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준은 은시후를 눈엣가시처럼 여겼다.게다가 그는 지금 이사자리에 앉아있는 김유나에게도 지난 번 할머니와의 일 때문에 원한이 가득 차 있었다.하지만 오늘 이 곳에서 그들 내외를 만나다니.. 그는 오늘이 기회다 싶어 이 두 사람을 물 먹일 생각이었다.은시후는 김혜준이 감히 자신의 아내에게 비아냥거리는 것을 보고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 “왜? 너 같은 놈도 이런 곳에 집을 보러 오는데, 우리는 왜 안 될까?”김혜준은 어이없어 하며 말했다. “뭐 임마? 내가 여기에 올 수 있는 건 우리 집이 잘 살고, 돈이 많으니까 그런 거고.. 그런데 너와 김유나는 이런 집 현관문이라도 살 형편이 되려나??”은시후는 “내가 살 수 있을지 못 살지 네가 어떻게 알지?”라며 웃었다. 김혜준은 “네가 돈이 없다는 건 지나 가던 개도 알겠다.. 크크킄.. 이 집이 한 채에 얼마인지는 알고 지껄이는 거야???? 평당 3천만 원은 된다고~~~ 근데. 네가 평당 3천만 원을 낼 돈이 있다고? 내 생각엔 1평도 못 살 것 같은데? 크크크크큭..”은시후는 “저런 작은 집은 살 필요도 없지.. 매입하려면 제일 큰 크기는 되어야 하지 않겠어?”라며 김혜준을 무시했다.“이 새끼가?! 퉤!” 김혜준의 냉랭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뭐? 그 정도 크기면 돈이 얼만데~ 개소리 하지 마! 네가 그런 돈이 어디 있어? 이 새끼가 허풍은 오지게 떠네?!”김혜빈도 옆에서 오빠 편을 들었다. “맞아.. 은시후 당신.. 그 정도의 집을 살 수 있다고요?? 이렇게 큰 100평 대 집은 우리 정도 재력을 가진 사람들도 그냥 살 수 있는 게 아닌데 뭘 어떻게.. 사려고 하시는 건지..... 후훗....”은시후는 그녀를 바라보며 “누가 100평 대 고층 빌라를 매입한다고..?”라고 물었다.“왜요? 조금 전에 제일 큰 평수로 산다면서요? 벌써 쫄아서 말 바꾸시는 거예요?”은시후는 “아.. 정말 보는 눈이 없으시네요.. 여기 모형도에 이렇게 넓은 별장 구역.. 못 보신 건가..? 전 별
분양 안내원은 은시후에게 다가가 입을 열었다. “저 손님, 만약 집을 살 여력이 안 되신다면 다른 손님들이 집을 보는 데 지장을 주지 않도록 나가 주시길 바랍니다.”유나는 한숨을 쉬며 은시후의 소매를 끌어당겼다. “가요 여보, 우리 다른 데 가면 된다고요.”다른 사람들도 “어서 나가! 여기서 망신당하지 말고!!”라며 야단법석을 떨기 시작했다.은시후는 “왜 당신들이 별장에 살지 못하는지 알아? 모두가 근시안적인 인간들이니까.. 너희들은 평생 별장과 같은 곳에서 살 수 없을 거야!”라며 대꾸했다.김혜준은 “퉤퉤퉤! 야, 너도 진짜 뻔뻔하다? 여기에 계신 분들 중 아무나 데리고 나와도 너보다는 돈이 많을 것 같은데?”은시후가 눈썹을 치켜세우며 웃으며 물었다. “하하.. 김혜준, 내가 별장을 살 수 없다고 계속 말하는데.. 내가 만약 정말 매입을 하면 어떻게 할 건데..?”김혜준은 껄껄 웃더니 가장 높은 고층 빌라를 가리키며 “네가 여기에 있는 별장을 살 수 있으면, 내가 이 건물 옥상에서 뛰어내린다! 크크크큭..”주위의 많은 사람들이 뒤따라 외쳤다. “이 거지 같은 놈이 어디서? 네가 저기에서 살면 나도 뛰어내린다!”“그래! 난 이렇게 뻔뻔한 놈들이 제일 밉상이더라~!”유나는 지금껏 시후와 살면서 이렇게 창피한 적이 없었다. 그래서 시후를 원망하며 말했다. “시후 씨!!! 굳이 이 사람들과 싸울 필요 없잖아요.. 왜 이렇게 고집 부리는 거예요? 이렇게 난처하게 만들면 기분 좋아요?”은시후는 빙긋 웃으며 유나에게 말했다. “여보, 남편이 지금 난처한지 어떻게 알았어요? 하하..”그러더니 은시후는 주머니에서 별장 카드키를 꺼내 보였다. “여기, 별장 카드 키..”김혜빈은 “하! 은시후 씨, 그런 카드 키 한 장이면 우리가 당신을 믿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우리를 바보로 생각하는 거 아니야?”은시후는 카드 키를 안내원에게 내던지며 “자, 이게 진짜인지 아닌지 알아봐요.”라고 담담하게 말했다.해당 카드 키를 한눈에 알아
