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약은 일반인들에게는 그야말로 만병통치약이라고 할 수 있다. 노인이 복용하면 10~20년을 더 장수할 수 있고, 젊은 사람이 복용하면 몸이 보통 사람보다 몇 배 더 강해지며, 부상자가 복용하면 단숨에 완전히 회복되며 처음과 같은 몸 상태가 되며 오히려 체력을 더 좋게 만들 수 있다..! 지난 번 이화룡은 최우식 대표의 부하들에게 공격을 받아 목숨을 잃을 뻔했지만 마지지막에 회춘단 한 알을 복용하여 목숨을 건졌다. 그 회춘단은 이화룡의 목숨을 구했을 뿐만 아니라, 이화룡을 몇 살 젊게 만들었고, 부상 전보다 건강이 더 좋아지게 만들었다. 이것은 바로 회춘단의 약효가 너무 강해서 이화룡을 치료하는 동시에 그의 몸을 개선할 수 있는 약효가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이토 나나코의 상처도 매우 심각하지만, 시후가 보기에 회춘단 반 알이면 치료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회춘단 한 알을 통째로 복용하면 나나코 역시도 절정의 컨디션에서 몇 단계 업그레이드될 것이다. 그래서 시후는 마음속에 의문이 생겨났다..! 나나코에게 회춘단 반 알을 먹일 것인가, 아니면 아예 한 알을 줘서 그녀에게도 기회를 줄 것인가..? 시후는 결코 인색한 사람이 아니었다. 반 알을 줄 것인가 한 알을 줄 것인가 고민하는 가장 큰 이유는 나나코가 일본인이기 때문이었다. 그녀가 자신을 비롯한 다른 한국인들을 해칠 것이라고 감히 말할 수는 없지만 필요하다면 곧바로 마음을 돌릴 수도 있을지 모르기 때문이다.나나코는 수준급 선수였으며 실력도 좋기 때문에 각종 국제대회에 출전해 왔으며, 다음 올림픽에도 출전할 예정이었다. 만약 자신이 그녀의 실력을 좋게 만든다면, 그녀는 미래에 설아에게 위협이 될 것이다. 다음 국제대회에서 나나코가 일본을 대표해 출전하여 한국 대표인 설아를 꺾는다면, 한국 소속 챔피언을 일본에 내준 셈이 아닌가..? 시후가 망설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사실 나나코에게 회춘단 반 알을 먹여 완전히 회복시키는 것도 이미 그녀에게 엄청난 기회를 준 것이나 다름없다. 하지
회춘단의 효능은 매우 신기하지만, 겉은 매우 투박한 검은색의 동그란 알약으로 특별한 점은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이토 나나코는 이 단약을 보며 놀라움을 감추지 않고 시후에게 "시후 군, 이걸로.. 정말 제 부상을 고칠 수 있나요??"라고 물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음 지었다. "한국에서 유명한 이 은 선생님이 직접 발 벗고 나섰으니 치료 가능한 것이 당연하죠~”"은 선생님.. 이요?? ‘은 선생님’이 시후 군의 별명인 건가요?”"음.. 별명이라기 보다는 주변 사람들이 날 부르는 존칭일 뿐이에요. 하하..""풋.. 그럼 저도 앞으로 시후 군을 은 선생님이라고 불러야 하는 건가요?”"마음대로 원하는 대로 불러요. 하하..”하지만 나나코는 갑자기 고개를 갸웃거리며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음.. 그런데.. 사실 계속 이야기할 때도 저는 ‘시후 군’이 좀 더 친근하게 들리긴 해요.. 지금 시후 군이라고 부르는 건 저 밖에 없죠??”시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한국에서는 이렇게 부르지 않으니까요?”나나코는 활짝 웃으며 말했다. "그럼.. 앞으로도 시후 군이라고 부르는 사람이 나 혼자 뿐이었으면 좋겠어요..!”“하하.. 알겠어요..” 시후는 나나코의 웃음에 대해 저항력이 많이 약해진 것 같았다. 그녀가 메이플 시럽처럼 달콤하게 웃는 것을 보니, 시후는 저도 모르게 설명할 수 없는 달콤함이 느껴졌다. 시후는 그 달콤한 맛을 느낄 새도 없이 급히 화제를 전환했다. "그럼 빨리 약을 먹어요. 눈을 보러 가고 싶다고 하지 않았어요? 눈이 그치면 어떡하려고요~ 아직 약도 안 먹고.”“그래도 내일까지 눈이 온다고 했어요~” 그러더니 그녀는 회춘단을 집어 들고 시후를 바라보았다. “그럼 시후 군, 제가 이걸 직접 복용하면 되나요?”"맞아요. 약을 복용하면 내가 약의 흡수를 유도해 줄게요.”이토 나나코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아무 망설임 없이 알약을 입에 넣었다. 약이 들어가는 순간, 따뜻한 물줄기가 되어 입에서 위장으로, 위장에서
