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해산은 차갑게 말했다. “이가 닌자의 수장과 다른 주요 인물들을 반드시 제압하도록 해! 그리고 그 자리에서 전부 귀를 잘라버려라!” 책임자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말했다. “회장님, 안심하십시오. 반드시 임무를 완수하겠습니다!” 그러나 이 책임자는 몇 시간 전에 성도민이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에 익명으로 중요한 정보를 제공했다는 사실을 꿈에도 몰랐다. 정보의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평소와 같았으면 일본 안전보장국은 정보의 신뢰성을 먼저 체계적으로 분석한 후, 신뢰도가 충분히 높다고 판단될 때에만 정보를 기반으로 대비책을 마련할 것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정보를 제공한 미스터리의 인물은 단 한 마디만으로 안전보장국을 긴장 상태로 몰아넣었다. 그 인물이 지난 번 오사카 공항에서 소이연과 엘에이치 그룹의 다른 무술인들이 탄 비행기를 차단할 수 있었던 건 자신의 정보 덕분이라고 말한 것이다.일본 안전보장국을 설득하기 위해, 미스터리의 인물은 그날 제공했던 정보의 상세한 내용을 일부 공개했다. 안전보장국은 당시 상황과 일치하는 점들을 확인한 뒤, 이 미스터리의 인물이 지난 번 엘에이치 그룹의 무술인들을 잡는 데 도움을 준 바로 그 인물이라는 확신을 얻었다. 이는 곧 이 인물이 제공하는 정보가 매우 신뢰할 만하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는 즉시 안전보장국의 관심을 끌게 되었다.일본 국가안전보장국은 지난 번 도쿄에서 발생한 대소동과 소이연이 마츠모토 그룹을 멸문 시킨 참사 이후, 대중들의 심한 질타에 시달려 왔다. 게다가 소이연이 일본에서 성공적으로 탈옥한 이후로는 안전보장국의 명예는 완전히 땅에 떨어졌다. 기존의 책임자는 이미 사임했고, 새로 임명된 책임자는 취임 첫날부터 자신의 재임 기간 중에는 절대로 도쿄 대소동 같은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결심했다. 그래서 그는 이후에 철저한 대테러 계획을 세웠다. 심지어 전국 각지의 대테러 부대에 24시간 대기를
페이셔스 그룹이 이번에 파견한 무술 고수들의 대부분은 세계 각지에서 온 무술인들이었다. 한국의 태권도를 배운 무술인들 뿐만 아니라 중국 무술을 익힌 고수들, 일본의 가라테와 닌자술, 태국의 무에타이, 브라질의 주짓수, 유럽과 미국의 복싱 및 실전 격투기 등 다양한 무술을 연마한 이들도 포함되어 있었다. 국제 무술계에서는 위와 같은 무술이 각기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며, 모두 인기 있는 무술 형태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무술은 내부의 에너지를 단련시키는 것에 대한 기술을 갖추고 있지 않은 경우가 많으며, 단지 우연히 이 에너지의 일부를 발견한 수준에 머무를 뿐이다. 물론 한국 무술의 많은 문파 역시도 고대의 무술과는 다르게 내부 에너지 단련에 대한 기술을 점차 실전했기 때문에, 실제 전투력에서는 다른 무술들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 현재 다른 나라 무술의 고수들 중에는 오성, 심지어 육성 무인에 필적하는 실력을 가진 이들도 적지 않다. 심지어, 외국 무술가 중에서도 대가 들이 있다는 소문이 있으며, 그들의 실제 전투력은 성도민에 못지않다고 했다. 페이셔스 그룹은 자신들의 전력을 강화하기 위해 각종 무술 고수들을 채용했으며, 이번에 파견된 인물 중에는 오성 무인 정도의 실력을 가진 인물들만 해도 10명 가까이 되었고, 나머지 역시 이성과 삼성 무인 급으로, 전체적으로 매우 강력한 전투력을 자랑했다. 입국 절차를 마친 이들은 조금의 지체도 없이 곧바로 차량에 올라 이가로 이동했다. 그들의 계획은 이가에 도착하자마자 이가 닌자의 본거지를 급습하여, 그 수장을 붙잡는 것이었다. 특히, 핫토리 한조를 생포해 협상 수단으로 삼아, 배호영을 되찾는 것이 주요 목표였다. 페이셔스 그룹은 사전에 철수 계획까지 마련해 두었다. 핫토리 한조를 잡아 가장 가까운 항구로 데려가 배를 타고 일본을 떠나 일본 정부의 추적을 피할 계획을 세웠던 것이다.무술계에서 닌자의 전투력은 그리 강한 편은 아니었다. 닌자들은 어둠 속에서 숨어있을 때
