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아.. LCS 그룹은 호그비츠 가문보다 적어도 영향력이 수십 배는 강할 텐데 말이야..!’ 이것을 생각하면서 윌터는 자신이 얼마나 한심하고 우스꽝스러운 짓을 한 것인지 진정으로 깨달았다. 한국에 도착했을 때 안세진에게 밉보이지 않기만 한다면, 자신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LCS 그룹의 도련님의 눈 밖에 날 줄이야..! 그래서 그는 계속해서 눈물을 흘렸다. "은 선생님, 제가 눈이 멀어 당신을 화나게 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태리 부회장이 당신의 친구인지 몰랐어요..! 만약에 알았다면 저를 때려죽여도 이런 일을 저지르지는 않았을 겁니다..! 그리고 어떠한 다른 마음도 품지 않았을 테고요..!”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그에게 물었다. "그럼.. 혹시 엠그란드 그룹이 내가 관리하는 산업이라는 것을 알고는 계셨어요..?”"예에..?!" 윌터는 두 눈을 크게 뜨고 소리쳤다. "그것... 그... 그건 정말 몰랐습니다.. 은 선생님... 제가 그걸 알고 있었다면 감히 엠그랜드 그룹의 권한을 넘볼 생각도 하지 않았을 겁니다..”윌터는 한국에 오기 전에 그는 엠그란드 그룹의 배경을 구체적으로 찾아보았다. 그러나 이 엠그란드 그룹은 LCS 그룹이 시후에게 선물로 준 회사였기 때문에 LCS 그룹의 자산에 포함되지 않았다..! 따라서 윌터는 엠그란드 그룹에 대한 배경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몇 번이고 확인을 했지만 그저 지방에 근거지를 두고 있는 부동산 회사인 줄만 알았던 것이다. 또한 그는 하루라도 빨리 한국에서 기반을 잡아 수익을 내고 싶었기에 이태리가 엠그란드 그룹의 부회장직을 맡고 있다는 것을 알고 그녀를 손에 넣을 생각을 했다. 그는 이태리가 자신이 쉽게 통제할 수 있을 것이고, 그녀를 돈으로 소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상황이 자신의 계획대로 흘러 간다면, 엠그란드 그룹을 합병하여 자신의 힘을 빠르게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합병하고자 한 회사가 LCS 그룹의 도련님의 재산일 줄은
절망에 빠진 윌터는 안세진의 부하들에 의해 병원 밖으로 끌려 나갔다..! 윌터가 떠난 후, 안세진의 부하들은 그에 대한 모든 CCTV 영상을 찾아 완전히 삭제해버렸고, 그 결과 한국 내의 어느 누구도 그의 데이터를 찾을 수 없으며 그의 활동 내역을 찾는 것도 불가능하게 되었다..!시간이 지나면 윌터의 가족들은 그가 실종된 사실을 알게 될 것이고, 그를 찾기 위해 한국에 들어올 것이다. 그리고 윌터가 실종된 것을 알아차릴 것이다.떠나기 전에 시후는 안세진에게 윌터가 가장 좋아하는 ‘이염화수은’을 직접 주입할 전문가를 준비해 달라고 요청했다. 윌터가 이태리의 아버지처럼 아프게 된다면, 그는 즉시 투석 장치를 연결하게 될 것이다. 이것이 바로 ‘눈에는 눈, 이에는 이’와 같이 대하는 자세였다. 극도로 타락한 악마와 같은 인간의 경우, 오로지 이와 같은 방법만이 진정한 처벌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이태리는 곁에서 시후가 윌터의 운명을 결정하는 것을 지켜보며 무한한 감동을 받았다. 지금껏 그녀는 아버지의 발병에서 병의 악화, 그리고 혼수상태가 되어가는 일련의 모든 과정을 목격했다. 그녀는 아버지가 겪었던 고통을 분명히 기억하고 있었다. 따라서 이 모든 것이 윌터가 계획한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후 그녀는 자연스럽게 윌터를 뼛속 깊이 혐오하게 되었다..! 윌터가 방금 체포되어 선고를 받고 투옥되기만 한다면, 그녀는 윌터가 저지른 일에 비해서 그가 받는 벌이 너무나도 약하다고 느꼈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시후가 이 문제를 처리하는 방법을 보고 자신이었다면 감히 이러한 방법을 생각하지도 못했을 것이며 능력도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므로 시후에 대한 존경과 감사는 그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수준으로 높아졌다..! 그래서 안세진이 사람들을 병동 밖으로 내보낸 뒤, 이태리는 문을 닫고 돌아서자마자 시후 앞에 무릎을 꿇고 흐느꼈다. “도련님, 정말 감사드립니다..! 도련님이 아니었다면, 저는 윌터가 이 모든 일의 배후에 있다는 사실을 결코 알지 못했을 것이고
