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말에 소민지의 표정이 약간 굳어졌다. 방금 한 말은 아버지를 화나게 하기 위해서였지만, 정말 그 남자의 모습이 떠올라 소민지는 내심 걱정이 되었기 때문이다. 다카하시 마모치가 쉽게 가만두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에 소민지는 이렇게 말했다. "다음 다카하시 마모치와 미팅을 할 때 경고해야겠어! 만약 그가 계약이 완료된 후에 그 남자에게 몰래 손을 댄다면 언제든지 협력을 중단하겠다고!!”"허튼소리! 너는 엘에이치 그룹의 대표로서 모든 것을 엘에이치 그룹의 이익에 우선해야 하는데, 어떻게 낯선 남자가 엘에이치 그룹의 이익에 영향을 미치도록 할 수 있어?" 소수도는 이 말을 듣고 곧바로 호통을 쳤다. “우리는 다카하시 마모치의 최대 양보 조항만 손에 넣을 수 있다면, 그런 사내의 생사가 우리와 무슨 상관이 있단 말이야?"그러자 소민지는 화가 나서 아버지에게 따져 물었다. "그 사람은 우리 한국인 여성을 구하다가 다카하시 그룹에 미움을 사게 된 거라고요! 그러니 어떻게 다카하시 그룹에 의해 죽임을 당할 수 있다는 거예요?""그럼 다카하시 그룹이 그를 죽일 때 네가 안 보면 되지 않겠니?" 소수도는 시큰둥하게 말했다."아빠! 어떻게 그런 이야기를 할 수가 있어요?! 원칙과 도덕이 마음 속이 있기는 한 거예요?”“원칙과 도덕? 나의 원칙과 도덕은 바로 엘에이치 그룹의 이익을 위해 봉사하는 것뿐이다. 엘에이치 그룹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어떤 원칙과 도덕도 포기할 생각이 있어!”"아빠..!!!" 소민지는 어이가 없어서 말이 안 나올 지경이었다.이때 소지빈은 서둘러 이 상황을 원만하게 수습했다. "아버지, 민지야, 본론도 아직 다 안 끝났는데 왜 둘이서 말다툼을 해요?"소수도는 어두운 표정으로 "됐어! 이런 의미 없는 얘기는 하지도 마! MBA는 네가 돌아오면 다시 상의하자!"라고 말했다.“상의할 필요 없어요.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의 합격 통지서가 이미 이메일로 왔거든요. 8월에 개학하니까, 난 5월에 떠날 거예요.” 소민지는 냉담한 표정을 지었다
불가리 호텔의 로비.마흔도 안 된 마츠모토 요시토는 엘에이치 그룹과의 만남을 고대하고 있었다. 그가 이번에 직접 호텔에 와서 그들을 만나자고 한 것은 겸손한 자세와 태도로 엘에이치 그룹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모색하기 위해서였다. 마츠모토 그룹은 다카하시와 이토 그룹 두 집안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마츠모토는 자신의 능력이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고, 대담하기 대문에 확실히 엘에이치 그룹의 가장 이상적인 협력 상대라고 생각하고 있었다.다만.. 마츠모토 그룹은 일찍부터 다카하시, 이토 그룹과 격차가 너무 컸다. 요시토는 마츠모토 그룹을 거침없이 이끌었고 빠르게 발전시켜 따라잡으려 노력했지만, 여전히 그들과는 격차가 있었다. 사실, 마츠모토 그룹은 도쿄 전체에서 가장 빠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젊은 그룹이라고 할 수 있었다. 10년 전만 해도 무명이었지만 10년이 지난 지금.. 다카하시 그룹과 이토 그룹에 버금가는 기업으로 변모하고 있다는 건 외부에서 보기에 기적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래서 요시토 회장은 자신이 그룹의 회장 자격으로 직접 호텔에 와서 만나자고 제안한 것은 바로 엘에이치 그룹의 체면을 세워줬다고 믿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엘에이치 그룹의 눈에 마츠모토 그룹의 실력이 다카하시 그룹이나 이토 그룹의 절반 정도될 뿐이라는 걸 몰랐기 때문에, 엘에이치 그룹은 당연히 그를 눈여겨보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도 알지 못했다.지금 요시토는 꽤 자신만만했다. 그는 일본에서 인정받는 비즈니스계의 천재이며, 정말로 세계를 가질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젊은 부호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엘에이치 그룹이 자신에게 미팅할 기회를 줄 것이고, 자신도 반드시 자신의 입담과 안목으로 그들이 자신과 협력하도록 설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요시토의 비서는 다소 조마조마해하며 말했다. "회장님.. 엘에이치가 우리와 협력할 의향이 있을 것 같습니까?"마츠모토 요시토는 자신의 정장 넥타이를 정리하며 "이따가, 반드시 나의 능력과 매력을 뽐내며 나야 말로
