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로서 그는 둘째 아들이 오래 전 세상을 떠났고, 마침내 손자의 행방을 찾았을 때 시후에게 모든 것을 강요하고 싶지 않았다. 그는 시후가 자신이 원하는 삶을 행복하게 살게 하는 것이 나쁘지 않은 선택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시후 자신에게도 좋은 일이 될 뿐만 아니라, 시후의 부모님이 이 사실을 알았을 때 매우 기뻐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은 회장은 자신이 시후의 할아버지일 뿐만 아니라 LCS 그룹의 회장이라는 것을 잊을 수 없었다. LCS 그룹의 회장의 신분이기 때문에 그룹의 이익을 가장 우선으로 두어야 했다. LCS 그룹의 직계 후손으로서 시후는 그룹으로 돌아와 LCS 그룹의 이익을 위해 일해야 할 것이다. 더욱이 시후는 현재 Koreana 그룹이 인정하는 미래의 사위라는 사실만 봐도 LCS 그룹에게는 굉장히 중요한 존재였다.따라서 은충환은 이번에 시후가 LCS 그룹에게 돌아올 의향이 있든 없든 이번에 시후를 붙잡기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가리지 않을 생각이었다. 그리고 이번에 은충환은 이미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는 이번 제사 당일, 잠복 취재하는 사진 기자들을 불러 비하인드 사진과 영상을 촬영할 예정이었다. 기자들이 사진 촬영을 마치면 자료들을 언론에 넘길 것이고, 그렇게 되면 LCS 그룹의 강인함을 전국의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시후와 LCS 그룹의 다른 자제들도 외부에 노출될 것이었다. 은 회장은 이제 LCS 그룹의 도련님이라는 시후의 정체성이 노출되면 시후가 아무것도 없는 ‘고아’라는 이전의 정체성으로 돌아가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것을 생각하며 은 회장은 가족들을 모아놓고 흥분된 목소리로 말했다. "하하하, 시후가 이미 안성으로 출발했다는구나! 한 시간 정도 지나면 안성에 도착할 거야! 시후가 집을 떠난 지 거의 20년이 되었는데.. 마침내 돌아왔어! 이건 우리 LCS 그룹이 10년 넘게 경험하지 못한 정말 큰 축복이 될 거다!”만족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던 은소리는 시후라는 단어를 듣
은 회장은 눈 앞에 흥분해 있는 가족들을 바라보며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 그는 가족들이 시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시후가 돌아오면 서로의 이해관계 때문에 각자가 분열될 것을 걱정하며, 앞선 걱정 때문에 가족들이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여우 같은 은 회장 어떻게 가족들의 영향을 받을 수 있겠는가?시후의 진정한 능력을 알고 있는 사람은 LCS 그룹 중 단 두 명 뿐이었다. 그 중에는 은소리가 있었고, 은 회장은 은소리보다 더 많은 것들을 알고 있었다.은소리는 지난 번 서울에 가서 윤우선에게 심하게 구타당하고, 김창곤과 김혜준에게 납치되었을 때, 시후가 몇 가지를 이야기해주었던 것이. 불치병이었던 고선우 회장을 치료하고, 오송 그룹의 강력한 경호원들을 모두 죽여버리고, 이토 그룹이 일본에서 발생한 여러 가지의 혼란 속에서 마지막으로 웃을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는 것이었다.이 사실 외에도 은 회장은 시후가 혼자서 시리아에 침투하여 한 여성을 구출했고, 심지어 소수도를 붙잡아 시리아로 던져버렸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은 회장은 시후가 며칠 전에 또 다시 시리아로 가서 전쟁 중에 소수도를 다시 한국으로 데려왔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 게다가 블랙 드래곤이라는 조직이 시리아에서 큰 패배를 당했다는 국제 보도가 있었는데, 은 회장은 이 문제 역시도 시후와 관련이 있을 거라고 막연하게 짐작하고 있었다.시후의 실력은 가족들의 상상을 훨씬 뛰어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은 회장은 가족 중 다른 사람들에게 이러한 일을 언급한 적이 없었다. 이에 대해 언급하지 않은 이유는 바로 시후의 취향을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시후가 자신이 한 일들에 매우 만족하고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능력을 과시하고 싶어 한다면 가족에게 미리 그가 한 일들에 대해 알려야 할 것이었다. 그러나 시후는 늘 매우 저자세를 취했기 때문에, 시후가 한 일들이 LCS 그룹 모두에게 알려지면 시후가 이에 대해 불만을 품게 될 수도 있고, 그렇다