시후는 빙긋 웃음 지었다. "하하.. 이 약은 회춘단이라고 해요.”나나코는 문득 뭔가 생각이 나는 듯 눈이 커졌다. "알았어! 이제 알겠다고요!! 시후 군! 진설아 선수가 8강전을 앞두고 실력이 급상승한 것은 이 회춘단을 먹었기 때문이죠?!!”"맞아요. 그건 다 회춘단의 효과죠.”"그래서 시후 군은 내가 앞으로 진설아 선수와 정면승부를 하는 것을 원치 않아 국제대회에 출전하지 말라고 한 거네요?”"맞아요. 그 이유가..”나나코는 아랫입술을 살짝 깨물고 잠시 머뭇거리다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럼.. 시후 군이 이렇게 요구한 것은 혹시 진설아 선수를 좋아하기 때문인가요..?”"아니요.. 나는 설아와는 그냥 친한 오빠 여동생 사이나 다름없어요. 하지만, 난 두 사람이 경기장에서 다시 만나는 것을 원하지 않아요. 왜냐하면 서로가 다른 나라를 대표하기 때문이죠. 나는 나 때문에 한국 선수들의 명예에 영향을 주고 싶지 않아요. 그러니 나나코가 국제 대회에 참가하지 않기를 바라는 겁니다.”나나코는 그제서야 문득 깨닫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시후를 향해 90도로 인사하며 진지하게 말했다. "시후 군은 안심하셔도 되어요. 지금부터 저는 무도 공부에 전념할 것이고 절대! 어떤 형태의 대회에도 참가하지 않을 거니까요!” 이 말을 하고 나나코는 자신의 다리를 바라보며 감격스러운 듯 말했다. "어멋!! 혼자 일어서는 것이 이렇게 좋을 줄은 몰랐어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음 지었다. "눈 속을 걷고 싶다고 하지 않았어요? 그럼 지금 당장 갑시다~”"네!" 이토 나나코는 신이 나서 고개를 끄덕이며 티 테이블을 돌아 시후의 손을 잡고, "가요, 시후 군!"이라며 흥분했다. 이제 힘이 더 강력해진 나나코였지만, 지금은 무술과 관련된 어떤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지금 이 순간, 그녀는 그저 단순하고 행복한 소녀로 사랑하는 남자의 손을 잡고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눈 내리는 밤을 향해 달려갈 뿐이었다. 나나코는 눈, 특히 밤에 내리는 눈을 좋아했다.
시후와 이토 나나코가 손을 잡고 교토의 눈 내리는 밤을 거닐고 있을 때, 도쿄는 여전히 암울했다.다카하시 마모치는 자택에서 닌자들의 소식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덴바야시 가문의 사람들은 사실 마모치 회장보다 더 불안에 떨고 있었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덴바야시 가문은 10명의 닌자들을 잃었고, 가문의 젊은 사람들을 거의 다 잃었기 때문이다. 사실 10명이면 그리 많은 편은 아니지만, 10명의 청장년 사내들이 있는 가문이라면, 이미 상당히 거대한 가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우선, 10명의 청장년들은 적어도 1~2세대의 어른들이 있을 것이고, 부모님, 삼촌, 조부모까지 합친다면, 적어도 10명은 있을 것이다. 둘째, 이 10명의 청장년들은 모두 남자이지만, 한 가문의 청장년들은 모두 남자일 수만은 없다. 즉, 남녀 비율이 1대 1이라면 적어도 10명의 여인이 있다는 소리다. 그렇다면, 10명의 청장년 사내들 중 적어도 절반은 결혼해서 아이를 낳았을 것이고, 그들은 또한 아내와 자녀가 있을 것이다. 이렇게 되면, 한 가문은 최소 50~60명 정도는 되어야 청장년 사내 10명을 배출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 덴바야시 가문의 청년들이 모두 목숨을 잃었기에, 가문의 전투력은 급감해버렸다..!이런 상황에서 마모치를 보호하기 위해 인력을 분리하는 것은 자연히 불가능했다. 그래서 다카하시 마모치의 집에는 일부 경호원을 제외하고는 닌자가 단 한 명도 없었다. 밤이 깊었지만, 마모치는 피곤한 기색이 전혀 없었다. 아들 다카하시 히데요시의 죽음을 슬퍼하는 한편 행방불명 된 덴바야시 닌자들과 연락이 닿는지 기다려보려 했기 때문이다..! 그는 비록 무의식 중에 교토로 파견된 덴바야시 닌자의 80%가 또 다시 암살당했는지 모르지만, 여전히 한 가닥의 희망을 품고 있었다. 그는 적어도 시체를 보기 전에는 상황이 역전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고, 어쩌면 조금만 더 기다리면 닌자들이 연락이 닿을 것이라고 믿었다..! 마모치가 거실을 오가며 애