프런트 데스크의 직원은 그의 다소 험악한 표정에 놀라 우물쭈물하며 말했다. "회장님, 정말 죄송합니다! VIP의 비서 두 분이 이미 분명히 알려 주셨습니다. 오늘은 정말 미팅하실 시간이 없다고 하셨으니, 저희를 난처하게 하지 말아 주십시오.."마츠모토 요시토의 강한 자신감은, 이 프런트 직원에 의해 순식간에 산산조각이 났다! 그러자 그는 히스테리에 가까운 욕설을 퍼부었다. “나는 마츠모토 요시토라고!! 너!! 알아들었어?!!"프런트 직원은 놀라서 몇 걸음 뒤로 물러났다. "정말 죄송합니다, 마츠모토 씨, 저도 VIP 손님의 답장을 전달했을 뿐입니다. 양해해 주십시오.."로비에는 요시토를 보며 소곤거리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이 사람들은 삼삼오오 속삭이고 있어서 무슨 말을 하는지 들리지 않지만, 그들의 표정에서 요시토 자신을 비웃고 있다는 것은 정확하게 알 수 있었다!그는 능력으로 따지면 일본의 젊은 사업가 중 최고라고 자부해 왔다. 하지만, 먼저 찾아와서 미팅을 제안했으나 상대방은 오히려 만나기 귀찮아하다니..! 요시토는 내심 분개했다. 그래서 그는 주먹을 불끈 쥐고 이를 악물었지만,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평소에 자신감이 넘치고 자부심이 강한 사람일수록, 심리적 저항력이 떨어진다. 모두가 자신을 우러러봐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일수록 다른 사람에게 무시당하는 것이 두렵기 때문이다. 마츠모토 요시토가 대표적인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이때 그는 분노의 극에 달했지만, 분출구를 찾지 못했다. 그의 얼굴이 빨개진 모습은 주위의 비웃음을 샀다. 많은 사람들이 반드시 요시토 정도의 실력과 부를 가지고 있지 않았기에, 그들은 요시토가 대중 앞에서 망신을 당하는 것을 보고 마음속 깊은 곳에서 오히려 은근히 기뻐하고 있었다.요시토의 보좌관은 모두가 회장을 비웃는 것을 보고 급히 다가가 속삭였다. "회장님, 먼저 가시죠.. 만약 누군가 동영상을 찍어서 나쁜 영향을 끼치면 곤란합니다..”마츠모토 요시토는 이를 악물고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몸
나고야의 고바야시 제약 생산 라인은 곧 자격을 갖춘 구현탕을 생산할 수 있다. 이것은 고바야시 제약이 아시아 최고의 제약 회사이고, 생산라인도 매우 선진적으로 구축되어 있기 때문이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그들의 생산 라인은 구현탕 생산으로 모두 전환될 것이며, 제형과 약재만 갖추면 생산에는 차질이 없을 것이었다.생산라인이 정상 가동에 들어가자, 시후는 일행들과 함께 나고야를 떠나 오사카로 향했다. 나고야와 오사카 사이에 교토가 끼어 있었 때문에, 원래 예정대로 나고야의 일이 끝나면 교토에 가서 이토 나나코를 만나볼 생각이었다. 그러나 지금 닌자들이 자신을 미행하고 있으니, 이 모두를 교토로 데려가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오사카에서 이 세 사람을 해치우고, 수습한 뒤 이토 나나코를 만나러 갈 생각이었다. 이렇게 결정을 내린 후, 그는 다소 아쉬움이 있었다. 이토 나나코를 일찍 만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일본 여행이 막바지에 이르러야 볼 수 있다니.. 시후는 그녀의 부상이 어느 정도인지 모르기 때문에 더 걱정이 되었다.시후가 나고야를 떠날 때, 그는 닌자가 이전보다 조용해졌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들은 시후를 미행하는 거리를 두 배로 늘렸고, 감히 그에게 다가오지 못했다. 아무래도 덴바야시 아오타의 행방을 알 수 없고, 다른 한편으로는 누가 몰래 그들을 노리고 있는지 헷갈리기 때문에 더욱 신중해진 것 같았다.차량 행렬은 고속도로를 달려 교토를 스쳐 지나갔다. 겉으로 고요하고 고풍스러워 보이는 옛 도시인 교토가, 실제로는 강한 물살에 휩쓸리고 있다는 것을 사람들은 아직 깨닫지 못했다.다카하시 마모치는 이토 유키히코가 그를 노리고 있다고 생각하여, 덴바야시 마사테츠로 하여금 닌자들을 이동시켜 교토로 잠복해 교토에 있는 이토 그룹의 저택을 면밀히 감시하게 했다. 이렇게 되면, 마모치가 명령만 내리면 곧바로 이토 나나코를 납치하거나 직접 죽일 수 있을 것이다..!이토 유키히코는 이 사실을 전혀 몰랐고, 도쿄에서 소지빈, 소민지 남매를 만나고 있었다