은시후의 미움을 사 직장을 잃을까 긴장한 안내원에게 시후는 걱정 말라며 손을 내저었다. “너무 긴장하지 마세요. 전 이렇게 작은 일로 원한을 품지는 않을 테니까요.”그리고는 안내원에게 요청을 했다. “참, 여기 있는 멍청한 사람들에게 제가 소유한 별장을 좀 소개해 주시죠.”분양 안내원은 시후의 이야기를 들은 후 황급히 사람들에게 설명을 시작했다. “의 별장 구역은 A, B, C, D 네 가지로 나뉩니다. 그중 가장 희소하고 가장 넓은 A형은, 조금 전 은시후 대표님께서 소유하신 물건으로.. 지상 3층, 지하 2층으로 구성되어 있고 별장의 내부에는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총 사용 면적은 1000평이 넘고, 건물의 외부는 정원이 함께 있습니다. 더불어 가장 큰 장점은 별장 내에서 오션뷰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죠! 이에 판매가격이 약 60억 수준으로 분양 구역에서는 가장 가격이 비싼 건물입니다!”설명을 듣자 모두들 놀라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분양가가 60억에 지상과 지하가 다 있고, 엘리베이터에 정원.. 그리고 오션뷰까지.. 저렇게 평범한 옷차림의 사람이 이런 초호화 저택을 가질 수 있다고?김혜준은 썩은 표정을 지었고, 그의 여동생 김혜빈과 그의 부모님은 질투가 나서 미칠 것 같았다!김혜빈은 믿을 수 없다는 듯 질문을 퍼부었다. “아니, 은시후 씨! 여기에 어떻게 별장이 있는 거죠?!”은시후는 “누가 선물했는데 왜요?”라며 한 쪽 입꼬리를 올렸다.“대체 왜?!” 김혜빈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 정말 이 고급 별장에서 살 수 있다고?은시후는 대답하기 귀찮은 듯 그녀의 오빠 김혜준을 바라보며 “아.. 그건 그렇고.. 조금 전에 가장 높은 건물에서 투신한다고 했던 것 같은데..? 그럼 언제 떨어질 건가?”김혜준은 얼굴이 새파랗게 질린 채 주먹을 불끈 쥐었다. “야 씨.. 나에게 이런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 난 네가 여기서 살 수 있다고 믿지 않아~~ 이 별장! 누가 너에게 이런 별장을 준 것인지 믿을 수 없다고!!!
그 말을 한 사람은 바로 시후의 장모, 윤우선이었다!그런데, 윤우선의 옆에는 장인 김상곤도 함께 서 있었다!은시후와 유나는 모두 놀랐다. 왜 부모님이 이 곳에 오신 거지?“아빠 엄마~ 여기는 어쩐 일로?”윤우선은 “네 큰 아버지, 큰 어머니가 우리에게 전화를 걸어서 브랜드의 집을 보겠다고 해서.. 도와주려고 온 거지.”라며 상황을 설명했다.윤우선이 설명을 하다가 시후가 보이자 속으로 화가 치밀어 올랐다.그녀는 사실 여기에 조금도 오고 싶지 않았다. 안 그래도 어제 유나에게 지금 살고 있는 그 오래되고 낡은 집을 떠나고 싶다고 그렇게 화를 냈는데.. 왜 하필 오늘 형님의 전화를 받아 이렇게 새로운 모델하우스를 구경해야 하는지.. 게다가 엄청 비싼 브랜드의 집을.. 사실 형님이 무슨 집을 보겠는가? 그저 그냥 생색내기 좋아하는 성격이니 자신들이 얼마나 비싼 집을 사는지 구경이나 하며 기를 죽이려고 부른 것이 아니겠는가? 윤우선은 속으로 천불이 나 괴로웠지만, WS 그룹의 체면이 있으니 어쩔 수 없이 남편과 함께 들러리를 서야 했다.그래서 그녀는 은시후가 더더욱 미웠다. 돈 많은 사위를 얻었다면, 자신도 이런 곳에서 떵떵거리며 살 수 있을 텐데..그녀는 아첨하는 얼굴로 채화영을 쳐다보며 말했다. “아우, 형님! 어쩜 이렇게 대단하셔요?! 이렇게 비싼 집을 샀대?!! 정말 너무 너무 부럽다~! 우리는 이번 생에 이런 라는 호화로운 집에서 살아볼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우리는 50년 동안 저축해도 이만한 돈이 안 모이던데..!”비록 지금까지 형님 집에서 당한 일들을 떠올려보면 불쾌한 기억밖에 없었지만, 윤우선은 자신이 어쩔 수 없이 그들의 자랑을 들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일단 가능한 최대치의 아부를 해대기 시작했다.하지만, 그녀가 말을 할수록 채화영의 표정은 극도로 나빠졌다. “저기 동서, 무슨 뜻이야?? 지금 우리 무시하는 거 아니지?채화영은 화가 나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원래는 김상곤과