그는 겁에 질린 은소리를 바라보며 물었다. ‘저게 과연 안하무인인 오만하고 횡포한 내 고모가 맞아..? 예전에는 시후와 머리를 쥐어 뜯으며 필사적으로 싸우려고 들었을 텐데..? 그런데 시후에게 좀 당하고 나서 갑자기 왜 복수할 생각이 없어진 거야?’ 이것을 생각하면서 그는 마지 못해 물었다. "고모, 시후가 당신을 너무 홀대하는 것 같지 않아요? 시후에게 화도 안 나요?"그러자 은소리는 한발 물러나 진지하게 말했다. "아니야, 아니야~~ 이상한 헛소리하지 마...!"은지환은 입을 떡 벌리고 은소리를 멍하니 쳐다보았다. 그는 고모를 도발하여 시후를 향한 그녀의 분노를 다시 불러일으키고 싶었지만 은소리가 여러 번 부정하며 헛소리하지 말라고 하는 바람에 연속 타격을 맞게 될 줄은 몰랐다. 은지환은 매우 우울해졌다. 그는 아버지 은정공이 자신의 편을 들어주기를 바라며 서둘러 아버지를 바라보았다. 그러나 은 회장은 은지후에게 기회를 주지 않았다. 은 회장의 표정은 불쾌했고 그는 차갑게 말했다. "지환아, 시후는 네 친척이다! 네가 시후를 어떻게 생각하든 상관없다. 하지만 형제처럼 행동하고 잘 지내도록 해!" 그렇게 말한 후 그는 다른 사람들을 바라보며 "너희들도 똑같다!"라고 단호하게 말했다.은지환은 감히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화가 나서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할아버지, 알겠습니다."은 회장은 차갑게 말했다. "시후는 한 시간 후에 도착할 거다. 그러니 미리 준비하고 직접 데리러 가야 해!""제가요?" 은지환이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 "내가 데리러 가야 한다고요?""당연이다!" 은 회장이 말했다. "시후는 전화로 먼저 Koreana 그룹에 가서 지내겠다고 했지만 이렇게 오랫동안 집을 떠나 있다가 마침내 돌아왔는데 당연히 오자마자 그룹으로 와야지. 어떻게 거기로 갈 수 있겠어? 그러니 시후를 데리고 조언도 해주고 여기로 데려와!"은지환은 시후를 데려오라는 말을 듣고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는 자신이 LCS 그룹의 장손이라고
은 회장이 시후를 데리러 오라고 하는 말을 듣고 은호진은 꺼려졌다. 그러나 그가 원하지 않다고 해도 할아버지의 말을 거역할 수는 없었다. 심지어 그의 사촌 형 은지환도 타협했는데, 어떻게 감히 자신이 계속 저항할 수 있겠는가? 그래서 그는 솔직하게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이때 직원이 달려와서 말했다. "회장님, 도련님, 헬레나 공주님이 오셨습니다.”은지환은 헬레나가 온다는 소식을 듣고 우울했던 표정이 약간 누그러졌다. 헬레나는 은지환의 약혼자이자, 노르웨이 왕실의 공주로 헬레나 일리아드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었다. LCS 그룹과 일리아드 왕실은 결혼에 대한 합의를 하기는 했지만, 아직 두 사람은 공식적으로 약혼한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파파라치와 언론의 비난에 대한 두려움으로 LCS 그룹은 헬레나가 그룹 별장에 묵도록 하지 않았다. 헬레나는 한국에 온 뒤 버킹엄 호텔에서 지내고 있었지만, 낮에는 LCS 그룹을 자주 방문했고 때로는 은지환과 함께 안성으로 여행을 가기도 했다.은지환은 헬레나를 매우 좋아했다. 헬레나는 노르웨이 왕실 공주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기에 그에게 많은 자신감을 불어넣어주었기 때문이다. 헬레나는 뛰어난 외모, 분위기를 갖추고 있는 미인이었다.그 때, 품위 있는 드레스를 입고, 긴 금발 머리를 어깨 위로 늘어뜨린 키 큰 백인 여성이 들어왔다. 그녀의 피부는 눈보다 하얗고 수정 같은 광채를 띄고 있으며, 그녀의 큰 눈은 푸른 바다처럼 깊고 감동적이었다. 그리고 그녀의 오뚝한 코와 얇고 붉은 입술은 마치 정교한 조각품과 같았다. 이러한 뛰어난 미모의 여성은 전세계를 통틀어 손꼽을 것이었다. 그녀의 등장은 LCS 그룹 가족들이 모여 있던 거실 전체를 한순간에 훨씬 더 밝아지게 만들었다.헬레나는 은지환보다 5살 어리며, 올해 겨우 26살이었다. 북유럽 왕족의 장녀로 원래 왕위 계승자 중 첫 번째였지만, 어떤 이유로 그녀는 왕족의 자격을 박탈당해 은지환과 결혼하게 되었다. 만약 그녀가 여전히 왕위 계승자라면, 북유럽 왕실에서는 그