소지빈 역시도 고려하고 있는 여러가지 사항이 있었다. 엘에이치의 입장에서 보면, 다카하시 마모치는 이토 유키히코에 비해 두 가지 장점이 있었다. 첫째, 이토 그룹을 정리하고 싶어 한다. 둘째, 이익의 비율을 25%로 낮추겠다고 언급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 다시 이토 유키히코와의 협상을 성사하기 위해서는, 이토 유키히코가 적어도 이 두 가지 점 중 하나는 다카하시 마모치와 동등하거나, 마모치의 조건보다 더 좋아야 한다고 생각했다.먼저, 이토 유키히코도 다카하시 그룹을 없애고 싶다고 한다면, 이 점은 마모치와 대등할 뿐이다. 그렇다면, 두 번째로 마모치의 이익 배분에 대한 제안 보다 더 유리한 조건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소지빈은 이토 유키히코에게 20%의 이익 배분 비율을 제시했고, 만약 이토 유키히코가 동의한다면 다카하시 그룹을 함께 정리하기 위해 손을 잡는 것에 동의하도록 설득하면 엘에이치 그룹을 위해 추가로 5%의 이익을 더 얻을 수 있을 것이다.하지만 이토 유키히코 회장은 20%의 이익을 줄 수 있다는 말을 듣자마자 당황했다. ‘적어도 35%의 이익을 생각했는데 20%를 주겠다? 그리고 20%면.. 이건 고려할 것도, 흥정할 여지도 없군.. 이건 너무한 것 아니야? 이런 사업은 일단 현지 항구에서 내가 가진 이점을 활용하여 외국 자본이 들어와 돈을 버는 것인데, 20%만 나에게 준다니.. 이건 사람을 개무시하는 처사로군..’ 이렇게 생각하자 이토 유키히코도 마음속으로 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래서 그는 소지빈에게 차갑게 말했다. "20%는 너무합니다. 엘에이치의 실력이 탄탄하고 수중에 원양 선박이 많다는 것을 인정하지만, 이렇게 나를 착취할 수는 없겠죠?"소지빈은 진지하게 말했다. "이토 유키히코 회장님, 착취할 생각은 없지만 지금 우리가 주도권을 차지하고 있고, 일본 경제는 지금 계속 하락하고 있다는 걸 아셔야죠.. 이제 당신들은 현 단계에서 이 사업을 하기 어렵다고 생각됩니다. 그러니 돈을 벌려면 우리와 협력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소지빈, 소민지와 이토 유키히코의 협상은 결국 결렬 되고 말았다. 남매가 미팅 장소를 떠날 때에도 이토 유키히코는 그 자리에서 한참 동안 욕을 해댔다.호텔로 돌아오는 길에 소지빈은 소민지에게 물었다. "민지야, 이토 유키히코 회장이 20%의 비율에 응할 수 있는지 보려고 했는데, 왜 갑자기 그와 사이가 틀어진 거야?”소민지는 싱긋 웃으며 입을 열었다. "20%라면.. 분명히 그의 마음속 최저 가격보다 낮기 때문에, 오빠가 아무리 그와 이야기를 해도 그는 이 비율을 들어줄 수 없을 거야. 만약 그를 압박하고 싶다면, 그에게 충분한 압력을 주어야 하는 거라고."“계획이라도 있는 거야?”"오빠, 다카하시 마모치에게 전화를 걸어 내일 계약할 생각이 있지만, 계약하기 전에 자세한 이야기를 더 해봐야 한다고 말해. 그리고 시간은 내일 오전으로 정했다고 하고.”“뭐라고? 계약을 바로 할 생각이야?”“아니. ‘계약할 예정’이라고 하라고! 세부 사항은 다시 확정해야지. 그때 가면 우리는 아직 논의해야 하는 세부 사항이 있다고 말하고, 계약 날짜를 뒤로 미룰 수 있잖아~ 지금이라도 이 이야기를 들으면 이토 유키히코 회장은 분명 다급해할 거야. 그럼 내일이 안 되어 자세를 낮추고 우리를 찾아와서 한 번 더 협상하려고 할 걸?”소지빈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 그럼 네 말대로 할 게. 다카하시 마모치 회장에게 연락하도록 하지.”마모치는 소지빈의 전화를 받고, 엘에이치 그룹이 자신과 계약하려고 한다는 말을 듣고서 온 몸이 흥분되어 견딜 수 없었다! 그런 다음 그는 직원들을 배치하여 내일의 계약을 준비하게 하고, 도쿄 전역에 엘에이치 그룹이 자신과 계약할 준비가 되었음을 알렸다.이 소식은 즉시 도쿄 사업가들에게 일파만파 퍼졌다.수많은 사람들이 마모치에게 전화를 걸어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다카하시 그룹과 엘에이치 그룹의 합작이 이루어지면 다카하시 그룹은 분명 이토 그룹을 제치고 일본 제일의 그룹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소지빈은 "우리의 제안과 조건을 고려해 보겠다는 뜻을 비쳤어. 미팅을 다시 한 번 하고 싶다는데.. 어떻게 생각해?”라며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문제없을 것 같아. 내일 아침 일찍 호텔로 우리를 찾아오라고 해. 만약 이야기가 잘되면 우리는 그와 계약하고, 다카하시 마모치 쪽은 더 이상 얘기하지 말자고. 만약 이야기가 잘 안 되면, 우리는 다카하시 마모치와 바로 계약을 체결하는 거야.” 소민지는 미소 지으며 말했다."그래! 그럼 바로 전화할게!” 소지빈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갑자기 호텔 복도 천장에서 갑자기 검은 옷을 입은 닌자 네 명이 쏜살같이 달려 내려왔다..!소민지와 소지빈은 미처 반응하지 못하고 사람들에게 제압당했다."