김창곤은 동생의 말을 듣자, 김상곤이 일부러 말로 자신을 놀리는 줄 알고 화를 내며 눈을 부릅뜨고 말했다. “야 임마! 됐어, 이런 말을 하면 뭐해? 이제 너는 별장에서 살게 된 것이 아니냐? 그러니까 이렇게 신나서 까불지?”김상곤은 어리둥절했다. “내가 무슨 별장에 살아? 형 자꾸 날 놀리 마?!”윤우선도 어리둥절했다. “형님, 아주버님.. 뭔가 잘못 알고 계신 거 아니에요? 뭔가 오해가 있는 것 같은데..?”김창곤은 은시후를 가리키며 못마땅한 표정을 지었다. “자네들 사위가 의 별장을 가지고 있으니 무슨 일인지 말해 보라고 해.”윤우선과 김상곤은 눈이 휘둥그레져 은시후를 쳐다보며 “사위, 저 말씀이 사실이야? 정말 별장을 얻게 되었어? 웬일이야?”은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아버님, 어머님.. 맞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줘서 선물로 받은 겁니다.”라고 말했다.”누가 줬는데?”윤우선은 눈이 휘둥그레져 다그쳤다.은시후는 “제가 친구 한 명을 도와줬는데, 문제를 해결해주자 별장 한 채를 보내줬습니다.”라고 답했다.윤우선은 “아니, 그러면 뭐 하고 있어? 빨리 별장을 구경시켜 줘야지!!! 어머! 별장? 꿈도 못 꾸는 일인데??!”유나는 이때 은시후를 끌어당기며 “시후 씨, 이게 무슨 일이냐고요~~~”라고 속삭였다.은시후는 빙긋 웃으며 “정말 누군가 선물해줬으니, 믿지 못하겠으면 지금 가보자고요..?”라고 속삭였다.윤우선은 시후가 별장을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자, 자신도 모르게 기세등등해졌다.‘아이구 너무 좋다 정말.. 이게 웬 횡재야..?? 형님은 분명 자기들이 크고 좋은 집을 사니까 자랑하려고 날 불렀을 테지..? 그렇지만 나는 곧 별장에서 살게 될 사람이라고~ 이렇게 오랫동안 저 인간들에게 눌려 있었지만, 이제 우리가 주인공이 될 차례야!! 두고 봐!! 오호호호홋!!’ 윤우선은 속으로 기뻐 환호를 했다.윤우선은 이어 “아이고, 형님 아
김혜빈과 김창곤은 더더욱 이 상황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그들은 마치 사람들 앞에서 따귀를 한 대 얻어맞은 것처럼 구멍을 파고 들어가지 못하는 게 한스러웠다.이 믿기 어려운 사실이 그들을 멘붕하게 만들고 있었다.그때 별장 안에서 한 노인이 나와 시후에게 공손하게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세요? 은시후 대표님..이십니까?”은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네, 접니다만.. 혹시 어르신은 누구시지요?”라고 물었다.노인은 “아~ 은 대표님 안녕하세요? 저는 임 대표님의 집사입니다. 이 별장을 책임지고 관리하고 있지요.. 저를 그냥 이 소장이라고 부르시면 됩니다. 저는 평소에 별장을 관리하고 위생을 유지해야 하는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이 소장?” 옆에서 그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김혜빈은 어안이 벙벙하여 아무 생각도 못했다.이 소장은, 자신의 약혼자 로이드 그룹 임현우의 집사 아닌가? 왜 여기에 있지??설마.. 이 별장이.. 로이드 그룹 것인가???그런데 왜 은시후에게 준 것이지?김혜빈은 다급히 “어.. 이 소장님? 이게 무슨 일이죠? 이 별장이 설마 로이드 그룹 소속이에요?”라며 당황해했다.이 소장은 “예전에는 그랬지만, 지금은 은 대표님의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는 뒤 이어 “은 대표님, 별장 내부 인테리어가 아직 끝나지 않아서요.. 언제쯤 이사하실 생각이시죠? 제가 인부들에게 조금 더 빨리 준비하라고 일러두겠습니다.”라고 말했다.은시후는 “저희는 당분간 이사 올 계획이 없습니다. 그러니 별장을 계속 관리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이사 오기 전에 제가 먼저 연락드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예, 알겠습니다. 은 대표님!”이 소장은 그렇게 말하고 은시후를 향해 가볍게 목례를 한 뒤 옆으로 비켜선 뒤 그를 공손히 기다렸다.김혜빈의 눈알은 튀어나올 지경이었고, 나머지 가족들도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김혜빈은 이 소장과 은시후를 번갈아 보며 다급하게 물었다. “로이드 그룹의 누구 별장이었죠? 여기가?
