말했다. "이 년이 정말 굉장히 성깔이 더럽네요! 아무리 나가고 싶어도 그렇지.. 여기에 이 노인을 걷어차려다 다리가 부러졌다고요! 아이고 쌤통이다!" 말을 마치자 그녀는 급히 신 회장을 부축하고 화장실에서 나왔다.윤우선은 "교도관 님, 저 좀 도와주세요. 다리가 부러졌어요!"라고 울부짖었다.교도관은 이미 화장실 문 앞에 이르렀고, 들어오자마자 윤우선의 참상을 보고 눈살을
윤우선은 울먹였다. "그럼 괜히 내 다리만 이렇게 부러뜨린 거잖아요..?”"고발하려면 해! 그럼 내 쪽에서 정상적인 절차를 밟아 경찰을 보내 심문하러 오라고. 하지만 그렇게 되면 너도 경찰서에 가서 진술서를 녹음해야 할 거야. 그리고 솔직히 말하면 너는 혼자고 이들은 20여 명이야. 네가 한 말을 이 사람들이 인정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그러니까 만약 네가 할머니를 다치게 했다고 우기면, 넌 그냥 네 발등 찍는 거야!”윤우선은 이 말을 듣자마자 절망하기 시작했다. 그녀도 이 여자들이 모두 좋은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게다가 그녀들은 장옥분의 명령 아래 매우 훌륭하게 단결하고 있었다. 게다가 자신은 이미 대중의 분노를 샀는데, 이 사건을 경찰에 고발한다면, 그 결과는 자신에게 불리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면 오히려 자기가 더 귀찮아질 테고.. 이럴 바엔 빨리 나가는 게 낫지, 빨리 나갈수록 좋으니까! 이렇게 생각한 윤우선은 화는 났지만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난 그냥 나가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나가죠!"교도관은 고개를 끄덕이고 윤우선을 부축해 화장실에서 나온 뒤 그녀를 데리고 감방을 떠났다. 감방을 떠나는 순간, 윤우선은 돌아서서 신 회장에게 소리쳤다. "이 늙은이, 기다려!! 조만간 네 다리를 부러뜨리러 갈 거야!"신 회장은 "이 천한 년아, 네가 오히려 조만간 죽을 거다!"라고 냉담하게 말했다.윤우선은 아랑곳하지 않고 다시 장옥분을 쳐다보았다. "장옥분, 이 개 같은 년아! 네 어미의 무덤은 절대 보존할 수 없을 거다!”장옥분은 노발대발했다. "감히?!! 내가 널 죽여버릴 거야!!”윤우선은 교도관의 부축을 받으며 절뚝거리며 밖으로 나갔다가 뒤돌아보았다. "네가 그럴 수 있어? 딱 기다려! 네가 나올 때 네 어머니의 무덤에 가서 네 엄마 유골이 있는지 없는지 두 눈으로 똑똑히 보게 해줄 테니까!!!" 말을 마치자 그녀는 고개를 돌리지도 않고 교도관을 따라 구치소 감방을 나왔다. 윤우선이 구치소의 어떤 구역에 이르자
윤우선은 자신의 휴대전화를 받은 후 지체없이 전원을 켰다. 휴대폰을 열자 그녀는 남편과, 딸에게는 연락할 수 없었다. 그러다 보니 윤우선은 속으로 한바탕 억울함이 밀려왔다. 자신의 남편과 딸은 자신이 이틀 동안 이렇게 많은 비인간적인 일들을 겪으며 고통스러웠다는 걸 결코 모를 것이다! 하지만 하필이면 그들에게 말할 수 없다니! 왜냐하면 한 마디만 내뱉으면 자칫 그들의 목숨을 앗아갈 수도 있고, 경찰이 다시 붙잡아 감옥에 가둘 수도 있을 테니 말이다! 휴대폰이 켜진 후, 윤우선의 카톡은 수많은 메시지들이 쌓여 있었고, 거의 모든 메시지는 자신의 딸 유나에게서 온 것이었다. 딸은 계속 자신을 걱정하고, 끊임없이 자신에게 메시지를 보냈기에 윤우선에게 큰 위안이 되었다. 하지만, 그녀는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자신의 남편은 자신에게 카톡을 보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자기가 실종된 지 이틀이 지났는데.. 전혀 걱정이 없는 거야? 이런 생각을 하자 윤우선은 속으로 김상곤이 이렇게 야박한 것에 대해 원망스러웠다. 자신이 실종된 지 이렇게 오래되었는데, 연락 한 통도 없다니..!? 두고 보자 이 영감탱이!그러자 경찰관은 "거기서 카톡을 보고 있지 말고 빨리 사위한테 전화해요!"라고 입을 열었다.윤우선은 급히 "경찰관 선생님, 제 사위가 저를 데리러 오지 않을 수도 있잖아요! 제가 지금 이 놈을 떠올리면 짜증이나 죽겠는데.. 그냥 제 딸에게 데리러 오라고 하면 안 될까요?"라고 물었다.그러자 경찰관은 탁자를 치며 차갑게 소리쳤다. "어이 윤우선! 지금 사위에게 당신을 데리러 오라고 한 이유는 그 범죄자들이 지금 당신 사위를 노리고 있는지 확인하고 싶어서 그런 거야! 그렇지 않으면 당신은 오늘 밤에 죽임을 당할 수도 있어, 그럼 나중에 후회하지나 말라고!”윤우선은 이 말을 듣자, 갑자기 놀라서 간담이 서늘해졌다. "아! 그래요? 그럼 지금 당장 전화할게요. 그럼 범죄자가 그를 노리고 있는지 잘 살펴봐 주세요!”그러자 경찰관은 그제야 고개를 끄덕였