너희들 누구야!!!” 소민지는 공포에 질려 소리쳤다. 그러자 복면을 쓴 닌자 중 한 명이 냉담하게 말했다. "저희는 이토 유키히코 회장님의 부하입니다. 당신과 관련된 일이 있어서.. 좀 모셔가겠습니다!”"뭐라고요?!" 소민지와 소지빈 모두 어안이 벙벙했다!소민지는 놀란 가슴을 부여잡고 속으로 생각했다. ‘이토 유키히코 회장은 조금 전 전화를 걸어와 오빠와 다시 협상하겠다고 했는데, 어떻게 눈 깜짝할 사이에 닌자를 보낼 수 있지? 재협상을 하자는 건 속임수이고 우리를 납치하려는 속셈이었던 건가..?’ 그러자 소민지는 "여러분, 뭔가 오해가 있는 것 아닌가요? 회장님과 미팅 약속을 다시 잡으려고 했는데.. 이게 무슨 짓이죠?”라고 말했다.그러자 닌자 중 한 명이 사납게 웃으며 말했다. "소민지 씨, 물어볼 것이 있고 묻지 말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조용히 하고 함께 가시죠. 우리는 당신들의 목숨을 빼앗지는 않을 겁니다. 하지만 만약 당신들이 저항하거나 무슨 수작을 부린다면, 미안하지만.. 당신 둘은 일본에서 죽게 될 겁니다.”일이 틀어질 수 있다는 것을 눈치챈 소민지는 말했다. "돈 문제라면 얼마든지 말씀하세요. 누가 시켰든 제가 두 배, 심지어 세 배, 네 배의 돈을 드릴 수 있어요!”하지만 닌자는 냉
하지만, 얼마 안 지나 호텔은 곧 이상함을 발견했다..! 처음 문제를 발견한 사람은, 아래층 손님이었는데 창문 밖에 로프가 두 개 있는 것을 발견하고 호텔 프런트에 알렸던 것이다.호텔 프런트에서는 로프가 내려온 곳을 확인하고 바로 소민지의 방으로 찾아갔다. 하지만, 소민지의 방은 텅 비어 있었고 현장이 아수라장이 된 것을 발견한 호텔 책임자는 당황했다.엘에이치 그룹 남매는 그들의 VIP일 뿐만 아니라, 엘에이치 그룹은 불가리 호텔 그룹의 주주 중 한 명이었다..! 그러니 이런 일이 생기면, 그들은 당연히 조금도 소홀히 처리할 수 없는 것이다..! 곧이어 그들은 엘에이치 그룹의 경호원들이 묵고 있는 방으로 가서, 소식을 전하고 관련된 내용을 물어보려고 했다. 그런데, 방에서 아무런 인기척이 없어 문을 열었더니 방 안에는 시체들로 가득했다..! 엘에이치 그룹의 모든 경호원들과 비서들이 각자의 방에서 처참하게 죽어 있던 것이다..! 호텔 지배인은 그 자리에서 놀라서 두 다리에 힘이 빠져 땅바닥에 털썩 주저앉았고, 곧이어 바짓가랑이에 소변을 지리고 말았다.. 자신이 관리하는 호텔에서 십여 명이 한꺼번에 죽다니.. 그것도 모두 엘에이치 그룹 사람들이라니..?!더욱 절망적인 것은, 소지빈, 소민지 남매가 실종되었다는 것이었다! 이들은 엘에이치 그룹의 장손과 장손녀인데..! 단연 엘에이치 그룹에서 가장 뛰어난 두 사람이고, 자기가 관리하는 호텔에서 납치될 줄은 몰랐다..!엘에이치 그룹이 만약 추궁을 한다면, 자신은 정말 만사 그 책임을 면할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그는 지체하지 않고 전화를 걸어 경찰에 신고하고, 자신의 사장 즉 불가리 호텔의 회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었다. 그는 즉시 엘에이치 그룹에서 자신이 보고를 제때 하지 못했다는 것에 대해 비난을 하지 않기를 바랐다. 하지만, 그의 신분으로는 엘에이치 그룹과 직접 연락할 자격이 없어서, 회장에게 전화를 걸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불가리 호텔 그룹의 회장은 지금 두바이에 있었다. 그리고 이 일에 대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맞습니다. 저도 제임스가 계속해서 페이셔스 그룹에 숨어있는 게 아닐까 의심이 들거든요.”이중열은 말했다. “이미 이 닌자들에게 배호영을 납치하라고 하셨으니, 닌자들을 통제하여 페이셔스 그룹에게 거액의 몸값을 요구하게 해보면 어떻습니까? 그리고 나서 그들을 사라지게 만들면, 페이셔스 그룹은 자연스레 납치극이 닌자들이 저지른 일로 여길 겁니다. 그렇게 되면 페이셔스 그룹은 일본으로 가서 이 닌자들의 정체를 추적하게 될 것이고, 닌자들의 친인척을 통해 제임스가 이들을 고용한 사실을 알아내겠지요. 이렇게 하면 페이셔스 그룹은 제임스가 이 닌자들을 고용해 배호영을 납치하게 했다고 생각할 겁니다. 결국 제임스가 진짜 배후라고 여기게 될 텐데, 그는 결국 어떻게 해도 해명할 길이 없겠지요. 저는 페이셔스 그룹이 일본 닌자들과의 연결점을 찾아내는 순간, 제임스가 당황할 수밖에 없다는 걸 확신합니다. 그때 그는 두 가지 선택을 해야 할 겁니다. 하나는 페이셔스 그룹에 모든 것을 자백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이 모든 짐을 짊어지고 도망치는 것이지요. 어느 쪽을 선택하든 페이셔스 그룹은 그를 가만히 두지는 않을 겁니다!”시후는 잠시 고민하다 물었다. “삼촌, 만약 제임스가 페이셔스 그룹에 자백을 한다면, 페이셔스 그룹은 그를 어떻게 처리할까요?”이중열은 주저하지 않고 답했다. “제가 페이셔스 그룹의 수장이었다면, 제임스가 와서 이런 일을 자백할 때 가장 먼저 그를 즉시 죽일 겁니다. 소문이 퍼지는 걸 막아야 하니까요! 왜냐하면 이 사건이 외부에 공개되면 페이셔스 그룹은 엄청난 타격을 받을 겁니다! 설령 배호영을 다시 찾지 못하더라도, 그의 아버지는 다른 자식들이 있지요. 하지만 그룹의 명성이 무너지면, 그 피해는 단순히 자손 하나의 문제가 아니게 될 겁니다. 따라서 배호영의 아버지조차도 그의 행동으로 인해 집안이 위태로워지는 것을 허락하지 않을 겁니다. 이렇게 큰 재벌가가 오늘날까지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도 필요한 순간엔 과감히 손실을