임현우도 그 말을 듣자 깜짝 놀라 넋이 나갔다.의 별장은 로이드 그룹이 가진 가장 비싼 부동산이었다.로이드 그룹은 현재, 가주이자 임현우의 아버지인 임 대표가 소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임 대표보다 더욱 강한 권력을 가진 실세는 임 대표의 형 임광현이었다. 이 별장은 임 대표의 형이 소유하던 것으로 지난 번 우은찬의 일을 겪은 임 대표의 일을 듣고 은시후에게 이 별장의 소유권을 양도하기로 결심했던 것이었다.그런데, 큰 아버지께서 뜻밖에도 별장을 은시후에게 주다니.. 임현우도 속상해하며 어이없어 했다. 왜냐하면 사실 임 대표도 늘 이 별장을 가지고 싶어했지만, 가질 수 없었기 때문이다. “잠깐만 기다려, 내가 먼저 우리 아버지께 여쭤보고 올 테니까.”김혜빈과 임현우의 통화는 여기서 끊어졌다. 그러자 김혜빈은 이를 악물고 은시후를 노려보며 소리를 질렀다. “은시후!!!! 대체 어떻게 오빠네 큰 아버지를 구워삶았기에 이 별장을 훔친 거야?”은시후는 무표정하게 말했다. “이 별장은 내가 훔친 것이 아니라, 임 대표가 나에게 그냥 선물해 주신 거라고..””헛소리야!” 김혜빈은 “당신은 로이드 그룹과 아무 관계도 없잖아?! 그런데 어떻게 로이드 그룹의 대표님과 큰 아버지께서 괜히 이렇게 비싼 저택을 선물로 준다는 말이야?! 분명 당신은 속임수를 쓴 것이 틀림없어!”이때 임현우가 김혜빈에게 전화를 걸었다. “혜빈아, 아버지께서 업무 때문에 바쁘신가 봐.. 그냥 전화를 끊으시네..?”은시후는 그를 비웃으며 직접 휴대폰을 꺼내 들고는 임 대표에게 전화를 걸었다.핸드폰은 그냥 “뚜-”하는 소리와 함께 순식간에 연결되었다.김혜빈은 멍하니 서 있었다.“아이구, 은 선생님!” 임 대표의 목소리가 휴대폰 너머로 들려왔다. “선생님께서 혹시 별장 보셨습니까? 어떠세요? 선생님 마음에는 드시던가요? 좀 괜찮은 곳이기는 합니다만..”“별장은 제가 돌아보니 전체적으로 괜찮더라고요.. 신경 많이 쓰셨네요..”“아이고.. 별말씀을요!! 그저
“사위, 이거.... 진짜 로이드 그룹에서 자네에게 선물한 별장인 건가 그럼??” 김상곤은 그제서야 반응하여 입을 쩍 하니 벌렸다.“네 아버님, 맞습니다.” 은시후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이..게.. 자네...” 김상곤은 말을 더듬으며, 자신이 마치 꿈속에 있는 것 같았다.놀라 다리에 힘이 풀려 휘청대는 김상곤을 옆에 있던 유나가 붙잡았다. 그리고는 “아빠! 옆에 가서 앉아서 좀 쉬세요. 별장의 일은 임 대표님께서 설명해 주셨으니 이제 모두가 잘 알게 되었네요. 이건 시후 씨가 정당하게 얻은 소득이에요!” 유나는 ‘정당하게 얻은 소득’을 특히 강조하여 말했다. 채화영은 도저히 믿을 수가 없다는 듯 머리를 이마를 짚으며 말했다. “이 로이드 그룹은 이렇게 비싼 별장을 아무에게나 선물로 주질 않나.. 이렇게 돈을 물 쓰듯이 쓰면서, 왜 우리 집안에는 연락도 없는 거야? 임현우랑 약혼한 게 맞기는 한 거지 혜빈아?”이 일을 이해할 수 없는 건 비단 채화영뿐만이 아니었다. 김혜준도 짜증이 나 눈이 벌개질 정도였으니 말이다.이런 호화로운 곳을 그들은 평생 가져볼 수 없을 것이다!그런데 하늘에서 떨어진 돈벼락이 왜 하필이면 은시후 같은 쓰레기 자식에게 간 것인지?!무슨 이런 개똥 같은 경우가 다 있어?채화영과 혜준의 뒤에 서있던 김창곤은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 임 대표에게 무시당하는 것은 별로 상관이 없었지만, 이 별장이 원래 자신의 딸이 물려받을 것이었는데, 중간에서 은시후란 놈이 가로챘으니.. 이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었다!그는 곁에서 울고 있는 딸을 보니, 은시후에게 더욱 화가 치밀었다.지금까지 그는 김상곤을 업신여겨왔는데, 그런데 저 데릴사위라는 놈이 생각보다 수완이 좋은 것 같았다. 이 얼마나 부끄러운 일인가..?갑자기 김창곤은 시후를 쳐다보며 엄숙한 표정으로 말했다. “자네.. 설마 WS 그룹의 권위를 내세워 임 대표의 일을 처리한 건 아니겠지?”은시후는 무표정하게 말했다. “이건 제 개인적인 일이니,
오후 다섯 시.롤스로이스 차량 행렬이 유가휘와 이중열을 태우고 정시에 시후와 배유현이 머물고 있는 호텔에 도착했다.시후를 보자마자 유가휘는 공손하게 말했다. “은 선생님, 차량 행렬이 준비되었습니다. 언제든 출발할 수 있습니다.”시후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유미경이 보이지 않자 무심코 물었다. “미경 씨는 왔나요?”유가휘는 서둘러 설명했다. “은 선생님 조금 전 미경이에게 전화를 했는데, 공항에서 일이 있어서 먼저 출발했다고 하더군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알겠습니다. 그럼 우리도 출발하시죠.”30분 뒤, 시후와 배유현은 유가휘의 차량 행렬을 따라 홍콩 국제공항에 도착했다.차량 행렬이 VIP 전용 건물 앞에 멈춰 서자, 유가휘는 앞차에서 내려 급히 뛰어가 시후가 탄 차의 문을 열며 정중하게 말했다. “은 선생님, 이제 은 선생님과 배유현 회장님께서는 먼저 보안과 출국 심사를 받으셔야 합니다. 