헬레나는 약간 놀라 재빠르게 말했습니다. "음... 왜죠? 이건 너무.. 원래 이유 없이는 보상이 주어지지 않는 것 아닌가요..? 저는.. 아무것도 한 것이 없습니다.” 은충환은 웃으며 말했다. "왜 이유 없이 보상은 없다는 말을 하는 거야..? 원래 숙소도 예약을 하고 날짜를 변경할 경우에는 비용을 내야 하지 않나? 그러니 앞으로 가족이 될 자네에게 나도 할아버지로서 비용을 지불할 뿐만 아니라 우리 집안에서도 그 비용을 지불할 거야. 우리가 조금 약혼을 서두르자고 했으니까..”헬레나는 살짝 놀라며 진지하게 말했다. "비록 기분을 상하게 하려는 의도는 아니지만.. 이건 제가 쉽게 이해할 수 없습니다..." 헬레나는 서둘러 이렇게 설명했다. "유럽에서는 대학에 진학한 후 대부분의 젊은이들이 기본적으로 가족에게 돈을 요구하지 않아요. 저와 제 친구들 중 대부분은 모두 장학금과 학자금 대출에 의존하여 대학에 갑니다. 저도 마찬가지고요. 그리고 저는 평소에 가족들에게 연락을 잘 안 하니 그 비용은 안 주셔도 됩니다.”옆에 있던 은지환은 당황한 표정으로 서둘러 헬레나의 손을 부드럽게 잡고 말했다. "자기, 우리가 어떻게 그 비용을 없던 일로 할 수 있겠어요?”헬레나의 아름다운 눈썹은 은지환이 그녀의 손을 만지는 순간 무의식적으로 약간 주름이 잡혔다. 헬레나는 즉시 은지환에게서 손을 빼냈다. 그녀는 은지환에 대해 감정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저 집안의 반대에 저항할 수 없었기 때문에 결혼을 받아들여야 했던 것뿐이었다. 그리고 그녀는 속으로 자신만의 마지막 투쟁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 것은 바로 공식적으로 은지환과 결혼하지 않는 한, 결코 은지환과 직접적인 접촉을 하지 것이라는 것이다. 그녀가 한국에 온 이후로 은지환은 계속해서 그녀와 더 가까워지고 싶어했고, 심지어 여러 번 그녀를 호텔로 데려다 줄 때 그녀의 객실로 들어가고 싶었지만 그녀는 매번 거절했다.은지환은 이러한 헬레나의 태도에 불안한 마음이 생겼지만 감히 그것을 너무 강하게 내비치지는
은지환이 갑자기 그녀를 어디론가 데려가고 싶다는 말을 듣자 헬레나는 당황한 표정으로 은지환을 바라보며 깜짝 놀랐다. "어디로 가나요? 무슨 일이 있는 건가요?”은지환은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아, 그게.. 해외에서 20년 동안 생활한 사촌이 있는데.. 오늘 처음으로 한국에 들어온다고 해서요. 호진이와 내가 그를 마중 나갈 예정이예요. 당신은 그의 미래의 형수가 될 테니, 별 일 없으면 나와 함께 사촌을 데리러 가면 좋을 것 같아서요.” 이 말을 들은 헬레나는 망설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래요. 같이 가야죠.”은충환은 행복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 그렇다면 셋이 함께 가도록 해라." 그렇게 말한 후 그는 박상철 집사에게 말했다. "박 집사, 서둘러 차량을 준비하게.""알겠습니다 회장님." 박상철 집사는 이에 동의하고 재빨리 별장을 떠나 출발 준비를 위해 차량을 모으기 시작했다.은지환은 은충환에게 말했다. "할아버지, 그럼 저는 나가서 기다리겠습니다.”"그래 알겠다!" 은충환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기억해라. 꼭 시후를 다시 데려와야 한다!"은지환은 서둘러 말했다. "알겠습니다 할아버지.” 그렇게 말한 후 그는 은호진에게 윙크를 하며 헬레나에게 말했다. "그럼 자기, 가요."헬레나가 갑자기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미안해요.. 그런데 오늘 이렇게 공개석상에 가게 될 줄은 몰라서.. 화장이 좀 가벼웠어요.. 그런데 이렇게 가면 안 어울릴 것 같은데.. 화장을 좀 고쳐야겠어요. 잠시 화장실을 빌려야 할 것 같은데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은지환은 매우 신사적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요. 문 앞에서 기다리죠. 시간은 많으니 걱정하지 마요."헬레나는 살짝 고개를 끄덕이고 혼자 화장실로 향했다.헬레나가 보이지 않을 때, 은호진이 목소리를 낮추고 은지환에게 물었다. "형, 그런데 노르웨이 왕실이 그렇게 특별해? 외부에 갈 때 화장법에 대한 특별한 요구 사항이 있는 거야?"은지환은 가볍게
은지환은 고개를 끄덕이고 은호진과 이야기를 나누며 별장을 나와 마당 앞에 서서 차량이 모이기를 기다렸다. 시후를 마중 나갈 생각을 하자 은지환은 어금니를 악물며 말했다. "이 은시후는 정말 위엄이 넘치네! 하 참! 20년 동안 코빼기도 안 보이던 놈이 돌아온다고 하니 내가 직접 데리러 가야 해? 이런 쓰레기 같은 상황이 어딨어! 감히 내가 데리러 갈 자격이 있겠어?"은호진이 황급히 맞장구 쳤다. "맞아 형, 나도 정말 이해가 안 돼. 할아버지가 늙어서 이제 정신이 좀 혼미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왜 은시후에게 그렇게 많은 관심을 기울이시는 거지? 길거리에서 자란 놈을 말이야. 그런 인간이 재벌가에서 살아남는 것은 불가능 할 텐데. 우리 LCS 그룹에서 해외 대학도 졸업하지 않은 친척을 데려왔다는 걸 외부 세계가 안다면 아마도 엄청나게 비웃을 걸?” 