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우식 대표의 표정은 보기 흉했다. 그는 최제천 선생이 뜻밖에도 이렇게 강하게 나올 줄은 몰랐다. 자신은 단지 빈털터리들을 쫓아냈을 뿐인데.. 최제천 선생의 태도만으로, 최우식 대표는 정말 그를 한 방 먹이고 싶었다. 하지만, 그가 언제 이렇게 표적이 된 것인가? 곰곰이 생각해 보면 그는 최제천 선생에게 밉보이지 않았다. 왜냐하면 최제천 선생은 한국의 한의사 중 전국 최고의 한의사로 손 꼽히는 인물이었다. 그러니 지금껏 얼마나 많은 큰 인물들이 그의 진찰과 보살핌을 받았는지 모르는 일이다. 심지어 서울에 있는 대기업 가족들과 거물들까지도 많은 혜택을 받았다고 들었는데, 자신이 실제로 그를 때린다면 아마 그들에게 원한을 살 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래서 그는 손찌검을 하고 싶은 충동을 참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선생님.. 당신도 의인 중 한 사람 아닙니까..? 그런데 오늘 제가 만난 최 선생은 명의는 커녕 왜 이렇게 졸렬하신 지.. 저의 막내 아들의 얼굴도 못 보고, 치료도 못한다고 하니.." 이렇게 말하면서 그는 "선생님께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하더라도 저는 선생님께서 제 아들을 한 번 만나신 후에 다시 이야기를 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러니 한 번만 만나 주십시오!” 최우식 대표는 계속해서 최제천을 살짝 무시하는 태도로 이야기를 이어 나갔다.하지만 최제천 선생에게서 돌아온 말은 충격적이었다. "최우식 대표! 당신의 막내 아들이 학교에서 하고 다닌 짓거리들을 설마 모르는 것은 아니지요? 나 같은 영감조차도 그의 행적을 듣고 얼마나 충격에 빠졌던지.. 학교에서 하라는 공부는 제대로 하지 않고, 집에 돈이 있다고 소녀들을 무시하고 또한 여학생들의 머리를 세뇌시켜 생각을 통제한 뒤에, 여학생들의 자해와 자살까지 하게 만드는 것을 즐거움으로 여기고, 자랑스럽게 여기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이런 인간 같지도 않은 놈을 내가 치료하라고? 난 죽어도 하지 않습니다!!”최우식 대표는 이 말을 듣자 또 다시 마음속에 분노가 가득 찼다. ‘최제천
최우식 대표의 말이 끝나자마자, 그의 경호원 몇 명이 곧 우르르 몰려들었다. 이들은 온통 바닥에 모든 한약재를 다 엎었다. 그리고는 땅에다 물건들을 잡히는 대로 몽땅 던져 부쉈다. 눈 깜짝할 사이에 큰 약국이 온통 난장판이 되었다. 최제천 선생은 수염을 포함한 온 몸을 떨고 있었지만 저항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그들을 차가운 눈으로 바라보았다. 한바탕 난타를 당한 후에 가게는 이미 형편없이 망가졌다.최우식 대표는 그제야 콧노래를 부르며 "최 선생, 내가 3일 동안 생각해 볼 시간을 주겠소. 승낙하기 전에 최 선생의 한의원이 다시 개업한다면, 나는 다시 한번 당신이 승낙할 때까지 때려 부술 것이니 잘 알고 있으라고요! 이게 바로 자업자득이지…." 그러자 그는 몸을 돌려 아들 우신과 경호원을 데리고 떠났다.제세당의 어린 직원은 한의원이 산산조각이 나는 것을 보고 울면서 최제천 선생에게 말했다. “원장 선생님, 경찰을 부르시죠!"최제천 선생은 손사래를 치며 담담하게 말했다. "아니, 오송 그룹은 재주가 좋아서 경찰에 신고해도 해결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직원은 황급히 "그럼 어떻게 하지요?"라고 물었다.최제천 선생은 담담하게 "너와 내가 함께 한의원을 수리하고 빨리 재개장하자!"라고 말했다.직원은 "그런데 아까 그 놈이 다시 영업하면 또 때려 부수겠다고 했는데......”라며 걱정했다.최제천 선생은 담담하게 "오면 오는 거지, 혹시 그가 가게를 망가뜨릴까 봐 우리가 한의원을 열지 않겠어? 나는 평생 의학을 공부했는데 가게 망칠까 봐 걱정을 하겠어?"라고 말했다.어린 직원은 그를 보며 담담한 표정으로, 자신도 모르게 감탄하였다. 아무래도 최 선생은 마음이 온후하고 병을 치료하여 사람을 구하려는 마음이 굉장히 깊은 분처럼 보였다. "어서 빨리 전화를 걸어 보셔야 하는 거 아니에요? 이룸 그룹의 송 회장님 생신 잔치에 참석한다고 하셨던 것 같은데..”그러자 최제천은 고개를 끄덕이고 나서 비로소 오늘이 송 회장 생신이라는 것을 기억