저희 차량 역시도 전용 통로를 통해 보안 검사를 받아야 하므로, 검색을 마친 후 공항 내부에서 기다리겠습니다. 은 선생님께서 출국 수속을 마치시면 바로 저희를 보실 수 있을 겁니다.” 유가휘는 이렇게 말하면서 혹시라도 시후가 이러한 절차를 불편해할까 봐 서둘러 덧붙였다. “은 선생님, 홍콩은 항공 보안에 대해 엄격한 편입니다. 다른 국가들에 비해 느슨하지 않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해당 절차를 생략할 수 없으니 부디 양해해 주십시오.”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한 일이죠. 그럼 배유현 회장과 함께 이쪽으로 들어가겠습니다.”“예 알겠습니다!” 유가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제가 두 분을 안으로 모시겠습니다.”그러나 시후는 말했다. “유 회장님, 그렇게까지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저희끼리 들어가도 됩니다.” 그렇게 말한 뒤, 그는 배유현과 나란히 차에서 내렸다.유가휘는 끝까지 시후와 배유현을 VIP 전용 건물 안까지 안내한 뒤, 그들이 보안 검색 통로로 들어가는 모습을 확인했다. 그런 뒤에야
유미경은 얼굴이 붉어지는 것을 느끼며 약간 짜증내듯이 말했다. "진재은! 너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뻔뻔하게 굴 거면, 너랑 좀 거리를 두는 게 낫겠다!"진재은은 입을 삐쭉 내밀며 물었다. "미경 언니, 언제 시간 돼? 그 사람 불러서 같이 밥이나 한 끼 먹자! 나 말이야, 다른 건 몰라도 쓰레기 감별, 그거 하나는 기가 막히게 잘해~ 그러니까 그 사람이 좋은 남자인지 아닌지, 식사 한 번만 해보면 알 수 있다니까?!"유미경은 약간 아쉬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럴 기회가 없을 것 같은데. 오늘 밤에 그 분은 떠나거든, 홍콩을 떠나셔.""뭐?" 진재은은 놀라서 물었다. "그럼 한국으로 돌아가는 거야? 내 예상이 맞다면, 그는 한국 사람이겠지?"유미경은 마음속으로 아쉬움을 느끼며, 더 이상 감정을 숨기지 않고 그저 무기력하게 한숨을 쉬었다. "미국으로 돌아 갈 거야.""미국으로?" 진재은은 급히 물었다. "그럼 언니는 한국에 왜 가는 건데? 미국으로 따라가야지!"유미경은 턱을 괴고 멍하니 벽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아내가 교육을 받는데, 그것 때문에 미국에 가는 거야. 아내 분이 학교를 다녀야 하거든. 그리고 다음 달에 한국으로 돌아간다고 했어."진재은은 충격을 받은 듯 눈을 동그랗게 뜨고 외쳤다. "미경 언니... 언... 언니 뭐라고 했어?! 그 남자가 아내가 있다는 거야?!”"응." 유미경은 고개를 끄덕이며 진지하게 말했다. "결혼한 지 4년 됐다고 했어.""세상에..." 진재은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 "미경 언니, 미... 미경 언니... 지금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야..."유미경은 무의식적으로 손에 든 펜을 돌리며 중얼거렸다. "무슨 생각을 하는 건 아니야. 그냥 내 마음을 제어할 수가 없을 뿐이지..." 그러다가 그녀는 문득 컴퓨터 화면의 오른쪽 아래에 떠있는 시간을 보더니 깜짝 놀라며 말했다. "큰일 났네, 벌써 4시가 넘었어! 빨리 몇 시에 떠나는지 물어봐야겠어."......한편, 시후는
시후와 배유현이 쇼핑을 하고 있을 때, 학교에서 논문 발표 준비를 하고 있던 유미경은 갑작스럽게 서울대학교에서 보낸 이메일을 받았다. 라는 글자를 본 순간, 그녀는 깜짝 놀라며 얼른 이메일을 열었고 이메일의 내용을 조용히 읽어 내려갔다."유미경 님, 안녕하십니까? 저는 서울대학교 글로벌 인재 채용 프로젝트의 책임자 이루다라고 합니다. 보내주신 자기소개서와 이력서를 검토한 결과, 귀하의 경력이 당교의 글로벌 인재 채용 프로젝트에 적합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귀하를 서울로 초청하여 면접을 진행하고자 합니다... 면접 일정은..."메일을 다 읽은 유미경은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환호성을 질렀다. "정말 잘 됐다!"바로 옆에서 조용히 자료를 찾고 있던 같은 학과 동기이자 절친인 진재은은 유미경의 갑작스러운 외침에 놀라며 물었다. "미경 언니, 무슨 일이야? 뭐가 그렇게 좋은 일인데?!”유미경은 망설임 없이 말했다. "나 서울대학교에서 면접에 참석하라는 연락을 받았어! 논문 발표가 끝나면 바로 면접을 보러 갈 수 있을 거야! 만약 면접을 통과하면, 나는 서울대학교에서 일할 수 있게 될 거라고!"진재은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믿을 수 없다는 듯 말했다. "뭐라고, 언니...?! 언니는 곧 홍콩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을 사람이야. 언니가 우리 학교에서 남아서 교수 일을 하고 싶다면 당연히 할 수 있을 텐데, 굳이 한국에 있는 듣보잡 대학에서 일하려는 이유가 뭐야?"유미경은 단호하게 말했다. "서울대학교는 듣보잡 대학이 아니야. 오히려 한국 안에서 일류 대학이자 최고의 대학으로 알려진 곳이라고. 우수한 교수진들과 탄탄한 발전 가능성을 갖춘 명문 대학이지."진재은은 망설임 없이 반박했다. "그렇다 쳐도, 홍콩대학교만큼 좋은 대학은 아닐 걸? 게다가 홍콩대학교에 남으면, 굳이 홍콩을 떠날 필요도 없고, 집에서 편하게 출퇴근하면 되는데, 왜 멀리 다른 나라인 한국까지 가려고 해?"유미경은 살짝 미소 지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난 이