그리고 은호진은 매우 화를 내며 말했다. "게다가 할아버지는 이전에 이미 은시후에게 엠그란드 그룹을 주셨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아? 사실 생각이 있었다면 엠그란드를 받고 나서 꺼지던가! 아니면 최소한 문제는 일으키지 말아야 하는 거 아니냐고!”은지환은 차갑게 말했다. "나에게 엠그란드 그룹에 대해 언급하지 마. 엠그란드 그룹을 생각하면 진짜 열 받아 죽을 것 같으니까!" 은지환은 이를 악물었다. "엠그란드 그룹이 얼마나 가치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시장 가치가 당시 적어도 2000억은 넘었어! LCS 그룹의 자산 규모로 보면 엠그란드 그룹은 엄청난 규모를 차지하고 있다고! 그런데 우리들은 그룹 내에서 중간관리직만 맡을 수 있어서 급여와 배당금은 많아도 1년에 각자 받을 수 있는 돈이 수억 원 밖에 안 돼. 그런데 할아버지는 우리에게 그런 가치가 있는 많은 돈을 자유롭게 사용하라고 하신 적이 단 한 번도 없어! 그런데 왜 은시후에게는 엠그란드 그룹을 통째로 주냐고!? 이건 너무 불공평해!"은호진은 이 일을 생각하며 화를 내기 시작했다. "올해 설날에 그룹이 연말 배당금을 받았는데, 나는 1억도 못 받았어
"좋아!" 은지환은 고개를 끄덕이며 만족스럽게 말했다. "앞으로는 나도 너에게 더 잘해 줄게!”은호진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그에게 물었다. "그건 그렇고, 형.. 형은 이미 은시후를 데리러 간다고 해서 체면을 잃었는데, 왜 형수에게도 같이 가자고 하는 거야? 형수는 북유럽 왕실의 공주인데 은시후 그 사생아를 데리러 가는 건 너무 과하지 않아?”은지환은 비웃으며 말했다. "나는 은시후가 헬레나를 보고 그와 나와 사이의 격차를 이해하게 해주려고 한 거야! 물론 고은서도 대단하기는 하지만 외모와 분위기로 보면 헬레나보다 훨씬 못하니까!”"그건 당연하지!" 은호진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하아.. 말할 것도 없어! 형수의 몸매는 고은서를 압도할 정도야. 솔직히 말해서 유럽 여성들은 아시아 여성들에 비하면 정말 우월하지. 키는 말할 것도 없고 다리가 길어. 형수는 정말 그냥 황금 비율을 가지셨어!” 은호진은 부러운 눈으로 은지환을 바라보며 진지하게 말했다. "형.. 앞으로는 행운만이 형을 따를 거야..."은지환은 은호진이 헬레나를 칭찬하자 매우 기뻤다. 사실 대부분의 남자들은 허영심이 많았다. 사촌 동생 은호진이 자신의 약혼자를 칭찬하는 것을 보고, 은지환은 마음속으로 성취감을 느꼈다. 은지환의 마음 속에 헬레나는 그야말로 세계 최고였다. 은지환처럼 셀 수 없이 많은 여자를 거느린 최고 재벌 2세라도 헬레나를 처음 보면 즉시 양손을 들고 항복하고 완전히 반하게 될 것이었다. 바로 이 때문에 은지환은 헬레나를 데리고 시후를 데리러 갈 생각을 했던 것이다. 그래야만 시후가 도착하자마자 자신과의 격차를 깨닫게 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박상철 집사는 여러 대의 롤스로이스로 구성된 차량 행렬을 조직했다. 그 중에는 맞춤형 컨시어지 세단도 있었다. 이 신형 세단은 롤스로이스가 LCS 그룹을 위해 특별히 맞춤 제작한 것으로, 길이가 거의 10미터에 달했다. 그리고 내부 공간에는 아주 긴 소파와 클럽 못지않은 최고급 스피커, 그리고 와인 테이스팅을 위
중소단이 제이크 한의 입안에 들어간 순간, 시후는 그의 몸이 짙은 영기로 감싸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곧이어 이 영기는 제이크 한의 몸을 재구성하기 시작했다. 제이크 한은 특수 냉동복을 입고 있어서 외부에서는 그의 신체 변화가 보이지 않았지만, 시후는 그의 만신창이가 된 몸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재구성되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었다.일단 가장 먼저 회복된 장기는 심장이었는데, 거의 산산조각 난 그 심장은 이미 완전히 건강한 상태로 복원되었으며, 바로 다시 뛰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의 혈관에는 이미 혈액이 없었고 대신 극저온 보호액이 채워져 있었다. 하지만 중소단의 효과로 그의 조혈 기관들은 하나씩 단계적으로 회복되었고, 곧 대량의 신선한 혈액이 끊임없이 생성되기 시작했다. 따라서 원래 그의 혈관을 채우고 있던 보호액들은 새로운 혈액의 압력으로 인해 자연히 체외로 밀려났다.이후 그의 체온은 점차 본래의 온도로 돌아왔고, 전신의 외부 상처들 또한 가장 빠른 속도로 치유되기 시작했다. 