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후는 고개를 저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전 여왕님이 당돌하다고 말씀드리는 것이 아닙니다. 굳이 그들과 경쟁하실 필요가 없으셨다고 말씀드린 겁니다. 전 여왕님께서는 귀빈이십니다. 아무리 그들보다 자산이 많지 않더라도, 저에게 있어 당신의 지위는 그 200여 명보다 훨씬 높으니까요." 여왕은 이 말을 듣고 자신감이 조금 회복되었다. 비록 자신의 재력이 부족하기는 했지만, 시후가 이렇게까지 자신에게 예의를 갖춰준다면 자신도 당당할 수 있었다. 사실 오늘 경매에서 회춘단을 손에 넣지 못했어도, VIP로 참석한 것만으로도 그녀는 충분히 체면을 지켰다고 느꼈다. 그래서 여왕은 서둘러 말했다. "은시후 씨께서 저를 이렇게까지 존중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우리 일리아드 가문이 오늘날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은시후 씨의 도움 덕분이고요." 그러고 나서 그녀는 손녀 헬레나 이야기를 꺼내며 진지하게 말했다. "헬레나는 늘 제 앞에서 은시후 씨를 그리워하며, 다시 뵙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지금 그 아이는 여왕이 되었고, 여왕이라는 신분 때문에 쉽게 해외로 나갈 수가 없습니다. 그러니 양해해 주시길 바랍니다..."시후는 여왕이 헬레나를 언급하는 것은 자신과 친분을 쌓고 싶어 한다는 것을 눈치챘다. 그는 그 점을 알아차렸지만 굳이 언급하지 않고, 그녀의 말에 맞춰 웃으며 말했다. "말씀을 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기회가 되면 다시 만날 수 있을 겁니다." 여왕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기대에 찬 얼굴로 말했다. "은시후 씨께서 시간이 되시면 언제든 노르웨이로 오십시오. 헬레나는 비록 궁 밖으로 나갈 수는 없지만, 궁 안은 매우 사적인 공간입니다. 시간이 나시면 궁에서 며칠 머무르셔도 좋습니다." 시후는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 "네 좋습니다. 기회가 되면 가보겠습니다." 그러고 나서 그는 여왕과 박청운을 번갈아 보며 진지하게 말했다. "참, 이번에 두 분께서 이렇게 멀리서 한국까지 와 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그래서 제가 두 분께 작은 선물을 준비했습
비록 오늘 이 세 명의 VIP는 경매에 참석해 회춘단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시후는 이들을 경매에 초대한 이상 그들을 그냥 보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회춘단 한 알을 세 부분으로 나누어, 할아버지에게는 반 개를, 박청운과 전 여왕에게는 각각 4분의 1로 나눈 조각을 각 한 개씩 선물했다. 시후가 보기에 이는 꽤 합리적인 분배 방식이었다.이 세 사람 중에서 회춘단을 아직 복용해 보지 않은 사람은 할아버지 은충환 뿐이었다. 은충환의 나이가 아직 많지는 않아서 절반 만으로도 큰 개선 효과가 있을 터였다. 시후는 일부러 히든 카드를 남겨둔 것이었다. 할아버지에게 한 알의 회춘단을 한 번에 주면, 할아버지가 젊은 시절의 야망을 다시 품고 그룹을 장악하려 할 수도 있기에, 이것은 나중에 시후에게 문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회춘단의 반 개만 할아버지에게 주어 회춘단에 대한 갈망을 더 키우고, 그룹이 시후에게 더욱 협조할 수 있게 하려 한 것이다. 비록 시후가 사실상 그룹을 접수하기는 했지만, 그룹에 남아 있는 후손들은 대부분 형편없었기 때문에 많은 일은 여전히 할아버지가 직접 나서야 할 것이었다.박청운과 노르웨이 전 여왕에게 회춘단을 준 것은 순전히 의리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두 사람은 회춘단 경매를 홍보하는 데 큰 도움을 주었으니, 감사의 뜻을 표하는 것이 마땅했다. 전 여왕은 시간이 지나면 몸이 안 좋아 질 것 같아 고민할 것도 없이 바로 회춘단을 복용했다. 얼마 전만 해도 중병에서 회복한 그녀는 몸 상태가 약해서 회춘단을 통해 건강을 빨리 개선하고 싶었다. 약을 삼킨 후, 그녀는 온몸이 말로 표현할 수 없이 편안 해지며 힘이 넘치는 것을 느꼈다. 그녀의 건강은 마치 순식간에 4~5년 전의 상태로 돌아간 듯했다.박청운은 처음에는 회춘단을 아껴두었다가 나중에 응급 상황이 생겼을 때 쓰려 했지만, 전 여왕이 복용하는 것을 보고 자신도 약을 챙겨가는 것은 무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후의 친 외삼촌 조차도 16억