불만은 많았지만, 이토 유키히코 역시도 이때만큼은 버틸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는 어쨌든 장사꾼이기 때문이다. 만약 자신이 국제 외교사건에 연루되어 일본의 국제적 이미지에 타격을 입힌다면, 일본 국민들은 그를 일본 이미지에 먹칠을 한 죄인으로 취급할 것임을 잘 알고 있었다. 이러면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이토 그룹을 보이콧할 것이고, 자칫 이토 그룹은 공론의 대상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니 이왕이면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관계를 정리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러자 유키히코는 화를 내며 침대에서 일어나 간단히 옷을 입고 방문을 열었다. 유키히코는 속으로 짜증이 많이 났지만 어느 정도 이해가 되기는 했다.. 어쨌든 자신이 잘못한 것은 없으니 양심에 찔릴 것도 없다. 그러니 다시 한 번 가서 말한다고 해도 경찰청에서 며칠 머무른다고 해도 별 일 생기겠어..? 그래서 그는 다나카 코이치에게 말했다. "그럼 차를 준비해줘! 곧 출발할 테니까!”다나카 코이치는 이내 고개를 끄덕였고, 돌아가서 출발할 준비를 시작했다.몇 분 뒤, 이토 유키히코는 경호원 몇 명과 닌자 두 명의 호위를 받으며 자신의 자동차 안으로 들어가 도쿄 경찰청으로 향할 준비를 했다.그 때, 마츠모토 요시토는 이가 닌자들과 다른 부하들을 준비할 것을 명했고 유키히코가 경찰청으로 가는 길에 적당한 길을 찾아 그를 해치우려 했다. 이미 다카하시 마모치는 죽었고, 유키히코만 제거하면 도쿄는 물론 일본에서도 최강이 될 것이다..!그러나, 요시토가 모르는 사이에 엘에이치 그룹의 무술 고수들은 이미 그의 저택을 완전히 포위하고 있었다. 그들 중 리더는 당장 요시토를 잡기 위해 사람들을 진입시키는 것을 서두르지 않았고 요시토 저택의 실정에 맞게 전략을 짜기 시작했다. 그들은 마츠모토 그룹을 한 번에 일괄적으로 소통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소수도의 성향으로 보면 요시토가 그의 아들과 딸을 죽이려 들었다면 그는 분명 요시토 한 명을 죽이는 것만으로는 만족할 리가 없었다..! 소수도에게 완벽한 해결책은
차량이 통제력을 잃고 도로변 펜스를 들이받기 전까지 이토 유키히코는 자신이 위험에 처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유키히코 곁에는 늘 닌자들이 지키고 있었기 때문이다. 현재 일본 재벌가들 중 오직 자신의 닌자들만이 아무런 피해를 받지 않았고 전투로 인한 손실을 받지 않고 있다고 할 수 있었다. 덴바야시 가문의 청장년은 거의 전멸했고, 이가 가문 역시도 시후에 의해 전력의 절반을 잃었다.하지만 유키히코의 가장 큰 실수는 이번 외출에 대해서 너무나도 방심했다는 점이었다. 그는 자신이 도쿄 경찰청에 가서 심문을 받고 조사에 협조할 예정이며, 경찰관이 앞에서 길을 터주면서 경찰청에 가고 있었기에 자신이 경찰청에 가는 도중에 자신을 겨냥하여 누군가 공격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도 못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많은 닌자들을 많이 데려오지 않았다. 유키히코는 자신의 차 앞에 있는 경찰차가 이미 마츠모토 요시토의 협박에 의해 위협을 받고 있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요시토는 거대한 함정을 파 놓고 이토 유키히코가 안으로 들어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유키히코의 차량 행렬은 갑자기 통제 불능이 되었는데, 이것은 바로 도로에 이가 닌자들이 대량의 마름쇠를 뿌려두었기 때문이다..! 마름쇠는 일본 닌자들이 많이 사용하는 무기로, 날카로운 가시가 박혀 있는 금속제품으로, 땅에 뿌려 두면 각기 다른 다양한 방향으로 가시가 드러난다..! 옛날에 일본 닌자들은 자신이 쫓기게 되면 뒤에 마름쇠를 뿌렸는데, 그렇게 되면 상대방이 쫓아올 때 발을 딛으면 발바닥을 다치게 된다..! 현재 닌자들은 이 마름쇠를 크게 업그레이드했는데, 견고하기 짝이 없는 카바이드 금속을 사용했고 이것은 세계에서 가장 단단한 강철 재료이며, 경도는 다이아몬드와 맞먹는다고 할 수 있었다. 이 정도 단단함이면 어떤 고무로 만든 타이어를 손쉽게 뚫을 수 있을 것이다..!이토 유키히코의 차량이 순식간에 통제 불능이 된 것은 바로 각각의 차량의 타이어 4개가 모두 여