"모임?! 이 빌어먹을 남편이 지금 어디 모임에 나갈 기분이야..? 누구랑 모임에 갔는데?" 윤우선은 발끈하며 물었다."그냥 오랜 동창들이라고 말씀하셨는데, 구체적으로 저도 잘 몰라요. 전화드릴까요?" 시후는 물었다.윤우선은 짜증을 내며 말했다. "아니, 됐고! 먼저 데리러나 와! 지금 내가 다쳤으니 병원에 가야 해!”"부상을 당하셨어요? 괜찮으세요?"윤우선은 분노했다. "내 다리가 부러졌어! 무슨 헛소리가 그렇게 많아? 빨리 여기로 오라고!!"시후는 "그래요, 그럼 지금 가겠습니다!"라고 답했다. 전화를 끊은 시후는 즉시 밖으로 나가 택시를 잡아타고 구치소로 향했다. 구치소로 가는 길에 그는 유나에게 전화를 걸어 "여보, 어머니와 드디어 연락이 닿았어요. 지금 모시러 가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유나는 이 말을 듣자 흥분한 목소리로 물었다. "정말요? 엄마가 전화했어요? 어디 있대요? 괜찮대요???!""어머니께서는 구치소에 계셨대요. 이유를 물었더니 엊그제 사기를 당해 다단계 판매 회사에 붙잡혔다가 다시 경찰에 넘어갔다고 하네요.. 아무래도 구치소에 잡아서 가뒀는데 혐의를 벗은 뒤 풀려나온 것 같아요."유나는 그제서야 문득 깨달았다. 애초에 엄마가 다단계 판매에 속아갔다고 의심하기는 했지만, 뜻밖에도 경찰에게 잡혔다니?! 아무래도 엄마가 집에 돌아오면, 앞으로 밖에서 하루아침에 부자가 되게 만들어 준다는 사람들을 절! 대! 믿지 말라고 잘 말해야 할 것 같아 보였다. "그럼 저도 지금 갈게요, 우리 나중에 만나요!" 유나는 다급하게 말했다.시후는 먼저 급히 말했다. "아니에요, 오지 마요. 장모님께서 지금 다쳤다고 하셔서 바로 즉시 병원에 데려다 드려야 해요.”유나는 긴장한 목소리로 물었다. "어떻게 된 거예요? 엄마가 어디 다쳤어요? 심각한 상태인가요?""어머니께서 말씀하실 때는 다리가 부러졌다고 하셨는데.. 심할지는 나도 몰라요. 아무래도 의사가 진찰을 해봐야 할 것 같은데..”그러자 유나는 울음을 터뜨렸다. "
시후를 보는 윤우선의 마음은 이미 증오로 가득 차 있었다. 그녀는 경찰의 말을 믿었지만, 시후도 국제 사기꾼이라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그도 위조한 은행 카드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자신의 모든 재난은 결국 시후의 카드로부터 시작되었고, 그 카드가 아니었다면 자신은 이렇게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았을 테니 당연히 시후를 가장 큰 주범이라고 여긴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는 마당에 지금 시후를 만났으니, 윤우선은 자연스럽게 어떠한 호의도 베풀 수 없었다! 그런데 갑자기 경찰관이 자신에게 호통을 치자 깜짝 놀라버린 그녀였다. 앞으로 자신이 경찰의 감시를 받을 것을 생각하니, 윤우선은 몹시 괴로웠다. 하지만 그녀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전혀 없었고, 그녀는 이미 거대한 소용돌이에 휘말리고 말았다. 그래서 그녀는 마음속 깊은 곳에서 시후에 대한 원망을 꾹 누르고 그저 얌전히 있을 수밖에 없었다.그 경찰관은 그녀가 얌전해지자 시후에게 물었다. "당신이 윤우선 씨의 사위입니까?"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네."라고 말했다.그러자 경찰관이 말했다. "그래요, 그럼 와서 서류에 서명해서 사람을 데려갔다는 것을 기록하십시오.”시후는 경찰관을 따라가서 서류에 서명한 뒤 그에게 물었다. “그럼 이제 가도 되나요?"그러자 경찰은 고개를 끄덕이며 "됐어요. 가 보세요."라고 했다.그러자 시후는 장모에게 "어머님, 이제 가도 된다고 합니다. 제가 병원에 데려다 드릴 테니 어서 가시죠."라고 말했다.윤우선은 이를 갈면서도, 감히 모진 말을 하지 못하고 경찰 앞에서 말했다. "아이고, 은 서방! 자네가 좀 부축해 줘, 그렇지 않으면 내 다리로는 못 걷겠거든!”시후는 그녀 곁으로 다가가, 그녀 몸에서 나는 악취를 참으며 그녀를 부축하였다.윤우선은 오른쪽 다리가 너무 아팠고, 조금만 움직여도 너무 괴로웠는데 지금 윤우선은 이미 예전의 윤우선이 아니었다. 이전의 윤우선은 손해를 본 적도, 고생을 해본 적도, 더군다나 어떤 괴롭힘을 당한 적도 없었다. 그러나 지금의 윤