은충환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네 외할아버지 쪽 가족들은 당시 우리 그룹에 상당한 불만을 품고 있었단다... 네 어머니가 시집올 때 외가에서는 아무도 오지 않았고, 그러니 나도 네 외삼촌들과는 만난 적이 없었어. 다만 몇 년 전에 스웨덴 정상회담에서 네 외삼촌 안태풍을 한 번 멀리서 봤을 뿐이지... 그때 그는 연단에 있었고, 나는 청중 속에 있었다. 이후 그와 친분을 쌓고자 만나 이야기를 좀 하려 했는데, 그가 나를 만나주지도 않았다.”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보아하니, 제 외가는 LCS 그룹을 별로 좋게 보지 않는 것 같네요.”은충환은 자조하며 말했다. “그는 나를 무시했지만, 그때 분명히 말했지.. LCS 그룹 사람 중에서는 너만을 알아 볼 것이라고..” 그렇게 말하면서 은충환은 다시 말했다. “아 참, 네 큰외삼촌이 경매에 참가해서 회춘단을 가져가려 했는데.. 대체 누구를 위해 회춘단을 낙찰 받으려는 건지 모르겠구나. 네 외할아버지를 위한 건지, 아니면 외할머니를 위한 건지?”“저도 잘 모르겠어요.” 시후가 말했다. “아직 직접적으로 접촉한 적이 없어서, 회춘단을 누구를 위해 사려는 것인지 알 수 없네요..”은충환은 말했다. “시후야, 내가 보기엔 네가 외가와 접촉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구나.” 그러면서 그는 덧붙였다. “하지만 만약 접촉하려 한다면, 네 외할아버지나 네 외삼촌부터 시작하는 게 좋을 거다.. 내가 알기로는, Samson 그룹의 세대 중에서 진정한 발언권을 가진 사람은 네 외삼촌 안태풍이야.. 네 어머니가 집안을 떠난 이후, 많은 사업을 네 외삼촌이 맡아서 처리했고, 지금도 아주 잘 해내고 있거든.. 네 외할아버지는 이미 오래전에 네 외삼촌을 그룹의 후계자로 정했지.”시후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저는 아직 외가 가족들과 만날 생각이 없어요. 그냥 자연스럽게 흘러가게 두고 싶어요.”은충환은 말했다. “Samson 그룹은 세계 상위 가문 중 하나다.. 그러니 그들의 지지를 얻으면 너의 미래 발전에 큰 도움
일반인이 은충환과 같은 최상급 부유층의 연락처를 얻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나 다름없다. 그러나 안충주에게는 은충환의 연락처를 알아내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았다. 곧 그는 은충환의 휴대전화 번호를 손에 넣었다. 그리고 그는 주저 없이 은충환에게 전화를 걸었다.그때 은충환은 시후와 한가롭게 이야기하고 있었다. 전화가 울리자 그는 전화를 집어 들고 번호를 확인한 뒤, 미국 번호임을 보고 잠시 찡그린 표정을 지었다. 시후에게 말했다. “시후야, 전화를 좀 받아야겠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손으로 전화를 받으라는 제스처를 했다.은충환은 전화를 받으며 말했다. “여보세요?”전화 건너편에서 안충주는 웃으며 말했다. “어르신, 안녕하십니까?”은충환은 순간 당황스러웠다. 낯선 번호에서 전화가 오고, 시작부터 자신을 ‘어르신’이라고 부르니, 혹시 예전 지인의 자녀인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이런 생각을 하던 중, 그는 상대방의 목소리가 뭔가 익숙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오늘 경매장에서 송민정에게 쫓겨났던 사내의 목소리 같았다. 그렇게 생각하며 그는 급히 시후에게 입모양으로 말했다. “안충주!” 그러고는 스피커폰으로 전환하며 물었다. “누구십니까?”안충주는 겸손하게 말했다. “예 어르신, 저는 안충주입니다. 안예선이 제 친누나이고요.”“뭐라고?” 은충환은 놀란 척하며 물었다. “자... 자네가 내 며느리의 동생인가?”“네.” 안충주는 서둘러 대답했다. “저희는 총 다섯 남매이고, 저는 둘째입니다.”은충환은 순간 깨달았다. “아, 그렇군... 자네가 어떻게 내 번호를 알았니?”안충주는 설명했다. “제가 사람을 통해서 전화번호를 알아냈습니다. 갑자기 연락 드려 불편하게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괜찮아, 괜찮네..” 은충환은 감탄하며 말했다. “예선이는 결국 우리 그룹의 며느리이니까.. 자네가 내 며느리의 동생이라면 우리 그룹의 친척이나 다름 없지.. 나에게 이렇게 예의 차릴 필요 없네.”이전과 같았다면 은충환이 Samson 그룹 사