그는 다나카 코이치에게 서둘러 말했다. "빨리 경찰에 신고해! 도쿄 경찰청에 헬기를 보내라고 해! 밖에 있는 경호원들과 닌자는 오래 버티지 못할 것 같아..!”다나카 코이치는 이미 달려오고 있는 6명의 닌자를 바라보며 급히 휴대폰을 꺼내 도쿄 경찰청에 신고 전화를 걸었다. 비록 며칠 동안 도쿄는 평안하지 않았고, 도쿄 경찰청의 업무 효율과 사건 해결 능력도 엉망이었지만, 도쿄 경찰청은 강력한 장비들을 갖추고 있었다. 각양각색의 경찰용 헬기만 14대를 갖추고 있었고, 만일의 사태가 발생하면 신속하게 특수작전팀을 투입할 수 있었다..!다나카 코이치는 직접 도쿄 경찰청장에게 전화를 계속 걸었다. 이토 유키히코는 도쿄에서 내로라하는 기업인이기 때문에 경찰청에서는 일정한 예의를 갖추었고, 어떤 사건이든지 직접 최고 경영자와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도쿄 경찰청장은 다카하시 마모치가 자택에서 암살당한 사실을 조금 전에 알게 되었기 때문에 이미 멘탈이 붕괴 직전이었다..! 소지빈과 소민지를 찾지도 못했고, 덴바야시 가문의 닌자들을 얼려 죽인 범인도 찾지 못했으며 마모치의 아들, 다카하시 히데요시가 차에 타 죽었는데도 그 범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그런데 다카하시 마모치 회장까지 죽어 버리다니..??!이런 심각한 형사 사건들로 인해 도쿄 전역은 마법과 범죄의 짙은 안개로 뒤덮였다. 그런데 바로 이때, 다나카 코이치가 갑자기 이토 유키히코도 기습 공격을 당하고 있다고 알려왔고, 지금 위험한 상황에 처해있다는 말을 듣자마자 그는 머리로 뜨거운 피가 솟구치는 것을 느꼈고, 두 다리에 힘이 빠져 사무실에서 쓰러지고 말았다..!부하 직원들은 급히 다가가 그를 부축했고, 그는 허약하기 짝이 없으면서도 잔뜩 화가 난 얼굴로 소리쳤다. "빨리! 어서 빨리 헬기와 특수작전팀을 보내 이토 유키히코 회장을 구해 와야 해!! 오늘 도쿄에서는 무슨 일이 있어도 다시는 사람이 죽을 수 없어!!!”이론적으로는, 장비와 전투력 면에서 현대식으로 갖추어진 특수작전팀은 장비나
이토 유키히코는 이미 자신이 반드시 죽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자신들을 돕기 위한 사람들은 바로 도착하지 못할 테니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자신을 지키기 위한 사람들이 더 이상 버틸 수 없으며 언제든지 상대방의 칼에 맞아 죽을 수 있다. 운전 기사와 다나카 코이치는 전투력이 없어서, 자신과 같이 단칼에 맞아 바로 죽임을 당할 것이다.이 시점에, 그는 교토에 있는 딸에게 전화를 걸고 싶었다..! 교토는 여기에서 몇 백 킬로미터 떨어져 있으며, 딸은 분명 자신이 이런 위험한 상황에 처해있는 것을 모를 것이다. 그래서 죽기 전에 빨리 전화를 걸어, 마지막이라도 딸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면 이것은 자신에게 조금의 위안이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휴대전화를 꺼내 딸 나나코에게 전화를 걸려고 하자, 다나카 코이치가 불쑥 소리쳤다. "회장님! 제 때 도망가지 않으면 안 됩니다..!!”유키히코는 힘없이 말했다. "방금 말하지 않았나?! 우리는 이미 도망갈 곳이 없어!” 그러자 그는 이를 악물고 욕설을 퍼부었다. “다카하시 마모치 이 개자식! 이런 더러운 수단으로 나를 쓰러뜨리려고 하는 거지?!”다나카 코이치는 얼른 창밖을 가리키며 말했다. "회장님, 다카하시 마모치 회장을 욕하는 건 나중에 하십시오. 일단, 고가도로의 양끝으로 달려가면 우리는 반드시 죽을 겁니다..! 하지만 여기서 뛰어내릴 수도 있어요~” 그러더니 코이치는 차 밖 가드레일을 가리키며 말했다. "회장님, 차 문을 밀면 바로 가드레일이 있으니, 그걸 넘어서면 아래로 뛰어 내릴 수 있습니다..!”유키히코는 창백한 얼굴로 말했다. "자네 미쳤나??! 이 고가도로는 높이가 수십 미터나 되는데, 뛰어내리면 바로 죽어!”"회장님, 이 높이에서 뛰어내린다고 해도, 반드시 죽는 것은 아닙니다. 머리를 아래로 향하게 하거나 얼굴과 배를 아래로 향하게 하지 않으면 될 거예요. 하지만, 우리가 여기서 뛰어 내리지 않으면 살 수 있는 기회조차 없습니다..!”이토 유키히코는 긴장하며 침을 삼켰다.