하지만 이렇게 되면서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은 국내 국민들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았다. 숨이 막힐 듯했던 안전보장국은 언제나 한 번 제대로 된 반격의 기회를 엿보고 있었지만, 문제는 현재 일본 안팎이 너무나도 평온하다는 점이었다. 내부적으로는, 이토 그룹이 절대적인 우위를 점하며 일본의 제1 그룹으로 자리 잡았고, 주요 닌자 세력들도 이토 그룹에 의지하면서 더 이상 내부 갈등이 없었다. 외부적으로는, 소이연이 도주한 이후부터 어떠한 해외 세력도 일본에 관심을 두지 않아, 국가안전보장국은 완전히 치욕의 중심에 놓여 있었다. 그런 이유로 이번에 접수한 제보는 안전보장국이 명예를 회복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인 것이다!......이가시는 시(市)가 들어가기는 하지만, 사실 몇 개의 작은 마을들이 합쳐진 수준에 불과하다. 인구나 면적으로 봤을 때, 꽤나 작은 규모였다. 수만 명이 살고 있는 작은 도시에서 인구의 대다수는 농촌에서 열심히 농사를 짓는 농민들이고, 실제로 도시에 거주하는 주민은 고작 2~3천 명에 불과했다. 이 2~3천 명 중에서 이가 그룹의 사람이 수백 명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리고 나머지 주민들 중 일부는 공무원 외에 나머지 일반 시민들의 절반 이상은 이가 가문에서 생계를 이어가고 있었다. 결국 이 작은 도시는 이가 닌자 집안의 재산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고, 이가 가문은 사실상 도시의 주인이었다. 그런데 이가 가문의 사람들이 도시를 떠난 지금, 그들에게 봉사하던 많은 사람들은 통보를 받고 집에서 임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이로 인해 도시는 갑자기 적막감에 휩싸여 있었다. 게다가, 이 도시는 규모가 너무 작고 유일한 매력 포인트로 남은 것이 이가 닌자뿐이었기 때문에 관광산업 역시 전혀 발전하지 못했다. 그 결과 이곳은 관광객도 거의 찾아볼 수 없었고, 밤이 되면 거리에는 사람조차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이런 소도시에 100여 명의 인원이 한꺼번에 몰려드는 것은 그 자체로 이미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었다. 페이셔스 그룹이 보낸 사람
모두가 대장의 말을 듣고 더 이상 의심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의 군성에는 개 한 마리조차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군성의 내부는 불빛이 환하게 밝혀져 있었다. 두 시간 전, 고카 닌자들은 이토 나나코의 명령을 받고 몰래 군성에 침입하여, 이곳을 마치 사람이 거주하고 있는 것처럼 위장했고, 페이셔스 그룹의 고수들을 위한 엄청난 선물을 정성껏 준비했다. 아무런 의심도 하지 못한 페이셔스 그룹의 고수들은 어둠 속에서 흩어져 군성 외벽을 손쉽게 넘었다. 이때, 일본의 반테러 부대는 수백 미터 상공에 배치된 드론을 통해 이들의 움직임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었다. 페이셔스 그룹이 파견한 인물들 모두가 군성 내부로 들어간 것을 확인한 현장 책임자는 곧바로 지휘관에게 보고했다. “장관님, 목표물들이 전부 군성에 들어갔습니다. 모든 헬기는 준비를 마쳤고, 저격수들도 군성을 둘러싼 모든 고지대를 점령했습니다. 지금 즉시 체포 작전을 실행할까요?” 지휘관은 즉시 말했다. “서두르지 마라! 저들이 목표로 하는 건 이가 닌자들인 듯하니, 이미 우리 덫에 걸린 이상, 그들이 싸우는 걸 기다렸다가 움직이는 게 좋다!” 부하가 급히 말했다. “장관님, 지금 바로 조치를 취하면, 그들이 움직이기 전에 한꺼번에 잡아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지휘관은 냉정하게 말했다. “지금 움직이면, 저 놈들을 무슨 죄목으로 체포하겠나? 주거 침입죄로 체포하겠다고 발표할 건가? 그러면 국민들이 우리를 비웃을 거다! 우리는 반드시 그들이 먼저 행동에 나서 사태를 크게 키우도록 기다려야 한다. 그래야 그들을 확실히 잡아넣을 수 있어!” 지휘관의 말이 끝나자마자, 군성 내부에서 폭발음이 사방에서 울려 퍼졌다! 강렬한 폭발음은 이가시 전체를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뒤흔들었고, 수십만 평방미터에 달하는 군성은 순식간에 불바다로 변했다! 군성 내부에서는 적어도 열 곳 이상의 지점에서 폭발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났다. 수백 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나무 건물들은 즉시 거대한