이로 인해 안충주는 한층 마음이 편해졌다. 그래서 전화를 통해 말했다. “어르신, 말씀하신 대로 우리 두 집안은 사실 사돈이기도 한데, 그동안 별로 왕래가 없었네요.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저도 더 자주 연락 드리겠습니다.”“그래 그래..” 은충환은 나름의 노련한 사람이었기에 상황에 맞는 말은 잘 할 줄 알았기에 매우 정중하게 말했다. “충주, 자네가 갑자기 연락을 한 건 분명히 무슨 일이 있어서겠지? 너무 격식을 차리지 말고, 무슨 일이든 편하게 이야기해 보게.”안충주는 웃으며 말했다. “어르신, 역시 쿨하시군요. 그럼 더 이상 격식 차리지 않고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리고 그는 덧붙였다. “어르신, 이번에 열린 회춘단 경매에 LCS 그룹이 참가했더군요.. 그리고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어르신께서 그 경매에서 귀빈으로 초대받으셨다고 하던데, 맞습니까?”은충환은 웃으며 대답했다. “그런 일 있었지, 무슨 일인가..? 그 경매에 관심이 있는 건가?”안충주는 재빨리 말했다. “어르신, 말씀 드리자면 회춘단의 소유자를 소개받고 싶습니다.. 회춘단을 구매하고 싶은데, 가격은 상관없고요.. 혹시 가능하십니까..?”은충환은 이 말을 듣고 일부러 난처한 척하며 말했다. “아, 충주, 회춘단이 지금 얼마나 인기가 있는지 자네는 모를 거야! 오늘 경매에서 어떤 사람은 무려 16억 달러의 가격을 제시했다네. 단 한 알의 회춘단을 사기 위해서 말이지.”안충주는 속으로 난처해하며, 서둘러 말했다. “어르신, 상대방이 판매 의사가 있다면 돈은 문제되지 않습니다. 다만 지금 회춘단의 소유자와 연락할 방법이 없어서 이렇게 도움을 청하는 겁니다...”은충환은 이전에 시후가 부탁한 내용을 떠올리며 호기심이 생겨 물었다. “충주, 그런데 회춘단을 사려는 사람들은 보통 나이가 많은 노인들인데, 자네는 예선이 보다도 젊은 걸로 알고 있는데 왜 회춘단을 낙찰 받으려 하는 건가..?”안충주는 재빨리 대답했다. “어르신, 제가 회춘단을 사려는 것은 제가 복용하려고 하는 것이 아
안충주가 회춘단을 왜 구매하려고 하는지 이유를 밝히지 않자, 은충환은 이전에 시후가 지시한 대로 우선 안충주에게 약속을 한 뒤에 시간을 끌기로 했다.안충주는 은충환이 자신에게 뭔가 숨기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말했다. “예 어르신, 만약 이 일을 도와주신다면, Samson 그룹에서는 반드시 어르신께 보답할 것입니다!” 그러면서 안충주는 덧붙였다. “저는 LCS 그룹이 최근 블랙 드래곤에 의해서 상당한 손실을 입었다고 들었습니다. 만약 Samson 그룹에서 도와준다면,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많은 손실을 복구할 수 있을 것입니다!”안충주는 갑작스럽게 재산이 하락한 부자들의 심리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많은 부자들은 사실 도박꾼과 다르지 않았다. 일단 자산에 큰 변동이 생기면 사고 방식도 크게 변하게 된다. 현재 LCS 그룹이 갑자기 순자산의 절반을 잃었으니, 은충환은 분명히 마음이 불편하고, 잃어버린 것을 메꾸고 싶어 안달이 났을 것이다. 그러나 단 하루 만에 절반의 재산을 잃는 것은 쉽지만, 재산을 회복하는 것은 십 년, 이십 년, 혹은 그 이상 걸릴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만약 Samson 그룹에서 은충환을 조금만 도와준다면, 그는 분명 감격할 것이다.안충주의 이 추측은 틀린 것은 아니었지만, 그는 LCS 그룹의 상황을 잘못 판단하고 있었다. 만약 LCS 그룹이 정말 절반의 재산을 잃었다면, 은충환은 온갖 방법을 다 동원해 그 손실을 메우려 할 것이었다. 그러나 사실 LCS 그룹은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았고, 오히려 시후의 능력, 자산, 그리고 인맥을 고려하면 LCS 그룹의 힘은 두 배로 증가한 셈이었다. 그래서 은충환은 안충주의 제안에 전혀 반응하지 않았고 의연하게 안충주에게 말했다. “충주, 우리 집안들은 서로 사돈 사이인데.. 자네가 이렇게 말하면 오히려 거리감을 느낀다네.. 내가 자네를 돕고 싶지 않아서가 아니고, 이걸로 조건을 따지려는 게 아니라, 자네가 요청한 일은 정말 내 능력 밖이라네.. 그러니 내가 할
이렇게 말한 뒤 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가볍게 말했다. “괜찮습니다. 그들이 잘난 척하는 걸 좋아한다면, 그냥 내버려 두시죠.” 그리고 나서 시후는 말했다. “아, 할아버지, 저는 며칠 뒤에 미국에 갈 예정이에요. 아마 한 달 정도 있을 것 같은데, 그동안 그룹의 일은 할아버지께서 신경 써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은충환은 호기심에 물었다. “시후야, 갑자기 미국에는 왜 가려는 거냐? 설마 Samson 그룹에 가보려는 건 아니겠지?”시후는 고개를 저으며 웃었다. “아니요, 저는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려는 아내를 따라 미국에 갈 계획입니다.”은충환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알겠다. LCS 그룹 일은 걱정하지 마라. 네 외삼촌 쪽은 내가 먼저 나서서 연락할 일은 없을 거야. 그가 날 찾더라도 만나지 않을 생각이니 그건 걱정 않아도 된다.”