다른 이들은 제이크 한의 변화를 잘 느끼지 못하고 그저 그의 피부색이 창백함에서 약간 혈색을 띄기 시작했다는 정도만 인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시후는 제이크 한의 모든 변화를 똑똑히 보고 있었고, 속으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 ‘중소단은 역시 재구성하는 약효가 뛰어나다는 말이 맞군... 마치 높은 곳에서 떨어져 산산조각 난 유리컵을, 단순히 조각들을 다시 붙이는 게 아니라, 흠집 하나 없이 완벽히 복원하는 것과 같아... 부서진 부분은 고쳐주고, 잃어버린 부분은 새로 자라나게 하니, 이 약은 정말 무지막지한 효능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이때 제이크 한의 신체 장기, 사지, 심지어 혈액까지... 그의 몸은 이미 완전히 건강했던 시절의 상태로 회복되었고, 혈액이 충분히 보충되며 그의 심장 박동도 점점 강해졌다. 동시에 그는 점차 자발적인 호흡 기능도 되찾기 시작했다. 이제 다른 사람들도 눈으로 그의 가슴이 들썩이는 것을 볼 수 있었다.배유현은
이들 작업자 중 그 누구도 지금 자신들이 이렇게 단순하고 거친 방식으로 제이크 한을 해동시켜야 할 것임을 예상하지 못했다.제이크 한은 섭씨 영하 200도의 거대한 얼음 덩어리나 마찬가지였기에, 온수에 들어간 그 순간 수조 안의 물 온도는 급격히 떨어졌다. 작업자들은 다급히 순환 펌프를 가동시켜 가열 장치를 통해 물을 계속 데우며 수조 안의 온도를 섭씨 40도로 유지하려 애썼다.하지만 이처럼 무리한 해동 방식은 곧바로 큰 문제점이 드러나고 말았다. 제이크 한의 피부가 해동되기 시작하자마자 피가 배어 나오기 시작했는데, 마치 갓 해동된 소고기 덩어리와 마찬가지로 세포 내 액체가 파열로 인해 흘러나오며 혈액과 체액, 세포액이 섞인 핏물이 밖으로 배어 나오고 있었던 것이다.책임자는 얼굴을 감싸며 놀라 외쳤다. “회장님... 이건... 이건 사실상 되돌릴 수 없는 손상입니다...”배유현 역시 그 끔찍한 광경에 놀라긴 했지만, 그래도 침착하게 말했다. “됐어요, 이제부터는 여러분이 할 일이 아닙니다. 다들 물러가 주세요.”사람들은 서로 눈치를 보다가, 결국 책임자가 앞장서 마음을 다잡고 말했다. “회장님, 그럼 저희는 먼저 나가 있겠습니다. 혹시 필요하시면 언제든 연락 주십시오.”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하나둘씩 현장을 떠나는 작업자들을 지켜보았다. 그녀는 곧 시후를 부르러 가려 했지만, 뜻밖에도 시후는 이미 휴게실에서 나와 있었다. 배유현은 피 섞인 물속에 담긴 제이크 한을 바라보며 긴장한 듯 말했다. “은 선생님... 제이크 한 경감의 상태가 좀 안 좋아 보입니다...”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신경 쓰지 마요. 뇌만 멀쩡하면 되거든요.” 시후가 이렇게 무리한 방식으로 따뜻한 물에 바로 담가 제이크 한을 해동하라고 한 이유는 바로 중대한 비밀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 비밀은 바로 중소단의 무차별적인 회복 능력이었다. 중소단에 있어서 인체의 모든 장기와 조직 중에서 회복할 수 없는 것은 뇌와 뇌에 저장된 기억들 뿐이었다. 그러나 제이크
시후는 제이크 한의 성격과 업무 스타일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니 제이크 한이 만약 다시 깨어나고, 예전의 기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면, 반드시 자신이 혼수상태에 빠지기 전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 전후 사정을 끝까지 파헤치려 들 것이 분명하다. 예컨대, 도대체 누가 페이셔스 그룹의 악질 사이코 배호영을 죽였는지, 또 누가 Samson 그룹 일가를 몰살시키려 했는지, 이 모든 진상을 기어이 밝혀내려 할 것이다.그래서 시후는 오히려 이 기회를 이용해, 제이크 한과 진심으로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눌 생각을 했다. 자신이 누구인지, 또한 배호영을 죽인 사람은 바로 자신이며, 그는 물론 Samson 그룹 전체를 구한 사람도 자신임을 정확히 알릴 계획이었다. 그리고 만약 제이크 한이 이 은혜를 알고 처신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앞으로 시후에게는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고, 반대로 이 은혜에 대해 감사할 줄 모르고, 물고 늘어지기만 한다면 제이크 한의 기억을 완전히 지워버리고, 그를 기절시켜 뉴욕 길바닥 어딘가에 버려버리면 그만일 것이었다. 그렇다면 적어도 그의 목숨은 살려준 셈이기 때문이다.이렇게 결정한 시후는 배유현에게 지시했다. “배유현 씨, 7번 냉동 캡슐에서 액체질소를 모두 빼고, 제이크 한을 따뜻한 물에 담가서 해동시키도록 하십시오. 그 다음은 내가 알아서 처리하도록 하죠.”