시후는 실수를 막기 위해 성도민이 보내온 배호영의 자료를 열어 배호영의 사진을 핫토리 카즈오 일행에게 보여주고는 주의를 주었다. "이 사람을 잘 기억해두도록. 잠시 후 그가 부하들을 데리고 함께 온다면, 그가 들어온 후 그의 부하들을 모두 처치해. 만약 그가 혼자 온다면, 바로 그를 묶어서 나에게 데리고 오면 된다. 알겠나?"핫토리 카즈오는 지체 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은 선생님, 명심하겠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말했다. "만약 그가 다른 사람을 보내 상황을 살피라고 하면, 그냥 들어오게 두면 되고.""알겠습니다!" 핫토리 카즈오는 신중하게 대답하며 사진을 다시 한번 살피고는 이렇게 말했다. "은 선생님, 이제 배호영의 얼굴을 확실히 기억했습니다!"시후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손짓했다. "이미 기억했으면 이제 너희 할 일은 다 끝났다. 나가도록 해."핫토리 카즈오는 안도의 한숨을 쉬며 말했다. "은 선생님, 그럼 물러가겠습니다.."라고 말하고, 일행과 함께 서둘러 밖으로 나갔다.그들이 나가자마자, 고은서는 참을 수 없는 듯 물었다. "시후 오빠, 그 배호영이라는 사람은 왜 나를 납치하려고 한 거야?"시후는 냉정하게 말했다. "내가 캐나다에 있을 때 제임스라는 사람의 행방을 추적하고 있었는데, 이 녀석이 뉴욕에 온 뒤로 자취를 감췄어. 조금 전 나도 알게 된 사실인데, 그 배호영이 바로 제임스의 윗선이라고 하더라고. 그들은 젊은 여성들을 해치는 것을 즐기며, 그 수법이 매우 잔인해.. 아마도 넌 그들의 다음 목표였을 거야."고은서는 이를 악물며 말했다. "이 자식 정말 악마네?! 나를 속이려고 이런 큰 연극을 꾸며?! 정말 용서할 수 없어!"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걱정 마, 내가 그에게 반드시 뼈아픈 대가를 치르게 할 테니까."고은서는 참지 못하고 물었다. "시후 오빠, 이제 어떻게 할 거야? 그 배호영을 잡아두려는 거야?"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확고히 말했다. "당연히 그들을 그냥 두지는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솔직히 말해주면, 오늘 이 일을 배후에서 주도한 사람 중 한 명은 바로 페이셔스 그룹의 배호영이라는 자다. 그가 지금 이곳에 있으니, 네가 그를 잡도록. 아까 네가 말한 계획대로 그를 밖으로 운반해. 단, 그를 제임스에게 넘기지 말고 내가 사람을 보내 너와 접선해서 데려갈 거야. 일이 끝난 뒤, 너희 8명은 내 사람과 함께 떠나면 되고, 그들이 너희들의 안전을 지켜줄 것이다.”핫토리 카즈오는 배호영을 만난 적은 없었지만, 뉴욕에서의 페이셔스 그룹의 명성과 그들의 능력은 잘 알고 있었다. 페이셔스 그룹의 영향력은 일본의 이토 그룹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막강한 것으로 보였는데, 시후가 그에게 페이셔스 그룹의 장남을 잡으라고 하니 그는 공포에 휩싸일 수밖에 없었다. 핫토리 카즈오는 겁에 질려 울먹이며 애원했다. “은 선생님.. 저희 이가 닌자들은 항상 위태로운 상황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애쓰며 살아왔습니다. 그러니 저희들이 만약 페이셔스 그룹과 얽히게 되면 가문의 사람들이 전멸할 수도 있습니다..”시후는 냉소를 지으며 차갑게 말했다. “핫토리 카즈오! 너희 이가 닌자들이 페이셔스 그룹과 얽히면 전멸할 가능성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나와 얽히게 되면 전멸은 확정이다!” 그는 몸을 일으키며 핫토리 카즈오를 내려다보았고, 냉정하게 말했다. “예전에 그저 그런 엘에이치 그룹도 마츠모토 그룹을 절멸 시켜, 개명하고 이름을 바꾼 아들마저 살아남지 못했다. 내가 그런 자들보다 약할 것 같나?! 만약 너희 이가 닌자들이 나와 대립하려고 한다면, 나는 이가 닌자들뿐 아니라 너희와 혈연 관계가 있는 모든 이들을 세상에서 사라지게 만들어 버릴 것이다!”핫토리 카즈오는 시후의 말을 듣고 마치 벼락을 맞은 듯 몸이 얼어붙었다. 그는 시후의 능력을 잘 알고 있었다. 시후는 자신을 가뿐히 처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블랙 드래곤을 통솔하며 수백 명의 최정예 군인들을 거느리고 있었다. 만약 시후가 이가 닌자를 멸족 시키기로 결심한다면, 그들이 시후