그러나 그의 계획은 아름답기만 했을 뿐 현실은 참혹했다. 최 선생은 최우식 대표의 요청을 단도직입적으로 거절했을 뿐만 아니라, 그의 아들을 욕하기까지 했다. 그는 또 다시 분노가 치밀었다. 차에 올라타서도 그는 여전히 중얼거렸다. "이 노망난 영감이.. 정말이지.. 거들먹거리면서 말썽만 피우지 않았다면 정말 죽여버렸을 거야..”옆에 있던 우신은 속으로 기뻐했다. 최제천 선생이 동생을 잘 낫게 해줄까 봐 걱정했었는데, 막상 오니 최제천 선생이 동생의 치료를 거부해 오송 그룹의 후계자를 다툴 이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신은 아버지 앞에서 이런 감정을 표출하기 어려워 "아버지 아니면 킬러 몇 명을 고용해서 밤에 소리 소문 없이 처리해 버리세요!”라며 말했다.“안 돼!” 최우식 대표는 "이 늙은이는 돈은 없지만 큰 인물들이 신세를 지고, 심지어 그가 장수하기를 바라고 있어서 만약에 죽임을 당하면 많은 거물들에게 죽음을 선고하는 것과 같으니, 우리 그룹이 그들의 표적이 될 것이 뻔해!”라며 놀라 말했다.우신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럼 아버지 말씀대로, 앞으로는 그분이 한의원을 열기만 하면 가서 부셔주면 되겠어요!”라고 답했다.최우식 대표는 "그건 단지 그 늙은이에게 주는 약간의 협박일 뿐이며, 가장 좋은 것은 네 동생이 그에게 진찰을 받는 거야!"라고 말했다.우신은 속으로 긴장해서 "아빠, 그 늙은이는 죽어도 승낙하지 않아요!"라고 대꾸했다.최우식 대표는 "그래서 송 회장님께 인사드리고 좀 도와 달라고 할 생각이다."라고 말했다.우신은 "아버지, 오늘은 송 회장님 생신 잔치인데, 이런 얘기하긴 좀 안 어울리지 않아요?”라고 말했다."그래.. 네 말이 맞아." 우식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럼 오늘 밤이나 내일 얘기하자. 그래 네 말이 맞아.." 이어 최우식 대표는 우신에게 말했다. "너도 오늘 꼭 가서 민정 양과 서둘러 감정을 키워 결혼에 응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우신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아빠, 안심하세요. 내가 류광호
최우식 대표는 자신의 아들이 이미 만반의 준비를 한 것을 보자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 잘했다 우신아, 네가 이미 어떻게 여자를 감동시킬 것인지 잘 알고 있구나!! 그리고 민정 양을 그렇게 관찰했다니.. 섬세하구나!"라며 칭찬을 했다.그러자 우신이 웃으며 말했다. "아버지, 제가 이렇게 아버지의 옆에서 조금씩 보고 배운 겁니다.. 그래도 아버지에 비해서는 아직 엄청나게 부족합니다...""아니다." 최우식 대표는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민정 양의 팔찌가 오래되어 값어치가 없다는 걸 알 수 있다면, 너는 이미 엄청나게 발전한 거야! 괜찮아! 굉장히 좋아!"우신은 아버지의 칭찬을 받고 기뻐서 어쩔 줄 몰랐고, 류광호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류광호 대표님, 이 팔찌 정말 예쁜 것 같아요! 마음에 듭니다! 오늘 정말 잘 준비해 주셨어요. 앞으로도 저를 위해 열심히 일해주신다면 저도 대표님을 끝까지 푸대접하지 않겠습니다."류광호는 기뻐하며, "네, 도련님. 저도 반드시 최선을 다해 일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도련님, 그리고 이것은 남은 돈입니다."라며 재빨리 남은 수표 한 장을 건네주었다.우신은 류광호의 태도가 굉장히 만족스러웠기 때문에 "그 돈은 팁이라고 생각하고 가지고 계세요."라고 말했다.류광호는 이 돈이 오송 그룹의 첫째 아들이 자신에게 준 상금과 같은 존재라는 것을 깨닫고, 즉시 격동적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큰 도련님 감사합니다!"라며 감격하였다.옆에 있던 최우식 대표는 류광호를 보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의외로 류광호는 굉장히 예의가 바를 뿐만 아니라 일처리 역시도 깔끔해 군더더기 없었다. 자신들이 서울로 본거지를 옮기려고 할 때 가장 먼저 자신들의 편에 서려고 한 충견과 같은 사람이기도 했다. 그래서 최우식 대표도 류광호에게 진짜 재미를 맛볼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자 그는 "류광호 대표, 오늘 송 회장님 생신 잔치에 초대 받았어요?"라며 입을 열었다.류광호는 씁쓸한 미소를
