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우선은 이때 완전히 믿고 자기 물건을 챙기면서 주위 사람들에게 차갑게 말했다. "아 참, 그리고 너희들! 날 이렇게 구타했지? 이 중 한 명이라도 도망갈 생각은 하지 마! 내가 여기서는 이렇지만.. 밖에서는 꽤 힘이 있는 사람이거든. 오늘 내가 나가면 너희들이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을 거야. 그래서 한 명씩 복수해 줄 거라고!" 윤우선은 한 사람 한 사람씩 손가락질하며, 감방 안의 모든 사람들의 얼굴빛을 새파랗게 질리게 만들었다. 이렇게 욕하고 나서 윤우선은 한숨을 내쉬었다. 짐을 다 챙겨 교도관을 따라 가려는데 갑자기 소변이 마려웠다. 그녀는 혼자 중얼거렸다. "안 돼! 이 감방은 정말 재수가 없었고, 그러니 이 오줌도 틀림없이 재수가 없을 거야! 꼭 여기서 다 싸고 가야 해!” 그녀는 차갑게 웃으며 신 회장과 장옥분을 바라보았다. "마침 오줌이 마렵네? 너희 같은 거지들을 위해 내가 이걸 누고 가겠어!” 말을 마친 윤우선은 콧노래를 부르며 허리를 비틀면서 화장실로 들어갔다. 밖에 남은 한 무리의 사람들은 쥐 죽은 듯 조용했고, 모두 거친 숨을 내쉬고 있었다.신 회장은 가슴을 누른 채 화가 치밀어 오르는 듯했다. “아유 짜증나! 틀림없이 우리 멍청한 아들놈이 저 년을 구하러 왔겠지!”장옥분은 분노하며 소리쳤다. "아들이 왜 회장님을 보석하지 않고 저 년을 풀어줘요? 개자식이 아니고 뭡니까?!”신 회장은 울며 말했다. "내 아들도 참.. 이 억척스러운 년에게 조종당해서 나와 같이 살지 않으려고 온갖 방법을 다 동원해서 날 괴롭혔어.." 신 회장은 일부러 이간질을 하려는 생각으로 장옥분에게 말했다. "옥분 씨.. 저 기집애는 정말 악독해요! 당신 어머니의 무덤을 파헤치겠다고 했으니, 틀림없이 할 년이라고요! 그러니 꼭 마음 단단히 먹어요!" 장옥분은 신 회장의 말을 듣자마자 갑자기 머리 위로 분노가 치솟는 것을 느꼈고, 온몸이 떨려왔다. 그녀는 이를 악물고 바로 일어서더니, 바로 화장실로 뛰어들었다. 이것은 자신이 윤우선을 혼낼 수 있는 마지막 기
신 회장은 앞으로 청년재에서 살겠다는 자신의 꿈이 다시 거품이 된 것을 보고 윤우선이 더욱 미웠다. 게다가, 방금 윤우선이 감히 자기 앞에서 그렇게 날뛰고 말도 너무 심하게 했기에 그녀의 원망스러움은 끝이 없었다. 신 회장이 가장 원하지 않는 것은 바로 윤우선이 고통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 윤우선이 풀려난다고?! 만약 윤우선이 나가게 된다면, 이것이 그녀를 혼낼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 것이다! 일단 놓치면, 장차 다시는 없을 기회라고! 그러자 신 회장은 늙고 쇠약해진 자신의 몸도 아랑곳하지 않고 다리를 들어올려 윤우선의 무릎을 세게 밟았다!‘딱!’ 하는 소리와 함께 윤우선은 처절한 비명을 질렀다. 그녀는 자신의 다리에 격렬한 통증이 전해오는 것을 느꼈는데, 틀림없이 다리가 부러진 것 같았다. 신 회장은 일격에 성공하여 감격했지만, 뜻밖에도 몸놀림이 너무 커서 중심을 잃고 그대로 미끄러져 넘어져 버렸다. 그리고 바로 그녀의 꼬리뼈를 땅에 부딪혔고, 그녀는 고통으로 인해 “아이고!!”라며 소리를 질렀다. 윤우선은 신 회장에 비해 더욱 상태가 안 좋았다. 그녀는 눈에 띄게 더 비참해졌고, 자신의 오른쪽 다리 무릎이 반대 방향으로 휘어진 것을 보자 더욱 아파서 가슴이 철렁 내려앉아 버렸다. 그녀는 그저 비명을 지를 수밖에 없었다. "아..! 내 다리! 다리가 부러졌어!"교도관은 안에서 인기척이 나자 밖에서 뛰어 들어왔다. "뭐야? 안에서 대체 뭐 하는 거야?" 무리들은 이 말을 듣고 급히 멈춰서서 제각기 한쪽으로 물러섰다.장옥분은 교도관을 흘끗 보고 일부러 웃으며 말했다. "이 년이 정말 굉장히 성깔이 더럽네요! 아무리 나가고 싶어도 그렇지.. 여기에 이 노인을 걷어차려다 다리가 부러졌다고요! 아이고 쌤통이다!" 말을 마치자 그녀는 급히 신 회장을 부축하고 화장실에서 나왔다.윤우선은 "교도관 님, 저 좀 도와주세요. 다리가 부러졌어요!"라고 울부짖었다.교도관은 이미 화장실 문 앞에 이르렀고, 들어오자마자 윤우선의 참상을 보고 눈살을