이중열과 고은서는 어안이 벙벙했다. 고은서는 지금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전혀 알지 못했고, 이중열은 이들이 살기를 내뿜으며 들어왔다가 시후를 보자마자 그들이 무릎을 꿇은 이유를 이해할 수 없었다. 두 사람이 몰랐던 사실은, 바로 핫토리 카즈오가 현재 굉장히 두려움에 떨고 있다는 점이었다.핫토리 카즈오는 심장이 터질 듯 빠르게 뛰며 극심한 공포와 통증을 느꼈다. 그는 구름산에서 시후가 돌멩이 하나로 블랙 드래곤의 단원을 죽였던 장면을 떠올리며, 시후가 조금이라도 기분이 나빠지게 되면 8명 모두를 저 세상으로 보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계속해서 용서를 구하며 시후가 자신들을 살려줄 것을 기도했다.이때 시후는 흥미롭다는 듯 미소 지으며 말했다. “핫토리 카즈오, 가서 먼저 문을 닫아.” 핫토리 카즈오는 쭈뼛쭈뼛 떨리는 다리로 일어나 문을 닫은 후,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 무릎을 꿇고 시후를 바라보며 간절히 애원했다. “은 선생님.. 이번 한 번만 용서해 주십시오..”시후는 손을 저으며 담담하게 말했다. “다들 성인인데, 아직도 어린아이처럼 공상을 하면 재미가 없잖아.”핫토리 카즈오는 절망에 휩싸여 필사적으로 용서를 구했다. “은 선생님.. 저희에겐 선생님의 명성이 이미 전설적으로 내려오고 있습니다. 선생님의 실력은 저희가 볼 때는 신과 같은 존재입니다. 저희는 정말 의도적으로 선생님께 적대감을 품은 것이 아닙니다.. 이 모든 건 누군가의 지시에 따른 것이었습니다..”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누가 너희를 고용했지?” 핫토리 카즈오는 서둘러 대답했다. “제임스라는 사람입니다. 자세한 내막은 모르고, 그냥 제임스라고만 들었습니다.” 시후는 제임스의 자료를 꺼내 사진을 보여주며 물었다. “이 사람인가?” 핫토리 카즈오는 무릎을 꿇은 채 앞으로 기어가 사진을 확인한 후, 다시 뒤로 물러나며 머리를 조아리며 답했다. “예 은 선생님, 맞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물었다. “그가 얼마를 줬지?” 핫
오직 시후만이 예리한 감각으로 문 밖에서 일어나는 모든 상황을 들을 수 있었다. 그는 과거 일본에서 덴바야시 가문의 닌자들과 맞섰던 경험을 떠올리며, 바깥에서 사용하는 무기가 덴바야시 가문의 닌자 덴바야시 아오타가 사용했던 수리검이라는 것을 감지했다.그러자 시후는 미간을 찌푸리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하아.. 일본 닌자라니!” 이렇게 한 마디를 한 시후는 이미 손에 천혼인을 슬쩍 쥐고 있었다. 고은서가 이를 듣고 놀라서 물었다. “시후 오빠, 뭐라고? 일본 닌자..”고은서의 입에서 말이 끝나기도 전에 갑자기 문이 발길질로 쾅 열렸다..! 이어서 핫토리 카즈오와 7명의 이가 닌자들이 빠르게 방 안으로 들어왔다. 두 소녀는 놀라서 비명을 질렀고, 핫토리 카즈오는 차갑게 동료들에게 명령했다. “여자들은 놔두고 나머지는 전부 처리해, 한 놈도 살려..!”고은서와 마찬가지로 핫토리 카즈오 역시 마지막 말을 끝내기도 전에 고개를 들었는데, 시후가 자신의 쪽을 바라보고 앉아있는 것이 보였다. 그 순간 그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전율이 일며 온몸이 얼어붙었다. 핫토리 카즈오는 존경과 공포가 뒤섞인 목소리로 떨면서 말했다. “은.. 은 선생님?! 여.. 여기에 어떻게..?”다른 7명의 닌자들도 핫토리 카즈오의 시선을 따라 시후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들은 모두 한순간에 무릎을 꿇고 머리를 숙이며 절을 했다! 이들은 모두 시후가 지휘하는 전투에서 그의 엄청난 실력을 직접 목격했던 인물들이었다. 특히, 시후가 손짓 하나로 블랙 드래곤의 핵심 멤버들 중 2명을 손쉽게 처치하는 모습을 봤기 때문에, 그들은 시후를 신과 같은 존재로 여겼다. 그렇기에 시후를 보자 그들은 자연스럽게 혼이 빠진 듯 무릎을 꿇었다. 핫토리 카즈오는 주변 부하들이 모두 무릎을 꿇는 것을 보고 정신을 차리며 그제야 자신도 무릎을 꿇고 공포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은.. 은 선생님.. 죄..죄송합니다.. 저는 핫토리 카즈오라고 합니다.. 이토 그룹 밑에서 일하는 이가 닌자입니다.