그 운전사는 급히 택시를 몰아 세브란스 병원으로 향했다.조수석에 앉은 시후는 윤우선에게 "장모님, 이미 유나 씨에게는 전화했고요.. 지금 세브란스 병원으로 오기로 했으니 일단 병원에서 진찰부터 먼저 하시죠.”라고 말했다.윤우선은 한스러운 듯 콧방귀를 뀌더니, 분노 가득한 얼굴을 창밖으로 돌리고 우물거리며 말했다. "너 같은 사위는 아무런 쓸모가 없어! 나만 곤란해진다고! 흥!!”시후는 일부러 "장모님, 그게 무슨 뜻이에요? 제가 언제 귀찮게 했나요?”라고 물었다.윤우선은 백미러를 통해 그를 노려보며 소리쳤다. "묻지 마! 네가 직접 생각해 보고! 그리고 네가 물어봐도 말하지 않을 거야!” 윤우선은 이미 경찰로부터 여러 차례 경고를 받았는데, 지금은 무슨 말도 시후에게 감히 할 수 없었다. 직접 이야기하며 화를 내지는 못하기에 이렇게 우회적으로 화를 낼 수밖에 없었다.시후는 자연히 자신이 장모가 머릿속으로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다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일부러 "죄송합니다, 제가 어머님께 무슨 문제를 일으켰는지 정말 생각나지는 않네요.."라고 말했다.윤우선은 너무 화가 나서 가슴이 끊임없이 울렁거렸다. 몇 번이나 시후를 욕하고 싶어서 거의 목구멍까지 차올랐지만, 결국 참을 수밖에 없었고 그녀는 마치 큰 가시가 목에 박힌 것 같다고 느꼈다. 그래서 그녀는 당분간 이 일에 대해 생각하지 말고 김상곤으로 화제를 바꿀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네 장인 어른은 도대체 누구랑 모임에 갔어? 언제 갔지?"시후는 "오전에 나가셨는데 누가 있는지는 저도 잘 몰라요. 한 번 여쭤보시죠?” 시후는 분명 장인 어른이 예전 첫사랑과 함께 동창회에 갔다고 말하면 분노하여 택시를 부셔버릴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아예 바보인 척, 직접 장인에게 물어보라고 말을 돌려 버렸다. 왜냐하면 자신은 그 세 사람 사이의 일에 끼어들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화가 난 윤우선은 또다시 소리쳤다. "이 양반이, 얼마 전에도 나가지 않았어? 그런데 왜 또 나가? 내가
미정은 이때 얼굴이 붉어졌지만 당당하게 마이크를 잡으며 "자자, 오해들 하지 말고! 노래 한 곡 같이 부른다고 문제없겠지?”라고 물었다.강문우는 마음이 언짢았다, 그는 김상곤이 결혼한 사람인데, 어떻게 공공연히 예전 여자친구를 초청하여 이런 발라드를 부를 수 있냐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는 김상곤의 사위가 이렇게까지 유명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난 뒤 아무 말도 못했다.지금 상곤은 흥에 겨운 미소를 지으며 미정을 몰래 바라보았다. 김상곤은 벌써부터 가슴이 벅차올랐다.미정은 우연히 상곤을 흘끗 보았는데, 그는 자신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는 그의 눈빛에 얼굴이 붉어지고 말았다.이미 노래의 전주는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미정은 마이크를 잡고 모니터를 응시했다. 인트로가 끝나자 미정이 먼저 1절을 불렀다. 한미정의 목소리는 상곤에게 마치 천상의 소리처럼 황홀하게 사람들을 매료시켰다. 상곤은 온몸에 소름이 돋는 것 같았고 미정의 목소리는 가수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였다. 친구들도 모두 박수갈채를 보냈다.미정은 이제 자신의 파트를 다 불렀고, 곧이어 상곤이 그의 파트를 부를 차례였다. 상곤이 마이크를 잡고 애틋하게 노래를 부르려 준비하고 있을 때, 탁자에 올려놓은 휴대폰의 진동이 울렸다. 그가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숙이고 보니 갑자기 액정에 뜬 세 글자에 놀라 온몸이 부르르 떨렸다. 화면에 뜬 사람은 였다. ‘뭐.. 뭐야?!’ 김상곤의 감정이 한순간에 와장창 깨졌다! ‘분명 윤우선은 이틀 동안 실종되었는데.. 왜 자신에게 전화를 한 거지? 설마... 설마 돌아왔어?’ 다음 순간, 상곤은 마음속으로 자신의 추측을 부정하고 싶었다. 윤우선의 핸드폰은, 계속 꺼져 있었는데, 지금 갑자기 자신에게 전화를 걸었으니 이는 분명 그녀가 틀림없이 돌아온 것이다. 김상곤은 갑자기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윤우선이 돌아왔어,