“네 알겠습니다.” 시후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할아버지, 그럼 시간이 늦었으니 어서 쉬세요. 저도 이제 집으로 돌아가 봐야겠습니다. 할아버지께서 댁으로 돌아가실 계획이 생기시면 제가 모셔다 드리겠습니다.”은충환은 말했다. “굳이 그럴 필요는 없다. 나처럼 나이 든 사람은 이제 잠이 별로 없어서 새벽 5시 정도면 그냥 깨.. 그러니 대충 아침 먹고 나서 출발하면 될 거다. 그러니 너는 일부러 올 필요없다.”시후는 새벽 5~6시쯤 출발하는 것이 자신에게도 조금 이른 감이 있다고 생각했기에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할아버지, 그럼 그렇게 하시죠. 제가 모셔다 드리지 않고, 나중에 미국에서 돌아오면 댁으로 가서 할아버지를 다시 한 번 찾아 뵙겠습니다.”......다음 날, 경매에 참석했던 대부분의 참가자들은 회춘단의 이야기를 안고 자신들의 고향으로 돌아갔다.안충주는 버킹엄 호텔에서 체크아웃을 하긴 했지만, 서울을 즉시 떠나지는 않았다. 그는 다시 송민정을 찾아가 자신의 운을 시험해보려 했다.마침, 시후도 아침 일찍 이룸 그룹을 방문했다. 그는 송민정과 경매 후속 절차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었다
시후는 손을 저으며 말했다. "송 회장님, 우리는 협력 관계입니다. 서로 협력해서 필요한 걸 얻고, 상호 이익을 추구하며 함께 성장하는 거죠. 그러니 계속해서 고맙다고 말할 필요 없어요."송민정은 감사하는 마음으로 고개를 약간 숙이며, 서둘러 말했다. "아 참, 은 선생님. 이번 경매에서 회춘단과 부적의 수익을 합치면 대략 23억 달러입니다. 하지만 현재 재무적인 관점에서 보면, 이 수익에는 아무런 지출이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만약 우리가 지출을 반영하지 않으면, 이 23억 달러는 거의 순수익으로 간주되어 24%의 법인세를 내야 할 텐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합법적으로 조율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은 선생님께서 회춘단을 제작하는 데 필요한 원재료나 제작 과정에서 발생한 지출을 반영할 수 있지 않을까요?"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원재료가 얼마나 지출이 들겠어요? 23억 달러의 수익에서 3억 달러만을 지출로 넣어도 많을 텐데.. 게다가 제작도 내가 직접 했으니 그 지출을 산정하기도 애매하죠. 그냥 모두 순수익으로 처리하고 세금을 내도록 하죠."송민정은 충격에 말을 잇지 못하고, "은 선생님, 정말로 세금에 대한 계획을 세우지 않으실 건가요? 이건 정말 큰 금액인데요..."라고 말했다.시후는 손을 저으며 단호하게 말했다. "필요 없어요. 내가 말한 대로 다 순수익으로 세금을 내도록 하세요."송민정은 깊이 숨을 들이마시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조금 있다가 재무팀에게 정확히 전달하겠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인 뒤 다시 말했다. "송 회장님, 이전에 버나드 아르노가 낸 돈 전부를 기부한다고 했던 것 외에도 경매 명의로 금액을 보태서 한국 자선 단체에 기부해 주세요. 하지만 이 기부금의 절반은 18세 이하의 빈곤층 청소년, 영유아 및 고아들의 생활, 교육, 의료에 사용되어야 하고, 나머지 절반은 70세 이상 빈곤층, 고독사 위험에 처한 노인 및 장애를 가지고 있는 노인들의 생활과 의료 및 노후 대비에 사용되어야
중소단이 제이크 한의 입안에 들어간 순간, 시후는 그의 몸이 짙은 영기로 감싸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곧이어 이 영기는 제이크 한의 몸을 재구성하기 시작했다. 제이크 한은 특수 냉동복을 입고 있어서 외부에서는 그의 신체 변화가 보이지 않았지만, 시후는 그의 만신창이가 된 몸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재구성되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었다.일단 가장 먼저 회복된 장기는 심장이었는데, 거의 산산조각 난 그 심장은 이미 완전히 건강한 상태로 복원되었으며, 바로 다시 뛰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의 혈관에는 이미 혈액이 없었고 대신 극저온 보호액이 채워져 있었다. 하지만 중소단의 효과로 그의 조혈 기관들은 하나씩 단계적으로 회복되었고, 곧 대량의 신선한 혈액이 끊임없이 생성되기 시작했다. 따라서 원래 그의 혈관을 채우고 있던 보호액들은 새로운 혈액의 압력으로 인해 자연히 체외로 밀려났다.이후 그의 체온은 점차 본래의 온도로 돌아왔고, 전신의 외부 상처들 또한 가장 빠른 속도로 치유되기 시작했다. 