시후는 이때 "어머님, 대부분의 의사들에게 신부전증은 회복이 불가능한 병이지만, 우리 조상들의 치료법 중에서 좋은 처방전이 있었고 이를 따른다면 치료가 그렇게 어렵지 않을 겁니다.”라고 답했다."정말요..?!" 장순옥은 흥분을 참지 못하고 흐느끼며 말했다. "그러면 시후 씨가 제 남편을 좀 구해 줘요...! 이 사람.. 정말 평생 동안 학생들을 가르치고, 교육하고, 좋은 일만 한 사람이에요.. 그러니까 이렇게 끝날 수는 없어요..! 흐으윽..” 그녀는 그렇게 말한 뒤 옆에 있는 이태리의 두 손을 잡으며 말했다. "20년 넘게 우리 태리를 이렇게 키우고.. 이 아이가 웨딩드레스 입고 결혼하는 모습도 아직 보지도 못했어요!! 흐윽.. 그런데 이렇게 가버리면.. 어쩌면 좋아요..? 하늘도 참 무심하시지..!”이때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엄숙하게 말했다. "걱정하지 마세요, 어머님.. 아버님께서 제가 준비한 약을 먹으면 병이 나으실 겁니다.” 그리고 시후는 서둘러 이태리에게 말했다. "태리 씨, 어서 컵을 하나 준비하시고 미지근한 물을 따르신 다음 제가 준 약을 넣어 녹인 다음 아버님께 드리면 됩니다.”이태리는 이 말을 듣고 서둘러 고개를 끄덕이며 무의식적으로 말했다. "알겠습니다.. 회..자..ㅇ..” 자신이 입에서 ‘회장님’이라는 단어를 불쑥 내뱉을 뻔하자, 이태리는 자신의 어머니가 시후의 진짜 정체를 모른다는 것을 깨닫고 서둘러 말을 바꿨다. "알겠어요 시후 씨, 지금 바로 가져 올게요~” 이태리는 말을 마친 후 서둘러 작은 테이블로 가서 전기 포트로 따뜻한 물을 끓인 뒤, 컵을 살짝 채우고 주머니에서 시후가 준 환약을 꺼냈다. 상자를 열자, 그 안에 별 달리 특별해 보이지 않는 동그란 약이 하나 있는 것을 발견했다. 딱히 특별해 보이는 것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상자를 열자 상큼한 약의 향기가 병실 전체를 순식간에 가득 채웠다.이것은 바로 시후가 정제한 치유단이었다.장옥순도 약 냄새를 맡았고, 순간적으로 기운이 좋아지는 것을 느끼며 웃음
이정원에게 물약을 반쯤 먹였을 때, 두 사람은 원래 종이처럼 창백했던 그의 얼굴이 순식간에 조금 장미빛으로 변한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한의학에서는 사람들의 얼굴에서 혈색을 보고 진단을 하기도 하는데, 사람의 기와 혈이 강하면 그의 안색은 장밋빛으로 붉고 밝으며, 기와 혈이 부족하면 안색이 희거나 누렇다고 진단하는 것이다..! 따라서 암 말기 환자들의 대부분은 안색이 창백하고 입술마저 색이 없는 이유는 몸의 기력과 피가 고갈된 지 오래되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정원도 마찬가지였는데, 극도로 심각한 신부전으로 인해 그의 목숨은 거의 끊어질 듯했다. 그는 마치 죽어가는 식물과 같았지만, 시후가 준 약을 투여한 직후 그의 몸은 엄청난 변화를 겪었다..! 이태리와 장순옥의 눈에는 이 장면이 마치 방송국에서 방송되는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만 같았다..!일부 다큐멘터리에서는 겨울이 되면 만물이 쇠퇴한 뒤, 봄에는 땅이 풀리며 새싹이 크는 등 자연의 변화를 목격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고정된 카메라를 사용해 타임 랩스를 촬영하며, 겨울이 시작되는 순간부터 봄이 되어 꽃이 피어나는 과정을 모두 촬영한 뒤 빠른 속도로 재생하여 회복되는 숲의 전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러한 프로그램을 통해 사람들은 단 몇 초 만에 자연 속의 만물이 회복되는 전 과정을 볼 수 있으며, 모두가 자연의 놀라움에 충격을 받기도 한다.지금 이태리와 그녀의 어머니는 그런 기적을 목격하고 있었다..! 이정원은 매우 짧은 기간에 급격한 변화를 겪었다..! 피부가 붉어지고 윤기가 나더니 호흡이 강해졌고, 그의 옆에 달려 있던 소형 모니터를 보니 원래 저혈압이었던 혈압이 단시간에 급격하게 오르기 시작한 것이다!잠시 후 이정원은 천천히 눈을 떴다..! 그 때, 모녀는 감격의 눈물을 터뜨렸다..!이태리는 걱정스럽게 웃고 울면서 물었다. "아빠! 아빠 기분이 좀 어떠세요?"옆에 있던 장순옥도 기쁨의 눈물을 흘리며 남편에게 물었다. "여보, 몸 상태가 좀 좋아진 것 같나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 "상관없어요. 그냥 의사에게 와서 체계적인 검사를 해달라고 부탁하세요."이태리는 서둘러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의사가 약에 관해 물으면 뭐라고 말해야 할까요..? 의사의 눈에는 아버지의 신부전이 거의 돌이킬 수 없는 것처럼 보였을 텐데요..”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상관없을 거예요. 얼마 전에 의사들은 이미 더 큰 의학적 기적을 목격한 뒤로 많은 이야기들을 나눴을 테니까요.”