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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3화

어깨에 심한 부상을 입은 뒤로는 운전대를 잡지 않은 신유리는 별장 앞에서 택시를 불러 이동하는 것이 습관이 돼버렸다.

한 대의 검정색 마이바흐가 그녀의 앞에 멈춰 섰을 때, 신유리는 무의식간에 뒤로 몇 발자국 물러났고 이윽고 차창이 천천히 열리더니 입가에 옅은 미소를 띤 채리연이 보였고 그녀는 먼저 신유리에게 말을 걸었다.

“신유리? 정말 반갑네, 여기서 다 만나고. 택시 기다리시는 거야? 내가 데려다줄게.”

차량의 차창 너머로 은근하게 보이는 서준혁의 옆태를 본 신유리는 채리연의 말을 정중히 거절하며 대답했다.

“괜찮아요, 누구 기다리고 있는 거라서.”

“이신이 기다리는 거야?”

채리연이 묻는 말에 침묵을 한 신유리지만 답은 맞는 듯싶었고 채리연은 아쉽다며 웃음을 짓더니 계속 말했다.

“그럼 어쩔 수 없네~ 난 신유리씨랑 더 얘기 나누고 싶은데.”

“안녕히 가세요, 채여사님.”

신유리가 대답했고 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는 시간동안 서준혁은 신유리에게 눈길 한번조차 보내지 않았다. 심지어 신유리의 목소리가 듣기도 싫은지 매우 불만섞인 목소리로 채리연에게 말했다.

“시간 없으시다 하지 않았습니까?”

그리곤 바로 차를 몰고 그 자리를 떠나버렸고 차안에 있던 채리연은 서준혁의 냉랭한 얼굴을 보고는 어찌할 방법이 없어하며 물었다.

“누가 또 네 심기를 건드린 거야?”

묻는 채리연의 말에도 어떤 반응조차 하지 않는 서준혁은 굳은 얼굴로 운전만 할 뿐이었다.

“에어컨 틀었니? 왜 이리 추워?”

채리연은 씩 웃더니 자신의 팔 두 쪽을 부여잡고 중얼거렸고 서준혁은 백미러로 그녀를 힐끔 보더니 입을 뗐다.

“할아버지께서 아직도 집에서 기다리십니다.”

채리연과 할아버지의 사이는 가족같은 좋은 사이였고 할아버지는 하정숙보다 채리연을 더욱 예뻐하고 보다듬어 주었다. 왜냐하면 채리연의 아버지와 할아버지는 전우기에 두터운 감정이 쌓여있기 때문에 자연스레 전우의 딸인 채리연에게 애정이 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하정숙과 서창범 둘 사이의 다리도 채리연이 놓아줬고 서준혁의 말에 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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