윤우선은 울먹였다. "그럼 괜히 내 다리만 이렇게 부러뜨린 거잖아요..?”"고발하려면 해! 그럼 내 쪽에서 정상적인 절차를 밟아 경찰을 보내 심문하러 오라고. 하지만 그렇게 되면 너도 경찰서에 가서 진술서를 녹음해야 할 거야. 그리고 솔직히 말하면 너는 혼자고 이들은 20여 명이야. 네가 한 말을 이 사람들이 인정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그러니까 만약 네가 할머니를 다치게 했다고 우기면, 넌 그냥 네 발등 찍는 거야!”윤우선은 이 말을 듣자마자 절망하기 시작했다. 그녀도 이 여자들이 모두 좋은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게다가 그녀들은 장옥분의 명령 아래 매우 훌륭하게 단결하고 있었다. 게다가 자신은 이미 대중의 분노를 샀는데, 이 사건을 경찰에 고발한다면, 그 결과는 자신에게 불리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면 오히려 자기가 더 귀찮아질 테고.. 이럴 바엔 빨리 나가는 게 낫지, 빨리 나갈수록 좋으니까! 이렇게 생각한 윤우선은 화는 났지만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난 그냥 나가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나가죠!"교도관은 고개를 끄덕이고 윤우선을 부축해 화장실에서 나온 뒤 그녀를 데리고 감방을 떠났다. 감방을 떠나는 순간, 윤우선은 돌아서서 신 회장에게 소리쳤다. "이 늙은이, 기다려!! 조만간 네 다리를 부러뜨리러 갈 거야!"신 회장은 "이 천한 년아, 네가 오히려 조만간 죽을 거다!"라고 냉담하게 말했다.윤우선은 아랑곳하지 않고 다시 장옥분을 쳐다보았다. "장옥분, 이 개 같은 년아! 네 어미의 무덤은 절대 보존할 수 없을 거다!”장옥분은 노발대발했다. "감히?!! 내가 널 죽여버릴 거야!!”윤우선은 교도관의 부축을 받으며 절뚝거리며 밖으로 나갔다가 뒤돌아보았다. "네가 그럴 수 있어? 딱 기다려! 네가 나올 때 네 어머니의 무덤에 가서 네 엄마 유골이 있는지 없는지 두 눈으로 똑똑히 보게 해줄 테니까!!!" 말을 마치자 그녀는 고개를 돌리지도 않고 교도관을 따라 구치소 감방을 나왔다. 윤우선이 구치소의 어떤 구역에 이르자
윤우선은 자신의 휴대전화를 받은 후 지체없이 전원을 켰다. 휴대폰을 열자 그녀는 남편과, 딸에게는 연락할 수 없었다. 그러다 보니 윤우선은 속으로 한바탕 억울함이 밀려왔다. 자신의 남편과 딸은 자신이 이틀 동안 이렇게 많은 비인간적인 일들을 겪으며 고통스러웠다는 걸 결코 모를 것이다! 하지만 하필이면 그들에게 말할 수 없다니! 왜냐하면 한 마디만 내뱉으면 자칫 그들의 목숨을 앗아갈 수도 있고, 경찰이 다시 붙잡아 감옥에 가둘 수도 있을 테니 말이다! 휴대폰이 켜진 후, 윤우선의 카톡은 수많은 메시지들이 쌓여 있었고, 거의 모든 메시지는 자신의 딸 유나에게서 온 것이었다. 딸은 계속 자신을 걱정하고, 끊임없이 자신에게 메시지를 보냈기에 윤우선에게 큰 위안이 되었다. 하지만, 그녀는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자신의 남편은 자신에게 카톡을 보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자기가 실종된 지 이틀이 지났는데.. 전혀 걱정이 없는 거야? 이런 생각을 하자 윤우선은 속으로 김상곤이 이렇게 야박한 것에 대해 원망스러웠다. 자신이 실종된 지 이렇게 오래되었는데, 연락 한 통도 없다니..!? 두고 보자 이 영감탱이!그러자 경찰관은 "거기서 카톡을 보고 있지 말고 빨리 사위한테 전화해요!"라고 입을 열었다.윤우선은 급히 "경찰관 선생님, 제 사위가 저를 데리러 오지 않을 수도 있잖아요! 제가 지금 이 놈을 떠올리면 짜증이나 죽겠는데.. 그냥 제 딸에게 데리러 오라고 하면 안 될까요?"라고 물었다.그러자 경찰관은 탁자를 치며 차갑게 소리쳤다. "어이 윤우선! 지금 사위에게 당신을 데리러 오라고 한 이유는 그 범죄자들이 지금 당신 사위를 노리고 있는지 확인하고 싶어서 그런 거야! 그렇지 않으면 당신은 오늘 밤에 죽임을 당할 수도 있어, 그럼 나중에 후회하지나 말라고!”윤우선은 이 말을 듣자, 갑자기 놀라서 간담이 서늘해졌다. "아! 그래요? 그럼 지금 당장 전화할게요. 그럼 범죄자가 그를 노리고 있는지 잘 살펴봐 주세요!”그러자 경찰관은 그제야 고개를 끄덕였
"모임?! 이 빌어먹을 남편이 지금 어디 모임에 나갈 기분이야..? 누구랑 모임에 갔는데?" 윤우선은 발끈하며 물었다."그냥 오랜 동창들이라고 말씀하셨는데, 구체적으로 저도 잘 몰라요. 전화드릴까요?" 시후는 물었다.윤우선은 짜증을 내며 말했다. "아니, 됐고! 먼저 데리러나 와! 지금 내가 다쳤으니 병원에 가야 해!”"부상을 당하셨어요? 괜찮으세요?"윤우선은 분노했다. "내 다리가 부러졌어! 무슨 헛소리가 그렇게 많아? 빨리 여기로 오라고!!"시후는 "그래요, 그럼 지금 가겠습니다!"라고 답했다. 전화를 끊은 시후는 즉시 밖으로 나가 택시를 잡아타고 구치소로 향했다. 구치소로 가는 길에 그는 유나에게 전화를 걸어 "여보, 어머니와 드디어 연락이 닿았어요. 지금 모시러 가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유나는 이 말을 듣자 흥분한 목소리로 물었다. "정말요? 