중소단이 제이크 한의 입안에 들어간 순간, 시후는 그의 몸이 짙은 영기로 감싸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곧이어 이 영기는 제이크 한의 몸을 재구성하기 시작했다. 제이크 한은 특수 냉동복을 입고 있어서 외부에서는 그의 신체 변화가 보이지 않았지만, 시후는 그의 만신창이가 된 몸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재구성되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었다.일단 가장 먼저 회복된 장기는 심장이었는데, 거의 산산조각 난 그 심장은 이미 완전히 건강한 상태로 복원되었으며, 바로 다시 뛰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의 혈관에는 이미 혈액이 없었고 대신 극저온 보호액이 채워져 있었다. 하지만 중소단의 효과로 그의 조혈 기관들은 하나씩 단계적으로 회복되었고, 곧 대량의 신선한 혈액이 끊임없이 생성되기 시작했다. 따라서 원래 그의 혈관을 채우고 있던 보호액들은 새로운 혈액의 압력으로 인해 자연히 체외로 밀려났다.이후 그의 체온은 점차 본래의 온도로 돌아왔고, 전신의 외부 상처들 또한 가장 빠른 속도로 치유되기 시작했다. 다른 이들은 제이크 한의 변화를 잘 느끼지 못하고 그저 그의 피부색이 창백함에서 약간 혈색을 띄기 시작했다는 정도만 인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시후는 제이크 한의 모든 변화를 똑똑히 보고 있었고, 속으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 ‘중소단은 역시 재구성하는 약효가 뛰어나다는 말이 맞군... 마치 높은 곳에서 떨어져 산산조각 난 유리컵을, 단순히 조각들을 다시 붙이는 게 아니라, 흠집 하나 없이 완벽히 복원하는 것과 같아... 부서진 부분은 고쳐주고, 잃어버린 부분은 새로 자라나게 하니, 이 약은 정말 무지막지한 효능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이때 제이크 한의 신체 장기, 사지, 심지어 혈액까지... 그의 몸은 이미 완전히 건강했던 시절의 상태로 회복되었고, 혈액이 충분히 보충되며 그의 심장 박동도 점점 강해졌다. 동시에 그는 점차 자발적인 호흡 기능도 되찾기 시작했다. 이제 다른 사람들도 눈으로 그의 가슴이 들썩이는 것을 볼 수 있었다.배유현은
이들 작업자 중 그 누구도 지금 자신들이 이렇게 단순하고 거친 방식으로 제이크 한을 해동시켜야 할 것임을 예상하지 못했다.제이크 한은 섭씨 영하 200도의 거대한 얼음 덩어리나 마찬가지였기에, 온수에 들어간 그 순간 수조 안의 물 온도는 급격히 떨어졌다. 작업자들은 다급히 순환 펌프를 가동시켜 가열 장치를 통해 물을 계속 데우며 수조 안의 온도를 섭씨 40도로 유지하려 애썼다.하지만 이처럼 무리한 해동 방식은 곧바로 큰 문제점이 드러나고 말았다. 제이크 한의 피부가 해동되기 시작하자마자 피가 배어 나오기 시작했는데, 마치 갓 해동된 소고기 덩어리와 마찬가지로 세포 내 액체가 파열로 인해 흘러나오며 혈액과 체액, 세포액이 섞인 핏물이 밖으로 배어 나오고 있었던 것이다.책임자는 얼굴을 감싸며 놀라 외쳤다. “회장님... 이건... 이건 사실상 되돌릴 수 없는 손상입니다...”배유현 역시 그 끔찍한 광경에 놀라긴 했지만, 그래도 침착하게 말했다. “됐어요, 이제부터는 여러분이 할 일이 아닙니다. 다들 물러가 주세요.”사람들은 서로 눈치를 보다가, 결국 책임자가 앞장서 마음을 다잡고 말했다. “회장님, 그럼 저희는 먼저 나가 있겠습니다. 혹시 필요하시면 언제든 연락 주십시오.”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하나둘씩 현장을 떠나는 작업자들을 지켜보았다. 그녀는 곧 시후를 부르러 가려 했지만, 뜻밖에도 시후는 이미 휴게실에서 나와 있었다. 배유현은 피 섞인 물속에 담긴 제이크 한을 바라보며 긴장한 듯 말했다. “은 선생님... 제이크 한 경감의 상태가 좀 안 좋아 보입니다...”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신경 쓰지 마요. 뇌만 멀쩡하면 되거든요.” 시후가 이렇게 무리한 방식으로 따뜻한 물에 바로 담가 제이크 한을 해동하라고 한 이유는 바로 중대한 비밀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 비밀은 바로 중소단의 무차별적인 회복 능력이었다. 중소단에 있어서 인체의 모든 장기와 조직 중에서 회복할 수 없는 것은 뇌와 뇌에 저장된 기억들 뿐이었다. 그러나 제이크