“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배유현은 시후가 어떤 방법으로 그를 살리려고 하는지는 정확히 알 수는 없었지만, 그에 대한 맹목적인 신뢰와 존경이 있었기에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은 선생님, 보안을 위해, 먼저 함께 온 분들과 옆방에서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해동 작업이 끝나는 대로 다시 모시러 가겠습니다.”시후도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자신이 제이크 한을 되살린다는 사실은 아는 사람이 적을수록 좋을 것이기 때문이다. 시후의 동행인들은 절대적으로 신뢰할 수 있지만, 작업에 투입되는 일반 직원들은 아무래도 보안상 신뢰성을 보장하기
시후는 배유현의 안내를 받아 엘리베이터를 타고 건물 1층으로 내려온 뒤, 1층의 센터를 지나 특수 엘리베이터로 갈아타고 지하 5층의 냉동센터로 향했다.이 냉동센터는 본래 배원중이 자신의 시신을 보존하기 위해 마련한 장소로, 사용 연한은 무려 300년으로 설계되었으며, 그 보안 수준은 마치 대통령이 세계 종말 대비 계획에 포함된 방어 시설에 버금갈 정도였다. 비록 지하 5층이라 하지만, 실제 깊이는 거의 지하 100미터에 달했고, 전략적 물자도 완비되어 있었기 때문에 설령 미국 본토가 핵공격을 받더라도 무사할 수 있는 수준이었기 때문이다.이 냉동센터는 설계상 최대 100구의 시신을 보관할 수 있었지만, 현재 이곳에 진짜로 냉동된 인물은 실험용 시신들을 제외하면 단 한 명, 바로 제이크 한 뿐이었다.시후는 냉동센터에 들어서자마자, 마치 SF 영화 속 한 장면 같은 광경에 압도되고 말았다. 이 공간 전체는 곳곳에 각종 장비들이 자리 잡고 있었고, 공기·산소·액체질소 등을 전달하는 굵은 배관들이 거미줄처럼 가득히 얽혀 있었다.그 중에서도 가장 압도적인 시각적 충격은, 질서 정연하게 늘어서 있는 수십 개의 거대한 스테인리스 탱크들이라고 할 것이다. 이 탱크는 하나하나가 최소 4~5미터는 되어 보였고, 아래에서 위로 올려다보면 인간이 한없이 왜소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이 거대한 탱크들은 바로 인간을 냉동 보존하기 위한 냉동 캡슐이었다.비밀을 유지하기 위해, 배유현은 이미 이곳의 모든 연구원과 직원들을 철수시킨 상태였기에, 지금 이 공간에는 시후와 시후의 동행자들 외엔 아무도 없었다. 지극히 한적한 분위기와 더불어, 이곳이 본래 초저온 시체 보관소이기에 더욱 섬뜩한 느낌을 주는 것 같았다.이때, 배유현은 시후의 곁에서 설명했다. “은 선생님, 현재 인체 냉동 기술 기준으로는 사람이 사망한 뒤 약 50시간에 걸쳐 서서히 온도를 낮추며 냉각을 진행하고, 그 후에 냉동 캡슐에 넣어야 세포가 급속 냉각 중 얼음 결정이 생겨 손상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시후의 말을 들은 스미스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는 미국 FDA의 수장이며, 미국 사회에서도 명실상부한 상류층이자 최고 수준의 엘리트 집단에 속해 있는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그에게, 시후는 너무나도 가볍게 현재 직책을 버리고 어렵게 이룬 모든 것들을 내려놓으라고 말하고 있었다. 이건 스미스에게 있어 상상도 못 했던 일이었다.그가 한동안 멍하니 넋을 놓고 있자, 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그냥 내 개인적인 조언일 뿐입니다. 천천히 고민해 보세요. 저는 볼일이 있어서 이만 가보겠습니다.” 그 말을 마친 뒤 그는 곁에 있던 배유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배유현 씨, 갑시다.”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공손하게 손짓했다. “은 선생님, 그럼 이쪽으로 가시죠.”스미스는 눈앞에서 시후와 배유현이 엘리베이터에 타고, 문이 천천히 닫히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는 여전히 무릎을 꿇은 채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곁에 있던 동료가 다가와 스미스를 부축하려 했지만, 그는 손을 저으며 거절했다. 그러고는 무언가 결심한 듯, 휴대폰을 꺼내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 즉 자신의 직속 상관에게 전화를 걸었다.미국 행정부 구조상, FDA는 보건복지부의 산하 기관이며 FDA의 인사권은 보건복지부가 갖고 있었다.전화를 받자 보건복지부 장관이 말했다. “어이, 스미스? 무슨 일인가?”그러자 스미스는 진지하게 말했다. “장관님, 제가 정중하게 사직 의사를 전하려 연락 드렸습니다. 앞으로 저는 FDA의 어떤 업무도 맡지 않겠습니다.”장관은 매우 놀라며 되물었다. “스미스, 도대체 무슨 일이야? 내 기억이 맞다면, 대학 시절부터 자네는 FDA를 이끄는 게 꿈이라고 했잖아. 그런데 이제 막 2년 정도 일했는데 벌써 그만두겠다고?”스미스는 단호히 말했다. “그렇습니다. 이미 결심했습니다. FDA 직책을 내려놓고, 지미를 데리고 한국으로 갈 겁니다.”“한국으로?” 장관이 급히 물었다. “혹시 지미를 데리고 구현제약을 찾아가려는 건가?”스미스는 잠시 망설이