미국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앉아 있는 이가 닌자들은 모두 슬픔에 잠겨 있었다. 일본 땅에서 몇 백 년 동안 살아온 그들에게 이번은 전체 집안 구성원들이 고향을 떠나 도망치는 최초의 사건이었다. 많은 이가 닌자들은 고향에 대한 아쉬움과 그리움을 품고 언젠가 다시 이 땅으로 돌아올 날을 꿈꾸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꿈에도 몰랐다. 자신들의 수백 년 역사를 자랑하는 고향이 이미 시후의 지시에 따라 완전히 폭파되어 쑥대밭이 되었다는 사실을...맹렬한 불길은 여전히 격렬하게 타오르고 있었다. 한편, 페이셔스 그룹의 고수들은 이미 치명적인 타격을 입어 대부분이 죽거나 다친 상황이었다. 폭발로 부상을 입은 이들은 거의 탈출하지 못했으며, 운이 좋아 폭발과 불길을 가까스로 피한 이들도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순간, 사방에서 여러 대의 헬기가 나타났다. 헬기의 양쪽에는 완전무장한 반테러 특공대원들이 매달려 있었다. 특공대원들은 고정된 로프에 몸을 의지한 채 헬기 출입문 양쪽에 매달려 있었으며, 손에는 강력한 살상력을 지닌 돌격소총을 들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의 총구는 갈 곳 잃은 페이셔스 그룹 고수들을 조준하고 있었다. 흥미로운 점은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 페이셔스 그룹의 고수들이 반테러부대를 보자마자 걱정이나 공포를 느낀 것이 아니라, 완전한 안도감을 느꼈다는 점이다! 그들은 자신들이 완전히 피해자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멀리 일본까지 10시간 넘는 시간 동안 날아와 도착한 직후 아무것도 하지 못했는데, 이렇게 끔찍한 폭발에 휘말렸으니 자신들이 명백히 공격을 받은 것이라고 믿었던 것이다. 더구나, 이가 닌자들이 폭탄 외에도 다른 함정을 준비했을지도 모르기에, 이대로 라면 모두 전멸할 것이라는 공포에 휩싸여 있었다. 그래서 그들은 반테러부대를 보자마자 마치 구조대가 온 것 마냥 어떤 이는 자리에서 헬기를 향해 손을 흔들며 소리쳤다. “여기 있어요! 빨리 구해주세요!” 그러자 다른 사람들도 이를 따라하며 큰 소리로 반테러부대에게 구조
이 소식은 밤 늦게 일본 열도를 뒤흔들었다. 지난번 도쿄에서 발생한 대소동 이후, 일본은 몇 달간 겨우 평화를 유지했지만, 오늘 또다시 새로운 테러 사건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일본 특수부대가 용맹하게 싸워 비극을 막아냈다. 이 사실은 많은 일본 국민들에게 큰 위로가 되었고, 국가안전보장국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 또한 크게 개선시켰다.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도대체 왜 이 테러리스트들이 도쿄, 오사카, 나고야 같은 대도시를 목표로 삼지 않고, 오사카와 나고야 사이의 아무도 찾지 않는 외진 곳에서 테러를 벌이려 한 것인지 이해하지 못했다. 이 의문은 인터넷 상에서도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상황을 납득할 수 없었다. 그들은 마치 치밀하게 조직된 도둑들이 수천 킬로미터를 이동해 찾아왔는데, 아무것도 훔치지 않고 닭장에서 달걀 하나만 훔쳐간 것 같은 느낌이 든다는 것이었다. 한편,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은 현장에서 체포된 용의자들을 오사카로 이송하여 심문하는 데 바빴다. 부서의 책임자는 이번 사건으로 얻은 큰 성과에 흠뻑 취해 있었다. 하지만 인터넷에서 점점 더 많은 의심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는 것을 보며, 그는 당혹스러움을 느꼈다. 그러나 그는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결국 이야기는 사람들이 만드는 것이고, 자신이 체포한 이 100여 명의 생존자와 사망자는 자작극을 하는 배우들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이번 공로는 절대 사라질 수 없을 것이라 믿었다. 시후는 일본 내 여론의 상황을 계속 주시하고 있었다.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에게 공짜로 넘겨준 이 ‘큰 선물’을 그들이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며, 시후는 답답함과 실망을 느꼈다. 온라인상에서 비판과 의혹이 점점 커지고 국가안전보장국이 추가적인 설명을 내놓지 않자, 시후는 마음을 졸여야 했다. 결국 그는 이토 나나코에게 전화를 걸어 인터넷에서의 여론 작업을 도와달라고 요청하고, 일본 국가안전 보장국을 도와줄 것을 요청했다.이내, 온라인에서는 새로운 의견이 퍼