다른 이들은 제이크 한의 변화를 잘 느끼지 못하고 그저 그의 피부색이 창백함에서 약간 혈색을 띄기 시작했다는 정도만 인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시후는 제이크 한의 모든 변화를 똑똑히 보고 있었고, 속으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 ‘중소단은 역시 재구성하는 약효가 뛰어나다는 말이 맞군... 마치 높은 곳에서 떨어져 산산조각 난 유리컵을, 단순히 조각들을 다시 붙이는 게 아니라, 흠집 하나 없이 완벽히 복원하는 것과 같아... 부서진 부분은 고쳐주고, 잃어버린 부분은 새로 자라나게 하니, 이 약은 정말 무지막지한 효능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이때 제이크 한의 신체 장기, 사지, 심지어 혈액까지... 그의 몸은 이미 완전히 건강했던 시절의 상태로 회복되었고, 혈액이 충분히 보충되며 그의 심장 박동도 점점 강해졌다. 동시에 그는 점차 자발적인 호흡 기능도 되찾기 시작했다. 이제 다른 사람들도 눈으로 그의 가슴이 들썩이는 것을 볼 수 있었다.배유현은
이들 작업자 중 그 누구도 지금 자신들이 이렇게 단순하고 거친 방식으로 제이크 한을 해동시켜야 할 것임을 예상하지 못했다.제이크 한은 섭씨 영하 200도의 거대한 얼음 덩어리나 마찬가지였기에, 온수에 들어간 그 순간 수조 안의 물 온도는 급격히 떨어졌다. 작업자들은 다급히 순환 펌프를 가동시켜 가열 장치를 통해 물을 계속 데우며 수조 안의 온도를 섭씨 40도로 유지하려 애썼다.하지만 이처럼 무리한 해동 방식은 곧바로 큰 문제점이 드러나고 말았다. 제이크 한의 피부가 해동되기 시작하자마자 피가 배어 나오기 시작했는데, 마치 갓 해동된 소고기 덩어리와 마찬가지로 세포 내 액체가 파열로 인해 흘러나오며 혈액과 체액, 세포액이 섞인 핏물이 밖으로 배어 나오고 있었던 것이다.책임자는 얼굴을 감싸며 놀라 외쳤다. “회장님... 이건... 이건 사실상 되돌릴 수 없는 손상입니다...”배유현 역시 그 끔찍한 광경에 놀라긴 했지만, 그래도 침착하게 말했다. “됐어요, 이제부터는 여러분이 할 일이 아닙니다. 다들 물러가 주세요.”사람들은 서로 눈치를 보다가, 결국 책임자가 앞장서 마음을 다잡고 말했다. “회장님, 그럼 저희는 먼저 나가 있겠습니다. 혹시 필요하시면 언제든 연락 주십시오.”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하나둘씩 현장을 떠나는 작업자들을 지켜보았다. 그녀는 곧 시후를 부르러 가려 했지만, 뜻밖에도 시후는 이미 휴게실에서 나와 있었다. 배유현은 피 섞인 물속에 담긴 제이크 한을 바라보며 긴장한 듯 말했다. “은 선생님... 제이크 한 경감의 상태가 좀 안 좋아 보입니다...”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신경 쓰지 마요. 뇌만 멀쩡하면 되거든요.” 시후가 이렇게 무리한 방식으로 따뜻한 물에 바로 담가 제이크 한을 해동하라고 한 이유는 바로 중대한 비밀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 비밀은 바로 중소단의 무차별적인 회복 능력이었다. 중소단에 있어서 인체의 모든 장기와 조직 중에서 회복할 수 없는 것은 뇌와 뇌에 저장된 기억들 뿐이었다. 그러나 제이크
시후는 제이크 한의 성격과 업무 스타일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니 제이크 한이 만약 다시 깨어나고, 예전의 기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면, 반드시 자신이 혼수상태에 빠지기 전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 전후 사정을 끝까지 파헤치려 들 것이 분명하다. 예컨대, 도대체 누가 페이셔스 그룹의 악질 사이코 배호영을 죽였는지, 또 누가 Samson 그룹 일가를 몰살시키려 했는지, 이 모든 진상을 기어이 밝혀내려 할 것이다.그래서 시후는 오히려 이 기회를 이용해, 제이크 한과 진심으로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눌 생각을 했다. 자신이 누구인지, 또한 배호영을 죽인 사람은 바로 자신이며, 그는 물론 Samson 그룹 전체를 구한 사람도 자신임을 정확히 알릴 계획이었다. 그리고 만약 제이크 한이 이 은혜를 알고 처신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앞으로 시후에게는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고, 반대로 이 은혜에 대해 감사할 줄 모르고, 물고 늘어지기만 한다면 제이크 한의 기억을 완전히 지워버리고, 그를 기절시켜 뉴욕 길바닥 어딘가에 버려버리면 그만일 것이었다. 그렇다면 적어도 그의 목숨은 살려준 셈이기 때문이다.이렇게 결정한 시후는 배유현에게 지시했다. “배유현 씨, 7번 냉동 캡슐에서 액체질소를 모두 빼고, 제이크 한을 따뜻한 물에 담가서 해동시키도록 하십시오. 