엄마가 전화했어요? 어디 있대요? 괜찮대요???!""어머니께서는 구치소에 계셨대요. 이유를 물었더니 엊그제 사기를 당해 다단계 판매 회사에 붙잡혔다가 다시 경찰에 넘어갔다고 하네요.. 아무래도 구치소에 잡아서 가뒀는데 혐의를 벗은 뒤 풀려나온 것 같아요."유나는 그제서야 문득 깨달았다. 애초에 엄마가 다단계 판매에 속아갔다고 의심하기는 했지만, 뜻밖에도 경찰에게 잡혔다니?! 아무래도 엄마가 집에 돌아오면, 앞으로 밖에서 하루아침에 부자가 되게 만들어 준다는 사람들을 절! 대! 믿지 말라고 잘 말해야 할 것 같아 보였다. "그럼 저도 지금 갈게요, 우리 나중에 만나요!" 유나는 다급하게 말했다.시후는 먼저 급히 말했다. "아니에요, 오지 마요. 장모님께서 지금 다쳤다고 하셔서 바로 즉시 병원에 데려다 드려야 해요.”유나는 긴장한 목소리로 물었다. "어떻게 된 거예요? 엄마가 어디 다쳤어요? 심각한 상태인가요?""어머니께서 말씀하실 때는 다리가 부러졌다고 하셨는데.. 심할지는 나도 몰라요. 아무래도 의사가 진찰을 해봐야 할 것 같은데..”그러자 유나는 울음을 터뜨렸다. "
시후를 보는 윤우선의 마음은 이미 증오로 가득 차 있었다. 그녀는 경찰의 말을 믿었지만, 시후도 국제 사기꾼이라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그도 위조한 은행 카드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자신의 모든 재난은 결국 시후의 카드로부터 시작되었고, 그 카드가 아니었다면 자신은 이렇게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았을 테니 당연히 시후를 가장 큰 주범이라고 여긴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는 마당에 지금 시후를 만났으니, 윤우선은 자연스럽게 어떠한 호의도 베풀 수 없었다! 그런데 갑자기 경찰관이 자신에게 호통을 치자 깜짝 놀라버린 그녀였다. 앞으로 자신이 경찰의 감시를 받을 것을 생각하니, 윤우선은 몹시 괴로웠다. 하지만 그녀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전혀 없었고, 그녀는 이미 거대한 소용돌이에 휘말리고 말았다. 그래서 그녀는 마음속 깊은 곳에서 시후에 대한 원망을 꾹 누르고 그저 얌전히 있을 수밖에 없었다.그 경찰관은 그녀가 얌전해지자 시후에게 물었다. "당신이 윤우선 씨의 사위입니까?"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네."라고 말했다.그러자 경찰관이 말했다. "그래요, 그럼 와서 서류에 서명해서 사람을 데려갔다는 것을 기록하십시오.”시후는 경찰관을 따라가서 서류에 서명한 뒤 그에게 물었다. “그럼 이제 가도 되나요?"그러자 경찰은 고개를 끄덕이며 "됐어요. 가 보세요."라고 했다.그러자 시후는 장모에게 "어머님, 이제 가도 된다고 합니다. 제가 병원에 데려다 드릴 테니 어서 가시죠."라고 말했다.윤우선은 이를 갈면서도, 감히 모진 말을 하지 못하고 경찰 앞에서 말했다. "아이고, 은 서방! 자네가 좀 부축해 줘, 그렇지 않으면 내 다리로는 못 걷겠거든!”시후는 그녀 곁으로 다가가, 그녀 몸에서 나는 악취를 참으며 그녀를 부축하였다.윤우선은 오른쪽 다리가 너무 아팠고, 조금만 움직여도 너무 괴로웠는데 지금 윤우선은 이미 예전의 윤우선이 아니었다. 이전의 윤우선은 손해를 본 적도, 고생을 해본 적도, 더군다나 어떤 괴롭힘을 당한 적도 없었다. 그러나 지금의 윤
그 운전사는 급히 택시를 몰아 세브란스 병원으로 향했다.조수석에 앉은 시후는 윤우선에게 "장모님, 이미 유나 씨에게는 전화했고요.. 지금 세브란스 병원으로 오기로 했으니 일단 병원에서 진찰부터 먼저 하시죠.”라고 말했다.윤우선은 한스러운 듯 콧방귀를 뀌더니, 분노 가득한 얼굴을 창밖으로 돌리고 우물거리며 말했다. "너 같은 사위는 아무런 쓸모가 없어! 나만 곤란해진다고! 흥!!”시후는 일부러 "장모님, 그게 무슨 뜻이에요? 제가 언제 귀찮게 했나요?”라고 물었다.윤우선은 백미러를 통해 그를 노려보며 소리쳤다. "묻지 마! 네가 직접 생각해 보고! 그리고 네가 물어봐도 말하지 않을 거야!” 윤우선은 이미 경찰로부터 여러 차례 경고를 받았는데, 지금은 무슨 말도 시후에게 감히 할 수 없었다. 직접 이야기하며 화를 내지는 못하기에 이렇게 우회적으로 화를 낼 수밖에 없었다.시후는 자연히 자신이 장모가 머릿속으로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다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일부러 "죄송합니다, 제가 어머님께 무슨 문제를 일으켰는지 정말 생각나지는 않네요.."라고 말했다.윤우선은 너무 화가 나서 가슴이 끊임없이 울렁거렸다. 