배해산은 배한빈의 당황한 모습을 보고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너에게 몇 번이나 말했냐?! 정신 좀 차려라! 재벌가의 장남 답게 차분하게 대처 하라고 했잖아! 무슨 일이 생겼다고 이렇게 동요하면 어떡하냐? 다른 사람들이 보면 얼굴을 어떻게 들고 다니려고 하는 것이냐?”배한빈은 해명할 틈도 없이 침을 삼키고 급히 말했다. “아버지! 지금 일본에서 큰일이 났습니다!”배해산은 시계를 보며 말했다. “무슨 큰일? 나는 그쪽에서 조금 전에 보고를 받았는데, 아직 이가시의 닌자 기지에 접근하기 시작한지 얼마 안 됐다고 들었어. 그런데 이렇게 빨리 뭔가 일어난 거냐? 무슨 일이야? 그냥 겁 좀 주려고 하는 거 아니냐?”“아니요...” 배한빈이 말했다.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에서 발표한 내용인데, 이가시에서 테러가 일어났다고 하더군요. 외국에서 온 테러리스트들이 오사카와 나고야에서 테러를 일으키려고 했는데,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이 미리 발견해서 막았다고요. 폭발물을 준비해 반테러 부대와 함께 자폭하려 했지만, 결과적으로 대부분 사망하고 나머지는 모두 붙잡혔다고 했습니다!”배해산이 이 말을 듣고 첫 번째로 떠오른 생각은 바로 자신이 보낸 사람들이 모두 정예였기 때문에 절대 문제가 발생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는 분노를 참지 못하며 말했다. “무슨 일인가? 이가시의 일본 닌자들을 다 죽였다고? 이 멍청한 자식들! 내가 일본에서 절대 큰 소동을 일으키지 말라고 몇 번이나 경고했는데! 그렇게 해서 어떻게 한 건지 이야기해봐라!”배한빈은 비통한 듯 말했다. “아버지, 잘못 알아들으신 겁니다!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은 그들이 외국에서 온 테러리스트들이라고 발표했어요. 죽고 다친 사람들도 모두 테러리스트들이고요! 이건 이가시의 닌자들이 아니라 우리 사람들이 다쳤다는 겁니다!”“뭐라고?!” 배해산은 충격을 받아 앞이 캄캄해지며 물었다. “우리 사람들이 다쳤다는 거냐? 어떻게 다친 거냐?”배한빈은 급히 설명했다. “뉴스에서는 우리가 보낸 사람들이 폭발물을 준비해
배한빈은 걱정스러운 얼굴로 말했다. “아버지, 상대방이 우리에게 준 시간은 고작 48시간입니다. 우리가 그 쪽에서 요청한 금액의 암호화폐를 준비하지 못하면, 호영이가 위험해요...”배해산은 고개를 끄덕이며 이를 악물었다. “걱정 마라, 만약 다른 방법이 없다면 암호화폐는 내가 준비할 수 있어. 돈은 많으니 페이셔스 그룹이라면 감당할 수 있다! 하지만 그 놈이 돈을 벌었다 하더라도, 결국 그 놈은 그 돈을 쓸 수 없을 거다!”...그 시각, 뉴욕에서 200여km 떨어진 프로비던스, 시후는 혼자 호텔 소파에 앉아 휴대폰으로 시간을 확인하고 있었다. 그가 페이셔스 그룹에 48시간의 시간을 주었던 기한이 이제 24시간 이내로 다가오고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 그는 페이셔스 그룹을 향한 마지막 총공격을 시작할 계획이었다. 그래서 그는 다음 단계를 위한 계획을 시작했다.시후가 첫 번째로 한 일은 다시 한번 이토 나나코에게 요청하여 정보를 흘리고, 이번 이가시에서 발생한 폭발 사건이 이가 닌자와 깊은 연관이 있다는 내용을 공개하는 것이었다. 사실 이가 닌자와 이 테러리스트들이 서로 협력한 것이며, 신뢰할 수 있는 소식통에 따르면 이가 닌자는 이미 일본을 떠났다는 내용이었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시후가 이가 닌자를 완전히 무너뜨리기 위해서였다. 이 소식이 퍼지면, 이가 닌자가 미리 일본을 떠났다는 사실이 빠르게 증명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모두가 이가 닌자가 정말로 이 테러리스트들과 연결된 것으로 생각하게 되고, 이가 닌자는 일본에 다시 돌아올 수 없게 될 것이다.그 외에도 시후는 변지현에게 전화를 걸어, 시리아로 식량을 보내는 화물선의 좌표를 물어보았다. 변지현은 화물선이 스리랑카를 지나 아라비아 해로 진입하고 있으며, 며칠 안에 아덴만에 도착할 것이라고 답했다. 시후는 즉시 지시했다. “지현 씨, 24시간 뒤에 화물선이 잠시 정박하도록 해요. 나는 블랙 드래곤 무장 호위 담당자와 연락을 할 겁니다.”변지현은 이유를 잘 몰랐지만 즉시 화물선
중소단이 제이크 한의 입안에 들어간 순간, 시후는 그의 몸이 짙은 영기로 감싸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곧이어 이 영기는 제이크 한의 몸을 재구성하기 시작했다. 제이크 한은 특수 냉동복을 입고 있어서 외부에서는 그의 신체 변화가 보이지 않았지만, 시후는 그의 만신창이가 된 몸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재구성되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었다.일단 가장 먼저 회복된 장기는 심장이었는데, 거의 산산조각 난 그 심장은 이미 완전히 건강한 상태로 복원되었으며, 바로 다시 뛰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의 혈관에는 이미 혈액이 없었고 대신 극저온 보호액이 채워져 있었다. 하지만 중소단의 효과로 그의 조혈 기관들은 하나씩 단계적으로 회복되었고, 곧 대량의 신선한 혈액이 끊임없이 생성되기 시작했다. 따라서 원래 그의 혈관을 채우고 있던 보호액들은 새로운 혈액의 압력으로 인해 자연히 체외로 밀려났다.