우신은 속으로 화가 나기 시작했다. 왜냐하면 자신과 아버지가 바로 민정의 앞에 서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뜻밖에도 더 중요한 VVVIP가 있다고 했기 때문이다. 이 서울 바닥에서 지금 자신과 아버지보다 더 중요한 사람이 어디 있다는 말인가? 다시 말해, 누가 대체 오송 그룹보다 더 잘 나간다는 말인가?! 기분이 언짢았지만 우신은 마음을 추스르며, "아, 그렇구나~ 아! 그런데 민정아, 내가 특별히 선물을 하나 준비했는데.. 마음에 들지 모르겠어.."라고 젠틀하게 말했다..민정은 눈살을 찌푸렸다. "우신아, 선물은 네가 다시 가져가는 것이 좋겠어.. 나는 부족한 것이 없어서.. 그러니까 나에게 준다고 많은 돈을 쓸 필요가 없어. 게다가 난 네가 주는 선물을 마음대로 받을 수 없어.."우신은 류광호 대표가 준 선물을 급히 꺼내며 말했다. "민정아, 그냥 내 성의인데 이렇게 사양할 필요가 있을까? 별 거 아니야~ 그냥 내가 몇 번 네 손목에 끼고 있는 오래된 팔찌를 보았거든.. 어엿한 이룸 그룹의 대표라고 할 수 있는데.. 네가 어떻게 그렇게 초라하고 가치 없는 수준 낮은 악세서리를 할 수 있겠어? 이 팔찌는 이탈리아의 보석 디자이너의 신작이거든.. 전 세계에서 단 하나로, 몇 억의 가치가 있는 팔찌야.. 이건 오직 너만을 위한 거고.. 오직 이런 팔찌가 너의 신분과 성격을 대표할 수 있지.. 그러니 너의 손목에 어울릴 수 있는 거야. 지금 차고 있는 쓰레기는 빨리 쓰레기통에 버려!"우신은 세상의 모든 여자들이 보석, 특히 귀한 명품 악세서리를 좋아하기에, 민정 역시도 그런 분위기를 닮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비싼 값에 사온 자신의 팔찌가 분명 민정의 마음을 움직였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는 생각지도 못했다. 왜냐하면 민정이 그의 말을 듣고는 갑자기 안색이 어두워졌고 우신을 바라보는 눈빛은 전에 없던 극도의 분노와 혐오를 품고 있었기 때문이다! 자신의 손목에 차고 있는 이 팔찌는 확실히 값어치가 없고, 또 확실히 촌스럽고, 낡아 보인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우신은 죽고 싶은 마음이 밖에 없었다. 민정이 차고 있던 손목의 거지 같은 팔찌가 그녀의 어머니께서 남긴 유품... 그런데 자신은 그 유품을 쓰레기라며 모욕을 주었다... 이것은 정말 자신의 부주의함으로 인해 큰 사고를 쳐버린 것이었다. 안 그래도 민정이 자신에게 별로 좋은 감정이 아니었던 것을 잘 알고 있었는데. 오늘 이 팔찌 사건 때문에 자신은 강한 파장을 일으켜 버렸다. 생각지도 못했는데, 이렇게 일을 쳐버리다니.. 분명히 자신에 대한 점수가 엄청나게 마이너스가 되었을 것이 분명하다.우진의 곁에서 별로 떨어져 있지 않았던 최우식 대표는, 아들의 멍한 뒷모습을 바라보며, 속으로 굉장히 궁금했다. 아까 민정 양에게 선물을 하러 갔는데..? 이렇게 비싼 선물을 받고 분명 기뻐했을 텐데. 그런데 민정 양은 왜 그냥 차를 몰고 가버렸을까..? 그는 궁금하여 곧장 우신을 향해 돌아가 그를 토닥였다. "민정 양과 얘기 좀 해봤어?" 그런데 우신이 팔찌를 그의 손에 쥐고 있는 것을 보고 최우식 대표는 의아해하며 물었다. "그런데.. 왜 이 선물은 네가 들고 있는 게냐?"우신은 곧 울 것 같은 표정으로 힘 없이 말했다. "아버지.. 민정이 손목에 끼고 있던 그 거지 같은 팔찌가.. 그 팔찌가.. 어머니가 물려주신 유품이래요.. 저는 그것도 모르고.. 그 팔찌가 쓰레기라고.. 너랑 하나도 안 어울린다고 그랬어요..”"이런... 빌어먹을.." 최우식 대표도 그 말을 듣고 당황해하는 표정이었다. 그러자 그는 한숨을 쉬며 우신에게 말했다. "그래.. 넌 진작에 그것까지 생각했어야 했다. 민정 양이 그런 높은 신분으로 그처럼 허름한 팔찌를 찰 수 없겠지.. 그래서 그녀가 착용한 이상, 반드시 다른 속사정이 있을 것임을 생각했어야 했어..!너무 허술하게 생각했다.."우신은 툭 건드리면 눈물을 흘릴 것 같았다. 그리고 그는 아버지를 바라보다가 억울한 듯 말했다. "아버지.. 조금 전에는 제가 관찰력이 좋았다고 치켜세우시더니… 그런데 또 이제 와서는 허술
유나는 침실에서 나와 쭉 기지개를 켠 뒤 시후에게 "여보, 오늘 일정 있어요?"라고 물었다.시후는 "아~ 오늘 점심에 친구네 집에서 생일 잔치가 있다고 해서 참석할 예정이에요."라고 답했다. 이야기를 한 뒤 시후는 "유나 씨는요, 무슨 일 없어요??"라고 물었다.유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오늘 쇼핑 좀 하려고요. 그런데 시후 씨가 일이 있다고 하니깐.. 그럼 여빈이랑 같이 가야겠어요.”라고 말했다."하아.. 미안하네요 여보. 그럼 오늘은 여빈 씨랑 가요.. 다음에 내가 같이 갈게요.""그래요. 훗!" 유나가 빙그레 웃었다.그런데 갑자기 장모 윤우선이 어디서 나타났는지 어두운 얼굴로 "야, 은 서방!! 자네가 서울에 친구가 있었어? 나이가 많겠네?"라고 물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80대 정도 되셨어요.”윤우선은 "하이고.. 이제는 이 얼빠진 놈이 노인들까지 속이기 시작했구나!!!"라며 비꼬았다. “뭐 이번에는 어떻게 속인 거야?! 묘자리를 봐준다고 했어?!”시후는 "저는 그 누구도 속인 적이 없습니다."라고 담담하게 말했다."뭐라고? 아직도 거짓말을 하네?" 윤우선은 "서울에 자네에게 속아 넘어간 거물들이 얼마나 많아? 