지난 번에 시후의 시아버지인 김상곤이 교통사고를 당해 거의 전신이 마비되어 병원에 입원했는데, 모든 의사들이 그가 남은 평생 동안 침대에만 누워 있을 수밖에 없다고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시후는 환약을 먹여 그를 치료했고 그 자리에서 살려내고 바로 두 발로 걸을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당시에 이것은 의학적 기적이라고 여겨졌다. 하지만, 시후는 그 때 최제천을 데려왔기 때문에 자신에게 질문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따라서 아무도 이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던 것이다. 이 때문에 최제천은 고바야시 이치로와 갈등을 겪기도 했는데, 당시 고바야시 이치로가 원했던 것은 바로 시후가 만든 이 환약이었다. 곧 장옥순은 야간 근무 중인 김 과장에게 달려갔다.김 과장이 장옥순의 말에 의해 병실 문에 들어서자마자, 장밋빛 안색으로 병원 침대에 깨어 있는 자신의 환자를 발견하고는 충격을 받아 어안이 벙벙해졌다."어.. 이 교수님..?! 어떻게.. 어찌 일어나셨습니까??!” 그러자 이정원은 웃으며 말했다. "내 딸의 친구가 마법의 약을 줬어요~ 그 약을 먹고 났더니 기분이 너무 좋고 몸이 날아갈 것처럼 가볍네요~ 내 몸에 튜브, 전선, 모니터 클립이 그렇게 많이 꽂혀 있지 않았더라면 자리에 앉은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침대에서 일어나 운동을 하라면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맙소사!!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하지..? 신부전이 말기 단계에 이르렀고 투석 장비로 인해 겨우 목숨을 유지하던 분이..?! 갑자기 이렇게 치료가 되었다
혈청 크레아티닌은 신장 손상 정도를 판단하는 중요한 지표이다. 혈액 크레아티닌 수치가 높을수록 신장 손상 정도가 커지기 때문이다. 정상적인 성인의 경우 혈중 크레아티닌 수치는 일반적으로 0.8~1.7mg/dl.이며 이 수치를 초과하면 신장이 손상되었음을 의미한다. 그리고 크레아티닌 수치가 2mg/dl 이하의 수치라면 탈수, 신부전, 사구체 신장염 등의 질병이 의심되고, 2mg/dl 이상의 수치라면 신부전에서 보이는 수치이다. 이정원이 오늘 정오에 진행했던 혈액검사 결과에서는 혈중 크레아티닌 수치가 분명 2mg/dl 이상이었기에 정말 상태가 좋아졌는지, 더 나아가 건강이 회복됐는지 알고 싶다면 혈중 크레아티닌 지수가 가장 중요한 참고 기준이 될 것이었다. 혈액 검사를 위해, 간호사가 병실로 들어왔다. 환자가 갑작스럽게 활력이 넘치는 것을 본 간호사는 너무 놀라 말을 할 수 없었고, 잠시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 간호사에게 김 과장이 주의를 주자 정신을 차리고 채혈을 진행했다.혈액은 테스트를 위해 실험실로 빠르게 보내졌고 결과는 최대 20분 정도 걸린다고 안내되었다. 모두가 초조하게 혈액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가운데, 이정원은 배를 덮으며 아내 장순옥에게 어색하게 물었다. "여보, 뭐 먹을 것 없나요? 갑자기 배가 고파... 배가 너무 고프네.."장순옥은 눈물을 닦으며 목이 멘 소리로 말했다. "지난 며칠 동안 혼수상태에 빠져 있었고, 위장에도 이상 증상이 나타났어요.. 의사 선생님이 코를 통해 식도로 삽관하는 영양법도 적합하지 않다고 했죠. 그래서 영양제 주입만 하고 있어서 먹을 걸 준비 못했어요..”그러자 옆에 있던 이태리가 서둘러 말했다. "아빠, 뭐 드실래요? 제가 지금 당장 나가서 사 드릴게요!" 이어 그녀는 서둘러 김 과장에게 물었다. "김 과장님, 지금 아버지가 드시지 말아야 할 음식이 있을까요..?”김 과장은 진지하게 말했다. "아무래도 아버님께서 며칠간 식사를 안 하셔서 몸이 에너지를 많이 소모했을 겁니다. 그러니 빨
그녀의 부모님은 예전부터 그녀에게 적합한 상대를 찾고 있었고, 아버지는 심지어 자신이 가르치는 제자들 중 가장 아끼는 사내 한 명을 딸에게 소개해주고 싶어했다. 하지만 그녀는 상대방에게 만날 기회도, 식사할 기회도 주지 않았다. 이때 이태리는 자신의 어머니가 시후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갖고 있는 것 같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럼 분명 어머니는 시후에게 개인 정보를 묻거나, 어쩌면 자신과의 관계를 시험해보고 싶어 할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녀는 서둘러 말했다. "엄마... 시후 씨는 젊어서 엄마랑 아빠와 세대 차이가 있어요. 그러니까 서로 대화가 잘 안 통할지도 모른다고요. 그러니 당황하게 만들지 마세요.”장순옥은 서둘러 말했다. "무슨 소리니? 네 아버지와 나는 나이가 좀 있지만 젊은이들과 말은 잘 통해~”이때 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태리 씨 상관없을 것 같아요. 