이후 그의 체온은 점차 본래의 온도로 돌아왔고, 전신의 외부 상처들 또한 가장 빠른 속도로 치유되기 시작했다. 다른 이들은 제이크 한의 변화를 잘 느끼지 못하고 그저 그의 피부색이 창백함에서 약간 혈색을 띄기 시작했다는 정도만 인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시후는 제이크 한의 모든 변화를 똑똑히 보고 있었고, 속으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 ‘중소단은 역시 재구성하는 약효가 뛰어나다는 말이 맞군... 마치 높은 곳에서 떨어져 산산조각 난 유리컵을, 단순히 조각들을 다시 붙이는 게 아니라, 흠집 하나 없이 완벽히 복원하는 것과 같아... 부서진 부분은 고쳐주고, 잃어버린 부분은 새로 자라나게 하니, 이 약은 정말 무지막지한 효능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이때 제이크 한의 신체 장기, 사지, 심지어 혈액까지... 그의 몸은 이미 완전히 건강했던 시절의 상태로 회복되었고, 혈액이 충분히 보충되며 그의 심장 박동도 점점 강해졌다. 동시에 그는 점차 자발적인 호흡 기능도 되찾기 시작했다. 이제 다른 사람들도 눈으로 그의 가슴이 들썩이는 것을 볼 수 있었다.배유현은
이들 작업자 중 그 누구도 지금 자신들이 이렇게 단순하고 거친 방식으로 제이크 한을 해동시켜야 할 것임을 예상하지 못했다.제이크 한은 섭씨 영하 200도의 거대한 얼음 덩어리나 마찬가지였기에, 온수에 들어간 그 순간 수조 안의 물 온도는 급격히 떨어졌다. 작업자들은 다급히 순환 펌프를 가동시켜 가열 장치를 통해 물을 계속 데우며 수조 안의 온도를 섭씨 40도로 유지하려 애썼다.하지만 이처럼 무리한 해동 방식은 곧바로 큰 문제점이 드러나고 말았다. 제이크 한의 피부가 해동되기 시작하자마자 피가 배어 나오기 시작했는데, 마치 갓 해동된 소고기 덩어리와 마찬가지로 세포 내 액체가 파열로 인해 흘러나오며 혈액과 체액, 세포액이 섞인 핏물이 밖으로 배어 나오고 있었던 것이다.책임자는 얼굴을 감싸며 놀라 외쳤다. “회장님... 이건... 이건 사실상 되돌릴 수 없는 손상입니다...”배유현 역시 그 끔찍한 광경에 놀라긴 했지만, 그래도 침착하게 말했다. “됐어요, 이제부터는 여러분이 할 일이 아닙니다. 다들 물러가 주세요.”사람들은 서로 눈치를 보다가, 결국 책임자가 앞장서 마음을 다잡고 말했다. “회장님, 그럼 저희는 먼저 나가 있겠습니다. 혹시 필요하시면 언제든 연락 주십시오.”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하나둘씩 현장을 떠나는 작업자들을 지켜보았다. 그녀는 곧 시후를 부르러 가려 했지만, 뜻밖에도 시후는 이미 휴게실에서 나와 있었다. 배유현은 피 섞인 물속에 담긴 제이크 한을 바라보며 긴장한 듯 말했다. “은 선생님... 제이크 한 경감의 상태가 좀 안 좋아 보입니다...”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신경 쓰지 마요. 뇌만 멀쩡하면 되거든요.” 시후가 이렇게 무리한 방식으로 따뜻한 물에 바로 담가 제이크 한을 해동하라고 한 이유는 바로 중대한 비밀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 비밀은 바로 중소단의 무차별적인 회복 능력이었다. 중소단에 있어서 인체의 모든 장기와 조직 중에서 회복할 수 없는 것은 뇌와 뇌에 저장된 기억들 뿐이었다. 그러나 제이크
시후는 제이크 한의 성격과 업무 스타일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니 제이크 한이 만약 다시 깨어나고, 예전의 기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면, 반드시 자신이 혼수상태에 빠지기 전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 전후 사정을 끝까지 파헤치려 들 것이 분명하다. 예컨대, 도대체 누가 페이셔스 그룹의 악질 사이코 배호영을 죽였는지, 또 누가 Samson 그룹 일가를 몰살시키려 했는지, 이 모든 진상을 기어이 밝혀내려 할 것이다.그래서 시후는 오히려 이 기회를 이용해, 제이크 한과 진심으로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눌 생각을 했다. 자신이 누구인지, 또한 배호영을 죽인 사람은 바로 자신이며, 그는 물론 Samson 그룹 전체를 구한 사람도 자신임을 정확히 알릴 계획이었다. 그리고 만약 제이크 한이 이 은혜를 알고 처신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앞으로 시후에게는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고, 반대로 이 은혜에 대해 감사할 줄 모르고, 물고 늘어지기만 한다면 제이크 한의 기억을 완전히 지워버리고, 그를 기절시켜 뉴욕 길바닥 어딘가에 버려버리면 그만일 것이었다. 그렇다면 적어도 그의 목숨은 살려준 셈이기 때문이다.