내가 자네에게 충고하는데 말이야, 자네의 장사속을 이미 난 다 꿰뚫어 보았다 이 말이야! 자네는 그냥 망할 놈의 무당들이랑 다를 바 없어! 그러니까 자네를 기다리는 결말은 오직 두 개 뿐이지~ 감옥에 가거나? 아니면 자네가 속인 거물들에게 쫓기는 거야!”윤우선은 요즘 시후를 보는 것이 매우 불쾌했다. 왜냐하면 시후가 하연과 홍라연에게 잃었던 고스톱 자금을 모두 기부 센터에 기부하라고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윤우선은 지금 자신이 필요로 할 때 쓰려고 남겨둔 몇 년간의 생활비도 다 날려 먹었다. 윤우선은 매번 심심할 때마다 가서 머리를 볶던 단골 미용실의 선불 카드에 남아 있던 돈을 다 쓰고도 충전할 돈이 없을 정도였다. 그래서 만일에 남편과 유나가 이걸 발견하기라도 한다면, 그들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
시후는 윤우선의 모습을 보고 속으로 웃음이 났다. 그는 윤우선이 지금 돈이 몹시 부족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장모가 평소에 돈을 굉장히 헤프게 쓰던 것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니 이렇게 한순간에 궁지에 몰리게 되었으니 분명 마음이 괴로울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지금 장인 어른이 헤븐 스프링스에 가서 밥을 먹는다고 하니, 더욱 답답할 것이었다.역시, 시후의 생각처럼 윤우선은 김상곤에게 소리를 질렀다. "안 돼! 당신! 그렇게 돈을 아무데나 쓸 수 없다 이 말이야!! 그 밥값은 그냥 내게 맡겨! 당장 달라고!!"“뭔 헛소리야? 당신, 내가 경고한다? 자꾸 선 넘지 마!??? 돈은 다 당신이 쥐고 있으니까, 그냥 오늘 같은 날은 그 돈 안 주면 그만이지, 지금 와서 자꾸 돈을 넘기라고 하는 건 뭐야?" 김상곤도 지지 않았다.윤우선은 마음속으로 하고 싶은 말은 많았지만, 섣불리 말은 내뱉지 못하고 얼버무렸다. "아.. 아니!! 당신은 좀 싼 곳에서 밥 먹을 수 있잖아! 요즘 2만 원 정도해도 한 끼 식사로 괜찮게 먹을 수 있는데!!”김상곤은 화가 나서 말했다. "아니 당신이 가진 돈이 그렇게 많은데, 내가 한 끼 식사로 2-30만 원 쓰면 어때! 그리고 왜 자꾸 돈도 많이 가지고 있으면서 돈 욕심을 내는 거야?! 당신은 왜 그렇게 남편 체면을 안 살려줘 체면을!!!!!?”"어쩌라고!! 나에게 그 돈 안 주면 오늘 식사는 못 가는 거야!! 내가 절대 못 가게 막을 거야! 오늘 한 발자국만 떼 봐?! 나한테 죽는 거야!!”"진짜 제대로 돌았구나!?" 김상곤은 젓가락을 탁자에 ‘탁’ 놓으며 윽박질렀다. "경고한다. 이 여편네야, 진짜 선 넘지 마?! 내가 겨우겨우 오늘 식사하자고 고위직 간부들이랑 약속 잡았는데, 장소까지 다 정해서 알렸다고. 그런데도 당신이 자꾸 나를 난처하게 만들면, 오늘 진짜 끝장 보는 거야!! 어?!!”"뭐!! 끝장 보자 그래!!” 윤우선도 급하기는 마찬 가지였다. 그녀는 정말 김상곤으로부터 돈을 받아야 했다. 왜냐하면
중소단이 제이크 한의 입안에 들어간 순간, 시후는 그의 몸이 짙은 영기로 감싸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곧이어 이 영기는 제이크 한의 몸을 재구성하기 시작했다. 제이크 한은 특수 냉동복을 입고 있어서 외부에서는 그의 신체 변화가 보이지 않았지만, 시후는 그의 만신창이가 된 몸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재구성되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었다.일단 가장 먼저 회복된 장기는 심장이었는데, 거의 산산조각 난 그 심장은 이미 완전히 건강한 상태로 복원되었으며, 바로 다시 뛰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의 혈관에는 이미 혈액이 없었고 대신 극저온 보호액이 채워져 있었다. 하지만 중소단의 효과로 그의 조혈 기관들은 하나씩 단계적으로 회복되었고, 곧 대량의 신선한 혈액이 끊임없이 생성되기 시작했다. 따라서 원래 그의 혈관을 채우고 있던 보호액들은 새로운 혈액의 압력으로 인해 자연히 체외로 밀려났다.이후 그의 체온은 점차 본래의 온도로 돌아왔고, 전신의 외부 상처들 또한 가장 빠른 속도로 치유되기 시작했다. 다른 이들은 제이크 한의 변화를 잘 느끼지 못하고 그저 그의 피부색이 창백함에서 약간 혈색을 띄기 시작했다는 정도만 인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시후는 제이크 한의 모든 변화를 똑똑히 보고 있었고, 속으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 ‘중소단은 역시 재구성하는 약효가 뛰어나다는 말이 맞군... 마치 높은 곳에서 떨어져 산산조각 난 유리컵을, 단순히 조각들을 다시 붙이는 게 아니라, 흠집 하나 없이 완벽히 복원하는 것과 같아... 부서진 부분은 고쳐주고, 잃어버린 부분은 새로 자라나게 하니, 이 약은 정말 무지막지한 효능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이때 제이크 한의 신체 장기, 사지, 심지어 혈액까지... 그의 몸은 이미 완전히 건강했던 시절의 상태로 회복되었고, 혈액이 충분히 보충되며 그의 심장 박동도 점점 강해졌다. 동시에 그는 점차 자발적인 호흡 기능도 되찾기 시작했다. 이제 다른 사람들도 눈으로 그의 가슴이 들썩이는 것을 볼 수 있었다.배유현은