중소단이 제이크 한의 입안에 들어간 순간, 시후는 그의 몸이 짙은 영기로 감싸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곧이어 이 영기는 제이크 한의 몸을 재구성하기 시작했다. 제이크 한은 특수 냉동복을 입고 있어서 외부에서는 그의 신체 변화가 보이지 않았지만, 시후는 그의 만신창이가 된 몸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재구성되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었다.일단 가장 먼저 회복된 장기는 심장이었는데, 거의 산산조각 난 그 심장은 이미 완전히 건강한 상태로 복원되었으며, 바로 다시 뛰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의 혈관에는 이미 혈액이 없었고 대신 극저온 보호액이 채워져 있었다. 하지만 중소단의 효과로 그의 조혈 기관들은 하나씩 단계적으로 회복되었고, 곧 대량의 신선한 혈액이 끊임없이 생성되기 시작했다. 따라서 원래 그의 혈관을 채우고 있던 보호액들은 새로운 혈액의 압력으로 인해 자연히 체외로 밀려났다.이후 그의 체온은 점차 본래의 온도로 돌아왔고, 전신의 외부 상처들 또한 가장 빠른 속도로 치유되기 시작했다. 다른 이들은 제이크 한의 변화를 잘 느끼지 못하고 그저 그의 피부색이 창백함에서 약간 혈색을 띄기 시작했다는 정도만 인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시후는 제이크 한의 모든 변화를 똑똑히 보고 있었고, 속으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 ‘중소단은 역시 재구성하는 약효가 뛰어나다는 말이 맞군... 마치 높은 곳에서 떨어져 산산조각 난 유리컵을, 단순히 조각들을 다시 붙이는 게 아니라, 흠집 하나 없이 완벽히 복원하는 것과 같아... 부서진 부분은 고쳐주고, 잃어버린 부분은 새로 자라나게 하니, 이 약은 정말 무지막지한 효능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이때 제이크 한의 신체 장기, 사지, 심지어 혈액까지... 그의 몸은 이미 완전히 건강했던 시절의 상태로 회복되었고, 혈액이 충분히 보충되며 그의 심장 박동도 점점 강해졌다. 동시에 그는 점차 자발적인 호흡 기능도 되찾기 시작했다. 이제 다른 사람들도 눈으로 그의 가슴이 들썩이는 것을 볼 수 있었다.배유현은
이들 작업자 중 그 누구도 지금 자신들이 이렇게 단순하고 거친 방식으로 제이크 한을 해동시켜야 할 것임을 예상하지 못했다.제이크 한은 섭씨 영하 200도의 거대한 얼음 덩어리나 마찬가지였기에, 온수에 들어간 그 순간 수조 안의 물 온도는 급격히 떨어졌다. 작업자들은 다급히 순환 펌프를 가동시켜 가열 장치를 통해 물을 계속 데우며 수조 안의 온도를 섭씨 40도로 유지하려 애썼다.하지만 이처럼 무리한 해동 방식은 곧바로 큰 문제점이 드러나고 말았다. 제이크 한의 피부가 해동되기 시작하자마자 피가 배어 나오기 시작했는데, 마치 갓 해동된 소고기 덩어리와 마찬가지로 세포 내 액체가 파열로 인해 흘러나오며 혈액과 체액, 세포액이 섞인 핏물이 밖으로 배어 나오고 있었던 것이다.책임자는 얼굴을 감싸며 놀라 외쳤다. “회장님... 이건... 이건 사실상 되돌릴 수 없는 손상입니다...”배유현 역시 그 끔찍한 광경에 놀라긴 했지만, 그래도 침착하게 말했다. “됐어요, 이제부터는 여러분이 할 일이 아닙니다. 다들 물러가 주세요.”사람들은 서로 눈치를 보다가, 결국 책임자가 앞장서 마음을 다잡고 말했다. “회장님, 그럼 저희는 먼저 나가 있겠습니다. 혹시 필요하시면 언제든 연락 주십시오.”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하나둘씩 현장을 떠나는 작업자들을 지켜보았다. 