그럼 아버님 식사를 미루지 말고 얼른 다녀와요. 부모님과 잠시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테니까.”이태리는 매우 당황스러워했고 어머니가 시후 앞에서 쓸데없는 말을 하거나 질문을 할까 봐 두려웠지만, 상사가 부모님과 함께 있고 싶다고 하니 더 이상 억지로 거절할 수 없었다. 절망에 빠진 그녀는 시후에게 말했다. "그럼 우리 부모님과 함께 여기 있어주세요. 곧 돌아올 게요!" 그리고 이렇게 말하던 그녀는 뭔가 생각나서 서둘러 물었다. “아 참..! 시간이 너무 늦었는데.. 집에는 안 가도 되나요? 혹시 너무 지체되면 어떻게 해요..?”시후는 손을 흔들며 "괜찮아요. 빨리 다녀와요.”라고 말했다.이태리는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그럼 다녀올게요~” 그런 다음 그는 어머니에게 이렇게 말했다. "엄마, 시후 씨에게 아무 말도 하지 마세요. 곧 돌아올 거예요!”장순옥은 손을 흔들며 말했다. "아, 걱정하지 마. 내가 얘기할 수 있는 것이 뭐가 있겠어? 몇 마디만 할 테니까 걱정하지 마! 어서 다녀와!”이태리는 불안한 마음으로 병동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 이태리가 떠나자마자 장순
시후는 한동안 장순옥의 요점을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그녀의 말을 듣고 조금 당황했다. 이태리는 그의 직원이기 때문이었다. 엠그란드 그룹은 자신의 소유이기는 하지만, 전체 엠그란드 그룹의 경영 및 관리는 거의 전적으로 이태리가 단독으로 처리하고 있었다. 이에 비해 자신은 손을 대지 않는 가게 주인일 뿐이었다. 그러니 만약 장순옥이 정말로 이태리에게 일을 그만 두고 남자를 만나서 결혼을 하게 한 뒤 전 세계를 여행하도록 요청한다면.. 이는 이태리가 엠그란드 그룹을 떠나야 하는 것과 같았다. 시후는 그런 상황이 되는 것은 당연히 싫었다. 그 누가 자신의 회사에 있는 오른팔이 사업을 그만두고 세계일주를 하러 나가도록 가만히 두겠는가..? 하지만 그는 어차피 자신이 이태리의 부모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기 때문에 그들의 말에 맞장구 치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웃으며 말했다. "예 어머님 말씀이 일리가 있습니다.. 사실 젊을 때에는 밖에 나가서 세상을 경험하고 인생을 즐겨야죠.”장순옥은 시후의 말을 듣고 즉시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지..?! 시후가 나랑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네~ 그러니까 태리가 돌아오면 태리를 더 설득하도록 도와줘.. 어쨌든 시후도 자영업자 아니야? 자영업자들은 자유시간이 더 많고, 직장을 그만두거나 장기 휴가를 갈 수도 있고~ 그럼 둘이서 함께 해외 여행도 다니고 말이야!”"제가요..?" 시후는 깜짝 놀라 미소를 지을 수밖에 없었다. "음.. 어머님.. 그런데 저는 어머님께서 생각하시는 것만큼 자유롭지 않아요.. 할 일이 많아요..."장순옥은 손을 저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이 아줌마의 조언을 좀 들어봐~ 지금 이 어린 나이에 인생을 즐기지 않으면 앞으로 결혼하고 아이를 낳을 때 정말 온 종~일 묶여 있을 거야!" 그렇게 말한 뒤 장순옥은 한숨을 쉬지 못했다. "태리 아빠와 나는 태리를 임신한 이후로 굉장히 걱정도 많아 졌고 지치기도 했어.. 당시에는 출산이 쉬울 줄 알았는데 그렇게 힘들 줄은
중소단이 제이크 한의 입안에 들어간 순간, 시후는 그의 몸이 짙은 영기로 감싸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곧이어 이 영기는 제이크 한의 몸을 재구성하기 시작했다. 제이크 한은 특수 냉동복을 입고 있어서 외부에서는 그의 신체 변화가 보이지 않았지만, 시후는 그의 만신창이가 된 몸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재구성되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었다.일단 가장 먼저 회복된 장기는 심장이었는데, 거의 산산조각 난 그 심장은 이미 완전히 건강한 상태로 복원되었으며, 바로 다시 뛰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의 혈관에는 이미 혈액이 없었고 대신 극저온 보호액이 채워져 있었다. 하지만 중소단의 효과로 그의 조혈 기관들은 하나씩 단계적으로 회복되었고, 곧 대량의 신선한 혈액이 끊임없이 생성되기 시작했다. 따라서 원래 그의 혈관을 채우고 있던 보호액들은 새로운 혈액의 압력으로 인해 자연히 체외로 밀려났다.이후 그의 체온은 점차 본래의 온도로 돌아왔고, 전신의 외부 상처들 또한 가장 빠른 속도로 치유되기 시작했다. 