시후는 제이크 한의 성격과 업무 스타일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니 제이크 한이 만약 다시 깨어나고, 예전의 기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면, 반드시 자신이 혼수상태에 빠지기 전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 전후 사정을 끝까지 파헤치려 들 것이 분명하다. 예컨대, 도대체 누가 페이셔스 그룹의 악질 사이코 배호영을 죽였는지, 또 누가 Samson 그룹 일가를 몰살시키려 했는지, 이 모든 진상을 기어이 밝혀내려 할 것이다.그래서 시후는 오히려 이 기회를 이용해, 제이크 한과 진심으로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눌 생각을 했다. 자신이 누구인지, 또한 배호영을 죽인 사람은 바로 자신이며, 그는 물론 Samson 그룹 전체를 구한 사람도 자신임을 정확히 알릴 계획이었다. 그리고 만약 제이크 한이 이 은혜를 알고 처신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앞으로 시후에게는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고, 반대로 이 은혜에 대해 감사할 줄 모르고, 물고 늘어지기만 한다면 제이크 한의 기억을 완전히 지워버리고, 그를 기절시켜 뉴욕 길바닥 어딘가에 버려버리면 그만일 것이었다. 그렇다면 적어도 그의 목숨은 살려준 셈이기 때문이다.이렇게 결정한 시후는 배유현에게 지시했다. “배유현 씨, 7번 냉동 캡슐에서 액체질소를 모두 빼고, 제이크 한을 따뜻한 물에 담가서 해동시키도록 하십시오. 그 다음은 내가 알아서 처리하도록 하죠.”“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배유현은 시후가 어떤 방법으로 그를 살리려고 하는지는 정확히 알 수는 없었지만, 그에 대한 맹목적인 신뢰와 존경이 있었기에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은 선생님, 보안을 위해, 먼저 함께 온 분들과 옆방에서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해동 작업이 끝나는 대로 다시 모시러 가겠습니다.”시후도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자신이 제이크 한을 되살린다는 사실은 아는 사람이 적을수록 좋을 것이기 때문이다. 시후의 동행인들은 절대적으로 신뢰할 수 있지만, 작업에 투입되는 일반 직원들은 아무래도 보안상 신뢰성을 보장하기
시후는 배유현의 안내를 받아 엘리베이터를 타고 건물 1층으로 내려온 뒤, 1층의 센터를 지나 특수 엘리베이터로 갈아타고 지하 5층의 냉동센터로 향했다.이 냉동센터는 본래 배원중이 자신의 시신을 보존하기 위해 마련한 장소로, 사용 연한은 무려 300년으로 설계되었으며, 그 보안 수준은 마치 대통령이 세계 종말 대비 계획에 포함된 방어 시설에 버금갈 정도였다. 비록 지하 5층이라 하지만, 실제 깊이는 거의 지하 100미터에 달했고, 전략적 물자도 완비되어 있었기 때문에 설령 미국 본토가 핵공격을 받더라도 무사할 수 있는 수준이었기 때문이다.이 냉동센터는 설계상 최대 100구의 시신을 보관할 수 있었지만, 현재 이곳에 진짜로 냉동된 인물은 실험용 시신들을 제외하면 단 한 명, 바로 제이크 한 뿐이었다.시후는 냉동센터에 들어서자마자, 마치 SF 영화 속 한 장면 같은 광경에 압도되고 말았다. 이 공간 전체는 곳곳에 각종 장비들이 자리 잡고 있었고, 공기·산소·액체질소 등을 전달하는 굵은 배관들이 거미줄처럼 가득히 얽혀 있었다.그 중에서도 가장 압도적인 시각적 충격은, 질서 정연하게 늘어서 있는 수십 개의 거대한 스테인리스 탱크들이라고 할 것이다. 이 탱크는 하나하나가 최소 4~5미터는 되어 보였고, 아래에서 위로 올려다보면 인간이 한없이 왜소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이 거대한 탱크들은 바로 인간을 냉동 보존하기 위한 냉동 캡슐이었다.비밀을 유지하기 위해, 배유현은 이미 이곳의 모든 연구원과 직원들을 철수시킨 상태였기에, 지금 이 공간에는 시후와 시후의 동행자들 외엔 아무도 없었다. 지극히 한적한 분위기와 더불어, 이곳이 본래 초저온 시체 보관소이기에 더욱 섬뜩한 느낌을 주는 것 같았다.이때, 배유현은 시후의 곁에서 설명했다. “은 선생님, 현재 인체 냉동 기술 기준으로는 사람이 사망한 뒤 약 50시간에 걸쳐 서서히 온도를 낮추며 냉각을 진행하고, 그 후에 냉동 캡슐에 넣어야 세포가 급속 냉각 중 얼음 결정이 생겨 손상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시후의 말을 들은 스미스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는 미국 FDA의 수장이며, 미국 사회에서도 명실상부한 상류층이자 최고 수준의 엘리트 집단에 속해 있는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그에게, 시후는 너무나도 가볍게 현재 직책을 버리고 어렵게 이룬 모든 것들을 내려놓으라고 말하고 있었다. 이건 스미스에게 있어 상상도 못 했던 일이었다.그가 한동안 멍하니 넋을 놓고 있자, 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그냥 내 개인적인 조언일 뿐입니다. 천천히 고민해 보세요. 저는 볼일이 있어서 이만 가보겠습니다.” 그 말을 마친 뒤 그는 곁에 있던 배유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배유현 씨, 갑시다.”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공손하게 손짓했다. “은 선생님, 그럼 이쪽으로 가시죠.”스미스는 눈앞에서 시후와 배유현이 엘리베이터에 타고, 문이 천천히 닫히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는 여전히 무릎을 꿇은 채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곁에 있던 동료가 다가와 스미스를 부축하려 했지만, 그는 손을 저으며 거절했다. 