그녀는 곧 시후를 부르러 가려 했지만, 뜻밖에도 시후는 이미 휴게실에서 나와 있었다. 배유현은 피 섞인 물속에 담긴 제이크 한을 바라보며 긴장한 듯 말했다. “은 선생님... 제이크 한 경감의 상태가 좀 안 좋아 보입니다...”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신경 쓰지 마요. 뇌만 멀쩡하면 되거든요.” 시후가 이렇게 무리한 방식으로 따뜻한 물에 바로 담가 제이크 한을 해동하라고 한 이유는 바로 중대한 비밀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 비밀은 바로 중소단의 무차별적인 회복 능력이었다. 중소단에 있어서 인체의 모든 장기와 조직 중에서 회복할 수 없는 것은 뇌와 뇌에 저장된 기억들 뿐이었다. 그러나 제이크
시후는 제이크 한의 성격과 업무 스타일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니 제이크 한이 만약 다시 깨어나고, 예전의 기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면, 반드시 자신이 혼수상태에 빠지기 전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 전후 사정을 끝까지 파헤치려 들 것이 분명하다. 예컨대, 도대체 누가 페이셔스 그룹의 악질 사이코 배호영을 죽였는지, 또 누가 Samson 그룹 일가를 몰살시키려 했는지, 이 모든 진상을 기어이 밝혀내려 할 것이다.그래서 시후는 오히려 이 기회를 이용해, 제이크 한과 진심으로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눌 생각을 했다. 자신이 누구인지, 또한 배호영을 죽인 사람은 바로 자신이며, 그는 물론 Samson 그룹 전체를 구한 사람도 자신임을 정확히 알릴 계획이었다. 그리고 만약 제이크 한이 이 은혜를 알고 처신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앞으로 시후에게는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고, 반대로 이 은혜에 대해 감사할 줄 모르고, 물고 늘어지기만 한다면 제이크 한의 기억을 완전히 지워버리고, 그를 기절시켜 뉴욕 길바닥 어딘가에 버려버리면 그만일 것이었다. 그렇다면 적어도 그의 목숨은 살려준 셈이기 때문이다.이렇게 결정한 시후는 배유현에게 지시했다. “배유현 씨, 7번 냉동 캡슐에서 액체질소를 모두 빼고, 제이크 한을 따뜻한 물에 담가서 해동시키도록 하십시오. 그 다음은 내가 알아서 처리하도록 하죠.”“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배유현은 시후가 어떤 방법으로 그를 살리려고 하는지는 정확히 알 수는 없었지만, 그에 대한 맹목적인 신뢰와 존경이 있었기에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은 선생님, 보안을 위해, 먼저 함께 온 분들과 옆방에서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해동 작업이 끝나는 대로 다시 모시러 가겠습니다.”시후도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자신이 제이크 한을 되살린다는 사실은 아는 사람이 적을수록 좋을 것이기 때문이다. 시후의 동행인들은 절대적으로 신뢰할 수 있지만, 작업에 투입되는 일반 직원들은 아무래도 보안상 신뢰성을 보장하기
시후는 배유현의 안내를 받아 엘리베이터를 타고 건물 1층으로 내려온 뒤, 1층의 센터를 지나 특수 엘리베이터로 갈아타고 지하 5층의 냉동센터로 향했다.이 냉동센터는 본래 배원중이 자신의 시신을 보존하기 위해 마련한 장소로, 사용 연한은 무려 300년으로 설계되었으며, 그 보안 수준은 마치 대통령이 세계 종말 대비 계획에 포함된 방어 시설에 버금갈 정도였다. 비록 지하 5층이라 하지만, 실제 깊이는 거의 지하 100미터에 달했고, 전략적 물자도 완비되어 있었기 때문에 설령 미국 본토가 핵공격을 받더라도 무사할 수 있는 수준이었기 때문이다.이 냉동센터는 설계상 최대 100구의 시신을 보관할 수 있었지만, 현재 이곳에 진짜로 냉동된 인물은 실험용 시신들을 제외하면 단 한 명, 바로 제이크 한 뿐이었다.시후는 냉동센터에 들어서자마자, 마치 SF 영화 속 한 장면 같은 광경에 압도되고 말았다. 이 공간 전체는 곳곳에 각종 장비들이 자리 잡고 있었고, 공기·산소·액체질소 등을 전달하는 굵은 배관들이 거미줄처럼 가득히 얽혀 있었다.