다른 이들은 제이크 한의 변화를 잘 느끼지 못하고 그저 그의 피부색이 창백함에서 약간 혈색을 띄기 시작했다는 정도만 인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시후는 제이크 한의 모든 변화를 똑똑히 보고 있었고, 속으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 ‘중소단은 역시 재구성하는 약효가 뛰어나다는 말이 맞군... 마치 높은 곳에서 떨어져 산산조각 난 유리컵을, 단순히 조각들을 다시 붙이는 게 아니라, 흠집 하나 없이 완벽히 복원하는 것과 같아... 부서진 부분은 고쳐주고, 잃어버린 부분은 새로 자라나게 하니, 이 약은 정말 무지막지한 효능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이때 제이크 한의 신체 장기, 사지, 심지어 혈액까지... 그의 몸은 이미 완전히 건강했던 시절의 상태로 회복되었고, 혈액이 충분히 보충되며 그의 심장 박동도 점점 강해졌다. 동시에 그는 점차 자발적인 호흡 기능도 되찾기 시작했다. 이제 다른 사람들도 눈으로 그의 가슴이 들썩이는 것을 볼 수 있었다.배유현은
이들 작업자 중 그 누구도 지금 자신들이 이렇게 단순하고 거친 방식으로 제이크 한을 해동시켜야 할 것임을 예상하지 못했다.제이크 한은 섭씨 영하 200도의 거대한 얼음 덩어리나 마찬가지였기에, 온수에 들어간 그 순간 수조 안의 물 온도는 급격히 떨어졌다. 작업자들은 다급히 순환 펌프를 가동시켜 가열 장치를 통해 물을 계속 데우며 수조 안의 온도를 섭씨 40도로 유지하려 애썼다.하지만 이처럼 무리한 해동 방식은 곧바로 큰 문제점이 드러나고 말았다. 제이크 한의 피부가 해동되기 시작하자마자 피가 배어 나오기 시작했는데, 마치 갓 해동된 소고기 덩어리와 마찬가지로 세포 내 액체가 파열로 인해 흘러나오며 혈액과 체액, 세포액이 섞인 핏물이 밖으로 배어 나오고 있었던 것이다.책임자는 얼굴을 감싸며 놀라 외쳤다. “회장님... 이건... 이건 사실상 되돌릴 수 없는 손상입니다...”배유현 역시 그 끔찍한 광경에 놀라긴 했지만, 그래도 침착하게 말했다. “됐어요, 이제부터는 여러분이 할 일이 아닙니다. 다들 물러가 주세요.”사람들은 서로 눈치를 보다가, 결국 책임자가 앞장서 마음을 다잡고 말했다. “회장님, 그럼 저희는 먼저 나가 있겠습니다. 혹시 필요하시면 언제든 연락 주십시오.”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하나둘씩 현장을 떠나는 작업자들을 지켜보았다. 그녀는 곧 시후를 부르러 가려 했지만, 뜻밖에도 시후는 이미 휴게실에서 나와 있었다. 배유현은 피 섞인 물속에 담긴 제이크 한을 바라보며 긴장한 듯 말했다. “은 선생님... 제이크 한 경감의 상태가 좀 안 좋아 보입니다...”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신경 쓰지 마요. 뇌만 멀쩡하면 되거든요.” 시후가 이렇게 무리한 방식으로 따뜻한 물에 바로 담가 제이크 한을 해동하라고 한 이유는 바로 중대한 비밀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 비밀은 바로 중소단의 무차별적인 회복 능력이었다. 중소단에 있어서 인체의 모든 장기와 조직 중에서 회복할 수 없는 것은 뇌와 뇌에 저장된 기억들 뿐이었다. 그러나 제이크
시후는 제이크 한의 성격과 업무 스타일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니 제이크 한이 만약 다시 깨어나고, 예전의 기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면, 반드시 자신이 혼수상태에 빠지기 전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 전후 사정을 끝까지 파헤치려 들 것이 분명하다. 예컨대, 도대체 누가 페이셔스 그룹의 악질 사이코 배호영을 죽였는지, 또 누가 Samson 그룹 일가를 몰살시키려 했는지, 이 모든 진상을 기어이 밝혀내려 할 것이다.그래서 시후는 오히려 이 기회를 이용해, 제이크 한과 진심으로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눌 생각을 했다. 자신이 누구인지, 또한 배호영을 죽인 사람은 바로 자신이며, 그는 물론 Samson 그룹 전체를 구한 사람도 자신임을 정확히 알릴 계획이었다. 그리고 만약 제이크 한이 이 은혜를 알고 처신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앞으로 시후에게는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고, 반대로 이 은혜에 대해 감사할 줄 모르고, 물고 늘어지기만 한다면 제이크 한의 기억을 완전히 지워버리고, 그를 기절시켜 뉴욕 길바닥 어딘가에 버려버리면 그만일 것이었다. 그렇다면 적어도 그의 목숨은 살려준 셈이기 때문이다.이렇게 결정한 시후는 배유현에게 지시했다. “배유현 씨, 7번 냉동 캡슐에서 액체질소를 모두 빼고, 제이크 한을 따뜻한 물에 담가서 해동시키도록 하십시오. 그 다음은 내가 알아서 처리하도록 하죠.”