이중열은 자신이 사건의 위험성을 남김없이 시후에게 설명했음에도 불구하고, 시후가 전혀 동요하지 않는 모습을 보며 의아해했다. 그래서 그는 속으로 한숨을 내쉬며 생각했다. ‘하아.. 도련님이 정말 이 상황을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 그리고 그는 또 다른 생각이 들었다. ‘은서준 상무님과 비교했을 때, 도련님은 용감하시기는 하지만, 전반적인 상황을 보는 시야는 부족한 것 같아.. 오늘 여기서 빠져나가지 못하면, 은서준 상무님이 혈통을 잇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이렇게 생각하자 이중열은 온몸에 소름이 돋는 것을 느꼈다. 그는 은서준에게 아들인 시후가 유일한 자식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오늘에서야 시후가 살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에, 무슨 일이 있어도 은인의 유일한 자식을 이곳에서 죽게 놔둘 수는 없었다. 이중열은 자신이 20여 년을 겨우 연명하며 살아왔으니 죽어도 아쉽지는 않겠지만, 시후는 아직 젊었고 은서준과 안예선이라는 비범한 두 사람의 피를 물려받았기에 그를 이렇게 허무하게 죽게 두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중열은 급히 휴대폰을 꺼내어 911에 신고하려고 했다. 이제 그는 시후가 막든, 시후가 화를 내든 신경 쓰지 않았다. 지금은 시후의 목숨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휴대폰을 꺼내서 잠금 해제를 하려는 순간, 휴대폰 화면 오른쪽 상단에 ‘서비스 없음’이라는 글자가 떠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속으로 놀라며 외쳤다. ‘이곳은 뉴욕의 중심지인데!? 어떻게 통신 신호가 없을 수 있지? 설마.. 설마.. 상대가 이미 신호를 차단한 건가?!’이중열의 추측은 맞았다.제임스는 닌자들이 행동을 개시할 때 만약의 상황에서 혜리가 신고할 기회를 주지 않으려 했다. 만약 작전 중에 혜리가 신고를 한다면 작전의 난이도가 굉장히 높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신고를 하기라도 하면 모든 계획은 물거품이 될 것이다. 따라서 제임스는 혜리가 쉬고 있는 곳의 반경 20m 내에 여러 개의 신호 차단기를
시후는 메시지를 보고 나서 이 배호영이 바로 배유현의 조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시후는 곧바로 고은서에게 말했다. "우연히도, 내가 이 배호영의 이모를 알고 있어.""정말?" 고은서가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 "그의 이모를 어떻게 알게 된 거야?"시후는 미소 지으며 말했다. "이야기하자면 길어."그때 시후의 휴대폰에 또 다른 메시지가 도착했다. ‘젠장!’ 시후는 속으로 욕을 퍼부었다. 하지만 이 메시지를 본 순간 머리는 맑아졌고 시후는 이렇게 생각했다. ‘이렇게 여기저기 제임스를 찾으려 해도 못 찾았던 이유가, 뉴욕으로 와서 배호영에게 의지하고 있었기 때문이었군..! 페이셔스 그룹은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고, 뉴욕은 그들의 텃밭과도 같을 거야. 이곳에서 그들이 가진 힘과 자원은 블랙 드래곤과는 비교가 되지 않아. 만약 제임스가 페이셔스 그룹에 계속 숨어 있었다면, 블랙 드래곤이 한 달을 더 찾아도 그의 행방을 찾기 어려웠을 거다..!’ 이렇게 생각하며 시후는 확신했다. 오늘의 자선 만찬은 바로 배호영이 고은서를 함정에 빠뜨리기 위해 준비한 것이고, 그 뒤에는 제임스가 뭔가 계획을 세웠을 가능성이 매우 컸다.이때 시후의 표정은 이미 굳어져 있었다. 그는 정말로 예상하지 못했다. 페이셔스 그룹의 도련님이라는 인간이 감히 은서에게 손을 대려할 줄은!그 때 이중열은 시후의 표정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눈치채고는 급히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도련님, 만약 상대가 정말로 나쁜 의도를 가지고 있다면, 바깥에 있는 몇 명의 경호원으로는 상대하기 어려울 겁니다. 제 예상으로는 상대는 자선 만찬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때를 노릴 테니, 이제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겨우 5분밖에 없습니다." 그는 곧 덧붙였다. "제가 하나의 지연책을 생각해냈습니다. 지금 당장 911에 전화해서, 이