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아내와 장모님께 줄 거라, 여성들이 좋아하는 걸 고르면 돼요."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 지었다. "여성들에게 선물을 할 때는 가방과 쥬얼리가 무난하게 좋은 선택이죠. 가방이라면 에르메스나 샤넬이 좋고, 쥬얼리 브랜드는 좀 더 다양해요. 반클리프 아펠, 티파니, 불가리가 대표적이고요."시후는 생각하며 말했다. "가방은 이미 전에 선물했으니 이번에는 안 사도 될 것 같고, 쥬얼리는 한번 고려해볼 만하네요......" 선물에 대해 생각하던 중, 시후는 문득 송민정이 윤우선을 위해 꾸민 ‘그 일’을 떠올렸다. 당시 윤우선은 불가리의 한 목걸이에 반해 결국 가진 현금을 몽땅 써버리지 않았던가. 시후는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다. 만약 윤우선이 ‘복권에 당첨’됐을 때 샀던 목걸이와 똑같은 걸 다시 사준다면, 그녀는 어떤 기분이 들까?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자, 그는 망설이지 않고 말했다. "그럼 불가리 매장으로 가보도록 하죠!"곧 두 사람은 차를 주차한 후, 홍콩에서 가장 큰 SOGO 백화점으로 향했다. 혹시라도 누군가 자신을 알아볼까 봐, 배유현은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착용한 뒤 시후와 함께 백화점에 들어섰다. 백화점에 들어서자마자, 배유현은 불가리 매장의 간판을 발견하고 말했다. "은 선생님, 불가리 매장은 저쪽입니다.""그래요."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와 함께 불가리 매장으로 들어갔다.곧 한 명의 직원이 다가와 정중하게 물었다. "불가리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어떤 제품을 찾으시나요?"시후는 곧장 물었다. "목걸이를 좀 보려고 하는데, 매장에 재고가 있나요?"직원은 곧바로 대답했다. "네, 있습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이윽고 직원은 카운터에서 에메랄드 펜던트가 달린 목걸이를 꺼내 시후 앞에 내밀었다. "고객님, 해당 에메랄드 목걸이는 올해 출시된 신상으로, 매우 인기 있는 상품입니다. 가격은 55만 홍콩 달러입니다."시후는 목걸이를 받아 살펴보았다. 실물을 보니 확실히 아름다웠고, 고급스러운
이 세상에서 이중열의 능력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바로 유가휘였다. 만약 그 당시 방가흔이 아니었다면, 유가휘는 어떤 수를 써서라도 이중열을 곁에 두고 자신의 싱크탱크로 삼았을 것이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영웅은 미인의 유혹을 넘기기 어렵다고 하지 않았던가? 당시 두 사람은 누구도 포기하지 않았고, 결국 20년 동안 원수와 같은 관계로 지내게 되었다.이제 유가휘는 과거에 가진 원한은 내려놓고, 오래된 친구의 입장에서 이중열이 자신의 진정한 가치를 다시 찾길 바라고 있었다. 게다가 그는 이제 자신의 작은 품으로는 이중열이라는 큰 인재를 품을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유가휘는 이제 이중열은 시후 곁에 있어야만 자신의 가치를 최대한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시후 역시도 이중열의 가치를 알아보았을 것이며, 그 때문에 시후가 아낌없이 시간과 노력을 들여 이중열을 위해 힘쓰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이중열의 실력을 인정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시후의 속마음을 대신 말해주었던 것이다.이중열은 이미 세상사에 초연한 태도를 가지고 있었지만, 유가휘가 자신을 이렇게 인정하고 기대하는 듯한 말을 하는 것을 들으니, 마음 한편으로는 격려를 받는 기분이 들었다. 이중열은 곧 그는 시후를 바라보며, 진지하게 말했다. “도련님, 안심하십시오. 저는 앞으로 최선을 다해 충성을 다할 것이며, 목숨이 다할 때까지 헌신할 것입니다!”시후는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삼촌, 저는 그보다는 당신이 다시 자신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모든 사람에게 실력을 증명하실 수 있길 바랍니다.”이중열은 두 손을 모아 주먹을 쥐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 “도련님, 걱정 마십시오! 반드시 그렇게 하겠습니다!”이중열이 다시금 의욕을 불태우는 모습을 보며, 시후는 안도하며 미소를 지었다. “그렇다면 저는 더 이상 걱정할 것이 없겠군요. 삼촌, 며칠 동안 가족과 시간을 보내십시오. 저는 오늘 밤 미국으로 돌아갈 겁니다. 한국으로 귀국하기 전에 다시 연락