몇 번이나 시후를 욕하고 싶어서 거의 목구멍까지 차올랐지만, 결국 참을 수밖에 없었고 그녀는 마치 큰 가시가 목에 박힌 것 같다고 느꼈다. 그래서 그녀는 당분간 이 일에 대해 생각하지 말고 김상곤으로 화제를 바꿀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네 장인 어른은 도대체 누구랑 모임에 갔어? 언제 갔지?"시후는 "오전에 나가셨는데 누가 있는지는 저도 잘 몰라요. 한 번 여쭤보시죠?” 시후는 분명 장인 어른이 예전 첫사랑과 함께 동창회에 갔다고 말하면 분노하여 택시를 부셔버릴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아예 바보인 척, 직접 장인에게 물어보라고 말을 돌려 버렸다. 왜냐하면 자신은 그 세 사람 사이의 일에 끼어들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화가 난 윤우선은 또다시 소리쳤다. "이 양반이, 얼마 전에도 나가지 않았어? 그런데 왜 또 나가? 내가
미정은 이때 얼굴이 붉어졌지만 당당하게 마이크를 잡으며 "자자, 오해들 하지 말고! 노래 한 곡 같이 부른다고 문제없겠지?”라고 물었다.강문우는 마음이 언짢았다, 그는 김상곤이 결혼한 사람인데, 어떻게 공공연히 예전 여자친구를 초청하여 이런 발라드를 부를 수 있냐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는 김상곤의 사위가 이렇게까지 유명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난 뒤 아무 말도 못했다.지금 상곤은 흥에 겨운 미소를 지으며 미정을 몰래 바라보았다. 김상곤은 벌써부터 가슴이 벅차올랐다.미정은 우연히 상곤을 흘끗 보았는데, 그는 자신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는 그의 눈빛에 얼굴이 붉어지고 말았다.이미 노래의 전주는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미정은 마이크를 잡고 모니터를 응시했다. 인트로가 끝나자 미정이 먼저 1절을 불렀다. 한미정의 목소리는 상곤에게 마치 천상의 소리처럼 황홀하게 사람들을 매료시켰다. 상곤은 온몸에 소름이 돋는 것 같았고 미정의 목소리는 가수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였다. 친구들도 모두 박수갈채를 보냈다.미정은 이제 자신의 파트를 다 불렀고, 곧이어 상곤이 그의 파트를 부를 차례였다. 상곤이 마이크를 잡고 애틋하게 노래를 부르려 준비하고 있을 때, 탁자에 올려놓은 휴대폰의 진동이 울렸다. 그가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숙이고 보니 갑자기 액정에 뜬 세 글자에 놀라 온몸이 부르르 떨렸다. 화면에 뜬 사람은 였다. ‘뭐.. 뭐야?!’ 김상곤의 감정이 한순간에 와장창 깨졌다! ‘분명 윤우선은 이틀 동안 실종되었는데.. 왜 자신에게 전화를 한 거지? 설마... 설마 돌아왔어?’ 다음 순간, 상곤은 마음속으로 자신의 추측을 부정하고 싶었다. 윤우선의 핸드폰은, 계속 꺼져 있었는데, 지금 갑자기 자신에게 전화를 걸었으니 이는 분명 그녀가 틀림없이 돌아온 것이다. 김상곤은 갑자기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윤우선이 돌아왔어,
방가흔은 이중열의 첫사랑이었다. 젊은 시절 그녀는 홍콩에서 여신으로 불리며 수많은 재벌과 엘리트들이 그녀에게 반해 무릎을 꿇게 만들 정도였다. 이중열이 미국으로 떠났을 때, 두 사람은 헤어지게 되었고, 이어서 유가휘는 자신이 초고액 자산가라는 후광과 막대한 부를 무기로 그녀를 자신의 연인으로 만들었고 홍콩 호화 저택에 가두었다.그 당시 방가흔은 물질적으로는 세상을 다 가진 듯했다. 아침에 런던 광장에서 비둘기에게 먹이를 주기 위해 럭셔리한 개인 비행기를 타고 떠났다가, 저녁에는 같은 비행기를 타고 낭만적인 에게해로 향할 수 있을 정도였다. 그리고 다음 날 눈을 뜨면 뉴욕이나 도쿄의 명품 매장에서 마음껏 쇼핑하는 것도 가능했다. 그리고 시간 여유가 있다면, 유가휘의 개인 요트를 타고 홍콩에서 인도양의 몰디브나 남태평양의 타히티로 떠날 수도 있을 정도였다. 간단히 말해 그녀는 그 당시 원하기만 하면 뭐든 손에 넣을 수 있었다. 그러나 이중열이 홍콩으로 돌아오자, 그와의 옛 감정은 걷잡을 수 없이 재점화되었다. 그 때 그녀는 비로소 깨달았다. 모든 물질을 소유하더라도, 마음속의 공허함은 채워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그 공허함의 주인공은 바로 이중열이었던 것이다.결국 그녀는 이중열과 함께 미국으로 도망쳤다. 홍콩 전체는 그녀가 왜 그렇게 갑자기 떠나버린 것인지 이해하지 못했다. 그러나 미국에 도착한 그녀는 서서히 깨달았다. 마음속에 있던 공허함은 채워졌을지 몰라도, 그 외의 모든 것은 텅 비어 버렸다는 사실을. 그렇게 되자 더 이상 자연스럽게 잠에서 깨어 즉흥적으로 목적지를 골라 세계 여행을 떠날 수 없었다. 그리고 예전처럼 세계에서 가장 값비싼 최고의 상품들과 서비스를 즐기는 것 역시도 불가능했다. 그렇게 되자 그녀는 자신이 포기한 것이 어떤 것인지 깨달았다. 그녀가 포기한 것은 단순히 유가휘가 아니었다. 그녀가 포기한 것은 인류 문명이 수천 년에 걸쳐 발전시키고, 각 분야에서 집약한 궁극적인 결과라고 할 수 있었다.그녀가 탔던 개인 비행기는 세계에