그 다음은 내가 알아서 처리하도록 하죠.”“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배유현은 시후가 어떤 방법으로 그를 살리려고 하는지는 정확히 알 수는 없었지만, 그에 대한 맹목적인 신뢰와 존경이 있었기에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은 선생님, 보안을 위해, 먼저 함께 온 분들과 옆방에서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해동 작업이 끝나는 대로 다시 모시러 가겠습니다.”시후도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자신이 제이크 한을 되살린다는 사실은 아는 사람이 적을수록 좋을 것이기 때문이다. 시후의 동행인들은 절대적으로 신뢰할 수 있지만, 작업에 투입되는 일반 직원들은 아무래도 보안상 신뢰성을 보장하기
시후는 배유현의 안내를 받아 엘리베이터를 타고 건물 1층으로 내려온 뒤, 1층의 센터를 지나 특수 엘리베이터로 갈아타고 지하 5층의 냉동센터로 향했다.이 냉동센터는 본래 배원중이 자신의 시신을 보존하기 위해 마련한 장소로, 사용 연한은 무려 300년으로 설계되었으며, 그 보안 수준은 마치 대통령이 세계 종말 대비 계획에 포함된 방어 시설에 버금갈 정도였다. 비록 지하 5층이라 하지만, 실제 깊이는 거의 지하 100미터에 달했고, 전략적 물자도 완비되어 있었기 때문에 설령 미국 본토가 핵공격을 받더라도 무사할 수 있는 수준이었기 때문이다.이 냉동센터는 설계상 최대 100구의 시신을 보관할 수 있었지만, 현재 이곳에 진짜로 냉동된 인물은 실험용 시신들을 제외하면 단 한 명, 바로 제이크 한 뿐이었다.시후는 냉동센터에 들어서자마자, 마치 SF 영화 속 한 장면 같은 광경에 압도되고 말았다. 이 공간 전체는 곳곳에 각종 장비들이 자리 잡고 있었고, 공기·산소·액체질소 등을 전달하는 굵은 배관들이 거미줄처럼 가득히 얽혀 있었다.그 중에서도 가장 압도적인 시각적 충격은, 질서 정연하게 늘어서 있는 수십 개의 거대한 스테인리스 탱크들이라고 할 것이다. 이 탱크는 하나하나가 최소 4~5미터는 되어 보였고, 아래에서 위로 올려다보면 인간이 한없이 왜소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이 거대한 탱크들은 바로 인간을 냉동 보존하기 위한 냉동 캡슐이었다.비밀을 유지하기 위해, 배유현은 이미 이곳의 모든 연구원과 직원들을 철수시킨 상태였기에, 지금 이 공간에는 시후와 시후의 동행자들 외엔 아무도 없었다. 지극히 한적한 분위기와 더불어, 이곳이 본래 초저온 시체 보관소이기에 더욱 섬뜩한 느낌을 주는 것 같았다.이때, 배유현은 시후의 곁에서 설명했다. “은 선생님, 현재 인체 냉동 기술 기준으로는 사람이 사망한 뒤 약 50시간에 걸쳐 서서히 온도를 낮추며 냉각을 진행하고, 그 후에 냉동 캡슐에 넣어야 세포가 급속 냉각 중 얼음 결정이 생겨 손상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시후의 말을 들은 스미스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는 미국 FDA의 수장이며, 미국 사회에서도 명실상부한 상류층이자 최고 수준의 엘리트 집단에 속해 있는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그에게, 시후는 너무나도 가볍게 현재 직책을 버리고 어렵게 이룬 모든 것들을 내려놓으라고 말하고 있었다. 이건 스미스에게 있어 상상도 못 했던 일이었다.그가 한동안 멍하니 넋을 놓고 있자, 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그냥 내 개인적인 조언일 뿐입니다. 천천히 고민해 보세요. 저는 볼일이 있어서 이만 가보겠습니다.” 그 말을 마친 뒤 그는 곁에 있던 배유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배유현 씨, 갑시다.”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공손하게 손짓했다. “은 선생님, 그럼 이쪽으로 가시죠.”스미스는 눈앞에서 시후와 배유현이 엘리베이터에 타고, 문이 천천히 닫히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는 여전히 무릎을 꿇은 채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곁에 있던 동료가 다가와 스미스를 부축하려 했지만, 그는 손을 저으며 거절했다. 그러고는 무언가 결심한 듯, 휴대폰을 꺼내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 즉 자신의 직속 상관에게 전화를 걸었다.미국 행정부 구조상, FDA는 보건복지부의 산하 기관이며 FDA의 인사권은 보건복지부가 갖고 있었다.전화를 받자 보건복지부 장관이 말했다. “어이, 스미스? 무슨 일인가?”그러자 스미스는 진지하게 말했다. “장관님, 제가 정중하게 사직 의사를 전하려 연락 드렸습니다. 앞으로 저는 FDA의 어떤 업무도 맡지 않겠습니다.”장관은 매우 놀라며 되물었다. “스미스, 도대체 무슨 일이야? 내 기억이 맞다면, 대학 시절부터 자네는 FDA를 이끄는 게 꿈이라고 했잖아. 그런데 이제 막 2년 정도 일했는데 벌써 그만두겠다고?”스미스는 단호히 말했다. “그렇습니다. 이미 결심했습니다. FDA 직책을 내려놓고, 지미를 데리고 한국으로 갈 겁니다.”“한국으로?” 장관이 급히 물었다. “혹시 지미를 데리고 구현제약을 찾아가려는 건가?”스미스는 잠시 망설이