그 중에서도 가장 압도적인 시각적 충격은, 질서 정연하게 늘어서 있는 수십 개의 거대한 스테인리스 탱크들이라고 할 것이다. 이 탱크는 하나하나가 최소 4~5미터는 되어 보였고, 아래에서 위로 올려다보면 인간이 한없이 왜소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이 거대한 탱크들은 바로 인간을 냉동 보존하기 위한 냉동 캡슐이었다.비밀을 유지하기 위해, 배유현은 이미 이곳의 모든 연구원과 직원들을 철수시킨 상태였기에, 지금 이 공간에는 시후와 시후의 동행자들 외엔 아무도 없었다. 지극히 한적한 분위기와 더불어, 이곳이 본래 초저온 시체 보관소이기에 더욱 섬뜩한 느낌을 주는 것 같았다.이때, 배유현은 시후의 곁에서 설명했다. “은 선생님, 현재 인체 냉동 기술 기준으로는 사람이 사망한 뒤 약 50시간에 걸쳐 서서히 온도를 낮추며 냉각을 진행하고, 그 후에 냉동 캡슐에 넣어야 세포가 급속 냉각 중 얼음 결정이 생겨 손상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시후의 말을 들은 스미스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는 미국 FDA의 수장이며, 미국 사회에서도 명실상부한 상류층이자 최고 수준의 엘리트 집단에 속해 있는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그에게, 시후는 너무나도 가볍게 현재 직책을 버리고 어렵게 이룬 모든 것들을 내려놓으라고 말하고 있었다. 이건 스미스에게 있어 상상도 못 했던 일이었다.그가 한동안 멍하니 넋을 놓고 있자, 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그냥 내 개인적인 조언일 뿐입니다. 천천히 고민해 보세요. 저는 볼일이 있어서 이만 가보겠습니다.” 그 말을 마친 뒤 그는 곁에 있던 배유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배유현 씨, 갑시다.”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공손하게 손짓했다. “은 선생님, 그럼 이쪽으로 가시죠.”스미스는 눈앞에서 시후와 배유현이 엘리베이터에 타고, 문이 천천히 닫히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는 여전히 무릎을 꿇은 채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곁에 있던 동료가 다가와 스미스를 부축하려 했지만, 그는 손을 저으며 거절했다. 그러고는 무언가 결심한 듯, 휴대폰을 꺼내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 즉 자신의 직속 상관에게 전화를 걸었다.미국 행정부 구조상, FDA는 보건복지부의 산하 기관이며 FDA의 인사권은 보건복지부가 갖고 있었다.전화를 받자 보건복지부 장관이 말했다. “어이, 스미스? 무슨 일인가?”그러자 스미스는 진지하게 말했다. “장관님, 제가 정중하게 사직 의사를 전하려 연락 드렸습니다. 앞으로 저는 FDA의 어떤 업무도 맡지 않겠습니다.”장관은 매우 놀라며 되물었다. “스미스, 도대체 무슨 일이야? 내 기억이 맞다면, 대학 시절부터 자네는 FDA를 이끄는 게 꿈이라고 했잖아. 그런데 이제 막 2년 정도 일했는데 벌써 그만두겠다고?”스미스는 단호히 말했다. “그렇습니다. 이미 결심했습니다. FDA 직책을 내려놓고, 지미를 데리고 한국으로 갈 겁니다.”“한국으로?” 장관이 급히 물었다. “혹시 지미를 데리고 구현제약을 찾아가려는 건가?”스미스는 잠시 망설이
게다가 구현재조환은 이미 구현제약에 큰 명성을 가져다 주었다. 그렇기에 이런 상황에서 구현재조환의 임무는 성공적으로 완수된 셈이었다.스미스는 시후의 말을 듣자 눈물이 왈칵 쏟아졌고, 울먹이며 말했다. “은 선생님... 제가 듣기로는 구현제약이 현재 한국 내에서 가정 형편이 어려운 말기 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무료 집중 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제발 제 아들에게도 그 기회를 한 번만 주십시오... 제 아들 지미는 너무 불쌍한 아이입니다... 저는 그 아이가 더 이상 암의 고통을 견디는 모습을 볼 수가 없습니다...”