유가휘는 변지현과 몇 마디 인사를 나눈 후, 기분 좋게 웃으며 전화를 끊었다. 전화를 끊자마자 그는 흥분한 목소리로 크게 웃으며 말했다. “정말 이게 겹경사가 아니고 뭐야! TS Shipping의 변지현이 그녀의 개인 비서를 홍콩으로 보내 조사를 시키겠다니, 이번에는 어떻게든 이 협력을 따내야 해!”비서는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말했다. “대표님, TS Shipping이 우리와의 협력에 관심이 있다니 정말 대단한 소식 아닙니까?! 지금 좋은 항로는 모두 TS Shipping이 쥐고 있고, 우수한 항구와 고객 자원도 전부 그들 손에 있지 않습니까. 그들과 협력하면 우리의 역량이 최대한 발휘될 겁니다!”유가휘는 시가를 깊게 빨아들이며, 미소를 띠고 말했다. “TS Shipping에 있는 여자들이 말이야, 이토 그룹의 이토 나나코는 세상에 둘도 없는 미녀고, 엘에이치 그룹의 소민지 역시 뒤지지 않는 미모라고 했지. 듣자 하니 변지현도 수퍼 모델 같은 미녀라고 하더군. 그래서 TS Shipping과의 협력도 물론 좋지만, 만약 그들 중 한 명이라도 손에 넣을 수 있다면, 내 인생이 정말 엄청난 가치를 가지게 될 거야!”유가휘가 말을 끝내자, 사무실 문이 갑자기 열렸다. 그러자 우아하고 기품 있는 중년 여성이 문을 밀고 들어오며 싸늘한 표정으로 말했다. “유가휘! 도대체 누구를 손에 넣고 싶어서 그렇게 신이 난 거야? 목숨이라도 걸 참이었나 봐?”그때, 중년 여인의 옆에 서 있던 비서가 난처한 표정으로 말했다. “죄송합니다, 대표님... 사모님께서 꼭 들어가겠다고 하셔서 말릴 수가 없었습니다...”유가휘는 고개를 흔들며 비서와 비서에게 말했다. “둘은 나가 있어.”두 사람은 그 말을 듣고 서둘러 방을 나섰다.그런 뒤 유가휘는 억지로 웃음을 지으며 중년 여성 앞으로 다가가 말했다. “여보, 나란 사람 잘 알잖아. 말은 제일 잘 하지. 조금 전에도 그냥 아민이랑 농담한 거라고...” 이렇게 말한 뒤 그는 급히 화제를 돌리며 말했다. “오늘 한 씨
이중열이 곧 홍콩으로 송환된다는 소식을 알게 된 유가휘의 기분은 그 어느 때보다 좋았다. 지난 20년 동안, 그는 자신이 마치 남의 여자를 빼앗은 것 같다는 느낌에 굴욕감을 느껴왔고, 이제 마침내 그 치욕을 씻을 복수의 기회가 찾아왔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어제부터 그는 초조한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손꼽으며 복수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중열이 돌아오면, 홍콩에 자신이 내건 현상금을 위해 목숨을 걸고 그를 없애려는 사람들이 수도 없이 몰려들 것이다. 그로 인해 이중열이 죽으면, 자신에게 드리운 그 치욕스러운 그림자도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이었다.바로 그때, 그의 휴대전화가 갑자기 울리기 시작했다. 유가휘는 대충 휴대전화를 꺼내 들고 거만하게 말했다. “여보세요, 누구십니까?”전화기 건너편에서 변지현이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유 대표님 맞으시죠? 저는 TS Shipping의 변지현입니다.”유가휘의 표정은 순식간에 바뀌었다. 그는 한 손에 시가를 들고, 다른 한 손으로 휴대전화를 쥐며 공손하게 말했다. “아, 누구신가 했더니 변지현 대표님 아니십니까! 제가 정말 오래전부터 존경해 왔습니다. 늘 직접 뵙고 싶었는데 이렇게 연락을 주시다니요!” 그러면서 그는 급히 덧붙였다. “아 참, 대표님. 제 비서가 전에 제 회사의 상황을 간략히 말씀드렸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저희는 진심으로 TS Shipping과 협력을 희망합니다. 혹시 대표님께서 시간이 되시면, 제가 직접 찾아 뵙고 저희의 장점을 알려 드리고 싶습니다!”유가휘의 입장에서 보면, 그의 개인 재산은 변지현 같은 직업 경영인을 훨씬 능가했다. 하지만 한 사람의 가치를 평가할 때는 재산뿐만 아니라, 그가 속한 플랫폼과 그가 가진 자원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변지현은 개인 자산은 없지만, 아시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강력한 자원을 가지고 있는 TS Shipping의 책임자였다. 따라서 유가휘가 TS Shipping과 협력하고, 변지현으로부터 자원의 일부를 양도받아 유휴 자산을 수익화 하기 위해서는