게다가 구현재조환은 이미 구현제약에 큰 명성을 가져다 주었다. 그렇기에 이런 상황에서 구현재조환의 임무는 성공적으로 완수된 셈이었다.스미스는 시후의 말을 듣자 눈물이 왈칵 쏟아졌고, 울먹이며 말했다. “은 선생님... 제가 듣기로는 구현제약이 현재 한국 내에서 가정 형편이 어려운 말기 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무료 집중 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제발 제 아들에게도 그 기회를 한 번만 주십시오... 제 아들 지미는 너무 불쌍한 아이입니다... 저는 그 아이가 더 이상 암의 고통을 견디는 모습을 볼 수가 없습니다...”그러자 시후는 엄정한 표정으로 말했다. “당신도 말했듯이, 구현제약의 무료 치료 프로그램은 가정 형편이 어려운 말기 암 환자를 대상으로 합니다. 가장 중요한 조건이 바로 '경제적 어려움'이죠. 그런데 당신과 당신 아들은 그 기준에 전혀 부합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이 활동은 엄밀히 말해 한국 내에 있는 국내 환자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고요. 따라서 한국 내에도 이 혜택을 기다리는 환자들이 수없이 많습니다. 그런데 제가 어떻게 기준에 전혀 맞지 않는 외국인에게 이런 소중한 기회를 줄 수 있겠습니까? 그러니 미안하지만, 현재 저는 도와드릴 방법이 없습니다.”스미스는 울면서 말했다. “은 선생님... 하지만 도와주지 않으신다면, 제 아들은 곧 죽게 될 겁니다... 겨우 12살짜리 아이가 암에 목숨을 잃는 걸 그냥 지켜보실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진지하게 말했다. “죽음이라는 것에 대해 한 번 논하자면, 매일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병으로 세상을 떠납니다. 그 중에는 당신 아들과 비슷한 나이거나, 혹은 더 어린 아이들도 많죠. 하지만 우리는 세상의 모든 사람을 치료해줄 수도 없고, 그럴 능력도 없습니다. 그러니 스미스 씨, 이런 감성팔이식 압박은 저에게는 전혀 통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호소를 하기 전에 한 번 생각해 보시죠, 왜 미국에 있는 화이자나 노바티스 같은 글로벌 제약사들에는 그런 질문을 하지 않는
예를 들어, J.K. 롤링이 쓴 해리포터라는 소설을 생각해보자. 이러한 소설이 아무리 돈을 잘 벌어들일 수 있다고 하더라도 미국이나 중국과 같은 강대국들에게는 전략적인 가치는 가져다 줄 수 없을 것이다. 이 때문에, 백악관이나 중국 정부는 이러한 책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 것이고, 저작권을 침해하는 일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다른 국가나 기업들이 전략적 가치가 있는 특허를 발견하게 된다면, 그들은 가장 먼저 그 기술을 손에 넣을 방법을 궁리하기 시작한다.구현재조환의 놀라운 점은, 환자가 어떤 종류의 암을 앓고 있든, 어떤 병에 걸려 있는지도 상관없이 심지어 온몸에 질병이 전이가 되어 장기 기능이 망가지고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암 말기 환자라 할지라도, 이 약을 먹기만 하면 즉각 눈에 띄는 호전을 보인다는 것이었다!그렇기 때문에 이 약을 단순히 돈벌이용으로 쓴다면, 전 세계에서 엄청난 돈을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다.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암에 걸리기만 하면 자신의 전 재산을 다 털어서라도 구현제약에 갖다 바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약을 전략 자산으로 본다면, 단지 돈을 벌 수 있는 차원을 넘어, 다른 나라를 상대로 협상 카드로 쓸 수도 있고, 더 많은 양보를 이끌어낼 수 있는 협박 수단이 될 수도 있다.그래서 백악관이 처음 한 생각은 바로 이렇게 좋은 것은 반드시 손에 넣어야 한다는 것이었다.스미스는 시후의 불쾌한 표정을 보고는, 울먹이며 말했다. “은 선생님... 이 일은 이미 제 능력 밖입니다... 저는 어디까지나 FDA 책임자로서, 약물 승인과 감독만을 맡고 있지 군이나 CIA가 요원을 파견하는 것의 여부까지는 제가 관여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니까요...” 그러면서 스미스는 애절한 눈빛으로 시후를 바라보며 간청했다. “은 선생님, 저는 지금 단지 암에 걸린 제 아들의 아버지로서 부탁드리는 겁니다. 제발... 제 아들이 살 수 있도록 구현재조환을 조금만 더 팔아 주십시오...”시후는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미안하지만, 당신에게