이렇게 결정한 시후는 배유현에게 지시했다. “배유현 씨, 7번 냉동 캡슐에서 액체질소를 모두 빼고, 제이크 한을 따뜻한 물에 담가서 해동시키도록 하십시오. 그 다음은 내가 알아서 처리하도록 하죠.”“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배유현은 시후가 어떤 방법으로 그를 살리려고 하는지는 정확히 알 수는 없었지만, 그에 대한 맹목적인 신뢰와 존경이 있었기에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은 선생님, 보안을 위해, 먼저 함께 온 분들과 옆방에서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해동 작업이 끝나는 대로 다시 모시러 가겠습니다.”시후도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자신이 제이크 한을 되살린다는 사실은 아는 사람이 적을수록 좋을 것이기 때문이다. 시후의 동행인들은 절대적으로 신뢰할 수 있지만, 작업에 투입되는 일반 직원들은 아무래도 보안상 신뢰성을 보장하기
시후는 배유현의 안내를 받아 엘리베이터를 타고 건물 1층으로 내려온 뒤, 1층의 센터를 지나 특수 엘리베이터로 갈아타고 지하 5층의 냉동센터로 향했다.이 냉동센터는 본래 배원중이 자신의 시신을 보존하기 위해 마련한 장소로, 사용 연한은 무려 300년으로 설계되었으며, 그 보안 수준은 마치 대통령이 세계 종말 대비 계획에 포함된 방어 시설에 버금갈 정도였다. 비록 지하 5층이라 하지만, 실제 깊이는 거의 지하 100미터에 달했고, 전략적 물자도 완비되어 있었기 때문에 설령 미국 본토가 핵공격을 받더라도 무사할 수 있는 수준이었기 때문이다.이 냉동센터는 설계상 최대 100구의 시신을 보관할 수 있었지만, 현재 이곳에 진짜로 냉동된 인물은 실험용 시신들을 제외하면 단 한 명, 바로 제이크 한 뿐이었다.시후는 냉동센터에 들어서자마자, 마치 SF 영화 속 한 장면 같은 광경에 압도되고 말았다. 이 공간 전체는 곳곳에 각종 장비들이 자리 잡고 있었고, 공기·산소·액체질소 등을 전달하는 굵은 배관들이 거미줄처럼 가득히 얽혀 있었다.그 중에서도 가장 압도적인 시각적 충격은, 질서 정연하게 늘어서 있는 수십 개의 거대한 스테인리스 탱크들이라고 할 것이다. 이 탱크는 하나하나가 최소 4~5미터는 되어 보였고, 아래에서 위로 올려다보면 인간이 한없이 왜소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이 거대한 탱크들은 바로 인간을 냉동 보존하기 위한 냉동 캡슐이었다.비밀을 유지하기 위해, 배유현은 이미 이곳의 모든 연구원과 직원들을 철수시킨 상태였기에, 지금 이 공간에는 시후와 시후의 동행자들 외엔 아무도 없었다. 지극히 한적한 분위기와 더불어, 이곳이 본래 초저온 시체 보관소이기에 더욱 섬뜩한 느낌을 주는 것 같았다.이때, 배유현은 시후의 곁에서 설명했다. “은 선생님, 현재 인체 냉동 기술 기준으로는 사람이 사망한 뒤 약 50시간에 걸쳐 서서히 온도를 낮추며 냉각을 진행하고, 그 후에 냉동 캡슐에 넣어야 세포가 급속 냉각 중 얼음 결정이 생겨 손상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시후의 말을 들은 스미스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는 미국 FDA의 수장이며, 미국 사회에서도 명실상부한 상류층이자 최고 수준의 엘리트 집단에 속해 있는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그에게, 시후는 너무나도 가볍게 현재 직책을 버리고 어렵게 이룬 모든 것들을 내려놓으라고 말하고 있었다. 이건 스미스에게 있어 상상도 못 했던 일이었다.그가 한동안 멍하니 넋을 놓고 있자, 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그냥 내 개인적인 조언일 뿐입니다. 천천히 고민해 보세요. 저는 볼일이 있어서 이만 가보겠습니다.” 그 말을 마친 뒤 그는 곁에 있던 배유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배유현 씨, 갑시다.”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공손하게 손짓했다. “은 선생님, 그럼 이쪽으로 가시죠.”스미스는 눈앞에서 시후와 배유현이 엘리베이터에 타고, 문이 천천히 닫히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는 여전히 무릎을 꿇은 채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곁에 있던 동료가 다가와 스미스를 부축하려 했지만, 그는 손을 저으며 거절했다. 그러고는 무언가 결심한 듯, 휴대폰을 꺼내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 즉 자신의 직속 상관에게 전화를 걸었다.미국 행정부 구조상, FDA는 보건복지부의 산하 기관이며 FDA의 인사권은 보건복지부가 갖고 있었다.전화를 받자 보건복지부 장관이 말했다. “어이, 스미스? 무슨 일인가?”그러자 스미스는 진지하게 말했다. “장관님, 제가 정중하게 사직 의사를 전하려 연락 드렸습니다. 앞으로 저는 FDA의 어떤 업무도 맡지 않겠습니다.”장관은 매우 놀라며 되물었다. “스미스, 도대체 무슨 일이야? 내 기억이 맞다면, 대학 시절부터 자네는 FDA를 이끄는 게 꿈이라고 했잖아. 그런데 이제 막 2년 정도 일했는데 벌써 그만두겠다고?”스미스는 단호히 말했다. “그렇습니다. 이미 결심했습니다. FDA 직책을 내려놓고, 지미를 데리고 한국으로 갈 겁니다.”“한국으로?” 장관이 급히 물었다. “혹시 지미를 데리고 구현제약을 찾아가려는 건가?”스미스는 잠시 망설이