그러자 시후는 엄정한 표정으로 말했다. “당신도 말했듯이, 구현제약의 무료 치료 프로그램은 가정 형편이 어려운 말기 암 환자를 대상으로 합니다. 가장 중요한 조건이 바로 '경제적 어려움'이죠. 그런데 당신과 당신 아들은 그 기준에 전혀 부합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이 활동은 엄밀히 말해 한국 내에 있는 국내 환자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고요. 따라서 한국 내에도 이 혜택을 기다리는 환자들이 수없이 많습니다. 그런데 제가 어떻게 기준에 전혀 맞지 않는 외국인에게 이런 소중한 기회를 줄 수 있겠습니까? 그러니 미안하지만, 현재 저는 도와드릴 방법이 없습니다.”스미스는 울면서 말했다. “은 선생님... 하지만 도와주지 않으신다면, 제 아들은 곧 죽게 될 겁니다... 겨우 12살짜리 아이가 암에 목숨을 잃는 걸 그냥 지켜보실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진지하게 말했다. “죽음이라는 것에 대해 한 번 논하자면, 매일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병으로 세상을 떠납니다. 그 중에는 당신 아들과 비슷한 나이거나, 혹은 더 어린 아이들도 많죠. 하지만 우리는 세상의 모든 사람을 치료해줄 수도 없고, 그럴 능력도 없습니다. 그러니 스미스 씨, 이런 감성팔이식 압박은 저에게는 전혀 통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호소를 하기 전에 한 번 생각해 보시죠, 왜 미국에 있는 화이자나 노바티스 같은 글로벌 제약사들에는 그런 질문을 하지 않는
예를 들어, J.K. 롤링이 쓴 해리포터라는 소설을 생각해보자. 이러한 소설이 아무리 돈을 잘 벌어들일 수 있다고 하더라도 미국이나 중국과 같은 강대국들에게는 전략적인 가치는 가져다 줄 수 없을 것이다. 이 때문에, 백악관이나 중국 정부는 이러한 책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 것이고, 저작권을 침해하는 일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다른 국가나 기업들이 전략적 가치가 있는 특허를 발견하게 된다면, 그들은 가장 먼저 그 기술을 손에 넣을 방법을 궁리하기 시작한다.구현재조환의 놀라운 점은, 환자가 어떤 종류의 암을 앓고 있든, 어떤 병에 걸려 있는지도 상관없이 심지어 온몸에 질병이 전이가 되어 장기 기능이 망가지고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암 말기 환자라 할지라도, 이 약을 먹기만 하면 즉각 눈에 띄는 호전을 보인다는 것이었다!그렇기 때문에 이 약을 단순히 돈벌이용으로 쓴다면, 전 세계에서 엄청난 돈을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다.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암에 걸리기만 하면 자신의 전 재산을 다 털어서라도 구현제약에 갖다 바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약을 전략 자산으로 본다면, 단지 돈을 벌 수 있는 차원을 넘어, 다른 나라를 상대로 협상 카드로 쓸 수도 있고, 더 많은 양보를 이끌어낼 수 있는 협박 수단이 될 수도 있다.그래서 백악관이 처음 한 생각은 바로 이렇게 좋은 것은 반드시 손에 넣어야 한다는 것이었다.스미스는 시후의 불쾌한 표정을 보고는, 울먹이며 말했다. “은 선생님... 이 일은 이미 제 능력 밖입니다... 저는 어디까지나 FDA 책임자로서, 약물 승인과 감독만을 맡고 있지 군이나 CIA가 요원을 파견하는 것의 여부까지는 제가 관여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니까요...” 그러면서 스미스는 애절한 눈빛으로 시후를 바라보며 간청했다. “은 선생님, 저는 지금 단지 암에 걸린 제 아들의 아버지로서 부탁드리는 겁니다. 제발... 제 아들이 살 수 있도록 구현재조환을 조금만 더 팔아 주십시오...”시후는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미안하지만, 당신에게