그러고는 무언가 결심한 듯, 휴대폰을 꺼내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 즉 자신의 직속 상관에게 전화를 걸었다.미국 행정부 구조상, FDA는 보건복지부의 산하 기관이며 FDA의 인사권은 보건복지부가 갖고 있었다.전화를 받자 보건복지부 장관이 말했다. “어이, 스미스? 무슨 일인가?”그러자 스미스는 진지하게 말했다. “장관님, 제가 정중하게 사직 의사를 전하려 연락 드렸습니다. 앞으로 저는 FDA의 어떤 업무도 맡지 않겠습니다.”장관은 매우 놀라며 되물었다. “스미스, 도대체 무슨 일이야? 내 기억이 맞다면, 대학 시절부터 자네는 FDA를 이끄는 게 꿈이라고 했잖아. 그런데 이제 막 2년 정도 일했는데 벌써 그만두겠다고?”스미스는 단호히 말했다. “그렇습니다. 이미 결심했습니다. FDA 직책을 내려놓고, 지미를 데리고 한국으로 갈 겁니다.”“한국으로?” 장관이 급히 물었다. “혹시 지미를 데리고 구현제약을 찾아가려는 건가?”스미스는 잠시 망설이
게다가 구현재조환은 이미 구현제약에 큰 명성을 가져다 주었다. 그렇기에 이런 상황에서 구현재조환의 임무는 성공적으로 완수된 셈이었다.스미스는 시후의 말을 듣자 눈물이 왈칵 쏟아졌고, 울먹이며 말했다. “은 선생님... 제가 듣기로는 구현제약이 현재 한국 내에서 가정 형편이 어려운 말기 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무료 집중 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제발 제 아들에게도 그 기회를 한 번만 주십시오... 제 아들 지미는 너무 불쌍한 아이입니다... 저는 그 아이가 더 이상 암의 고통을 견디는 모습을 볼 수가 없습니다...”그러자 시후는 엄정한 표정으로 말했다. “당신도 말했듯이, 구현제약의 무료 치료 프로그램은 가정 형편이 어려운 말기 암 환자를 대상으로 합니다. 가장 중요한 조건이 바로 '경제적 어려움'이죠. 그런데 당신과 당신 아들은 그 기준에 전혀 부합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이 활동은 엄밀히 말해 한국 내에 있는 국내 환자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고요. 따라서 한국 내에도 이 혜택을 기다리는 환자들이 수없이 많습니다. 그런데 제가 어떻게 기준에 전혀 맞지 않는 외국인에게 이런 소중한 기회를 줄 수 있겠습니까? 그러니 미안하지만, 현재 저는 도와드릴 방법이 없습니다.”스미스는 울면서 말했다. “은 선생님... 하지만 도와주지 않으신다면, 제 아들은 곧 죽게 될 겁니다... 겨우 12살짜리 아이가 암에 목숨을 잃는 걸 그냥 지켜보실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진지하게 말했다. “죽음이라는 것에 대해 한 번 논하자면, 매일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병으로 세상을 떠납니다. 그 중에는 당신 아들과 비슷한 나이거나, 혹은 더 어린 아이들도 많죠. 하지만 우리는 세상의 모든 사람을 치료해줄 수도 없고, 그럴 능력도 없습니다. 그러니 스미스 씨, 이런 감성팔이식 압박은 저에게는 전혀 통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호소를 하기 전에 한 번 생각해 보시죠, 왜 미국에 있는 화이자나 노바티스 같은 글로벌 제약사들에는 그런 질문을 하지 않는
예를 들어, J.K. 롤링이 쓴 해리포터라는 소설을 생각해보자. 이러한 소설이 아무리 돈을 잘 벌어들일 수 있다고 하더라도 미국이나 중국과 같은 강대국들에게는 전략적인 가치는 가져다 줄 수 없을 것이다. 이 때문에, 백악관이나 중국 정부는 이러한 책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 것이고, 저작권을 침해하는 일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다른 국가나 기업들이 전략적 가치가 있는 특허를 발견하게 된다면, 그들은 가장 먼저 그 기술을 손에 넣을 방법을 궁리하기 시작한다.구현재조환의 놀라운 점은, 환자가 어떤 종류의 암을 앓고 있든, 어떤 병에 걸려 있는지도 상관없이 심지어 온몸에 질병이 전이가 되어 장기 기능이 망가지고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암 말기 환자라 할지라도, 이 약을 먹기만 하면 즉각 눈에 띄는 호전을 보인다는 것이었다!그렇기 때문에 이 약을 단순히 돈벌이용으로 쓴다면, 전 세계에서 엄청난 돈을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다.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암에 걸리기만 하면 자신의 전 재산을 다 털어서라도 구현제약에 갖다 바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약을 전략 자산으로 본다면, 단지 돈을 벌 수 있는 차원을 넘어, 다른 나라를 상대로 협상 카드로 쓸 수도 있고, 더 많은 양보를 이끌어낼 수 있는 협박 수단이 될 수도 있다.그래서 백악관이 처음 한 생각은 바로 이렇게 좋은 것은 반드시 손에 넣어야 한다는 것이었다.스미스는 시후의 불쾌한 표정을 보고는, 울먹이며 말했다. “은 선생님... 이 일은 이미 제 능력 밖입니다... 저는 어디까지나 FDA 책임자로서, 약물 승인과 감독만을 맡고 있지 군이나 CIA가 요원을 파견하는 것의 여부까지는 제가 관여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니까요...” 그러면서 스미스는 애절한 눈빛으로 시후를 바라보며 간청했다. “은 선생님, 저는 지금 단지 암에 걸린 제 아들의 아버지로서 부탁드리는 겁니다. 제발... 제 아들이 살 수 있도록 구현재조환을 조금만 더 팔아 주십시오...”시후는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미안하지만, 당신에게
