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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6화

서준혁의 안색은 점점 어두워져갔고 생각이 많은 눈빛으로 할아버지를 똑바로 쳐다보며 파르르 떨리는 입술로 물었다.

“신유리씨가 직접 알려줬습니까?”

“병원 가서 검사해봤다.”

할아버지는 땅에 지팡이를 탁 내려놓으며 대답을 이어나갔다.

“유리가 너한텐 알리고 싶지 않아 하더구나, 너 이 못난 놈. 아무짝에도 쓸모없고 사람 속 타게 하는 덴 일등이구나.”

“유리가 너한테서 도망까지 갔고 이제 다 원하는 대로 됐냐? 어?”

서준혁은 자신을 쉬지 않고 욕하는 할아버지를 아무 표정 없이 쳐다보고 있었고 할아버지는 화가 나 마구 소리쳤다.

“내 말 듣고는 있냐!”

할아버지는 새빨개진 얼굴을 하고 서준혁을 경고하듯 말했다.

“내가 유리를 예뻐하는 건 너 때문이 아니야, 너희 둘 사이가 멀어진다 해도 나는 유리를 손녀라고 생각할거란다. 그러니까 너도 이젠 내 손녀 적당히 건드려!”

할아버지는 말을 마치고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버렸고 옆에 있던 유씨 아저씨는 그런 할아버지를 부축하며 따라나섰다.

서준혁은 그가 떠나는 모습에 그제야 반응이 온 건지 검은 눈동자가 흔들리더니 떠나가는 할아버지의 뒷모습을 보고는 있지만 서류를 정리하는 손을 멈추지 않았다.

사무실 안의 공기는 개미 한 마리도 없는 듯 조용했고 시계바늘이 움직이는 소리마저 선명하게 들려왔다.

한참이 지나고 서준혁은 손에 쥐고 있던 서류를 원래 자리에 놓고는 의자에 앉지 않고 가만히 서서 할아버지가 했던 말들을 끊임없이 머릿속으로 떠올리고 있었다.

[신유리가 임신이라...]

그는 생각이 많은 얼굴을 하고 서있었고 이석민이 부르는 소리가 들려서야 잔뜩 찌푸리고 있던 인상을 슬며시 폈다.

“서대표님.”

이석민의 부름에 서준혁은 고개를 들어 그를 쳐다봤고 이석민은 해야 할 말을 조심스레 꺼냈다.

“서대표님, 10분후에 회의 하나가 더 있습니다. 아까 몇 번이나 불렀는데 대답이 없으시길래... 무슨 일이라도 있으십니까? 회의 먼저 미룰까요?”

“점심 휴식시간 다 취소합시다, 모든 회의 싹 앞으로 옮기고요.”

서준혁은 침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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