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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8화

신유리는 문에 등을 기댄 모습으로 서있었고 남자가 말할 때마다 뿜어져 나오는 호흡은 고스란히 그녀의 귓가에 맴돌았다.

서준혁은 차가운 냉기만 뿜으며 그녀를 바라 보았고 신유리는 더 이상 물러날 곳조차 없다는 착각마저 들었다.

사무실 안에도, 회사 복도 내에도 지나가는 사람은 없었기에 공기는 조용하다 못해 서로의 심장 소리도 들려올 것 같았고 신유리는 자신의 배 위에 놓인 서준혁의 손의 온도가 미세하게 높아지고 있다고 느꼈다.

원래 마른 몸매를 유지하는 신유리는 허리마저 얇기에 서준혁의 큰 손이 그녀를 감싸자 신유리의 몸매를 더욱 받쳐주었다.

“신유리 씨.”

서준혁은 목소리를 가라앉히고는 말을 이었다.

“저를 속이시는 겁니까?”

단호한 목소리를 하고 신유리를 뚫어져라 보는 서준혁은 마치 모든 것을 다 간파한 듯이 말했고 신유리는 조금 긴장하였지만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는 담담하게 물었다.

“제가 다른 남자랑 자는 것을 직접 보셔야만 믿으시겠어요?”

서준혁은 그녀의 물음에 배에 올려놓고 있던 손을 스르륵 풀어 허리를 감싸 쥐고는 잔뜩 힘을 주어 꽉 끌어당겼다.

그리고는 호흡이 조금 무거워진 모습으로 신유리를 알 수 없는 눈빛으로 보더니 되물었다.

“말을 꼭 이렇게 듣기 거북하게 해야겠습니까?”

신유리는 고개를 빳빳이 들고 깨끗한 눈빛으로 서준혁을 노려보고는 대답했다.

“제가 좋게 말할 때 언제 한번 잘 들어주셨나요?”

말을 하는 신유리의 얼굴에는 이상함 하나도 없이 당당한 모습이었고 서준혁은 눈동자가 떨리더니 표정은 짜증이 난 듯 잔뜩 일그러졌지만 그것도 잠시 그는 자신의 감정을 억눌렀다.

서준혁의 손에 힘은 점점 더 거세졌고 신유리는 조금씩 허리춤이 아파왔다.

“이거 놓으세요.”

그녀는 참다못해 작은 소리로 말을 했고 서준혁은 신유리의 말이 들리지 않는 것처럼 냉정하고 무거운 한숨을 내쉬고는 한자 한자 똑똑히 중얼거렸다.

“신유리 씨, 이렇게 나온다 이거죠? 좋습니다.”

서준혁의 힘 때문에 자신의 허리가 끊어질 것만 같은 고통에 휩싸인 신유리는 젖 먹던 힘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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