시후가 물었다. “그럼 유가휘와 이야기를 나눠본 적은 있어?”“아직은 없어요.” 변지현이 말했다. “솔직히 우리와 협력한다고 해도, 우리가 소화하지 못하는 부분을 넘겨주고 중개 수수료를 받는 정도일 뿐일 텐데, 이건 그다지 큰 수익이 되지 않을 테니까요. 게다가 지금은 그쪽이 우리에게 도움을 청하는 입장이니, 저는 일부러 시간을 끌면서 그의 기대치를 낮추려고 했어요. 그리고 나중에 시간이 지나고 진짜 협상을 시작할 때, 중개 수수료를 더 많이 받을 수 있는 여지를 만들려고 했죠.”“그랬구나.” 시후가 웃으며 말했다. “그렇다면 그와 연락해서 협력을 검토해볼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하고, 홍콩에 비서를 보내 현지 상황을 조사하겠다고 해 줘. 그러니 그가 비서를 잘 접대하라고 하면 돼.”영리한 변지현은 즉시 상황의 본질을 눈치채고 급히 물었다. “시후 오빠, 혹시 내 비서로 가장하고 홍콩에 가서 직접 조사를 하시려는 건 아니죠?!”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조사까지는 아니고, 유가휘를 한 번 만나보고 싶어서.”변지현은 걱정하며 말했다. “시후 오빠는 내 상사인데, 어떻게 내 비서로 가장할 수 있겠어요? 이건 좀 부적절하지 않을까....”“괜찮아.” 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그냥 내 이름을 그에게 알려주고, 내가 지현이 너의 비서라고 하면 돼. 그리고 정한 시간에 공항에 나를 데리러 올 사람을 보내 달라고 해 줘.”“알겠어요....” 변지현은 시후의 계획이 뭔가 깊은 뜻이 있다고 생각하며 말했다. “시후 오빠는 지금 미국에 있죠? 언제 홍콩으로 갈 계획이에요? 그에 맞춰 유가휘와 연락할게요.”시후가 웃으며 말했다. “지금 바로 그와 연락하면 돼. 이틀 후 도착한다고 전하면 돼.”“알겠어요!” 변지현은 말했다. “그럼 지금 바로 그의 비서에게 전화해 볼게요.”시후는 당부했다. “비서에게는 전화하지 말고, 유가휘에게 전화해. 당당하고 고압적인 자세를 유지해야 하거든. 그가 무척 영광스럽게 여길 정도로.”변지현은 웃음을 참지 못하며 말
“여보세요! 회장님, 안녕하세요!” 이태리의 목소리에는 약간의 들뜬 기쁨과 설렘이 담겨 있었지만, 시후는 그녀의 감정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래서 시후는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 물었다. “이태리 부회장, 홍콩에 있는 유가휘라는 사람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나요?”“유가휘요?” 이태리는 약간 놀란 듯했지만, 이내 대답했다. “유가휘라는 사람은 홍콩에서 매우 유명한 대부호라고 알고 있어요.. 플레이 보이라고도 알려져 있죠. 그런데 왜 갑자기 그 사람 이야기를 하세요?”시후는 말했다. “그 사람과 얘기할 일이 좀 있는데, 내 본명을 쓰고 싶지는 않아서요. 홍콩에 가서 그 사람을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없을까 해서 물어보는 겁니다.”이태리는 말했다. “이사장님, 저희 엠그란드 그룹은 그 사람과는 사업적으로 연관이 없어요. 그런데 제가 알기로 그의 주요 사업 중 하나가 해운 쪽일 거예요. TS Shipping의 이름을 내걸고 접근하면 문제가 없을 것 같아요. TS Shipping 담당자인 변지현 씨에게 한 번 연락해 보세요.”“알겠습니다.” 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럼 변지현 씨에게 바로 연락해 보죠. 볼일 보세요.”이태리는 시후가 이렇게 빨리 전화를 끊으려 한다는 사실에 놀라며 무심코 말했다. “회장님, 잠시만요....”시후가 물었다. “왜요? 무슨 일이라도 있나요?”이태리는 급히 말했다. “아, 저.... 그게.... 예전에 회장님이 제 아버지의 병을 고쳐 주셨잖아요. 부모님께서 아직도 너무 감사해하고 계세요. 그런데 감사 인사를 드릴 적당한 기회를 찾지 못했죠. 얼마 전 어머니께서 회장님께 집에 오셔서 식사 한 끼 하시라고 꼭 초대하고 싶다고 하셨는데, 제가 회장님이 미국에 계신다고 전했거든요.. 어머니께서 회장님이 언제 돌아오시는지 물으시더라고요. 혹시 괜찮으시면, 귀국하신 후에 집에 오셔서 간단히 식사라도 하시면 어떨까요?”시후는 예전에 이태리의 아버지가 독살로 병에 걸렸던 일을 떠올리며, 그녀의 가족이 여전