게다가 구현재조환은 이미 구현제약에 큰 명성을 가져다 주었다. 그렇기에 이런 상황에서 구현재조환의 임무는 성공적으로 완수된 셈이었다.스미스는 시후의 말을 듣자 눈물이 왈칵 쏟아졌고, 울먹이며 말했다. “은 선생님... 제가 듣기로는 구현제약이 현재 한국 내에서 가정 형편이 어려운 말기 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무료 집중 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제발 제 아들에게도 그 기회를 한 번만 주십시오... 제 아들 지미는 너무 불쌍한 아이입니다... 저는 그 아이가 더 이상 암의 고통을 견디는 모습을 볼 수가 없습니다...”그러자 시후는 엄정한 표정으로 말했다. “당신도 말했듯이, 구현제약의 무료 치료 프로그램은 가정 형편이 어려운 말기 암 환자를 대상으로 합니다. 가장 중요한 조건이 바로 '경제적 어려움'이죠. 그런데 당신과 당신 아들은 그 기준에 전혀 부합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이 활동은 엄밀히 말해 한국 내에 있는 국내 환자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고요. 따라서 한국 내에도 이 혜택을 기다리는 환자들이 수없이 많습니다. 그런데 제가 어떻게 기준에 전혀 맞지 않는 외국인에게 이런 소중한 기회를 줄 수 있겠습니까? 그러니 미안하지만, 현재 저는 도와드릴 방법이 없습니다.”스미스는 울면서 말했다. “은 선생님... 하지만 도와주지 않으신다면, 제 아들은 곧 죽게 될 겁니다... 겨우 12살짜리 아이가 암에 목숨을 잃는 걸 그냥 지켜보실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진지하게 말했다. “죽음이라는 것에 대해 한 번 논하자면, 매일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병으로 세상을 떠납니다. 그 중에는 당신 아들과 비슷한 나이거나, 혹은 더 어린 아이들도 많죠. 하지만 우리는 세상의 모든 사람을 치료해줄 수도 없고, 그럴 능력도 없습니다. 그러니 스미스 씨, 이런 감성팔이식 압박은 저에게는 전혀 통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호소를 하기 전에 한 번 생각해 보시죠, 왜 미국에 있는 화이자나 노바티스 같은 글로벌 제약사들에는 그런 질문을 하지 않는
예를 들어, J.K. 롤링이 쓴 해리포터라는 소설을 생각해보자. 이러한 소설이 아무리 돈을 잘 벌어들일 수 있다고 하더라도 미국이나 중국과 같은 강대국들에게는 전략적인 가치는 가져다 줄 수 없을 것이다. 이 때문에, 백악관이나 중국 정부는 이러한 책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 것이고, 저작권을 침해하는 일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다른 국가나 기업들이 전략적 가치가 있는 특허를 발견하게 된다면, 그들은 가장 먼저 그 기술을 손에 넣을 방법을 궁리하기 시작한다.구현재조환의 놀라운 점은, 환자가 어떤 종류의 암을 앓고 있든, 어떤 병에 걸려 있는지도 상관없이 심지어 온몸에 질병이 전이가 되어 장기 기능이 망가지고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암 말기 환자라 할지라도, 이 약을 먹기만 하면 즉각 눈에 띄는 호전을 보인다는 것이었다!그렇기 때문에 이 약을 단순히 돈벌이용으로 쓴다면, 전 세계에서 엄청난 돈을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다.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암에 걸리기만 하면 자신의 전 재산을 다 털어서라도 구현제약에 갖다 바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약을 전략 자산으로 본다면, 단지 돈을 벌 수 있는 차원을 넘어, 다른 나라를 상대로 협상 카드로 쓸 수도 있고, 더 많은 양보를 이끌어낼 수 있는 협박 수단이 될 수도 있다.그래서 백악관이 처음 한 생각은 바로 이렇게 좋은 것은 반드시 손에 넣어야 한다는 것이었다.스미스는 시후의 불쾌한 표정을 보고는, 울먹이며 말했다. “은 선생님... 이 일은 이미 제 능력 밖입니다... 저는 어디까지나 FDA 책임자로서, 약물 승인과 감독만을 맡고 있지 군이나 CIA가 요원을 파견하는 것의 여부까지는 제가 관여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니까요...” 그러면서 스미스는 애절한 눈빛으로 시후를 바라보며 간청했다. “은 선생님, 저는 지금 단지 암에 걸린 제 아들의 아버지로서 부탁드리는 겁니다. 제발... 제 아들이 살 수 있도록 구현재조환을 조금만 더 팔아 주십시오...”시후는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미안하지만, 당신에게