제임스 스미스는 시후를 보자 몹시 놀랐지만, 동시에 절망 속에서 생명의 끈을 붙잡은 사람처럼 기뻐하며 감격했다.시후는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물었다. “스미스 씨, 당신이 여기에 왜 있는 겁니까?”스미스는 무의식적으로 공손히 대답했다. “은 선생님, 저는 FDA에서 진행 중인 몇 가지 임상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그 프로젝트가 현재 페이셔스 그룹의 의료과학기술센터와 협력하고 있어서 오늘 일부 정기 업무 차 이곳을 방문했습니다...” 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스미스는 무릎을 꿇으며 바닥에 엎드렸고, 눈물을 멈추지 못한 채 말했다.“은 선생님... 지금까지 정말 당신을 간절하게 다시 뵙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기회가 없었어요. 한국에도 여러 번 찾아갔지만, 구현제약 쪽 사람들도, 저 뒤에 계신 이화룡 씨도 저를 은시후 씨와 연결해주지 않았거든요... 심지어 이화룡 씨는 몇 번이나 소개비를 받고도, 계속 차일피일 만남을 미루기만 하고 전혀 도와주지 않았습니다...”시후 뒤편에 서 있던 이화룡은 입꼬리를 올리며 비웃으며 말했다. “이 양키야, 네놈이 은 선생님을 만나고 싶어 한 건, 속셈이 뻔했잖아. 내가 모를 줄 아나? 네 놈들의 목적은 구현재조환을 사들여서 미국에 가져간 뒤 역설계 하려는 것이었잖아! 내가 분명히 말해두지만, 네놈들이 준 소개비? 난 한 푼도 안 돌려줄 거다! 할 수 있으면 고소해봐!”스미스는 이 말을 듣고 깜짝 놀라, 그제야 이화룡이 바로 시후의 사람이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래서 그는 허둥지둥 시후에게 해명하기 시작했다. “은 선생님... 저는 절대 구현재조환을 역설계 하려는 게 아닙니다. 저는 FDA 책임자로서, 진심으로 구현재조환을 미국 시장에 도입하고 싶었을 뿐입니다...” 그러고는 다시 말을 이었다. “그리고... 제 아들의 병도 있지 않습니까. 예전에 겨우 상자를 얻었기는 했지만, 그마저도 백악관의 임원들에게 거의 다 빼앗기다시피 했습니다. 결국 정말 제 아들을 위해 쓸 수 있었던 구현재조환은 극히 소량이었어요. 그
“네 알겠습니다.” 시후가 말했다. “그럼 이따 뵙죠.”“네, 은 선생님. 이따 뵙겠습니다.”15분 후, 배유현이 탄 헬리콥터가 버킹엄 호텔 옥상에 착륙했다. 시후는 소이연, 안세진, 이화룡과 함께 헬기에 올랐다.30분 후, 헬리콥터는 뉴욕 교외의 외진 지역에 위치한 한 건물 상공에 도착했다. 이곳은 바로 페이셔스 그룹의 의료과학 기술센터였다. 이 건물은 반경 2km 내에 유일하게 존재하는 건물로, 25층 규모에 보안도 매우 철저했다.헬기에서 내리자, 배유현이 앞장서며 길을 안내했고, 걸어가며 시후에게 설명했다. “은 선생님, 이곳은 예전에 할아버지께서 자금을 투자해 만든 의료과학 기술센터입니다. 주요 목적은 고급 치료기술과 신약 개발을 위한 연구와 실험이에요. 현재는 암 분야에서 가장 선진적인 양성자 치료 시스템, 세포 면역요법 등을 포함한 치료 기술들이 모두 갖춰져 있으며, 전 세계에서도 최고 수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 문득 뭔가 떠오른 듯 말했다. “아, 참! 은 선생님, 혹시 메이오 클리닉에 대해 들어 보신 적 있나요? 세계 최고의 암 전문 병원으로 불리는 곳이죠.”시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들어봤죠. 메이오는 전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으니 모르는 사람이 드물 겁니다.”그러자 배유현이 미소 지으며 말했다. “이곳의 암 진료팀의 구성원 중 60% 이상이 메이오에서 온 인재들이에요. 메이오의 최고 전문가들이 이곳에서 함께 근무하고 있고, 심지어 일부 최첨단 연구 분야에서는 우리가 메이오보다 앞서 있는 부분도 있어요. 왜냐하면 메이오는 수익성을 고려해야 하지만, 우리는 그럴 필요가 없으니까요.”이어 배유현은 이렇게 덧붙였다. “게다가 이곳에는 미국 내 최고의 장기 이식 센터, 최고의 암 진단 및 치료팀, 최정상 급의 심뇌혈관 및 노화방지 분야의 연구팀도 있어요. 그리고 우리의 냉동센터는 지하 5층에 위치하고 있는데, 최대 300년 동안 운영 가능한 구조로 설계되었죠. 할아버지께서는 생전에, 세상을 떠나면 곧장 이곳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