시후는 시간을 확인했다. 아직 새벽 3시가 조금 넘은 시각이었다. 그는 손을 저으며 말했다. “괜찮아요. 혼자 가겠습니다.”성도민이 말했다. “그러면 제가 배웅해드리겠습니다!”시후가 별장을 나서자, 롱아일랜드 전체는 고요에 휩싸여 있었다. 이미 새벽 3시가 넘었기에, 이곳에 사는 부유층들은 밤 일을 마치고 돈과 욕망으로 가득 찬 꿈속에 있을 것이다.시후는 홀로 거리를 걸으며 복잡한 감정을 느꼈다. 그는 이 미스터리 조직의 규모가 얼마나 큰 것인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그는 547을 한 시간 넘게 심문했지만, 여전히 이 조직의 이름조차 알 지 못했다.이때, 그의 머릿속에는 부모님이 살아 계셨던 시절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의 기억 속에서 아버지와 어머니는 어떠한 일로도 찡그리거나 우울한 표정을 짓지 않았다. 두 사람이 그룹을 떠나 이사를 한 뒤 낡은 주택에 정착했을 때조차, 그들의 얼굴에는 늘 미소가 지어져 있었다. 두 사람은 함께 집을 정리하고 가구를 마련하며, 늘 삶에 대한 낙관과 기대를 품고 있었다. 그래서 시후는 부모님의 죽음이 이 미스터리 조직의 소행인지 아닌지를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만약 그렇다면, 부모님은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다가오는 위험을 감지하셨을까? 만약 감지했다면, 그들은 이 조직에 대해 구체적으로 얼마나 알고 있었을까?오랜 고민 끝에 시후는 가볍게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저었다. 풀리지 않는 문제를 너무 많이 고민하는 것은 사람을 더욱 피곤하게 만들 뿐이기 때문이다. 시후는 이 문제를 당분간 내려놓고, 나중에 기회가 되면 다시 깊이 파헤치기로 결정했다. 지금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는, 이중열의 목숨을 노리는 유가휘였다.만약 별다른 변수가 없다면, 윤우선이 내일 미국으로 출발할 것이고, 모레쯤에는 도착할 것이다. 그리고 별 문제가 없다면 모레 저녁에는 아내와 함께 콘서트를 본 뒤, 즉시 홍콩으로 떠나야 할 것이다.유가휘를 만나려면, 시후는 적합한 신분과 기회를 마련해야 했다. 이 점을 떠올리며 그는 즉시
시후에게 있어서, 영기는 현재 그의 가장 강력한 무기였다. 이 미스터리 조직은 확실히 강력했으며, 심지어 지나치게 강력한 것 같아 보였다. 하지만, 그들이 이 죽음의 전사들을 통제하고, 이들의 힘을 강화시키기 위해 사용하는 능력은 시후가 가진 영기 앞에서는 여전히 상대가 되지 못할 것이었다. 바로 이 점 때문에, 시후는 언젠가 반드시 이 미스터리 조직의 모든 실체를 밝혀낼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있었다.547도 시후의 실력이 자신이 알고 있는 것들을 훨씬 초월한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20대에 걸친 죽음의 전사들 조차도 대적할 수 없는 그 에너지가 시후 앞에서 손쉽게 봉인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후가 자신의 조직을 완전히 멸망시키겠다고 말한 것이 단순한 허언이 아닐 것임을 알아차렸다. 이에 그는 감격하며 말했다. “선생님께서 조직을 제거하신다면, 이 죽음의 전사들은 반드시 기꺼이 충성을 다할 것입니다!”시후는 손을 저으며 말했다. “지금은 그런 말을 하기엔 아직 일러. 내가 그들을 제거하는 날이 오면 반드시 자유를 돌려줄 것이다. 그때가 되면 어디로 갈지, 그곳에 남을지 떠날지는 스스로 결정하도록 해!”547은 그 말을 듣고 큰 감사를 표하며 말했다. “선생님 정말 자비로우십니다! 제가 모든 죽음의 전사, 전사들의 가족들, 그리고 지난 200여 년간 비참하게 죽어간 전사들을 대신해 선생님의 은혜에 감사드립니다!”비록 547이 조금 전 시후의 외가 식구들을 해치려 했지만, 시후는 여전히 이 사내와 다른 죽음의 전사들이 너무나도 불쌍하다고 생각했다. 20 세대에 걸친 사람들이 윗선에 의해 사육 당하며 밝은 해도 볼 수 없는 노예로 살아가는 운명은 과거 백인들에게 노예로 팔려갔던 흑인들의 운명보다 훨씬 더 비참했다. 그러니 이 죽음의 전사들에게 자유를 돌려줄 수 있다면 그것 만으로도 큰 선행이 될 것이었다. 그리고 만약 그들이 시후의 수하로 들어오기를 원한다면, 그것은 더할 나위 없이 좋을 일이었다.곧이어 시후는 성도민에게 말했다. “성도민