제임스 스미스는 시후를 보자 몹시 놀랐지만, 동시에 절망 속에서 생명의 끈을 붙잡은 사람처럼 기뻐하며 감격했다.시후는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물었다. “스미스 씨, 당신이 여기에 왜 있는 겁니까?”스미스는 무의식적으로 공손히 대답했다. “은 선생님, 저는 FDA에서 진행 중인 몇 가지 임상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그 프로젝트가 현재 페이셔스 그룹의 의료과학기술센터와 협력하고 있어서 오늘 일부 정기 업무 차 이곳을 방문했습니다...” 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스미스는 무릎을 꿇으며 바닥에 엎드렸고, 눈물을 멈추지 못한 채 말했다.“은 선생님... 지금까지 정말 당신을 간절하게 다시 뵙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기회가 없었어요. 한국에도 여러 번 찾아갔지만, 구현제약 쪽 사람들도, 저 뒤에 계신 이화룡 씨도 저를 은시후 씨와 연결해주지 않았거든요... 심지어 이화룡 씨는 몇 번이나 소개비를 받고도, 계속 차일피일 만남을 미루기만 하고 전혀 도와주지 않았습니다...”시후 뒤편에 서 있던 이화룡은 입꼬리를 올리며 비웃으며 말했다. “이 양키야, 네놈이 은 선생님을 만나고 싶어 한 건, 속셈이 뻔했잖아. 내가 모를 줄 아나? 네 놈들의 목적은 구현재조환을 사들여서 미국에 가져간 뒤 역설계 하려는 것이었잖아! 내가 분명히 말해두지만, 네놈들이 준 소개비? 난 한 푼도 안 돌려줄 거다! 할 수 있으면 고소해봐!”스미스는 이 말을 듣고 깜짝 놀라, 그제야 이화룡이 바로 시후의 사람이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래서 그는 허둥지둥 시후에게 해명하기 시작했다. “은 선생님... 저는 절대 구현재조환을 역설계 하려는 게 아닙니다. 저는 FDA 책임자로서, 진심으로 구현재조환을 미국 시장에 도입하고 싶었을 뿐입니다...” 그러고는 다시 말을 이었다. “그리고... 제 아들의 병도 있지 않습니까. 예전에 겨우 상자를 얻었기는 했지만, 그마저도 백악관의 임원들에게 거의 다 빼앗기다시피 했습니다. 결국 정말 제 아들을 위해 쓸 수 있었던 구현재조환은 극히 소량이었어요. 그
“네 알겠습니다.” 시후가 말했다. “그럼 이따 뵙죠.”“네, 은 선생님. 이따 뵙겠습니다.”15분 후, 배유현이 탄 헬리콥터가 버킹엄 호텔 옥상에 착륙했다. 시후는 소이연, 안세진, 이화룡과 함께 헬기에 올랐다.30분 후, 헬리콥터는 뉴욕 교외의 외진 지역에 위치한 한 건물 상공에 도착했다. 이곳은 바로 페이셔스 그룹의 의료과학 기술센터였다. 이 건물은 반경 2km 내에 유일하게 존재하는 건물로, 25층 규모에 보안도 매우 철저했다.헬기에서 내리자, 배유현이 앞장서며 길을 안내했고, 걸어가며 시후에게 설명했다. “은 선생님, 이곳은 예전에 할아버지께서 자금을 투자해 만든 의료과학 기술센터입니다. 주요 목적은 고급 치료기술과 신약 개발을 위한 연구와 실험이에요. 현재는 암 분야에서 가장 선진적인 양성자 치료 시스템, 세포 면역요법 등을 포함한 치료 기술들이 모두 갖춰져 있으며, 전 세계에서도 최고 수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 문득 뭔가 떠오른 듯 말했다. “아, 참! 은 선생님, 혹시 메이오 클리닉에 대해 들어 보신 적 있나요? 세계 최고의 암 전문 병원으로 불리는 곳이죠.”시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들어봤죠. 메이오는 전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으니 모르는 사람이 드물 겁니다.”그러자 배유현이 미소 지으며 말했다. “이곳의 암 진료팀의 구성원 중 60% 이상이 메이오에서 온 인재들이에요. 메이오의 최고 전문가들이 이곳에서 함께 근무하고 있고, 심지어 일부 최첨단 연구 분야에서는 우리가 메이오보다 앞서 있는 부분도 있어요. 왜냐하면 메이오는 수익성을 고려해야 하지만, 우리는 그럴 필요가 없으니까요.”이어 배유현은 이렇게 덧붙였다. “게다가 이곳에는 미국 내 최고의 장기 이식 센터, 최고의 암 진단 및 치료팀, 최정상 급의 심뇌혈관 및 노화방지 분야의 연구팀도 있어요. 그리고 우리의 냉동센터는 지하 5층에 위치하고 있는데, 최대 300년 동안 운영 가능한 구조로 설계되었죠. 할아버지께서는 생전에, 세상을 떠나면 곧장 이곳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