게다가 구현재조환은 이미 구현제약에 큰 명성을 가져다 주었다. 그렇기에 이런 상황에서 구현재조환의 임무는 성공적으로 완수된 셈이었다.스미스는 시후의 말을 듣자 눈물이 왈칵 쏟아졌고, 울먹이며 말했다. “은 선생님... 제가 듣기로는 구현제약이 현재 한국 내에서 가정 형편이 어려운 말기 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무료 집중 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제발 제 아들에게도 그 기회를 한 번만 주십시오... 제 아들 지미는 너무 불쌍한 아이입니다... 저는 그 아이가 더 이상 암의 고통을 견디는 모습을 볼 수가 없습니다...”그러자 시후는 엄정한 표정으로 말했다. “당신도 말했듯이, 구현제약의 무료 치료 프로그램은 가정 형편이 어려운 말기 암 환자를 대상으로 합니다. 가장 중요한 조건이 바로 '경제적 어려움'이죠. 그런데 당신과 당신 아들은 그 기준에 전혀 부합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이 활동은 엄밀히 말해 한국 내에 있는 국내 환자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고요. 따라서 한국 내에도 이 혜택을 기다리는 환자들이 수없이 많습니다. 그런데 제가 어떻게 기준에 전혀 맞지 않는 외국인에게 이런 소중한 기회를 줄 수 있겠습니까? 그러니 미안하지만, 현재 저는 도와드릴 방법이 없습니다.”스미스는 울면서 말했다. “은 선생님... 하지만 도와주지 않으신다면, 제 아들은 곧 죽게 될 겁니다... 겨우 12살짜리 아이가 암에 목숨을 잃는 걸 그냥 지켜보실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진지하게 말했다. “죽음이라는 것에 대해 한 번 논하자면, 매일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병으로 세상을 떠납니다. 그 중에는 당신 아들과 비슷한 나이거나, 혹은 더 어린 아이들도 많죠. 하지만 우리는 세상의 모든 사람을 치료해줄 수도 없고, 그럴 능력도 없습니다. 그러니 스미스 씨, 이런 감성팔이식 압박은 저에게는 전혀 통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호소를 하기 전에 한 번 생각해 보시죠, 왜 미국에 있는 화이자나 노바티스 같은 글로벌 제약사들에는 그런 질문을 하지 않는
예를 들어, J.K. 롤링이 쓴 해리포터라는 소설을 생각해보자. 이러한 소설이 아무리 돈을 잘 벌어들일 수 있다고 하더라도 미국이나 중국과 같은 강대국들에게는 전략적인 가치는 가져다 줄 수 없을 것이다. 이 때문에, 백악관이나 중국 정부는 이러한 책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 것이고, 저작권을 침해하는 일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다른 국가나 기업들이 전략적 가치가 있는 특허를 발견하게 된다면, 그들은 가장 먼저 그 기술을 손에 넣을 방법을 궁리하기 시작한다.구현재조환의 놀라운 점은, 환자가 어떤 종류의 암을 앓고 있든, 어떤 병에 걸려 있는지도 상관없이 심지어 온몸에 질병이 전이가 되어 장기 기능이 망가지고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암 말기 환자라 할지라도, 이 약을 먹기만 하면 즉각 눈에 띄는 호전을 보인다는 것이었다!그렇기 때문에 이 약을 단순히 돈벌이용으로 쓴다면, 전 세계에서 엄청난 돈을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다.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암에 걸리기만 하면 자신의 전 재산을 다 털어서라도 구현제약에 갖다 바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약을 전략 자산으로 본다면, 단지 돈을 벌 수 있는 차원을 넘어, 다른 나라를 상대로 협상 카드로 쓸 수도 있고, 더 많은 양보를 이끌어낼 수 있는 협박 수단이 될 수도 있다.그래서 백악관이 처음 한 생각은 바로 이렇게 좋은 것은 반드시 손에 넣어야 한다는 것이었다.스미스는 시후의 불쾌한 표정을 보고는, 울먹이며 말했다. “은 선생님... 이 일은 이미 제 능력 밖입니다... 저는 어디까지나 FDA 책임자로서, 약물 승인과 감독만을 맡고 있지 군이나 CIA가 요원을 파견하는 것의 여부까지는 제가 관여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니까요...” 그러면서 스미스는 애절한 눈빛으로 시후를 바라보며 간청했다. “은 선생님, 저는 지금 단지 암에 걸린 제 아들의 아버지로서 부탁드리는 겁니다. 제발... 제 아들이 살 수 있도록 구현재조환을 조금만 더 팔아 주십시오...”시후는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미안하지만, 당신에게