시후는 다소 놀라며 이중열을 바라보고는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중열 삼촌, 뭔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시나요?"자신의 능력이 계속 향상되면서 시후는 이미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대응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므로 그는 위급 상황에 직면해도 쉽게 대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에 늘 긴장할 필요는 없었다. 그러나 이중열은 달랐다. 미국에 온 이후로 이중열은 늘 신중하게 행동해왔다. 그는 한편으로 자신의 불법 체류 신분을 알아차릴까 걱정했고, 다른 한편으로는 홍콩에서 자신을 찾아올 가능성이 있는 조폭들을 경계해야 했다. 그래서 주변에 있는 모든 것에 대한 경계심이 강했고, 위험을 감지하는 감각도 자연스레 예민할 수밖에 없었다.이중열은 매우 진지한 표정으로 작게 말했다. "도련님, 이곳의 많은 세부 사항들이 뭔가 어긋나는 것 같은 기분입니다." 그는 자신이 느끼는 모든 의문점을 시후에게 털어놓았다. 시후는 그 이야기를 들으며 점점 표정이 차가워졌다. 이중열의 분석은 충분히 타당해 보였다. 한 두 가지 정도가 이상한 것이라면 우연일 수 있겠지만, 여러 요소들이 충돌하는 것은 더 이상 우연으로 설명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시후는 잠시 생각하다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중열 삼촌, 혹시 배호영이 은서에게 나쁜 의도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네." 이중열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배호영은 페이셔스 그룹의 도련님이고, 이 자선 만찬에 참석한 최고위층 인물입니다. 그래서 그가 남을 돕기 위한다는 건 불가능 해요. 그가 분명히 주인공이겠죠." 이어 이중열은 "그는 페이셔스 그룹의 도련님이니, 뭔가 결정했다면 철저하게 계획을 세웠을 것이고, 위험을 남기지 않도록 했을 겁니다. 우리를 이런 퇴로가 없는 방에 가둔 건 그 의도를 명확히 보여주죠. 분명한 살의가 느껴져요, 도련님!"이라고 덧붙였다.시후는 미간을 찌푸렸다. 그는 불현듯 실종 상태인 제임스가 떠올랐다. 그래서 시후의 마음속에 의문이 피어났다. 제임스와 배호영이 뭔가
VIP실은 비록 매우 고급스럽게 꾸며져 있고 가구도 세련되었지만, 이중열은 이곳이 전혀 안전하지 않다는 느낌을 떨칠 수 없었다. 이 VIP실은 외부와 오직 한 개의 큰 문 만으로 연결되어 있었고, 그 외에는 완전히 밀폐된 공간이었다.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이러한 방은 사생활 보호에는 최적이겠지만, 위험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는 탈출의 기회가 전혀 없을 것이다. 이중열은 불안한 마음이 들기 시작했고, 이 자선 만찬과 이 밀폐된 방이 뭔가 숨겨진 비밀을 품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는 고은서에게 물었다. "은서 아가씨, 어떻게 이 자선 만찬에 초대받게 되셨죠?"고은서가 답했다. "저희 아빠의 지인이신 부회장님께서 부탁하셨어요. 이번 북미 공연 전 뉴욕 한인회와 여러 가지 협력을 했었는데, 며칠 전에 아저씨가 배호영 씨가 자선 만찬을 준비한다고 해서 참석해 주길 부탁하셨고요. 그리고 저는 만찬 주제가 의미 있다고 생각해서 오게 되었어요."이중열은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 "오늘 자선 만찬의 주제가 동양인 고아들을 위한 것이죠?""맞아요." 고은서는 고개를 끄덕이며, 슬쩍 시후를 바라보며 말했다. "시후 오빠도 어렸을 때 보육원에서 고생을 많이 했어요. 그래서 저는 고아들을 위해 자선을 많이 하고 있고, 저도 고아들을 위해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기도 하고요."옆에서 조용히 시후를 지켜보던 김지우는 시후가 이 이야기를 듣고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해하며 조용히 시후를 바라보고 있었다. 둔감한 시후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지만, 이중열은 더 큰 걱정이 들기 시작했다. 그는 이 자선 만찬이 마치 고은서를 위해 기획된 것처럼 느껴졌다. 그렇다면 상대방은 도대체 무슨 목적을 가지고 이런 일을 꾸민 걸까? 배호영이 고은서에게 호감을 가지고 그녀를 기쁘게 하려는 걸까, 아니면 다른 의도가 있는 걸까? 이 방이 밀폐되어 있지만 않았다면, 그는 아마 배호영이 고은서의 관심을 끌고 싶어하는 거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 방이 완전히 밀폐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