이들 작업자 중 그 누구도 지금 자신들이 이렇게 단순하고 거친 방식으로 제이크 한을 해동시켜야 할 것임을 예상하지 못했다.제이크 한은 섭씨 영하 200도의 거대한 얼음 덩어리나 마찬가지였기에, 온수에 들어간 그 순간 수조 안의 물 온도는 급격히 떨어졌다. 작업자들은 다급히 순환 펌프를 가동시켜 가열 장치를 통해 물을 계속 데우며 수조 안의 온도를 섭씨 40도로 유지하려 애썼다.하지만 이처럼 무리한 해동 방식은 곧바로 큰 문제점이 드러나고 말았다. 제이크 한의 피부가 해동되기 시작하자마자 피가 배어 나오기 시작했는데, 마치 갓 해동된 소고기 덩어리와 마찬가지로 세포 내 액체가 파열로 인해 흘러나오며 혈액과 체액, 세포액이 섞인 핏물이 밖으로 배어 나오고 있었던 것이다.책임자는 얼굴을 감싸며 놀라 외쳤다. “회장님... 이건... 이건 사실상 되돌릴 수 없는 손상입니다...”배유현 역시 그 끔찍한 광경에 놀라긴 했지만, 그래도 침착하게 말했다. “됐어요, 이제부터는 여러분이 할 일이 아닙니다. 다들 물러가 주세요.”사람들은 서로 눈치를 보다가, 결국 책임자가 앞장서 마음을 다잡고 말했다. “회장님, 그럼 저희는 먼저 나가 있겠습니다. 혹시 필요하시면 언제든 연락 주십시오.”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하나둘씩 현장을 떠나는 작업자들을 지켜보았다. 그녀는 곧 시후를 부르러 가려 했지만, 뜻밖에도 시후는 이미 휴게실에서 나와 있었다. 배유현은 피 섞인 물속에 담긴 제이크 한을 바라보며 긴장한 듯 말했다. “은 선생님... 제이크 한 경감의 상태가 좀 안 좋아 보입니다...”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신경 쓰지 마요. 뇌만 멀쩡하면 되거든요.” 시후가 이렇게 무리한 방식으로 따뜻한 물에 바로 담가 제이크 한을 해동하라고 한 이유는 바로 중대한 비밀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 비밀은 바로 중소단의 무차별적인 회복 능력이었다. 중소단에 있어서 인체의 모든 장기와 조직 중에서 회복할 수 없는 것은 뇌와 뇌에 저장된 기억들 뿐이었다. 그러나 제이크
시후는 제이크 한의 성격과 업무 스타일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니 제이크 한이 만약 다시 깨어나고, 예전의 기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면, 반드시 자신이 혼수상태에 빠지기 전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 전후 사정을 끝까지 파헤치려 들 것이 분명하다. 예컨대, 도대체 누가 페이셔스 그룹의 악질 사이코 배호영을 죽였는지, 또 누가 Samson 그룹 일가를 몰살시키려 했는지, 이 모든 진상을 기어이 밝혀내려 할 것이다.그래서 시후는 오히려 이 기회를 이용해, 제이크 한과 진심으로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눌 생각을 했다. 자신이 누구인지, 또한 배호영을 죽인 사람은 바로 자신이며, 그는 물론 Samson 그룹 전체를 구한 사람도 자신임을 정확히 알릴 계획이었다. 그리고 만약 제이크 한이 이 은혜를 알고 처신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앞으로 시후에게는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고, 반대로 이 은혜에 대해 감사할 줄 모르고, 물고 늘어지기만 한다면 제이크 한의 기억을 완전히 지워버리고, 그를 기절시켜 뉴욕 길바닥 어딘가에 버려버리면 그만일 것이었다. 그렇다면 적어도 그의 목숨은 살려준 셈이기 때문이다.이렇게 결정한 시후는 배유현에게 지시했다. “배유현 씨, 7번 냉동 캡슐에서 액체질소를 모두 빼고, 제이크 한을 따뜻한 물에 담가서 해동시키도록 하십시오. 그 다음은 내가 알아서 처리하도록 하죠.”“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배유현은 시후가 어떤 방법으로 그를 살리려고 하는지는 정확히 알 수는 없었지만, 그에 대한 맹목적인 신뢰와 존경이 있었기에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은 선생님, 보안을 위해, 먼저 함께 온 분들과 옆방에서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해동 작업이 끝나는 대로 다시 모시러 가겠습니다.”시후도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자신이 제이크 한을 되살린다는 사실은 아는 사람이 적을수록 좋을 것이기 때문이다. 시후의 동행인들은 절대적으로 신뢰할 수 있지만, 작업에 투입되는 일반 직원들은 아무래도 보안상 신뢰성을 보장하기