제임스 스미스는 시후를 보자 몹시 놀랐지만, 동시에 절망 속에서 생명의 끈을 붙잡은 사람처럼 기뻐하며 감격했다.시후는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물었다. “스미스 씨, 당신이 여기에 왜 있는 겁니까?”스미스는 무의식적으로 공손히 대답했다. “은 선생님, 저는 FDA에서 진행 중인 몇 가지 임상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그 프로젝트가 현재 페이셔스 그룹의 의료과학기술센터와 협력하고 있어서 오늘 일부 정기 업무 차 이곳을 방문했습니다...” 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스미스는 무릎을 꿇으며 바닥에 엎드렸고, 눈물을 멈추지 못한 채 말했다.“은 선생님... 지금까지 정말 당신을 간절하게 다시 뵙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기회가 없었어요. 한국에도 여러 번 찾아갔지만, 구현제약 쪽 사람들도, 저 뒤에 계신 이화룡 씨도 저를 은시후 씨와 연결해주지 않았거든요... 심지어 이화룡 씨는 몇 번이나 소개비를 받고도, 계속 차일피일 만남을 미루기만 하고 전혀 도와주지 않았습니다...”시후 뒤편에 서 있던 이화룡은 입꼬리를 올리며 비웃으며 말했다. “이 양키야, 네놈이 은 선생님을 만나고 싶어 한 건, 속셈이 뻔했잖아. 내가 모를 줄 아나? 네 놈들의 목적은 구현재조환을 사들여서 미국에 가져간 뒤 역설계 하려는 것이었잖아! 내가 분명히 말해두지만, 네놈들이 준 소개비? 난 한 푼도 안 돌려줄 거다! 할 수 있으면 고소해봐!”스미스는 이 말을 듣고 깜짝 놀라, 그제야 이화룡이 바로 시후의 사람이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래서 그는 허둥지둥 시후에게 해명하기 시작했다. “은 선생님... 저는 절대 구현재조환을 역설계 하려는 게 아닙니다. 저는 FDA 책임자로서, 진심으로 구현재조환을 미국 시장에 도입하고 싶었을 뿐입니다...” 그러고는 다시 말을 이었다. “그리고... 제 아들의 병도 있지 않습니까. 예전에 겨우 상자를 얻었기는 했지만, 그마저도 백악관의 임원들에게 거의 다 빼앗기다시피 했습니다. 결국 정말 제 아들을 위해 쓸 수 있었던 구현재조환은 극히 소량이었어요. 그
“네 알겠습니다.” 시후가 말했다. “그럼 이따 뵙죠.”“네, 은 선생님. 이따 뵙겠습니다.”15분 후, 배유현이 탄 헬리콥터가 버킹엄 호텔 옥상에 착륙했다. 시후는 소이연, 안세진, 이화룡과 함께 헬기에 올랐다.30분 후, 헬리콥터는 뉴욕 교외의 외진 지역에 위치한 한 건물 상공에 도착했다. 이곳은 바로 페이셔스 그룹의 의료과학 기술센터였다. 이 건물은 반경 2km 내에 유일하게 존재하는 건물로, 25층 규모에 보안도 매우 철저했다.헬기에서 내리자, 배유현이 앞장서며 길을 안내했고, 걸어가며 시후에게 설명했다. “은 선생님, 이곳은 예전에 할아버지께서 자금을 투자해 만든 의료과학 기술센터입니다. 주요 목적은 고급 치료기술과 신약 개발을 위한 연구와 실험이에요. 현재는 암 분야에서 가장 선진적인 양성자 치료 시스템, 세포 면역요법 등을 포함한 치료 기술들이 모두 갖춰져 있으며, 전 세계에서도 최고 수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 문득 뭔가 떠오른 듯 말했다. “아, 참! 은 선생님, 혹시 메이오 클리닉에 대해 들어 보신 적 있나요? 세계 최고의 암 전문 병원으로 불리는 곳이죠.”시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들어봤죠. 메이오는 전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으니 모르는 사람이 드물 겁니다.”그러자 배유현이 미소 지으며 말했다. “이곳의 암 진료팀의 구성원 중 60% 이상이 메이오에서 온 인재들이에요. 메이오의 최고 전문가들이 이곳에서 함께 근무하고 있고, 심지어 일부 최첨단 연구 분야에서는 우리가 메이오보다 앞서 있는 부분도 있어요. 왜냐하면 메이오는 수익성을 고려해야 하지만, 우리는 그럴 필요가 없으니까요.”이어 배유현은 이렇게 덧붙였다. “게다가 이곳에는 미국 내 최고의 장기 이식 센터, 최고의 암 진단 및 치료팀, 최정상 급의 심뇌혈관 및 노화방지 분야의 연구팀도 있어요. 그리고 우리의 냉동센터는 지하 5층에 위치하고 있는데, 최대 300년 동안 운영 가능한 구조로 설계되었죠. 할아버지께서는 생전에, 세상을 떠나면 곧장 이곳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