“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배유현은 시후가 어떤 방법으로 그를 살리려고 하는지는 정확히 알 수는 없었지만, 그에 대한 맹목적인 신뢰와 존경이 있었기에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은 선생님, 보안을 위해, 먼저 함께 온 분들과 옆방에서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해동 작업이 끝나는 대로 다시 모시러 가겠습니다.”시후도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자신이 제이크 한을 되살린다는 사실은 아는 사람이 적을수록 좋을 것이기 때문이다. 시후의 동행인들은 절대적으로 신뢰할 수 있지만, 작업에 투입되는 일반 직원들은 아무래도 보안상 신뢰성을 보장하기
시후는 배유현의 안내를 받아 엘리베이터를 타고 건물 1층으로 내려온 뒤, 1층의 센터를 지나 특수 엘리베이터로 갈아타고 지하 5층의 냉동센터로 향했다.이 냉동센터는 본래 배원중이 자신의 시신을 보존하기 위해 마련한 장소로, 사용 연한은 무려 300년으로 설계되었으며, 그 보안 수준은 마치 대통령이 세계 종말 대비 계획에 포함된 방어 시설에 버금갈 정도였다. 비록 지하 5층이라 하지만, 실제 깊이는 거의 지하 100미터에 달했고, 전략적 물자도 완비되어 있었기 때문에 설령 미국 본토가 핵공격을 받더라도 무사할 수 있는 수준이었기 때문이다.이 냉동센터는 설계상 최대 100구의 시신을 보관할 수 있었지만, 현재 이곳에 진짜로 냉동된 인물은 실험용 시신들을 제외하면 단 한 명, 바로 제이크 한 뿐이었다.시후는 냉동센터에 들어서자마자, 마치 SF 영화 속 한 장면 같은 광경에 압도되고 말았다. 이 공간 전체는 곳곳에 각종 장비들이 자리 잡고 있었고, 공기·산소·액체질소 등을 전달하는 굵은 배관들이 거미줄처럼 가득히 얽혀 있었다.그 중에서도 가장 압도적인 시각적 충격은, 질서 정연하게 늘어서 있는 수십 개의 거대한 스테인리스 탱크들이라고 할 것이다. 이 탱크는 하나하나가 최소 4~5미터는 되어 보였고, 아래에서 위로 올려다보면 인간이 한없이 왜소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이 거대한 탱크들은 바로 인간을 냉동 보존하기 위한 냉동 캡슐이었다.비밀을 유지하기 위해, 배유현은 이미 이곳의 모든 연구원과 직원들을 철수시킨 상태였기에, 지금 이 공간에는 시후와 시후의 동행자들 외엔 아무도 없었다. 지극히 한적한 분위기와 더불어, 이곳이 본래 초저온 시체 보관소이기에 더욱 섬뜩한 느낌을 주는 것 같았다.이때, 배유현은 시후의 곁에서 설명했다. “은 선생님, 현재 인체 냉동 기술 기준으로는 사람이 사망한 뒤 약 50시간에 걸쳐 서서히 온도를 낮추며 냉각을 진행하고, 그 후에 냉동 캡슐에 넣어야 세포가 급속 냉각 중 얼음 결정이 생겨 손상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시후의 말을 들은 스미스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는 미국 FDA의 수장이며, 미국 사회에서도 명실상부한 상류층이자 최고 수준의 엘리트 집단에 속해 있는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그에게, 시후는 너무나도 가볍게 현재 직책을 버리고 어렵게 이룬 모든 것들을 내려놓으라고 말하고 있었다. 이건 스미스에게 있어 상상도 못 했던 일이었다.그가 한동안 멍하니 넋을 놓고 있자, 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그냥 내 개인적인 조언일 뿐입니다. 천천히 고민해 보세요. 저는 볼일이 있어서 이만 가보겠습니다.” 그 말을 마친 뒤 그는 곁에 있던 배유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배유현 씨, 갑시다.”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공손하게 손짓했다. “은 선생님, 그럼 이쪽으로 가시죠.”스미스는 눈앞에서 시후와 배유현이 엘리베이터에 타고, 문이 천천히 닫히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는 여전히 무릎을 꿇은 채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곁에 있던 동료가 다가와 스미스를 부축하려 했지만, 그는 손을 저으며 거절했다. 그러고는 무언가 결심한 듯, 휴대폰을 꺼내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 즉 자신의 직속 상관에게 전화를 걸었다.미국 행정부 구조상, FDA는 보건복지부의 산하 기관이며 FDA의 인사권은 보건복지부가 갖고 있었다.전화를 받자 보건복지부 장관이 말했다. “어이, 스미스? 무슨 일인가?”그러자 스미스는 진지하게 말했다. “장관님, 제가 정중하게 사직 의사를 전하려 연락 드렸습니다. 앞으로 저는 FDA의 어떤 업무도 맡지 않겠습니다.”장관은 매우 놀라며 되물었다. “스미스, 도대체 무슨 일이야? 내 기억이 맞다면, 대학 시절부터 자네는 FDA를 이끄는 게 꿈이라고 했잖아. 그런데 이제 막 2년 정도 일했는데 벌써 그만두겠다고?”스미스는 단호히 말했다. “그렇습니다. 이미 결심했습니다. FDA 직책을 내려놓고, 지미를 데리고 한국으로 갈 겁니다.”“한국으로?” 장관이 급히 물었다. “혹시 지미를 데리고 구현제약을 찾아가려는 건가?”스미스는 잠시 망설이