시후는 배유현의 안내를 받아 엘리베이터를 타고 건물 1층으로 내려온 뒤, 1층의 센터를 지나 특수 엘리베이터로 갈아타고 지하 5층의 냉동센터로 향했다.이 냉동센터는 본래 배원중이 자신의 시신을 보존하기 위해 마련한 장소로, 사용 연한은 무려 300년으로 설계되었으며, 그 보안 수준은 마치 대통령이 세계 종말 대비 계획에 포함된 방어 시설에 버금갈 정도였다. 비록 지하 5층이라 하지만, 실제 깊이는 거의 지하 100미터에 달했고, 전략적 물자도 완비되어 있었기 때문에 설령 미국 본토가 핵공격을 받더라도 무사할 수 있는 수준이었기 때문이다.이 냉동센터는 설계상 최대 100구의 시신을 보관할 수 있었지만, 현재 이곳에 진짜로 냉동된 인물은 실험용 시신들을 제외하면 단 한 명, 바로 제이크 한 뿐이었다.시후는 냉동센터에 들어서자마자, 마치 SF 영화 속 한 장면 같은 광경에 압도되고 말았다. 이 공간 전체는 곳곳에 각종 장비들이 자리 잡고 있었고, 공기·산소·액체질소 등을 전달하는 굵은 배관들이 거미줄처럼 가득히 얽혀 있었다.그 중에서도 가장 압도적인 시각적 충격은, 질서 정연하게 늘어서 있는 수십 개의 거대한 스테인리스 탱크들이라고 할 것이다. 이 탱크는 하나하나가 최소 4~5미터는 되어 보였고, 아래에서 위로 올려다보면 인간이 한없이 왜소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이 거대한 탱크들은 바로 인간을 냉동 보존하기 위한 냉동 캡슐이었다.비밀을 유지하기 위해, 배유현은 이미 이곳의 모든 연구원과 직원들을 철수시킨 상태였기에, 지금 이 공간에는 시후와 시후의 동행자들 외엔 아무도 없었다. 지극히 한적한 분위기와 더불어, 이곳이 본래 초저온 시체 보관소이기에 더욱 섬뜩한 느낌을 주는 것 같았다.이때, 배유현은 시후의 곁에서 설명했다. “은 선생님, 현재 인체 냉동 기술 기준으로는 사람이 사망한 뒤 약 50시간에 걸쳐 서서히 온도를 낮추며 냉각을 진행하고, 그 후에 냉동 캡슐에 넣어야 세포가 급속 냉각 중 얼음 결정이 생겨 손상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시후의 말을 들은 스미스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는 미국 FDA의 수장이며, 미국 사회에서도 명실상부한 상류층이자 최고 수준의 엘리트 집단에 속해 있는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그에게, 시후는 너무나도 가볍게 현재 직책을 버리고 어렵게 이룬 모든 것들을 내려놓으라고 말하고 있었다. 이건 스미스에게 있어 상상도 못 했던 일이었다.그가 한동안 멍하니 넋을 놓고 있자, 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그냥 내 개인적인 조언일 뿐입니다. 천천히 고민해 보세요. 저는 볼일이 있어서 이만 가보겠습니다.” 그 말을 마친 뒤 그는 곁에 있던 배유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배유현 씨, 갑시다.”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공손하게 손짓했다. “은 선생님, 그럼 이쪽으로 가시죠.”스미스는 눈앞에서 시후와 배유현이 엘리베이터에 타고, 문이 천천히 닫히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는 여전히 무릎을 꿇은 채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곁에 있던 동료가 다가와 스미스를 부축하려 했지만, 그는 손을 저으며 거절했다. 그러고는 무언가 결심한 듯, 휴대폰을 꺼내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 즉 자신의 직속 상관에게 전화를 걸었다.미국 행정부 구조상, FDA는 보건복지부의 산하 기관이며 FDA의 인사권은 보건복지부가 갖고 있었다.전화를 받자 보건복지부 장관이 말했다. “어이, 스미스? 무슨 일인가?”그러자 스미스는 진지하게 말했다. “장관님, 제가 정중하게 사직 의사를 전하려 연락 드렸습니다. 앞으로 저는 FDA의 어떤 업무도 맡지 않겠습니다.”장관은 매우 놀라며 되물었다. “스미스, 도대체 무슨 일이야? 내 기억이 맞다면, 대학 시절부터 자네는 FDA를 이끄는 게 꿈이라고 했잖아. 그런데 이제 막 2년 정도 일했는데 벌써 그만두겠다고?”스미스는 단호히 말했다. “그렇습니다. 이미 결심했습니다. FDA 직책을 내려놓고, 지미를 데리고 한국으로 갈 겁니다.”“한국으로?” 장관이 급히 물었다. “혹시 지미를 데리고 구현제약을 찾아가려는 건가?”스미스는 잠시 망설이