시후의 마음은 점점 더 충격을 받았다. 시후는 잠시 깊은 생각에 잠긴 뒤 다시 물었다. “당신이 이곳에 오기 전에 약물을 주사 받았고, 깨어나니 이미 뉴욕에 와 있었다고 했지? 그러면 얼마나 오랫동안 기절해 있었는지 알고 있는 건가?”“모릅니다.” 사내는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죽음의 전사 캠프에는 그 누구도 날짜와 시간을 알 수 없습니다. 우리는 해가 뜨고 지는 것을 볼 수 없으며, 단지 불이 켜지면 일하고, 불이 꺼지면 잠자리에 들 뿐입니다. 제가 몰래 계산해본 결과, 우리 캠프에서의 일상 생활은 하루 24시간을 기준으로 하지는 않는 것 같았습니다. 그들은 일부러 하루의 시간을 조금씩 다르게 조정하는 것 같았는데, 오늘은 어제보다 길었고, 어제는 그저께보다 길게 느껴졌습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우리가 임무를 통해 외부 시간을 알게 된다고 하더라도 다시 돌아가면 기록은 왜곡되게 되죠.”시후가 물었다. “시간의 차이를 어떻게 계산했지?”사내는 대답했다. “그릇 바닥에 작은 구멍을 뚫고, 고운 모래를 가득 채운 뒤 첫날 기상 벨이 울린 순간부터 모래를 흘려보냈고, 다음 날 벨이 울릴 때까지 걸린 시간을 기록했습니다. 그리고 나서 다시 모래를 채워 흘려보냈죠. 그런데 3일째 벨이 울리는 날에 모래가 일찍 다 새어 나오기도 하고, 또 어느 날은 다 새어 나오지 못한 상태에서 벨이 울리더군요. 그래서 내부 시간과 외부 시간 사이에 차이가 있다고 추측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는 외부가 몇 년도인지, 몇 월인지 알 수 없게 되었습니다.”시후는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물었다. “그렇게 몰래 많은 일을 한 건 탈출하려는 기회를 찾기 위해서였나?”“꼭 그렇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사내는 씁쓸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설령 탈출에 성공하더라도 죽을 가능성이 높으니까요. 저는 오히려 죽음의 전사 캠프의 운영 방식을 더 많이 알아내고 싶었습니다. 만약 정말 탈출할 기회가 생긴다면 훈련소 내부의 모든 것을 폭로하고 싶었죠. 훈련소를
“안내자...” 시후는 가볍게 중얼거리며 물었다. “안내자를 직접 만나본 적 있나?”“없습니다.” 사내는 설명했다. “안내자가 누구인지 모릅니다. 이번에 뉴욕에 도착했을 때 눈을 떠보니 이미 닫힌 차고 안이었거든요. 조직은 그곳에 임무에 필요한 장비와 자료를 남겨두었고, 자료에는 목표와 목표들의 가족 관계, 사회적 관계가 정리되어 있었습니다. 또한 그들 주변의 무술 고수들에 대한 정보들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무술을 잘하는 전문가 몇 명이 있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조직에서는 강화된 무기를 특별히 준비해 주었고 우리가 주의해야 할 점과 어떤 전술을 써야 하는지도 알려주었습니다. 이후 자료를 숙지할 시간을 주고 출발 명령을 기다리게 했습니다. 현장에 도착한 뒤에는 안내자가 중계를 통해 적절한 공격 시점을 알려주었습니다.”시후가 물었다. “중계라는 게 무슨 뜻이지?”사내가 대답했다. “조직은 우리와 안내자 사이에 어떠한 형태의 직접적인 접촉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안내자는 조직 내에서 자신과 연결된 연락 담당자에게 상황을 전달하고, 그 연락 담당자가 다시 우리에게 정보를 전달하죠.”시후가 다시 물었다. “그럼 당신의 연락 담당자는 어떤 방식으로 정보를 전달했나?”사내는 대답했다. “조직에서 제공한 통신 장비를 사용합니다. 하지만 오직 제 장비만 제 연락 담당자의 음성을 들을 수 있습니다.”시후가 또 물었다. “연락 담당자는 남자인가 여자인가?”사내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음성 변조기를 사용했기 때문에 남자인지 여자인지 알 수 없습니다.”시후는 잠시 생각한 뒤 말했다. “그렇다면 내 삼촌의 부인은 당신이 말한 안내자인 것 같군. 그녀가 적절한 공격 시간을 당신의 연락 담당자에게 보고하고, 당신의 연락 담당자가 다시 당신에게 지시를 내린 거겠지.”그 사내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럴 겁니다. 제가 본 바로는, 안에서 끌려 나온 여자가 독약을 먹고 자살한 것 같아 보였거든요. 그렇다면 그녀 역시도 분명 조직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