게다가 구현재조환은 이미 구현제약에 큰 명성을 가져다 주었다. 그렇기에 이런 상황에서 구현재조환의 임무는 성공적으로 완수된 셈이었다.스미스는 시후의 말을 듣자 눈물이 왈칵 쏟아졌고, 울먹이며 말했다. “은 선생님... 제가 듣기로는 구현제약이 현재 한국 내에서 가정 형편이 어려운 말기 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무료 집중 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제발 제 아들에게도 그 기회를 한 번만 주십시오... 제 아들 지미는 너무 불쌍한 아이입니다... 저는 그 아이가 더 이상 암의 고통을 견디는 모습을 볼 수가 없습니다...”그러자 시후는 엄정한 표정으로 말했다. “당신도 말했듯이, 구현제약의 무료 치료 프로그램은 가정 형편이 어려운 말기 암 환자를 대상으로 합니다. 가장 중요한 조건이 바로 '경제적 어려움'이죠. 그런데 당신과 당신 아들은 그 기준에 전혀 부합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이 활동은 엄밀히 말해 한국 내에 있는 국내 환자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고요. 따라서 한국 내에도 이 혜택을 기다리는 환자들이 수없이 많습니다. 그런데 제가 어떻게 기준에 전혀 맞지 않는 외국인에게 이런 소중한 기회를 줄 수 있겠습니까? 그러니 미안하지만, 현재 저는 도와드릴 방법이 없습니다.”스미스는 울면서 말했다. “은 선생님... 하지만 도와주지 않으신다면, 제 아들은 곧 죽게 될 겁니다... 겨우 12살짜리 아이가 암에 목숨을 잃는 걸 그냥 지켜보실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진지하게 말했다. “죽음이라는 것에 대해 한 번 논하자면, 매일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병으로 세상을 떠납니다. 그 중에는 당신 아들과 비슷한 나이거나, 혹은 더 어린 아이들도 많죠. 하지만 우리는 세상의 모든 사람을 치료해줄 수도 없고, 그럴 능력도 없습니다. 그러니 스미스 씨, 이런 감성팔이식 압박은 저에게는 전혀 통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호소를 하기 전에 한 번 생각해 보시죠, 왜 미국에 있는 화이자나 노바티스 같은 글로벌 제약사들에는 그런 질문을 하지 않는
예를 들어, J.K. 롤링이 쓴 해리포터라는 소설을 생각해보자. 이러한 소설이 아무리 돈을 잘 벌어들일 수 있다고 하더라도 미국이나 중국과 같은 강대국들에게는 전략적인 가치는 가져다 줄 수 없을 것이다. 이 때문에, 백악관이나 중국 정부는 이러한 책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 것이고, 저작권을 침해하는 일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다른 국가나 기업들이 전략적 가치가 있는 특허를 발견하게 된다면, 그들은 가장 먼저 그 기술을 손에 넣을 방법을 궁리하기 시작한다.구현재조환의 놀라운 점은, 환자가 어떤 종류의 암을 앓고 있든, 어떤 병에 걸려 있는지도 상관없이 심지어 온몸에 질병이 전이가 되어 장기 기능이 망가지고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암 말기 환자라 할지라도, 이 약을 먹기만 하면 즉각 눈에 띄는 호전을 보인다는 것이었다!그렇기 때문에 이 약을 단순히 돈벌이용으로 쓴다면, 전 세계에서 엄청난 돈을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다.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암에 걸리기만 하면 자신의 전 재산을 다 털어서라도 구현제약에 갖다 바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약을 전략 자산으로 본다면, 단지 돈을 벌 수 있는 차원을 넘어, 다른 나라를 상대로 협상 카드로 쓸 수도 있고, 더 많은 양보를 이끌어낼 수 있는 협박 수단이 될 수도 있다.그래서 백악관이 처음 한 생각은 바로 이렇게 좋은 것은 반드시 손에 넣어야 한다는 것이었다.스미스는 시후의 불쾌한 표정을 보고는, 울먹이며 말했다. “은 선생님... 이 일은 이미 제 능력 밖입니다... 저는 어디까지나 FDA 책임자로서, 약물 승인과 감독만을 맡고 있지 군이나 CIA가 요원을 파견하는 것의 여부까지는 제가 관여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니까요...” 그러면서 스미스는 애절한 눈빛으로 시후를 바라보며 간청했다. “은 선생님, 저는 지금 단지 암에 걸린 제 아들의 아버지로서 부탁드리는 겁니다. 제발... 제 아들이 살 수 있도록 구현재조환을 조금만 더 팔아 주십시오...”시후는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미안하지만, 당신에게