게다가 구현재조환은 이미 구현제약에 큰 명성을 가져다 주었다. 그렇기에 이런 상황에서 구현재조환의 임무는 성공적으로 완수된 셈이었다.스미스는 시후의 말을 듣자 눈물이 왈칵 쏟아졌고, 울먹이며 말했다. “은 선생님... 제가 듣기로는 구현제약이 현재 한국 내에서 가정 형편이 어려운 말기 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무료 집중 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제발 제 아들에게도 그 기회를 한 번만 주십시오... 제 아들 지미는 너무 불쌍한 아이입니다... 저는 그 아이가 더 이상 암의 고통을 견디는 모습을 볼 수가 없습니다...”그러자 시후는 엄정한 표정으로 말했다. “당신도 말했듯이, 구현제약의 무료 치료 프로그램은 가정 형편이 어려운 말기 암 환자를 대상으로 합니다. 가장 중요한 조건이 바로 '경제적 어려움'이죠. 그런데 당신과 당신 아들은 그 기준에 전혀 부합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이 활동은 엄밀히 말해 한국 내에 있는 국내 환자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고요. 따라서 한국 내에도 이 혜택을 기다리는 환자들이 수없이 많습니다. 그런데 제가 어떻게 기준에 전혀 맞지 않는 외국인에게 이런 소중한 기회를 줄 수 있겠습니까? 그러니 미안하지만, 현재 저는 도와드릴 방법이 없습니다.”스미스는 울면서 말했다. “은 선생님... 하지만 도와주지 않으신다면, 제 아들은 곧 죽게 될 겁니다... 겨우 12살짜리 아이가 암에 목숨을 잃는 걸 그냥 지켜보실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진지하게 말했다. “죽음이라는 것에 대해 한 번 논하자면, 매일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병으로 세상을 떠납니다. 그 중에는 당신 아들과 비슷한 나이거나, 혹은 더 어린 아이들도 많죠. 하지만 우리는 세상의 모든 사람을 치료해줄 수도 없고, 그럴 능력도 없습니다. 그러니 스미스 씨, 이런 감성팔이식 압박은 저에게는 전혀 통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호소를 하기 전에 한 번 생각해 보시죠, 왜 미국에 있는 화이자나 노바티스 같은 글로벌 제약사들에는 그런 질문을 하지 않는
예를 들어, J.K. 롤링이 쓴 해리포터라는 소설을 생각해보자. 이러한 소설이 아무리 돈을 잘 벌어들일 수 있다고 하더라도 미국이나 중국과 같은 강대국들에게는 전략적인 가치는 가져다 줄 수 없을 것이다. 이 때문에, 백악관이나 중국 정부는 이러한 책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 것이고, 저작권을 침해하는 일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다른 국가나 기업들이 전략적 가치가 있는 특허를 발견하게 된다면, 그들은 가장 먼저 그 기술을 손에 넣을 방법을 궁리하기 시작한다.구현재조환의 놀라운 점은, 환자가 어떤 종류의 암을 앓고 있든, 어떤 병에 걸려 있는지도 상관없이 심지어 온몸에 질병이 전이가 되어 장기 기능이 망가지고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암 말기 환자라 할지라도, 이 약을 먹기만 하면 즉각 눈에 띄는 호전을 보인다는 것이었다!그렇기 때문에 이 약을 단순히 돈벌이용으로 쓴다면, 전 세계에서 엄청난 돈을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다.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암에 걸리기만 하면 자신의 전 재산을 다 털어서라도 구현제약에 갖다 바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약을 전략 자산으로 본다면, 단지 돈을 벌 수 있는 차원을 넘어, 다른 나라를 상대로 협상 카드로 쓸 수도 있고, 더 많은 양보를 이끌어낼 수 있는 협박 수단이 될 수도 있다.그래서 백악관이 처음 한 생각은 바로 이렇게 좋은 것은 반드시 손에 넣어야 한다는 것이었다.스미스는 시후의 불쾌한 표정을 보고는, 울먹이며 말했다. “은 선생님... 이 일은 이미 제 능력 밖입니다... 저는 어디까지나 FDA 책임자로서, 약물 승인과 감독만을 맡고 있지 군이나 CIA가 요원을 파견하는 것의 여부까지는 제가 관여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니까요...” 그러면서 스미스는 애절한 눈빛으로 시후를 바라보며 간청했다. “은 선생님, 저는 지금 단지 암에 걸린 제 아들의 아버지로서 부탁드리는 겁니다. 제발... 제 아들이 살 수 있도록 구현재조환을 조금만 더 팔아 주십시오...”시후는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미안하지만, 당신에게