제임스 스미스는 시후를 보자 몹시 놀랐지만, 동시에 절망 속에서 생명의 끈을 붙잡은 사람처럼 기뻐하며 감격했다.시후는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물었다. “스미스 씨, 당신이 여기에 왜 있는 겁니까?”스미스는 무의식적으로 공손히 대답했다. “은 선생님, 저는 FDA에서 진행 중인 몇 가지 임상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그 프로젝트가 현재 페이셔스 그룹의 의료과학기술센터와 협력하고 있어서 오늘 일부 정기 업무 차 이곳을 방문했습니다...” 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스미스는 무릎을 꿇으며 바닥에 엎드렸고, 눈물을 멈추지 못한 채 말했다.“은 선생님... 지금까지 정말 당신을 간절하게 다시 뵙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기회가 없었어요. 한국에도 여러 번 찾아갔지만, 구현제약 쪽 사람들도, 저 뒤에 계신 이화룡 씨도 저를 은시후 씨와 연결해주지 않았거든요... 심지어 이화룡 씨는 몇 번이나 소개비를 받고도, 계속 차일피일 만남을 미루기만 하고 전혀 도와주지 않았습니다...”시후 뒤편에 서 있던 이화룡은 입꼬리를 올리며 비웃으며 말했다. “이 양키야, 네놈이 은 선생님을 만나고 싶어 한 건, 속셈이 뻔했잖아. 내가 모를 줄 아나? 네 놈들의 목적은 구현재조환을 사들여서 미국에 가져간 뒤 역설계 하려는 것이었잖아! 내가 분명히 말해두지만, 네놈들이 준 소개비? 난 한 푼도 안 돌려줄 거다! 할 수 있으면 고소해봐!”스미스는 이 말을 듣고 깜짝 놀라, 그제야 이화룡이 바로 시후의 사람이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래서 그는 허둥지둥 시후에게 해명하기 시작했다. “은 선생님... 저는 절대 구현재조환을 역설계 하려는 게 아닙니다. 저는 FDA 책임자로서, 진심으로 구현재조환을 미국 시장에 도입하고 싶었을 뿐입니다...” 그러고는 다시 말을 이었다. “그리고... 제 아들의 병도 있지 않습니까. 예전에 겨우 상자를 얻었기는 했지만, 그마저도 백악관의 임원들에게 거의 다 빼앗기다시피 했습니다. 결국 정말 제 아들을 위해 쓸 수 있었던 구현재조환은 극히 소량이었어요. 그
“네 알겠습니다.” 시후가 말했다. “그럼 이따 뵙죠.”“네, 은 선생님. 이따 뵙겠습니다.”15분 후, 배유현이 탄 헬리콥터가 버킹엄 호텔 옥상에 착륙했다. 시후는 소이연, 안세진, 이화룡과 함께 헬기에 올랐다.30분 후, 헬리콥터는 뉴욕 교외의 외진 지역에 위치한 한 건물 상공에 도착했다. 이곳은 바로 페이셔스 그룹의 의료과학 기술센터였다. 이 건물은 반경 2km 내에 유일하게 존재하는 건물로, 25층 규모에 보안도 매우 철저했다.헬기에서 내리자, 배유현이 앞장서며 길을 안내했고, 걸어가며 시후에게 설명했다. “은 선생님, 이곳은 예전에 할아버지께서 자금을 투자해 만든 의료과학 기술센터입니다. 주요 목적은 고급 치료기술과 신약 개발을 위한 연구와 실험이에요. 현재는 암 분야에서 가장 선진적인 양성자 치료 시스템, 세포 면역요법 등을 포함한 치료 기술들이 모두 갖춰져 있으며, 전 세계에서도 최고 수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 문득 뭔가 떠오른 듯 말했다. “아, 참! 은 선생님, 혹시 메이오 클리닉에 대해 들어 보신 적 있나요? 세계 최고의 암 전문 병원으로 불리는 곳이죠.”시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들어봤죠. 메이오는 전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으니 모르는 사람이 드물 겁니다.”그러자 배유현이 미소 지으며 말했다. “이곳의 암 진료팀의 구성원 중 60% 이상이 메이오에서 온 인재들이에요. 메이오의 최고 전문가들이 이곳에서 함께 근무하고 있고, 심지어 일부 최첨단 연구 분야에서는 우리가 메이오보다 앞서 있는 부분도 있어요. 왜냐하면 메이오는 수익성을 고려해야 하지만, 우리는 그럴 필요가 없으니까요.”이어 배유현은 이렇게 덧붙였다. “게다가 이곳에는 미국 내 최고의 장기 이식 센터, 최고의 암 진단 및 치료팀, 최정상 급의 심뇌혈관 및 노화방지 분야의 연구팀도 있어요. 그리고 우리의 냉동센터는 지하 5층에 위치하고 있는데, 최대 300년 동안 운영 가능한 구조로 설계되었죠. 할아버지께서는 생전에, 세상을 떠나면 곧장 이곳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