제임스 스미스는 시후를 보자 몹시 놀랐지만, 동시에 절망 속에서 생명의 끈을 붙잡은 사람처럼 기뻐하며 감격했다.시후는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물었다. “스미스 씨, 당신이 여기에 왜 있는 겁니까?”스미스는 무의식적으로 공손히 대답했다. “은 선생님, 저는 FDA에서 진행 중인 몇 가지 임상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그 프로젝트가 현재 페이셔스 그룹의 의료과학기술센터와 협력하고 있어서 오늘 일부 정기 업무 차 이곳을 방문했습니다...” 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스미스는 무릎을 꿇으며 바닥에 엎드렸고, 눈물을 멈추지 못한 채 말했다.“은 선생님... 지금까지 정말 당신을 간절하게 다시 뵙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기회가 없었어요. 한국에도 여러 번 찾아갔지만, 구현제약 쪽 사람들도, 저 뒤에 계신 이화룡 씨도 저를 은시후 씨와 연결해주지 않았거든요... 심지어 이화룡 씨는 몇 번이나 소개비를 받고도, 계속 차일피일 만남을 미루기만 하고 전혀 도와주지 않았습니다...”시후 뒤편에 서 있던 이화룡은 입꼬리를 올리며 비웃으며 말했다. “이 양키야, 네놈이 은 선생님을 만나고 싶어 한 건, 속셈이 뻔했잖아. 내가 모를 줄 아나? 네 놈들의 목적은 구현재조환을 사들여서 미국에 가져간 뒤 역설계 하려는 것이었잖아! 내가 분명히 말해두지만, 네놈들이 준 소개비? 난 한 푼도 안 돌려줄 거다! 할 수 있으면 고소해봐!”스미스는 이 말을 듣고 깜짝 놀라, 그제야 이화룡이 바로 시후의 사람이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래서 그는 허둥지둥 시후에게 해명하기 시작했다. “은 선생님... 저는 절대 구현재조환을 역설계 하려는 게 아닙니다. 저는 FDA 책임자로서, 진심으로 구현재조환을 미국 시장에 도입하고 싶었을 뿐입니다...” 그러고는 다시 말을 이었다. “그리고... 제 아들의 병도 있지 않습니까. 예전에 겨우 상자를 얻었기는 했지만, 그마저도 백악관의 임원들에게 거의 다 빼앗기다시피 했습니다. 결국 정말 제 아들을 위해 쓸 수 있었던 구현재조환은 극히 소량이었어요. 그
“네 알겠습니다.” 시후가 말했다. “그럼 이따 뵙죠.”“네, 은 선생님. 이따 뵙겠습니다.”15분 후, 배유현이 탄 헬리콥터가 버킹엄 호텔 옥상에 착륙했다. 시후는 소이연, 안세진, 이화룡과 함께 헬기에 올랐다.30분 후, 헬리콥터는 뉴욕 교외의 외진 지역에 위치한 한 건물 상공에 도착했다. 이곳은 바로 페이셔스 그룹의 의료과학 기술센터였다. 이 건물은 반경 2km 내에 유일하게 존재하는 건물로, 25층 규모에 보안도 매우 철저했다.헬기에서 내리자, 배유현이 앞장서며 길을 안내했고, 걸어가며 시후에게 설명했다. “은 선생님, 이곳은 예전에 할아버지께서 자금을 투자해 만든 의료과학 기술센터입니다. 주요 목적은 고급 치료기술과 신약 개발을 위한 연구와 실험이에요. 현재는 암 분야에서 가장 선진적인 양성자 치료 시스템, 세포 면역요법 등을 포함한 치료 기술들이 모두 갖춰져 있으며, 전 세계에서도 최고 수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 문득 뭔가 떠오른 듯 말했다. “아, 참! 은 선생님, 혹시 메이오 클리닉에 대해 들어 보신 적 있나요? 세계 최고의 암 전문 병원으로 불리는 곳이죠.”시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들어봤죠. 메이오는 전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으니 모르는 사람이 드물 겁니다.”그러자 배유현이 미소 지으며 말했다. “이곳의 암 진료팀의 구성원 중 60% 이상이 메이오에서 온 인재들이에요. 메이오의 최고 전문가들이 이곳에서 함께 근무하고 있고, 심지어 일부 최첨단 연구 분야에서는 우리가 메이오보다 앞서 있는 부분도 있어요. 왜냐하면 메이오는 수익성을 고려해야 하지만, 우리는 그럴 필요가 없으니까요.”이어 배유현은 이렇게 덧붙였다. “게다가 이곳에는 미국 내 최고의 장기 이식 센터, 최고의 암 진단 및 치료팀, 최정상 급의 심뇌혈관 및 노화방지 분야의 연구팀도 있어요. 그리고 우리의 냉동센터는 지하 5층에 위치하고 있는데, 최대 300년 동안 운영 가능한 구조로 설계되었죠. 할아버지께서는 생전에, 세상을 떠나면 곧장 이곳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