그리고 현장에는 두 개의 VIP석이 있었는데, 그것은 시후와 배유현을 위한 자리였다. 시후가 자리에 앉자, 유가휘는 술잔을 들고 일어나, 큰 감사를 표하며 시후에게 말했다. “은 선생님, 오늘 모든 일은 전적으로 선생님 덕분입니다. 제 마음속의 감사한 감정을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습니다. 감사를 표하기 위해 먼저 한 잔 드리겠습니다!” 말을 마친 후, 그는 시후가 대답할 틈도 없이 술잔을 단숨에 원샷하여 비웠다. 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그에게 물었다. “오늘 일에 대해 유 회장님은 만족하십니까?” “만족하고 말고요 굉장히 만족합니다!” 유가휘는 고개를 끄덕이며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은 선생님, 오늘 선생님의 계획에 백 번, 천 번, 만 번 만족했습니다! 아니, 만족이 아니라 감사가 중요하지요, 저는 정말 감사하고 있습니다!” 그러자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담담하게 말했다. “만족하신다면 다행입니다. 이 일은 이제 모두 해결된 것입니다.” 그러자 유가휘는 급히 대답했다. “네, 네, 이제 모든 것이 끝났고, 더 이상 변수는 없을 겁니다!” 이때, 이중열이 술잔을 들고 일어나며 공손히 말했다. “도련님, 제가 홍콩에서 다시 일할 수 있게 되었고, 가족들이 함께 모일 수 있었던 것은 도련님의 도움 덕분입니다. 그럼 저도 한 잔 올리겠습니다!” 그 말과 함께, 그는 유가휘처럼 술을 한 번에 원샷했다. 시후는 먼저 유가휘에게 말했다. “유 회장님, 제가 부탁드릴 일이 하나 있습니다.” 그러자 유가휘는 매우 기쁜 목소리로 말했다. “은 선생님, 무엇이든 말씀하시면, 그 어떠한 일이라도 주저하지 않고 하겠습니다! 목숨을 걸고라도요!” 그러자 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렇게까지 번거로운 일은 아니고요, 다만 앞으로 이중열 삼촌의 가족들을 잘 돌봐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사실 두 가족들이 이렇게 가까이 살게 되었으니, 서로 더 교류가 많게 되었으니까요.” 유가휘는 주저 없이 대답했다. “은 선생님, 걱정 마십시오! 앞으로 중열 씨의
배유현은 미소를 지으며 한 마디를 던졌고, 그 말 한 마디는 현장의 모든 기자들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비록 기자들은 배유현이 아마도 유가휘와 아는 사이일 것이라고 추측했지만, 그들은 배유현이 이렇게 유가휘에게 큰 의미를 두고 이 자리에 나타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그녀는 미국의 재벌가 기업의 회장으로서 이곳에 참석하는 것만 해도 유가휘에게는 큰 영광이었고,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것은 그녀가 유가휘의 초청을 받아 이런 집들이 행사를 진행하기 위해 참석했다는 점이었다. 사람들의 생각에 따르면 이 모든 것은 유가휘의 체면을 굉장히 세워준 일이었다. 알다시피 유가휘의 자산은 페이셔스 그룹과 비교하면 겨우 발 끝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기자들이 놀라는 모습을 보며 유가휘는 그동안 느껴본 적 없는 안도감을 느꼈다. 누구나 체면을 중요시하는 법이지만, 이 순간 유가휘는 자신이 이렇게 체면을 세운 적이 없었던 것 같았다. 배유현이 등장하자, 유가휘를 조롱하고 싶었던 기자들은 점차 사생활을 추궁하는 평소의 태도를 버리고, 행사에 더 신중하게 접근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배유현은 그녀의 훌륭한 말솜씨와 개인적인 매력을 통해, 이 행사에서 시후가 표현하기를 원했던 말을 정확하게 전달했다. 그녀가 유가휘와 이중열이 오해를 풀고 화해한 행동을 보고 매우 감명 받았다고 말하자, 현장에 있던 기자들도 갑자기 비슷한 감정을 느끼기 시작했다.이제 기자들은 유가휘와 이중열을 볼 때 더 이상 이전의 드라마를 보는 듯한 사고방식 대신 정말로 20년 만에 서로에 대한 원한을 접고 웃어넘기게 되었다는 사실을 마치 세기의 명장면처럼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배유현의 도움으로 이번 행사는 인도주의 정신이 가득한 분위기 속에 진행되었고, 현장의 기자들이 이 상황을 본부로 전송하자, 홍콩의 많은 미디어들이 즉시 긍정적인 보도를 쏟아냈다.한동안, 홍콩 전체는 이 두 사람이 20년 만에 화해한 사건에 감동을 받았다. 이것은 유가휘에게 최고의 탈출구를 제공해 주었고,