제임스 스미스는 시후를 보자 몹시 놀랐지만, 동시에 절망 속에서 생명의 끈을 붙잡은 사람처럼 기뻐하며 감격했다.시후는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물었다. “스미스 씨, 당신이 여기에 왜 있는 겁니까?”스미스는 무의식적으로 공손히 대답했다. “은 선생님, 저는 FDA에서 진행 중인 몇 가지 임상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그 프로젝트가 현재 페이셔스 그룹의 의료과학기술센터와 협력하고 있어서 오늘 일부 정기 업무 차 이곳을 방문했습니다...” 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스미스는 무릎을 꿇으며 바닥에 엎드렸고, 눈물을 멈추지 못한 채 말했다.“은 선생님... 지금까지 정말 당신을 간절하게 다시 뵙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기회가 없었어요. 한국에도 여러 번 찾아갔지만, 구현제약 쪽 사람들도, 저 뒤에 계신 이화룡 씨도 저를 은시후 씨와 연결해주지 않았거든요... 심지어 이화룡 씨는 몇 번이나 소개비를 받고도, 계속 차일피일 만남을 미루기만 하고 전혀 도와주지 않았습니다...”시후 뒤편에 서 있던 이화룡은 입꼬리를 올리며 비웃으며 말했다. “이 양키야, 네놈이 은 선생님을 만나고 싶어 한 건, 속셈이 뻔했잖아. 내가 모를 줄 아나? 네 놈들의 목적은 구현재조환을 사들여서 미국에 가져간 뒤 역설계 하려는 것이었잖아! 내가 분명히 말해두지만, 네놈들이 준 소개비? 난 한 푼도 안 돌려줄 거다! 할 수 있으면 고소해봐!”스미스는 이 말을 듣고 깜짝 놀라, 그제야 이화룡이 바로 시후의 사람이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래서 그는 허둥지둥 시후에게 해명하기 시작했다. “은 선생님... 저는 절대 구현재조환을 역설계 하려는 게 아닙니다. 저는 FDA 책임자로서, 진심으로 구현재조환을 미국 시장에 도입하고 싶었을 뿐입니다...” 그러고는 다시 말을 이었다. “그리고... 제 아들의 병도 있지 않습니까. 예전에 겨우 상자를 얻었기는 했지만, 그마저도 백악관의 임원들에게 거의 다 빼앗기다시피 했습니다. 결국 정말 제 아들을 위해 쓸 수 있었던 구현재조환은 극히 소량이었어요. 그
“네 알겠습니다.” 시후가 말했다. “그럼 이따 뵙죠.”“네, 은 선생님. 이따 뵙겠습니다.”15분 후, 배유현이 탄 헬리콥터가 버킹엄 호텔 옥상에 착륙했다. 시후는 소이연, 안세진, 이화룡과 함께 헬기에 올랐다.30분 후, 헬리콥터는 뉴욕 교외의 외진 지역에 위치한 한 건물 상공에 도착했다. 이곳은 바로 페이셔스 그룹의 의료과학 기술센터였다. 이 건물은 반경 2km 내에 유일하게 존재하는 건물로, 25층 규모에 보안도 매우 철저했다.헬기에서 내리자, 배유현이 앞장서며 길을 안내했고, 걸어가며 시후에게 설명했다. “은 선생님, 이곳은 예전에 할아버지께서 자금을 투자해 만든 의료과학 기술센터입니다. 주요 목적은 고급 치료기술과 신약 개발을 위한 연구와 실험이에요. 현재는 암 분야에서 가장 선진적인 양성자 치료 시스템, 세포 면역요법 등을 포함한 치료 기술들이 모두 갖춰져 있으며, 전 세계에서도 최고 수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 문득 뭔가 떠오른 듯 말했다. “아, 참! 은 선생님, 혹시 메이오 클리닉에 대해 들어 보신 적 있나요? 세계 최고의 암 전문 병원으로 불리는 곳이죠.”시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들어봤죠. 메이오는 전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으니 모르는 사람이 드물 겁니다.”그러자 배유현이 미소 지으며 말했다. “이곳의 암 진료팀의 구성원 중 60% 이상이 메이오에서 온 인재들이에요. 메이오의 최고 전문가들이 이곳에서 함께 근무하고 있고, 심지어 일부 최첨단 연구 분야에서는 우리가 메이오보다 앞서 있는 부분도 있어요. 왜냐하면 메이오는 수익성을 고려해야 하지만, 우리는 그럴 필요가 없으니까요.”이어 배유현은 이렇게 덧붙였다. “게다가 이곳에는 미국 내 최고의 장기 이식 센터, 최고의 암 진단 및 치료팀, 최정상 급의 심뇌혈관 및 노화방지 분야의 연구팀도 있어요. 그리고 우리의 냉동센터는 지하 5층에 위치하고 있는데, 최대 300년 동안 운영 가능한 구조로 설계되었죠. 할아버지께서는 생전에, 세상을 떠나면 곧장 이곳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