제임스 스미스는 시후를 보자 몹시 놀랐지만, 동시에 절망 속에서 생명의 끈을 붙잡은 사람처럼 기뻐하며 감격했다.시후는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물었다. “스미스 씨, 당신이 여기에 왜 있는 겁니까?”스미스는 무의식적으로 공손히 대답했다. “은 선생님, 저는 FDA에서 진행 중인 몇 가지 임상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그 프로젝트가 현재 페이셔스 그룹의 의료과학기술센터와 협력하고 있어서 오늘 일부 정기 업무 차 이곳을 방문했습니다...” 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스미스는 무릎을 꿇으며 바닥에 엎드렸고, 눈물을 멈추지 못한 채 말했다.“은 선생님... 지금까지 정말 당신을 간절하게 다시 뵙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기회가 없었어요. 한국에도 여러 번 찾아갔지만, 구현제약 쪽 사람들도, 저 뒤에 계신 이화룡 씨도 저를 은시후 씨와 연결해주지 않았거든요... 심지어 이화룡 씨는 몇 번이나 소개비를 받고도, 계속 차일피일 만남을 미루기만 하고 전혀 도와주지 않았습니다...”시후 뒤편에 서 있던 이화룡은 입꼬리를 올리며 비웃으며 말했다. “이 양키야, 네놈이 은 선생님을 만나고 싶어 한 건, 속셈이 뻔했잖아. 내가 모를 줄 아나? 네 놈들의 목적은 구현재조환을 사들여서 미국에 가져간 뒤 역설계 하려는 것이었잖아! 내가 분명히 말해두지만, 네놈들이 준 소개비? 난 한 푼도 안 돌려줄 거다! 할 수 있으면 고소해봐!”스미스는 이 말을 듣고 깜짝 놀라, 그제야 이화룡이 바로 시후의 사람이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래서 그는 허둥지둥 시후에게 해명하기 시작했다. “은 선생님... 저는 절대 구현재조환을 역설계 하려는 게 아닙니다. 저는 FDA 책임자로서, 진심으로 구현재조환을 미국 시장에 도입하고 싶었을 뿐입니다...” 그러고는 다시 말을 이었다. “그리고... 제 아들의 병도 있지 않습니까. 예전에 겨우 상자를 얻었기는 했지만, 그마저도 백악관의 임원들에게 거의 다 빼앗기다시피 했습니다. 결국 정말 제 아들을 위해 쓸 수 있었던 구현재조환은 극히 소량이었어요. 그
“네 알겠습니다.” 시후가 말했다. “그럼 이따 뵙죠.”“네, 은 선생님. 이따 뵙겠습니다.”15분 후, 배유현이 탄 헬리콥터가 버킹엄 호텔 옥상에 착륙했다. 시후는 소이연, 안세진, 이화룡과 함께 헬기에 올랐다.30분 후, 헬리콥터는 뉴욕 교외의 외진 지역에 위치한 한 건물 상공에 도착했다. 이곳은 바로 페이셔스 그룹의 의료과학 기술센터였다. 이 건물은 반경 2km 내에 유일하게 존재하는 건물로, 25층 규모에 보안도 매우 철저했다.헬기에서 내리자, 배유현이 앞장서며 길을 안내했고, 걸어가며 시후에게 설명했다. “은 선생님, 이곳은 예전에 할아버지께서 자금을 투자해 만든 의료과학 기술센터입니다. 주요 목적은 고급 치료기술과 신약 개발을 위한 연구와 실험이에요. 현재는 암 분야에서 가장 선진적인 양성자 치료 시스템, 세포 면역요법 등을 포함한 치료 기술들이 모두 갖춰져 있으며, 전 세계에서도 최고 수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 문득 뭔가 떠오른 듯 말했다. “아, 참! 은 선생님, 혹시 메이오 클리닉에 대해 들어 보신 적 있나요? 세계 최고의 암 전문 병원으로 불리는 곳이죠.”시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들어봤죠. 메이오는 전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으니 모르는 사람이 드물 겁니다.”그러자 배유현이 미소 지으며 말했다. “이곳의 암 진료팀의 구성원 중 60% 이상이 메이오에서 온 인재들이에요. 메이오의 최고 전문가들이 이곳에서 함께 근무하고 있고, 심지어 일부 최첨단 연구 분야에서는 우리가 메이오보다 앞서 있는 부분도 있어요. 왜냐하면 메이오는 수익성을 고려해야 하지만, 우리는 그럴 필요가 없으니까요.”이어 배유현은 이렇게 덧붙였다. “게다가 이곳에는 미국 내 최고의 장기 이식 센터, 최고의 암 진단 및 치료팀, 최정상 급의 심뇌혈관 및 노화방지 분야의 연구팀도 있어요. 그리고 우리의 냉동센터는 지하 5층에 위치하고 있는데, 최대 300년 동안 운영 가능한 구조로 설계되었죠. 할아버지께서는 생전에, 세상을 떠나면 곧장 이곳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