하지만 그때, 유가휘는 수많은 기자들에 둘러싸여 사진을 찍히고 있었기 때문에, 배유현의 모습을 전혀 볼 수 없었다. 그리고 원래 계획대로라면 이때는 우현당의 우은일 선생이 행사를 주관해야 했지만, 이상하게도 현장에서는 우은일의 모습을 전혀 찾을 수 없었다. 더욱 황당한 것은, 그는 원래 우은일이 큰 정성을 들여 준비한 의식을 치르는 제단이 없어진 것을 발견했다는 사실이었다.그는 급히 비서 아민을 불러서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우은일 선생은 어디 갔지?! 왜 보이지 않아?!"아민은 그의 귀에 대고 설명했다. "유 회장님, 우은일 선생에게 큰일이 일어나서... 자신이 기른 곤충에게 물린 것 같습니다. 그리고 상태가 꽤 심각한 것 같았고, 조금 전 구급차에 실려 갔습니다...""뭐라고?!" 유가휘는 깜짝 놀라며 말했다. "구급차에 실려 갔다고?! 그럼 오늘 행사를 누가 맡은 거야?!"아민은 급히 대답했다. "유 회장님, 걱정 마세요. 은 선생님께서 배유현 회장님이 오늘의 행사를 주관하도록 하셨습니다."유가휘는 놀라며 물었다. "배유현 회장님이 주관한다고? 진짜인가? 농담하는 거 아니지?""아닙니다." 아민은 서둘러 말했다. "배유현 회장님은 지금 옆에서 준비 중입니다. 곧 시작할 거예요."그때, 무대 아래의 기자들이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는 듯, 누군가는 마이크를 들고 큰소리로 질문을 던졌다. "유 회장님, 갑자기 G7의 별장을 사서 이중열 선생님에게 선물한 이유를 설명해 주실 수 있습니까? 예전에 두 분의 사이가 좋지 않았던 걸로 아는데, 더불어 삼각관계도 있었던 것 같고요, 오늘 이렇게 갑자기 화해하신 이유는 무엇입니까?""맞습니다, 유 회장님!" 또 다른 기자가 큰 목소리로 말했다. "저는 예전부터 유 회장님께서 이중열 선생님의 생명의 위협을 가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이중열 선생님이 이번에 다시 홍콩에 돌아왔는데, 왜 두 분이 갑자기 화해한 거죠? 혹시 압박을 받으신 겁니까? 혹은 방가흔 씨가 자살을 하겠다고 위협하신 건 아닙
유미경의 호의를 시후는 거절하지 않았다. 비록 그는 지금 나는 자산을 가지게 되었지만, 여전히 조금 더 깊이 있는 교육을 받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크게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다. 시후는 과거에 틈틈이 책을 읽으려 했던 적이 없던 것은 아니었으나, 여러 가지 현실적인 이유로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유나와 결혼한 초반 몇 년 동안에는,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 거의 하루 종일 앞치마를 두르고 살았고, 또 그를 독려해 주는 사람이 없었기에, 독서하는 습관을 들이지 못했던 것이다.그런데 유미경이 직접 나서서 독서 습관을 기르는 것을 도와주겠다고 하니, 시후는 기꺼이 받아들이기로 했다.그러자 유미경은 무척 기뻐하며 말했다. "그럼 우리 이렇게 합의한 거죠! 은 선생님이 시간 되시면 이메일 계정을 하나 만드세요. 제가 책을 골라서 전자책 파일을 이메일로 보내 드릴게요. 그러면 언제 어디서나 휴대폰으로 읽을 수 있을 거예요. 그리고 어느 정도 책을 읽고 나면, 제가 이메일로 문제를 보내 드릴 테니까 최대한 시간을 내서 답변해 주세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진지하게 말했다. "알겠습니다, 유미경 선생님."유미경은 시후가 자신을 '선생님'이라고 부르자 웃으며 말했다. "저를 선생님이라고 부른 건 은 선생님이 처음이에요."시후는 장난스럽게 웃으며 말했다. "그럼 내가 당신의 첫 번째 제자가 되는 건가요?"유미경은 웃으며 물었다. "내가 진짜 선생님이 되기에 어울린다고 생각하세요? 그러니까, 정식 교사로요.""당연하죠." 시후는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훌륭한 교사가 되려면 먼저 학문적으로 성취가 있어야 하는데, 이 부분에서는 미경 선생님이 완벽히 충족하죠. 그리고 교사는 학생들에게 모범이 되어야 하는데, 당신이라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믿어요." 그러면서 그는 탄식하며 덧붙였다. "요즘 국내외의 많은 교사들은 점점 교육자로서의 초심을 잃고 명예와 이익만을 쫓고 있지만, 미경이라면 결코 그들과 같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당신이 교사가 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